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치 우리 삶이란 것이, 동일한 시대의 초상화들이 걸린 모습이 마치 가족처럼 보이는, 같은 색조를 띠는 미술관과 흡사하다고나 할까. ? 한가로움이 넘쳐흘렀고, 언제나 커다란 마로니에와 산딸기 바구니, 그리고 쑥의 새싹 향기가 풍겨 나왔다.

이 두 분은 고상한 것을 동경했기 때문에, 비록 역사적으로 흥미로운 일이라 할지라도 소위 잡담이라고 불리거나, 보다 일반적으로는 미적이나 도덕적인 대상에 직접 연결되지 않는 것에 대해서는 전혀 관심이 없었다. 사교 생활에 직간접으로 연결된 듯이 보이는 것 일체에 대한 그들의 초연한 사고는, 식사 때 대화가 두 분 노처녀께서 좋아하는 화제로 가지 못하고 경박한 어조나 단지 세속적인 어조를 띠기만 해도, 그들의 청각이 일시적으로 불필요하다는 것을 깨닫고는 그 청각 기관을 쉬게 함으로써, 진정한 기능 수축의 시작을 감내하게 할 정도였다

사진사가 제아무리 예술품이나 자연의 재현에서 제외되고 위대한 화가로 대체된다고 해도, 그 화가의 해석을 재생할 때는 마음대로 찍을 권리를 가지는 법이다. 이런 통속성의 도래에 직면한 할머니는 그걸 피해 보려고 애쓰셨다

이 콩브레의 거리들은 지금도 내 기억 속에 일부 남아 있기는 하지만 너무나 깊숙한 곳에, 지금 내 눈에 보이는 세계와는 너무도 다른 빛깔로 채색되어 있어 광장에서 그 거리들을 내려다보던 성당처럼, 내게는 사실 마술 환등기에 비친 모습보다 더 비현실적으로 보였다

벽난로 불은 밀가루 반죽을 구울 때처럼 식욕을 자극하는 냄새를 풍겼으며, 이 냄새 탓에 방 안 공기는 완전히 엉겨 있었다. 그리하여 그 냄새는 아침의 화창하고도 습기 찬 신선함이 이미 반죽하고 ‘발효해 놓은’ 냄새들을 여러 겹으로 포개 놓고 노랗게 구워 주름지게 하고 부풀어 오르게 하여, 눈에는 보이지 않지만 손에는 만져지는 시골 과자인 거대한 ‘쇼송’
으로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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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금까지의 언론개혁은 부패한 권력과 싸워 독립성을 쟁취하는 것, 왜곡된 시장과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잡는 것을 의미했다. 그러나 새로운 시대의 언론개혁에는 중요한 과제 하나가 더해질 것이다. 바로 언론인 스스로 엘리트 의식을 내던지고 시민과 소통하는 과제 말이다. 자성과 소통을 거부하는 언론은 독자와 시청자에 의해 도태되고 결국 사라질 것이다. 언론을 둘러싼 모든 상황이, 세상이 달라졌다. _ 박성제, <권력과 언론> , p207/209


 대한민국 권력 비판 3부작 중 2부 <권력과 언론>. 저자는 여기에서 우리나라 저널리즘의 현실과 문제점을 비판한다. '책임지지 않는 저널리즘', 인과관계나 이해관계에 대한 검증없이 언론사의 이해관계에 따른 보도가 여론을 만들고, 여론을 보도하며 목소리를 키우는 순환구조는 한국 재벌기업들의 순환출자의 또다른 변용이다.


 출입처 시스템에 언론과 기자들이 동화되어 있어요. 한 출입처에 오래 출입하다보면 편향이 생깁니다. 여당에 출입하는 기자와 야당에 출입하는 기자가 싸워요, 정말로... 저는 출입처 중심으로 돌아가는 시스템에 문제가 있다고 봅니다. 기본적으로 어떤 사안이 불거지면 사실인지 확인부터 해야 하는데, 우리 출입처 시스템에서는 정당, 정부부처에서 보도자료나 성명이 나오면 일단 무조건 써요. 거기에 대한 비판이나 반박이 있으면 그걸 또 쓰고요. 쓰고 또 쓰고, 나중에 '공방'이라는 타이틀을 달아서 내버려요. _ 박성제, <권력과 언론> , p25/209


 프랑스의 경우 마크롱(Emmanuel Macron)과 관련된 문서가 해킹당한 일이 있어요. 해킹되어 유표된 것 가운데 진짜 문서도 있고 가짜 문서도 있어서 판별할 수 없는 상황이었죠. 대선은 목전에 있고요. 그래서 르몽드(Le Monde) 등 유럽 언론은 이것을 다루지 않았어요. 저는 언론이 그래야 한다고 봐요. 그런데 한국 언론은 위험한 게, SNS 등에서 유통되는 말에 대해 '따옴표 저널리즘'으로 '이러이러한 내용이 돌고 있다, 당사자는 부인했다'라고 써버리고 자기 역할을 끝내는 것예요. 이게 가짜 뉴스가 횡행하게 된 큰 원인이라고 봅니다. _ 박성제, <권력과 언론> , p32/209


 이러한 언론의 보도 행태와 함께 지배구조 문제와 이사진 구성문제와 방송심의위원회 문제 등 제도적 측면의 문제는 한국 언론의 또다른 문제임을 <권력과 언론>은 보여준다. 또한, 시장경제의 장점인 '경쟁' 요소를 도입한 '종편'은 본래 취지와는 무색하게 독점적 지위를 갖는 집단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문제 또한 지적된다.


 공영방송 개혁은 지배구조 개혁이 첫순위고, MBC는 그것에 직결되는데 KBS는 중간에 수신료라는 게 끼어 있어요. 그래서 지배구조 개혁과 함께 모든 국민이 수긍할 수 있는 사장 선출 시스템과 편성위원회, 공정한 보도를 위한 시스템을 만들어야 하고, 거기에 맞춰 언론인들이 다시 태어나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국민들에게 이해를 구하는 단계까지 가야 수신료 문제는 첫발을 떨 수 있는 거죠. 어렵네요. _ 박성제, <권력과 언론> , p101/209


 어떤 정권이 들어서더라도 언론을 장악하지 말아야 하고, 그 욕구를 버려야 해요. '나를 비판하는 언론의 존재가 국정운영에 도움이 된다'라고 판단해야 합니다. 그것을 못하는 정부는 민주정부가 아니라고 봐요. 연합뉴스든 공영방송이든 그걸 장악하려고 할 것이 아니라 그 스스로 독립성을 가지고 정상적으로 취재해서 정부를 견제하고 비판할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해요. _ 박성제, <권력과 언론> , p141/209


 이러한 현실 속에서 언론 개혁은 어떻게 진행되어야 할 것인가. 누구나 알고 있는 지향점을 향한 방법은 본문에서 확인하는 것으로 하자. 다만, 분명한 것은 언론시장 역시 분명하게 변화하고 있으며, 이러한 환경에 적응하지 못한다면 거대화된 공룡들은 화석신세를 면치 못할 것이라는 점이다.


 얼마 전 토론회 때문에 만난 방송학회 교수 한분이 이런 말씀을 하시더라고요. '종편제도를 바궈야 하는데, 아주 간단하다. 종편을 아무나 할 수 있도록 허가해주자. 대신 채널 순번 등에서 혜택을 주지 말자.' _ 박성제, <권력과 언론> , p121/209


 시장으로 따지면 정확하게는 전통경제에서 작동했던, 즉 아날로그에서 작동했던 방송 시장과 뉴스 시장이 존재하고, 이것과 다르게 별도의 규칙과 시장원리와 시장 참여자로 구성된 디지털 시장이 존재하는 거예요(p160)... 콘텐츠가 소비되는 방식과 사람들이 소통하는 방식이 다 변화하고 있어요. 모바일 소비자와 만나려면 모바일에 맞는 상품을 만들어야 하고, 데스크탑에는 데스크탑에 맞는 상품이 있어야 하고, 지상파는 지상파의 상품이 필요해요. 보도하려는 대상은 같을 수 있지만, 각각의 플랫폼마다 문법과 포맷이 다른데 모두 동일하게 하나만 제작해서 뿌릴 수는 없다는 거죠. _ 박성제, <권력과 언론> , p162/209


 다른 한 편으로, <권력과 언론>에서 팬덤 현상을 짚은 부분은 매우 의미있게 느껴진다. 제20대 대통령 선거 이후 불고 있는 팬덤 현상이 얼마나 더 가속화될지는 좀 더 지켜봐야겠지만, 불과 몇 개월 안 되는 짧은 기간동안 급격한 변화를 지켜본 지금 팬덤 현상이 언론 개혁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관심을 갖게 된다.


 팬덤 현상을 각각의 프로그램에서 조직하려고 하는 이유는 팬들은 어디로 오라고 하면 오고, 방송이 끝났다고 해서 방송을 끄지 않거든요. 반드시 이것을 공유하고 사람들에게 알려요. 그게 팬의 기본자격이죠. 그래서 팬덤 비즈니스는 디지털 경제에서 굉장히 잘 작동하는 편입니다. 각각의 프로그램과 기자들에게 팬덤 현상을 만들어주기 위해 커뮤니티를 지원하고, 브랜드화하기 위해 캐리커처를 그려주는 등의 작업은 굉장히 필요하다고 봐요. _ 박성제, <권력과 언론> , p185/209


  또한, <권력과 언론>에서는 검찰 개혁과 언론 개혁의 차이점에 대해 말한다. 검찰 개혁이 법(法)에 근거한 제도의 문제라면, 언론 개혁의 문제는 '정의(正義)'라는 가치의 문제이며 때문에 언론 기관 구성원의 문제라는 점을 저자는 지적한다. 외부에서 이루어지는 개혁의 압력과 스스로 깨끗해지려는 자정(自淨)의 문제. <권력과 언론>은 이 점을 강조한다. 이와 함께, <권력과 언론>은 언론 수용자의 비판이 필요함을 말하는데, 이 부분에 대한 중요성과 관련해서는 비판3부작의 마지막 편 <권력과 교회>와 차이가 있지 않을까... 이제 마지막 3편으로 넘어가도록 하자.


 전문가들이 공통적으로 거론하는 검찰개혁의 줄기는 수사권과 기소권을 분리하고, 공수처를 설립해 검찰권 남용을 견제하며, 최종적으로 검찰의 정치적 중립을 강제하는 것이다. 이 모든 것은 제도와 시스템의 문제로 귀결된다. 그 제도와 시스템은 검찰을 정권유지의 수단으로 이용하지 않겠다는 정부의 굳은 의지와 강한 실천력이 있다면 재정비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검찰개혁은 검사가 아니라 정부와 정치권이 맡아야 한다. 검사에게 개혁을 맡긴들 가능할 리 없고 맡겨놓아도 안 된다. 반면 방송개혁은 정부나 정치원의 의지만으로는 불가능하다. 민영방송과 종편은 모두 사기업이다. 국민의 재산인 공영방송 역시 소속 언론인들에게 대통령이 직접적인 인사권을 행사할 수 없는 구조로 되어 있다. 방송 시장의 공정한 경쟁을 위한 제도를 정부가 만들 수는 있겠지만 특정 방송사의 논조를 일일이 조정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결국 방송개혁은 언론인 스스로의 자성과 의지가 없다면 불가능한 작업이라는 이야기다. 언론인들 스스로 싸워야 한다. _ 박성제, <권력과 언론> , p203/209


 언론의 자유라는 것이 성역 없이 누군가에게 질문하고 비판할 자유인 것은 맞지만 비판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는 자유는 아니잖아요. 우리가 독자나 시청자들로부터의 비판에 어색한 반응을 보였던 것도 사실인 것 같아요. 언론의 자유가 무엇일까, 우리가 해야 할 일이 무엇일까를 그 시국을 거치면서 굉장히 선명하게 느꼈어요. 저는 독자들 그리고 뉴스 수용자들이 끊임없이 언론을 감시하고 비판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멈추지 않고 계속 감시하고 비판할 때 언론이 각성하고 자기가 해야 할 역할과 본질이 무엇인지 고민하게 됩니다. 이것도 수용자들의 역할이라고 생각해요. _ 박성제, <권력과 언론> , p191/209


PS. 1993년 즈음에 나왔던 015B의 <제4부 第四府>의 가사와 달라지지 않은,  1998년의 <트루먼쇼  The Truman Show>의 드라마 속 광고 장면이 현실화된 오늘날의 종편의 모습에서 언론개혁의 필요성을 절감한다... 




드라마를 보면 언제나 상류사회들 뿐이고

씨에프를 보면 항상 행복한 사람들

강한자에겐 무릎 굽히고 약한자에겐 고개를 세우고

그걸 공정하다고 하지


어제는 악인을 만들고 오늘은 영웅이라하고

아무런 생각도 없이 잘도 얘기들을 하지

모든것을 비판해버리곤 그걸 자유라 부르지


우 녹슬어진 펜을 놓고서 우 이젠 모든말에 책임을 져

방향 잃고 헤메는 가엾은 무관의 제왕

약속을 어긴 무책임뒤엔 차가운 비웃음뿐


세상에 오렌지족이니 뭐니 하는건 있지도 않아

신문과 사회와 어른들이 만들어낸 허상일 뿐이지

우리나라 코메디를 보고 저질이라고 한탄하는

그들에게 묻고 싶어 

외국에서 꼬부랑 말을 하는 코메디를 보면

그렇게도 고상해 보이고 고급스러워 보이는지를

하지만 그들을 탓하고 싶진 않아

그들도 비난하는 것만이 유식한 것처럼 인정되는

사회가 만들어낸 피해자니까


우 녹슬어진 펜을 놓고서

우 이젠 모든말에 책임을 져

방향잃고 헤메는 가엾은 무관의 제왕

약속을 어긴 무책임뒤엔 차가운 비 웃음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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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덤 현상을 각각의 프로그램에서 조직하려고 하는 이유는 팬들은 어디로 오라고 하면 오고, 방송이 끝났다고 해서 방송을 끄지 않거든요. 반드시 이것을 공유하고 사람들에게 알려요. 그게 팬의 기본 자격이죠. 그래서 팬덤 비즈니스는 디지털 경제에서 굉장히 잘 작동하는 편입니다. 각각의 프로그램과 기자들에게 팬덤 현상을 만들어주기 위해 커뮤니티를 지원하고, 브랜드화하기 위해 캐리커처를 그려주는 등의 작업은 굉장히 필요하다고 봐요.

로봇이 잘하는 것들이 있습니다. 독일에서는 일기예보를 로봇 기자가 쓰고 있거든요. 스포츠에서도 단신 있잖아요. 대학 농구, 대학 야구 등 사람들이 여지껏 취재하던 것을 로봇이 쓰는 거예요. 또 수치가 많이 들어가는 증시 동향 같은 것은 로봇이 담당하는 게 맞다고 봅니다. 국내에서는 어뷰징 기사 따위를 로봇이 담당할 수 있겠죠. 인간 기자는 분석과 인터뷰 중심으로 가야 한다는 생각이 들어요. 기사 개수는 줄이고 퀄리티를 높이는 것. 여기에는 기자들의 개인적 열망도 반영된다고 봐요.

사실 언론의 자유라는 것이 성역 없이 누군가에게 질문하고 비판할 자유인 것은 맞지만 비판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는 자유는 아니잖아요. 우리가 독자나 시청자들로부터의 비판에 어색한 반응을 보였던 것도 사실인 것 같아요. 언론의 자유가 무엇일까, 우리가 해야 할 일이 무엇일까를 그 시국을 거치면서 굉장히 선명하게 느꼈어요. 저는 독자들 그리고 뉴스 수용자들이 끊임없이 언론을 감시하고 비판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최근에 여러 일이 있었지만 멈추지 않고 계속 감시하고 비판할 때 언론이 각성하고 자기가 해야 할 역할과 본질이 무엇인지 고민하게 됩니다. 이것도 수용자들의 역할이라고 생각해요.

해답은 간단하다. 특혜는 줄이고 있는 법은 잘 지키면 된다. 종편을 감시하고 규제하는 법과 제도를 엄격하게 적용하면 된다는 얘기다.

지금까지의 언론개혁은 부패한 권력과 싸워 독립성을 쟁취하는 것, 왜곡된 시장과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잡는 것을 의미했다. 그러나 새로운 시대의 언론개혁에는 중요한 과제 하나가 더해질 것이다. 바로 언론인 스스로 엘리트 의식을 내던지고 시민과 소통하는 과제 말이다. 자성과 소통을 거부하는 언론은 독자와 시청자에 의해 도태되고 결국 사라질 것이다. 언론을 둘러싼 모든 상황이, 세상이 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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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기문이 실제로 대선 후보로 뛰겠다고 입장을 표명하기도 전부터, 마치 확정된 것처럼 분위기를 몰아갔고요. 간부들이 장난을 치는 건데, 누군가 제어하기가 굉장히 힘들어요.

방송기사는 보도국장, 편집부장, 편집주간, 취재주간 네명이서 조금만 장난을 치면 다른 사람들이 관여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해요. 그 사람들이 핵심이고, 큐시트를 짠다고 보면 되죠.

공영방송사라고 하면 영국의 BBC를 모델로 하잖아요. 그런데 BBC만큼의 방송을 했느냐는 질책이 나오죠. 방송 퀄리티의 문제가 아니라, 균형이나 정치권으로부터의 독립을 위해 그 정도의 노력을 했느냐는 의미에서요.

종편의 시사프로그램을 보면 일단 노인을 배려해서 목소리도 크고 자막도 굉장히 커요. 빨간색이나 검정색 굵은 글씨로 자막을 많이 쓰고요. 샷도 얼굴 위주로 크게 잡잖아요. 모든 것이 노인을 배려한 거죠. 세련된 것보다는 선명한 메시지 전달이라는 측면에 집중해서요. 호소력 강하게 만들어서 약간 북한 방송 같은 느낌이 들죠. 구호를 외치는 듯한 진행을 하고요. 지금 당장은 수익이 잘 안 나지만 신문으로 유지하고 있던 여론 장악력을 놓치지 않고 방송으로 가져가 확산시키고자 하는 것이라고 봅니다.

문제라고 저희가 많이 지적하는 것은 대화의 수준이 심각하게 낮다는 점이에요. 시사토크쇼면 시사 문제를 알고 이야기해야 하는데, 실시간으로 뉴스가 뜨면 그 뉴스를 바라보면서 이야기해요.

저희가 보기에는 이 사람들이 방송심의 규정을 모르는 것 아닌가 싶어요. 방송은 신문과 다르거든요. 왜 종편이 이렇게 됐느냐를 봤을 때, 신문을 만들던 사람들이 방송을 만들게 돼 그렇다고 생각해요. 지금 TV조선에 있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방송보다는 신문 출신이고, 신동아·월간조선·조선일보에 글 쓰던 기자가 패널로 많이 나오죠. 그런데 본인들은 신문에서는 그 정도 해도 아무런 문제가 없었으니까, 방송에서 넘지 말아야 하는 선을 자꾸 넘어가는 거예요

JTBC의 변화에는 회장의 리더십이 작용한 것 같고요, 얄밉게 말하면 중앙미디어는 양쪽에 보험을 들어놨다는 생각이 들어요. 우리가 말하는 조·중·동 프레임에서 중앙일보가 완전히 빠졌다고 볼 수는 없어요. 중앙일보를 통해서 조선일보·동아일보처럼 노골적이지는 않지만 보수의 색채를 이어가고, JTBC는 저널리즘의 본령을 보여주는 굉장히 진보적인 방송을 만들고 있죠. 이렇게 양쪽을 다 가지고 있어서 정권이 어떻게 되더라도 안정적으로 굴러갈 수 있게 해둔 거죠.

이재명(李在明) 성남시장 같은 경우 사드 문제에 대해 적극적이고, 복지 문제에서도 왼쪽에 가 있는데도 종북 프레임을 씌우지 않았습니다. 문재인의 대항마이기 때문이죠. 만일 이재명 시장이 대선 후보가 되면 또 프레임을 씌우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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