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으로 시작해서 소설가로 더 알려진 애트우드 작가님의 시집이 새로 나왔다. 

제일 앞에 실린 시의 제목은 Late Poems.

너무 늦어 이젠 죽어버린 시들을 노래하는가 싶지만 
아직, 그대가 부를 수 있는 것을 노래하라고 
불을 밝히고 계속 노래하라고 

애트우드 작가님이 노래한다. 

난 시를 잘 못 읽는데도 이번 시집은 dearly 아끼면서 읽게된다. 
조금씩 슬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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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yche 2020-12-07 01:3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애트우드가 시인으로 시작했는지 몰랐어.
나 시를 잘 모르는데 특히 영어로 시를 읽는다는 건 엄두도 못 내는데 저 부분만으로도 확 끌리네.

유부만두 2020-12-07 06:36   좋아요 1 | URL
시 한 편 한 편, 다 서사를 담은 것처럼 읽혀요. 인생의 황혼의 지혜랄까 너그러움도 느껴지다가 확! 강렬한 이야기도 담겨있고 그래요. 복수! 같은거.

저도 시는 우리 말 시도 잘 모르는데 (어렵자나요) 애트우드 시인의 이번 시집은 그래도 읽을만????? 한건가 싶게 붙잡고 있어요. 재미도 있는건가봐요? 놀라워라. 아니면 단어가 어렵지 않아서 그런가 싶어요.
 

부커상 수상작이라 성급하게 하드커버로 구입해 두고선 여지껏 완독하지 못한 상태다. 첫 챕터를 끝내는 데 시간이 많이 걸렸다. 책은 날카롭고 기운차다. 


문장들은 의도적으로 소문자로 시작하고 마침표를 찍지 않는다. 우리말 번역본 역시 마침표가 없는데 소문자/대문자의 차이는 어떤 식으로 표현했을지 궁금하다. 


게으른 독자라 첫 챕터만 읽은 사람이지만 꽤 멋진 책입니다. 여자들의 이야기, 그런데 그 안에도 여성 마초 지분이 꽤 있는 이야기입니다. 이 페이퍼는 나 자신에게 "어이, 읽던 책 좀 끝내는 게 어뗘?!" 라는 말을 하기 위한 것입니다..... 새 책들 좋은 게 너무 많아서 나는 오늘도 흔들리고 장바구니를 채우고 .... 


오늘 해가 지기 전에 내가 이 책을 주문한다, 안 한다, 한다..... 


일단 알라딘을 나간다, 안 나간다, 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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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발머리 2020-11-16 08: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주문한다에 한 표요!!
마거릿 애트우드라 공동수상이라 상대적으로 빛을 못 봤다 그런 이야기를 들은적 있는데 괜찮은 책이네요. 저도 일단 킵합니다!

유부만두 2020-11-17 06:29   좋아요 0 | URL
하하하 저는 주문하지 않았습니다! 그 고비를 잘 견디면 다른 책에 관심이 쏠리는 팔랑개비이기 때문이지요. 하지만 책은 장바구니에 고이 남아있지요. 다른 책 몇 백 권과 함께요.

라로 2020-11-16 09: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 표도 주문한다에 던집니다! 알라딘은 일단 안 나간다에 한 표.
이렇게 책을 많이 읽으시는 유부만두 님도 자책을 하시니,,, 저는...(저도 소문자로 쓰고 싶어요, 이 부분, 아니, 제가 소문자가 되고 싶어요.)

유부만두 2020-11-17 06:30   좋아요 1 | URL
알라딘은 조금 더 있다가 나갔고요. 잘 참아서 어젠 주문을 하지 않았어요.
하지만 .... 라로님 포스팅에 불이 당겨져서 (???) 빵집으로 뛰어가 단팥빵을 열 개나 사왔고요. 아 저는 대문자 만두입니다.

라로 2020-11-18 16:34   좋아요 0 | URL
단팥빠앙~~~~~!!ㅠㅠ
저는 소문자 라로,,, 소심한 라로...ㅎㅎㅎㅎㅎㅎㅎㅎㅎ

수이 2020-11-16 11: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읽고싶다 저도 킵!!

유부만두 2020-11-17 06:31   좋아요 0 | URL
함께 킵! 하고 맘으론 첫 쪽 열고요!
 

Kamala Harris 책을 시작했다. 인도 출신 유학생 어머니와 자메이카 출신 유학생 아버지, 그들이 이십대에 만나 인권운동을 하고 딸 아이 둘을 낳아 함께 기르면서 이룬 가정은 오래 가지 못했다. 젊은 부부는 헤어질 때 양육권이나 돈 때문이 아니라 ‘책‘을 나누면서 싸웠다고 했다. 외할머니가 인도에서 가정 폭력에 시달리는 동네 여인들을 보호했다는 이야기, 인권 운동 시위에 아기 시절 Kamala가 유모차에 탄 채 도망치는 시위대의 속도에 못맞추고 떨어지기도 했다는 이야기는 당당하고 다부진 Harris의 선거 승리 연설 만큼이나 인상 깊다. Kamala 보다 그 어머니의 인생에 더 관심이 간다. 그녀가 책에서 계속 강조하는 ‘불평등‘은 인종 차별과 경제 계급 차이에서 나온다. 억울한 기회 박탈과 체념, 그리고 그것들의 오랜 반복. 그녀가 아무리 소수자와 유색인종의 이야기를 대변한다지만 그녀 역시 기득권의 위치에서 (여러 추문과 의혹을 안고) 있다. 미셸 오바마의 Becoming 보다 읽는 재미는 덜하고 공감대도 좁지만 힘찬 문장들은 이미 승리를 외치고 있다. (빌런을 무너뜨리자고 시작하는) 선거용 홍보 서적 느낌이 많이 나고 중반부에서 속도가 붙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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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레버 노아의 책 번역본이 드디어 나왔다. 그 쌉쌀한 유머가 어떤식으로 번역되었을지 궁금하기도 하다. 강력추천. 




 















넷플릭스와 유툽에 그의 스탠드업 코미디와 토크쇼 영상들이 많이 올라있다. 


...

예전에 올렸던 리뷰를 붙여놓는다. 


트레버 노아는 출생부터 아파르트헤이트 하에서 범죄행위의 결과였고, 성장하면서 온갖 차별과 폭력, 가정 폭력과 성차별을 목격하며 살았다. 끔찍한 세월을 그려내는 문장이 웃기다니! 상황이 완전 코믹해서 몇 번이나 소리내서 웃었는데 웃다보니 눈물도 나고 분노도 하게된다. 모든 상황에 (인종)차별을 비춰보는 데, 이게 얼마나 쓰레기 같은 장치인지 더 절실하게 이해된다.

 

 

가디언의 강연회 영상이다. 48분 즈음부터 내가 좋아했고, 많은 이들이 좋아했다는 shitting 똥싸는 장면. 이 뭐랄까, 철학적이기까지한 코메디언 트레버의 다른 공연 영상도 찾아보는 요즈음이다.

 

더하기 재미있는 자막영상  

 

그의 어머니가 두번 째 남편의 폭력 (살해 위협 뿐 아니라 진짜 살인 행위)에 당하고 경찰에 신고해도 가정사라며 외면하는 공권력....하아, 이건 너무 낯익은 장면이다. 세상의 온갖 폭력, 차별, 그리고 비관주의. 

 

책 후반부의 트레버의 범죄 고백, 그리고 그 경과가 너무 자세해서 거북하기도 했고 편집이 이리 저리 어색하기도 했지만, 그의 찐한 고민과 폭력에 맞서는 모습이 멋지다. 넷플릭스에서 찾을 수 있는 그의 공연 DayWalker 준비 다큐에는 그를 '(흑인이라) 우대 받는 건방진' 사람이라고, 자신들이 역차별 당한다고 광광우는 백인 코메디언들도 나오는데 ... 이것 역시 새롭지 않은 모습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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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발머리 2020-10-27 15: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번역본이 나왔네요. 근데 제목을 어떻게 이해해야할지.... 관심을 끌었다는 점에서 점수줘야 할까요? ㅎㅎㅎ

유부만두 2020-10-27 16:01   좋아요 0 | URL
ㅎㅎㅎ 그쵸! 제목은 관심 끌기!

2020-10-27 19:3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0-10-27 19:3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0-10-29 02:1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0-10-29 06:37   URL
비밀 댓글입니다.
 

팟캐스트 '사각사각'의 추천을 듣고 읽고 시작했다. 작가 오테사 모시페그의 전작 '아일린'이 그닥 내 맘에 들지 않아서 읽기를 미뤘던 책이다. 


부모를 잃고 허무와 무력감에 빠진 이십대 후반 여자 주인공이 향정신성 의약품에 의존해 계속 현실 도피성 수면을 이어가다 ... 극한 경험을 계획한다. 잘나가는 중국계 예술가와 협업으로 석달 집안에 자의로 감금되면서 자신의 수면(약에 취한) 상태일 때를 기록하여 예술 작품을 만드는 것이다. 그리고 그 일이 마무리 되면 '바라건데' 정상으로, 어쩌면 예전으로, 원래대로 살 수 있지 않을까, 살 마음이 들지 않을까, 아니라면 그때 빌딩에서 뛰어내리자. 


소설의 문장은 매우 빠르고 발랄랄라 흐르지만 내용은 끔찍하게 바닥으로, 나락으로 추락한다. 매사에 의욕이 없어 잠으로, 죽음으로 도망치는 주인공은 이미 이 수면을 행하고 있었다. 점점 독한 약을 먹게 되는데 이러다 자신의 엄마처럼 불행한 죽음을 맞이할 것만 같고 약에 취해 몽유병 환자처럼 돌아다니고 일을 저지르는 게 위험천만이다. 약에 취한 그 블랙아웃 동안의 '하이드'씨는 별별 일을 다 벌이고 다닌다. 다만 이번엔 계획적으로 건강하게(?) 끝을 정해놓고 해보자! 결심한다. 다행인건 생계 유지를 위해 일을 따로 할 필요가 없고 그녀를 채근하는 가까운 가족이나 친구가 없다는 점이다. 친구 리바는 적당히 거리를 둘 수가 있다. (이 둘의 관계는 '폭스파이어'의 렉스와 매디와 매우 다르다) 주변인물들과의 관계도 알약 복용 처럼 자신이 통제할 수 있다고 믿는 주인공.


책 소개처럼 동면 계획하는 무모한 이십대 뉴요커의 블랙 코메디라고 보기엔 어두운 내용이 많이 담겨있다. 90년대, 그 시절에도 이미 올드해진 이야기들을 툭툭 시크하게 던지니 (90년대 말에 VCR을 고집하고 상담하는 정신과 의사도 유사과학 신봉자) 주인공이 어딘지 제 정신이 아닌 사람인 게 표가 난다. 시트콤 속의 패션너블한 부잣집 미녀 상속녀로만 보긴 애매.... 하지만 소란스럽고 정신 없는 90년대와는 매우 어울리긴 하다. 여기에 잔가지를 이리저리 뻗어서 연상작용으로 끌고 오는 이야기도 너무 많다. 언급하는 예술 이야기는 겉핥기 식이라 독자를 위한 배려인지 인물이 알맹이가 없다는 걸 말하는지 (둘다겠지) 한심하기도 했는데 비정상적인 관계를 고집하는 나이 많은 애인은 클린턴, (모니카 르윈스키가 성인용 컬러링 북을 냈더라;;;), 따따따 말 장난에 어쩐지 주종 관계인 주인공과 리바는 길모어 걸스와 프랜즈가 생각난다. 아무리 뉴욕, 젊은 독신 이야기에 자유분방한 사생활 이야기가 나온다고 해도 이젠 이십 년도 더 먼 옛날 이야기다. 그러니 조금은 울적해진다. 2000년은 나에게도 새 희망과 절망, 불안의 삼박자로 미치고 팔짝 뛰던 해였다고. (난 나이퀼 까지만 갔었지만)  


갱생 동면 프로젝트를 준비하는 과정이 곤도 마리에 식이라 재미있기도 했고 석달 동면 (정확히는 봄방학?)에 규칙적 수면 (사흘;;;) 비타민과 운동도 챙기고 예전 우울증 시기와는 다르게 개인 위생도 신경쓰는 게 코메디 같다. 하지만 이거 어떤 수면유도 주사인지 ... 뉴스에 종종 나오는 연예인들 맞는다는 그 주사 비슷한 건데. 이렇게 석달, 백일쯤 갇혀서 미국인의 완전식 '피자'만 먹다가 커피도 끊는 새인간이 된다는 설정이 한반도의 곰보다는 나은 조건인 건 분명하다. 이렇게 해서 맞이하는 세상은 2001년 곧 911의 뉴욕이란 게 큰 아이러니. 


그리고 그 날. 그 일. 


Things are alive. She is beautiful. 이라고 되뇌이는 주인공의 마지막 몇 문장을 읽으면서는 여지껏 (그래 이건 과거의 일이고, 소설이고, 이렇게 씁쓸한 코메디로 쓰는게 이 작가의 스타일이야 라지만!) 재미있게 읽었지만! .... 참지 못하고 욕을 내뱉고 말았다. 영어책으로 읽었으니 영어욕.

WTF 


그런데 지금, 거의 20년이 더 흘러서 미국 대통령이 트럼프다? 재선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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