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추정에 따르면, 한국의 잠재성장률은 2013년의 3.5% 이후 단 한 번의 상승도 없이 줄곧 하락해왔다. 지난해는 사상 최초로 2%이하인 1.9%, 올해는 1.7%로 추정된다. 미국(2024년 1.9%)보다 낮다. 한국 경제가 최근(윤석열 정부 출범이후) 갑자기 추락한 것이 아니다. 십수년 전부터 하향 추세였다. 이 경향이 최근들어 좀 더 뚜렷해졌을 뿐이다. 한국 경제가 성장해온 ‘방식‘ 자체가 한계에 부딪힌 것이다. 구조적 위기 국면이다. - P10

이런 탈세계화 흐름으로 한국은 크게 두 가지 난관에 처했다. 첫째, 한국 기업들은 중국과 연결된 ‘글로벌 공급망‘을 통해 낮은 비용으로 제품을 만들어 거대 시장 미국에 팔아왔다. 이 방식이 점점 더작동하기 어렵게 되었다.  - P12

동시에 한국 내에서는 자산(부동산)및 노동소득 격차, 수도권 집중, 산업도시의 퇴락, 정규직과 비정규직 격차 등 세계화 시대에 축적된 모순들이 돌출하고 있다. 이런 갈등들은 저성장의 원인이기도 하다. 앞으로 저성장의 지속은 갈등을 일시적으로나마 해소할 수 있는 복지 재원을 줄일 것이다. 이는 다시 갈등을 부추겨저성장 추세를 심화시킨다. 계속 이렇게 갈 수 없다. - P13

한국 경제는 하향 추세를 타고있으며 이를 반전시키려면 냉정한 현실인식과 과감한 구조개혁이 불가피하다.
사안마다 제각기 다른 개혁 반대 세력을 설득해 사회적 컨센서스를 형성할 정치적 능력이 절실하다. 정치권과 시민사회는 저출생, 연금, 이중노동시장, 산업정책, 국제관계 등 경제·안보 측면에서 시민들과 국가에 장기적으로 중요한 구조개혁 의제와 처방을 본격 제기하고 강력추진해야 한다. 그럴 수 있는 시간이 얼마남지 않았다. - P14

아베노믹스는 절반의 성공이자 실패였다. 경제는 약간 회복되었고 일자리가증가하는 성과가 있었지만 인플레이션목표치는 달성하지 못했다. 엔저와 함께수출 대기업의 이익이 증가하여 주가는높아졌지만, 노동자들의 임금상승은 정체되었다. - P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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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은 무리를 지었으나 진(陳)이 정돈되어 있지 않으니 장수는 재주가 없다. 우리의 군사는 비록 적기는 하지만 기습으로 승리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먼저 산 아래에 매복을 하고 있다가 싸움이 붙으면 반드시 남쪽으로 갈게 될 것이니 너희들이 일어나서 이를 타고 이기면 마땅히 크게 무너질 것이다."

"누가 폐하를 위하여 이러한 계책을 획책하였는지 그 죄는 목을 벨만 합니다! 지금 천자께서는 신무하시고 장수들은 화협한데 만약에 거가가 친정(親征)을 하시면 적(敵)은 스스로 마땅히 숨어떠날 것입니다. 그렇지 않으면 기습병으로 그들의 모의한 것을 꺾으면서 굳게 지키고 그들 무리를지치게 하고 노일(勞逸)의 형세를 가지면 우리는 승산(勝)이 있습니다. 어찌 종묘(宗廟)와 사직을 버리고 멀리 초(楚)·촉(蜀)으로 갑니까?"

항상 《논어》 읽기를 좋아하여 어떤 사람이 이를 묻자 이항이 말하였다. "내가 재상이 되었지만, 예컨대 《논어》 가운데 있는 ‘쏠 것을 절약하고 다른 사람을 아끼어서 때에 맞게 백성을 부린다. ‘라는 두 구절도 아직 시행할 수 없다. 성인의 말씀은 죽을 때까지 이를 외워도 좋다!"

"이치에 맞지 않게 백성들을 해치는 일은 조정에서 결코 시행할 수 없다. 출납에서 아끼는 것은 진실로 유사(有司)의 업무이니 요컨대 마땅히 이 사람(백성]들로 하여금 실제로 위에서 하사하는 것을 받게 하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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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농산물 가격 급등 이후 다시금농산물 유통 문제가 많이 거론되고 있다. 산지에서 밥상까지, 유통 과정에서 적잖은 비용이 들어 농산물 값이 오른다는 지적은 이미 익숙하다. 그런데 복잡다단한유통 과정에서 과연 어느 ‘단계‘가 문제인지는 모호하다. 지난 몇 해 동안 꾸준히 지적돼온 문제가 있다. 농산물 경매제도다. 경매제도에 어떤 문제가 있기에 물가상승의 요인 중 하나로 지목되고 있을까. - P14

세계적으로도 시장도매인 제도가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파리 룽지스 시장, 로스앤젤레스 농산물시장, 베이징 신파디 농산물시장 등이 직거래 형태의 시장도매인제로 운영되고 있다.  - P17

PA 간호사는 Physician Assistant(의사 보조)의 준말로 정부에서는 ‘진료지원인력‘이라는 용어를 쓴다. 병원에서는 PA간호사, 전문간호사, 임상전담 간호사 등다양한 명칭으로 불린다. 간호사라는 타이틀을 달고 있지만 하는 일은 의사에 더 가깝다. "인턴이나 저연차 레지던트 업무를 보통 수행한다"라고한 대학병원 의사는 설명했다. 유니폼도 일반 간호사와 다르다. PA 간호사가의사처럼 보이는 흰색 가운을 입는 병원도 있다. 의사가 해야 할 의료 행위를 간호사가 대신하고 있다는 점에서 의료법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 P22

현재 HBM 시장에서 가장 앞서 나가는 기업은 SK하이닉스다. 2021년 10월 최초로 개발에 성공해 2022년 6월 양산하기 시작한 4세대 제품 ‘HBM3‘은 AI 산업 성장 국면에서 SK하이닉스가 주도권을 잡는 데 결정적인 기여를 했다. 현재가장 각광받는 AI 반도체는 엔비디아의그래픽처리장치(GPU) H100인데, SK하이닉스는 H100에 들어가는 HBM3을 독점 공급하고 있다. - P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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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의 분자 RNA - 생명의 기원에서 백신과 유전자 치료까지, RNA에 관한 모든 것
김우재 지음 / 김영사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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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의 저장과 전달이라는 이 고귀한 지위를, 그 기능만으로도 여왕이 되어 편하게 놀고 먹을 수 있는 이 고귀한 지위를 DNA에 넘겨주고 때로는 단백질의 기능을, 때로는 DNA의 기능을 대신하는 존재가 있다. DNA와 비슷하지만 그 구조와 구성 성분이 조금 다른 이 핵산의 한 종류를 우리는 RNA라고 부른다. _ 김우재, <꿈의 분자 RNA>, p54/295

김우재 교수의 <꿈의 분자 RNA>는 코로나19 이후 새롭게 질병치료의 기준이 된 RNA에 대한 이야기를 다룬다. DNA로부터 정보를 전사받아 단백질을 만드는 역할을 하는 RNA. 책에서는 RNA에 대한 개략적인 개념으로부터 CRISPR-CAS9에 이르는 현재 바이오 제약분야의 주요 이슈를 알기 쉬운 용어로 일반에게 소개한다.

mRNA라는 약어를 풀면 messenger ribonucleic acid, 즉 '전령 리보핵산(전령 RNA)'이 되는데, 여기서 '전령'이란 유전체의 정보를 단백질로 전달한다는 의미다. mRNA는 '번역'이라는 과정을 통해 DNA의 염기서열 정보를 단백질의 아미노산 서열로 변환시켜 주는 일을 수행한다. 그 역할이 마치 중요한 정보를 전달하는 전령과 같기 때문에, mRNA라는 이름이 붙은 것이다. _ 김우재, <꿈의 분자 RNA>, p21/295

DNA에서 RNA로 정보가 발현되는 과정을 '전사'라고 한다. DNA와 RNA는 모두 핵산으로 이루어진 친척 사이라서, 정보의 전달 과정은 그다지 복잡하지 않다. 책에 적힌 내용을 노트에 일목요연하게 정리하는 과정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생각해도 된다. RNA에서 단백질로 정보가 전달되기 위해서는 핵산이라는 DNA와 RNA의 기본 단위를 아미노산이라는 단백질의 기본 단위로 '번역'해야 한다. _ 김우재, <꿈의 분자 RNA>, p144/295

저자는 생물학에 익숙하지 않은 일반인들을 위해 전문용어 대신 비유를 통해 이론을 알기 쉽게 풀어가며, 덕분에 독자들은 최근 생물학의 흐름에 대해 새롭게 이해할 수 있다. 개인적으로 이 책의 가장 큰 매력은 제임스 D. 왓슨 (James Dewey Watson)의 <이중나선>과 리처드 도킨스 (Richard Dawkins)의 <이기적 유전자>의 한계로부터 독자들을 끌어내어 보다 새로운 세계를 보여준다는 점에 있다고 생각한다. 사실, 이 책에서 도킨스의 이야기가 주된 내용은 아니다. 그렇지만, DNA와 유전자를 통해 세상을 보는 관점을 새롭게 바꾸고, 신(神) 중심의 세계관을 비판한 그들의 진화학이 더는 유효하지 않음을 저자는 본문을 통해 보여주는데, 이는 '진화학=도킨스'로 생각하는 일반 독자들에게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오는 것은 분명하다.(적어도 필자 자신에게는 그렇다) 본문에서 도킨스 대신 저자에 의해 새롭게 조명되는 학자가 바로 스티븐 제이 굴드 (Stephen Jay Gould)다. 날카로운 독설가 도킨스에게 밀려 다소 평가절하되는 굴드는 이 책에서 진정한 과학자로 새롭게 비춰진다.

굴드가 '이기적 DNA'라는 개념과 싸운 이유는 그것이 '이기적'이기 때문이 아니라 '이기적'이지 않을 가능성마저 지워버리는 획일성 때문이었다. 굴드는 유전자의 '이기성'과 싸운 것이 아니라 '모든'이라는 수식어와 싸웠던 것이다.(p187)... 도킨스의 이기적 유전자가 지닌 이러한 내재적 모순은 첫째, 도킨스가 '이기성'이라고 명명한 유전자의 속성으로부터 비롯되는 필연적 결과이고 둘째, 다윈의 자연선택을 유전자 수준에서 정의하려고 할 때 비롯되는 비극의 결과다. 이미 기무라 모토, 잭 레스터 킹과 토머스 주크스의 중립 가설로 인해 유전체 수준에서 자연선택은 포기되어야 했다. _ 김우재, <꿈의 분자 RNA>, p190/295

마르크스(K.Marx)가 '유신론'에 대항하기 위해 '유물론'이라는 도그마를 들고 나왔듯, 도킨스는 '유전자'라는 개념을 내세웠다. 그렇지만, 마르스크 사상의 '하부구조가 상부구조를 결정한다'는 상부구조의 사상이 갖는 또다른 독단성의 한계와 마찬가지로, 도킨스의 '유전자 결정론'은 모든 것이 완벽하게 '이기적인 유전자'의 철저한 계산과는 달리 무한한 시간 속의 수많은 착오의 산물이라는 진화(進化 evolution)의 기본 개념과 충돌하며 한계를 보여준다.

이처럼 <꿈의 분자 RNA>는 DNA와 단백질이라는 결정적인 '상태' 대신 RNA라는 '상태'와 '변화'로의 관점 변화는 DNA라는 도그마의 붕괴를 독자들에게 보여준다는 점에서 <이기적 유전자>를 벗어나 '포스트 도킨스'의 관점으로 '유전자 가위' 시대의 현대 생물학을 바라볼 수 있게 해주는 안내서라 생각된다...

'DNA는 생명의 책'이라는 말과, '중심 도그마'라는 표현에서 풍기는 위계적 구조, 즉 DNA가 RNA나 단백질의 상위에 존재한다는 관념은 재고되어야 한다. 특히 유전자라는 개념은, DNA라는 생명의 책에 쓰여 있고 단백질을 코딩하는 일부의 영역이라는 차원에서 벗어나, RNA를 포함하는 더욱 광범위한 개념으로 수정될 필요가 있다. _ 김우재, <꿈의 분자 RNA>, p178/295

pS. RNA가 '꿈'의 분자인 이유. 영문으로 '꿈'이라는 글자를 자판으로 두드려 보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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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에는 백성을 국가의 근본으로 삼고 먹는 것을 백성들의 하늘로 삼았지만 오늘날에는 국가에서 장정을 데려다가 병사로 삼았으니, 이미 국가의 근본을 잃었고, 재앙과 상처로 먹을 것을 떠나게 하였으니 어찌 백성들의 하늘이 있겠습니까!

바라건대 폐하께서 신이 상주하는 바를 들어주시어서 상(賞)을 주고 벌을 내리는 두 칼자루는 하나하나 중서성에 물을 필요가 없고, 만기(萬機)를 통변하는데, 하나하나 추밀원으로 말미암을 필요가 없으니 그런 다음에 참소와 비방을 구별하여 알아내고, 충성스럽고 선량한 사람을 살펴서 물어서 속히 위태롭고 어려움의 싹을 찾아낸다면 천하 사람들은 참으로 다행이겠습니다!"

옛날에 한(漢)의 삼공은 파면되면 이를 방축하여 귀농하게 하고 주륙하게 되면 그에게 자진하는 것을 내려주었습니다. 그 임용된 것이 이미 무겁다면 책임을 지워 쫓아내는 것도 가볍지 않았으니 국가의 권력을 잡고 조정하는 사람은 감히 마음을 쓰지 않는 일이 없는 까닭이며, 병권을가진 사람은 감히 절개를 다하지 않을 수 없는 까닭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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