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3쪽 11행
장이와 진승이 ㅡ> 장이와 진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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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사람을 하나의 ‘통계 단위‘로 보는 것을 할 수 있느냐 없느냐 하는 지점에서 사람은 근본적으로 나뉘는 것 같다. 그럴 수 있는 사람이 결정의 순간에 더 쉽게 선택할 수 있다. - P13

내가 다른 세계를 알고 싶은 이유, 그리고 직업인 다큐멘터리 제작을 통해 가능한 한 그 다른 세계를 보여 주고 싶은 이유는, 다른 세계와의 접촉이 없는 개인, 다시 말해 확장되지 않는 개인은 결국 약해질 수밖에 없다고 믿기 때문이다. 약함은 여러 다른 이름으로 드러날 수도 있다. 비겁함, 망상, 근본주의 같은 것들. - P23

‘연대‘는 타인을 이해한 후에야 가능한 것이 아니다. 그것은 타인에 대한 이해와 상관없이 그들을 인정할 때 가능하다. 이해하지 못했다는 것이 타인의 존재를, 그이의 고유한 세계가 있음을 부정하는 핑계가 될 수는 없다. 내가 이해하든 못하든 상관없이, 타인의 세계는 엄연히 존재한다. 탓해야 할 것은 타인이 지닌 낯선 특징이 아니라 그 세계를 인정하지 못하는 나의 편협함이어야 한다. - P38

어떤 경험들은 여전히 단어에 굶주려 있다. 그건 어떤 이들의 경험은 같은 특징을 지닌 이들끼리의 수평적 모임을 벗어나는 순간, 제대로 전달되지 못한다는 뜻이고, 그런 까닭에 외부인들의 편견에 따라 제멋대로 해석된다는 뜻이기도하다. - P44

누구나 여러 개의 삶을 산다. 어떤 삶들은 동시에 닥치고, 어떤 삶들은 시간을 두고 차례대로 찾아온다. 하지만 하나의 몸을 가진 우리는 어쩔 수 없이 그 여러 개의 삶을 내 안에서 ‘납득이 되게‘ 하나로 구성하려 한다. 동시에 두 개의 삶을 사는 사람들에게 그 고민은 현재형이고, 지나고 보니 여러 개의 삶을 보내야 했던 사람에게는 과거형일 것이다. 그와 상관없이 ‘납득이 되게 하나로 구성하는 행위‘가 바로 이야기이며, 그런 의미에서 이야기하려는 욕망은 하나의 몸을 가진 개인으로서 버릴 수 없는 욕망이다. - P172

대부분의 경우, 우리는 남이고, 각자가 가장 확실하게 전할 수 있는 이야기는 자신의 이야기밖에 없다. 그 사실에 무감한, 혹은 ‘더 큰 이유‘를 들이대며 그 사실을 외면하는 이들의 연대는 환상일 뿐이며, 섣불리 ‘우리‘를 칭하면서 공통의 언어(라고 하지만 사실은 권력을 가진, 혹은 가지고 싶어하는 쪽의 언어)로 타인의 경험을 재단하는 것은 폭력이다. - P205

자연과 진화는 개체에 관심이 없고, 종종 개체는 자연과 환경의 무심함 앞에 서운할 정도로 하찮게 지워지기도 하지만 우연이라는 가냘픈 선이 또한 개체들을 이어 주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 P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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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사업을 시작해보기로 한 거지. 서점을 운영하는 건 내 오랜 꿈이었어. 책을 통해 최후의 투쟁에 대한 내 생각을 널리 퍼뜨리고 싶었지. 다 지나고 나서 보면 선명하게 보이지만, 걷고 있는 당시에는 무엇이 올바른 길인지 잘 보이지 않아, 그저 본능이나 직관에 따라 걸어갈 뿐. 하지만 부르디외, 바르트, 푸코, 프로이트, 마르크스 같은 많은 저자들의 책을 읽음으로써 나는 그들에게서 빛을 얻었고, 그것을 다른 이들에게 전하고 싶은 마음이 생겼어. - P51

책은 우리를 타자에게로 인도하는 길이란다. 그리고 나 자신보다 더 나와 가까운 타자는 없기 때문에, 나 자신과 만나기 위해 책을 읽는 거야. 그러니까 책을 읽는다는 건 하나의 타자인 자기 자신을 향해 가는 행위와도 같은 거지. 설령 그저 심심해서, 시간을 때우기 위해 책을 읽는다 해도 마찬가지야. - P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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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린 왕자가 지구에 떨어졌을 때 아무도 뵈:덜 않은게 솔:찬히 놀:랬어. 갸:가 이 벨:이 아닌 개비: 험서 걱정을 허고 있는디 달빛깔에 고리 맹이로 생긴 먼:가가 목새 아래서 움직거리는 거여.

"안녕." 에린 왕자가 혹시 모:른게 인사를 혔:어.

"안녕."배암이 인사를 혔:어. 

(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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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발머리 2022-01-19 16:5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앞으로도 쭈욱 이어지는 건가요? 에린 왕자 시리즈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유부만두 2022-01-20 11:40   좋아요 1 | URL
다른 지역 방언으로도 출판을 계속 할 예정이래요.
기대가 큽니다.

책읽는나무 2022-01-19 23:39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전라도 버전은 좀 점잖쿤요?ㅋㅋㅋ
배암!!!ㅋㅋㅋ
저는 경상도 버전 보고 그 배우 때문에 배꼽 잡았네요ㅋㅋㅋㅋ
사투리가 제가 봐도 좀 어렵더라구요.
경북 포항쪽이라 그런지??
경상도라도 사투리 억양이 다르니까~ㅜㅜ
그래도 재밌어요.
전라도 버전도 재밌네요^^

유부만두 2022-01-20 11:41   좋아요 2 | URL
재미있더라고요. 사투리는 입말이니까 더 친근하기도 하고요.
이번 전북 버전은 역자가 시침 뚝 떼고 낭독하는 게 더 재미있었어요.
 


발견하게 될 것을 두려워하는 건가? 「아무것도 안 하려는 사람에게는 늘 열 가지 이상의 핑계가 갖추어져 있지요.」 앤은 즐겨 말했다. 실제로 그녀가 자신의 무수한 외도를 변명할 때 즐겨 쓰는 말이기도 했다. 「어떤 것을 하는 데 필요한 이유는 딱 한 가지뿐이에요. 그건 자기가 원하기 때문이에요.」 - P117

「여기 빌이 왔네요.」 로더가 자신의 예측이 그처럼 빠르게 실현된 것에 크게 만족해 하면서 말했다. 빌은 방 안으로 들어섰고 그때 창문을 통해 들어온 햇빛이 일순 뺨 위에 머물렀다. 길럼은 그걸 보고 참으로 이상야릇한 뺨의 색깔이라고 생각했다. 실핏줄이 설핏 보이는 광대뼈 위에 아주 짙은 홍조가 마치 물감을 칠한 듯이 번져 있었던 것이다. 길럼은 자신이 긴장하고 있어서 그런지 몰라도 빌의 얼굴이 도리언 그레이를 연상시킨다고 생각했다. - P135

노인들 중에는, 모교 옥스퍼드 대학으로 다시 돌아가 석조건물들 사이에서 자신의 젊은 시절이 그들을 향해 손짓하는 것을 발견하는 노인들이 있다. - P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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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1-08 19:56   URL
비밀 댓글입니다.

미미 2022-01-08 22: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소설도 최고고 영화 너무 재밌었어요!!😆

유부만두 2022-01-08 23:42   좋아요 1 | URL
영화 재밌었어요!!! 개리 올드만의 연기가 멋지고요. 책은 중간쯤 읽었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