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은 추억이며 기억이라고...

웹툰을 묶은 책인데, 아 젊은애들의 추억은 이렇구나 .. 그런 느낌 뿐. 헌책방에 대한 로망은 빠지질 않고. 여기서도 문제 해결은 건물주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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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21-05-16 23: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만화속 저 장면 뜨끔합니다.
어린 아이들과 지내다보니 저의 농담을 아이들이 전혀 못알아듣는 일 자주 있어요. ㅠ.ㅠ

유부만두 2021-05-16 23:20   좋아요 0 | URL
저도 아이랑 농담으로 세대 차이를 느껴요. ;;;
 



불안으로 인해 메리는 약학을 공부했고 한동안 그 방면의 책만읽었다. 그러나 이러한 지식은 문자 그대로 헛되었으며, 영혼을 성가시게 할 뿐이었다.그로 인해 메리는 막을 수도 없는 일을 예견할 수 있게 되었으니까.
생각이 넓어지면서, 메리는 자신의 결혼을 끔찍한 불행으로 여기게 되었다. 이따금 그 무거운 족쇄가 떠오르면, 마음이 괴롭기 이를데가 없었다! - P33

메리는 자신 때문에 슬퍼하는 것이 아니었다. 아버지는 친구도,
보호자도 아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는 메리의 아버지였고, 타락한 채 아무런 생각도 없이 영원을 맞이하게 된, 불운하고도 가련한존재였다. 쾌락을 누리는 삶이 평화로운 죽음에 대한 준비가 될 수있을까? 그런 사색을 하면서 메리는 아버지 곁에서 고요한 자정을보냈다. - P34

듣기 좋은 목소리를 지닌 수녀 한 사람이 노래하고 있었다. 메리는 경외심에 사로잡혔다. 메리의 마음도 함께 경건해졌다. 감사와 애정의 눈물이 흘러내렸다. 아버지여, 감사합니다! 감사의 기도가 튀어나왔다. 하지만 말로는 그 감정을 제대로 표현할 수 없었다. 메리는 소리 없이 높다란 돔 천장을 살펴보았다. 낯선 소리가 들렸다.
그리고 아직은 자매라는 느낌은 들지 않는, 낯선 얼굴이 보였다.
미지의 땅에 도착한 메리는 자신이 흠모하는 신이 영원 속에 항존하며 숱하게 많은 세상 속에 편재한다고 생각했다. 사랑하는 사람이 아무도 옆에 없을 때, 메리는 전지전능한 친구의 존재를 똑똑히감지할 수 있었다. - P40

모두가 보고 놀란 가톨릭의 화려한 행사를 조롱했다. 메리는 로마 가톨릭 교리와 이신론적 의혹을 모두 생각해 보았다. 그리고 회의론자는 아니라도 메리 자신의 신앙이 기반으로 삼고 있는 증거를 우선 살펴보는 것이 옳다고 생각했다. 메리는 버틀러의 <종교의 유추>와 그 밖에 몇몇 저자들의 글을 읽었다. 이러한 연구서는 메리를 확신을 가진 기독교인으로 만들어주었다. 메리는 특히 신도들에게 베푸는 자선에 대해 배웠고, 겉으로 보기에 훌륭하고 견고한주장이 서로 다른 시각에서 비롯된 것일 수도 있음을 알게 되었다. - P44

메리는 안간힘을 썼지만, 생각을 정리할 수 없었다. "은혜로우신 아버지, 이 힘든 영혼을 달래 주십시오. 하지만 제가 정말 진정하기를 원할까요. 진정하고 저의 헨리를 잊기를 원할까요?" ‘저의’에 펜이 힘겹게 줄을 그었다. - P80

리스본에 가져간 돈 중에서 8파운드 정도가 남아있었다.
그 돈이 떨어지면 어디서 돈을 구할 것인지? 일할 거라고, 노예가 되느니 무슨 일이라도 할 거라고 메리는 외쳤다. - P90

모든 사람은 고마움을 몰랐다.

메리는 무감각해졌고 거기서 벗어나고자 책에 또 글을 썼다.

필시 삶은 꿈, 무서운 꿈이다! 그리고 그 무례하고 앞뒤가 맞지않는 모습들이 흩어지고 나면, 동이 트기는 할 것인가? 내가 다시기쁨을 느낄 수 있을까? 모두 나처럼 고통스러울까. 아니면 나만 특별히 비참한 삶을 살게 되어 있을까? 그렇다. 나는 너무나 황홀한 감정을 겪었다. 짧은 환희를! 천상의 빛을. - P93

그는 책뿐만 아니라 사람에 대해서도 알았다. 그의 대화는 재미있으면서도 상대를 발전하게 했다. 메리와 함께 있을 때, 그는 천국에 남성적인 영혼을 가진사람만 있는지 궁금해졌다. 그리고 그가 여성을 "인생을 견딜 수있게 해주는 예쁘장한 장난감"이라고 불렀던 것을 잊어버릴 지경이었다. - P98

그 표정은 결코 잊을 수 없었다. 내 메리, 마음의 위로를받을 수 있을까?

그럼요. 그럼요. 메리는 단호한 목소리로 외쳤다. 가서 행복해지세요. 저는 그렇게 불쌍한 사람이 아니에요! 그 말에 목이 메었다. - P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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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드가는 더 이상 젊지 않았고, 자신도 그 점을 날카롭게 의식하고 있었다. "난 아직 시간이 있다고 생각했는데," 하고 그는 쉰 번째 생일이 지난 지 얼마 안 되어 한 친구에게 써 보냈다.
"그래서 내 모든 계획을 금고에 쌓아두고 그 열쇠를 가지고 다녔는데, 이제 보니 열쇠를 잃어버렸더군." - P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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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가격리 키르케, 가사일은 면제고 혼자 있는 키르케.

집 자체는 형벌이 아니었다. 곳곳에서 보물이 반짝였다. 무늬가 새겨진 궤짝, 폭신한 러그와 황금색 걸개, 침대, 걸상, 정교한 삼발이, 상아 조각상, 창턱은 흰색의 대리석이었고 덧문은 소용돌이 무늬가 있는 물푸레나무였다. 부엌으로 들어가 구리와 쇠뿐 아니라 자개와 흑요석으로 만들어진 칼을 엄지손가락으로 훑었다. 수정과 은을 두드려서 만든 사발도 있었다. 방안은 아무도 없어 황량했지만 먼지 한점 보이지 않았고, 나중에 알고 보니 먼지는 단 한 톨도 대리석 문지방을 넘지 못했다. 내가 아무리 밟고 지나다녀도 바닥은 항상 깨끗하고 식탁은 항상 반질거렸다. 난로의 재는 저절로 없어지고 접시는 저절로 씻기며 밤새 장작이 다시 자랐다. 식료품 곳간으로 가보면 단지에는 신선한 향유와 포도주가, 사발에는 치즈와 보리가 항상 그득 담겨 있었다. - P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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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버 2021-05-10 18:2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자가격리라니 빵 터졌어요ㅎㅎ

유부만두 2021-05-11 06:38   좋아요 2 | URL
실은 유배, 귀양 장면 묘사인데 달리 보면 독립이고 자가격리같이 보였어요. ^^

psyche 2021-05-12 06:2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자가격리 해 보니 솔직히 넘 좋았어 ㅎㅎ 한달도 하겠더라고. 책이랑 와이파이만 있으면

유부만두 2021-05-12 07:26   좋아요 1 | URL
언니도 그때 주문외우기를 시작했어야...
 



당연한 일이지만, 길은 어디까지고 이어져 있어 언제나 끊어지는법 없이 어딘가의 장소로 나온다. 지도에는 공백도 끝도 있지만 현실 세계는 빈틈없이 이어져 있다. 그 당연한 사실을 매년 이 보행제를 경험할 때마다 실감한다. 철이 들었을 때부터 언제나 간략화된지도와 노선도, 도로지도로밖에 세상을 파악하지 않아서, 이런 식으로 어디에나 빠짐없이 세계가 존재하고 있다는 사실이 신기하게 생각되는 것이다.
그런 한편, 세계는 연속되어 있는 듯하면서 연속되어 있지 않은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든다. 한 장의 큰 지도가 아니라 많은 지도를 조금씩 여기저기에 겹치게 붙여놓았다, 하는 것이 도오루가 걸으며 느끼는 이 세계다. 그래서 곳곳에 ‘이음매가 울퉁불퉁하다고 느끼는 장소가 있으며, 연하게 느껴지는 장소와 짙고 중요한느낌이 드는 장소가 있음을 깨닫는다. - P20

그래도 바다로 눈을 돌리면 아직도 낮의 영역이다. 파도에는 아직 오렌지빛 테두리가 흔들리고 있고, 하늘도 밝다.
낮은 바다의 세계이고, 밤은 육지의 세계다.
도오루는 그렇게 생각했다. 그리고 자신들은 그야말로 그 경계선에 앉아 있다. 낮과 밤뿐만이 아니라, 지금은 여러 가지 것의 경계선에 있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어른과 아이, 일상과 비(非)일상, 현실과 허구.
보행제는 그런 경계선 위를 떨어지지 않도록 조심하며 걸어가는 행사다. 여기에서 떨어지면 냉혹한 현실의 세계로 돌아갈 뿐. 고교생이라는 허구의, 최후의 판타지를 무사히 연기해 낼지 어떨지는 오늘밤에 정해진다. - P98

시간의 감각이라는 것은 정말로 이상하다.
나중에 돌이켜보면 순간인데, 당시에는 이렇게도 길다. 1미터 걷는 것만으로도 울고 싶어지는데, 그렇게 긴 거리의 이동이 전부 이어져 있어, 같은 일 분 일 초의 연속이라는 것이 믿어지지 않는다. 그것은 어쩌면 어느 하루만이 아닐지도 모른다.
농밀하며 눈 깜짝할 사이였던 이번 한 해며, 불과 얼마 전 입학한것 같은 고교생활이며, 어쩌면 앞으로의 일생 역시 그런 ‘믿을 수없는 것의 반복일지도 모른다. 아마 몇 년쯤 흐른 뒤에도 역시 같은 말을 중얼거릴 것이다. 어째서 뒤돌아 보았을 때는 순간인 걸까. 그 세월이 정말로 같은 일분 일 초마다 전부 연속해 있다는 걸 어떻게 믿을 수 있을까, 하고, - P224

도다 시노부에게 고백할 마음은 없다고 한 치아키. 그렇게 생각하는 상대가 있는 것만으로 좋다고 한 치아키.
대체 어디까지가 사랑을 사랑하고, 어디서부터가 사람을 사랑하는 것일까. 그 차이는 무엇일까. - P269

"그러나 이제 평생 두 번 다시 이 자리에 앉아서, 이 각도에서 이경치를 바라보는 일은 없겠지."
시노부는 담담하게 말했다.
"그러게. 발목 삐어서 여기 앉아 있을 일도 없을 거고."
그렇게 생각하니 이상한 기분이 든다. 어제부터 걸어온 길의 대부분도 앞으로 두 번 다시 걸을 일 없는 길, 걸을 일 없는 곳이다.
그런 식으로 해서 앞으로 얼마만큼 ‘평생에 한 번‘을 되풀이해 갈까. 대체 얼마만큼 두 번 다시 만날 일 없는 사람을 만나는 걸까. 어쩐지 무서운 느낌이 들었다. - P2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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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4-28 05:0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04-28 08:30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