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재 여고생 소설가 만화 '히비키'를 전자책으로 7권 까지 챙겨봤다. (어른이 되니까, 이게 좋아요. 만화를 내 맘대로 볼 수 있다!!!!! 하지만 만화 카페는 한번도 못가봤고요, 요즘엔 더 더 그렇지만 거긴 갈 용기가 나지 않아요.) 


별점 나쁜 영화 개봉한 줄 알고 있었는데 왓챠에 있기에 설겆이 하고 부엌 정리하면서 봤다. 만화의 3-4권쯤 나오키상, 아쿠타가와상 수상식 이야기까지가 영화에 담겨있다. 괴짜에 매우 폭력적인 여고생 (고1)이 원고지에 연필로 쓴 소설이 신인상을 타고, 1년 선배는 유명 작가의 딸인데 같은 동아리에서 친해지고 약간의 갈등이랄까, 경쟁심이 생길까 말까 하다가 아아 우리는 문학 안에서 만났지!!! 하는 학원물 같기도 하고 문학판의 성차별, 끼리끼리 문화, 어쩔 수 없는 '팔리는' 소설을 챙기는 출판사 ... 그리고 그리고 .. 


어쩌다 보니 또 출판사 이야기를 찾아 보고 있는 나. 나는 소설을 좋아합니다. 다이 스키. 


이 폭력적인 아이는 절대 비호감이고 이해가 되지도 않지만 이 아이가 후려 '갈기는' 상대는 젠 체하는 늙은 작가, 스토커 안하무인 남자 기자, 여고생을 깔보는 남자 신인 작가라 어째 좀 시원한 기분도 들었다. 영화는 만화책 이야기가 그대로 담겨서 별다른 것도 없는데 영화 보는 내내 소설이, 이야기가, 종이에 빼곡하게 담긴 글자로, 종이 책으로 한 장 한 장 넘기며 읽고 싶었다. 소설, 다이 스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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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진짜 적벽대전! 바람, 불, 물이 어우러져 폭발하는 역사의 한 장면! 


난 분명히 이 영활 본 것만 같은데 아니었다. 왜냐하면! 


조조 군내에 아픈 사람이 하나 둘 늘더니 심각한 전염병으로 되고 사망자가 늘어났다. 시신 처리를 고민하다 조조는 배에 시신을 실어 주유 진영으로 보내버린다. 적군의 시신이 실려오자 의아해 하면서 주유 진영에선 뭍에 내리고 (만지고) 모아두고 (만지고) 살피고 (만지고) 그러다 전염되고 (이제야 코와 입을 두건으로 가리고) 아픈 병사들을 따로 두고 (격리하고) 치료하며 시신들은 적군이지만 모아서 화장을 시킨다 (방역 처리하고). 삼국지에 이런 장면은 없었다. 잠깐, 적벽이 우한하고 가까운 곳인데 말이야....
(추가: 검색해보니 조조의 패인에는 당시의 역병이 있다고 한다. 좀 더 찾아 읽어봐야겠다.)




이 영화는 삼국지 내용을 충실하게 전달한다기 보다는 주유의 절대음감, 나빌레라 춤사위, 화염병 던지는 감녕, 높이 뛰기 선수 조운, 그리스엔 없는 야간 전쟁, 절세미인 소교의 (어쩌면 중국의 헬레네) 용기와 기지, 손상향의 용기와 .... 다 필요 없고 배신인듯 아닌듯 작전, 무엇이든 물어보세요 제갈, 배신자의 즉결처분, 안개와 휘장의 과한 미쟝센, 찾을 땐 없더라 화타, 망아지 이름을 '멍멍'이라고 지어서 한국 관객에게 혼란을 주는 소교 등을 만날 수 있다. 그에 더해서, 참패한 조조의 상투가 끊어지고 머리는 산발일 때, 아, '군도'의 강동원이야 말로 소교와 헬레네를 뛰어넘는 미모였구나, 다시 깨닫게 만든다. 


그러고 나니까, 조조를 공들여 해명하며 안타까워하는 이중톈 선생의 책이 조금 시들해졌다. 시댁 다녀오는 길에 동묘역을 지나면서 그래, 관우, 누가 뭐래도 관우가 최고라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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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로 2020-04-20 09:1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관우요!! 죽는 장면 읽으면서 울었어요!!ㅠㅠ 삼국지 하면 관우!!

유부만두 2020-04-20 09:39   좋아요 0 | URL
관우!
 

넷플릭스에 올라온 지브리 영화를 챙겨보고 있다. 부엌일을 할 때 틀어 놓기에 완전히 집중해서 보는 건 아닌데 어떤 것들은 예전에 보기도 했고 짧은 영상으로 익숙한 것들도 있다. 그중...


<귀를 기울이면>은 중학생의 생활을 중심으로 세계와 시간을 펼쳐낸다. 도입부부터 가슴이 쿵. 


Take Me Home Country Road to the Place I Belong ...


아 이 노래가 왜 여기서 나와.(서 사람을 울리고 그래) 

더하기 도서관 카드. 


아빠는 도서관에서 일하고 엄마는 대학원에 다니는 시즈쿠, 언니는 여름 방학이라 '활동'으로 시골에 가 있고 나른하게 늦잠도 자고 집안일도 거들어야 한다. 하지만 자유. 팝송 가사를 번역하고 책을 즐겨 읽는다. 그러다 도서관 카드에서 자주 익숙한 이름을 발견하고 일종의 경쟁심이 생긴다. 혼자만의 애틋함도. 같은 책을 읽는 동지애 같은. 


아빠의 도시락 심부름을 가다 엉뚱한 고양이를 좇아 낯선 동네, 신기한 가게에 발을 들이게 된다. 그 가게에서 어느 소년을 만나고 미래와, 여기가 아닌 (내가 속해야 할 다른 장소, 다른 시간)에 대해 더 더욱 고민을 키운다. 어쩌면 첫 사랑. 확실한 사춘기. 


마지막의 "결혼" 멘트만 없었더라면 더 애정할 뻔한 영화. 


<고양이의 보은>의 시작을 슬쩍 보여주는 디테일도 좋았고 시즈쿠가 언니랑 집안일 하는 영상이 좋았다. (청소하고 밥하는 장면이 이쁘다니..브이로그 보는 줄) 시즈쿠가 집중해서 글을 쓰는 장면, 그 열정이 마음 저리게 (알거든, 그 순간) 슬펐지만 (이젠 머나먼 과거) 유럽에 대한 일본인의 못이룬 사랑 설정 (모리 오가이 생각이 절로 났다)이 또 보여서 (만화책 나루사와는 맛있게 먹는 얼굴을 사랑한다 에서도) 식상했....어도 그래, 이 영화는 나 혼자 헤벌레 한 얼굴로 본 영화. 나만의 길티 플레져 3호가 되었다. 


시즈쿠의 엄마 아빠가 아이의 성장통을 여유 있게 지켜 봐 준 것이 인상 깊다. 다른 동네에 밤 늦도록 싸돌아다니는 중딩 아이, 공부를 놓고 엉뚱한데 신경이 팔려 저 멀리 달아나는 것 같은 아이. 


나는 시즈쿠 였다가, 시즈쿠 엄마로 변신할 시간이 왔다. 


힙합하느라 늘 어깨가 들썩이는 아이, 영화 비평 유투브를 챙겨 보느라 나랑 90년대 영화도 얘기하는 아이, 삼국지 캐릭터중 '태사자'를 맡고 있으며 이승만 욕을 꽤 디테일 하게 하는 열쩡의 중2 아이를 깨워야 한다. 오늘은 개학 2일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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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연 2020-04-17 10:2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하도 오래 전에 봐서 가물가물해요. 저도 짬날 때 다시 봐야겠어요. 근데 나는 시즈쿠였다가 시즈쿠 엄마로 변신할 시간_ 완전 가슴 저릿저릿해요 언니.

유부만두 2020-04-18 09:54   좋아요 0 | URL
그래도 우린 늘 맘으로 시즈쿠...잖아?
정말 가슴 저릿저릿한 영화였어요. ^^

psyche 2020-04-17 23:2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어 이거 넷플릭스에 있어? 옛날에 한참 좋아했었는데. 반가워라. 미국 넷플릭스에도 있나 봐야겠다

유부만두 2020-04-18 09:55   좋아요 0 | URL
언닌 아는 영화군요. 전 이번에 처음 알고 아무 정보 없이 봤는데
이런! 이렇게! 내 속을 흔들다니!!!! 잠시 내 중학 시절로 돌아갔었어요.
 

금요일 새벽에 공개된 영국 National Theatre 의 제인 에어 공연 영상 (2015). 한국에서도 개봉 되었지만 못 봤기에 손 꼽아 기다리고 있었다. 


단순한 무대 장치는 놀이터 정글짐을 닮았는데 이 무대로 제인 에어의 삼촌 네, 로우드 학교, 로체스터 저택, 샌존네 집 등을 모두 담아냈다. 열 명이 채 안되는 배우들이 무대 위에서 음악도 연주하면서 여러 배역을 소화해 낸다. 턱수염 풍성한 배우가 제인 에어 아빠 였다가, 로우드 여학생 이었다가, 역마차 승객이었다가, 로체스터 나으리로 나와서 (조금 웃었다) HD 클로즈 업 영상의 폐해를 깨달았다. 세 시간 공연 시간은 길게 느껴지지 않았다. 연극의 첫 대사와 마지막 대사가 의미 심장하다. It's a GIRL! 



왼쪽 두번째 사진 속 누워 있는 배우는 개 Pilot를 연기 중이다. 혼신의 힘을 다해 짖으며 뛰어 다니는데 그는 로우드 학교 교장 역할도 했다. 바뀌는 역할 마다 전혀 다른 발성과 몸짓으로 인물을, 동물을 전달한다. 


책을 3년 전에 읽었고 연극을 봤으니 영화를 빼놓지 말자. 주인공의 젊음은 더 강조되는 만큼 로체스터의 (적어도) 마흔 넘은 얼굴과 능글맞은 접근이 (여기서도 대사는 은근 시적인, 혹은 연극적인 느낌) 싫었다. 마흔 넘은 남자가 열 다섯 이상 나이 차이 나는 어린 여자에게 바라는 건 "다시 인생을 새롭게 시작"하는 것이다. 자신이 젊을 적 '실수'한 것은 (잘못이 아니래, 실수래) 아버지 탓이었고 이제 자신이 선택하고 새롭게 순수하게 시작하고 싶다고. 배우 소ㅈ섭 말고 로체스터 이야기. 부인을 가둬두고도 로맨티스트를 자처하는 놈 역할은 배우 패스밴더, 전 여친을 폭행한 남자가 맡았고. (한숨) 제인 에어 역의 미야 와시코브스카가 낯 익어서 검색하니 보바리 부인 영화도 찍었구나. 어쩐지 19세기 유럽 여인의 인상일까. 





같은 배우 때문에 영화를 혼동했던 적이 예전에도 있다. 오프라 윈프리와 대니 글러버 출연의 두 영화가 그렇다. 둘 다 흑인 여성의 고난사를 다루는 데 인종차별 더하기 흑인 '가족' 남자의 폭력이다. 첩첩산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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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서운 걸 못 보는 여린 성정인지라 (누가요?) 피해왔던 킹덤이지만 호평이 많아서 1주 늦게 시즌1부터 봤다. 


낮에 핸드폰 작은 화면으로 설겆이 하면서 봤더니 덜 무서웠고 이미 스포는 다 만난 후라 덜 무서웠다. 무섭긴 무서웠지. 몇 번이나 씻던 컵을 떨굴 뻔 했는지 몰라.


왜이리 현실이랑 겹치는 거지? 더 무섭...아니, 덜 무섭잖아. 특히 동래 부사.찌질하고 징징대는데 결국 줄 잘 서서 살아남는 그 사람. 


빠른 전개와 배우들의 호연이 있었지만 너무 급하게 몰아부친 느낌이다. 왜 이리 다 죽였어요? 세련되게 포장한 이야기지만 찜찜한 건 남는다. 그래봤자, 양반 따로 서민 따로. 내 처지에 왕족이나 양반에, 그들의 특권 같은 리더십에 감탄해봤자. 


연달아 봐서 시즌2가 조금 더 한국드라마 같이 보이기도 했다. 대사도 더 많고 더 많이 사과하고 용서하고 사연을 풀어놓고. 좀비들 옷도 좀 달라 보이고. 좀비, 죽어도 죽지 않은 괴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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