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는 본질적으로 조직화의 원리이다. 인간들 사이의 평등이나 국민들 사이의 균형을 확립하기 위해서는 농업과 공업, 교육, 통상 및 집산의 중심지들이 각 지방의 지리적 · 풍토적 조건, 생산물의 종류, 주민의 특성과 자연적 재능 등에 따라 아주 정당하고 현명하며 아주 알맞은 비율로 잘 배분되어야만 한다.

요약해 보자. 정의는 고대의 시인들이 <황금시대>라 불렀던 소극적 공유제에서 벗어나자마자 힘의 권리가 되기 시작했다. 사회가 구성되면, 능력의 불평등이 공적(功績)의 관념을 일깨우게 되고, 형평에 의거해서 비단 평판뿐만 아니라 물질적 재산까지도 개인의 공적에 비례시키고자 하는 착상이 생겨난다. 그리고 세상에서 인정받는 최초이자 거의 유일한 공적이 바로 물리적인 힘이기 때문에, 가장 공적이 큰 최우선자aristos로서 최대의 몫을 차지할 권리를 가진 자는 가장 힘센 자aristos이다. 그러므로 만일 이 권리가 거부된다면, 그는 당연히 그것을 힘으로 빼앗는다. 여기에서부터 모든 물건에 대한 소유권을 장악하는 데까지는 단 한 걸음만 더 디디면 충분하다. 그리스인과 로마인들이 적어도 전통에 따라 그들 공화정 최후의 날까지 보존했던 것이 바로 이러한 영웅시대의 권리였다.

공유제는 <평등>과 <법loi>을 추구한다. 반면에 소유는 이성의 자주성 및 개인적 공적의 산물로서, 모든 사물에 대한 <독립성>과 <비례균형proportionnalite>을 원한다.
그러나 획일성을 규범으로 삼고 평준화를 평등으로 여기는 공유제는 전제적이 되고 또 부당하게 된다. 반면에 소유는 그 전제(專制)와 침해에 의해 곧 압제적이고 비사회적으로 변한다. 공유제와 소유는 선을 원한다. 그러나 그 두 가지가 각각 낳는 것은 악이다. 왜 그런가? 그것은 이 두 가지가 서로 배타적이기 때문이며 제각기 사회의 두 요소를 무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즉 공유제는 독립성과 비례균형을 무시하는 반면, 소유는 평등과 법을 존중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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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 소비사회에서 소비는 어떤 측면에서 이미지의 소비, 기호의 소비이며, 현대인들은 이미지와 기호가 만들어 내는 가치, 즉 이미지 가치와 기호,
가치의  창출에 나선다고 할 수 있다. 이것이 바로 「소비의 사회」에서 보드리야르가 제시하는 소비 이론의 핵심을 이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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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을, 더 많은 빛을!" 이것이 괴테의 마지막 말이었다. 죽어가던 천재의 이 말은 자연의 보편적인 절규로서, 세계에서 세계로 메아리친다.(43/144) - P43

상인의 주요 목적은 구매자를 속이는 일에 제조업자가 도와주기를 바라는 것이다.(43/144) - P43

그들이 아닌 다른 어느 곳에서도 나는 서로 구분될 뿐 아니라 대립되는 것처럼 보이는 두 가지 사물이 결합되어 있는 것을 보지 못했다. 그것은 세속적인 지혜와 신의 정신이다.(67/144) - P67

지금 우리가 이 책에서 다루고 있는 주제인 민중에 대해서만 말하자면 어린아이를 관찰하는 것보다 민중을 더 잘 꿰뚫어볼 수 있는 방법은 없다. 어린이는 민중의 해석자이다. 이것이 무슨 말일까? 어린이는 민중이 변형되기 이전에 태어났을 때의 본모습을 보여주는 민중 자체라는 것이다. 어린이는 범속하거나 거칠지도 않고 질투를 모르며 불신이나 혐오를 조장하지도 않는다. 어린이는 민중의 해석자일 뿐만 아니라 많은 경우에 민중이 순진무구하다는 것을 보여준다.(70/144) - P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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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몽이란 무엇인가
임마누엘 칸트 외 지음, 임홍배 옮김 / 길(도서출판)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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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계몽이란 인간이 스스로의 잘못으로 초래한 미성년 상태로부터 벗어나는 것이다. 미성년 상태란 다른 사람이 이끌어주지 않으면 자신의 지성을 사용할 수 없는 무능력 상태를 말한다. 이러한 미성년 상태의 원인이 지성의 결핍 때문이 아니고 다른 사람의 지도를 받지 않고서 지성을 사용할 결단력과 용기의 결핍 때문이라면 미성년 상태는 스스로의 잘못으로 초래한 것이다. 과감히 알려고 하라! 자기 자신의 지성을 사용할 용기를 가져라! 이것이 계몽의 슬로건이다. _이마누엘 칸트, <계몽이란 무엇인가> <계몽이란 무엇인가 하는 문제에 대한 답변>, p28


 <계몽이란 무엇인가>에는  임마누엘 칸트( Immanuel Kant, 1724 ~ 1804)를 비롯한 모세스 멘델스존(Moses Mendelssohn, 1729 ~ 1786), 요한 고틀리프 피히테(Johann Gottlieb Fichte, 1762 ~ 1814) 등이 <베를린 월간 학보>에 발표한 '계몽(啓蒙)'과 관련한 내용을 담은 책이다. 우리는 본문을 통해 19세기 지식인들이 가졌던 '계몽'과 '이성'의 역할, 그리고 계몽을 위해 필요한 전제 등을 알게 된다. 


 여러 지식인들의 글을 소개한 책이기 때문에 보다 다양한 관점에서 '계몽'을 바라볼 수 있다는 점은 장점이지만, 각자가 찍은 서로 다른 방점은 계몽에 대한 이해를 어렵게 만들기도 한다. 같은 책에서 계몽을 위한 전제 조건으로 어떤 이는 '자유'를, 다른 이는 '법률' 등 제도를 말한다. 어느 부분에서는 이성의 자유로운 사용이 강조되는 반면, 또다른 부분에서는 국가의 역할이 강조된다. 마치 자유주의자와 전체주의자들이 각자가 생각하는 바람직한 '이성의 사용'이 단편적으로 이곳저곳에서 튀어나오기에 내용 자체는 어렵지 않지만, '계몽주의자들이 생각하는 계몽'의 틀을 잡는 것은 쉽지 않다. 


  사고방식의 진정한 개혁을 가져오는 계몽을 위해서는 다름 아닌 자유가 요구된다. 특히 자유라 일컬어지는 것 중에서도 가장 해롭지 않은 자유, 다시 말해 어떤 일에서든 자신의 이성을 공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자유가 요구된다._이마누엘 칸트, <계몽이란 무엇인가> <계몽이란 무엇인가 하는 문제에 대한 답변>, p31


 프로이센의 군주는 마치 아버지가 자녀들과 함께 어울리듯 신하들과 더불어 자유롭게 산보할 수 있지 않은가? 의문의 여지 없이 프로이센은 세계에서 가장 계몽된 나라이다. 계몽의 수도 베를린에서는 군주의 생명이 안전하고, 모든 나라의 법률 중에서도 가장 지혜로운 법률을 통해 신민들의 안녕과 양심의 권리와 시민의 자유가 확고한 기반 위에 보장되어 있고 앞으로도 영원히 그럴 것이다!_ 안드레아스 림, <계몽이란 무엇인가>, <계몽은 인간 이성의 요청이다> , p190


 이 부분 이해와 관련해서는 칸트의 이성의 사적(私的) 사용과 공적(公的) 사용을 다룬 옮긴이의 해제가 도움이 될 듯하다.  비록, 오늘날의 이해와는 반대되는 개념이라 조금 혼동이 올 수도 있지만, 의미면에서 '이성'을 이분화(二分化)한다는 점을 이해한다면, <계몽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서로 다른 강조점들이 하나의 선으로 연결됨을 느끼게 된다. 


 국가에 봉사하는 '관직'의 의무에 합당하게 자신의 이성을 사용하는 것을 이성의 '사적' 사용이라 일컫고, 반면 그런 관직의 의무에서 벗어나 단지 '식자'의 한 사람으로서 자유롭게 자기 생각을 개진하는 것을 이성의 '공적' 사용이라 일컫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이성의 '사적' 사용은 도구적 이성을 가리킨다. 그런 경우 공동체의 구성원은 '단지 수동적 태도만 취하게 하는 기계적 장치'의 일부로 기능하며, 이성 사용의 보편타당성 여부를 따져서는 안 되고 국가의 명령과 관직의 의무에 무조건 복종해야 한다. 반면 이성의 '공적' 사용에서는 생각과 표현의 자유가 전적으로 허용되어야 한다는 것이 칸트의 입장이다._임마누엘 칸트 외, <계몽이란 무엇인가> , 해제, p254


 마지막으로 '계몽'과 '이성' 그리고 '근대화'와 관련해서, 대략 두 가지를 추가적으로 더 생각해 볼 수 있을 듯하다. 먼저, 메이지 유신(明治維新)을 통해 근대화로 가는 길을 열었던 일본은 '도구적 이성'을 강조한 개혁을 이뤘다는 점이다. 때문에, '일왕제'와 '이성'이 공존하는 기묘한 형태의 근대화가 가능했다는 점을 이해할 수 있다. 둘째로, 도구적 이성의 문제와 관련해서 프랑크푸르트 학파의 M. 호르크하이머 (Max Horkheimer, 1895 ~ 1973)의 <도구적 이성 비판 Zur Kritik der instrumentellen Vernunft>의 책을 챙길 수 있을 것이다. 이들에 대한 보다 자세한 내용은 별도의 리뷰에서 마저 정리하도록 하자...

국민이 스스로에 관해 결정해선 안 될 일을 하물며 군주가 국민에 대해 결정할 수는 없다. 군주의 입법적 권위는 전체 국민의 의지를 자신의 의지와 합치시키는 데 근거하기 때문이다. 모든 진정한 개선 또는 개선이라 일컬어지는 것이 시민적 질서와 더불어 존립한다는 사실을 군주가 유념하기만 한다면 군주는 그의 신민들이 영혼의 구제를 위해 필요하다고 여기는 일을 스스로 알아서 하도록 허용할 수 있다. 그것은 결코 군주가 관여할 일이 아니다._이마누엘 칸트, <계몽이란 무엇인가> <계몽이란 무엇인가 하는 문제에 대한 답변> - P35

프로이센 사람들은 그들의 적인 편견에 맞서 과감히 투쟁한다. 사상과 표현의 자유는 프로이센을 지켜주는 가장 확고한 보루이다. 프로이센에서 사상과 표현의 자유는 몽테스키외가 왕권의 전횡을 막기 위해 적극 옹호한 견제장치보다 더 효과적인 기능을 한다. 프로이센 군대가 무적의 힘을 보유한 것은 복종체계 덕분이다. 프로이센의 시민사회가 확고한 질서를 갖춘 것은 그런 복종 체계에 연유한다. 그런 복종체계야말로 프로이센 국가 전체를 지탱하는 정신이다._ 에른스트 페르디난트 클라인, <계몽이란 무엇인가> <사상과 출판의 자유에 대하여> - P83

계몽은 스스로 생각하는 법을 배우는 것이다... 그런데 이 세상 누구도 모든 학문 분야에 통달할 수는 없기 때문에 (계몽이 누구나 접근할 수 있는 보편적 자산이 되려면) 계몽의 대상을 보편적 인간 행복의 기초가 되는 진리로 설정하는 것이 계몽의 요체다._ 카를 프리드리히 바르트, <계몽이란 무엇인가> <언론의 자유와 그 한계> - P89

객관적 진리란 사물에 대한 우리의 표상이 사물 자체와 일치하는 것을 뜻하다... 인간의 인식능력으로 사물 자체가 우리의 표상을 통해 실현되거나 우리의 표상이 사물 자체를 통해 실현되거나 할 수 있지만, 두 경우가 서로 긴밀히 얽혀 있어서 명확히 구별할 수 없기 때문에 아주 엄밀한 의미에서 객관적 전리는 유한한 존재인 인간의 이성과 상충한다는 것이 분명해진다. 그렇다면 우리의 표상은 결코 사물 자체와 일치할 수 없다._요한 고틀리프 피히테, <계몽이란 무엇인가> <유럽 군주들에게 사상의 자유를 회복할 것을 촉구함> - P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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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크pek0501 2021-06-29 11:29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대체로 뭐뭐란 무엇인가, 하는 책이 어렵더라고요. 그런 어려운 맛에 읽는 거라고 봅니다.
어려움의 산을 넘고 넘고 하다 보면 마침내 어떤 깨달음의 문 앞에 당도할지니...^^

겨울호랑이 2021-06-29 12:38   좋아요 3 | URL
^^:) ‘~란 무엇인가‘라는 제목의 책들은 대체로 주장이 너무 단정적이고 내용상으로도 선뜻 동의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는 경우가 많은 것 같아요. 그럼에도 주장에 대해 생각해보면서 독자가 생각을 정리해 주는 계기를 마련해 준다는 면에서 의의를 발견하게 됩니다.
 

「계몽이란 무엇인가」는 프로이센의 계몽군주 프리드리히 대왕 치세 하의 철학자들이 자신의 시대를 어떻게 생각하는가를 잘 보여준다. ‘계몽‘의 의미는 학자에 따라 궁극적으로 지향하는 목표일 수도, 현재의 상태를 극복하려는 노력이라는 점에서는 조금씩 달라지지만, 적어도 이들의 논리가 ‘더 나은 미래에 대한 희망‘이라는 공통된 인식 위에 있음을 확인하게 된다...


반면 ‘계몽‘은 이론적인 문제와 더 많이 관련되어 있는 것으로 보인다. 계몽은 인간생활의 제반 문제에 대해 그것이 인간의 본분에 영향을 끼치는 중요성의 척도에 따라 이성적으로 인식하고 객관적 계몽) 숙달하는 것(주관적 계몽)과 관련되어 있다. 나는 언제나 인간의 본분이 우리가 추구하는  모든  노력의 척도이자 목표이며,  우리가  길을  잃고  헤매지  않으려면 반드시 주시해야 할 목표지점이라 생각한다.-모제스 멘델스존 -
- P18

계몽이란 인간이 스스로의 잘못으로 초래한 미성년 상태로부터 벗어나는 것이다. 미성년 상태란 다른 사람이 이끌어주지 않으면 자신의 지성을 사용할 수 없는 무능력 상태를 말한다. 이러한 미성년 상태의 원인이 지성의 결핍 때문이 아니고 다른 사람의 지도를 받지 않고서 지성을 사용할 결단력과 용기의 결핍 때문이라면 미성년 상태는 스스로의 잘못으로 초래한 것이다. 과감히 알려고 하라! 자기 자신의 지성을 사용할 용기를 가져라! 이것이 계몽의 슬로건이다. - 이마누엘 칸트 -
- P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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