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물관 전시물 중에서
기억에 남는 '소꿉도구'. 은으로 세공된 물건들로 크기는 손가락 길이 정도다.
대한제국 시기의 것이라는데 실제로 어느 귀한 아기씨가 갖고 놀았을지, 그냥 장식용으로 만들어 놓은 것인지는 알 수 없다. 예쁜 물건들인데...아주...
전시실을 돌아다니다 어느 젊은 아빠가 초등 1학년 쯤 되어 보이는 아이에게 하는 말이 들렸다.
"야, 여기 보이지? 여기!
광.해.군. 일. 기.
야, 광해군도 어! 일기를 어! 썼대쟎아. 그러니 너도 매일 일기를 써야해. 알겠지?!"
아이고...설마....
광해군 일기를 광해군이 매일매일 ...쓴 그 일기로 알지는 않겠지?
설마, 아빠가 농담을 한 거겠지? 그러거나 말거나 그 꼬마는 전시실을 바삐 돌아다니느라 아빠 말은 듣지도 않은 것 같았다. 만약 들었다면, 농담으로 들었어야 하는데...
개학 준비를 하려고 (하루 전날 밤 10시에) 아이 신발주머니를 열었는데,
우와! 이런 시커먼 실내화가 나왔다. 게다가 찢어져있었....이미 문구점은 닫은 시간이고.
할 수 없이 실내화를 하루만 더 신어라, 하면서 닦아주었다.
힘주어 문질러도 오래 묵힌 때는 어쩔 수가 없다.
하긴, 지난 학기 동안 아이가 실내화를 주말에도 가져오질 않았구나.
개학이다! 새학년이다!
아이 둘이 아빠와 등교하고 나니, 오랫만에 커피를 컴퓨터 앞에 앉아서 마실 수도 있다.
새시작이다!
내 앞에는 이런 책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