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부터 도발적인 책이다. 언어, 특히 성차별적 은어와 욕설에 담긴 사회적 통념과 폭력 관계에 대한 해설이 흥미롭다. 미국 영어에 대한 책이라 여러 예시들은 검색과 비유로 이해해야 한다. 언어 사회학 책을 더 찾아보고 싶어졌다.

하지만 저자의 욕설의 방향 전환과 전복과 전유하기는 저자의 주장대로 “재미 있잖아” “내가 그러고 싶어” 더하기 “욕 잘하면 똑똑한 거임” 으로는 설득력이 충분치 않다. 넘치는 tmi 슬럿 류 어휘 목록에도. 그런 부분이 책 제목에 걸맞게 아주 길다.

내가 먹물 속물이라 그런가 늙어서 그런가 읽으면서 자꾸 “뭐 굳이 이렇게까지?” 싶은 생각이 든다. 물론 눈에 확 띄는 제목으로 독자들을 끌어당겼으니 절반은 성공한 책이다. 여러 찐한 은어와 욕설을 우리말로 하나하나 반역한 역자의 노고에 진땀이 난다. 근데 욕설 많이 하는 사람은 똑똑하다기보다 기가 세고 남 신경 덜 쓰면서 어휘력이 모자라는 거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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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냥 2023-09-16 21:5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도 욕설 부분에서 약간… 음 굳이?! 이런 생각이 들어서 그래 내가 꼰대인가보다 했습니다. ㅋㅋㅋㅋ

유부만두 2023-09-16 22:01   좋아요 3 | URL
성스러운 동물성애자를 읽으신 분이 꼰대이실리가요. ㅎㅎㅎ
이 책은 사회 언어학에 대한 관심을 불러오는 강점은 있는데요, 뭐랄까 저자가 참 젊고 용감하다,란 느낌이 들어요. 만두 할매는 이틀만에 완독하느라 기운 빠져부럿어요.

반유행열반인 2023-09-16 22:1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야...저는 왜 마지막 세 줄에 아프죠...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유부만두 2023-09-16 22:19   좋아요 1 | URL
ㅋㅋㅋㅋ 아니에요! 열반인님은 순한 맛 어휘 사용자이심요!

얄라알라 2023-09-17 12:50   좋아요 2 | URL
ㅋㅋㅋㅋㅋ
열반인님 ˝순한 맛˝

왜 최민수 배우와 강주은 쇼호스트님 두 분 보면,
강주은님이 워낙 성격이 좋으시니 ‘욕‘을 쓰셔도 그 욕이 우아한 사교어처럼 들리는 매력이 있잖아요

저도 유부만두님 말씀에 동감.

열반인님 뭐라 하셔도, 매력적인 순한 맛. ^^

다락방 2023-09-16 22:5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는 너무 똥꼬발랄 문체가 거슬려서 별 다섯은 못주겠어요 ㅋㅋ 완독 아직 안했지만요 ㅎㅎ 역시 저도 꼰대입니다 ㅋㅋㅋ

잠자냥 2023-09-16 22:56   좋아요 0 | URL
말 안 해도 알아 ㅋㅋㅋㅋㅋㅋ

은오 2023-09-16 23:0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하.....🤦‍♀️🤦‍♀️🤦‍♀️🤦‍♀️ 너무 궁금해지는 리뷰인데요!!! 뭐 어떻게 바꾸길래 ㅋㅋㅋㅋㅋㅋㅋ 제가한번 읽어보겠습니다!!!!

유부만두 2023-09-17 07:52   좋아요 2 | URL
젊은 독자에게선 어떤 리뷰가 나올지 벌써 궁금합니다. ^^
 

데이비드 이글먼의 신작이 나왔다고 해서 미뤄두었던 대히트 전작을 먼저 읽었다. 


많고 많은 뇌과학 책 중에서 평도 좋았는데 띠지의 저자 얼굴이 맘에 안 들어서 미뤄두었던 책이다. 뇌과학이라면 어쩐지 양자역학과 더불어 사기같다는 느낌이 들었는데, 그거야 내가 이해할 자신도 이해할 마음도 없었기 때문이다. 그래도 마음을 다잡고 읽었으니 나를 칭찬해 줍니다. 


전작 <더 브레인>의 가장 큰 장점은 쉽다, 는 것이다. 쉽다. 박테리아와 바이러스를 구별 못하는 (아이들이 몇 번이나 가르쳐 주었고, 코로나 '바이러스' 때 뉴스에서 배웠는데 아직도 걔가 얜지 아닌지 모름) 생물 무식쟁이도 읽을 수 있는 책이다. 심지어 재미있게. (하지만 벌써 이 책 리뷰에대한 신뢰도가 하락함)


2킬로그램 안되는 회백색 물컹거리는 인체 부위 뇌는 여러 신경 세포들 사이, 시냅스 사이에 전기 자극/신호를 주고 받는다. 저자의 생생한 묘사대로 컴컴한 골방, 혹은 상자에  들어있는 뇌가 받아들이는 신호로 여러 색과 소리, 맛과 촉감 등을 '느낀다.' 그런데 그 신호들은 때론 기만적이기도 하며 양방향으로 전달되기도 한다. 데카르트와 장자의 철학적 고민을 저자는 뇌과학자답게 설명한다. 여러 신호를 받은 뇌가 다시 신호를 되보내 여러차례 확인하고 수정하는 절차가 이어진다. 뇌가 디즈니 만화의 여러 감정들의 헤드쿼터처럼 우리 신체의 반응을 총괄 지휘하지는 않는다. (저자는 의외로 장내 미생물이나 호르몬 이야기는 하지 않았다) 그리고 이러한 되먹임('더 브레인'에서는 이 용어를 쓰지만 신간에서는 '피드백'이라고 씀) 과정에 외부세계 특히 타인과의 관계가 중요하게 작용한다. 사회적 관계를 제대로 맺지 못한 사람의 뇌는 제 역할을 해 내며 성장할 수 없다. 그와는 달리 신체의 감각 수용(전달) 기관인 눈, 귀, 팔과 다리의 장애와 심지어 뇌 자체의 결점(상해 등)은 뇌의 놀라운 '적응'(이글먼은 '생후배선'이라는 용어로 설명한다) 작용으로 어떻게든 외부세계에 개인을 연결시켜 준다.


인간은 다른 동물과 다르게 너무나 미숙한 상태로 태어난다. 하지만 인간의 뇌는 긴 생애에 걸쳐 계속 신호를 받아들이고, 적응하고, 외부세계에 자신을 투영하며 성장하고 기억을 만든다. 자, 그럼 누가 진짜 나인가. 사지육신 눈동자 얼굴 너머에 있는 내 뇌 덩어리? 아니면 그 안에 담겨 있을 (응 아님, 거기 없어요) 기억과 스페셜한 나의 아이덴디티? 이 뇌만 잘 보존한다면, 컴에 이식 혹은 업로드 한다면 나는 영생을 얻을 수도 있잖겠음? ... 이라는데 까지 저자는 이야기를 펼쳐간다. 


이런 놀라운 뇌의 적응, 가소성에 대한 좀더 자세한 이야기가 신간에 실려있다. 시각이나 청각을 잃은 사람들이 외부의 정보를 장애를 가진 신체 부위를 우회해 바로 뇌로 신호로 전달하는 방법들이 소개된다. 여러 웨어러블 기기들이 실험(+사용) 중인데 저자의 회사도 그런걸 만든다고. (주식 검색을 해봅니다) 얼핏 언급이 지나가는 '바이오 해커' 이야기가 흥미로웠다. 의족이나 의수를 사용하는 사람들에겐 바로 그 인공적 '신체'까지가 뇌가 인식하는 나의 자아/정체성의 일부가 된다. 저자는 뇌의 불완전한, 즉 무궁한 발전 가능성 혹은 적응력을 AI가 따라오기 힘들다고 말한다. 전작에서 나 자신을 머리, 뇌, 그 안에서 벌어지는 전기 자극과 신호들로 수렴해보았듯이 이번엔 뇌의 가소성, 변화 가능성, 외부 세계로 상상을 한없이 뻗어간다. 자율주행 자동차와 자율 수리(?) 건물 등. 대륙 간에서 신호를 주고 받아 행해지는 신체 아바타 실험들은 이제 sf 영화의 장면들이 생각보다 아주 가까이 있다고 말해준다. 하지만 인간은 생체 신호들을 처리하고 저장하는 방식에서 기계와 다르고, 인간의 기억과 결정 행위에는 주름 갯수의 몇 배의 가설이 존재한다. 더해서 의식과 무의식이 엄연히 있다. 저자는 번역본 제목의 문장으로 책을 맺는다. 우리는 각자의 세계이다. 나를 둘러싼 사회, 문화, 시간에 걸친 기억과 경험들이 뇌의 활동 덕으로 나를 이루고 세계와 연결시킨다.


전작 '더 브레인'에 비해서 신간은 좀 덜 재미있었다. 동일 주제의 책을 연달아 읽는 것은 이 책들에서도 이야기 하듯이 '흥미'와 목적 의식/의욕을 떨어뜨리기에 뇌가 좀 지쳤나보다. 


저자 데이비드 이글먼은 이야기를 능숙하게 끌고 간다. 혹해서 따라가다 보면 우주 저 짝에 내 뇌만 동동 떠다녀도 행복한 꿈을 꿀 수 있을 것 같다. 그가 내놓는 이야기는 매우 긍정적이고 확신에 차있다. 기계 문명도 인간의 뇌도 모두들 너무나 건강하고 활짝 웃고 있어서 읽다보면 좀 겁도 나고 지친다. 그가 다루지 않은 무력한 뇌, 수동적인 뇌에 대한 걱정도 생긴다. 더해서 인간의 욕구나 감정, 온갖 비이성적 감정들(실연과 가족의 죽음 후에 느끼는 슬픔은 뇌의 항상성으로 설명이 되지만서도)과 의식적 결정(그리고 외부세계로의 내 자아의 발산 혹은 표현)이 뇌와 어떻게 협력하는지 충분히 설명하지 않는다. 그렇다. 뇌과학은 모든 것을 설명하지는 않는다. 아직은. 


하지만 놀랍게도 빠른 속도로 과학자들은 뇌를 자르고 쑤시고 들여다보는 실험으로 많은 것을 알아내고 있다. 책을 읽고 내가 곡해/오해 했을까봐 (그리고 내 무식이 탄로날까봐) 정리를 안하려고 했던 페이퍼를 용기내서 적어봤다. 그러니까 뿌듯한 마음이 든다. (아닌가? 이거 내 뇌 속의 어떤 긍정 신호가 온건가?) 그래서 뇌과학/기억에 대한 책을 읽으려고 한다. <스틸 앨리스>의 저자가 쓴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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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쟝쟝 2023-09-15 20:2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제가 읽었지 않겠습니까? 기억의 뇌과학은… 아름답습니다! 그리고 자기계발용으로 유용하고요…
방금 유뷰만두님은 뇌에 긍정신호를 포함한 유의미한 스냅스를 만드셨고, 제 댓글로 인해 도파민을 맞으셨습니다. 기억의 뇌과학 리뷰도 기대하겠습니다! (ㅋㅋㅋ)
저는 뇌가 고통을 대하는 방식에 관심이 있어요. 비슷한 책 쏟아지고 있지만 괜춘한 거 찾으시면 알랴주세요~! ㅋㅋㅋ

유부만두 2023-09-15 23:41   좋아요 0 | URL
정말 그러네요?! 도파민! ㅋㅋㅋ 공쟝쟝님이 주신 신호에 힘 입어 과학 쪽 책을 더 읽어보겠습니다. ^^
 

디스토피아 소설. 백년 쯤 이후의 세계는 이미 전지구적 재해(와 멸종)를 극복해 낸 인류의 세상이다. 주인공 아영은 식물 연구자로 기이한 '모스바나'라는 식물이 한국 중부지역에서 창궐하는 원인을 조사하라는 업무를 받는다. 그런데 이 식물을 어릴적에 본 것만 같아... 그 희수 할머니 정원에서. 기억을 더듬고 조사를 해나가는 아영. 학회차 방문한 에디오피아에서 '마녀'로 통하던 식물 이용 치료사 90살의 여성 나오미를 만나 그녀의 세상 종말 살아낸 썰을 듣는다. 그리고 어떻게 그녀가 모스바나를 알게 되고 써왔는지. 모스바나, 옛날 그 할머니 희수, 레이첼, 아영이 어떻게 연결되는지 손에 땀은 안 쥐고 읽었다. 실은 처음부터 인물과 사건들 사이가 다 드러나는데 매우 공식적으로 스텝 바이 스텝으로 진행되는데다가 소재나 사건들이 익숙해서 긴장감도 높지 않다. 여러 디스토피아의 소재들, 자연재해, 공기 오염, 돔 구조물, 폭력, 안드로이드 등을 다 늘어 놓아서 '아는 동네' 이야기 같다. 하지만 깔끔하고 성실한 모범생의 소설쓰기 숙제(물론 A+) 같달까. 그냥 착하고 밝아서 디스토피아지만 희망이 있어요, 그러니까 우리집 고등 아이 숙제로 나옴. 디테일이 치밀한 소설도 아닌데 생물학 유전은 교과서 같이 꼼꼼해서 귀엽다. 


지구 끝의 온실에서 사람보다 식물에게 정성을 다하는 연구자의 이름이 레이첼이라 자연스레 레이첼 카슨이 떠올랐고 주요 인물들 전부가 여성이라는 점이 흥미로웠다.  그런데.... 실제로 우리는 지금 종말의 시기를 살아가고 있지 않나. 환경 재앙이 너무 흔해서 우리 모두가 눈 감고 있는게 아닐까. 바다 밑의 수조를 상상해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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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발머리 2023-08-31 15:0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모범생의 소설 쓰기 숙제 ㅋㅋㅋㅋㅋㅋㅋㅋ 에 빵 터지고 갑니다.
저도 그런 느낌 받았는데 전 이렇게 표현을 못 했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유부만두 2023-09-08 09:15   좋아요 1 | URL
너무 모질게 표현했나봐요;;;; 그런데 정말 너무 착하고 바르고 공식적인 sf라니까요.

책읽는나무 2023-08-31 17:1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니 초엽 작가의 소설인데 손에 땀 안 쥐고 읽으시다니...ㅋㅋㅋ
실은 저도 그랬어요.ㅋㅋㅋ
귀엽다.라는 표현이 안성맞춤이랄까요?
단편은 참 좋았었는데....
한국 여성 작가들의 소설을 많이 읽진 않았지만 여튼 장편들이 넘 착하고 힘이 빠지는 느낌이 없지 않네요.
윤리적인 소설들...^^
그래도 응원하는 마음은 한가득입니다.
우리 작가들도 할 수 있따!!!!!!
그런 마음 한가득입니다.ㅋㅋㅋ

유부만두 2023-09-08 09:16   좋아요 1 | URL
네 저도 그랬어요. 단편집은 꽤 재미있게 읽었거든요. 그런데 장편엔 힘이 모자란달까 많이 아쉽더라고요.
 

2017년 8월. 가을이면 고3이 될 여고생 핍은 졸업 전 마지막 '자유 탐구 보고서' 주제로 5년전 일어난 마을의 살인/실종 사건을 다루기로 한다. 피의자로 자살한 (인도 출신 이민자 가정) 샐 싱의 집으로 찾아가 그의 동생인 라비에게 형의 죽음의 비밀, 궁극적으로 그의 결백함을 증명하겠다고 호언장담하는 당찬 여고생 핍. 


YA소설이라 주인공은 사방팔방으로 뒤지고 다니고 의심스러운 사람들의 목록은 길게 늘어간다. 더해서 실종(되고 살해되었으리라 생각)된 5년전 여고생 앤디(샐 싱의 여친)이 사람들이 기억하는 예쁜 부잣집 아이랑 전혀 다른 삶을 살았다는 것을 알게된다. 샐 싱에게 가장 불리한 알리바이를 만든 친구들의 증언과 앤디의 양다리 상대 등을 계속 추적해 나가는 핍. 결국 위기를 느낀 범인이 보낸 경고장을 받는다. 그리고 핍의 가족 중 하나가 피해를 입는다. 


아주 뻔한 공식대로 소수자인 유색 인종, 여자, 동물이 폭력의 피해자이며 추문과 손가락질을 받는다. 하지만 의식 있게 행동하는 양심이라고 요란하게 떠들고 다니는 주인공 핍도 공식적 밉상인 건 마찬가지. 정의를 행한다는 자의식에 취해서 '범죄'의 종류를 가려가며 공개하는 힘을 휘두른다. ... 어째저째 ... 약간의 반전과 후회, 혹은 양심의 가책의 눈물도 흐르고, 가족의 비극도 드러나면서 범인들은 구속되고 억울한 샐 싱의 누명은 벗겨지고 마을의 영웅 핍은 대학에도 합격합니다. 하지만 영 찜찜하다. 그런데 후루룩 읽고 다음 권으로 고고!



검색하니 홀리 잭슨 책은 여럿이 뜨는데 핍의 사건 해결 시리즈로는 세 권이 나와있다. 

1권의 사건 마무리에서 5개월이 지났다. 졸업 전 마지막 학기를 보내는 핍, 마을에선 유명인사가 되어있다. 지난 가을의 사건 해결을 팟캐스트로 방송해 인기를 얻었다. 하지만 그때 겪은 위험으로 다시는 탐정일을 하지 않겠노라고 결심한다.

그런데 동네 ㅂㅇ 친구 코너의 형, 24살 제이미가 실종되어 그를 찾아 나서며 팟캐스트 시즌2를 방송하기로 한다. 제이미가 누군가와 연락을 계속 주고 받았고 catfishing(인터넷의 가짜 신분을 사용하는 사기꾼)의 희생자였다는 것을 밝혀낸다. 그 와중에 1권에서 고발했던 마약 사용 강간범의 재판이 진행중이라 핍의 정신은 사납기 그지없다. 자신의 '정의'와 세상의 정의는 왜이리 따로인가! 괴로운 핍. 여전히 자신만만 사방을 들쑤시고 다니는데 책 진행은 마지막에 가기까지 너무나 지루하다. 1권에서 너무나 쉽게 마약 중간상과 범죄 현장 추적을 해낸 것과는 다르게 2권은 랩탑 비번 찾기를 지리하게 묘사하고 앞 챕터 얘기를 뒤에서 반복하기를 거듭하며 이야기를 늘여놓는다. 하지만 소설이 촘촘해 지기는 커녕 얄팍해진 느낌이다. 


제목에서 말하듯이 집안의 업보를 끼고 있는 과거의 범죄가 제이미의 실종에 연결되어있다. 그리고 이번에는 핍이 자신이 휘두르는 정의의 힘에대해 조금 고민을 하기 시작한다. 그러면서 웅변과 비극적 연출에 심취해서 좀 지겹다. (중간에 그리 폭주를 하고도 목격자가 없다는 점에 역시 영국의 컨츄리 마을이라고 느낌)  


1권을 후루룩 읽고 하나 더! 를 외치며 연달아 읽었는데 많이 미흡하다. 1권과의 연계를 갖고 있지만 1권의 큰 틀을 재활용하는 느낌도 들고 뭣보다 대화체 부분이 너무나 유치하고 반복적이라 짜증이 났다. 무슨 Oh my God이랑 F*** 만 계속 하면서 종이를 날로 채움;;; 3권은 읽지 않기로 했음. 아 더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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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시우행 2023-07-21 15: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욕지꺼리가 그렇게도 많은가요?ㅠㅠ 저자는 독자 한 분을 잃고 말았네요.

유부만두 2023-07-21 15:51   좋아요 0 | URL
스릴러(?) 소설이라 욕이 나오는 게 아주 생뚱맞진 않았는데요, 의미없이 반복되는 게 싫었어요. 번역본 1권에선 어느 정도 순화 내지 정리를 했을 것 같아요.
 

표제작 보다는 표지작 <선로 나라의 앨리스>가 더 좋았다. 그다음으로 좋았던 건 서점 이야기 <책과 수수께끼의 나날>인데 장마철 습기에 책들은 얼마나 망가질까 소설 속 서점과 현실의 책 배송 걱정이 커진다. 전체적으로 기대보다는 착하고 순한 맛의 식은 라면이라 기분전환에는 많이 아쉽다. 뽀송해지지 않아. 


<저택의 하룻밤>은 요즘 보고 있는 <악귀> 드라마와 겹치는 소재가 있어서 살짝, 그러니까 살짝 긴장할 뻔 했으나 귀여운 이야기였고 <괴수의 꿈>은 어쩐지 교과서 느낌이 났다. 란포의 명탐정 이야기가 많이 나와서 묵혀두었던 란포 책으로 자연스레 손이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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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냥 2023-07-17 09:5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요새 얼마나 습한지 책장에 꽂힌 책들도 보호해야 할 정도에요. 창가 가까이 꽂힌 책들은 쭈글해지고 있음... ㅠㅠ

유부만두 2023-07-17 15:47   좋아요 1 | URL
네 습기가 무서워요. 제습기 돌리고 있지만 불안하고요.

이야기 안 서점에 호우경보 난 저녁에 우산들고 젖은 옷으로 책장들 사이를 오가는 남자가 나와요. 우와.. 이 사람 정체는 안 궁금하고 그냥 내보내라고 생각했어요. 아니, 이런(그런) 날씨에 서점을 왜 열어놔요?!?!

독서괭 2023-07-17 13:5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 패러디인가요? ㅋㅋ 표지가 넘 예쁘네요!

유부만두 2023-07-17 15:50   좋아요 0 | URL
네! 책제목은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 패러디 팬픽이고요, 그림은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에요. 제목과 표지에 홀려서 읽었습니다. (저 쉬운 독자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