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들마치>의 도러시아가 겪는 속박과 탈출의 딜레마를 설명하며 <다락방의 미친 여자>는 거의 평생 갇혀 살았던 앨리스 제임스를 소환한다.




도러시아의 딜레마는 한 미국 여자가 겪은 곤경을 기이하게 반향한다. 그녀의 가족은 19세기 후반 미국 인문학을 대표했다. 앨리스 제임스는 자신이 ‘움직이지 않고 가만히 앉아 있을 때‘ 의 감정을 다음과 같이 회상한다.



서재에서 책을 읽고 있을 때 나 자신을 창문 밖으로 던져버리거나, 은백색 머리카락의 자비로운 아버지가 책상에 앉아 무언가를 쓰고 있을 때 그의 머리를 부숴버리고 싶은 격렬한 충동이 갑자기 온갖 형태로 나의 근육을 덮치는 것을 느꼈다. 나는 그 모든 공포와 고통을 느꼈지만, 다만 광인과 다른 점이라면 내몫의 의사나 간호사의 의무와 구속복이 있다는 것이었다." (877)


결국 엘리엇은 여성의 포기를 지지하고 있다. 그것이 적절하게 여성적이라고 믿고 있기 때문이 아니라, 여성적 분노의 파괴적인 잠재력을 강렬하게 인식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하여 엘리엇은 분노를 부정해야 할 필요성과 실제로 그럴 수 없다는 절대적 불가능성을 동시에 예증한다. (878)



앨리스 제임스와 조지 엘리엇의 관계는 주석에서


앨리스 제임스는 엘리엇을 싫어한다고 고백하지만, 자신이 마비되어 있으며 표출되지 못하는 분노를 가지고 있다는 인식은 기이하게도 엘리엇의 여주인공들의 투쟁을 떠오르게 한다. 유명한 윌리엄과 헨리 제임스의 여동생인 앨리스가 갇혀 지내는 환자의 생활을 마감했을 때, 그녀는 그녀의 가족이 그토록 소중히 여겼던 활기와 해학적인 음조를 버리고 그녀의 간호사이자 동료인 캐서린 로링에게 자신의 일기 마지막 부분을 받아 적게 했다.


 "5일 토요일 내내, 밤까지, 앨리스는 문장을 만들고 있었다. 그녀가 나에게 한 마지막 말은 3월 4일의 문장, ‘도덕적인 불화와 신경과민적 공포‘를 수정하라는 것이다. 3월 4일의 이 지시가 종일 머릿속에서 들끓고 있었다. 그리고 그녀는 매우 약해지고, 구술이 그녀를 지치게 하였지만, 그것을 다 쓸 때까지 머리를 쉬게 할 수 없었다. 그러고 나서 그녀는 해방되었다." (1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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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22-09-28 13:4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수잔 손택이 앨리스이야기를 쓴 이유를 잘 모르겠던데 다락방 읽으면 좀 알게될까요?

유부만두 2022-09-28 14:17   좋아요 1 | URL
다락방의 미친 여자에서는 여성의 ‘자발적‘ 감금+불능과 연결해서 조지 엘리엇 소설, 그것을 매우 싫어했던 앨리스 제임스 이야기를 해요. 매우 적절한 인용 같아요. 하지만 시대상 손택은 이 책에 등장하지 않고요. 후속작인 Still Mad에서 손택을 다루지만 검색해 보니 앨리스 인 베드는 언급되지 않는 것 같아요.

감금, 신경쇠약 등으로 앨리스 이야기는 연결해서 생각할 거리가 많아 보여요. 하지만 다락방 책에 나오는 건 제가 올린 이 포스팅 내용이 다에요.

페넬로페 2022-09-28 17:4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다미여에도 앨리스 제임스가 언급되네요~~
앨리스가 조지 엘리엇에 대해 싫어한 내용이 궁금한데 벽돌책에 또 벽돌책이네요 ㅠㅠ

유부만두 2022-09-30 07:51   좋아요 2 | URL
조지 엘리엇은 ‘다미여‘에서도 비판적으로 지적하는 것이 많아요. 인용에는 ‘마조히스트‘라고 하는 글도 있더라고요. 조지 엘리엇이 여성 인물을 상황과 인습에 묶고 가둔 이야기라 앨리스가 싫어했을 수도 있어요. (연결점은 ‘미들마치‘로 보이는데 역시 벽돌책이네요)

단발머리 2022-10-10 12:3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우아! 이 페이퍼랑 이 댓글들 이해하고 싶은데요🙄 얼른 11월이 왔으면 좋겠어요. 근데 10월책도 아직 안 읽었음요ㅋㅋㅋㅋㅋㅋ

유부만두 2022-10-11 16:25   좋아요 1 | URL
그쵸??!!!
제가 얼마전 단발머리님의 파친코 노아 페이퍼를 읽을 때, 저도 아 파친코 읽고 이 페이퍼랑 댓글 의견을 따라가고 싶더라고요. (그래서 주문 ㄱㄱ)

날이 차갑습니다. 감기 조심하세요~~~
 

















조지 엘리엇 역시 매우 어린 나이에 어머니와 떨어져 학교로 보내졌으며, 항상 자신이 래티머의 아버지 같은 완고한 남자의 딸이라고 느꼈다. 래티머와 조지 엘리엇 둘 다 경제적 유산과 부모의 상당한 애정의 상속자는 자신의 형과 오빠라고 생각한다. 둘 다 자신이 차선이라는 느낌 때문에 괴로워했으며, 둘 다 자신의 소망과 달리 아버지로부터 마음에 들지도 않고 충분하지도 않은 교육을 강요받아 저항했다. 래티머와 조지 엘리엇 모두 애정 없는 자신의 상황과 그 상황을 만들어낸 아버지에 대한 반항심 때문에 하늘의 아버지에 대한 믿음을 상실했으며, 둘 다 개인적인 수치심과 소외감으로 이 상실에 대한 대가를 치렀다. 낯선 사람에 대한 래티머의 불신과 반감은 새로 알게 된 사람에게 보인 엘리엇의 첫 반응과 별로 다르지 않다. 편지에서 엘리엇은 새로 알게 된 사람이라면 거의 매번 부정적인 표현을 써서 묘사한다. - P773

엘리엇이 루이스를 하나의 분신으로, 그의 친구들과 연인들의 낭만적 생활의 희생자로 보는 것은 당연했다. 루이스는 어린 아내로 인해 참혹하게 괴로워했는데, 셸리처럼 자유연애의 신봉자였던 그의 아내가 손턴 헌트의 아이들을 임신했기 때문이다. 루이스 자신도 레이와 손턴 헌트를 통해 고 드윈, 셸리, 푸리에의 영향을 받았다. 아내인 아그네스에게 보여준 루이스의 관용 (아이들에게 자신을 성을 물려줌으로써 그녀의 간통 행위를 용서했다) 때문에 루이스는 당시의 법에 따라 이혼을 할 수 없었다. 루이스는 여성 작가가 바랄 수 있는 가장 훌륭한 후원자이고 사랑스러운 동료였지만 (그는 엘리엇이 글을 쓰도록 독려했고, 출판에 관계되는 세세한 일을 처리했고, 자주 아팠던 그녀를 간호했고, 작품 배경 조사를 도왔다) 그럼에도 엘리엇이 루이스와의 불법 동거 생활 때문에 사회적 징벌 을 직접적으로 받은 것 또한 진실이다. - P797

독립적이지 못했던 엘리엇의 무능력을 보여주는 가장 슬픈 징후는 (그녀의 일기에 나오는 위기라는 딱 한 단어가 죽은 지 5개월 반 뒤에 드러난 루이스의 배신을 가리키는 것이든 아니든) 엘리엇이 서둘러서 아들뻘의 젊은 남자와 (게다가 당시 어머니를 잃은 그는 어머니를 대신할 누군가가 필요했다) 결혼한 사건이다. 엘리엇은 죽기 몇 개월 전에 존 크로스와 결혼했으며, 이 결혼은 엘리엇의 소설에 뿌리 깊게 박혀 있는 여자의 의존성에 대한 그녀의 통찰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가에 주목하게 한다. 신혼여행에서 자신의 새 남편이 베네치아의 발코니에서 운하로 뛰어내렸을 때 (지나가던 사공 덕분에 다치지 않은 채 구출되었지만) ‘베아트리체’는 (그는 그녀를 그렇게 불렀다) 무슨 생각을 했을까? - P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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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의 미친 여자
샌드라 길버트.수전 구바 지음, 박오복 옮김 / 북하우스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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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일의 플랙스
시작해 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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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발머리 2022-09-02 23:0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이렇게 올리시면 곤란합니다. 자꾸 눈이 오른쪽 만두로 ㅋㅋㅋㅋ 만두로 ㅋㅋㅋㅋㅋ

유부만두 2022-09-03 07:40   좋아요 1 | URL
ㅎㅎㅎ 저만큼이나 만두를 좋아하시나봐요. 그럼 조만간 제가 만두만두로 도배를 ...

잠자냥 2022-09-03 01:2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유부가 없으므로 무효!

유부만두 2022-09-03 07:41   좋아요 1 | URL
유부는 저 하나로 족합니다. 싱글이 더 좋아요. 싱글 만세! 라지만 다락방의 미친 여자는 트리플로 장만하고 춤추고 있습니다.

책읽는나무 2022-09-03 07:0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 만두님 이름에 형광펜으로 색칠해 두었어요ㅋㅋㅋ
만두 먹고 싶군요.

유부만두 2022-09-03 07:42   좋아요 1 | URL
ㅎㅎㅎㅎ 만두 사랑?!?! 전 오늘 단팥빵 사러 나갈건데요.

라로 2022-09-03 08:1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 플랙스가 가능한 건가요???ㅎㅎㅎㅎㅎ
저도 펀드 하고 싶은데 여기선 불가능.ㅠㅠ

만두엔 저도 진심입니다요.^^;;

유부만두 2022-09-04 08:10   좋아요 1 | URL
가능하지요. 찐심이니까요. ^^

새파랑 2022-09-03 08:5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만두님의 만두글이네요 ㅋ 아침부터 배가 고파지네요 ^^

유부만두 2022-09-04 08:11   좋아요 1 | URL
ㅎㅎㅎ 언젠가 제가 만두글을 한 번 올리려고요.
제가 여행가면 만두를 꼭 ... 먹습....니다.

수이 2022-09-03 12:2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언니 진짜 고생하셨어요. 전 미처 펀딩 참가하지 못했어요. 곧 지르겠습니다. :)

유부만두 2022-09-04 08:11   좋아요 0 | URL
천천히 하세요. 그래도 비타님은 책을 많이 읽으시니까 먼저 완독하실 거 같아요. ^^

페넬로페 2022-09-03 13:0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우영우의 유부김밥이 생각납니다.
이 책 꼭 읽어야할 것 같은데~~
지금부터 적립금 모아야겠어요^^

유부만두 2022-09-04 08:12   좋아요 0 | URL
ㅎㅎㅎ 얼마전 수원 갔다가 그 우영우 김밥집을 지나쳤는데 맛 볼 걸 .... 후회중이에요. <다락방의 미친 여자> 강추 강강추 입니다.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내가 조지 클루니도 아니고."
"조지 클루니보다 낫죠. 당신은 로맹 가리와 예수 그리스도의 중간쯤 돼요. 자살과 부활 사이." - P3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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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를 더 원하는 거 아니죠?
아이와 시간, 둘 다를 가질 순 없어요.
하지만 어린시절이 가장 행복한 때라는 건, 반만 맞다고 생각해요.

여기서 모범적인 낙농장과 병원, 이 두 가지를 그녀는 직접 운영해 보고싶은 마음도 있었다. 하지만 어떻게? 이 많은 자식들을 데리고? 아이들이 좀 더 나이를 먹으면, 어쩌면 그때 시간이 날지도 모른다. 아이들이 모두 학교에 다니면. 아, 하지만 제임스가 하루라도 더 나이 먹는 것은 결코 바라지 않았고, 캠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였다. 이 두 아이가 지금과 똑같이 장난꾸러기나 기쁨의 천사로 영원히 남아서, 다리가 긴 괴물로 커 가는 것을 보지 않는다면 좋을 텐데, 그 손실은 무엇으로도 보상할 수 없었다. - P95

아이들이 왜 그렇게 빨리 자라야 할까? 그녀는 제임스의 머리를 턱으로 누르면서 스스로에게 물었다.
아이들은 왜 학교에 다녀야 할까? 언제나 아기가 있으면 좋을텐데. 그녀는 아기를 안고 다닐 때 가장 행복했다. - P96

그래서 그녀는 아래층으로 내려가서 남편에게말했다. 아이들이 왜 자라야만 하고 그것을 모두 잃어야 할까요? 앞으로 애들이 이처럼 행복할 날은 다시 없을 거예요. 그러면 그는 화를 냈다. 왜 그렇게 삶을 비관적으로 보는 거요?
그가 말했다. 분별력 있는 태도가 아니오. - P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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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는나무 2022-07-01 12:0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인용글 왜 와 닿는 거 같죠?^^
더운데 어찌 지내시나요?
전 어젯밤 열대야 였던 건지? 오후에 마신 커피 탓이었는지? 밤에 잠이 안 와...낮엔 헤롱헤롱~ 밤엔 잠이 안 와 헤롱헤롱~ 헤롱이가 되었네요^^
올 해의 목표 중 하나가 잃시찾 읽기랑 울프 책 읽는 것이었어요. 이제 잃시찾 1 권 앞부분 30페이지 정도만 읽어 두기만 했네요.
그래서인지... 제겐 잃시찾 이랑 울프 책 읽으시는 분들은 경외의 대상!!!
추앙 합니다ㅋㅋㅋ

유부만두 2022-07-07 07:55   좋아요 1 | URL
정말 덥지요? 저도 그제밤은 거의 설쳤어요. 어제는 낮인가 밤인가 하루를 그냥 보내버렸습니다. 잃시찾....하아.... 몇년째 헤어지지 못한 애인 같은 책이지요. (전 한국어 번역본 2가지, 불어책 다 있다요?)
그런데 울프는 읽기가 더 쉬워요. 의식의 흐름은 널뛰기라 따르기가 어렵지만 여성 작가라 그런가, 프루스트의 부자 한량 놀음보다는 덜 거부감이 들어요. 그렇지만 울프는 고작 세 권 읽은 사람이니 그만 말할게요. ^^;;
추앙, 말고 친구해주세요. 저 부산 가면 맛있는거 사주세요. 찡찡

책읽는나무 2022-07-08 12:45   좋아요 0 | URL
제가 운전을 못해서 편안하게 모시기는 힘들겠지만, 부산 내려오시는 길, 연락 주시면 쓩~ 날아가 맛난 거 사드릴 의향은 있습니다^^
부산에 가면~
맛있는 거 많더군요!!!
같이 먹어요ㅋㅋㅋ

moonnight 2022-07-01 13:4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조카아이들을 보머 너무 빨리 자라지 말았으면 생각했었는데.. 다리가 긴 괴물ㅎㅎ;;; 갑자기 울프여사님께 친근감이 드네요^^

유부만두 2022-07-07 07:56   좋아요 1 | URL
그쵸. 아이들 예쁜 순간은 찰라라, 아깝죠. 그런데 다리가 긴.... 우와, 우리집 애들은 머리통만 큰 괴물인데요.

젤소민아 2022-07-21 00:5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이를 더 원하는 거 아니죠?-->요거이, 도리스 레싱의 ‘다섯째 아이‘에서 나오면 딱 좋을, 대사네요~

유부만두 2022-07-21 16:29   좋아요 0 | URL
그렇군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