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전문점은다른 자영업 분야에 비해 비교적 쉬워 보인다‘는 인식이 있다. 안 그래도 신규 창업의 문턱이 낮았다. 코로나로 인해 실직하신 분들이 창업에 나선 것도 영향이 있다고 생각한다. 시장의 파이 (수요)는 정해져 있지만 나눠먹는 점포의 수가 늘어나면서 출혈경쟁이 심해졌다. - P11

업종 특성상 진입장벽 (메뉴 제작 난이도 등)은 낮지만, 커피전문점으로 돈을 벌어서 창업 비용을 회수하기는 어렵다. 커피전문점은 신규 창업비용이 다른업종과 비슷하지만, 매출은 낮고 브랜드·점포별 차별화가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 흔히 카페는 창업 비용이 저렴할 것이라오해하기 쉽다. 커피를 내리고, 얼음을 담고, 재료를 보관하는 설비면 충분하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않다. 오히려 카페창업에 더 많은 비용이 들어가기도 한다. - P12

출혈경쟁이 가속화되다 보니 신규 출점, 신규 브랜드에 대한 반발도 뒤따른다. 특히 메가·컴포즈·빽다방으로 대표되는저가 커피 브랜드에 대한 반발이 거세다. 고장수 이사장은 "코로나19 전만 해도 카페 사장들 사이에서 ‘우리의 적은 스타벅스라는 말이 돌았다. 그러나 이제는 우리의 적은 노란 간판‘이라고들 얘기한다"라고 말한다. 브랜드 컬러가 노란색인 메가컴포즈·빽다방을 통칭하는 표현이다. - P13

분명한 것은, 별도로 법을 바꾸지 않아도 지역구에 후보를 내는 거대 양당이 비례대표 정당 목록에 정상적으로 이름을 올리기만 하면 문제가 상당 부분 해결된다는 점이다. 지금의 위성정당이 지역구와 별도로 비례 의석을 가져갈 수 있는 건, 두 정당이 자기 당 이름을 비례대표명부에 올리지 않고 후보 공천도 하지 않는 현실이 용인되기 때문인 측면이 크다. - P19

최근 금융위원회와 한국거래소에서흘러나오는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 혹은 ‘기업 밸류업‘ 방안의 핵심은 한국 상장기업들의 투자·배분 행태를 고쳐 ROE, PBR 등 투자지표를 높이는 것이다. 어떻게? 한국거래소가 기업들에게 ‘투자지표개선 목표치‘를 제시하고 이를 위한 계획을 공시하도록 권고한다.  - P25

초저엔은 일본 대기업들의 수출 수익을 늘려 주가 상승의 원동력이 되었다. 그러나 대기업들의 수익이 늘어난다고 자동으로 임금이 오르거나 다른 부문에 대한 ‘낙수효과‘가 발생하진 않는다. 일본정부는 가계소득을 높여 수요를 증진시켜야 디플레이션에서 탈출할 수 있다고믿는다. 기시다 정부는 가계소득을 올리는 두 가지 방법을 채택했다. 하나는 임금을 높이는 것이다. 기업들에게 임금인상을 권고하고 이를 위한 세제 혜택까지 제공한다. 다른 하나는 가계의 ‘자산소득‘을높이는 것이다. - P26

일본은 지난 10여 년에 걸친 기업지배구조 개혁에 ‘플랜‘을 결합하면서 주식시장을 부흥시키는 데 일단 성공했다. 그러나 주식시장의 활황을 장기적으로 이어 나가려면 견조한 경제성장과 실질임금의 상승이 필요하다. 한국 정부는 기업밸류업‘이 단지 ‘주가 올려서 주주들 기쁘게 하기‘가 아니라 한국 기업들의 투자배분 행태를 크게 바꾸는 작업이라는 점에 유의하고 지극히 신중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  - P26

바다는 지금 두 가지 위기 앞에 놓여있다. 하나는 무분별한 남획이고, 또 하나는 기후위기로 인한 수온 변화다. 기후위기에 비하면 남획 문제는 어떤 식으로든인간이 대처 가능하다. 오히려 과도한 어업 규제로 어민들의 생존권이 위협받고있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마당이다. - P41

 그러나 ‘남한주적론‘은 동족 관계라는 벽에 부딪혀 있었다. 이제 선대의 유훈까지 저버리며 마지막 걸림돌을 치워버리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북한에는 걸림돌이지만 남한에 마지막 안전핀이 뽑힌 것이다. ‘임박한 위협‘이다. - P44

전술핵, 국지 분쟁의 상관성과 관련해 주목해야 할 것이 바로 ‘안정불안정성의 역설‘이다. 핵보유국 간에 직접적 전쟁 가능성은 줄어들지만 핵전력을 배경으로 저강도 분쟁은 더욱 빈번하게 일어난다는 것이다. 카길 전쟁이 대표적이다. - P45

지난 2월1일 애플이 발표한 2023년 4분기 실적 (2022년 4분기보다 2% 증가한1196억 달러)은 나쁘지 않았다. 무엇보다 2022년 중반부터 이어진 매출 감소세를 중단시켰다. 아이폰 매출이 6% 증가했고 서비스 매출에서도 역대 최대 실적을 올렸다. 그러나 중국에서 얻은 매출은13%나 줄어들었다. 2월 둘째 주 현재, 애플 주가는 지난12개월에 비해 약 23% 올랐다. 같은 기간MS의 주가는 56% 상승했다. - P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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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뒷세이아, 모험과 귀향, 일상의 복원에 관한 서사시 리라이팅 클래식 13
강대진 지음 / 그린비 / 201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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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이 작품은, 트로이아 전쟁에 참가했던 영웅이, 바다를 떠돌며 모험을 겪은 후 20년 만에 집에 돌아와, 자기 아내에게 구혼하면서 자기 집 재산을 먹어치우고 있는 횡포한 무리들을 처단하는 걸 주된 내용으로 한다. 간단히 줄이자면 '오뒷세우스의 모험과 복수'다. 이것이 <오뒷세이아>의 중심 주제 두 가지이다. _ 강대진, <오뒷세이아, 모험과 귀향, 일상의 복원에 관한 서사시>, p43

강대진의 <오뒷세이아, 모험과 귀향, 일상의 복원에 관한 서사시>는 호메로스(Homeros, BCE 8C ? ~ ?)의 <오뒷세이아 ODYSSEIA>의 입문서다. 트로이를 멸망시킨 영웅 오뒷세우스가 고향 이타케로 바로 돌아가지 못하고 10여년 간 떠돌아다닌 후 고향으로 돌아와 아내를 유혹하던 구혼자들을 처단하고 다시 왕(王)으로 자리한 이야기. 많은 이들이 '모험'-'복수'라는 2개의 주제에 주목하지만, <오뒷세이아, 모험과 귀향, 일상의 복원에 관한 서사시>는 흔히 놓치기 쉬운 다른 하나의 주제를 독자들에게 일깨운다.

이 작품의 다른 핵심은 텔레마코스라는 젊은이의 성장이다. 그는 아버지의 행방을 찾아 여행을 떠나고, 아버지의 모험을 축소해서 겪고, 그것을 통해 어른이 된다. 그래서 이 작품에서는 뱃사람의 모험담과 집 떠난 이의 귀향담에 더하여, 젊은이의 성장담이 함께 다뤄지고 있으며, 이 세 가지가 <오뒷세이아>의 세 주제이다. _ 강대진, <오뒷세이아, 모험과 귀향, 일상의 복원에 관한 서사시>, p43

저자는 들어가는 글에서 아들 텔레마코스에 초점을 맞추지만, 그것은 텔레마키아에만 한정된 주제가 아니다. 아버지 오뒷세우스의 귀환 역시 그의 성장과정을 그리고 있으며 그 과정을 통해 그는 <일리아스>에서 꾀 많고, 다른 이들을 속이는데 익숙한 장수로부터 '신과 같은' 오뒷세우스로 성장할 수 있다.

이 작품은 전체적으로 오뒷세우스의 성장과 이타케의 질서 회복이라는 틀을 따라 진행되고 있다. 그는 죽은 자, 아무것도 아닌 자, 표류자의 단계를 지나왔으며, 지금은 표류자는 아니지만 어딘지 모를 바닷가에서 아무것도 모르는 자로 서 있다. 그가 한 나라의 왕으로 다시 서서 뒤집힌 질서를 바로잡으러면, 아직도 더 성장해야 한다._ 강대진, <오뒷세이아, 모험과 귀향, 일상의 복원에 관한 서사시>, p389

<오뒷세이아>에서 눈에 띄는 '모험'과 '복수'라는 주제로 한정 짓는다면, <일리아스>의 주제 '아킬레우스의 분노'에 이은 '오뒷세우스의 모험'이라는 후속작품에 머무르지 않을까. 여기에 '성장(成長)'이라는 주제가 더해지면서 <오뒷세우스>는 '분노-복수'의 시대를 마감하고 새로운 시대를 여는 가능성을 독자들에게 보여주는 것이 아닐까. 헤시오도스(Hesiodos, BCE 776 ~ ?)가 <일과 나날>을 통해 노래한 것처럼 '황금의 시대', '은의 시대', '청동의 시대', '영웅의 시대', '철의 시대'를 거치며 창조 이후 끊임없이 쇠락한 인류 문명에 '판도라의 상자'처럼 작은 희망을 보여주는 것은 아니었을까.

이제 사람들끼리 맹약을 맺게 하여, 원한을 잊고서 이전처럼 서로 사랑하게끔 만들어 주자는 것이 핵심이다. 어떤 학자는 이것이 인류의 정신사에서 대단히 중요한 발상이라고 평가한다. 이전까지 끝없는 피의 보복이 잇달았는데, 여기서 그것을 단절하고 맹약으로 평화를 세우고 있기 때문이다. _ 강대진, <오뒷세이아, 모험과 귀향, 일상의 복원에 관한 서사시>, p655

<오뒷세이아>의 내용 자체는 널리 알려져 있지만, 서사시의 구조 안에서 어떻게 주제의식이 작동하는가를 <오뒷세이아, 모험과 귀향, 일상의 복원에 관한 서사시>는 잘 보여준다. 그리고, 이런 구조를 통해 다른 하나의 은유를 개인적으로 발견하게 된다. 오뒷세우스라는 '국가'와 텔레마코스-페넬로페라는 '가정'의 결합이라는. 12세기 도리아 인 또는 지중해 해양 민족의 침입으로 인해 붕괴된 미케네 문명의 국가 권력의 소멸이 지중해 식민 활동을 통해 다시 부활하고, 국가 권력의 부활이 가족 내 질서에 영향을 행사하는 과정을 묘사한 것은 아닐까. 부활한 국가 권력은 예전과 같이 구술 언어에만 의존한 신정(神政) 권력이 아니라, 이제는 시간을 넘어서는 문자(文字) 언어를 통해 새로운 권력을 만들어냈고, 텔레마코스는 혈통이 아닌 스스로의 힘으로 새로운 시대의 주인임을 입증해야 했다는 이야기. 다소 거칠지만, 이러한 틀에서 <오오뒷세이아>를 다시 읽으려 한다...

시인과 그의 주인공은 도착한 땅이 얼마나 식민하기에 좋은 곳인지 보여준다. 학자에 따라서는 이런 태도에서 기원전 8세기 희랍인의 경험을 발견하고, 이것이 작품 전개에 리듬을 제공한다고 보기도 한다. 즉 지중해 곳곳에서 식민 활동을 했던 경험이 여기 반영되어, 주인공의 모험에도 그것이 보이며, 거기서 쌓은 경험을 바탕으로 주인공이 자기 고향을 '재(再)식민화'한다는 것이다. _ 강대진, <오뒷세이아, 모험과 귀향, 일상의 복원에 관한 서사시>, p211

지금 이 단계에서 오뒷세우스가 젊음을 되찾는 것은 언어와 상상력이 이룬 놀라운 성취이다. 오뒷세우스는 칼륍소 못지 않게 언어라는 마술에 능한 사람이고, 페넬로페의 상상력은 시간의 위력을 이기고 과거를 복원하는 놀라운 힘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언어-상상-현실로 이어지는 이 단계적 성취는 우리가 <일리아스>에서도 발견하는 기술이다. _ 강대진, <오뒷세이아, 모험과 귀향, 일상의 복원에 관한 서사시>, p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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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와 교화(敎化)를 세우는 것은 사람들의 마음을 얻어서 이들을 시끄럽게 하지 않는데 있으며, 사람의 마음을 얻는 것에는 정성과 믿음을 이들에게 보이는 것 만한 것이 없고 이들을 시끄럽게 하지 않는 데는 청정함을 가지고 이들을 진무(鎭撫)하는 것 만한 것이 없다.

"예(禮)의 규정에 준거(準)하면 오악은 삼공(三公)에 해당하는 것으로 보는데, 지금 비록 왕작(王)을덧붙여 준다고 하여도 오히려 신하일 뿐입니다. 천자가 이름을 호칭하는 것은 아마도 옛 제도가 아닐까 걱정됩니다. 청컨대 지금부터는 다시는 어서(御署, 황제의 서명)하지 마십시오."

12월 초하루 무인일에 사천(司天)에서 일식이 있을 것이라고 말하였다. 이에 이르러 음습한 구름이 하늘을가리기를 아침부터 시작해서 오시(時)에 이르러 흩어지자 여러 신하들이 축하였다. 일식이 없게 된 것을 축하하는 것은 이로부터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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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클 포터의 경쟁전략 - 경쟁우위에 서기 위한 분석과 전략 21세기북스 경제경영 클래식 시리즈 4
마이클 포터 지음, 조동성 옮김 / 21세기북스 / 200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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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이 책은 기업이 활동하는 기반인 산업을 전체적으로 분석하고, 그 산업이 어떻게 전개될 것인지 예측하며, 경쟁기업과 자사의 위치를 파악하고, 이러한 분석결과를 특정 사업의 경쟁전략으로 전환하는데 도움이 되는 포괄적인 분석체계를 제시하고자 한다. _ 마이클 포터, <마이클 포터의 경쟁전략>, p26

마이클 포터 (Michael E. Porter)의 <마이클 포터의 경쟁전략 Competitive Strategy: Techniques for Analyzing Industries and Competitors>은 산업 내 위치한 기업의 처한 산업 내/외부의 환경과 이로부터 들어오는 압력에 대한 내용 분석과 대처법을 다룬 책이다. 이미 1980년대 쓰여져 이제는 일반에도 널리 알려진 경영학의 고전 <마이클 포터의 경쟁전략>. 저자 마이클 포터는 책을 산업경쟁을 유발하는 5가지 요인으로 구분하고, 각각의 요인에 대한 분석을 하는 것으로 논지를 전개한다.

특정 산업의 경쟁강도는 우연의 산물이 아니다. 오히려 산업의 경쟁은 현재 그 산업에서 경쟁을 벌이고 있는 기업의 행위보다 근원적인 경제적 구조에 의해 더 많은 영향을 받는다. 특정 산업의 경쟁은 새로운 진입기업의 위협, 구매자의 교섭력, 대체제 나 대체 서비스의 위협, 공급자의 교섭력, 기존 기업 간의 경쟁 등 5가지 기본적인 요인에 의해 좌우된다. _ 마이클 포터, <마이클 포터의 경쟁전략>, p38

경쟁전략의 기본은 '낮은 원가'와 '높은 가격'이다. 경쟁 기업보다 낮은 비용을 들여 제품/서비스를 생산하기 위해 유통, R&D, 법적 지원책을 확보하고, 경쟁 기업보다 높은 가격을 책정할 수 있는 브랜드, 차별화된 경험을 제공하여 독점(獨占)적 지위를 확보하고 수직적 통합(vertical integration)을 통해 저비용-고이윤의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 스노우볼(snow-ball)을 키워가는 여러 방안이 책에서 논의된다.

책에서 다뤄지는 내용은 기업이 시장 내에서 확보할 수 있는 최상의 지위, '독점적 공급자'로 서기 위한 여러 전략이 다뤄지지만, 이 책의 내용은 자본주의 시장에만 한정되지 않는다. 마이클 포터의 경쟁전략을 민주주의 정당(政黨)에 대입해보면 다음과 같이 되지 않을까.

어느 하나의 정치 이념(이데올로기)을 선점한 정당이 있다고 하자. 요즘 유행하는 '자유(自由)주의'를 표방하는 정당에는 다소 중도적인 정당, 더 보수적인 정당 등이 해당 이데올로기(산업) 내에서 경쟁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자유주의'에 매력을 느끼고 숟가락을 얻으려는 세력(잠재적인 진입기업)도 있고, 보다 많은 표를 얻을 수 있는 '자유주의'를 대체할 '평등주의' 등은 대체재/대체서비스가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이들의 이데올로기를 소비하는 지지자들은 구매자이며, 이러한 이데올로기를 구현할 수 있는 후원자들은 공급자가 될 것이다. 한 정당과 그 정당이 표방하는 이데올로기를 둘러싼 환경 속에서 이 정당이 권력을 잡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마이클 포터의 경쟁전략>의 내용은 이에 대한 좋은 은유가 될 것이라 생각한다. 이런 면에서 <마이클 포터의 경쟁전략>은 경제/경영 서적이기도 하면서 정치적으로도 여러 의미를 담은 책이라 생각한다. 2024년 상반기 경제적으로 반도체, 바이오, 2차 전지 등 성장 산업과 저PBR 관련 금융 등 전통 산업 간 주도권을 가져오기 위한 주식시장의 움직임과 정치적으로 4월 총선을 앞둔 시점에서 마이클 포터의 3부작 <경쟁전략> <경쟁우위> <권력의 배신>을 보는 것도 나름 의미가 있을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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촌음(陰)이라도 애석한 것이다. 만약에 종일토록 선을 행한다하여도 일생 동안에 역시〔할 수 있는 일이 얼마 없을 것인데 부지런히 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전 시대에 요(遼)를 정벌하면서 사람들이 명령을 감당하지 못하였으니, 수 양제(隋煬帝, 楊廣, 569-618)의모든 군사들이 함락되어 죽었고, 당 태종(太宗, 李世民, 598~649)은 자신이 사졸들보다 앞장섰지만 끝내해결한 바가 없었습니다. 대개 나라를 다스리는 도(道)란 안으로 정사를 잘 닦는데 있으니 그러면 먼 곳에 있는 사람들이 와서 귀부합니다.

"진(晉, 후진)-한(漢, 후한) 시절의 병란으로 산 영혼들이 시들고 죽어서 거의 다 없어졌는데, 당시에 다시는 태평스러운 날이 없을 것이라고 생각하였다. 짐이 몸소 여러 정사를 살펴보고 만 가지 일들이 면밀하게 정리하며 매번 상천(上天 하늘)이 하사하시어서 이처럼 번성하게 되었다고 생각하면서 마침내 잘 다스려지고 혼란스러운 것은 사람에게 달려 있다는 것을 알았다.

고려에서는 처음으로 요(遼)의 연호를 사용하였는데, 정사일(5일)에 사자를 파견하여 정삭(朔)을 시행한다고 알리고 포로를 돌려보내 줄 것을 빌었다. 요(遼)가 그들이 대속(代)하고 송환하는 것을 허락하고 숭록경(崇祿卿)인 소술관(蕭述管)·어사대부인 이완(李流)을 파견하여 조서를 싸가지고 이들을 위무하게 하였다.

경술일(29일)에 고려 국왕인 왕치(治, 성종, 960-997, 재위: 981~997)가 요(遼)의 군사가 그들의 경계를침략하였다고 하며 사자를 파견하여 군사를 출병하기를 빌었다. 황제는 북쪽 변경이 비로소 편안해 졌는데 가볍게 군사를 동원할 수 없다고 하여서 그 사자(使者)에게 두터이 사례하고 그를 돌려보내면서 이어 우대하는 조서로 왕치에게 답장하였다. 이로부터 고려의 조공은 드디어 끊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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