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늙음'에 익숙해진다는 것은 모든 것에 익숙해진다는 것과 같다. _ <나빌레라 1> 中


 이번 주 독서노트의 주제로 선정된 <나빌레라>. 이번에 독서노트를 쓰기 위해 처음 읽었지만, 이미 아이들 사이에서는 널리 알려진 웹툰 원작의 작품이라고 한다. 


 자신의 꿈이 무엇인지를 알지 못하고 방황하는 청년 이채록과 자신이 꿈이 무엇인지는 알고 있지만 오랫동안 가슴 속에 품고있었던 노인 심덕출. 이 두 사람은 '발레'라는 같은 목표를 쳐다보고 있지만, 이들이 가진 차이점은 나이에만 그치지 않는다.


 한 사람은 발레를 하기 위해 충분한 재능과 신체 능력을 갖추었지만, 발레가 자신의 길인가에 대해 확신하지 못한다. 다른 한 사람은 발레를 향한 꿈과 열정을 갖고 있는 반면, 신체적 능력은 그에 미치지 못한다. 청년에게는 많은 시간이 주어져 있지만, 노인에게 주어진 시간은 그렇게 많지 않다. 청년이 발레로 가는 길을 막는 것은 자신 내면에서 올라오는 불안감이라면, 노인이 발레로 향하는 길을 막는 것은 외부 가족들의 방해다. 이렇게 여러 면에서 분명히 다른 상황에 처한 이들이 같은 꿈을 향해 나가는 과정이 작품 속에서 그려진다. 너무도 다른 상황에 처한 두 사람. 두 사람의 장점만 취한다면 완벽한 한 명의 발레리노가 되겠지만, 안타깝게도 완벽할 수 없는 것이 사람이겠지.


 아빠는 <나빌레라>를 읽으면서 그런 생각을 해봤어. 젊은 채록이는 지금의 나로부터 발레를 찾아가고 있고, 덕출 할아버지는 발레로부터 자신을 찾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그리고 결국 두 사람 모두 '자신= 발레리노'라는 것을 서로 다른 방향에서 찾아가는 과정을 서로 옆에선 파트너(할아버지에게는 채록이, 채록이에게는 할아버지)를 통해 확인하면서 의지하고 나가는 것은 아닐까 하는. 서로 다른 상황에 있었기에 그들이 가는 방향은 다른 듯 보이지만, 결국 자신이 발레리노가 되고, 발레리노가 자신이 되는 같은 길을 가는 것이 아니었을까. 같은 길을 가는 이들이 가질 수 있었던 공감이 이들을 멋진 팀으로 만든 것은 아닐까 하는. 


 우리가 그리고 연의가 앞으로 살아가면서 갖게 되는 꿈이 있을 거야. 그리고, 그 꿈을 향해 가는 길은 때로는 즐겁게 느껴지기도 하겠지만, 어쩔 때는 힘이 들 수도 있어. 또, 그 길을 가는 중에 다른 친구들은 너무도 쉽게 하는데, 연의는 어렵게 하는 부분도 있을 테고. 물론, 반대의 경우도 있겠지. 그렇게 힘이 들 때 어쩐지 나만 힘이 드는 것 같기도 하고, 내가 괜히 이 길을 가려고 했나 하는 의문이 들기도 하고 별별 생각이 다 들 수도 있어. 어떻게 아냐고? 아빠가 그랬거든. 그럴 때에 <나빌레라>의 채록이와 덕출 할아버지를 생각해보자. 채록이는 덕출 할아버지의 열정이 부러웠겠지만, 덕출 할아버지는 채록이의 뛰어난 운동신경이 부러웠었지? 사람들은 자신이 힘들 때 자신의 부족함을 먼저 떠올리게 되지만, 분명 우리에겐 그리고 연의에겐 부족함보다 더 많은 재능이 있다는 점을 생각해보자. 그리고, 약간의 부족함을 채운다면 그만큼 꿈에 가까이 갈 수 있지 않을까?


 이번 독서노트 덕분에 아빠는 <나빌레라>라는 좋은 책을 알게 되었네. 고맙고, 다음에 연의가 <나빌레라>를 다시 읽을 때 아빠가 한 말을 잠시 생각해주면 좋겠구나. 항상 자신의 꿈을 향해 노력하는 연의가 자랑스럽고, 고마워. 얼마 남지 않은 이번 한 주 잘 마무리하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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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천당>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 행운의 손님. 자, 안으로 들어오셔서 찬찬히 둘러보십시오. 원하시는 과자를 분명히 찾으실 테니까요."  "여기는 <화앙당>, 너의 욕망을 이루어주는 가게지." 

 

 이번 주 도서 <이상한 과자가게 전천당4>에서는 라이벌 가게인 화앙당이 등장한다. 손님이 원하는 바를 이루어준다는 점에서는 같지만, 조금은 다른 듯한 이 두 가게의 차이는 무엇일까. 아마도 가게 주인들의 인삿말에 힌트가 담겨 있지 않을까. 이번 주에는행운과 욕망에 대해 생각해 보자. 공부를 못하는 유타가 들른 두 가게에서는 유타의 고민을 풀어주기 위해 서로 다른 과자를 소개해주고 있어. 전천당의 과자와 화앙당의 과자. 과연 무엇이 다를까?


 "<족집게 통조림>입지요. 번뜩이는 족집게 과일이 듬뿍 들어 있는 통조림입니다. 이것을 드시면 시험에 나올 문제를 저절로 알게 됩니다. 족집게처럼 예상 문제만 노려서 공부해 두면 문제없지요. 시험에 안 나올 쓸데없는 공부는 안 해도 되니까 그야말로 손님을 위한 과자가 아니겠습니까?" _ 히로시마 레이코, <이상한 과자가게 전천당 4> ,p16


 "흥! 겨우 <족집게 통조림>이야? 뭐, 편리하다고 생각하면 편리할지도 모르지. 하지만 내가 보기에 그건 아주 얼치기야. 사기라고. 생각해 봐. 그런 걸 먹는다고 공부할 내용까지 저절로 알 수 있겠어? 어차피 열심히 교과서를 읽고, 이것저것 외워야 할 텐데 귀찮을 것 같지 않아? ... <꾀떡>이야. 꾀를 부리면 부릴수록, 게으름을 피우면 피울수록 시험 점수를 올릴 수 있어. 이걸 먹으면 공부할 필요가 전혀 없어. 어때? <족집게 통조림>보다 훨씬 근사하지 않아? _ 히로시마 레이코, <이상한 과자가게 전천당 4> ,p21


 아빠는 <족집게 통조림>과 <꾀떡>의 차이는 가게 주인들의 마음에서 오는 것 같아. <족집게 통조림>은 노력하고 싶지만 아직 방법을 모르는 손님을 도와주는 과자야. 결국, 공부는 스스로 해야하는만큼 <족집게 통조림>은 노력하지 않는 아이를 도와줄 수는 없지. 그렇지만, <꾀떡>은 다른 것 같아. 노력과 관계없이 결과만 좋으면 된다는 생각. 아빠는 이것을 가게주인의 철학이라 생각하는데, 이 점에서 <전천당>과 <화앙당>은 다르다는 생각을 해. 그것은 <화앙당>의 다른 과자에서도 드러나지.   


 "알겠어? <양치 너츠>는 이를 깨끗이 해서 충치를 예방할 뿐이야. 이미 생긴 충치를 낫게 할 수는 없다고. 그렇지만 이 <충치 콩과자>가 있으면 충치가 생겨도 괜찮아. 다른 사람한테 콩과자를 먹여서 옮기면 그만이지. 그러니까 치과에 안 가도 충치를 낫게 할 수있다는 뜻이야. 어때? 대단하지?"_ 히로시마 레이코, <이상한 과자가게 전천당 4> ,p126


 이런 점에서 <전천당>이 <화앙당> 과자보다 더 우리의 마음에 좋은 과자라고 생각해. 그래도, <화앙당> 과자에 더 귀가 솔깃할 수 있을거야. 그럴 때는 연의가 좋아하는 <해리 포터>의 덤블도어 교장선생님 말씀을 생각해보자. 우리가 중심에 있어야 하는지, 그렇지 않으면 과자가 중심이 되어야 하는지에 대해 생각할 수 있다면, 다음에는 요즘 한창 떠오르고 있는 인공지능(AI)문제와도 연관시켜서 생각해 보면 좋을 것 같아. 시간이 충분히 흐른 후에... 이번 주도 바쁘게 잘 보냈고, 아빠는 항상 꾸준하게 잘 해내는 연의가 자랑스럽구나. 다음 한 주도 행복하게 잘 보내자!   


 "그게 너와 톰 리들의 큰 차이점이다. 우리의 진정한 모습을 보여 주는 건 말이다, 해리, 우리가 가진 능력이 아니라 우리가 하는 선택이란다." _ J.K. 롤링, <해리 포터와 비밀의 방> , p3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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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비원 할아버지께. 할아버지, 안녕하세요? 저, 깜냥이에요. 설마 저를 잊으신 건 아니죠? 저는 지금 온동네편의점에서 지내고 있어요. 우연히 길을 가다가 편의점 앞에 있는 탁자를 봤는데 무척 마음에 들었어요. 주인아주머니도 참 좋은 분 같았고요. 그래서 며칠 동안 지켜보다 용기를 내서 찾아왔어요. 할아버지를 만난 그날처럼요(p88)... 다음에는 어디로 갈 거냐고요? 음, 그건 저도 잘 모르겠어요. 원래 어디로 갈지 미리 걱정하거나 고민하지 않거든요. _ 홍민정, <고양이 해결사 깜냥 5> , p89


 이번 주에는 <전천당>을 잠시 건너뛰고 <고양이해결사 깜냥>으로 독후감을 대신한다. 사람들을 좋아하며 잘 따르는 고양이 깜냥이 이번 편에서는 아주머니를 도와 편의점에서 일한다. 편의점 알바가 된 고양이 깜냥. 이번 편에서는 우리가 24시간 편하게 생활할 수 있게 해주는 편의점 이야기가 펼쳐진다.


 생각보다 많은 일을 처리하는 편의점. 많은 일을 처리하는 만큼 여러 이야기가 일어난다. 연의는 이 중에서 어떤 이야기가 가장 인상적이었니? 아빠는 이번 책을 통해서 편의점을 다룬 소설 <불편한 편의점>을 생각했어. <고양이 해결사 깜냥>은 편의점 알바생이 된 깜냥의 입장에서 이야기가 펼쳐진다면, <불편한 편의점>이라는 소설은 편의점이라는 가게를 중심으로 많은 사람들의 이야기가 서로 연결된 소설이야. 우리가 읽은 책이 편의점의 기능에 대해 설명한다면, 아빠가 말한 책은 편의점을 통해 사람들이 더불어 살아가는 이야기가 그려진다는 점이 조금 달라. 나중에 연의가 컸을 때 기회가 된다면 한 번 읽어보면 좋을 것 같아.


 <고양이 해결사 깜냥 5 : 편의점을 환하게 밝혀라>에서 알바생 깜냥이 정말 많은 일을 하지? 편의점에서 우리는 계산대에서 계산하는 점원의 모습만 항상 보지만, 사실 우리가 이용하지 않는 여러 기능을 편의점은 갖고 있어. 그리고, 편의점의 이런 기능들은 편의점에서 일하시는 분들의 노력 덕분에 이용 가능하단다. 편의점 뿐 아니라 우리의 편리한 생활 뒤에는 여러 사람들의 숨겨진 노력이 있다는 것을 함께 생각해보자. 그런 점에서 아빠는 편의점이란 단순히 물건만을 파는 곳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어. 그것이 무엇일까? 함께 생각해보고, 이야기해보자.


 이것은 좀 더 나중의 이야기인데, '편의점=시장'이라는 것을 이해할 수 있다면 나중에 중학생이나 고등학생이 되었을 때, 아래의 책들을 보는 것도 좋을 듯 해. 마음이 내킨다면 말이야. 지난 한 주도 바쁘게 잘 보냈는데, 다소 추워진 요즘 건강하게 이번 한 주도 보내도록 하자. 사랑하는 아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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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분홍이는 노랑이를 쓰윽 훑어봤어. 그리고 말했어. "누군가 우리를 만들었을거야."(p10)... 노랑이가 물었어. "나나 너처럼 복잡하고 완벽한 걸 누가 만들 수 있겠니?... 그러니까 내 말은 우리는 우연이란 말이야. 어쩌다 그냥 생겨난 거라고." _윌리엄 스타이그, <노랑이와 분홍이>, p11


 노랑이와 분홍이를 대화를 듣다보면 무슨 이야기를 하는지 바로 감(感)을 잡는다. 윌리엄 스타이그(William Steig, 1907 ~ 2003)의<노랑이와 분홍이>가 진화론과 창조론이야기라는 것을. 마치, 사뮈엘 베게트(Samuel Beckett, 1906 ~ 1989)의 <고도를 기다리며 En attendant Godot >에서 에스트라공과 블라디미르가 알지도 못하는 고도를 기다리듯, 두 인형 - 노랑이와 분홍이 - 는 자신들이 어디에서 왔는지에 대해 말한다.


 분홍이가 말했어. "알았어. 우선은 네 말이 옳다고 치자. 그런데 넌 지금 그런 이상한 일드이 한 번도 아니고 두 번씩 일어나서 우리 둘이 생겼다고 하는거야?"(p23)... 노랑이가 대답했어. "왜 안돼?  오 초가 아니라 백만 년이면 똑같은 일들이 두 번도 넘게 일어날 수 있어._윌리엄 스타이그, <노랑이와 분홍이>, p24

 

 작가는 책에서 현대 창조론과 진화론 이론을 인형의 입을 통해 말하기에, 우리는 노랑이에게서 리처드 도킨스(Clinton Richard Dawkins, 1941 ~ )의  모습을, 분홍이에게서는 윌리엄 페일리(William Paley, 1743 ~ 1805)의 모습을 발견한다. 그렇지만, 이 책에서 눈에 띄는 것은 이들의 오랜 논쟁이 아니다. 보다 인상적인 것은 텁수룩한 아저씨와 그가 한 말이다.

 

 바로 그때 머리가 텁수룩한 어떤 아저씨가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어슬렁어슬렁 걸어왔어.(p30) 아저씨는 분홍이를 집어서 이리저리 훑어봤어. 그리고 노랑이도 집어서 요리조리 훑어봤지. 그러다 말했어. "잘 말랐군."... 노랑이가 분홍이 귀에 대고 속삭였어. "이 사람 누구야?" 하지만 분홍이도 누군지 몰랐대._윌리엄 스타이그, <노랑이와 분홍이>, p32

 

 텁수룩한 어떤 아저씨와 그가 한 말은 분홍이와 노랑이 모두에게 의미가 있다. 분홍이에게 그 아저씨는 자신을 만들어 준 이가 될 수 있었고, 노랑이에게는 아저씨의 말이 노랑이가 생각했던 '충분한 시간'이 흘렀음을 알려주는 단서가 되지 않았을까. 그렇지만, 그들은 알 수 없었다. '신 앞에 선 단독자'로서 눈 앞에서 조물주(造物主)를 알아보지 못하는 창조론자와 충분하게 축적된 데이터 속에서도 온전한 의미를 해석하지 못하는 진화론자. 결국 우리 인간들 모두는 불완전한 존재임을 저자는 말하고 싶었던 것일까. 오랫만에 생각하게 만드는 재밌는 동화를 모처럼 읽었다. 정작 책 주인인 연의는 한 번 쳐다보고 던져버렸지만, 언젠가 연의와 함께  아래의 책들을 읽고 이에 대한 이야기들을 함께 하고 싶다는 생각을 해본다. 아빠의 지나친 욕심일 수도 있겠지만....


PS. 아저씨와 말에 대한 다른 해석도 가능해 보인다. 노랑이에게 아저씨는 자연의 진리가 될 수 있을 것이고, 분홍이에게 아저씨의 말은 천지창조 후 '보시니 참 좋았다'라는 <창세기>(1:31) 구절로 다가갈 수도 있을 것이다.

 

 PS 2. <노랑이와 분홍이>에서 많은 부분이 노랑이의 주장으로 채워지는데, 분홍이의 주장은 페일리의 <자연신학> 중 시계공 유추(watchmaker analogy)에서, 이에 대한 분홍이의 반박은 <눈 먼 시계공 The Blind Watchmaker>의 주장을 참조하면 좋을 듯하다. 한 걸음 더 나아가 '텁수룩한 어떤 아저씨는 사실 분홍이의 이데올로기에 불과하다'는 극단적인 노랑이의 주장은 <만들어진 신 The God Delusion>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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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ni74 2020-12-16 09:0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아이가 어릴 때 이 책이 어렵다고. 치과의사 드소토나 아이린, 실베스타와 조약돌? 다 좋아하는데 이 책은 좋은데 어렵다고. 했던 기억이 나요. 그림책 중에 은근히 깊이 있는 책이 많은 거 같아요. 저희 아이는 특히 아이린 이란 그림책 좋아했어요. 그래서일까요. 커서는 레드벨벳 아이린도 좋아하네요 ㅎㅎ

레삭매냐 2020-12-16 09:14   좋아요 2 | URL
저도 레벨의 아이린이를 좋아하다가...

그만 이번 어른아이 폭로를 알고나서
손절했습니다만, 짭.

적고 보니 쓸데없는 덧글이네요 ㅠ

겨울호랑이 2020-12-16 09:15   좋아요 2 | URL
^^:) 저희 집 아이도 드소토 선생님은 좋아하는데, <노랑이 분홍이>는 별로라네요...ㅋㅋ 그림책 중에는 아이뿐 아니라 함께 읽는 부모를 위한 책도 있지 않나 생각해 봅니다. 아마도 이 책 역시 그런 주제의 책인듯 합니다... mini74님의 전(前)아이(?)는 꾸준한 면이 있어 보입니다. 연의는 거의 매년 좋아하는 캐릭터가 바뀌어서 종잡을 수가 없는데요..날이 춥네요. mini74님 따뜻한 하루 보내세요!

페크pek0501 2020-12-19 17:2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고도를 기다리며. 이걸 연극으로 보고, 뭐 이렇게 시시하나? 생각했어요. 나의 이해 부족인가, 하는 생각도 들고요.
나중에 어떤 책에서 이 책의 해설을 해 놓은 걸 읽었는데... 아, 그런 뜻이구나, 하고서도 역시나 시시했어요. ㅋㅋ
스토리가 너무 단순해서 그런가 봐요. 같은 대사의 반복이 많기도 하고요.
만들어진 신, 은 너무 유명해서 내용도 알게 됐고 그래서인지 제가 읽은 걸로 착각하게 되어요.

어떤 메시지를 전하기 위해 책 한 권의 두께를 채우는 능력이 뛰어남은 인정할 수밖에 없네요. 저처럼 칼럼이란 작은 조각으로 메시지를 담는 사람에겐 참 어려운 일입니다. 존경스러워요.

겨울호랑이 2020-12-19 20:34   좋아요 2 | URL
^^:) 저는 자신이 가진 작은 조각을 남들 앞에 내놓은 페크님이 존경스럽습니다. 「고도를 기다리며」, 「만들어진 신」과 같이 널리 알려진 작품이 담지 못하는 페크님만의 매력이 책에 담기지 않았을까 생각해 봅니다... 죄송하게도 아직 못 읽었네요...ㅜㅜ

2020-12-22 12:5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0-12-22 13:25   URL
비밀 댓글입니다.

후애(厚愛) 2020-12-24 10:0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포근하고 따뜻한 하루 되시고요, 항상 건강하세요.^^
그리고 행복한 성탄절 보내시길 바랍니다.^^

겨울호랑이 2020-12-24 13:10   좋아요 0 | URL
후애님 감사합니다. 항상 건강하시고, 행복한 크리스마스 되세요!^^:)

서니데이 2020-12-24 22:3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겨울호랑이님 가족과 함께 행복한 크리스마스 보내세요.
메리 크리스마스.^^

겨울호랑이 2020-12-24 22:42   좋아요 1 | URL
지난 한 해 꾸준히 서재를 밝혀주셔서 감사합니다. 서니데이님 내년에도 잘 부탁드려요!^^:)

베텔게우스 2020-12-24 22:3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겨울호랑이님, 메리크리스마스입니다. 마음 따뜻한 성탄절 보내세요 :)

겨울호랑이 2020-12-24 22:41   좋아요 1 | URL
베텔게우스님 감사합니다. 행복한 크리스마스 되세요!^^:)

이하라 2020-12-24 22:5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겨울호랑이님 따뜻하고 행복한 성탄절 되세요.^^

겨울호랑이 2020-12-24 22:53   좋아요 1 | URL
이하라님께서도 행복한 크리스마스 되세요!^^:)

레삭매냐 2020-12-25 15:4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죽음에 이르는 병>...
오래 전에 사둔 것 같은데 역시나
읽진 않았네요. 뭐 그런 거죠 ㅋ

겨울호랑이 2020-12-25 19:15   좋아요 0 | URL
사둔 책을 다 읽을 수 있다면.... 처음부터 불가능한 가정은 하지 말아야하겠지요? ㅋ
 

  연의가 좋아하는 유튜브 인기스타 간니와 닌니가 등장하는 창작 동화. 아이들이 좋아하는 유튜브 크리에이터들이 동영상과 함께 책을 내는 것이 이제는 대세인 듯하다.  개인적으로 크리에이터들이 내는 책은 내용적으로 두 종류로 나눌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하나는 자신의 콘텐츠를 책으로 소개하는 내용의 책으로, 자신의 콘텐츠와 책이 내용적으로 짝을 이루는 책이라면, 다른 하나는 동일한 캐릭터를 활용해서 다른 주제로 영역을 확장하는 내용으로 볼 수 있을 것이다. 전자의 대표작이 <흔한 남매> 시리즈라면, <간니닌니 마법의 도서관>은 후자에 속할 것이다.

 

기본적으로 아이들이 유튜브 스타들의 책을 통해 기대하는 바가 충족되었다고 한다면 그 책은 좋은 책이라고 생각한다. 즐겁게 읽히고자 쓴 책을 정색하고 바라보는 것은 별로 바람직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런 면에서 대체적으로 아동 도서는 연의의 관점에서 바라보는 편이지만, <간니닌니 마법의 도서관 : 1 피터 팬을 구하라!>는 조금 진지하게 바라보게 된다. 그것은 책의 부제가 '명작 속으로 떠나는 판타지 동화 여행'이기 때문이다. 


 <간니닌니 마법의 도서관>은 오랜 고전 동화의 이야기 속으로 간니와 닌니 자매가 들어가면서 주인공들과 함께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책이다. 때문에 간니와 닌니가 동화 세계로 들어가 등장인물들과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구도의 글이라면, 어느 정도는 고전의 주제에 대한 재해석이 담겨야 하지 않을까 생각하게 된다.

 

 개인적으로 <피터 팬>이라는 동화의 주제는 '성장'이라고 생각한다. 육체적으로 성장을 멈춘 네버랜드에서 부모와 떨어진 아이들이 어려움을 겪으며 정신적으로 성장하는. 웬디와 동생들은 이런 성장을 가지고 자신들의 세계로 돌아와 비로소 어른이 된다는 것이 피터 팬의 큰 줄기라 본다면, '성장'이라는 주제를 피터 팬과 떨어뜨릴 수는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간니닌니 마법의 도서관 : 1 피터 팬을 구하라!>에서 명작의 주인공들을 등장시켰다면, 고전이 갖는 주제를 어떤 점에서 접점을 이룰 것인가를 고민했어야 하지 않았을까. 아쉽게도 이런 부분을 발견하기 어려웠다. 책에서는 이러한 고민 대신 간니와 닌니를 마법 세계 판타지아를 구할 영웅(Hero)로 설정했다. 이러한 설정이 어벤져스(Avengers)에 익숙한 세대들에게 친숙할 지는 모르겠지만, 고전에 대한 별다른 고민없이 '고전을 이용했다'는 느낌을 지우기 힘들었다. 


  슬라임, 와이파이, 유튜브 등 아이들에게는 친숙하지만, 고전의 인물들에게는 낯선 물건들을 이야기에 등장하는 것만으로 명작 동화를 현대적으로 해석했다고 하기에는 부족함이 있다. 또한, 책 안의 몇몇 문장들은 글에 대한 고민이 별로 없었다는 인상을 남긴다.


 그 바람에 둘은 몸의 균형을 잃고 땅으로 떨어졌다. 다행히 커다란 나뭇잎 위였다. 간니와 닌니는 트램펄린에서 뛰놀던 실력으로 금세 자세를 잡고 안정적으로 착지했다.(p69) -> 하마터면 땅으로 떨어질 뻔했지만, 트램펄린을 좋아한 두 아이는 커다란 나뭇잎 위로 어렵지 않게 내려앉을 수 있었다. 


 별로 좋은 글솜씨는 아니지만, 위의 세 문장을 윗 문장처럼 바꾸면 어떨까. 개인적으로 다듬어지지 않은 문장으로 읽혀 글이 쉽게 넘어가지 않은 문장이었다. 또한, 아래 문장의 존재(存在)라는 단어는 적절치 않게 느껴졌다. 어린이 동화에서 존재라... 보다 쉽게 쓸 수도 있지 않을까. 부족한 솜씨로나마 고쳐본다.


 자매는 서로를 꼭 껴안았다. 낯선 이곳에서 서로의 존재가 더욱 소중하게 느껴졌다.(p79) -> 간니와 닌니는 서로 꼭 끌어안으며 서로에게 고마움을 느꼈다.


 이런 점에서 <간니닌니 마법의 도서관 : 1 피터 팬을 구하라!>는 아이들이 좋아하는 책이지만, 주제와 문장면에서 아쉬움이 남는 책이다. 영상에 익숙한 세대들에게 고전을 소개한다는 의도는 매우 훌륭하고 충분히 멋진 시도임은 분명하지만, 조금은 더 깊은 고민이 있었으면 하는 아쉬움을 진하게 갖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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