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리디 여린 아이 열다섯
여리디 여리지 않는 열다섯
아이는 양쪽 끝자락을 질주한다
애기와 어른사이.

화장 짧은치마 하이힐
하이힐 짧은치마 화장
욕 신경질 욕욕 가끔 도벽
도벽 욕 신경질 욕 가끔 무시

가끔 어른이 사라진 날
줄을 세우고, 뭉텅생긴 짜증과 화를
아픔도 없는 채로 날린다.
화가 나면 아픔을 잊는 아이로
화가 나면 아픔을 외면하는 어른으로

그 아이에게 아픔을 심는다
그 아이에게 아이가 아니라고 다짐한다
꼬집으면 아픈 것처럼
남을 꼬집으면 아프다라고 한다

아픔을 받는 입장이라면
그러다가 아이와 어른의 경계에 무르춤하다
그러다가 아이로 무르춤한다
그러다가 교활한 어른으로 무르춤한다.
아픔을 자라게하면 어린아이를 벗겨낼 수 있을까

손전화인터넷요금도 지갑속 돈도
저금통 돈들도 그 변주 속에 녹아있다.
그러는 아이에게 돈도 색깔이 있다라구 했다
없어진 돈이야기는 하나도 이야기하지 않구
돈도 백원도 천원도 색깔이 있다고 했다

너가 사고싶은 것 안달하고 살 때 기쁨하고
아마 네 좋아하는 남친에게 아껴 천원어치 선물할 때
느끼는 감정이 어떻게 다른지 이야기해보자고 한다
돈도 색깔이 많고 네 아빠의 아픔도 들어있을 것이라구 해본다

아마 그 아이는 또 제것을 소유하지 못할 때
그 불안감에 또 그러할 것이다.
욕도 습관처럼 생긴 훔치는 버릇도
상황에 밀릴 때면 생기는 거짓말도 어른을 타넘어서

아마 그 어른은 또 제 화를 참지 못할 때
아마 그 열다섯은 돈 만원을 제 좋아하는 이를 위해
아껴아껴 쓰면서  아주 조금  아주 조금 아저씨이모마음을 읽어낼까
점점 바래어지는 색깔.
점점 짙어지는 웃음색깔.
점점 천진스런 모습이 반갑긴 하지만
늘 습관처럼 제 몸처럼 붙어있는 보호색깔이 너무 강열하다.

뱀발. 지난 봄부터 친구딸아이와 한 집에 있다. 오래있을 생각하지 않으면 그만두자고 했지만, 오지랍도 넓은1) 안해는 덜컥 결정을 해버리고 일사천리로 진행시킨다. 올봄엔 봄비처럼 온갖 껄렁한 친구들이 묻어나고 사고치는 것이 다반사가 된 듯. 그리고 여름을 넘기고 또 다시 2학기가 될 무렵 학교를 가지 않겠다고 떼를 쓴다. 동네 선생님들이 달라붙고, 건너건너 상담에다 혼신의 정성을 기울인다 싶다. 함께 사는 익숙한 동선을 흔들면 새롭지 않은 동선들이 생긴다. 아이들과 관계, 모남,전이 등등 안해는 반복되는 일상에 혀를 내두른다 싶다. 그렇게 막다른 곳에 선채로. 일들은 생기고 생기고 섞여낼 수 있을까? 큰아빠지갑도 손을 댄 날, 하루를 묵히고 평온할 무렵 따로 이야기를 나눈다. 어쩌면 훈시같은 어쩌면 늘 같은 이야기를 넌 어른이다.네가 아프면 남도 아프다. 기분좋을 때는 아무문제 없지만 화가날 때, 맺고 풀고 그렇게 조절하는 것이 어른이 되는 것이다. 조절할 줄 알아야 네가 주는 것이 많아야 더 받을 수 있다.라구. 세상에 하고싶은 이야기를 그렇게 핑계삼아 건넨다. 나에게 하고 싶은 돈이야기를 그렇게 건넨다. 그러고보니 화공양면작전이다. 안해는 용돈을 끊고 체크카드를 만들고 싸움터의 선두에 서있다.

1) 지인들은 부모와 함께 살 것을 권면한다. 어머니와 관계를 생각해서 떨어져있지만 차츰 대면하게 하고, 친구도 이곳으로 내려오라고 권할 생각이다. 그런 분들이 이런 용어를 덧붙이고 우리 아이들 걱정을 더 많이 건넨다.  08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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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밭 2008-09-30 09: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보호색이 짙은 10대, 조용하지 않은 일상, 부딪힘, 아픔, 미안함, ......안해되시는 분이 존경스럽습니다.
여울마당님의 고민을 살짝 엿보고 나니 눈길이, 마음길이 이곳에 한참을 머무르게 됩니다.
 
不滿의 時代_윤중호

   
 
靑 山 
작성일 : 2006-06-07 오후 1: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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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저자거리, 허름한 이발소에 걸린......  전체보기





포옹 
작성일 : 2006-06-06 오후 4: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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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지난 주말 대*동사무소 환*연 도서바자회가 있었습니다. 참* 일로 만날 일도 있고해서 들렀는데 수중에 돈도 없고, 은행도 찾고자니 그렇고해서 *국장에게 빌었는데.... 품절인  이면우 <저석양>, 호서문화사, 윤중호 시집을 단돈 1000냥에 구하는 횡재를 했네요. 로또만큼의 뿌듯함은 아니지만 괜찮......  전체보기





060122 마징가계보학 
작성일 : 2006-01-23 오후 4:5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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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오랫동안 달동네에 살았다. 내게 1980년대의 후반부가 독재와 민주화운동과 시의 시절이었다면, 그 전반부는 원죄의식과 주사(酒邪)와 첫사랑의 시절이었다. 나는 거기 살던 내내 언젠가 탈출기(脫出記)를 완성하겠다는 생각으로 살았다. 거기서 벗어난 지 십오년이 되었는데 이제는 그곳이 나를 벗어나려 한다. 그곳, 서울시 성북구 삼선동 일대가 재개발......  전체보기





不滿의 時代_윤중호 
작성일 : 2005-11-29 오전 9:4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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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동에 내리는 비>, 윤중호, 1988, 문지   1. 겨울보리   나뭇잎들도 어지러이 흩어졌다. 지난 늦가을 차가운 흙 속에 널 묻으며 기다려야 한다, 기다려야 한다고 말하지는 않았다. 오지 않는 새벽 대신으로 산비탈 눈 덮이고 내 할 말 뜨겁게 멍진 겨울 바람결에 엷게 비치는 봄 같은 것을 ......  전체보기





부산 ... 
작성일 : 2005-09-30 오전 11:5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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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개를 넘어서면, 오륙도란다. 불빛으로 내달리면 광안대교 남루한 슬레이트지붕은 오늘도 누수다 지난 한가위명절을 앞두고 부산 용*동 현장을 다녀오다. 사진  몇장이 살아있다. 슬레이트 지붕을 꼼꼼이 보았다. 우레탄, 비닐 위 타이어 매달기..비가오면 비가 새고, 한집도 아니고, 그러다 보니 지붕꼴이 우스워졌다. 고개넘어서......  전체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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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129 흔적 가운데

1. 음에 대해 쟝르를 두는 것 - 기분의 장단에 따라 들리는 음들이 달라지고 섞이는데, 너무 세분화하고 섞지 않으며, 음의 반찬의 편식이 문제는 아닐까? 하나로 몰고가거나, 음색에만 심취하거나, 음의 반찬-화려함-천착하는 노력들이 필요한 것은 아닐까? 1)

2. 더늠강연 뒷이야기 - 개인사들이 겹친다. 노동운동이야기를 했는데, 쓸데없는 이야기하지말고 너무나 외로운이니까 그짓한다는 소리를 들었다2), 술마시면 어머니이야기-옥천신문에서 연락이 와서 옥천시내로 이사왔다는 소식도 들린다. 3) 유고집 시가 더 좋다는 점. 영문학과출신이고 김종철대표(시평)가 대학에 내려와 함께 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았다는 소식

3. 동네 장삼이사에 대한 섞임. 연꽃이 아니라 시래기가 되길 바랬던 삶. [느리게 사는 사람들] 영동에서 문학제를 한다는 소식. 전집이 나온다는 소식들 윤중호시인의 만찬을 드는 듯함. 마음의 배부름이나 포만감이 가득한 하루다.  느리지 않으면 보이지도 들리지도 느끼지도 못한다. 저편에 있는 느림이 아니라 이편 소외받는 빠름을 안고 느끼고 가는 울림들이 필요한 시대인지도 모르겠다.

4. 잇기-더늠, 보태는 기사. 사람을 읽고 느끼지 않고서는 그 시도 설핏 아는 것에 그친다는 말. 사람평과 삶이 섞여야 시읽기도 제맛이 날 수 있다는 점들.

5. 학문을 하는 사람이 너무 없음에 대한 안타까움. 평을 제것으로 옮김에 대한 아쉬움.

6. 지난 토요일에 대한 반추-개인적 어려움...

7. 스님이 된 염*석에 대한 이야기..더 느리게 사는 사람들...

 

뱀발.

0.1 기억이 아련하다. 아니 기억보다 나의 흔적이 늘 나를 넘어선다. 편린들을 남기다보면 그 편린들이 기억에 갇혀있지 않다. 강연에 앞서 윤중호에 대해 알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 도통 생각나지 않는다. [본동에 내리는 비]도 강연 행간 잠시잠시 보며 기억을 되찾았을 뿐. 이렇게 검색을 하고 늘어놓고 나서야  생각의 편린들을 간신히 주워담는다. 나의 음이 너무 기계적이고 빠른지도 모른다. 그래서 그것들이 나에게 붙어있지 못하는 것은 아닌지? 아니면 너무 얕고 가볍게 읽거나.. 

0.2 김종철대표와 동창이라는 김*건대표님과 이런저런 담소가 점점 여문다. 윤중호에 대한 주변이야기와 삶과 지금이 섞여 풍성해지다 못해 상다리가 주저앉을 정도이다.  가벼운 선술집으로 소주를 이으면서도 내내 이야기가 끊이지 않는다.

 

 

 

 




1) 신*식-김*신-진회숙에 대한 느낌을 말하다가 2) 박*범: 시인과 남는 인상적 대목; 김*식 선배집에 몇박몇일의 여정에 대한 코멘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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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꿈의 변주. 넘어서는 의도의 무심






1. 세속적으로 이야기해서 사랑을 하거나 친구를 사귀고자 한다고 치자. 그런데 늘 그 그물망에서 깐죽대거나 걸려드는 제3의 경우를 가정해보자. 나는 [가]와 친하고 싶은데, 의도가 강열하거나 드러나면 그만큼 확율이 낮아진다. 그리고 그 시선과 포획망에 의도치 않은 무심, [나]와 [다]가 걸려든다.그래서 늘 의도가 사람을 바꾸기는 어렵다. 늘 의식하고 사고와 행동이 그 경계안에 머물기때문이다.

2. [저기]를 바꾸고 싶다면 [경계의 경계]에 예민하면 어떨까? 정말 바깥경계를 바꾸고 싶지만, 마음일 뿐 그 경계의 동요와 파노라마를 정확히 확인할 길이 없다. 정작 그 바깥경계가 바뀌는 것이 아니라, 바뀌지 않을 것 같은 우리의 경계가 되먹임되어 바뀌는 것은 아닐까? 파도의 끝단이 바위를 향해 곤두박칠 치지만, 부딪히며 백사장에 하이얀 포말을 드러내듯 스스로를 드러내는 것은 아닐까?

3. 중심을 여러번 옮기는 경우: 늘 중심을 가정하고(해야할 일을 정하고-하고-확인하고-그 순환의 선형적 되먹임) 바꿔야될 대상을 선정하고, 마음도 몰라준다고 애타하다가 개탄하고, 바뀌었는지 변심했는지 도저히 마음도 몸도 확인할 길이 없다. 나 중심의 사유는 늘 보이지 않는 것을 없는 것으로 치부한다. 모르면 없는 것이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확인할 방법은 한가지 있다. 여러번 해보는 것이다. 중심의 수를 여러번. 그 가운데 하나 걸려들면 되는 것이다. 단 하나라도. 박리다매.

4. [나-너]의 사유로 바꾸면, 너의 시선으로도 보고 느끼고 아파할 수 있다면, 중심만이 아니라 멀리 파고가 미치는 [주변의 주변]으로 가슴이 움직인다면 최소한 우리의 연계선상의 주변은 움직이지 않을까? [경계의 경계]에 대한 활발함이 바꿈의 시작은 될 수 없는 것일까? 늘 중심에만 목도해 저어 멀리 끝단 파도조차 확인하지 못하는 것이 아니라 [의도의 바깥]을 만들어내는 일들이 필요한 것은 아닐까?

뱀발. 참* 평가회의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 가을비도 짙어질 무렵. 말미 이런 생각이 스며든다. 노랑이 파랑만 쳐다보며 사모하지만 정작 되먹임된 (애타게 변하지 않던) 노랑이 변한다. 노랑에 대한 무심은 파랑에 대한 다가섬으로 확인된 셈이다. 빨강이 노랑에게 다가서고자 하지만 마음조차 확인할 길이 없다. 정작 [주변의 주변] ,[경계의 경계]로부터 회신이다. 아무것도 모르는 빨강의 중심은 제 몸을 한번도 움직이지 않았다. 여전히 무심하지만 벌써 빨강의 끝단은 더욱 빨갛게 되고 진해졌다. 빨강의 무심한 의도안의 파랑도.

중간. 자전거를 집에 옮겨놓았다. 얕은 취음에 내리막으로 향하는 바람소리와 바퀴살의 변주..간간이 섞이는 가을소리....얼이 데쳐진다아. 아마 경계의 경계에서, 주변의 주변에서 온통 가을이 번지고 있겠지. 그런데 또 괜한 오해받겠다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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뱀발. 지난 명절, 준비를 마치고 식구들과 한잔하다가 [촌지]에 대한 직접 부딪친 진행중인 이야기를 하다. 색깔이 선명했는데, 줘야한다. 말아야 한다. 남편을 보내야한다. 주지말아야 한다. 내아이만 생각하면 안된다. 아이의 여건에 따라 다르다. 경제적인 소득이 없어 촌지를 주지못하는 분은 어떤가? 당장해결하는 것과, 여파를 감안해 고질적인 선생을 문제삼는 방법부터...생각이 나로머무는 것, 행동도 나로 머무는 것.나의 경계를 넘어 너에 다가가지만 디딤돌이 나에게 많은 것. 사회에 닿을 듯하지만 전혀 닿지 않는 결. 앎과 만듦과 행동의 날이 선 경우 등등. 다기하지만 다기하지 않은 생각과 행동의 결들을 끄적여본다. 이어보탤 일들이 많다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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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빛 기쁨의 기억 - 한국인의 미의식

   
 

- 불행한 근대사와 함께 찾아온 기억의 상실이 그랬듯이, 찾아올 기억의 회복 역시 혁명적인 난장의 형태를 취하게 될 것이다. 그것은 문화와 예술의 몫이 아니라 일상과 취향의 몫이 될 것이며, 일상과 취향의 혁명이 문화와 예술의 변화로 이어지는 한판의 반전이 전개될 것이다. 226쪽  이같은 일상과 취향의 혁명을 앞당길 견인차는 세련되고 전위적인 엘리트들의 예술적인 상상력이 아니라 촌스럽고 뒤처지는 남녀노소 장삼이사들의 일상적인 감수성이다. 비록 오늘은 가짜 버버리무늬와 유사 베네통 색에 둘러싸인 색치의 일상에 갇혀 있을지라도... 227쪽


- 코앞에서 조목조목 뜯어보던 지금까지와 달리, 거칠기보다 부드럽고, 졸하기보다 아하며, 어눌하기보다 격조있게 보인다면, 그때 비로소 당신은 상의 아름다움에 주목하는 한국인의 미의식에 눈뜨기 시작한 것이다. 142쪽

- 한이란 결국 흥으로 곰삭여진다는 사실을 간과한 채, 한에만 주목하는 담론은 청산되어야 한다. 일제강점기로 인해, 한을 삭일 여유를 잃어버려 해학과 신명으로 승화시키지 못해 한의 늪에 주저앉을 수 밖에 없었다. 일제 강점기의 한국인은 김치가 익어서 '시원하고 칼칼한' 발효맛을 내기 전에 '부글부글 끓어오르는' 정서에 늘상 붙잡혀 있었는데, 이 틈새를 일본의 신파가 밀고 들어온 것이다. 179-180쪽 요약

- 사람은 위치와 장소 속에서 자신의 존재를 확인한다. 사람은 시간에 대한 사유보다 공간에 대한 사유를 더 절실해한다. 지난 세기의 한국인이 서구적 근대를 향한 '시간과의 경쟁'에 빠져든 결과 공간 의식과 공간 취향을 상실해 버렸다. 인간의 정체성과 직결되는 미의식은 공간의식과 공간 취향에서 만들어지는데 돈가치와 효율성 주도에서는 이런 취향이 발붙일 곳이 없다. 어쩌면 삶터는 뿌리와 방향을 제공하는 삶의 기억들로 가득차있다. 186-187 요약

- 오늘의 우리는 어제 우리의 자리로 멀찍이 에둘러서 돌아가는 중이다. 멀찍이 에둘러서 돌아간다는 것은 '시간과의 경쟁'에 쫓겨 성찰의 자세를 내던진 지난 세기의 선택에 대한 대가를 치르는 것이다. 191쪽

- 조화로운 톤과 개성적인 컬러가 없는 도시. 고유색의 부재란 한국 도시만의 문제가 아니라 한국 문화 전반의 문제인데, 이같은 문제의 배경에는 색 취향을 비롯하여 취향 전반을 잃어버린 한국인의 기억상실이 자리잡고 있다. 전통의 단절은 사실의 단절보다 전통 의식의 단절이 더욱 두려운 어둠을 빚는다. 저쪽에 내재하는 의미에서는 오늘을 살아가는 지혜와 감정의 기준을 볼 수 있다. 내재하는 의미란 다름 아닌 생활 철학과 생활 감정의 줄거리이기 때문이다. 225-6쪽 요약


- 개성있는 취향은 정신의 여백에서 자란다. 동양화의 여백은 하릴없이 비어있는 공간이 아니라 부분을 비워내어 전체를 넘치게 하는 역동적인 기운생동의 근원이다. 정신의 여백을 간직한 사람만이 시시때때로 튀어오르는 정신의 자투리들로 아름다운 성찰의 조각이불을 꾸며낼 수 있다. 232쪽

- 취향에 대한 담론은 그것을 통해 자신을 돌아보는 성찰의 계기로서 작용한다. 하지만 이런 취향이 지닌 다원적인 모호성에 의심의 눈길을 보내는 것은 지난 세기 이래 우리 안에 그늘을 드리운 이데올로기적인 사고 때문이다. 이는 민족주의, 사회주의, 자유주의의 특정한 이데올로기를 가리키는 것이 아니라 그것들 너머에 존재하는 이원론적인 사고 일반을 가리킨다....(중략) 앞뒤가 따로 없는 '뫼비우스의 띠'나 안팎이 따로 없는 '클라인 씨의 병'에 비유될 수 있는 한 차원 높은 사고를 모색해야 한다...(중략) 성찰과는 거리가 먼 삶을 살아온 근대 한국인에 대한 반성이 시작되는 지점은 근대 한국인을 탄생시킨 근대성 자체에 대한 성찰이다....'나를 죽이면서 남을 흉내낸'...235-6쪽 요약(취향적 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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뱀발.

1. [한국인의 미의식] 3부는 공감폭이 컸다. 헌데 4부는 전적인 동의를 할 수 없다. 구체성의 결여이거나 개략적인 스케치라서 더 그런지도 모르겠다. [대륙을 품어...]의 제백석과 서비홍편, 그리고 그림들을 눈여겨보다. 팔인대가...등등 일필휘지한 그림들만 눈에 찬다.

2. 근대를 기억상실로 보거나 문화와 예술이전 일상과 취향으로 회복할 수 있다는 점. 색과 맛,해학 등등 여러가지 면에서 공감폭이 크고 일상의 고민과 맛닿아 있어 나름 와 닿는다 싶다.

3. 근육과 살-과도한 남성성(과도한 여성성). 말은 없고 살만 있는 사회도 함께 연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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