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겐 90년대 초에 나온 [반지전쟁]이 있었기에 영화가 나오면서 원작이 이름이 바뀌고 화려한 양장본으로 다시 나올 때도 원년 팬(?)의 자부심으로 안 사고 버텼지. (중간에 한기찬 번역본이 나오기도 했지만) 시장의 주도세력은 [반지전쟁] 시절의 3인공역본이었거든. 그러다가 [호빗], [실마릴리온], [후린의 아이들]까지 들어간 '가운데땅 이야기' 시리즈 6권짜리가 절판되어서 호가가 두배로 뛰는 걸 보고 아차 싶어서 2002년도판 [호빗]이나마 작년에 어렵사리(?) 추매했는데 ... 이괴모야 ㅠㅜ














판타지계의 조상님이자 메가히트작이 절판이라니, 뭐가 좀 이상하다 싶었더니 출판사가 바뀌느라 그랬구나. 조만간 [실마릴리온]과 [후린의 아이들]도 아르테에서 새로 나오겠구만. 














[호빗]은 손절하고 공모주 청약하러 갑니다. 곧 구판이 될 '가운데땅' 시리즈 고가에 베팅한 놈들 이제 떡락할 일만 남았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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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넷 2021-02-11 12:4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씨앗판을 가지고 있는데 곧 나올 책도 구엡 예정입니다.

비로자나 2021-02-11 16:01   좋아요 0 | URL
오오 ... 찐 팬이시군요!
 

Some of the caddies were poor as sin and lived in one-room houses with a neurasthenic cow in the front yard, but Dexter Green's father owned the second best grocery-store in Black Bear--the best one was "The Hub," patronized by the wealthy people from Sherry Island--and Dexter caddied only for pocket-money.


In the fall when the days became crisp and gray, and the long Minnesota winter shut down like the white lid of a box, Dexter's skis moved over the snow that hid the fairways of the golf course. At these times the country gave him a feeling of profound melancholy--it offended him that the links should lie in enforced fallowness, haunted by ragged sparrows for the long season. It was dreary, too, that on the tees where the gay colors fluttered in summer there were now only the desolate sand-boxes knee-deep in crusted ice. When he crossed the hills the wind blew cold as misery, and if the sun was out he tramped with his eyes squinted up against the hard dimensionless glare.


캐디 중 몇 명은 몹시 가난하여 앞마당에 있는 신경 쇠약에 걸린 암소와 함께 단칸방 집에서 살았다. 그러나 덱스터 그린의 아버지는 블랙베어에서 둘째가는 식료품 가게를 갖고 있었다. (가장 좋은 가게는 '더 헙'이라는 가게로 셰리아일랜드 출신의 부유한 사람들이 즐겨 찾는 곳이었다.) 게다가 덱스터는 다만 용돈을 벌기 위해 캐디 노릇을 하고 있을 뿐이었다. 


날씨가 상쾌해지고 하늘이 잿빛으로 변하는 가을과 미네소타 주의 기나긴 겨울이 하얀 상자 뚜껑처럼 닫히게 되면, 덱스터의 스키는 골프장의 페어웨이를 덮고 있는 눈 위를 달렸다. 이런 때가 되면 이 지방은 그에게 깊은 우수(憂愁)를 안겨다 주었다. 기나긴 겨울 동안에는 골프장을 털이 덥수룩한 참새들의 서식지로 어쩔 수 없이 묵혀두어야 한다는 데 화가 났던 것이다. 여름철에 울긋불긋한 깃발이 나부끼던 골프 티에 겨울이 오면, 딱딱하게 굳어버린 얼음 속에 무릎 높이의 회양목만이 을씨년스럽게 서 있는 것도 황량하기 그지없었다. 그가 언덕을 가로질러 갈 때면 찬바람이 뼛속까지 스며들었다. 비록 해가 뜬다 해도 한없이 번쩍이는 가혹한 빛 때문에 두 눈을 가늘게 뜬 채 뚜벅뚜벅 걸어가야 했다.


* 소소한 지적 사항은 빨간색으로 표시했고, 굵직한 오류는 모래상자 sand-box 를 회양목 boxwood 으로 번역한 것 정도가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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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소한 작가의 생소한 작품인데, 나름 영화화(국내에는 [욕망의 코스프레]라는 제목으로 소개)까지 된 모양.


'여성에 의한 여성을 위한 R-18 문학상' 대상 수상작인데다, 어느 다독가께서 "진짜 어마어마하게 야하다"라고 평하셔서 약간의 기대(?)를 가지고 보게 되었는데, 평자께서는 "포르노도 보지 않고 야시시한 콘텐츠를 전혀 소비하지 않"는 분이시라는 점을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 사춘기 소년 시절에 그 무렵의 남학생들이 다 그러하듯 교실 뒷편에서 몰래 돌려보던 몇몇 '남성에 의한 남성을 위한' 작품을 접했던 입장에서는 전혀 ... 야하지 않더라고. (이게 결국은 야하다, 선정적이다의 기준이 무엇인가 라는 문제로 넘어가야 하는데 ... 자세한 사항은 생략한다!)


오히려 함께 수록된 다른 작품들이 꽤나 흥미로웠는데, 소외된 지역의 아이들에게 애정을 갖고 동기부여를 해주는 학원 선생을 그린 <세이타카의 하늘>은 그 아이들이 자라는 이후의 과정을 연작으로 발표하게 되면 일종의 사회파 소설이 되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가지게 했고 ... 


앞부분의 단편에 등장했던 타쿠미가 어머니가 운영하는 조산소 일을 도와주면서 생명 탄생의 의미 등을 깨달으며 조금씩 성장하고, 상처받은 자아를 치유하는 <꽃가루와 꿀벌>은 단편집 중에서는 가장 문학성을 높이 평가하고픈 작품이었다. 중간에 중국에서 일본으로 건너와 중의학 클리닉을 운영하는 중국인 의사에 관련된 소재가 나와 재미있기도 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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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天地玄黃 宇宙洪荒"까지만 가르쳤는데 어느새 그걸 흥얼거리는 아이한테 뭘 더 가르쳐야 하나, 하고 보는데 이거 참, 마땅한 게 없네. (사실 [천자문]에 수록된 한자들은 처음부터 배우기엔 좀 무리가 많다.)
[사자소학], [동몽선습] 등은 도리어 [천자문] 다음이고 ... 조선에서 [천자문] 이전 단계에 봤다는 [훈몽자회], [아학편], [신증유합] 등이나, 중국에서 많이 봤다는 [삼자경] 등을 찾아봐야겠는데, 딱히 적절한 출판물은 안 보이네 ...

다들 빠다 발음 잘 배우라고 영유는 보내도 한자는 안가르치나? 아동 한자 학습 시장은 [마법천자문]이 석권해버린 건가? (설마 내가 직접 만들기라도 해야 해?)

그나마 한자를 발생과정이나 의미구조에 따라 학습하도록 구성한 책들이 보여서 올려본다. (당연히 유아용은 아님!) 나머지 책들은 그냥 한자능력시험 대비용으로 어줍잖은 말만들기로 암기시키는 교재들이고.

[한자나무]는 의미소를 중심으로 파생되는 한자들을 연결.
[한자 무작정 따라하기]는 제목은 가벼우나 내용은 꽤 괜찮음.
[문명 도슨트 한자]라는 책은 허진웅의 [중국고대사회]와 약간 유사한 구성 허진웅까지 나온 김에 시라카와 시즈카까지 섭렵하면 더 좋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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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자나 2021-02-09 11: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한자나무]와 [문자강화]는 어서 다음 편을 내주세요!

비로자나 2021-02-09 11: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이쿠, 다시 확인해보니 심지어 [문자강화]는 절판이네 ...
 













급우에게 당하는 협박은 온갖 왕따와 학교폭력이 난무하는 이 시대에 돌이켜보면 하찮은 해프닝에 지나지 않고, 카인의 낙인이니 하는 가치관의 전복도 비 기독교도에겐 딱히 와닿지가 않는 소소한 것들이며, 피스토리우스나 데미안이 떠들어대는 내용도 역시나 시시할 따름이다.


에바 부인에 대한 흠모도 뭔가 하려다 마는 수준. 친구의 모친에 대한 사랑의 열병을 앓는 엄청난 고뇌를 생생하게 그려내는 것도 아니고 무슨 상상 속에서 키스를 하니마니 ... 최소한 여차저차해서 에바 부인과 동침을 했더니 너무 황홀해서 그만 육욕의 쾌락에 빠져버렸다거나, 그동안 절대적 미의 이상향이었던 에바 부인의 음탕한 이면을 알게 되어 괴리감으로 고뇌한다거나 뭐 이 정도는 되어야 하지 않느냔 말이닷!


그러다가 갑자기 전쟁이 나서 또 전선으로 달려가네? 그래, 전쟁! 인간성이 말살되는 참혹한 현장에서 느끼는 바가 있겠지? ... 는커녕 갑자기 폭탄인지를 맞고 야전병원으로 후송되어서 너무나도 우연히 바로 옆자리에 데미안이 등장하고 ... 장난 쳐 지금?


어릴 때 예하(현대소설사)에서 나오던 전집을 사모으며 탐독하던 작가의 작품인데 왜 이렇지 ... 혹시 다른 작품들도 다시 읽으면 이러려나 두렵다.


역시 성장소설은 성장기에 읽고 말아야 하나. 요즘 시대 성장기의 독자들은 이 책을 읽고 어떤 감상을 가지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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