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의 향수가 성공하는 것은 단지 2백년 전 그 위대한천재 마우리티우스 프랑지파니의 ㅡ 그는 이탈리아 사람이었다! -- 위대한 발견 덕분이었다. 즉, 그가 방향 물질은 주정(酒精) 속에 용해된다는 사실을 발견했던 것이다. 프랑지파니는 향신료를 알코올과 섞어서 그 향기를 휘발성의 액체로 옮기는 방법으로 원래 향기를 지니고 있던 재료에서 향기를 분리해 내고 해방시킴으로써 향기에 영혼을 부여하였다.

한마디로 말해 향기 그 자체를 발견한 사람이었다. 향수를 창조했다고도 말할 수 있다. 그 얼마나 위대한 일인가! 정말획기적인 업적이 아닐 수 없었다! 앗시리아 인의 문자, 유클리트 기하학, 플라톤의 이상론, 포도주를 발명해 낸 그리스인들에 버금갈 정도로 그것은 인류의 위대한 업적 중의 하나라고 할 수 있었다. 가히 프로메테우스적 업적이 아니고 무엇인가! (87-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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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ni74 2021-10-22 09:0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영화도 정말 강렬했던 기억이 납니다 ~

유부만두 2021-10-23 13:51   좋아요 1 | URL
네, 정말 그래요. 주인공의 출생 장면 부터 화면에서 악취가 풍기는 것 같았고요, 그 많은 희생자 여성들이 힘 없이 쓰러지죠. 유명 배우들의 연기가 빛을 발하지 못한듯해서 안타까웠어요.

파이버 2021-10-22 15:3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표지가 정말 강렬하네요!

유부만두 2021-10-23 13:52   좋아요 2 | URL
네. 저 표지는 예전 판이고요, 쥐스킨트 전집으론 녹색 표지로 통일 되었어요.
 



그러니까 1913년 초에 스탈린, 히틀러, 티토가, 다시 말해서 20세기의 가장 지독한 폭군 두 사람과 가장 역겨운 독재자 한 사람이 잠시 동안 빈에같이 있었던 셈이다. 한 사람은 손님방에서 민족 문제를 연구하고, 또 한사람은 남성쉼터에서 수채화를 그리고, 또 한 사람은 자동차의 커브길 승차감을 검사하기 위해 링슈트라세를 무의미하게 돌고 있었다. 거대한 연극 ‘1913년의 빈에서 이 세 사람은 대사도 없는 세 명의 엑스트라라고 할 수있을 것이다. - P47

당시 동시대인들에게 이미 프로이트와 슈니츨러는 샴쌍둥이처럼 보였다. 여기서는 『꿈의 해석』, 저기서는 『꿈의 노벨레, 여기서는 오이디푸스콤플렉스, 저기서는 『베아테 부인과 그녀의 아들.. 그러나 두 사람이 너무 비슷했기에, 두 사람은 서로 정중하게 피했다. - P71

언젠가 프로이트가 발분하여 슈니츨러에게 편지를 썼는데, 그를 만나는 것이 두렵다고, "일종의 도플갱어 공포일 거라고 했다. 슈니츨러의 단편소설들과 희곡들을 읽은 프로이트는 자신이 타인에 대해 힘들게 연구해서 발견한 것들을 슈니츨러가 "직관적으로, 사실은 섬세한 자아의식의 결과로 이미 모두 알고 있다는 인상을 받았기 때문이다. 이런 고백으로도 달라진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비슷한 장력을 지닌 두 개의 자석처럼 그들은 서로 가까워질 수 없었다.

그러나 두 사람 모두 그것을 기분좋게 받아들였다. 1913년에 슈니츨러의 병원으로 한 실업가의 아들이 조랑말에게 성기를 물려 피투성이로 실려 왔을때, 슈니츨러는 이렇게 지시했다. "그 환자는 당장 구급 병원으로 보내고, 그 조랑말은 프로이트 교수에게 보내는 것이 가장 좋겠습니다." - P72

아무튼 1913년에 ‘모더니즘’은 끝이 난다. 모더니즘은 너무나 유연한개념이어서, 동시대인과 후세대에 의해 항상 다르게 해석되고 각 세대마다시간적으로 늘 새롭게 규정되기 때문에, 특히 1913년이라는 해의 특징인엄청난 비동시적 동시성을 제대로 묘사하기에 매우 부적절하다. - P88

1913년에 알베르트 슈바이처는 일기장에 이렇게 적는다. "모든 인간이 열네 살 적 그대로 머문다면 얼마나 좋을까." 아, 어쩌면 오히려 그러지 않는 것이 더 나을 수도 있다. 1913년 초에 베르톨트 브레히트는 아직 열네 살이다.
그의 일기를 읽은 사람들은 그가 나중에 열네 살 때의 모습과는 다른 사람이된 것을 기뻐한다. 어쨌든 그는 게오르게의 제자로서 전혀 고려 대상이 되지못했을 것이다. 너무 못생기고, 너무 성급하고, 너무 투덜거려서. - P164

독일에 운명의 날인 11월 9일.
1848년 11월 9일: 로베르트 블룸의 처형을 기점으로 3월혁명이 실패로 돌아가고 왕정이 복고,
1918년 11월 9일: 11월혁명으로 바이마르공화국 시작,
1923년 11월 9일: 히틀러-루덴도르프 쿠데타,
1938년 11월 9일: 수정의 밤 사건,
1989년 11월 9일: 베를린 장벽 붕괴 - P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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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부만두 2021-10-14 20: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알베르트 슈바이처는 사르트르 어머니의 사촌이다.
 


실제로 아버지는 미쳤다. 소중한 외아들이 성인이 되어가는 다른 아이들과는 달리 삶의 위험에 대비가 되어 있지 않다는 걱정 때문에 미쳐버렸다. 어린 소년이 성장하고, 키가 크고, 부모보다 찬란하게 빛난다는 것, 그때는 아이를 가두어둘 수 없으며 아이를 세상에 내주어야 한다는 것을 깨닫는 바람에 겁에 질려 미쳐버렸다. - P20

어쩌면 이렇게 영원히 기억하는 과정은 그저 망각으로 가는 대기실에 불과한 것인지도 모른다. 비신자로서 나는 내세가 시계, 몸, 뇌, 영혼, 신이 없는 곳이라고 생각했다. 어떤 모양이나 형태, 내용을 가진 것이 없는 곳이라고. 절대적 해체라고. 하지만 내세는 기억이 없는 곳이 아니었다. 아니 기억이 전부인 곳이었다. 이럴줄은 미처 몰랐다. 내 평생을 돌이켜본 것이 세 시간 동안 계속된 일인지 아니면 백만 년 동안 계속된 일인지도 모르겠다. 여기서 망각되는 것은 기억이 아니다. 시간이다. 휴지(休止)도 없다. 내세에는 잠도 없기 때문이다. 어쩌면 오로지 잠뿐인지도. 그래서 영원히 사라진 과거에 대한 꿈이 죽은 사람과 영원히 함께 있는 것인지도. 그러나 꿈이건 아니건 여기에는 지나간 삶밖에 생각할 것이 없다. 이것이 ‘여기‘를 지옥으로 만드는 것일까? 아니면 천국으로 만드는 것일까? 망각보다는 나은 것일까, 아니면 나쁜 것일까? - P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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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챕터에서 생물학적인 성차이에 대한 개관을 읽으면서 마침 생물의 생식에 대해서 배우는 중학3학년 막내로 부터 조금 더 자세한 설명(과 우쭐거림)을 들었다. 이 녀석 역시 ‘this delicate stalk of skin (52)’에 자부심이 크다;;;


During fertilization, the two nuclei merge their substance, and the chromosomes in each are reduced to half their original number: this reduction takes place in both of them in a similar way; the last two divisions of the ovum result in th formation of polar globules equivalent to the last divisions of the sperm.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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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는나무 2021-10-08 06:0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아드님 귀여워요^^
안그래도 딸들도 시험공부를 하긴 하는 건가?
청소하다 보니 책상에 딱 저런 그림 막 그려 놓은 수행평가지를 본 것 같습니다.
딸들은 과학을 싫어해서인지 염색체 부분 어렵다더라구요ㅜㅜ
아드님은 과학 소년이군요..중간고사 화이팅입니다^^

유부만두 2021-10-08 08:28   좋아요 2 | URL
저희집 막둥이는 인문소년입니다. 과학을 즐기는 게 아니라 자기가 아는 부분을 뽐내기를 즐기는 편이에요;;;;
예전에 비해서 요즘 중학생 공부는 꽤 어렵네요. 과학 수학 뿐아니라 국어 사회도 내용이 꽤 많아요. 뭐라 간섭하기가 조심스러워요.
 

<청소년 어린이>

꼬마 삼보 이야기, 헬렌 배너맨, 바로이북, 2017

The boy, the mole, the fox, and the horse, Charlie Mackesy, Ebury Publishing, 2019


<만화 그래픽노블>

까대기, 이종철, 보리, 2019

걸크러시 1, 페넬로프 바지외/정혜경 역, 문학동네, 2018

걸크러시 2, 페넬로프 바지외/권수연 역, 문학동네, 2018


<비문학>

The Book of Gutsy Women, Hilary & Chelsea Clinton, Simon&Schuster, 2019

프루스트와 함께 하는 여름, 앙투안 콩파뇽 외/길혜연 역, 책세상, 2017

강상중과 함께 읽는 나쓰메 소세키, 강상중/김수희 역, AK커뮤니케이션스, 2016

새로운 세기의 예술가들, 메리 매콜리프/최애리 역, 현암사, 2020

여행의 말들, 이다혜, 유유, 2021

우리 음식의 언어, 한성우, 어크로스, 2016


<문학>

데어 벗 포 더, 앨리 스미스/서창렬 역, 민음사, 2020

버터, 유즈키 아사코/권남희 역, 이봄, 2021

산시로, 나쓰메 소세키/송태욱 역, 현암사, 2014

마음, 나쓰메 소세키/송태욱 역, 현암사, 2016

스노우맨, 요 네스뵈/노진선 역, 비채, 2012

템페스트, 셰익스피어/이경식 역, 문학동네, 2009

마녀의 씨, 마거릿 애트우드/송은주 역, 현대문학, 2017

밤의 여행자들, 윤고은, 민음사, 2013

멕베스, 셰익스피어/김석만 역, 커뮤니케이션북스, 2019 (오디오북)


<영화>

슬픔이여 안녕 

스노우맨

템페스트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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붕붕툐툐 2021-10-01 21:0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굿굿~ 저도 까대기 읽어야 하는뎅~ㅎㅎ

유부만두 2021-10-01 22:20   좋아요 2 | URL
까대기 좋습니다. 강력추천해요.

mini74 2021-10-01 21:18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유부만두님 마음 속 1위는? 궁금해요 ㅎㅎ 어릴 적 꼬마삼보이야기 정말 좋아했어요 어떻게 빙글빙글 돌던 호랑이들이 바터가 되지? 하면서. 근데 친구는 치즈로 어떤 친구는 호랑이가죽이 남았다고 ㅠㅠㅠ 기억이 다 달라요 ㅠㅠ

유부만두 2021-10-01 22:22   좋아요 2 | URL
꼬마삼보 이야기는 제 기억과 조금 다르더군요. 소설 ‘버터’에서 많이 언급해서 읽었어요.

지난달 1위는…소세키에요. 아니 세익스피어, 아니죠, 애트우드! 잠깐! 앨리 스미스요. … 어케 하나만 고르나요? ㅜ ㅜ

scott 2021-10-01 21:48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만두님 9월의 맘 속 1위 도서는 셰익스피어의 작품 일 것 같습니다 ㅎㅎㅎ

유부만두 2021-10-01 22:22   좋아요 2 | URL
연장자 우대하기 적용하면 세익스피어입니다. ^^

새파랑 2021-10-01 22:0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와우 엄청 많이 읽고 듣고 보셨네요~!! 템페스트와 여행의 말들 읽고싶어요 ^^

유부만두 2021-10-01 22:24   좋아요 3 | URL
템페스트 읽으시고 애트우드 작가의 변주도 즐겨주세요! 이다혜 작가의 엣세이도 좋았어요.

지난달은 추천 받은 책들이 좋아서 뿌듯하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