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94/400. 내 그물로 오는 가시고기 (조세희)

'난쏘공'의 연작 소설로 장남 영훈이 은강그룹 회장의 동생을 칼로 살해한 후 벌어진 일들을 은강그룹 회장 아들의 시선으로 그리고 있다. 이십대의 자본가가 바라보는 '더럽고 냄새나는' 노동자들의 비논리와 어거지 주장들. 하지만 그도 악몽에 시달리다 깨서는 '사랑으로 얻을 것은 하나도 없'다고 약한 모습을 감추려 애쓴다. 작가 이름과 난장이 언급을 보고서야, 연작이겠구나 싶었지만 '난쏘공'에서 만큼 강한 인상은 받지 못했다. 어쩐지 붕뜬 일본 소설 번역을 읽는 기분이었다. 하지만 '난쏘공' 연작들도 내 기억과는 다르게 너무나 형이상학적인 소설이었고 작가 조세희가 현실을 그려내는데 무력감을 느껴왔다는 것을 황석영 작가의 해설을 읽고서야 알았다. 하지만 '절망에 빠지지 말라'고 지금은 아무도 젊은이들에게 이야기 할 수 없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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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1/400. 몰개월의 새 (황석영)
명단편선은 한국사의 흐름을 함께한다. 이제 60년대말. 주인공은 몰래 다녀온 서울에서 그리운 이들을 만나지 못했고 접대부 미자씨의 배웅을 받으며 베트남 파병길에 오른다. 오뚝이 인형과 몰개월(물개울로 오독함;;;) 모두 작가의 경험이었다고 한다.

392/400. 입석부근 (황석영)
스무살 청년 황석영의, 그것도 53년전 작품이라고 믿기지 않는다. 숨막히고 아름답다. 암벽을 오르는 청년의 가뿐 숨소리와 팽팽한 자일, 등 뒤의 하늘과 차가운 바람이 나를 감싼다. 최고의 소설.

393/400. 줄 자 (황석영)
가난한 소시민이 악착같이 저금하며 결혼 6년만에 자기 집을 지었다. 며칠후 찾아온 이웃집 주인은 이것저것 트집잡으며 법을 들먹이고 경찰은 줄자로 측정한다. 지친 주인공은 까짓, 구류를 살겠노라 말해버린다. 법, 회사, 소송을 언급하며 으름장을 놓는 이웃집 사내는 어디나 있다. 이런것들은 불사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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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0/400. 도련님의 시대 3권 (아사다 지로/세키가와 나쓰오)

쇼세키가 소심한 생활인으로 출연하는 메이지 문인시대 5부작. 이번 3권은 다쿠보쿠 이시카와 하지메 편이다. 그는 20대 후반에 동경에서 생을 마감했는데, 결혼식에도 결석하고 돈만 생기면 유곽에 드나들고, 읽지도 못할 서양 책을 덜컥 사고, 유럽 문화를 흉내낸 고급 살롱 모임에 기웃거리는 한심하지만 격변기의 흔들리는 청춘이다. 그의 작품이 번역되어 있는지 모르겠고 (찾지 못했다), 이 책에서도 단카 (짧은 노랫말) 정도만 잘 지었다고, 그의 허세, 낭비, 그리고 기대보다 낮은 문학 재능을 쯧쯧 거리는 그림과 문장으로 표현한다. 하지만 이 책 전체를 이 한심한 인간을 표현하느라 쓴 이유는 있겠지. 어쩐지 그가 80년대 학과 사무실의 그...선배....랑 닮은 것도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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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부만두 2015-11-08 15: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표지 그림이 다쿠보쿠의 스무(ㄹ세)살 모습... 인데 초딩 같음
 

389/400. 또리네 집 (장차현실)

다운증후군을 가진 딸 아이와 터울이 큰 막내 아들, 그리고 재혼한 연하의 남편과 함께 '사는' 만화가 장차현실 님의 가족 이야기. 10년 가까이 '개똥이네 집'에 연재했던 만화라고 하는데 이번 달 호에도 역시 또리네 집의 새 이야기가 실려있다.

장애를 가진 아이를 키우는 일은 상상할 수 없을 만큼 힘든 일이겠지. 그 부모들에게 미래는 그저 나이 든 아이들과 아직, 계속, 그래도, 손 잡고 함께 있는 것. 장애우들의 직업 훈련소를 중학교 내에 설치하는 문제에 학부모의 반대가 심하다는 뉴스를 봤다. 다름을 인정하고 포용하고, 함께 살아가는 사회....가 바람직 하겠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큰아이의 중학교, 고등학교에 특수반이 있었고, 그 아이들이 꽤 험한 대접을 (또래 아이들한테) 받았다고 알고 있다. 답은 모르겠고 가슴이 답답하다. 다른 이들의 목소리를 듣고 이야기를 듣는 일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우선은. 또리네 집의 이야기는 무척 솔직하고 강하고 생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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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8/400. 결혼식 전날 (호즈미)
깔끔하면서도 따뜻한 여운을 남기는 단편만화집. 아껴읽고 또 읽고깊은 책. 전체를 감싸안는 주제 `가족` 을 생각해본다... 호즈미의 다른 작품 `소르시에`를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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