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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엔 사교육이 심하지 않다? 사교육은 한국적 이기심이 만든 고질병이다? 그곳에 살 적에도 다시 한국에 돌아와서도 그런 말들은 믿지 않는다. 내가 보고 들은 것만 해도 기가 질렸기 때문이다. 아이의 방과 후, 특히 여름방학의 스케쥴은 온갖 캠프와 학습으로 꽉 채워지고 읽기와 수학은 튜터를 들이고 악기와 운동은 대입을 바라보며 장기적으로 가르치고 각종 콘테스트나 학교 경진대회 준비도 기가 막힌다. ... 물론, 시키는 엄마들은. 아이들이 알아서 공부 잘만 하는 일부 가정에선 (내 친구 P님의 경우) 덜 챙겨도 진학은 너무나 쉽게 한다. (물론 남의 눈이니 그렇게 보이겠지요)

 

한참만에 이어 읽는 '부모로 산다는 것'의 4장은 어떻게 가르칠 것인가, 사교육 전쟁의 묘사와 부모들의 고충을 늘어놓고 있다. 집안 경제 사정에 비해 과하게, 하지만 아이를 사랑하니까 (라고 주장하고, 불안감을 감춘다) 이런 저런 교육을 시키고 있다. 주말과 방학이면 더 바쁜 아이들. 초월하기가 힘든 아이 문제.

 

오늘 막내는 한자 급수 시험을 본다. 6학년 쯤 되면 수학이나 영어에 시간을 더 써야 '맞는' 일이겠지만 어쩌다보니 한자를 아직도 하고 있다. 한자학과를 가려고해도 수학과 영어 점수가 나와야 갈 수 있다고 얘기했지만 아이는 재미 삼아 (?) 서당에 간다. 그리고 토요일 낮은 나의 카페 독서 시간. 옆 자리의 엄마들의 불안에 찬 수학 선행과 국어 논술, 구평과 수능 이야기가 강렬한 BGM으로 나를 감싼다. 큰 아이를 대학에 보내고 보니 저런 걱정들이 다 부질 없다....싶다가도, 그런 준비를 비웃고 제대로 안 해서 아이가 고등학교에서 얼마나 고생을 했는지 생각도 났다. 그러니까, 공립 고등학교에서는 딱히 아이들을 가르치거나 챙겨주지를 않더라. 학원에 맡기고 부담을 던 것인지도 모른다. 각개전투, 라던가?  그러니 슬슬 중학교 준비를 해야하는 막내는 영어 학원을 알아봐야 하고, 수학 진도를 점검해야 하고, 한국단편선 독서 논술도 챙겨야 하는데 이 녀석은 서당에 갔네. 엄마는 책을 읽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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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yche 2018-08-26 00: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흠... 유부만두님의 친구 p가 저를 말하는거 겠죠? 사실 솔직히 말하면 두딸들의 경우 거저 보냈다는 말이 맞긴 하네. 그래도 10학년 끝난 여름방학때 sat 시험을 위한 학원은 다녔지.
아이둘을 보내 본 결과 미국의 사교육은 완전 끝에서 끝이라고 할 수 있는 듯. 한국 엄마들 저리 가라 라고 할 정도로 어마어마하게 시키는 사람들과 한개도 안시키는 사람들까지. 보통은 그 중간 어딘가에 있지. 엄청 많이 시켜서 좋은 대학을 가는 아이들도 많지만 또 역시 과외한번 안하고 악기, 운동 없어도 멀쩡히 대학 가는 아이들도 많다는 게 한국과 다른게 아닐까 싶어. 한국에서는 아무리 안해도 중학교쯤 되면 영어,수학 학원은 다녀야 한다더라구. 뭐 교육에 대해 말을 시작하면 길어지니 오늘은 이만.

유부만두 2018-08-26 11:26   좋아요 0 | URL
미국은 워낙 넓고 사람도 많아서 사교육의 강도나 종류도 많지만 ‘자기주도형 학습‘ 하는 사람도 많죠. 하지만 한국은 차선이랄까, 숨돌리기를 할 여유가 없어요. 우루루 ..... 몰려 움직이고 강도는 점점 세지기만 하죠.

큰애 때 나름 신념을 가지고 사교육을 안하려다...덜 하다가...지나고서 아이를 너무 고생 시켰구나, 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애가 무던해서 그냥 견뎠겠구나, 하지만 학교 수업 때 자기만 처음 듣는 내용이라 얼마나 힘들었을까, .. 사실 미안한 마음이 들어요. 그런데 막내는 남들 보다는 안 시키지만 이리저리 들리는 이야기에 겁을 먹고 있어요. 중학교 부터 진짜다, 라고들 하는데 너무 싫고 짜증나고 이젠 늙어서 기운도 없고....에휴.... 답이 안보여요.

책읽는나무 2018-08-26 07: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같은 6학년 아이를 둔 엄마 마음 불안하게 왜이러십니까?ㅋㅋ
울집 농띠 따님들은 늘 말로는 세상에서 가장 열심히 공부할 것처럼,너무 노는 것 아닌가?싶어 이제 중학교 가면 너희들은 세상이 달라진다?고 일장 연설을 하면 열심히 공부해 보겠다고 말로만 늘 비장해요ㅋㅋ
가끔씩은 중학교 가서 얘네들 어떻게 견뎌낼지?걱정이 많이 되긴 합니다.얘네들 실력을 알고 있는지라ㅋㅋ
그러다 큰아이의 삶을 유추해 봤을때 초중 다 필요 없고,고등 성적 한 방이구나!!를 크게 깨달은 바가 있어 둘째들의 선행 시기를 자꾸 미루게 됩니다.
미루다 보니 시간이 좀 남아있길래 어젠 둥이들이랑 다음 달에 있을 수학여행때 입고 갈 옷 사다 놓기 선행 쇼핑을!!! 그것도 비 오는데 우산까지 쓰고 나가서~~흠흠

큰 아이때나 작은 아이때나 선행을 포함한 모든 공부를 시키는 것도 아니요?안시키는 것도 아니요? 용기가? 없어 그 중간선에서 어정쩡하게 행동하는 부모인 것 같아요.
어정쩡하게 한 순간 갑자기 아이들의 미래를 생각하다 보면 긍정적인 모습보다 부정적인 결과들이 상상되어 마음이 얼마나 불안해 지는지ㅜㅜ
그래서 늘 저는 용기 없는 어정쩡한 부모라고 생각해요ㅋㅋ

이와중에 만두님의 아드님 한자 서당수업은 부럽네요.
6학년 남자 아이의 입에서 한자말로 풀이해 주는 모습!!! 상상하니 좀 멋진 것같아요.^^
아이의 공부시간?은 곧 엄마의 휴식시간!! 그것도 부럽습니다ㅋㅋ

유부만두 2018-08-26 11:32   좋아요 0 | URL
막내는 저에게 한자말 풀이 같은건 안해줍니다. 그저 재밌다고 이상하게 생긴 한자들을 쓰고 보여주며 ‘엄마 이거 모르지?‘ 라고 약올리기만 하죠.

큰아이가 우리말, 특히 한자어에 고생을 해서 막내는 어휘력을 키우라고 4학년 때 한자 서당에 등록시켜 주었는데 급수 따는 재미와 친구들이랑 컵라면 먹는 재미로 계속 다니고 있어요. 하지만 어휘력은 독서를 제대로 해야 늘어나는 거드라구요? 하하하 수학도 하고 영어도 하고 그래야 하는데 .... 오늘도 늦잠 자고 일어나서 웹툰을 보느라 지금 조용하네요.

북극곰 2018-08-28 10: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토요일마나 아침 일찍 7시에 일어나서 한의원에 침 맞으러 다녀요. 근데 그 때 학원버스가 돌더라고요. 중학생들 같아 보이는데, 버스에서도 다들 책에 코를 박고 있더라고요. 너무 안스러웠어요. 그 시간에 밥이나 먹고 가는 건지.

그나저나 우리 아들도 어휘가 너무 약해서 한자학원 보내려고하는데, 머리가 커서 그런가 사춘기라서 그런가 다 필요없고 다 귀찮다하네요. 말꺼낸지 일년인데 이러고 있는 엄마가 문제인건지.
운동이라곤 농구 방과후 하나 하는데 그것말고는 체력을 길러줄 곳도 마땅찮아요, 친구들이 없어서. =.=; 어혀... 무튼 이 노무 교육현실을 말하믄 댓글도 다 길어지는구만요.

유부만두 2018-08-29 09:53   좋아요 0 | URL
그렇죠. 교육현실은 정부정책과 묘하게 엇갈리고 점점 복잡하게 가는 것만 같아요. 둘째지만 첫째 때 경험이 소용이 없네요. 어려워요.

책을 많이 읽히고 싶지만 게임과 웹툰을 좋아라하고요, 자기 주장이 강해서 스웩~ 있는 중학생이 될 것만 같은 막내는 이제 제 키를 따라잡았고요. 한자부심이라도 지켜라, 라며 지켜보고 있어요.
 

조금씩 떼어 읽고 있는 '부모로 산다는 것'에는 아이와 어른의 불화는 대부분 양쪽의 시간 인식 차이에서 시작한다고 나온다. 어린이들에게 미래는 불확실 하거나 존재하지 않는다. 그저 지금, 여기만 있다. 지금 참고 나중에, 라는 말은 '마시멜로 실험'에서 중요한 인격 테스트 처럼 보였지만 (이것도 정확한 실험이 아니라는 발표가 있다. http://news.ebs.co.kr/ebsnews/allView/10909664/H) 아이들에게 지금보다 중요한 순간은 따로 없다. 다만 그 불확실 하고 경험하지 못한 미래,라는 것을 믿게 할 어른의 일이 중요할 뿐이다. 지금 여기 나와 함께 있는 아이에게 집중해야 한다. 하지만 이 말은 아이의 일거수 일투족을 졸졸 따라다니며 간섭하거나 내 생활 모두를 희생하라는 뜻은 절대 아니다. 다만 아이의 현재에 촛점을 맞추면 실은 많은 것들이 참을만 해진다고 한다. 지금 늦잠 자는 아이도 ..... 소리 지르는 대신 몇 분 예쁘게 봐 줄... (이건 아님)

 

3장의 이야기, 입양한 딸 미셸의 장애와 방황, 그리고 출산 후 사망을 겪어낸 샤론은 예순다섯의 나이로 세살배기 손자 (라지만 혈연관계는 없다) 캠을 온 정성을 다해 키운다. 그저 주는 '선물의 사랑'을 기꺼이 해내며 사랑하며 사랑을 배우는 '필요의 사랑'을 하는 중이다. 아이를 키우며 내 안의 아이를 들여다 보고 다시 불러내기도 하고, 더 나은 사람이 되도록 애쓴다. 아침에 샤론의 이야기를 읽으니 마음이 날씨만큼이나 뜨끈해진다. 덥다고 마루에서 요 따로 이불 따로, 베개도 저 멀리 두고 (아직도) 자고 있는 아이를 쳐다보며 읽자니 아이가 이뻐보이네? 막둥이, 학교 가자. 엄마가 어제 끓여 식혀둔 보리차에 얼음 넣어서 챙겨줄게. 야! 내가 너 사랑하는데?! 좀 일어나자?! 그리고 엄마한테 뽀뽀 도 좀 해주고 그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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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발머리 2018-07-04 09:4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전... 식혀놓은 보리차를 아침에 살짝 살얼음이 생기게 얼려서 학교에 보냅니다.
보리차가 반가워요.
아침에 막둥이가 엄마에게 뽀뽀를 하고 학교에 갔는지 궁금하네요^^

유부만두 2018-07-05 09:24   좋아요 0 | URL
뽀뽀 해줬지요. 엄마가 강제로 받아냈지요. ^^ 오늘도요.
그게 뭐라고 힘이 납디다.

그리고 전 얼라가 팽개치고 간 .... 집안 난리를 뒷수습 중이고요.

아, 오늘도 덥겠네요. 살얼음 보리차 한 잔 치얼스, 하고 우리 건강 챙겨요!
 

 2월에 사서 초반을 조금 읽다 둔 걸 꺼내서 마저 읽었다. 젊잖다. 중고생 사춘기 격동기의 독자를 겨냥했다는데 호수처럼 고요하고 산새 소리 들리도록 평화롭다. 글은 단정하고 깨끗한데 그렇다고 고리타분하거나 틀에 박히지 않다. 멀리 보고 지금을 참아라, 라고 하는 대신 길게 보고 성급하게 판단하지 말라고, 무엇보다 자신을 소중히 여기라고 말해준다. 틀에 박힌건가?

 

청소년 대상 도서라고 쉽고 가벼운 문장을 쓰는 대신 제대로 된 언어로 마음을 건네고 천천히 생각하게 도와준다. 이 책을 청소년들이 어려워하거나 힘들어해서 완독하지 못하리라 예단하는 내가 꼰대다. 아이들은 독립하는 중이고, 성장하고 있다. 예전의 아기 시절 모습을 붙잡고 애틋해하는 엄마 아빠들이 문제다. 부모들도 좀 달래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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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로 2018-03-29 09: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부모들 달래주는 책은 유부만두 님이 써줘요~~~~!!

유부만두 2018-03-29 19:09   좋아요 0 | URL
제 맘도 못달래는 바본데요?

단발머리 2018-03-29 16: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맞아요!!!
부모들 달래주는 책은 유부만두님이 써 주세요~~!!! 주세요, 주세요!!!

유부만두 2018-03-29 19:09   좋아요 0 | URL
친구님들 왜이러시는지 몰라요. 몰라요. 저 좀 달래주시라요.

psyche 2018-03-30 22: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도 여기서 조르면 되는 건가? ㅎㅎ 부모 달래주는 책 유부만두가 써주세요 주세요 주세요!!!!

유부만두 2018-03-31 08:18   좋아요 0 | URL
언니는 내가 얼마나 징징대는 엄마인지 다 아시면서 .... 언니님이야말로 뭔가를 풀어내실 분 아니신가요? ^^
 

햇볕이 좋았지만 패딩을 포기하기는 어렵다. 바람은 옷을 파고 들고 몸은 작년과 올해가 다르다. 카페에서 볕이 잘 드는 자리에 앉아서 새책을 시작한다. 벌써 사춘기 관련 서적을 막내 때문에 다시 읽게 되다니. 하루가 다르게 쑥쑥 크면서 거칠게 삐죽거리는 아이. 이제 그 말랑거리는 예쁜 아가는 만나기 어렵다. 아가는 혼자 살아갈 연습을 하는 중이다.

 

이 책은 사춘기를 겪는 아이를 둔 부모들 대신 직접 청소년, 아마도 중학생쯤, 에게 직접 이야기를 건네고 있다. '너의 몸은 이렇게 자라고 있다. 네 머릿속은 이런 상태다. 가수 덕질은 하지말아야할 이유가 없다' 등. 하지만 이런 정도의 문장을 잘 읽어낼 중학생, 혹은 고등학생이 많을까. 책은 재미있는 만화가 곁들여 있지만 결코 가볍게, '즐 사춘기염'하고 읽어낼 책이 아니다. 아이들 입장에서 엄마와 아빠들이 읽을것만 같다. 아마도 나 같은. 그렇군요. 내 아이 발이 어쩐지 저보다 크더라고요. 키는 아직인데. 오늘 알았습니다. 아이 뇌의 시냅스 가지치기 진행중이군요. 요즘 게임을 너무 많이 하는데 그건 좀 지켜보겠습니다.

 

만나자 마자 막내는 배고프다고... 아, 그렇구나. 먹어야 하는구나. 몸에 단백질과 몽골의 향신료 기타 등등을 넣어주겠다. 논산의 형아 몫까지 먹으렴. 그리고 쑥쑥 자라렴. 엄마보다 아빠보다 더 커라. 그래서 네 여친은 하이힐도 맘껏 신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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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yche 2018-02-27 01: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논산 형아 몫까지라고 하니 가슴이 찡

유부만두 2018-02-27 08:09   좋아요 0 | URL
정말 두 사람 몫을 먹더라고요. 얘가 크려는지 요새 먹는게 장난 아니에요. 찡할 틈이 없죠. ㅎㅎ

북극곰 2018-02-27 10: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리 아들은 2학년때 너무 무섭게 먹길래 좀 덜 줬더니, 그 이후로 폭풍처럼 먹어대는 식성이 안 돌아오고 있습니다. 지금은 아주 말랐어요. ㅠㅠ 다시 폭풍 식욕이 돌아오면 미친듯이 먹여주마 하고 기다리고 있는데, 아직은 오지 않고 있네요. 저거 양꼬치입니꽈? 너무나 먹고 싶은 비주얼이에요. =.=;;;


유부만두 2018-02-28 09:02   좋아요 0 | URL
양꼬치 입니다! 아주 맛있어서 칭타오 생각이 절로 났지만 참았어요. ^^
아이들 식성은 왔다 갔다 하는 것 같아요. 저희집 막내도 한동안 안먹어서 걱정이었는데 요즘은 잘 먹어요. 이게 다 키로 뼈로 갔으면 좋겠어요.
 

생쥐기사 데스페로의 작가 디카밀로가 지난주 신문 칼럼에 동화가 조금 슬퍼도 괜찮다고 썼다.
http://time.com/5099463/kate-dicamillo-kids-books-sad/

이 글은 맷 데 라 페냐의 지난 칼럼, 아이들에게 어두움을 얼마나 이야기해도 되는지 묻는 글에 공감을 표하는 답장이다.
http://time.com/5093669/why-we-shouldnt-shield-children-from-darkness/

데 라 페냐의 그림책 Love 는 거실에서 부부싸움 하는 부모를 피해 피아노 아래에 강아지와 함께 숨은 어린이를 그려서 어른 편집자들을 불편하게 만들었다. 데 라 페냐는 ‘상처와 고통으로부터 어린이들을 보호하려 신경써서 애쓰는 대신 아이들이 아픈 경험을 잘 통과하도록 돕는 게 동화 그람책 작가의 일이라고, 이야기하고 안아’줘야한다고 했다. 초등학교 강연에서 그의 그림책 낭독을 듣고 3학년 소년이 자발적으로 죽음과 애도의 경험을 속에서 꺼내 이야기하며 눈물을 흘렸다. 감정을 표현하고 스스로 정리해내는 아이들의 순간을 위해, 그 성장을 위해 작가들은 아픈 이야기를 쓴다.

공감한다. 그 단계에 어른이 고나리질 하지 않으며 함께 해주면 되는 거다. 디 카밀로는 세상에 대한, 어린이 독자들을 향한 믿음과 사랑으로 세상에 벌어지는 슬픈 일들을 동화에 쓸 수 있다고, 그래야한다고 말한다. 자신의 어린시절, 계속 아팠고 아버지는 가족을 버렸지만 자신은 성장했고 그 경험을 강연에서 아이들과 나누며 용감하게 견디며 성장하는 것의 의미를 깨달았다고도 했다. 그 예로 우리는 E W 화이트의 명작 ‘샬롯의 거미줄’을 계속 읽는다. 샬롯이 다시 살아나지 않는다해도 이야기가 주는 세상과 생명에 대한 믿음, 사랑을 읽는다고. 그 이야기를 들은 어린이들은 자신의 아픈 이야기를 나누며 용기를 얻고 그 말을 작가 손을 꼭 붙잡으며 한다니. 또 그 어린이들의 말 한마디에 감동받고 흔들리는 어른 작가들! 얼마나 아름다운가!!!

그래요, 동화 작가님들! 열심히 써주세요. 아프고 슬프고 힘든 이야기들을, 아이들이 용기를 갖도록요. 아픈 기억을 속에만 담고 썩게 하지 않고 아야기에 공감하고 울 수 있게요. 이야기 속에 꼭 들어가셔서 아이들 손 잡아주시고요, 애들만 내버려두진 말아주세요. 너무 나쁜 어른은 그래도.... 넣지 말아주세요. 죄송해요, 엄마라 그런가, 아이들이 안다치면 좋겠어요. 아파도 조금만 아프고요. 주문이 많지요...? 계속 열심히 읽을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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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이야 2018-01-17 08: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들과 어린이책을 함께 읽던 시절이 떠오릅니다. 어린이책 중 좋은 책들이 참 많지요. 온갖 종류의 슬픈 감정을 공유하며 성장한다고 해요. 그래도 유부만두 님 말씀처럼 아이들이 덜 상처 받고 덜 아프면 좋겠어요. 정말. 흐리고 차분한 아침입니다. 좋은하루~^^

유부만두 2018-01-18 08:48   좋아요 0 | URL
전 어린이책 읽는 재미를 요즘 더 느껴요. 애랑 읽기보단 제가 좋아서 읽고 있어요. 어른이니까 완전 어린이 눈으론 못 읽어도 멋진 동화책은 ‘정화’ 시키는 힘이 있는지 많이 위로 받아요.

이제 미세먼지나 황사 없이 따뜻한 날은 어려운가봐요... 프레이야님, 건강한 목요일 보내세요.

책읽는나무 2018-01-17 10: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동화책을 되새겨 읊어주는 만두님의 리뷰가 좋아요^^
괜스레 동화책을 읽어보고 싶단 생각이 들곤 하는데 내 책도 가득 밀려서리....ㅜㅜ
바빠요 바빠!!!
그래도 만두님의 서재를 통해서 올라오는 동화책들로 흐뭇한 마음 담고 갑니다.
계속 써 주세요.
계속 요구해 주세요^^

유부만두 2018-01-18 08:32   좋아요 0 | URL
그쵸! 바빠요 바빠!!!
그래서 제가 ‘제2의 성’을 못 읽어요 (????)

제가 매일 아침 포스팅 하느라 헥헥;;;; 없는 글솜씨에 진땀을 흘리고 있습니다. ^^

psyche 2018-01-18 10: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디카밀로가 쓴 답장 읽으면서 눈물이 찔끔. 저기 나온 책들 바로 도서관에 홀드 걸었네. 유부만두가 동화작가들에게 한 부탁에 공감 만배! 특히나 너무 나쁜 어른은 넣지 마시고, 아이들이 아파도 조금만 아프게 이부분은 더욱!

유부만두 2018-01-18 08:34   좋아요 0 | URL
저도요! 디카밀로나 데 라 뻬냐나 어린이들 말에 귀 기울이고 맘을 헤아린다는 게 느껴져서 좋았어요. 아 착하고 좋은 사람들! 칼럼도 좋았구요. 우리 열심히 읽어요! ^^
몸만 눍었지 머... 맘은 ...

psyche 2018-01-18 10:48   좋아요 1 | URL
나는 디카밀로의 데스페로나 에드워드 튤레인도 좋지만 Because of Winn-Dixie 제일 좋아해. 내가 손꼽는 어린이 책 중 하나.
Love는 새 책이라 그런지 퍼블릭 라이브러리에는 없고 카운티 라이브러리에 홀드 걸어놓았는데 기대중!

유부만두 2018-01-20 22:54   좋아요 0 | URL
LOVE는 주문해도 받기까지 시간이 좀 걸릴거 같아요...
언니의 리뷰를 기다릴게요.

그렇게혜윰 2018-01-17 12: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대만 온제 가세요?? 어디어디 가시나 궁금해요^^

2018-01-18 09:3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01-17 13:3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01-18 08:3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01-18 12:59   URL
비밀 댓글입니다.

라로 2018-01-17 15:4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신기한 여행은 작년 여름 해든이가 저희와 처음으로 떨어져서 조부모와 13개 미국 주 여행을 했을때 제가 들려준 책이에요!!! 눈물 글썽~~~

아! 그리고 샬롯의 거미줄은 제가 영어를 본격적으로 배울 때 처음으로 읽어낸 장편(?)이라지요. 덕분에 영어 읽기에 자신감도 가졌고 즐거움도 느낀... 빚이 있네요. ^^;;

유부만두 2018-01-18 08:41   좋아요 0 | URL
동화책은 읽은 사간과 동행인(?!)에대한 추억을 더 만들어주는 듯해요! 막둥이의 모험에 책이 함께 했나요? 전화로 책 읽어 주신거에요? 와우!!!!

라로 2018-01-18 10:31   좋아요 0 | URL
설마 제가 그랬을라고요. ㅎㅎㅎㅎ 저는 무지 게을러요. 아들에게 이주가 넘는 시간동안 전화 딱 두번 했어요. 첫날하고 마지막날. ㅎㅎㅎㅎ
하지만 저 책을 골라서 여행가방에 넣어줬지요. 저 책이랑, 스케치북이랑, 일기장이랑, 등등 저 책은 시어머니랑 잠자기 전에 읽었데요. 여행을 왔을 때는 다 읽었더라고요.
유부만두 님은 막내 여행가면 전화로 책 읽어주는 엄마 일 것 같아요!!!

유부만두 2018-01-19 08:41   좋아요 0 | URL
하하하....그럴리가요! 여행 가방에 책은 넣어 주고, 넣어 가긴 합니다만 ...
일단 아이가 따로 간 여행은 아직까진 학교 수련회였는데요, 전화도 안주고요, 문자도 없었어요. ㅜ ㅜ 나쁜 녀석. 엄마 맘을 몰라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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