119/400. 한 달 쯤 파리 (이주영)
저자의 전작, <한 달 쯤 로마>의 반응이 좋았나보다. 시리즈 후속으로 나온 이번 책은 저자의 인생의 큰 변화, 결혼,을 품고 있어서 더 의미가 있(겠)다. 저자에게는. 멋진 도시에 짧은 여정으로 가서 마음 속으로 '한 달쯤' 다시 와서 느긋하게 시간을 보내고 싶다고 생각하곤 했다. 멋진 제목은 그래서 눈에 와닿았고 그만큼 책 내용에는 실망이다.
한 달 동안, 저자가 얼마나 느긋하게 (광고 문구 대로), 여유롭게 파리의 문화와 멋을 즐겼는지 독자인 내 눈엔 잘 안 보였다. 책 구성이 한 달이라는 시간을 나누어 저자의 느긋한 파리지엔느의 생활을 보여주는 게 아니라 낮 관광, 밤 관광, 박물관, 파리 근교, 등등 여느 관광안내서 처럼 나누어서 관광 세부 정보를 담고있다. 뭐, 이 책을 들고 파리에 간다면 유익할 수도 있겠지.
사진이 눈을 사로잡을 만큼 새롭지도 않고, ..무엇보다도 저자가 평소에 책을 많이 읽는 사람이 아닌 듯 한데다 (이승우도 몰랐던 눈치) 문장도 평이해서 지루했다. (촌... 스러웠음)
로마에서 만난 프랑스인의 초대에 응했다가 결혼까지 이르렀다니 분위기는 꽤 로맨틱, 성공적인데, 저자의 연륜인지 나의 연륜인지 지치는 기분이 든다. 아, 이런 시도의 유럽 연애 책, 많이 봤거든요. 한 달 쯤 파리 물을 자셨으면 좀 더 멋지게 만들지 그랬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