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란 표지에 제목도 노란 얼굴. 의도적으로 갸름한 눈매에 저자의 이름까지 Kuang. 굳이 찾아 읽고 싶지는 않았다. 인종차별, 특히 아시안에 대한 차별과 폭력을 담고 있을 '소설'이라 관심을 껐다. 그런데...


종종 들르는 독서 블러거의 감상은 "I devoured this book"이었다. 말 그대로 허겁지겁 삼키듯 읽었다고. 그냥 뻔한 아시안 주인공의 칙릿도 아니고 무거운 레이시즘 규탄만도 아닌 책이었다. 


매일 글쓰기 약속 덕분에 읽고 그냥 지나쳤던 책을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왜냐! 매일 한 권 씩 읽을 순 없으니까요) 이 책도 그런 책 중 하나. 


Athena Liu is a literary darling. June Hayward is literally nobody. Who wants stories by basic white girls anyway? But now Athena is dead. And June has her unfinished manuscript. From the New York Times bestselling author of The Poppy War Trilogy and Babel comes a darkly funny literary thriller. (알라딘 책소개)


주인공 화자 준 헤이워드(백인)는 아테나 리우(중국계 미국인)과 대학부터 친구 사이다. 하지만 아름답고 부자인데다 작가 재능까지 겸비한 아테나는 승승장구하는 반면 준은 책을 내긴 했지만 빛을 못 보고 있다. 뭔가를 쓰고는 있지만 편집자는 함께 신나하지 않아. 하지만 어찌어찌 준과 아테나는 남들 눈에 (과한) 우정을 나누는 상황이 되는데 준의 마음은 마냥 편하지만은 않다. 어느날 아테나와 술을 마시고 그녀의 호화 아파트에서 간식을 먹다가 사고가 난다. 아테나가 음식물이 식도에 걸려 질식사했다. 


여기까지가 아주아주 초반에 빠르게 나온다. 


119를 부르고 당황하고 황망한 사이, 준은 아테나의 미발표 원고를 손에 넣었다. 그리고 그 글을 자기 식을 고쳐 발표한다. 이렇게 손 봤으니 이건 준 자신의 원고다. 아무도 이 원고의 존재를 모르니 (아테나는 늘 손으로 글을 쓰고 친구도 없다) 자기 이름으로 발표한다. 다만 ... 이 책의 주제가 너무 아시안인 것이 걸린다. 1차대전 시기의 중국인 노동자. 그러니 조금 아시안스러운, 하지만 거짓말은 아닌 이름을 쓰기로 한다. 엄마의 처녀적 이름인 자신의 미들네임 Song으로 준 헤이워드는 주니퍼 송이 된다. 책은 엄청난 호응을 받는다. 리뷰도 좋고 판매실적도 좋다. 하지만 막상 행사에서 준을 만난 사람들은 그녀가 백인인 것에 놀라고 뭔가 미심쩍어 한다. 중국계 미국인의 커뮤니티 초청 행사에서도 뭔가 어색한 분위기가 흐른다. 사실 아테나도 미국서 나고 자라 중국어도 제대로 못했기에 준보다 더 중국인이라고 할 수도 없다. 그래도 제발이 저린 준은 아테나의 엄마를 찾아가 혹시나 남은 증거가 있을까 살피는데 트위터에 준 송 (헤이워드)가 아테나의 살인범이며 원고를 훔쳤다는 글이 올라온다. 그 글을 쓴 사람이 누군지 준은 알 것만 같다. 여기까지가 중간. 


흥미진진진이라 사흘도 안 걸려서 밥책밥책책 하면서 읽었다. 특히 미국에서의 아시안 컬쳐에 대한 이야기와 출판계 뒷모습이 흥미로웠다. 아시안 문화는 누가 쓸 자격이 있는가. 


예전에 읽은 sf소설 <전갈의 아이>는 디스토피아 멕시코의 마약 카르텔을 그리고 있다. 하지만 이 책의 저자는 아프리카 문화에 관심이 많아 <아프리카 소녀 나모>도 썼으며 애리조나 주 출신 백인이다. 그가 다룬 멕시코와 아프리카 문화가 시혜를 베푸는 시선 아래 대상화 되지 않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오프라 북클럽의 <어메리칸 더트>가 실제 중남미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지 않고 대상화 하며 진짜 목소리를 담지 않았다며 멕시코 난민 이민자들의 비난을 받았다. 작가는 푸에트리코 출신의 이민자의 자녀이며 미국에서 성장해 아일랜드인과 결혼해서 미국 백인 사회에 더 가까운 배경을 가지고 있다. 반면 같은 소재를 다룬 청소년 소설 <장벽 너머 단 하나의 길>은 난민 출신 작가의 작품이다. 그럼 난민 기차에 대한 이야기가 여기에서 "더 진짜"라고 말할 수 있나? 증조부가 중국인이라는 점을 강조하는 리사 시Lisa See는 어떤가. <해녀들의 섬>은 한국의 해녀를 다루고 다른 책들은 <상하이 걸즈> <차이나 돌즈> 등 중국 문화를 다뤄  '21세기의 펄벅'이라는 호칭을 얻었다. 프랑스 태생의 엘에이 거주 중인 이 아시안 이름의 작가는 누가봐도 백인이다.  


그럼 아시안 문화와 소재는 그 혈통과 문화를 물려받은 집단에서만 창작 되어야하는가? 나는 아니라고 본다. 섣부른 '문화적 소유권 내지 자신감'으로 박상영 소설 안톤 허의 번역을 고친답시고 망쳐버린 재미교포 에디터의 일화를 기억한다. 더해서 한국 문화를 미국(백인) 독자의 입맛에 맞춰 멋대로 만든 한국 출신 작가의 소설도 읽은 적이 있다. 그러니 문화를 다룬다는 것은 작가의 출신보다는 태도와 실력에 달려있다. Yellowface 이 소설은 중국계 미국 작가가 백인 화자를 내세워 그 양면을 매우 재치있고 살벌하게 그리고 있다. 무엇보다 재미있다.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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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끼 2023-10-24 11:3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 고맙습니다

유부만두 2023-10-24 19:20   좋아요 1 | URL
재밌게 읽으세요!

다락방 2023-10-24 11:3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옐로우 페이스 겁나 읽고 싶은데 번역서는 아직이네요.. ㅠ

유부만두 2023-10-24 19:21   좋아요 0 | URL
곧 나오지 않을까 싶어요. 올해 정말 인기있었대요.
영어 원서 도전 해보시면 어때요? 문장이 평이하고 전개가 빨라요.
 


진짜 책 고수, 책 중독자들은 자기개/계발서를 업수이 여긴(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나는 몰래 몰래 읽는 개발서들이 꽤 된다. 정말 기운이 쭉 빠질 때 콜라 한 잔이나 진한 다방 커피 한 잔 처럼 이런 책들은 내 기운이 반짝하게 만들어 준다. 너무 잦으면 그 효과가 덜하긴 한데 (가만, 이거 며칠 전에 썼던 약 이야기랑 비슷해) 몸과 마음이 무거울 땐 '힘내자, 으쌰'하는 구호를 책에서 읽는다. 


오타니 쇼헤이라는 젊은 일본의 투수/타자는 놀라운 경기 실적과 자기 관리로 유명하다. 그가 고1때 만들었다는 인생 목표와 실천 방안의 만다라트를 인터넷에서 보고 감탄을 금할 수가 없었다. 고등 막내에게 보여줬더니, 심드렁하게 자긴 오타니 안 좋아한다며... 이 책은 오타니 본인이 아니라 그에 대한 책과 인터뷰 기사를 바탕으로 자기개발서 전문 작가가 실천법 중심으로 정리한 것이다. 루틴과 기록이 중요하고, 긍정적으로 "진짜" 믿고 그에 맞게 생활하라고 한다. 바라는 일이 어그러졌어도 무조건 정신승리 하는 대신 나쁜 일에는 좋은 일이 어떤 균형을 이루듯 생기는 법이라고 위로한다. 매일 작은 선행을 하는 것을 "운을 쌓는다"고 표현한 점이 특이해 보인다. 물론 그것에도 훌륭한 야구 선수가로 필요한 요소가 포함된다. 철저하게 완벽한 야구 선수가 되는 것. 실천 방법 하나씩은 어렵지 않아 보여도 전체적 그림을 보자면 좀 무섭기도 하다.  


미라클모닝은 전에도 읽었던 책이다. 아침에 일찍(하지만 무리하지 말고 각자의 신체 리듬에 맞는 한도에서) 일어나서 하루를 계획하고 기록하고 눈으로 구호를 보고 말하고 믿어야 한다고. 건강한 몸을 관리하며 건강하게 하루 하루를 채우라고 한다. 이런 준비를 아침에 하면 하루를 한 주를 일 년을 잘 살아내고 나도 "성공할 수" 있다고 말한다. 


으쌰. 


8시 17분에 쓰기 시작해서 13분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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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냥 2023-10-23 10:0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 업수이 여기는 건 아니고... 아 그러고 보니 전 고수도 아닙니다.ㅋㅋㅋㅋㅋㅋㅋㅋ

유부만두 2023-10-23 10:31   좋아요 0 | URL
ㅎㅎㅎ 독서 중독자 만화에 나온 것처럼 흔히 그렇게 말하니까요. 잠자냥님 고수 아니시고요, 초고수이십니다.

잠자냥 2023-10-23 10:46   좋아요 1 | URL
(먹는) 고수를 좋아하기는 합니다. 다락방 님처럼 고수 키워볼까 진지하게 고민...(만 함) ㅋㅋㅋㅋㅋ

하이드 2023-10-23 15:2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나는 책하수인가보네요 ㅋㅋ 내 앞에 오는 모든 책을 자기계발서화하는 나~

유부만두 2023-10-23 15:41   좋아요 0 | URL
그럴리가 ㅎㅎㅎㅎ

하이드 2023-10-23 15:2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 오타니 쇼헤이 책 이번에 두 권 나온거 다 읽었고, 미라클 모닝은 생각나면 한 번씩 읽습니다.

유부만두 2023-10-23 15:41   좋아요 0 | URL
오타니 책은 너무 방법론 중심으로 기대와는 달랐어요. 전 오타니 개인과 야구 이야기가 궁금했거든요. 미라클 모닝이나 해빗 루틴 이런 책은 가끔 생각나면 펼치게 되네요.

책읽는나무 2023-10-24 08:4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미라클 모닝 울집에도 있어요.
아들 졸업 선물로 받아 온 책인데 내가 읽어봐야지! 그래놓곤 계속 미루고 있는...
저 책 읽으면 더 일찍 일어날 것 같네요.ㅋㅋ

유부만두 2023-10-24 09:40   좋아요 1 | URL
아침에 일찍 일어나서 자신의 목표를 생각하고 믿고 기록하고 실천하래요.
그런데 전 일단 목표를 생각하고 적기가 어렵네요.
˝****하기˝라는 문장은 생각만 해도 어쩐지 부끄러워져요.
이래서 미라클 못함. ;;;
 

도서관에 갔다가 웃기는 표지에 끌려서 앉은 자리에서 읽고 왔다. 


아이가 어딘가에 끼여있는 강아지를, 모기를, 펭귄을, 곰을, 스컹크를, 문어를 꺼내 풀어준다. 흰 강아지가 흰 구름에 끼인 것은 그럴듯해 보이지만 엉뚱한 연결도 보인다. 심지어 많은 사람들이 갇혀있는 곳은 '방구 냄새'의 문방구 같은 말 장난도 있다. 문어발 골기퍼도 연상 가능하네. 


엄마 아빠가 싸운다. <알사탕>의 아빠의 속마음 사랑의 매 아니고 사랑의 잔소리 처럼 빼곡하게 엄마와 아빠는 서로의 일상 행동에 대한 지적을 하는데 둘 다 '집안 꼬라지'를 엉망으로 하고 있다. 그리고 둘다 억울해 한다. 무술 동작을 닮은 엄마 아빠의 지적질하는 옆 모습 사이에 무언가가 끼어있다. 바로 이것이 싸움의 원인이었다. 


보통의 동화/설화 구조라면 아이가 여지껏 구해주었던 동물과 사람들이 총출동해서 이 작업에 함께 하겠지만 이번 책에서는 아이가 혼자 씩씩하고 슬기롭게 끼인 그것을 해방시켜준다. 그리고 엄마 아빠 사이에 끼기에 제일 어울리는 자신이 그 곳에 낑가들어간다. 


이야기 끝에는 아까 풀어주었던 동물들이 다른 물건에 끼어서 아이네 집 앞에 줄 서 있다. 나 좀 빼도... 끼인 것들 뺄 일은 끝이 없다. 아이는 내일도 모레도 바쁘겠지. 


이야기는 뻔하고 문장이나 설정도 특별하지 않다. 하지만 그림이 매력적이다. 장난스러우면서 약간 불량해 보인다. 착한 아이 그림책 아니고 뭔가 껄렁해 보이고. 엄마와 아빠도 어른이랍시고 나서서 가르치는 대신 말썽을 부리고(싸우고) 있다. 이러니 우리의 어린이 주인공이 다 해결하고 도와야 한다. 아휴 바뻐, 근데 나 없으면 우리 엄마 아빠 어쩌겠어, 라는 책임감과 자신감이 아이의 큰 눈과 두 뺨에 어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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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발머리 2023-10-30 22: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이 책을 좋아합니다. 여기에 꼭 적어놓고 가리 ㅋㅋㅋㅋㅋㅋㅋㅋ
 

내가 처음 하루키 소설을 읽은게 언제였더라? 


지금의 큰아이 나이도 되기 전, 도서관에서 시험이나 과제물 준비를 하는 대신 소설책을 읽다가 멍하니 창밖을 바라보던 시절이었다. (그 땐 도서관에서 작은 서랍에 든 도서카드들을 일일이 찾아서 대출 신청을 했더랬다. 그런거 알아요? 젊은 양반들?) 상경한 과 친구의 자취방에 몇몇이 모여서 짜장면을 시켜먹고 나만 집에 가는 게 억울했던 시절이었다. 학보의 글은 난해하고 전공서적 문장에선 군내가 났다. 데모나 파업으로 학교에 가지 않는 날엔 삼청동에 있는 프랑스 문화원에서 하루 종일 자막 없는 프랑스 영화를 봤다. 노르웨이는 너무 멀었지만 나도 어떤 '상실'을 안다고 생각했다. 


수십 년이 흘러 얼마전에 '노르웨이의 숲'을 다시 읽었다. 그의 소설작법 책 <설가의 일>을 읽고 나서 그의 노동관(?)이랄까, 소설 쓰기에 대한 생각에 '일부' 공감했기 때문이다. 


1인칭 시점의 한계일 수도 있겠지만, 그 편협한 소재의 이야기/경험 전달이 너무나 어색하고 징그럽다. 하루키에게 입이나 몸으로만 이용되는 인물들이 측은할 지경이다. 이들은 (대개 여성인데) 용도가 다하면 사라지거나 죽어버린다. 방황하는 "천재" 젊은이 역시 소재로 쓰이고 죽거나 떠난다. 왜이리 소설가나 인물들은 ㅅㅅ 에 집착하고 늘어놓을까, 이십대 초반엔 입과 성기만 뜨거운걸까. 그렇지 않을텐데. 20대 초반의 아이들은 떠벌이고 성행위를 강박적으로 한다. 그러고 그 다음 쪽에선 주인공/화자가 시침 뚝 떼고 덤덤하게 헷세를 읽고 토마스 만을 읽고 조금 눈물을 흘린다. (청소도 빨래도 한다) 


무엇보다 삼십대 후반 남자의 인생 다 알겠다는 감상주의로 이 모든 걸 깔끔한 척 포장하는 게 더 미웠다. 차라리 다시 읽지 말걸. 오십 넘어 이 책을 다시 읽는 내 눈이 이렇게 다른 것을 읽을줄은 몰랐다. 그냥 그렇게 내 젊은날의 독서 목록에 남겨 둘걸 그랬지. 


무엇보다 중학생 여자 아이의 '발칙한 거짓말'사건 부분이 제일 읽기 힘들었다. 아무리 사악하게 거짓말을 해서 상대 레이코를 공격했다지만 결국 30살 성인 여자가 십대 여자 아이를 성적으로 착취한 이야기다. 아이가 유혹했으니 어른은 억울하게 당했다고 말하는 셈이다. 아이에게 모든 비난이 가야하는 이유는 상대가 성인 남성이 아니고, 정신적으로 불안한 여성이라서이다. 하지만, 중학생이라고!!!! 이 남자 작가야. 결국 이 여성은 그녀 나름대로의 '성적 치유 의식'을 주인공과 벌인다. 이걸 원했던 걸까, 하루키상은. 


나이든 여성 독자에겐 징그러운 이 과거의 소설이 작가(장강명)에겐 특별한 책이기도 하다는 걸 단발님 포스팅으로 알았다. 성행위가 성장이나 속죄 등의 통과의례로 사용된다는 점에선 이 책이 클래식하다고 말할 수 있겠다. 그런데 하아.... 아부지 장례치르고 와서 하는 딸의 '온 몸으로 하는 대화'라는 것이 그 '클래식함'에 어떤 것을 더하는지 나는, 이해 할 수 없다. 


아, 두 번째는 아니 읽었어야 좋았을 것이다. 


하루키의 소설을 읽을 때 마다 드는 생각이다. 우린 너무 자주 만나는군요. 이제 그만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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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쟝쟝 2023-10-22 01:2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네번…
ㅋㅋㅋ

유부만두 2023-10-22 07:02   좋아요 1 | URL
ㅎㅎㅎ

페넬로페 2023-10-22 10:1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오늘의 단어,
하루키보다
프랑스 문화원과 영화, 삼청동
공감백배이고 과거로 이동할 수 있었어요.

유부만두 2023-10-22 19:08   좋아요 2 | URL
페넬로페님 저와 동년배이시군요. 오늘같이 날 좋은 가을날엔 더 옛날 생각이 나네요.

서곡 2023-10-22 22:0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작년 하루키 원작 영화 ‘드라이브 마이 카‘를 보고 소설집 ‘여자 없는 남자들‘을 읽으며 이 분은 참 여전하시구나...했었답니다 그리고 나서 장편 ‘기사단장 죽이기‘를 읽다가 그냥 덮었지요 ㅋ 마지막에 쓰신 것처럼 ˝이제 그만 만나요˝의 심정으로요 ㅎ 잘 읽었습니다 내일부터 새로운 한 주 잘 시작하시길요!

유부만두 2023-10-23 07:43   좋아요 1 | URL
전 ‘여자 없는 남자들‘은 읽을 수 있었는데 영화는 끝까지 못 보고 그만 두었어요. 기사단장도 참 힘들었죠. 이걸 어쩌지 하는 마음이었어요. ‘일인칭 단수‘는 채 열 쪽도 못 읽었어요. 이번 신간은 두껍지만 여러 곳은 공감할 수도 있었어요. 노작가의 시간에 대한 회고 등... 하지만 이젠 그만 읽어야 할 것 같아요. 이미 그 한계는 지났을겁니다.
서곡님께서도 멋진 가을의 월요일 보내세요. ^^

새파랑 2023-10-23 10:4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하루키 소설을 자주 만나고 싶은데 ㅋㅋ 생각해보니 노르웨이 숲 재독한지도 오래된거 같아서 다시 한번 읽어봐야 겠습니다 ^^

안그래도 최근에 위에 있는 버젼 말고 다른 출판사의 책을 구매했거든요 ㅋㅋ

기사단장 죽이기는 저도 좀 그랬습니다 ㅋㅋㅋ

유부만두 2023-10-23 15:43   좋아요 1 | URL
예전에 좋았던 기억보다 아쉽던 점이 신작에서 다시 보여서 그랬나봐요. 그런데 신기하게도 익숙한 것과 새로운 걸 다 원하기도 하는 마음이라 ....

책읽는나무 2023-10-24 09:1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상실의 시대 읽고 내 젊은 날에 내 눈은 띠용~ 했었던 기억이 떠오르네요.
책은 좋다는데 오로지 그 부분밖에 기억이 나질 않아 다시 읽어볼까? 생각했었는데 음....그럼 저도 그냥 접는게 낫겠군요.
실은 1Q84 시리즈도 중간에 읽다 중단했어요. 저걸 완독해야 하는 게 숙제인데 왜 하루키의 소설은 죄다 왜 그 부분만? 떠오르는지?ㅋㅋ
그래서 신작 소설을 어찌해야하나? 고민 중입니다. 참고 읽어야 하나 싶구요.
그래도 젊은 시절부터 함께 해 온 추억의 작가라 내칠 수 없는 작가이기도 하구요.^^

유부만두 2023-10-24 09:42   좋아요 2 | URL
젊은 날의 독서는 젊은 날의 추억 속에 곱게 두는 것이 나았어요. 제 경우엔요.
전 1Q84 재미있게 읽었어요. 이 역시 멀티플 세계를 그리지만 속도감 있게 진행되어서요. 하지만 소설을 꼭 완독해야 할 필욘 없지 않나요, 학교 숙제도 아닌데. ㅎㅎㅎ
(변명 중)
 

집안 꼬라지가 엉망이라 정리와 청소를 맘먹고 하려고... 일단 정리 책을 찾아 읽었다. 


정리 정돈 청소 등의 검색어로 찾는데 <아무튼, 정리>가 있더라고요? 전자책으로 다운 받아 읽는데 살림법에 대한 실제 '비법'이 아니라 아무튼 시리즈가 그러하듯 키워드 '정리'에서 시작해서 여러 의미의 '정리'에 대한 이야기가 저자의 경험과 함께 펼쳐지고 어떤 신념으로까지 뻗어간다. 그리고 책 표지에 나온 단어 '정리'가 넓고도 깊은 의미가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정리 이즈 에브리띵.


첫 대목에서 저자가 ADHD를 갖고 있으며 심지어 기억력도 나쁘고 두 아이를 키우는 직장 여성이라 살림과 청소에 자신 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청소와 정리 여왕으로부터 오늘의 집정리 에너지를 나눠 받으려던 의도는 꺾이지만 왠걸, 저자에게 내적 친밀감을 느끼기 시작한다) 데이터 전문 프로그래머로 일하는 저자는(아, 나랑 다른 사람. 나는 컴퓨터나 기계에 대해선 공포와 비슷한 무지를 갖고 있다) 해외 거주(10살 이후 남아공-영국-미국)에서 겪은 경험을 정리라는 키워드로 분류하며 정리와 분류가 얼마나 인생에 필요하며 효율성을 높이는지 이야기한다. 하지만 그 효율성에 치중하다보면 나 자신을 잃을 수도 있다고 경고도 잊지 않는다. 정리 작업은 유독성 제초제에서도 보이지만 사회 집단 안에서 '다른 모습의 사람'을 향해 칼을 겨누기도 한다. 또한 과거를 잘 기억해 되살릴 때 정리가 필요하다. (제노바의 뇌과학 책 인용이 반갑다) 


정리는 끝이 없고 의미를 잃기 쉽다. 하지만 내 작은 공간을 (조금이라도) 정리하기, 사이버 상의 호더 행위를 줄이기, 유독한 도구의 과한 정리로 일관성에 매몰되지 않기 등으로 우주의 엔트로피 증가라는 큰 흐름에 맞서며 내 주체성을 보여줄 수 있다. 멋집니다. 예스, 정리. 아무튼, 정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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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부만두 2023-10-20 11:0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내가 이렇게 야무진 책을 쓸 수 있을까? 난 <아무튼 만두> 책 쓰고 싶은데...

은오 2023-10-20 11:12   좋아요 1 | URL
만두님께 김치만두를 더 좋아하시는지 고기만두를 더 좋아하시는지 여쭤보고싶군요..
전 김치만두요
만두님이 고기만두를 더 좋아하신다면.. 약간 실망할듯..ㅠ

유부만두 2023-10-20 11:16   좋아요 5 | URL
은오님, 전 모든 만두파에요.
만두의 세계에선 그 급을 나누지 않아요. 모든걸 포용하죠, 만두는.
심지어 만두피가 없어도 뭉친듯 흩어진듯 만두소는 만두ism을 나타내요.

제가 6년차 채식을 하면서도 만두에서만은 .... 가리질 못하고 있어요. ㅜ ㅜ
어젠 애호박 버섯 만두를 만들어 먹었습니다. 반은 굽고 반은 쪘어요.

아 만두 얘기 괜히 했네요. 나 정말 정리하고 그러려고 했는데.

우끼 2023-10-20 11:23   좋아요 1 | URL
채식만두로는 안되나요! 흑흑

유부만두 2023-10-20 12:25   좋아요 1 | URL
한살림 채식 만두는 맛이 좀 아쉽거든요. 채식 만두는 만들어 먹지만 귀찮기도 해서 만두는 주로 사먹어요. 그런데 채식은 옵션이 거의 없어요.
수원의 연밀에서 애호박 만두는 (거의) 채식입니다. 아주 맛있어요!!!!

건수하 2023-10-20 13:46   좋아요 3 | URL
와 만두를 만들어드시니... 쓰셔도 될 것 같습니다!

우끼 2023-10-24 15:41   좋아요 1 | URL
gmo걱정에서 어차피 만두가 벗어날수없다면 비비고 채식만두도 추천해요 맛은 훌륭합니다 !!.. 거기말고도 요새 대기업에서 채식만두를 잘만들더라구요
Gmo는 공장식 축산이 계속 이어지는 한 지속될거라는 말도 있어서요 ㅠㅠ gmo개발은 동물을 먹이려 개발된 것이기도 해서…. 그리고 동물을 먹는 한 gmo영향은 피할 수 없구요

유부만두 2023-10-20 20:09   좋아요 3 | URL
gmo는 피하기 어려워요. 특히 콩 두부류는 생협 등을 이용해도 완전히 거를 수 없다고 하던데요. 그저 최선(?)을 다해 내 먹거리가 어디서 오는지 살필 수 밖에요.

얄라알라 2023-10-22 10:38   좋아요 1 | URL
어머나!! 유부만두님, 차기작 혹은 데뷔작이 <만두>...
제 최애 음식이 만두입니다!!! 유부만두님의 만두ism교에 입당합니다

유부만두 2023-10-22 19:12   좋아요 0 | URL
얄라알라님, 웰컴 웰컴!!1

다락방 2023-10-20 11:1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그러니까 정리 못하는 제가 이 책을 읽으면 정리를 잘 하게 될 수 있나요? 저는 그것이 궁금합니다..

유부만두 2023-10-20 11:21   좋아요 1 | URL
저도 정리 좀 해보려고 이 책 읽었는데요, 실은 정리라는 게 단순한 책장정리나 냉장고 정리 그 이상을 의미한다더라고요. 조금이라도 꼭 정리 분류하래요.
그런데 완벽 정리란 건 없으니까 죄책감 갖지 말자!고 희망도 줍니다.

잠자냥 2023-10-20 12:02   좋아요 0 | URL
락방아/ 안 될걸....

다락방 2023-10-20 12:11   좋아요 1 | URL
샀눈데??

잠자냥 2023-10-20 12:12   좋아요 0 | URL
그래서 정리가 안 되는 거야! ㅋㅋㅋㅋㅋㅋㅋㅋ
읽고 팔고 사! ㅋㅋㅋㅋㅋ 미쳐

유부만두 2023-10-20 12:31   좋아요 0 | URL
흠흠... 전자책으로 산 저는 좀 낫지요?
(하지만 이 책의 저자는 전자 ‘쓰레기‘의 어마어마한 부피/크기를 묘사해줍니다. 물론 기계치인 저는 이해 못함)

잠자냥 2023-10-20 12:0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정리 작업은 유독성 제초제에서도 보이지만 사회 집단 안에서 ‘다른 모습의 사람‘을 향해 칼을 겨누기도 한다.˝ 이 문장 인상 깊네요... 으음.

제가 청소 열라 할때 집사2한테 좀 미안해서 집사2 없을 때 해버립니다. ㅋㅋㅋㅋㅋㅋ

유부만두 2023-10-20 12:26   좋아요 1 | URL
청소하는데 왜 미안해요????? 우리집에 오실래요?
하지만 책장 보면서 화 내기 없기.
다락방님 올리시는 사진보다 더한 꼬라지거등요. ㅎㅎㅎㅎ

하이드 2023-10-20 14: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난 이 책 별로였는데, 왜 별로였는지 까먹었어요. 하지만, 정리는 중요하죠. 저의 제2 생활 목표. 제1목표는 수면

다락방 2023-10-20 17:55   좋아요 0 | URL
샀는데..... 하아-

유부만두 2023-10-20 18:41   좋아요 1 | URL
ㅎㅎ 이 책이 정리를 정리한 방식이 별로였을 수도 있겠네요. ^^

하이드 2023-10-20 18:49   좋아요 0 | URL
제가 싫어도 다 읽고 싫어하려고 책 읽다가 덮는 경우 거의 없는데, 이 책은 덮었어요. ㅎㅎ 뭐라고 써놓긴 했는데,못 찾겠네요.

반유행열반인 2023-10-22 16:4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집안에는 왜 꼬라지가 잘 붙을까요 ㅋㅋㅋ언제부터 정돈된 거주지에 살았겠어 우리가 그냥 누울 자리만 있음 된 거 아닐까요 ㅋㅋㅋ 오늘의 집 네이버 메인에 소개되는 인테리어 집자랑 사진이 우리 에너지를 정리정돈과 청소에 과도하게 빼앗아 가게 만드는게 아닐까!!!!(이상 정리 하기 싫은 사람의 넋두리였습니다 ㅋㅋㅋ)

유부만두 2023-10-22 19:11   좋아요 1 | URL
아니, 인테리어 집자랑 같은 유해한 사진을 왜 보십니까!

꼬라지 정리에 에너지가 많이 드네요. 가을이라 겨울 옷 꺼내고 여름 반팔 정리하는 데 아 힘들어요. 뭔 옷이 이리 많아?! 무슨 피팅모델도 아니고! (저도 넋두리입니다)ㅋㅋ

얄라알라 2023-10-22 20:1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애호박 만두, 어렸을 때 너무 좋아했어요. 거기에 새우는넣어봤어도 버섯 생각은 못했는데 유부만두님께서 제 창의력을 일깨워주십니다! 만두ism에 급 끌리는 얄! ㅋ

유부만두 2023-10-23 07:44   좋아요 0 | URL
버섯도 식감이랑 향 때문에 만두소로 넣으면 꽤 맛있어요. ^^

얄라알라 2023-10-23 09:5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유부만두님, 저 오늘 점심 메뉴, 만두 맛집에서 해결합니다! 궁금하시죠?^^ ㅎㅎ

유부만두 2023-10-24 09:42   좋아요 0 | URL
궁금한데요?! 맛 있게 드셨어요?

얄라알라 2023-10-24 11:3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네네, 쌀국수와 만두 같이 파는 곳이예요^^ 덕분에 만두 생각 잘 해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