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서운 걸 못 보는 여린 성정인지라 (누가요?) 피해왔던 킹덤이지만 호평이 많아서 1주 늦게 시즌1부터 봤다. 


낮에 핸드폰 작은 화면으로 설겆이 하면서 봤더니 덜 무서웠고 이미 스포는 다 만난 후라 덜 무서웠다. 무섭긴 무서웠지. 몇 번이나 씻던 컵을 떨굴 뻔 했는지 몰라.


왜이리 현실이랑 겹치는 거지? 더 무섭...아니, 덜 무섭잖아. 특히 동래 부사.찌질하고 징징대는데 결국 줄 잘 서서 살아남는 그 사람. 


빠른 전개와 배우들의 호연이 있었지만 너무 급하게 몰아부친 느낌이다. 왜 이리 다 죽였어요? 세련되게 포장한 이야기지만 찜찜한 건 남는다. 그래봤자, 양반 따로 서민 따로. 내 처지에 왕족이나 양반에, 그들의 특권 같은 리더십에 감탄해봤자. 


연달아 봐서 시즌2가 조금 더 한국드라마 같이 보이기도 했다. 대사도 더 많고 더 많이 사과하고 용서하고 사연을 풀어놓고. 좀비들 옷도 좀 달라 보이고. 좀비, 죽어도 죽지 않은 괴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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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거리 보다 배우들!!!!
이 멋진 배우들이 함께 빚어내는 영상에 그저 빠져들었다.

칠레 판 ‘모래시계’나 ‘야망의 계절’ 같아 보이는데 원작 소설을 읽어야 진짜 이야기를 알 수 있겠지. 마술적 리얼리즘이 여기에도 조금 보인다. 전혀 남미 같지 않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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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로 2020-03-17 13: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토니오 반델라스 빼고,,^^;;

유부만두 2020-03-17 15:33   좋아요 0 | URL
왜요?!! 이 영화에선 정의롭고 혈기 왕성한 (게다가 아주 매력적인) 운동권 노동자로 나오는데요!
 

니콜 키드먼 주연 영화가 둘 나온다는데 다 ‘아내‘가 들어간 소설이 원작이다. 둘 다 사람을 죽이는 부인 이야기.

https://youtu.be/_8IV6YuSeOQ

https://www.slashfilm.com/my-lovely-wife/

예전 영화 스텝포드 와이프에서도 살인을 했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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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에서 '트로이' 영화를 찾아봤다. 예전에 본 영화인데 브리세이스 기억은 잘 안나고 아킬레우스의 몸매만 생각났더랬다. 이번엔 책을 읽은 직후라 이런 저런 영화적 각색이 흥미롭다. 


아폴로 제사장의 딸이 브리세이스며 신의 분노로 인한 역병은 트로이의 목마 직전으로 시간이 조정되었다. 메넬라오스와 아가멤논이 책보다 훨씬 일찍 죽는 걸로 봐서 감독은 이 덜 아름답고 덜 젊은 형제를 미워했나보다. 그에 반해 트로이 측 형제들은 젊고 아름답고 그들의 도시는 크고 화려하다. 영화에선 신들의 끝없는 개입이 지워지고 대신 아름다운 사람들이 펄펄 날아다니고 짱짱하게 맞서 싸우다가 죽는다. 도시에 불을 지르고 권력과 폭력에 취해 소리지르는 아가멤논은 언뜻 네로 황제 같은 느낌이다. 사랑을 찾아 브리세이스!를 부르며 혼자 역방향으로 달리는 아킬레우스는 어색하고 파트로클로스를 나약한 소년으로 그려서 아쉽기도 했다. 하지만, 그래도, 수천 년 후에 그들 영웅의 이름은 남아서 이렇게 영상으로 글자로 전해진다. 파리스역의 올랜도 블룸이 활도 잘 쏘고 반지의 제왕 배우 숀 빈도 나와서 잠시 내 상상은 '반지의 제왕'을 오갔다.


일리아스를 완독했고, 3월의 책 오뒷세이아를 시작했다. 영화를 찾아보는데 거의 70년 전 영화. 얼마전 사망한 커크 더글러스 주연. 칼립소 대신 키르케 (영화 자막에는 '서시'라고 표기함)의 비중이 컸다.키르케의 섬에서 돼지로 변하는 오딧세우스의 전우들.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에도 돼지 변신이 나오는데 역시 고전에 그 모든 모티브가 있는건가) 키클로포스나 바다 폭풍 장면은 옛스럽지만 재미있게 볼 수 있었다. 의상들도 제각각 짬뽕이라 우습기도 했고 야윈 몸매의 배우들이 영화 300의 스파르타인 같은 근육질이 아닌 게 눈에 띄었다. 그나마 거구의 배우로는 안소니 퀸이 나온다. 안소니 퀸을 아는 사람 = 나, 옛날 사람. 오딧세우스가 어찌저찌 우여곡절 끝에 20년만에 집에 거지꼴로 가는데 아무도 몰라봐도 늙은 개는 알아본다. 20년 넘게 장수하는 그리스 개님 만세. 이제 책을 읽어야지. 너무 나서고 설치는 오딧세우스에게 정이 가질 않는다. 딴집 살림 두 번이나 차린 다음에 오면서 부인에게 정체를 드러내질 않고 이몽룡 흉내를 내다니. 


남편은 내친김에 영화 한 편을 더 보겠다고 '미션 임파서블 6'를 찾아 틀었다. 그런데 영화 초반부에서 주인공이 기기가 들어있는 위장 도구 책을 받는데 .... 책이 글쎄 '오딧세이'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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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연 탕웨이와 '책'이 들어간 제목, 게다가 무료라고 해서 무료한 구월의 어느 날 봤는데 .... 아, 저 .. dvd 커버의 느끼한 남자의 얼굴로 모든 게 설명 되는 영화였다. 빨리감기(?) 로 건너 뛰면서 봤다.

 

아버지의 도박으로 깊은 트라우마가 있지만 자신도 인생 한방을 꿈꾸며 마카오 카지노에서 일하는 탕웨이는 우연히 얹혀사는 '언니'(카지노 동료 딜러이자 아버지의 옛 애인)의 집에서 채링크로스84번지 책을 보고 휙 창밖으로 던져버린다. 그러다 언니에게 꾸중을 듣고 (책은 귀한거야!) 홧김에 책을 멀리 멀리 영국 '채링크로스84번지'로 보낸다.

 

엘에이의 잘나가는 부동산 업자 남자 다니엘은 채링크로스 84번지를 읽다가 말을 거는 여자에게 '로맨틱하게' 응대하다 망신을 당하고 그 책을 영국에 보낸다. 탕웨이(지아오)는 중국어로, 다니엘은 영어로 쓴다. 그런데 두 사람의 편지가 서로에게 도착하고 .... 책 내용 처럼 둘은 편지를 주고 받으며 속내를 털어놓고 (각자 상대를 교수, 학생으로 상상하며) 결국 만난다....는 이야기.

 

 

채링크로스의 작가 탄생 100주년을 기념하는 북콘서트 장면도 나오고 마카오, 엘에이, 라스베가스, 런던의 풍경도 나오고 탕웨이가 나오지만 .... 보기 너무 힘들었던 영화.

 

 

재미있는 장면은 이거. 빚독촉 업자의 아이들이 여주인공 집에 쳐들어와서 난장판을 만들자 여주인공이 아이들을 혼내면서 벌을 준다. 한시 세 편 씩 외우라고, 안 외우면 안 재운다고 윽박을 지르면서. 요즘 논술 학원에서 시조를 배우는 막내가 생각났다. 매주 서너 편을 외워 가야 하는데 지난 번엔 두 시간을 더 잡혀 있다가 왔다. 안 외워지더란다. 외우기가 싫었대. 말도 이상하고 뜻도 모르겠고 옆에 친구랑 놀다 왔다고. (하아..... 청산은 유구하되 자식은 밥통이네)

 

탕웨이가 (맘 속으로는 다니엘을 떠올리며) 만난 남자가 바로 그 책을 읽고 있었다. 지적으로 보이고 차분해서 도박의 도시에 어울리지 않는다 여기며 마음을 주기 시작하는데, 역시나, 나쁜 놈이었다. 그런데 의외로 탕웨이가 이런 말을 한다.

 

 "남자도 그런 판타지 로맨스를 읽는 줄 몰랐네요"

 

그렇구나. 책으로 연결되는 인연은 판타지일 수 밖에 없겠구나.

알라딘은 판타지 월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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