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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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손안에 헌법- 이오덕, 우리말로 누구나 쉽게 읽는
이오덕 지음 / 나비(고인돌) / 201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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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다시, 헌법
차병직.윤재왕.윤지영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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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다시, 헌법
차병직.윤재왕.윤지영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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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을 왜 읽어야 하는가?' 이 물음에 대한 답변은 쉽지 않다.... 손가락으로 조문을 짚어가며 헌법을 읽는 사람들은 거기에서 무엇을 기대하고 있는가? - 서문 中- 


<지금 다시, 헌법>은 일반인을 위한 헌법 안내서다. 헌법(憲法)은  '국가 기관의 조직 및 작용에 대한 기본적 원칙과 국민의 기본적 권리·의무 등을 규정한 근본법. 한 나라의 법체계 가운데 최고의 단계에 위치하는 법( 출처: 위키피디아)'으로 정의되는데, <지금 다시, 헌법>은 헌법의 구성에 따른 설명을 하는 구조로 되어 있다. 책을 읽기 위해 헌법의 목차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제1장 총강(總綱) 

제2장 국민의 권리(權利)와 의무(義務) 

제3장 국회(國會)

제4장 정부(政府) 

제5장 법원(法院)

제6장 헌법재판소(憲法裁判所) 

제7장 선거 관리(選擧 管理)

제8장 지방 자치(地方 自治)

제9장 경제(經濟)

제10장 헌법 개정(憲法 改正) 


제1장 총강에서는 대한민국의 국호, 정체, 주권등에 대한 내용이 나오며, 제2장에서는 대한민국의 주인인 국민의 권리와 의무, 제3장부터 제5장까지는 국민으로부터 권력, 입법권(入法權), 행정권(行政權), 사법권(司法權)을 위임받은 기관에 대한 설명된다. 7장에서는 국민의 뜻이 반영되는 선거에 대한 내용을. 8장과 9장에서는 지방자치와 경제 등에 대한 사항을 다루고 있으며, 마지막 10장은 헌법 개정에 대한 내용이 언급된다. 이를 통해 헌법이 대한민국 권력의 주체와 권한위임기관, 대한민국 주요 정책 목표를 내용으로 하고 있음을 짐작할 수 있다. 


<지금 다시, 헌법>에서는 헌법의 10장 130조까지의 본문과 6개조의 부칙을 쉽게 풀이한다. 전문 법조인이 아닌 일반인을 대상으로 했기에 부담스러운 한자(漢字)는 빼고 본문만으로 풀이를 했기에 심적으로 편안하게 다가갈 수 있다. 이러한 편안함에 법조전문가들인 저자들의 시각에서 제정 후 30년의 시간이 흐르는 동안 현실과 맞지 않는 부분에 대한 지적들이 독자들의 문제의식을 자극한다. 그러한 지적 중 몇 가지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헌법 제79조 [사면권] 제1항 대통령은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사면, 감형 또는 복권을 명할 수 있다.

-> 사면, 감형, 복권은 사법부가 고유의 권한을 발동하여 행한 결과를 대통령이 행정권으로 뒤집는 것이다. 이 같은 권한은 초권력적 대통령제, 다른 말로 제왕적 대통령제의 단면이라 할 수 있다.'(p348)


 '헌법 제87조 [국무위원] 제4항 군인은 현역을 면한 후가 아니면 국무위원으로 임명될 수 없다.

-> 현역 군인은 국무위원이 될 수 없기에, 장군은 국방부장관으로 취임하기 전에 군복을 벗는다. 이 조항도 낡은 유물처럼 지금은 쓸모없어 보인다.'(p368)


<지금 다시, 헌법>에서는 일반인들은 신경쓰지 않고 넘어갈 수 있는 조항에 대해 면밀하게 문제점과 저자들이 생각하는 개선방안도 제시하고 있다. 그리고, 이를 통해 작은 표현 하나가 얼마나 많은 의미를 가지는지도 실감케 하고 있다.


'제30조 [범죄행위로 인한 피해구조] 타인의 범죄행위로 인하여 생명, 신체에 대한 피해를 받은 국민은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국가로부터 구조를 받을 수 있다.

-> 모든 범죄의 피해자에게 국가가 구조금을 지급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사망이나 장해, 중상해의 경우로 한정했다...사정만 허락한다면 범죄로 인하여 생존 기반을 송두리째 상실하 정도로 격심한 경제적 피해를 입은 사람도 국가가 구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그렇다면 구체적 시행은 사정에 따라 훗날로 미루더라도, 헌법에 그 가능성의 여지를 남겨두는 것이 좋겠다... 헌법에 직접 규정하거나 간접적으로나마 여운을 남겨두면 법률에 의한 시행을 촉구할 수 있다. "생명, 신체에 대한 피해"를 "생명, 신체 등에 대한 피해"로 바꾸면 된다. 헌법에서 글자 한 자의 차이는 이다지도 크다.'(p196)


<지금 다시, 헌법>은 1987년 10월 29일 제정된 제10호 헌법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 최근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로 드러난 대통령제의 문제점은 '헌법개정'이라는 문제에 있어 폭넓은 국민적 공감대를 형성하기에 머지않아 헌법의 개정 가능성이 매우 높아보인다. 그렇게 생각했을때 곧 사라질 헌법인 10호 헌법을 설명한 <지금 다시, 헌법>을 지금 읽어야 하는가? 하는 물음을 던지게 된다. 그렇지만, <지금 다시, 헌법>을 읽은 후 지금이 다시 헌법을 읽어야할 때(Kairos)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리뷰 서두에서 언급한 저자의 서문으로 다시 돌아가보자.


'헌법을 왜 읽어야 하는가?' 이 물음에 대한 답변은 쉽지 않다.... 손가락으로 조문을 짚어가며 헌법을 읽는 사람들은 거기에서 무엇을 기대하고 있는가? - 서문 中- 


 나를 포함한 많은 이들이 '블랙리스트', '민간인사찰'등의 문제와 얼마전 통과된 '테러방지법'의 위험성에 대해 잘 알지 못하고 있었다. 그렇지만, 만일 우리가 평소 헌법에 대해 잘 인식하고 있어서 "블랙리스트"가 '헌법 제22조 [학문, 예술의 자유와 저작권등 보호] 1항 모든 국민은 학문과 예술의 자유를 가진다'는 헌법을 위반한 사항이라는 것과 "테러방지법"이 '헌법 제18조 [통신의 비밀] 모든 국민은 통신의 비밀을 침해받지 아니한다.'라는 헌법을 위반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사실등에 대해 사전에 충분히 알고 있었다면 많은 것들이 달라졌을 것이다. 국민의 기본권이 침해당했다는 사실을 '이념투쟁'등으로 몰고가려고 하는 것이 얼마나 터무니없는 일인가를 전국민이 인지했다면, 지금의 혼란은 짧게 가져갈 수 있었을 것이다.


<지금 다시, 헌법>을 읽은 후 헌법은 대한민국을 정의하는 선(線)과 같다는 생각이 든다. 헌법안에는 현재 대한민국이 운영되는 원칙(原則)이 있으며, 우리가 가야할 지향(志向)이 담겨있고 우리사회의 모습이 담겨있다는 것을 발견한다. 헌법을 안다는 것은 지금의 우리 자신을 안다는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마치 컬러링북(coloring book)의 도안이 제대로 그려지지 않으면, 그 안의 채색을 아무리 잘해도 좋은 그림이 나오지 않는 것처럼 우리 삶의 도안을 제대로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리고, 그 삶의 도안은 다음 11차 헌법으로 나타날 것이다.


[그림1] 컬러링북( 그림 출처 : http://www.childbook.org)


<지금 다시, 헌법>은 현행 헌법을 다시 살펴볼 때 일반인들이 헌법에 쉽고 편안하게 접근하면서도 문제의식을 가질 수 있도록 도와주는 책이라고 생각한다. 또한 아직 읽지 않은 분들은 다음의 질문에 대해 자신만의 생각을 정리한 후 책을 읽는다면 더 의미있는 독서를 할 수 있으리라 생각하게 되었다. 


'내가 꿈꾸는 세상은 어떤 세상인가?'


그리고, 책을 펼쳐서 당신이 꿈꾸는 세상이 헌법에 녹아있는지를 살펴보고, 만일 그러한 내용이 없다면 그 내용은 어떤 내용으로 포함되기를 원하는지 고민했으면 좋겠다. 그리고, 당신의 그러한 고민이 다음 대통령의 공약에, 그리고 헌법의 개헌사항으로 포함되기를 마음깊이 간직하고 선거등을 통해 현실에 반영될 수 있도록 한다면 비로소 이 책의 독서가 끝나는 것이라 생각된다. 


당신의 바람과 생각을 담을 수 있는 헌법이 제11호 헌법이 되기를 바라면서 리뷰를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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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다이제스터 2017-02-19 18:5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헌법에는 현재의 원칙이 있지만, 향후 지향을 위해 달라져야 할 것도 있을 것 같습니다. 그냥 제 바램입니다. ^^ 말씀처럼 그냥 우리사회의 모습이 담겨있어 답답합니다. ㅠ

겨울호랑이 2017-02-19 18:56   좋아요 2 | URL
그렇습니다.. 북다이제스터님 말씀에 동감입니다. 헌재의 원칙이라고는 하지만, 헌법 자체가 정치적인 결과물임을 먼저 생각한다면 헌재가 어떤 방향으로 가야할지는 명확할 것 같은데 다소 아쉽네요.. 감사합니다. 북다이제스터님 지난달 많이 바쁘셨는데 지금은 좀 나아지셨는지요?^^: 남은 일요일 잘 보내시고 충전하는 하루 되시기 바랍니다.

2017-02-19 23:5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2-20 06:3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월 18일 제16차 촛불 집회가 있는 날입니다. 이제 얼마 남지 않은 촛불 집회 모처럼 나왔습니다. 오늘 제사가 있어 밤늦게까지 함께하지는 못해 일찍 다녀갑니다.

강풍이 부는 날에도 많은 분들이 집회를 준비하고 계신 모습을 보니 마음이 절로 숙연해 집니다..

자유발언을 듣고 들어가는 길에 이오덕님의「내 손안의 헌법」을 사가지고 들어갑니다.

아직 집회가 본격적으로 시작되기 전임에도 다시 한 번 우리의 가치와 지난 시간동안 말하지 못하고 당했던 시대의 아픔을 짧게 나마 돌아보게 됩니다..

오늘 집회에 참석하실 이웃분들은 바람이 제법 차가우니 마스크나 귀돌이 등도 준비하시면 좋을듯합니다. 저는 이만 돌아가신 할아버지 뵈러 가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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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이소오 2017-02-18 18:2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추운날 고생하셨습니다. 저도 매번 나가고 싶은데 상황이 여의치않네요.
^^;

겨울호랑이 2017-02-18 20:56   좋아요 2 | URL
부끄럽게도 저도 많이 참석하지는 못했습니다.. 이런저런 일이 있어 마음같지는 않네요.. 이제 몇번 안 남았으니 조금 기다리면 봄이 오겠지요.. 시이소오님 감사합니다^^:

yureka01 2017-02-19 09:2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아거 수고하셨습니다....가서 보고 온다는 게 어딥니까.^^.마음을 실어 주셨으니까요.

겨울호랑이 2017-02-19 09:35   좋아요 2 | URL
유레카님 감사합니다..^^: 다음주에는 거의 마지막이 될 듯하니 온 가족을 몰고 나가야할 듯합니다..ㅋ 편한 주말 되세요
 
신기관 한길그레이트북스 143
프랜시스 베이컨 지음, 진석용 옮김 / 한길사 / 2016년 2월
평점 :
품절


<신기관(Novum Organum)>은 프랜시스 베이컨(Francis Bacon 1561 ~ 1626)이 저술한 책으로 전체 2권으로 구성되어 있다. 제1권은 '(우상)파괴편'이며, 제2권은 '(진리)건설편'으로 불리운다. 제1권에서는 유명한 '베이컨의 4가지 우상'이 언급되면서 귀납법을 통한 학문의 추구를 강조하고, 제2권에서는 '열'을 통해 학문추구의 방법을 구체적으로 서술하고 있다. 이번 리뷰에서는 1권에 대해서 살펴보고자 한다.


1. 베이컨의 귀납법(歸納法)


가. 베이컨과 데카르트


'진리를 탐구하고 발견하는 데에는 두 가지 방법이 있으며, 이 두 가지 방법밖에 없다. 하나는 감각과 개별자에서 출발하여 일반적인 명제에 도달한 다음, 그것을 [제1]원리로 혹은 논쟁의 여지 없는 진리로 삼아 중간 수준의 공리를 이끌어내거나 발견하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감각과 개별자에서 출발하여 지속적으로, 그리고 점진적으로 상승한 다음, 궁극적으로 가장 일반적인 명제에까지 도달하는 방법이다. 지금까지 시도된 바 없지만 이것이야말로 진정한 [과학적]방법이다.'(제1권 19)


[그림1] 데카르트(Rene Descartes, 1596 ~ 1650) ( 출처 : 위키피디아)


베이컨과 같은 시기에 대륙에서는 데카르트(Rene Descartes, 1596 ~ 1650)가 활동하고 있었다. 데카르트는 '방법론적 회의'를 통해 철학의 제1명제(Cogito ergo sum)를 도출하고 그로부터 그의 사유를 넓혀갔다고 한다면(연역법 演繹法), 베이컨은 귀납법만이 진정한 과학적인 방법임을 강조한다. 베이컨 자신은 '귀납법'만이 진정한 과학적 방법이라고 하지만 오늘날 우리의 관점에서 보면 깊이 와닿지 않는다. 제2권에서 제시된 그의 과학적 분석을 따라가다보면 이러한 점을 특히 더 느끼게 되는데, 그 이유는 과학(科學)적 방법에 '수학(數學)'이 빠졌기 때문이라 생각된다.


나. 베이컨 식(式) 귀납법의 한계 : 정량적 분석의 한계


역설적으로 베이컨이 비(非)과학적 방법이라고 비판한 '연역법'의 데카르트가 수학을 강조한 반면, 정작 '과학적인' 베이컨의 방법론에서는 수학이 빠져있다는 것은 오늘날의 관점에서는 이해하기 힘들다. 특히, 다음의 베이컨의 진술에서 더욱 그러하다.


'일반적으로 널리 받아들여지고 있는, "과거의 무한(無限)과 미래의 무한(無限)'사이의 구별도 결코 성립할 수 없다. 만일 양자의 구별이 성립한다면, 하나의 무한이 또 하나의 무한보다 더 큰 것이 되고, 더 작은 무한은 점차 줄어들어 마침내 유한에 근접하고 말 것이다.'(제1권 48)


여기서 말하고 있는 '과거의 무한', '미래의 무한'은 토마스 아퀴나스(Thomas Aquinas, 1224 ~ 1274)의 <신학대전>에서 나온 개념이다. '과거의 무한'과 '미래의 무한'을 '음의 무한대(마이너스 무한대)', '양의 무한대' 라는 개념으로 대칭시켜 생각해보자. 그렇다면,  베이컨의 논술(두 개의 무한이 공존할 수 없다는 이론)이 맞지 않음을 우리는 수학의 좌표를 통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물론, 베이컨 이후에 '극한', '미적분' 개념이 등장하기 때문에 베이컨을 비판할 이유는 되지 못하겠지만.


[그림2] 정발산 수열(출처 : http://hanmaths.tistory.com/95)


'설명의 편의를 위해 오늘날 우리들이 자연에 대해 적용하고 있는 추론을 (경솔하고 미숙한 것인만큼) "자연에 대한 예단(豫斷, anticipation)"이라 부르기로 하고, 사물로부터 적절하게 추론된 것을 "자연에 대한 해석(解析, interpretation)"이라고 부르기로 하자.'(제1권 26)


베이컨은 자신이 주장한 '귀납법'을 '자연에 대한 해석'으로 부르며, '연역법'을 사용하면 안 되는 이유에 대한 설명을 펼친다. 여기에 등장하는 개념이 '우상(偶像, idola)'이다.


2. 베이컨의 우상(偶像)


가.  idola와 idea


'인간이 가지고 있는 우상(偶像, idola)과 신(神)의 이데아(idea) 사이에는, 다시 말해 황당무계한 억측과 자연에서 발견되는 피조물의 사실상의 모습 사이에는 실로 큰 차이가 있다.'(제1권 23)


베이컨은 자연의 실체를 왜곡하는 인간의 편견을 4가지 우상으로 정리하고, 편견으로부터 벗어나는 방법은 '귀납법'뿐이라는 점을 강조한다.


'인간의 정신을 사로잡고 있는 우상에는 네 종류가 있다. (편의상) 이름을 짓자면 첫째는 '종족(種族)의 우상'(iolda Tribus 인간성 자체에 뿌리막고 있는 우상)이요, 둘째는 '동굴(洞窟)의 우상'(idola Specus 각 개인이 가지고 있는 우상)이요, 셋째는 '시장(市場)의 우상'(idola Fori 인간 상호간의 교류와 접촉에서 생기는 우상)이요, 넷째는 '극장(劇場)의 우상'(idola Theatri 철학의 다양한 학설과 그릇된 증명방법에서 생기는 우상)이다.(제1권 39)... 이러한 우상들을 몰아낼 수 있는 유일한 대책은 참된 귀납법으로 개념과 공리를 형성하는 것이다.'(제1권 40)


나. 우상의 극복 방법 : 귀납법


베이컨은 '종족의 우상'을 제거하기 위해 '자연을 분해하는 방법(제1권 51)'을, '동굴의 우상'을 제거하기 위해 '자신의 지성을 강하게 의심하는 방법(제1권 58)'을, '시장의 우상'을 제거하기 위해서는 '황당한 학설을 거부하거나, 정확한 용어를 사용하여 극복하는 방법(제1권 60)'을, 마지막으로 '극장의 우상'을 극복하는 방법으로는 '학문의 방법(귀납법)(제1권 61)'을 활용하여 극복할 수 있다고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베이컨은 특히 '시장의 우상'을 강조한다.


'시장의 우상은 모든 우상 중에서 가장 성가신 우상으로서, 이른바 언어와 명칭이 [사물과] 결합해 지성을 혼란스럽게 만드는 것이다... 사람들은 자신의 이성이 언어를 지배한다고 믿고 있지만, 실상 언어가 지성에 반작용하여 지성을 움직이는 일도 있다.... 이런 경우에는 (수학자들처럼) 차라리 처음부터 정의에서 출발해서 논쟁을 차근차근 전개해나가는 쪽이 훨씬 낫다.' (제1권 59)


다. 시장의 우상과 비트겐슈타인


베이컨의 '시장의 우상'의 내용은 후대의 비트겐슈타인(Ludwig Josef Johann Wittgenstein, 1889 ~ 1951)의 그의 전기 철학 저서인  <논리-철학 논고>에서 언급한 다음의 내용을 연상케 한다. 베이컨의 조언을 들어서인지는 몰라도 비트겐슈타인은 '수학'을 통해 '언어 논리에 대한 오해'를 극복해 나간다. 비트겐슈타인에 대해서는 아직 공부가 부족하기 때문에 나중에 자세히 볼 기회가 있으리라 생각하면서 [위키백과]의 해당 내용을 옮겨본다.


'이 책은 철학적 문제들을 다루고 있으며, 내가 믿기에는, 이러한 문제들의 문제 제기가 우리의 언어 논리에 대한 오해에 기인한다는 것을 보여 주고 있다. 이 책의 전체적인 뜻은 대략 다음의 말로 요약될 수 있을 것이다. 말해질 수 있는 것은 명료하게 말해질 수 있다. 그리고 이야기할 수 없는 것에 관해서는 우리는 침묵해야 한다. …… 나에겐 여기서 전달된 사고들의 진리성은 불가침적이며 결정적이라고 보인다. 따라서 나는 본질적인 점에서 문제들을 최종적으로 해결했다고 생각한다.'(출처 : <논리-철학 논고>, 이영철 옮김, 책세상) 


[그림3] 비트겐슈타인(Ludwig Josef Johann Wittgenstein, 1889 ~ 1951)(출처 : 위키피디아)


3. 베이컨의 학문 연구 방법


베이컨은 <신기관> 제1권에서 다음과 같은 내용으로 그의 귀납적 연구 방법을 독자들에게 제안한다. 귀납법이라는 방법이 bottom-up 방식이기 때문에 충분한 사례의 수집과 이상치(outlier) 제거를 통해서 이루어질 수 있음을 베이컨은 강조한다.


'내 생각으로는 사람들이 제대로 된 자연지와 경험지를 앞에 놓고 다만 두 가지만 주의하면 별다른 기술이 없어도 정신 본래의 힘만으로도 우리가 설명한 자연에 대한 해석 방법에 도달할 수 있다. 첫째로 고정관념을 버리는 일이며, 둘째로 적당한 시가가 될 때까지 성급한 일반화의 유혹을 물리치는 일이다.'(제1권 130)


'어떤 사물의 본성을 오직 그 사물 속에서만 찾으려 하는 것은 하책(下策) 가운데 하책이다. 어떤 사물에는 숨어 있는 본성이 다른 사물에는 아주 명백하게, 거의 손에 잡힐 듯이 드러나는 경우도 있고, 어떤 사물에서는 경이롭게 생각되는 일이 다른 사물에서는 거의 주의를 끌지 못하는 일이 왕왕 있다.... 일반적으로 어떤 사물에 숨어 있는 본성은 그 사물에 대한 연구만으로는, 그 사물에 대한 실험과 고찰만으로는 알아내기 어렵다. 그런 본성이 아주 분명하게, 흔하게 나타나는 다른 사물을 보아야 한다.'(제1권 88)


'학문과 기술의 발견 및 증명에 유용한 [참된] 귀납법은, 적절한 배제와 제외에 의해 자연을 분해한 다음, 부정적 사례를 필요한 만큼 수집하고 나서 긍정적 사례에 대해 결론을 내리는 것이다.'(제1권 105)


<신기관>은 '과학적 학문 연구'에 대한 내용을 다루었음에도 오늘날의 관점에서는 많이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신기관((Novum Organum))> 전체에서 베이컨이 그렇게 비판했던 아리스토텔레스(Aristoteles, 384∼322 B.C.)의 저서 <형이상학>, <범주들 명제에 관하여> 등 구(舊)Organum에 해당하는 저술과 큰 차이가 없어보이기도 한다. 그럼에도 이 책이 가치가 있는 것은 베이컨의 '학문을 대하는 정신' 때문이 아닐까 생각된다. 


[그림4] 아리스토텔레스(Aristoteles, 384∼322 B.C.) (출처 : 나무위키)


'그런데 오늘날에도 이런 헛된 숭배에 빠져들어 <창세기> 나 <욥기>와 같은 성경 구절에 기대어 자연철학을 세우려고 애쓰고 있는 자들이 있으니, 이것은 실로 "산 자들 가운데서 죽은 자를 찾는" 어리석은 일이 아닐 수 없다. 신학적인 것과 인간적인 것이 이처럼 어리석게 결합되면, 공상적인 철학이 등장하기도 하고 이단적인 종교가 출현하기도 하는 것이니, 그와 같은 헛된 숭배는 어떻게든 막아야 하고 규제해야 한다.'(제1권 65)


마치, 위의 글은 베이컨이 21세기 미국으로 돌아와 '진화론'과 '창조론' 다툼을 벌이는 모습을 보고 쓴 것과 같은 느낌마저 드는 것을 보면 <신기관>은 역시 우리 시대에도 고전이라 생각된다.


ps. '우상(偶像)'이라고 할 때는 잘 몰랐는데 idola와 idea라고 놓고 보니, 베이컨이 용어 선택을 할 때 언어적인 측면을 많이 고려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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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마천 2017-02-15 16:0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베이컨은 대단합니다. 베이컨 까지 다 소개해주시는 호랑이님도 대단하시고요 ^^

겨울호랑이 2017-02-15 16:10   좋아요 0 | URL
에고.. 사마천님 과찬이십니다. 저도 고등학교 윤리시간에 ‘4가지 우상‘만 접하다가 <신기관>을 통해 전체 맥락을 뒤늦게 알게 되었네요. 감사합니다.^^: 사마천님, 행복한 오후 되세요.

yureka01 2017-02-15 17:2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수학이 없었더라면 과학도 없었을 것입니다..^^..통계학 경제학 자연과학.. 기계공학 ..건축공학..전부 큰 줄거리는 수학에서 수학으로 끝나죠..

겨울호랑이 2017-02-15 17:26   좋아요 2 | URL
네^^: 유레카님 말씀에 동감합니다. 그런데, 수학은 언급하지 않는 베이컨의 과학은 ‘팥없는 붕어빵‘느낌입니다. ㅋ 감사합니다.

컨디션 2017-02-15 18:2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런 분야의 책은 저에겐 접근자체가 어려운데, 리뷰까지 이렇게 마치 한편의 논문형식으로 쓰시다니, 입이 떡..벌어집니다.
베이컨은 데카르트에 비하면 장수했군요. 아버지와 아들뻘..(뭐 눈엔 뭐만 보인다고ㅎㅎ)
참, 베이컨 인물사진(그림?)은 왜 안올리셨는지요.(이왕 이리 된 거, 이런 걸 궁금해합니다ㅠ)

겨울호랑이 2017-02-15 18:51   좋아요 0 | URL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컨디션님^^: 베이컨의 저작 3부작이 「학문의 진보」, 「신기관」, 「새로운 아틀란티스」3부작으로 구성되었습니다. 제 리뷰도 순서를 따라가다보니 2부까지 왔네요^^: 말씀하신 베이컨 사진은 1부 「학문의 진보」에 넣어 중복을 피하고자 여기에서는 넣지 않았습니다. 작은 것에도 궁금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컨디션님 편한 저녁 되세요.
 

정월대보름입니다.^^: 그래서, 땅콩과 호두 사진을 올려 봅니다. 선조들은 부럼을 깨면서 일년간 치아가 튼튼하고, 부스럼이 생기지 않기를 기원했다지요.

이웃분들은 어떤 소원을 비셨나요?^^: 이웃분들의 소원이 이루어지는 한 해 되시길 기원합니다.

저도 소원이 여러가지(?)있지만, 1순위는 ‘박근혜 탄핵‘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일단한 가지가 중심잡혀야 그후에 다른 것들이 이루어지리라 생각합니다.

오늘 정월대보름날밤 촛불집회의 작은 불빛과 검은 하늘의 밝은 달빛이 하나되어, ‘온 우주의 기운‘이 우리 모두를 도와줄 것을 소망해봅니다.^^:

알라딘 이웃분들과 가족분들 모두 몸도, 마음도 건강한 2017년 정유년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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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7-02-11 10:3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대부분 사람들의 소원이 다 똑같을 겁니다. 대보름의 기운이 소원을 이루도록 해줬으면 좋겠어요. ^^

겨울호랑이 2017-02-11 11:07   좋아요 1 | URL
cyrus님의 소원도 이루어지는 한 해 되시길 기원합니다^^:

[그장소] 2017-02-11 10:5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음 그럼 저는 물가와 정치 민생 안정을....빌어볼까요?^^ 대보름 잘 보내세욧!!!^^

겨울호랑이 2017-02-11 11:08   좋아요 2 | URL
^^: 그장소님께서 소원하시는 우리의 소원도 이루어지길 기원합니다^^:

yureka01 2017-02-11 11:39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치아도 깨끗이 닦자...목욕도 자주 해서 부스럼도 막자..이래야되는게 맞는데 어찌나 못먹어서 걸리는 병 때문에 이런 풍습까지 생겼어요.ㄷㄷㄷ

겨울호랑이 2017-02-11 14:57   좋아요 1 | URL
^^: 그래도 지금은 매일 목욕할 수 있으니 행복한 시절을 살고 있어 다행입니다^^:

단발머리 2017-02-11 11:5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어쩜~~~~
1순위 소원이 저랑 똑같으세요~~
박근혜 탄핵!!!

겨울호랑이 2017-02-11 15:01   좋아요 0 | URL
^^: 통일과 더불어 우리 모두의 소원인 것 같습니다, 단발머리님 감사합니다

쿼크 2017-02-11 12:5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겨울인데... 뭔가 풍성하네요..~~

겨울호랑이 2017-02-11 15:02   좋아요 1 | URL
^^: 쿼크님 풍성한 견과류 한 상이 되어 저도 기쁩니다

우민(愚民)ngs01 2017-02-11 13:1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오늘 1박2일로 촛불집회가 열린다고 합니다. 조속히 감옥 갈 사람들 감옥 보내고 새로이 시작해 나갔으면 합니다...

겨울호랑이 2017-02-11 15:04   좋아요 1 | URL
^^: 네 저도 2017년이 새로운 우리 역사의 시작이 되길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ngs01님^^:

서니데이 2017-02-11 17:1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대보름 부럼이네요. 겨울호랑이님 원하시는 것들 이루시고 건강하고 좋은 한 해 되시길 바래요. 즐거운 주말 보내세요.^^

겨울호랑이 2017-02-11 21:19   좋아요 2 | URL
^^; 감사합니다. 서니데이님도 원하시는 바 이상으로 좋은 성과 얻는 2017년이 되시길 바라봅니다. 평안한 주말 보내세요.

bookholic 2017-02-11 17:3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겨울호랑이님의 1순위 소원이 꼭 이루어질거라 믿습니다. 부디 한 달 안에 이루어지시길...

겨울호랑이 2017-02-11 21:20   좋아요 0 | URL
^^: 감사합니다. bookholic님, 저도 그렇게 믿습니다. 우리 모두가 하루 빨리 정상화되길 간절히 바라니 좋은 결과 있겠지요. 저도 노력하겠습니다.^^:

Asagi 2017-02-11 20:3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겨울호랑이님의 소원성취를 기원합니다^^

겨울호랑이 2017-02-11 21:21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Asagi님께서도 좋은 한 해 보내시고, 원하시는 바 이루는 한 해 되시길 기원합니다.

커피소년 2017-02-12 06:2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사진을 보니 건강에 좋은 호두가 먹고 싶네요..^^

저는 무엇보다 건강이 최고가 아닐까 싶습니다.

건강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하지 못 하니까요..

겨울호랑이님과 알라딘 이웃 분들 모두 항상 건강했으면 합니다..^^

겨울호랑이 2017-02-12 09:19   좋아요 1 | URL
^^: 2017년가 김영성님께서 건강을 회복하시는 한 해가 되었으면 합니다.. 요즘 건강이 안 좋으신듯하여 걱정됩니다... 몸관리 잘하셔서 봄에는 활기차게 야외활동 하셔야지요 ㅋ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