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가 / 소피스트 원전으로 읽는 순수고전세계
플라톤 지음, 천병희 옮김 / 도서출판 숲 /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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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피스트>는 테아이테토스와 방문객 사이에 '소피스트란 어떤 존재인가?'를 두고 벌이는 대담이다. 전체적으로 '분리 방식'을 이용하여 대화가 전개된다. 초/중기 대화편과는 대화전개 방식이 많이 다르기에 서술하는 방식으로 내용을 따라간다.

 

[낚시꾼에 대한 정의]
낚시꾼에 대한 분류는 가장 기본이 되는 분류이며, 이후 논의에서 뼈대를 이룬다. 플라톤은 이 대화편에서 유(類)를 구별하는 방식으로 주로 논의를 전개한다.

 

1. 기술의 분류


 가. 제작술 : 전에 존재하지 않던 것을 존재하게 하는 기술(219b)
 나. 획득술 : 어느것도 무엇을 제작하지 않고, 어떤 것들은 이미 존재하거나 제작된 것을 말과 행동으로 점유하고, 다른 것들은 경쟁자가 그런 것들을 점유하지 못하게 방해하는 기술(219c)

 

2. 획득술의 분류
가. 획득술은 선물, 품삯, 구매를 통한 자발적인 교환과 행동이나 말로써 점유하는 것으로 구분하지만, 모두를 점유라 한다.(219d)
나. 점유의 분류(219e)
1) 경쟁 : 공개적인 것
2) 사냥 : 은밀한 것(220a)
가) 생명 없는 것들에 대한 사냥
나) 생명 있는 것들에 대한 사냥 : 동물 사냥(220b)
- 육서동물 사냥 : 발 달린 것들에 대한 사냥
- 수생동물 사냥 : 헤엄치는 동물들에 대한 사냥
-> 날개달린 것들에 대한 사냥 : 새사냥
-> 물속에 사는 것들에 대한 사냥 : 고기잡이(220c)
=> 에워쌈으로 사냥하는 것(통발, 그물, 올가미,어살) : 에워싸는 사냥
=> 후려침으로 사냥하는 것(갈고리, 작살) : 후려치기 사냥(220d)
==> 횃불 사냥 : 밤에 불빛 아래서 하는 사냥
==> 갈고리 사냥 : 낮에 하는 사냥
===> 작살사냥 : 위에서 아래로 후려치는 사냥(220e)
===> 갈고리를 사용하되 물고기의 아무 부위가 아니라 언제나 사냥감의 머리와 입을 후려쳐 막대기나 갈대 줄기와 함께 밑에서 위로 낚아채는 사냥 : 낚시(221a)

 

[소피스트에 대한 정의]

 

1. 소피스트 : 전문가이면서 사냥꾼이라는 점에서 낚시꾼과 유사(221e)

 

2. 소피스트에 대한 첫 번째 분류

미덕을 위해 교제한다고 공언하면서 그 대가로 돈을 요구하는 부류 : 사이비 기술

 

가. 획득술은 선물, 품삯, 구매를 통한 자발적인 교환과 행동이나 말로써 점유하는 것으로 구분하지만, 모두를 점유라 한다.(219d)
나. 점유의 분류(219e)
1) 경쟁 : 공개적인 것
2) 사냥 : 은밀한 것(220a)
가) 생명 없는 것들에 대한 사냥
나) 생명 있는 것들에 대한 사냥 : 동물 사냥(220b)
- 육서동물 사냥 : 발 달린 것들에 대한 사냥
-> 길들인 동물들에 대한 사냥 : 인간 사냥(222c)
=> 강제에 의한 사냥 : 해적질, 납치, 참주정치, 전쟁 일반
=> 설득술 : 법정연설, 대중연설, 사교술(222d)
==> 사석에서 행하는 것(222d)
===> 보수를 받는 것
====> 기분을 맞춰줌으로써 사람들에게 다가가 쾌락만을 미끼로 사용하되 그 대가로 생계비만을 요구하는 부류 : 아첨술 / 쾌락을 파는 장사(222e)
====> 미덕을 위해 교제한다고 공언하면서 그 대가로 돈을 요구하는 부류 : 사이비 기술 = 소피스트 기술(223a)
===> 선물을 주는 것 : 사랑의 기술(222e)
==> 공석에서 행하는 것
-> 야생동물들에 대한 사냥
- 수생동물 사냥 : 헤엄치는 동물들에 대한 사냥->이하 났시꾼

 

3. 소피스트에 대한 두 번째 분류

 

도시와 도시를 다니며 미덕에 관한 대담과 배울 거리를 파는 혼 도매

 

가. 획득술은 사냥과 교환으로 분류된다.(223c)
나. 교환의 분류(223c)
1) 거저 주기
2) 장사(223d)
가) 자기가 만든 것들을 직접 파는 것
나) 남들이 만든 것들을 교환하는 장사(223d)
 - 소매 : 같은 도시 안에서 하는 것
 - 도매 : 도시와 도시 사이의 교환을 하는 것(223e)
->몸을 부양하고 몸에 필요한 것들을 돈을 받고 파는 것
->혼을 부양하고 혼에 필요한 것들을 돈을 받고 파는 것
=>보여주기 기술 : 배울 거리를 몽땅 사들인 뒤 도시에서 도시로 돌아다니며 그것을 돈과 교환하는 사람(224b)
==> 지식 일반과 관계있는 부분 : 기술 장사
==> 미덕과 관계있는 부분 : 소피스트 기술(224c)

 

3. 소피스트에 대한 세 번째 분류

 

도시 안에서 미덕에 관한 대담과 배울 거리를 파는 혼 소매

 

나) 남들이 만든 것들을 교환하는 장사(223d)
 - 소매 : 같은 도시 안에서 하는 것(224e)

 

4. 소피스트에 대한 네 번째 분류

 

논쟁으로 돈을 버는 족속

 

가. 획득술은 선물, 품삯, 구매를 통한 자발적인 교환과 행동이나 말로써 점유하는 것으로 구분하지만, 모두를 점유라 한다.(219d)
나. 점유의 분류(219e)
1) 경쟁 : 공개적인 것(225a)
가) 다툼
나) 싸움(225b)
- 폭행 : 몸과 몸이 부딪치는 경우
- 말다툼 : 말과 말이 부딪치는 경우(225b)
-> 법정 공방 : 옳은가 그른가를 두고 공개석상에서 쌍방 간에 긴말을 주고받는 것
-> 토론 : 사석에서 짤막짤막하게 질문하고 답변하는 경우
=>논쟁 : 원칙들 일반에 관해 기술적으로 행해지는 토론
==> 당사자가 재산을 잃게 하는 것 : 수다
==> 당사자가 돈을 벌게 하는 것 : 소피스트 기술
2) 사냥 : 은밀한 것(220a)

 

5. 소피스트에 대한 다섯 번째 분류

 

'분리의 기술'을 이용한 분류 : 사이비 지혜에 대한 논박

 

가. 정화(淨化) : 더 좋은 것을 남겨두고 더 나쁜 것을 버리는 분리(분리 중 일부)
1) 몸과 관련한 정화(227a)
가) 내부 정화 : 체력 단련, 의술
나) 외부 정화 : 목욕
2) 혼과 관련한 정화(229a)
가) 교정(矯正) : 오만, 불의, 비겁함을 다루는 기술
나) 가르치는 기술 : 모든 종류의 무지를 다루는 기술
- 교육 : 알지 못하면서 안다고 생각하는 것(어리석음)을 방지하는 것(229b)
-> 훈계 : 나무라거나 부드럽게 타이르는 것(230a)
-> 논박 : 따지고 묻는 것(230b)
=> 사이비 지혜(doxosophia)에 대한 논박 : 소피스트 기술(231b)
나. 비슷한 것에서 비슷한 것을 분리

 

6. 소피스트에 대한 여섯 번째 분류

 

가. 소피스트는 진리가 아닌 지식을 갖고 있는 사람
1) 소피스트는 반박에 능한 사람(232b)
2) 반박술은 무엇에 관해서든 논쟁을 벌일 수 있는 능력(232e)
3) 인간이 모든 것을 다 알 수는 없음(233a)
4) 소피스트의 비밀 : 자신이 반박하는 것을 알고 있는 듯 보이는 능력
5) 결국, 소피스트는 진리가 아닌 지식을 갖고 있는 사람(233d)

나. 모상 제작술(eidolopoiike)

1) 닮은꼴 만들기: 모형의 길이와 너비와 깊이의 비율을 견지하고 각 부분들에 모형 본래의 색깔을 칠함으로써 모방물을 제작하는 경우(235e)
2) 환영(幻影) 제작술 : 닮아 보이지만 사실은 닮지 않은 환영을 만드는 기술(236c)
가) 도구를 통해 만들어지는 환영(267a)
나) 환영을 만드는 사람이 자기 몸을 도구로 사용할 때 생겨나는 환영 : 모방술(267e)
-> 모르면서 모방 : 의견 모방술(268a)
=> 단순모방자 : 자기 의견을 안다고 생각하는 사람
=> 위장모방자 : 아는 척하는 것을 사실은 모르는 것이 아닌지 의심하는 사람
==> 대중에게 긴 연설을 하는 사람 : 대중연설가
==> 사석에서 짧은 말을 하는 사람 : 소피스트
-> 알면서 하는 모방 : 과학적인 모방

 

7. 결론 : 진정한 소피스트란? (268d)

앞뒤 맞지 않는 말을 하게 하며, 의견에 근거한 기술의 위장하는 부분을 모방하는자. 모방 제작술 중에서도 환영을 제작하는 부류에 속하며, 제작 중에서 신적인 것이 아니라 인간적인 것으로 분류된 말로 요술을 부리는 부분을 모방하는자.

 

 

<소피스트>는 따라가기가 어려운 작품이어서, 정리가 잘 안 된것도 같다. 이 작품은 소피스트의 여러 특성을 도출하여, 이들이 궤변론자임을 입증하려고 한 작품이고, 전체적인 구조가 잘 갖추어졌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지만, '소피스트' 유형화시키는 기준이 다분히 주관적이어서, 2000년이 지난 시점에서 이 기준을 봤을 때 공감을 하기가 쉽지 않다.

 

이는 플라톤 당시에는 논증도 상대적으로 허술하고, 유형화 기준도 현대보다 모호하기 때문이리라. 때문에, 우리가 이 작품을 제대로 이해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생각이 든다. 그럼에도, 이 작품에서 플라톤의 사고를 따라가는 것에 하나의 의의가 있다고 생각이 든다.

 

사실,  <소피스트>에서는 소피스트에 대한 논증 이외에 또 하나의 커다란 논증이 있다. '존재론'에 대한 내용인데, 이 내용이 여섯번 째 분류에 있어 핵심적인 내용으로 등장한다.  파르메니데스의 '단일론', 헤라클레이토스의 '유물론', '존재', '생성', '운동', '변화', '불변', '같음' 등의 개념이 나오는데, 이 부분은 양이 커서 다음에 이 부분을 별도로 살펴보는 것이 작품 이해에 더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아무래도 첫 술에 배부를 수는 없을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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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상록 원전으로 읽는 순수고전세계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지음, 천병희 옮김 / 도서출판 숲 / 200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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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상록>은 철인(哲人)황제로 알려진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의 철학이 담긴 에세이다. 스토아 학파의 사상이 잘 담겨있으면서도, 여러 짧은 잠언등이 가슴에 와 닿는 잔잔한 책이라 생각된다. <명상록>의 내용을 주제별로 정리해봤다.


먼저, <명상록>은 우리의 고통과 고민을 어떤 시각에서 바라봐야 하는지 알려준다.


우리가 말하고 행하는 것은 십중팔구 불필요한 것이므로, 그것을 버리게 되면 여가는 늘고 마음의 동요는 줄 것이다. 그러니 매사에 이것은 불필요한 것들 가운데 하나가 아닐까 하고 자문(自問)해 보아야 한다.(4장 24)


네 불행은 악에 대한 네 판단력이 자리 잡고 있는 부분에 달려 있다... 말하자면 악인과 선인에게 똑같이 일어날 수 있는 것을 그것이 악이나 선이라고 판단하지 못하게 하라.(4장 39)


앞으로는 너에게 고통을 가져다주는 일이 일어날 때마다 잊지 말고 다음의 원칙을 적용하라. "이것은 불운이 아니다. 오히려 이것을 용감하게 참고 견디는 것은 행운인 것이다."(4장 49)


복수하는 최선의 방법은 네 적(敵)처럼 되지 않는 것이다.(6장 6)


고통에 관하여. 참을 수 없는 고통은 우리를 죽게 할 것이고, 지속되는 고통은 참을 수 있다.(7장33)


고통을 당할 때마다 상기하라. "네가 그 한계를 생각하고 상상력으로 거기에 뭔가를 덧붙이지만 않는다면, 고통은 참을 수 없는 것도 아니고 영원한 것도 아니다.-에피쿠로스-"(7장 64)


지금 일어나고 있는 것과 같은 일들은 전에도 일어났음을 늘 명심하라. 그리고 앞으로도 일어날 것임을 명심하라.... 그 연극들도 지금 우리가 보고 있는 것들과 같고, 배우들만 다르기에 하는 말이다.(10장 27)


또, <명상록>은 우리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를 일깨워 준다.


너는 똑바로 서야지, 똑바로 세워져서는 안 된다.(3장 5)


"아침에 일어나기 싫으면, "나는 인간으로서 일하기 위하여 일어난다."고 생각하라. 아니면 나는 이불을 덮고 누운 채 몸이나 데우려고 만들어졌단 말인가?(5장 1)


너에게 어떤 일이 어렵다고 해서 인간에게 불가능한 일이라고 여길 것이 아니라, 그것이 인간에게 가능하고 인간의 본성에 맞는 일이라면 너도 틀림없이 해낼 수 있다고 생각하라.(6장 19)


네 마음을 즐겁게 해주고 싶으면 너와 함께 사는 자들의 장점을 생각하라.(6장 48)


미래의 일로 불안해하지 말라. 그리고 가야 한다면, 네가 지금 현재의 일에 쓰고 있는 바로 그 이성으로 무장하고 그리로 가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7장 8)


새로운 삶을 시작하는 것은 너에게 달려 있다.(7장 1)


찌뿌린 얼굴은 자연에 아주 어긋난다. 그것이 자주 반복되면 상냥한 얼굴 표정이 사라지기 시작하다가 종국에는 완전히 소멸되어 전혀 되살릴 수 없게 된다.(7장 24)


너는 아무도 비난해서는 안 된다. 할 수 있다면 네가 그 장본인을 바로잡고, 그것이 안 되면 일 자체라도 바로잡도록 하라. 그것도 안 되면 비난한다고 해서 네게 무슨 덕이 되겠는가?(8장 17)


무엇을 행하는 것뿐 아니라, 무엇을 행하지 않음으로써 불의를 저지르는 경우도 종종 있다. (9장 5)


가능하다면, 잘못을 저지른 자를 타일러라. 가능하지 않다면, 그런 경우를 위하여 관용이 네게 주어졌음을 명심하라.(9장 11)


이제 더 이상 선한 사람은 어떠어떠해야 하는지 토론하지 말고, 그런 사람이 되라. (10장 16)


건강한 눈은 보이는 것은 모두 보아야 하며 "나는 초록색만 원하다."고 말해서는 안 된다. 그것은 눈병의 징후이기 때문이다. (10장 35)


도저히 해내지 못할 것 같은 것들도 연습하라. 많이 써보지 않아 다른 일에는 느린 왼손도 고삐는 오른손보다 더 단단히 잡는다. 왼손은 이 일을 익혀두었기 때문이다.(12장 6)


적절치 않으면 행하지 말고, 진실하지 않으면 말하지 마라. 네 욕구는 너에게 달려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12장 17)


그리고, <명상록>은 삶에 지친 우리에게 위로를 준다.


다른 것은 다 던져버리고 이 몇 가지만 꼭 붙잡도록 하라. 무엇보다도 각자는 현재라는 짧은 순간을 살고 있다는 점을 명심하라. 나머지 시간은 이미 살았거나 불확실하다.(3장 10) 


인간에게 자신의 영혼보다 더 조용하고 한적한 은신처는 없다.(4장 3)


너는 재능을 타고나지 못했다든가 능력이 모자란다는 핑계를 대지 않고도 얼마나 많은 것을 보여줄 수 있는지 알지 못하겠느냐? 정직성, 위엄, 끈기, 향락에 대한 혐오, 운명에 대한 만족, 자비심, 마음의 자유, 검소함, 과묵함, 고매함 말이다.(5장 5)


네가 올바른 길을 가고, 올바로 생각하고 행동할 수 있다면 행복하게 지내는 것은 언제나 네 힘에 달려 있다.(5장 34)


네 인생 전체를 그려보고 낙담하는 일이 없도록 하라. 네가 겪었고 겪게 될 온갖 어려움을 한꺼번에 떠올리지 말고, 그때그때 현재의 일과 관련하여 "이번 일에서 참을 수 없고 감당할 수 없는 것은 무엇인가?"라고 자문해보라.


그 외에도, 다음과 같은 말이 깊이 다가온다.


머지않아 너는 모든 것을 잊게 될 것이고, 머지않아 모두가 너를 잊게 될 것이다.(7장 21)


죽음을 멸시하지 말고, 죽음을 기뻐하라. 죽음도 자연이 원하는 것들 가운데 하나이기 때문이다.(9장 3)


위로 던져진 돌에게는 아래로 떨어지는 것이 악이 아니고, 위로 오르는 것이 선이 아니다. (9장 17)


벌써 오래되었지만, 영화 <글래디에이터>에 초반부에 나오는 황제가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다. 로마 제국이 붕괴되기 시작한 5현제의 마지막 황제로서, 그는 재임 중 각 전선을 다니다가 병사(病死)한다. 그 바쁜 시기중에서도 틈틈히 저술에 몰두했다고 하며, 이 <명상록> 중 일부도 전선에서 씌여졌다고 한다. 그래서일까. 이 책에 나오는 조언이 더 깊이 와닿는다.


 

<영화 : 글래디에이터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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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르기아스 / 프로타고라스 - 소피스트들과 나눈 대화
플라톤 지음, 천병희 옮김 / 도서출판 숲 / 201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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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타코라스>는 소크라테스와 '인간은 만물의 척도다'로 유명한 소피스트 프로타고라스 간에 이루어진 '미덕(arete)'에 관한 대화편이다.

 

소크라테스는 프로타고라스에게 당신의 제자가 되었을 경우 어떤 이득이 있는지를 묻고, 프로타고라스는 더 나은 사람이 된다는 대답을 한다. 같은 소피스트 였던 고르기아스는 이와 유사한 질문에서 수사학을 통해 성공시켜 주겠다는 대답을 하는(<고르기아스> 中) 반면, 프로타고라스는 인간적인 내면의 수양에 집중하고 있다.

 

'힙포크라테스는 그대의 제자가 되고 싶어 하며, 그대의 제자가 됨으로써 어떤 이득을 보게 되는지 알고 싶답니다.'(318a)
'자네는 날마다 계속해서 더 나은 사람이 될 걸세.(318a) 내가 가르치는 것은 자기가 할 일을 훌륭하게 판단하는 것이오.(318e)'

 

소크라테스는 이에 대해 미덕은 가르칠 수 없다는 자신의 의견을 표시하고, 프로타고라스는 국가를 경영하는 기본 소양인 염치와 정의는 모든 인간에게 보편적으로 주어진 것이며, 후천적인 교육을 통해 국가를 경영하는 기술을 습득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그대는 국가경영술에 관해 말하며 사람들을 훌륭한 시민으로 만들어주겠다고 약속하시는 것 같은데,(319a)... 분명 그들이 그런 것은 가르칠 수 있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하기 때문이지요...가장 지혜롭고 가장 훌륭한 시민들도 자신들의 이러한 미덕을 남들에게 전수할 수 없으니까요.(319e).. 프로타고라스님, 나는 이런 사실들로 미루어 미덕은 가르칠 수 있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해요.'(320b)

'인간은 생존을 위한 지식은 얻었지만 국가를 경영하는 기술은 아직 갖지 못했소.(321d).. 제우스는 우리 인간 종족이 완전히 멸종하지나 않을까 두려워서 헤르메스를 인간에게 보내 염치와 정의를 가져다주게 했는데, 공동체를 구성하고 우애를 맺는데 이것들이 원칙이 되게 하기 위해서였소.(322c)...(정의와 염치를) 모든 인간이 나눠 갖게 하라. 다른 기술들처럼 정의와 염치가 소수의 것이 되면 국가가 생길 수 없을 테니까.'(322d)
'다음에 내가 그대에게 보여주려는 것은 미덕이 타고난 것도 저절로 생긴 것도 아니며 그것을 가진 사람은 누구나 애쓰고 노력하여 배운 것이라고 생각한다는 점이오.'(323d)

 

또한, 프로타고라스는 정의와 절제와 경건함이 국가가 존재하려는 하나의 자질(미덕)이라고 말하고, 미덕의 부분들로 정의, 절제, 경건이 부분으로 존재한다고 한다. 그리고, 이러한 부분들이 서로 다르며, 각자 고유한 기능이 있다고 이야기한다.

 

'이제 그대가 훌륭한 사람들에 관해 제기한 더 어려운 문제가 남아 있소. 국가가 존재하려면 모든 시민이 가져야 하는 한 가지 자질이 있는 것일까, 아니면 없는 것일까?(324e)... 만약 그 한 가지 자질이 정의와 절제와 경건함이라면, 그것이야말로 모두 다 가져야 하는 자질이오.'(325a)
'미덕은 단 하나의 자질이고, 그대가 묻고 있는 것들은 미덕의 부분들이오.(329d)

 

소크라테스는 정의와 경건함을 통해 부분들 간에 공통되는 요소가 있음을 보이며, 프로타고라스를 논박한다. 프로타고라스는 닮은 점의 정도 차이를 말하며 응수하지만, 소크라테스는 반대되는 요소들이 여러 개 있음을 보이면서 프로타고라스의 논리를 재논박한다.

 

'정의는 올바른 것이라고 대답할래요(330d).. 그렇다면 경건함은 올바른 것이 아니고, 정의는 경건한 것이 아니라는 말인가요? 그러니까 경건함은 올바른 것이 아니라 불의한 것이고, 정의는 불경한 것이라는 뜻인가요?'(331b)

'사물들이 닮은 데가 있다 해도 닮은 점이 적으면 닮았다고 해서는 안 될 것이며, 사물들이 다른 데가 있다고 해서 다르다고 해서도 안 될 것이오.(331e)'

'우리는 어떤 것이든 그것에 반대되는 것은 하나뿐이라는 데 동의했어요.(332d).. 어리석음은 분별력에 반대되겠지요? 그대는 우리가 앞서 어리석음은 지혜에 반대된다는 데 동의한 일이 기억나세요?(332e)...어떤 것이든 그것에 반대되는 것은 하나뿐이라는 주장을 포기할까요, 아니면 지혜와 분별력은 서로 다르지만 둘 다 미덕의 부분들인데, 둘은 서로 다를 뿐더러 얼굴의 부분들처럼 그 자체로도 그 기능에서도 서로 같지 않다는 주장을 포기할까요?'(333a)

 

 다시 소크라테스와 프로타고라스간에 미덕과 그 부분들에 관한 논의가 시작된다. 프로타고라스는 모두 미덕의 부분이지만, 용기를 제외한 나머지 부분은 유사점이 있지만, 용기는 다르다고 말한다.

 

'지혜, 절제, 용기, 정의, 경건함은 하나에 대한 다섯 가지 이름인가요, 아니면 이들 이름 각각에는 어느 것도 다른 것과 같지 않은 고유한 기능을 가진 별개의 실체가 대응하고 있나요?'(349b)

'소크라테스, 내 주장은 그것들은 모두 미덕의 부분들이고, 그중 넷은 서로 상당히 닮았지만, 용기는 다른 것들과는 아주 다르다는 것이오.(349d)... 대담성은 인간들에게 기술이나 분노나 광기의 결과물일 수 있지만, 용기는 타코난 본성과 혼의 적절한 계발의 결과물일 수 있기 때문이라오.'(351b)

 

용기가 지혜의 다른 속성과 같은 것을 입증하기 위해 다른 논의가 시작된다. 즐거운 것과 좋은 것에 대해 대화가 시작되고, 두 사람은 쾌락은 좋은 것이며, 좋은 것(쾌락)의 측정을 통해 올바른 선택을 할 수 있기 때문에, 올바른 선택을 위한 지식(지혜)가 필요하다는데 의견의 일치를 이룬다.

 

'즐거운 것들은 즐거운 것인 한 그것들에서 다른 어떤 것이 생기든 그 자체로 좋은 것이 아닐까요?(351c)...그대도 지식이 다른 모든 것들에게 이리저리 끌려다니는 노예라고 생각하세요, 아니면 지식은 사람을 지배할 수 있는 고상한 것이라고 생각하시나요?'(352c)
'지식과 지혜야말로 인생의 모든 영역에서 가장 강력한 것이라고 주장하오'(352d)
'사실 여러분이 나쁘다고 여기는 것은 고통이고 좋다고 여기는 것은 쾌락이오. 여러분은 쾌락의 경험 자체도 그것이 내포하고 있는 것보다 더 큰 쾌락을 앗아가거나 그것이 주는 쾌락보다 더 큰 고통을 안겨주면 나쁘다고 부르니 말이오.(354c)... 쾌락과 고통의 올바른 선택에, 그러니까 그것이 더 많으냐 아니면 더 적으냐, 더 크냐 아니면 더 작으냐, 더 멀리 있느냐 아니면 더 가까이 있느냐의 올바른 선택에 우리 삶의 구제가 달려 있다는 것이 밝혀진 이상 지금 우리에게 절실히 필요한 것은 일종의 측량술이 아닐까요?(357a)... 일종의 측량술이라면 필연적으로 일종의 기술과 지식이겠지요?... 지식보다 더 강력한 것은 아무것도 없으며,  어디서나 지식은 쾌락과 그 밖의 모든 것을 지배한다(357c)'

 

마지막으로, 소크라테스는 용기가 지혜의 부분임을 밝히면서, 용기가 미덕의 다른 부분과 차이있다는 프로타고라스의 견해를 최종 반박한다.

 

'겁쟁이들의 대담함이 수치스럽고 나쁜 것은 다름 아니라 무지와 무식의 소치인가요?(360b)... 그대는 무엇이 사람을 겁쟁이로 만든다고 말하시오?-비겁함이오.(360c).. 그렇다면 비겁함은 무엇을 두려워해야 하고 무엇을 두려워하지 말아야 하는지 모르는 무지이겠네요?(360c).. 그렇다면 무엇을 두려워해야 하고 무엇을 두려워하지 말아야 하는지 아는 지혜가 용기이겠네요?'(360d)

 

 이러한 논증 결과, 소크라테스는 지식이 미덕이라는 입장으로 바뀌고, 프로타고라스는 지식(용기)가 미덕과 다르다는 것을 주장하게 되어, 결국 '미덕을 가르칠 수 있는 가?'하는 논의 자체가 흐지부지된다.

 

'소크라테스여, 그대는 처음에는 미덕은 가르칠 수 없는 것이라고 주장하더니 지금은 그에 반하는 주장을 하느라 열을 올리고 있소. 그대는 정의, 절제, 용기 등 모든 것이 지식이라는 것을 증명하려고 하는데, 그런 식이라면 미덕은 분명 가르칠 수 있는 것일 테니 말이오.(361b)... 한편 프로타코라스는 처음에는 미덕은 가르칠 수 있는 것이라고 주장하다가 지금은 반대로 미덕은 사실상 지식이 아닌 다른 것이라는 것을 밝히려고 열을 올리는 것처럼 보이는데, 그럴 경우 미덕은 사실상 가르칠 수 없는 것이 되겠지요.'(361c)

 

<프로타고라스>의 소크라테스와 프로타고라스간 문답식 대화를 따라 가다보면, 생각없이 대답하게 되고, 다 읽고 나면 멍해지는 느낌이 든다. 이들의 논의와 관계없이 생각해보자.
정의, 절제, 용기 등 미덕은 가르칠 수 있는 것인가?
이 질문에 가르칠 수 있지만, 모두가 배운 대로 실천할 수는 없다는 것이 보다 타당한 대답일 것이다.(물론 내가 알지 못하는 더 좋은 대답도 분명히 존재한다.) 그럼에도,프로타고라스와 소크라테스의 대화가 흐지부지 된 것은 기본전제로 '지행합일(知行合一)'을 가정했기 때문이라고 생각된다. 알지 못하면 행위할 수 없다고 두 사람은 생각했기 때문에 '지식(지혜)'에 초점을 두고 논의가 되었고, 결과는 위와 같이 난다. 그렇지만, 현실은 머리로 아는 것과 행동으로 실천하는 것은 다르지 않은가.

 이들의 대화는 방향이 잘못 잡혀진 것이라는 생각과 함께 개인적으로  플라톤의 여러 대화편을 읽으면서 생겼던 의문이 있었다. '과연 플라톤이 말하고자 했던 'arete'가 우리가 생각하는 미덕(美德)과 같은 것인가' 하는 생각이 다. 예를 들면, 영어로 honesty는 '정직'으로 번역된다. 그렇지만, hoensty안에 '공자의 정직'을 담아내는 것은 쉽지 않을 것 같다.
 
葉公語孔子曰, “吾黨有直躬者, 其父攘羊, 而子證之.” 孔子曰, “吾黨之直者異於是, 父爲子隱, 子爲父隱. 直在其中矣.”

섭공이 공자에게 말씀을 건네었다. 제가 다스리는 마을에는 궁(躬)이라는 정직한 청년이 삽니다. 그의 아버지가 양을 훔치니 아들이 아버지가 죄인이라고 증언했습니다.
공자 왈, 실망했소이다 섭공. 당신은 통치의 편의를 위해서 정직이라는 핑계로 아들이 아버지까지 고발하게 하였소이까. 우리 마을의 정직한 자는 이와 다르오이다. 아버지는 자식을 숨겨 주고 자식은 아버지를 숨깁니다. 정직이란 그런 속에 있는 법이외다.

 

마찬가지로, 이들이 말하는 '용기', '절제' 속에는 한국인이 잘 모르는 또 다른 의미가 있지 않을까. 그렇기 때문에, 보다 용어의 정확한 정의와 본문에서 쓰이는 의미 등에 대한 철저한 분석없이 섣부르게 판단하는 것은 위험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플라톤을 접하면서 내 자신의 한계를 더 많이 느끼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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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르기아스 / 프로타고라스 - 소피스트들과 나눈 대화
플라톤 지음, 천병희 옮김 / 도서출판 숲 / 201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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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르기아스>는 소크라테스와 소피스트인 고르기아스 그리고 고르기아스의 숭배자들인 폴로스, 칼리클레스 간 이루어진 대화이며, 주제는 '수사학이란 무엇인가' 이다.

 

소크라테스와 고르기아스 간 이루어진 대화

 

소크라테스는 고르기아스에게 수사학이 무엇인가에 대해 질문한다. 고르기아스는 수사학이란 설득을 통해 다른 사람들을 지배하는 기술이라 말을 하고, 이에 대해 소크라테스는 연설가들이 올바르게 알지 못하면서 설득을 한다며 고르기아스를 비판한다.

 

'수사학은 무엇과 관련있는 지식인가요? 연설과 관련있는 지식이오.'(449e)
'고르기아스님, 수사학이야말로 모든 것을 말하기로 성취하고 달성하는 기술들 가운데 하나이니까요. 그렇지 않나요? 수사학에서 쓰는 이들 말하기들은 실제로 무엇과 관련있나요?' '인생의 가장 중대하고 가장 좋은 일들과 관련 있소.'(451d)
'고르기아스님, 사람들에게 가장 좋은 것으로 그대가 만들어 낼 수 있는 그것이 대체 무엇인지 답변해 주시오.' '인류에게는 자유의 원천이자 개인에게는 자신이 속한 공동체에서 다른 사람들을 지배할 수 있는 힘의 원천이오. 나는 그것이 설득이라고 주장하오.'(452e)
'그렇다면 수사학은 정의나 불의와 관련하여 확신을 낳는 설득의 생산자이지, 사람들을 가르치는 설득의 생산자는 아닌 것 같군요.'(455a)
'연설가는 사실 자체가 어떠한지는 전혀 알 필요가 없고, 대신 비전문가들에게 전문가들보다 더 많이 아는 것처럼 보이도록 설득의 묘안을 생각해내기만 하면 되니까요.'(459c)
'그대가 누군가를 연설가로 만들 경우, 그는 미리 알고 있건 나중에 그대한테 배워서 알고 있건 올바른 것들과 불의한 것들을 반드시 알고 있겠군요.(460b) 이 논리대로라면 올바른 것들을 배운 사람은 올바른 사람이기도 하겠네요? 그렇다면, 연설가는 반드시 올바른 사람이고, 올바른 사람은 반드시 올바른 것들을 행하려 하겠지요?'(460c)
'그러나 잠시 뒤 그대가 연설가는 수사학을 불의한 용도로 사용할 수 있다고 말하자, 나는 놀라움을 금치 못했고, 그대가 하는 말이 앞뒤가 맞지 않는다고 생각했소.'(461a)

 

소크라테스와 폴로스 간 이루어진 대화

 

소크라테스는 수사학이란 혼이나 몸을 다루는 기술이 아니라, 기술인 척 하는 아첨에 불과하다고 비판한다.

 

'내가 보기에 수사학은 기술이 필요한 것이 아니라, 어림직작에 능하고 조금은 용감하며 사람들과 잘 어울리는 재주를 타고난 혼의 활동인 것 같소. 나는 그것을 한마디로 아첨이라고 부른다오.'(463b)
'혼을 돌보는 [기술]을 나는 정치학이라고 부르지만, 몸을 돌보는 [기술]은 체력단련과 의술이라는 두 분야가 있다는 게 내 주장이니까요...그리하여 이들 네 가지 기술이 두 가지는 몸을 돌보고 두 가지는 혼을 돌보며 언제나 가장 좋은 것을 추구하자, [아첨]이 이를 눈치채고는, 자신이 바로 그 분야인 것처럼 행세하는 것이오.'(464b)
'나는 수사학이 아첨의 한 분야라고 말했네, 폴로스.'(465a)

 

폴로스는 그럼에도 연설가들이 힘이 있는 사람들이라며, 항변을 한다. 그런 폴로스에게 소크라테스는 진정한 힘은 좋은 것이며, 불의를 행하는 것은 좋은 것이 아니라고 한다. 오히려, 불의를 당하는 것이 불의를 행하는 것보다 좋기 때문에, 자기의 즐거움으로 행하는 것이 좋은 것이 아니라고 반박한다.

 

'연설가들도 참주들도 그들의 나라에서 가장 힘없는 자들이라는 게 내 주장일세. 그들은 자신들에게 가장 좋다고 생각되는 것들을 행하기는 하지만 자신들이 원하는 것은 사실상 아무것도 행하지 못하기 떄문일세.'(466e)
'자네 말처럼 힘은 좋은 것이지만, 지성없이 아무거나 좋다고 생각되는 것들을 행하는 것은 나쁘다는 데 자네도 동의하고 있네.'(467a)
'누가 다른 것을 위해 무엇을 행하면, 그가 원하는 것은 자신이 행하는 행위가 아니라 그 행위의 목적이 되는 것이겠지?(467d) 사람들이 이런 모든 행위를 하는 것은 좋은 것을 위해서네.'(468b)
'참주든 연설가든 누군가 그렇게 하는 것이 사실은 더 나쁜데도 자기에게는 더 좋다고 믿고 다른 사람을 처형하거나 국외로 추방하거나 재산을 몰수한다고 가정해보게. 그런 사람이 자기 나라에서 큰 힘을 가진다는 것이 가능할까?' '있을 수 없는 일이지요.'(468d)
'그대는 불의를 행하기보다는 오히려 불의를 당하고 싶으시겠네요?' '나는 어느 쪽도 원하지 않네. 하지만 불의를 행하거나 불의를 당해야 한다면, 나는 전자보다 후자를 택하겠네.'(469c)
'불의를 행하는 불의한 자는 아주 비참한데, 불의를 행하고도 응분의 대가를 치르고 처벌받지 않는다면 더 비참하고, 응분의 대가를 치르고 신들과 인간들에게 처벌받는 다면 덜 비참하다는 것이 내 의견일세.'(472e)
'두 개의 훌륭한 것 중에 어느 하나가 더 훌륭하다면, 즐거움과 이익이라는 두 측면 중 한 측면에서 또는 두 측면 모두에서 다른 것을 능가하기 때문에 더 훌륭한 것일세.(475a)
'불의를 행하는 것이 더 수치스러운 것은 그것이 불의를 당하는 것보다 더 고통스럽고 고통의 측면에서 또는 나쁨의 측면에서 또는 두 측면 모두에서 불의를 당하는 것을 능가하기 떄문이 아니겠는가?'(475b)
'올바른 것은 훌륭한 것이라는데 우리는 동의했지? 훌륭한 일을 당하는 것은 좋은 일을 당하는 것이 아닐까? 그렇다면 응분의 대가를 치르는 사람은 좋은 일을 당하는 것이겠지?'(477a)

 

마지막으로, 소크라테스는 수사학은 불의를 행하지 않을 때만 유용하다고 주장한다.

 

'폴로스, 불의를 행하는 것은 온갖 나쁨을 가져다주기에 사람은 무엇보다 불의를 행하지 않도록 자신을 지켜야 하네. 그리고 자신이든 자신이 돌보는 다른 사람이든 불의를 행하면 최대한 빨리 응분의 대가를 치를 수 있는 곳으로 자진해서 가야 하네.(480b)...나는 수사학이 불의를 행할 의도가 없는 사람에게는 그다지 쓸모가 없다고 생각하네.'(480b)

 

소크라테스와 칼리클레스 간 이루어진 대화

 

카리클레스는 소크라테스와 폴로스간의 대화에서 자연과 관행이 혼동되어 있다고 주장하고, 자연속에서는 불의를 당하지 않는 것이 더 좋은 것이라고 주장한다. 이에 대해, 소크라테스는 자연 속에서 대다수가 개인보다 강하며, 대다수에 의해 제정된 법은 자연에 맞는다고 반박한다.

 

'자연과 관행은 대게 서로 상반되지요. 자연에서는 불의를 당하는 것처럼 더 나쁜 것은 무엇이든 더 수치스럽지만, 관행에 따르면 불의를 행하는 것이 더 수치스럽기 때문이지요.(483a).... 내 생각에 법을  제정하는 것은 힘없는 사람들, 즉 대중인 것 같아요.(483b)... 그러나 내 생각에 더 나은 사람이 더 못한 사람보다, 더 유능한 사람이 더 무능한 사람보다 더 많이 갖는 것이 정의라는 것을 자연 자체가 분명히 보여주는 것 같아요.'(483d)
'그런데 자연에서는 대다수가 개인보다 더 강하지 않은가?(488d) 그렇다면 대다수의 법은 더 강한 사람들의 법일세... 대다수의 법은 동등한 몫을 갖는 것은 옳고, 불의를 행하는 것이 불의를 당하는 것보다 더 수치스럽다는 것 아닌가?'(488e)

카리클레스는 사치와 무절제 등이 미덕이라고 주장하고, 소크라테스는 좋은 것과 즐거움은 다른 것이라고 반박한다. 그리고, 단순히 누군가를 즐겁게 해주는 것은 아첨이라는 폴로스와 대화 결론(수사학은 아첨이다)으로 돌아간다.

'나는 더 훌륭하고 더 지혜로운 사람이 더 열등한 사람들을 다스리고 이들보다 더 많이 갖는 것이 자연의 정의라고 믿어요.(490a)... 그럴 재력만 있다면 사치와 무절제와 자유야말로 미덕이자 행복이죠.'(492c)
'결핍과 욕구는 모두 괴로운 것이라는데 자네는 동의하는가?(496d)... 마시는 것은 결핍의 채움이자 즐거움이겠지?(496e)... 목마를 때 마신다고 자네가 말할 때, 그것은 누군가 괴로움과 즐거움을 동시에 느낀다고 말하는 것이 된다네.(496e)... 그러면 좋은 것들은 즐거운 것들과 같은 것이 아니고, 나쁜 것들은 괴로운 것들과 같은 것이 아니라는 결론이 나기 때문이지.'(497d)
'이런 즐거움들 가운데 몸에 건강이나 힘이나 몸의 다른 미덕을 가져다주는 것들은 좋은 것이고, 그와 정반대되는 것들을 가져다 주는 것들은 나쁜 것인가?(499d)... 그 대상이 몸이든 혼이든 그 밖의 다른 것이든 이처럼 더 좋은 것인지 더 나쁜 것인지는 따지지도 않고 누군가를 즐겁게 해주는 것은 아첨이라고 주장하네.'(501c)

 

카리클레스는 이후 논쟁을 중단하고, 소크라테스 혼자 대화를 이어간다. 좋은 것을 위해 즐거운 것을 행해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경건하고 불의를 행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좋은 것을 위해 즐거운 것을 행해야 하네.(506c)... 인간들에 대애서 적절한 것을 행하는 것은 올바른 것을 행하는 것을 의미하고, 신들에 대해서 적절한 것을 행하는 것은 경건한 것을 행하는 것을 의미하네.(507b).. 부당하게 따귀를 맞거나 몸이나 지갑이 잘리는 것이 가장 수치스러운 일이 아닐세. 나는 정당한 이유 없이 나를 치고 나를 자르고 내 자신을 잘라가는 것이 더 수치스럽고 더 나쁘다고 주장하네.(508e)... 신들께서 오늘날까지도 승인하시는 그 법이란 다름 아니라 올바르고 경건한 삶을 산 사람들은 죽은 뒤 축복받은 사람들의 섬들에 가서는 고통에서 벗어나 완전한 행복 속에 살게 되지만, 불의하고 신을 부인하는 삶을 산 사람은 타르타로스라 불리는 응보와 심판의 감옥으로 가게 된다는 것이네.'(523b)

 

제목은 고르기아스지만, 주된 대화는 오히려 카리클레스와 이루어진 대화편이었다. 수사학이 당시 아테나이 청년들이 성공하기 위한 수단이라는 점에서, 요즘사법고시, 로스쿨 정도의 위상이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성공하기 위해 공부를 하고, 심지어 인문학도 성공하기 위해서 의무적으로 하는 시대다. 그런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소크라테스는 다음과 같이 원론적이지만, 의미있는 대답을 한다.

 

'우리는 불의를 당하지 않기보다는 불의를 행하지 않도록 더 조심해야 하며, 특히 사적으로나 공적으로 훌륭해 보이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훌륭한 사람이 되도록 노력해야 하며, 누군가 어떤 점에서 나빠진다면 처벌받아야 하며, 처벌받고 응분의 대가를 치름으로써 올바르게 되는 것이 본래 올바른 것 다음으로 가장 좋은 것이며, 모든 아첨은 그 대상이 자기 자신이든 남들이든 소수이든 다수이든 피해야 하며, 수사학은 다른 활동과 마찬가지로 정의를 위해서만 사용해야 한다는 주장 말일세.'(527c)

 

진부한 이야기같지만, 같은 이야기가 2500년에 걸쳐 계속 나오는 것은 그것이  우리가 이루지 못한 목표이기 때문 아닐까. <고르기아스> 전편에는 개인적, 사회적으로 우리가 무엇을 추구해야 하며, 지향해야 하는가에 대한 질문이 담겨 있다는 생각이 든다. 좋은 것을 위해 즐거운 일을 할 수 있는 세상. 우리는 그런 세상을 언제 만들 수 있을까.  그리고, 우리에게 '좋은 것'은 무엇이고, '즐거운 일'은 무엇이 될 수 있을까.

 

ps. 소크라테스는 제화공, 축융공, 요리사, 의사를 정말 좋아하는 것 같다. 대화편의 거의 모든 논증에서 이들은 빠지지 않고 등장하기에, '소크라테스의 4대 천왕'으로 불러도 손색이 없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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꼴 세트 - 전10권 (꼴 1~9권 + 신기원의 꼴 관상학) - 허영만의 관상만화 시리즈
허영만 지음, 신기원 감수 / 위즈덤하우스 / 201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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꼴은 제목 그대로 `관상`에 관한 책이다.

몇 년전에 읽어 내용이 상세히 기억나지 않지만, 관상 중에서 저자가 `코`의 생김새와 `눈빛`을 강조한 것은 기억이 남는다. 또, 얼굴의 특정부분이 잘 생긴 것보다 얼굴전체와의 조화를 더 중요하게 강조되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관상에 대해서는 시각적인 설명이 서술설명보다 효과적이라는 것을 이 책을 통해 느꼈다. 전체 10권에 이르는 방대한 양에 허영만화백의 상세한 묘사가 내용을 풍부하게 한다. 다만, 관상이라는 것이 하루아침에 터득될 수는 없기에, 책의 풍부한 내용이 하루 아침에 내 것이 될 수는 없다는 것이 한계라는 생각이 든다.

책의 한계가 아닌 내 자신이 담을 수 없는 한계. 그렇기에, 전문가가 아닌 이 책만 접한 초보독자가 자신이 잠시 접한 짧은 지식만으로 타인을 평가하거나 편견을 경계해야할 것이다.

전문가가 아닌 우리는 이 책을 통해 타인을 평가하기보다 자신을 살필 때 이용하면 좋를 것 같다.

`매일 매일 새로워져라`는 「대학」의 경구처럼 매일 자신의 기색을 살펴 자신을 돌아보고, 내 작은 표정과 행동이 나를 만들고, 주변 사람과 나를 조화시키는 것의 중요성을 느끼는 것. 그것이 저자가 우리에게 말하고 싶은 바가 아닐까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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