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 농장 열린책들 세계문학 53
조지 오웰 지음, 박경서 옮김 / 열린책들 / 2009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많은 동물들은 그의 말을 믿었다. 그들이 생각하기에 현재 자신들의 삶은 배고프고 고달팠다. 그런데 여기 아닌 다른 어딘가에 현재보다 더 나은 세계가 있을지 모른다고 생각한다 해서 과연 잘못되고 옳지 못한 것일까?

스퀼러는 화가 나서 꼬리를 흔들고 이리저리 뛰어다니며 소리를 꽥꽥 질러 댔다. 친애하는 나폴레옹 동지가 겨우 그 정도로밖에는 보이지 않느냐는 것이었다. 그러나 그의 설명은 의외로 간단했다. 복서를 실어 간 그 마차는 원래 폐마 도축 업자의 소유였는데, 수의사가 마차를 산 후에 옛이름을 미처 지우지 못했다는 것이었다. 스퀼러는 그것 때문에 동물들 사이에 오해가 생겼다고 말했다.
동물들은 그의 이야기를 듣고 크게 안심했다.

<작가와 리바이어던>
어떤 정치 규율을 일단 받아들이면 문학적 순수성은 퇴색하는 것처럼 보인다. 이것은 일반적인 정치 투쟁의 바깥에 있다고 여겨지는 평화주의와 개인주의 같은 운동에도 똑같이 적용된다. 실제 이즘(-ism)으로 끝나는 모든 단어들의 단순한 소리 자체가 정치 선전의 냄새를 풍긴다. 집단적 충성은 필요하긴하나 문학이 개인의 산물인 이상 그것은 문학에 해가 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하느님 아버지‘라는단순한 표현도 오랜 세월 동안 문자화되면서, 우리는 신 존재를 ‘남성적‘ 이미지로만 떠올리게 된 것이다.
또한 최초의 여성 ‘이브‘에 대한 묘사가 인간 존재에 대한 비유적 설명으로 인식되지 않고 여성의 일반적특징으로 왜곡되어 ‘여성은 열등한존재이거나 ‘여성은 악의 원천‘이라는 인식이 이천 년 이상 팽배해왔다.

우리 시대의 신화와 종교에 여신이 존재하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 이유는 우리의 신화와 종교가 극단적인 형태의 가부장제에 기인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것의 중심은‘아버지’이고, 때로는 아들이기도 하다. 그리하여 여신의 형태가 어머니든 딸이든 전혀 등장하지 않는다.

지금 우리는 편향된 의식의 지도를 재편하기 위해 여신을 말할 필요가 있다. 현재 우리 의식의 심층부에 존재하는 신 개념은 오로지 아버지이자 남신으로서만 깊게 박혀 있기 때문에 가장 밑바닥부터 철저하게 뒤흔들어버릴 필요가 있다.

대부분의 결혼하지 않은 처녀신들은 다른 여신들에 비해 상당히중요한 역할을 부여받고 있다. 가령아테나(Athena) 여신은 지혜와 기술 및 전쟁의 중요한 기능을 갖고 있으며, 아르테미스(Artemis) 여신도 사냥과 동물 및 출산의 여신으로 고유한 기능을 가지고 있으며, 헤스티아(Hestia) 여신은 부계 혈통을 보존하는 가부장제의 대표적인 기능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그들은 모두 불분명한 성정체성을 가지거나 왜곡된 성의식을 가진 여신으로 나타난다.

신화 속의 여성 괴물들은 영웅적인 인간 의식의 발전 과정에서 극복해야만 하는 무의식적인 요소로 해석된다. 따라서 괴물과의 투쟁은 영웅 자신의 내적 어둠인 공포와 무지로부터 벗어나는 것이다.

바빌로니아 신화에서 위대한 어머니 여신이 영웅적인 남신에 의해 살해당하듯이, 그리스 신화에서 심각하게 변형된 여성 괴물들은 영웅적인 남자에 의해 살해당한다.

엄밀히 말하자면 그리스의 어머니들은 진정한 어머니가 아니다. 어머니는 단지 자식을 낳는 도구에 불과할 뿐이며, 아버지가 실제로 자식을낳게 해주는 존재로 여겨졌기 때문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포르투갈의 시인 페르난두 페소아Fernando Pessoa는 ‘바다는 포르투갈의 눈물‘이라고 했다. - P9

1494년 포르투갈과 스페인은 토르데시야스Tordesillas라는 도시에서 만나 다시 협상을 했다. 카보베르데 섬에서 서쪽으로 370레구아, 즉 1,770 킬로미터 되는 지점에 가상의 선을 그었다. 그리고 이미 발견되었고, 곧 발견될 땅‘에 대해 이 선의 동쪽은 포르투갈이, 서쪽은 스페인이 소유권을 가지게 된것이다. […] 지도를 보면, 토르데시야스 조약으로 그어진 가상의 선은 남미의 브라질 위를 지난다. 물론 그때 (공식적으로는) 스페인과 포르투갈은 브라질의 존재를 몰랐다. 브라질의 존재를 모른 채 그은 가상의 선 동쪽에 운 좋게도 거대한 땅덩어리가 있었고, 토르데시야스 조약대로 포르투갈인들이 이곳을 차지하게 되었던 것이다. - P59

본국의 크기보다 백 배가 훨씬 넘는 넓이의 식민지를 거느리고 있던 포르투갈 제국은 1822년 브라질이 독립하면서 무너지기 시작했다. 1961년엔고아가 인도에 귀속되고, 아프리카의 식민지들은 1974년에서 1976년 사이에 모두 독립한다. 동티모르 역시 1975년에 독립하고 마지막으로 마카오가1999년에 중국으로 귀속되면서 포르투갈 제국의 역사는 막을 내렸다. 그러나 제국이 사라진 뒤에 메아리처럼 남아 있는 것이 포르투갈어 세계이다.
현재 포르투갈어는 세계 아홉 나라 에서 공식 언어로 지정되어 있고 사용인구는 2억 5천만 명 이상이다. - P64

16세기 초 이베리아 반도에서 그리스도교로 개종한 유대인들은 개종의 진위를 증명하기 위해 돼지고기를 대중 앞에서 먹어야만 했다. - P162

파두에서 노래하는 내용은 대부분 ‘사우다드saudade‘다. 사우다드는 세계의 여러 언어들 중 번역이 어려운 단어 중 하나라고 할 정도로, 포르투갈만의 정서가 담긴 단어다. 우리말로 표현하면 ‘그리움‘이 가장 가까운 말일 것같다. 한때 소유했거나 가까이 있었던, 그러나 지금은 멀리 있는 사람, 장소, 혹은 그 어떤 것에 대한 그리움과 상실감, 슬픔과 사랑이 모두 버무려진 말이 사우다드다. - P183

주제 사라마구는 포르투갈에 노벨문학상 수상이라는 영광을 가져다주기도 했지만, 반유대인 발언이라든지 포르투갈은 스페인에 통합되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았기 때문에 포르투갈인들 사이에서는 논쟁거리를 제공하는 작가 중 하나다. - P220

리스보아 사람들을 ‘알파시뉴스‘(배추들, 밭이 많았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라고 부르는 반면, 포르투 사람들을 부르는 별명은 ‘트리페이루스 (내장을 먹는 사람들)이다. 1415년 포르투갈 군대가 북아프리카의 세우타로 원정을 떠날 때, 도시의 모든 고기를 군대에 내놓았다고 한다. 그래서 한참 동안가축의 내장을 먹으며 연명했기 때문에 포르투인들의 별명이 트리페이루스가 되었다. - P266


댓글(2) 먼댓글(0) 좋아요(17)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붕붕툐툐 2021-11-03 22: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포르투갈 너무 가고 싶은 곳이에용~ 코로나 끝나면 1번으로 찜!!ㅎㅎ

유부만두 2021-11-03 23:17   좋아요 0 | URL
저도 이 책을 읽고 포루투갈 여행을 꿈꾸고 있습니다. ^^
 

<만화 그래픽노블>

중쇄를 찍자 13, 마츠다 나오코/주원일 역, 문학동네, 2021

메시누마 1-4, 아미다 무쿠, AK커뮤니케이션즈, 2021

냄새를 보는 소녀 1-3, 만취, 재미주의, 2015 

사와무라씨 댁에 밥이 슬슬 익어갑니다, 마스다 미리/권남희 역, 이봄, 2019

코구레 주민들 이야기, 미우라 시온, 삼양코믹스, 2020

도서관의 주인 5-6, 시노하라 우미하루, 대원씨아이, 2013-2014

천재 유교수의 생활 1-3, 야마시타 카즈미, 학산문화사, 2009

마호로역 심부름집 1-4, 야마다 유기, 대원씨아이, 2018

먹고 자는 두 사람 1-5, 히구라시 키노코, 대원씨아이, 2018

카린 포 1,2, 야나하라 노조미, AK커뮤니케이션즈, 2019

다카스기가의 도시락 1-10 , 야나하라 노조미/채다인 역 , AK커뮤니케이션즈, 2011-2015


<비문학>

The Last Intellectuals, Russell Jacoby, Basic Books, 2000

신유물론, 릭 돌피언,이리스 반 데어 튠/박준영 역, 교유서가, 2021

장폴 사르트르, 변광배, 살림, 2004

보부아르 여성의 탄생, 케이트 커크패트릭/이세진 역, 교양인, 2021

1913 세기의 여름, 플로리안 일리스/한경희 역, 문학동네, 2013

제1차세계대전, 마이클 하워드/최파일 역, 교유서가, 2015


<문학>

탄제린, 크리스틴 맹건/이진 역, 문학동네, 2020

말, 장폴 사르트르/정명환 역, 민음사, 2008

울분, 필립 로스/정영목 역, 문학동네, 2011

기타기타 사건부, 미야베 미유키/이규원 역, 북스피어, 2021

아이는 왜 폴렌타 속에서 끓는가, 아글라야 페터라니/배수아 역, 워크룸프레스, 2021

향수, 파트리크 쥐스킨트/강명순 역, 열린책들, 2009

좀머씨 이야기, 파트리크 쥐스킨트/유혜자 역, 열린책들, 2020

서부전선 이상없다, 레마르크/홍성광 역, 열린책들, 2009

우부메의 여름, 교고쿠 나츠히코/김소연 역, 손안의책, 2013

Crying in H Mart, Michelle Zauner, Knof, 2021


<영화>

바람이 강하게 불고있다 (애니 시리즈)

향수

서프러제트

가스등

우부메의 여름

1917

사라예보




댓글(8) 먼댓글(0) 좋아요(19)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유부만두 2021-11-01 10:22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만화가 많은 건 병원에서 보낸 시간들 탓이지만 어쩐지 비행 청소년이 된 기분이다.

새파랑 2021-11-01 14:19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유부만두님은 정말 다양하게 많이 읽으셨군요~!!
울분, 향수, 좀머씨 이야기 딱 세권 겹치네요 ^^ 비행청소년 왠지 어울리시는거 같아요 😆

유부만두 2021-11-01 14:17   좋아요 4 | URL
네, 제가 껌 좀 씹습니다. (짝다리 짚고 있음)

붕붕툐툐 2021-11-01 19:37   좋아요 2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붕붕툐툐 2021-11-01 19:3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우와~ 진짜 다양하게 많이 읽으셨네요!! 리뷰는 많이 못 본 거 같은 건 기분 탓일까요? 유부만두님의 리뷰 기대합니다!!!ㅎㅎㅎ

유부만두 2021-11-01 22:44   좋아요 1 | URL
네, 리뷰는 짧게라도 바로 써야할 것 같아요. 시간이 지나면 쓰기가 더 어렵네요.

2021-11-03 11:0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11-03 23:26   URL
비밀 댓글입니다.
 



전쟁 내내 철도 종점 너머의 수송은 압도적으로 말이 담당했다. 일단 열차에서 내리면 군대는 여전히 나폴레옹 시대, 사실 율리우스카이사르 시대의 군대보다 더 빨리 움직일 수 없었다. 마지막으로 무선 통신 그리고 통신 도청의 중요성이 널리 인식되고 있었고 특히 해전에서 중요했다. - P36

<1914년> 영국군은 전선에 정규군을 사실상 모조리 쏟아부었고 자질이 우수한 이 정규군은 영국군의 보잘것없는 규모를 충분히 상쇄할 만큼 선전했다.
팔켄하인은 새로 편성된 4개 군단을 투입했는데 일부 부대는 대부분 징집 연령 이하의 훈련받지 않은 학도병으로 구성되어 있었다. 그들은 결사적으로 용감하게 공격했지만 랑게마르크 마을 외곽에서 영국군의 라이플과 기관총 앞에 수천명씩 우수수 스러졌고 이들의 희생은 독일에서 킨더모르트(Kindermord), 즉 ‘유아 학살‘로 알려지게 된다. - P58

<1915년> 러시아군 10만 명이 포로로 잡히고 전선은 130킬로미터까지 밀려났다. 이 공세 자체는 결정적‘이지않았지만 팔켄하인에게 중요한 것은 따로 있었다. 그는 이 새로운 종류의전쟁이 지닌 특징을 이해하기 시작했다. 여기서 목표는 전장에서의 승리라기보다는 소모‘였다. 독일의 전략은 이제 자기자원은 가능한 한 소비하지 않으면서 적들로 하여금 자원을 끝없이 소모하게 만드는 것이었다. - P88

<1915년>또한 여기서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은 양측이 이 전역을 수행할 때 보인 잔혹성으로, 민간인이 주된 희생양이었다. 러시아 부대는 폴란드인이나 리투아니아인들에게 동포애를 느끼지 않았기 때문에, 퇴각시에는 그 일대를 초토화했다. 피난민의 숫자는 300만 명에서 1,000만 명으로 추정되었다. 독일군은 민간인의 안위를 러시아군보다 더 개의치 않았다. 독일군은 정복자이자 식민자로서 진격했다. 폴란드인이나 리투아니아인들이 거주하는 이곳은 루덴도르프가 더 큰 제국의 일부로서 병합하려 한 지역으로, 독일인이 정착하고 지배할 땅이었다. 그 지역을 지배한 군사 조직의 이름을 따 그곳은 단순히 오버 오스트(Ober Ost:‘상上동부‘라는 뜻으로 동부군 군정지역)로 알려지게 되었다. 독일 관리들은 주민들의 권리나 정체성을 전혀 인정하지 않고 그들을 야만인으로취급했다. 다른 여러 측면과 마찬가지로, 1차세계대전에서 보독일의 행위는 2차세계대전에서 보여줄 야만 행위의 불길한 전조였다. - P89

<1916년> 전쟁은 더이상 더 우월한 군사적 능력과 사기에 의해 전장에서 결판나는 무력충돌이 아니라, 산업사회 간의 지구력 싸움이었고, 여기서 병력 통제는 생산 관리 그리고 가용 자원의 배치와 매끄럽게 결합했다. 민간인은 군부만큼 전쟁 수행의 본질적 일부였고, 따라서 논리적으로는 군의 통제를 받아야 했다. - P121

<1918년> 군대가 와해 직전이라는 사실이 드러나자 정권에 대한 모든 신뢰가 사라졌다. 10월 29일, 해군 수병들은 해군의 명예를 중시하는 제독들이 계획한 ‘죽음의 질주‘에 가담해 함정을 몰고 나가는 대신에 반란을 일으켰다. 일주일 사이에 반란은 독일 전역의 모든 대도시로 퍼져나가 혁명으로 진화했다. 노동자 · 병사 평의회가 러시아의 소비에트 모델에따라 권력을 장악했다. 바이에른에서는 독립 공화국의 수립을 선포했다. - P190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