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 몬태나 특급열차 비채 모던 앤 클래식 문학 Modern & Classic
리처드 브라우티건 지음, 김성곤 옮김 / 비채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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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송어낚시」,「빅서에서 온 남부장군」,「임신 중절」​에 이어 리처드 브라우티건의 책「도쿄 몬태나 특급열차」를 만나보았다. 이 책은 그가 1970년부터 1978년까지 미국 몬태나와 일본 도쿄를 오가며 집필한 131개의 에피소드를 모아놓은 책이라고 한다. 짧게는 반페이지에서 길게는 여섯페이지 분량의 단편 아니 초단편들로 구성되어 있다. 제목은 도쿄 몬태나 특급열차이지만 미국 몬태나와 일본 도쿄에만 그 장소가 한정되지 않고 미국 캘리포니아, 미국 샌프란치스코, 캐나다, 이집트 등 그 밖의 지역을 배경으로도 나와있다.

작품의 곳곳에는 쓸쓸함과 고독, 죽음의 분위기가 배어있다. 실제로 작가는 이 작품을 쓰고 4년 후인 1984년에 권총으로 자살했다고 한다. 아직 그런 것에 대해 생각해 본 적이 없어서인지 그런 부분에 대해서는 잘 이해가 가지 않는다. 그러나 그런 전반적인 분위기와 별도로 재미있는 일화도 몇몇 있다. 그중 제일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는 '마법에 걸린 몬태나의 자동차들'이다. 도로에 쭉 멈춰있는 자동차들의 행렬, 그들은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녹색 신호에도 그대로 멈춰서 있었다. 누군가 "움직여, 이 개새끼야!"라고 외치는 소리에 차들이 그제서야 제 갈길을 가는 장면이 유독 기억에 남는다.

'몬태나의 타임스퀘어'에서는 화자와 그의 일본인 아내가 나누는 대화를 통해 반품에 대한 미국인과 일본인의 인식 차이을 보여준다. 옮긴이 해설에 나온 것에 따르면 1970년대 당시 미국은 이미 반품제도가 일반화되어 있으나, 일본이나 한국에서는 아직 반품이 불가능하다고 한다. 지금은 반품이 많이 일상화되어서인지 반품이 불가능했던 시절이 있다는 것이 잘 실감나지 않았다. 이러한 배경을 알고 보면 이해가 더 수월해진다.

 

원하는 지역으로 훌쩍 떠나는 자유여행을 꿈꾸지만 실제로 그것을 실천에 옮길 용기는 없다. 낯선 지역에 대한 두려움, 여행 준비에 대한 스트레스 등 온갖 핑계를 대며 떠나길 두려워한다. 직접 요리를 할 수도 있지만 때론 요리책을 보며 입맛을 다시듯이 직접 여행을 떠나지는 못하지만 종종 여행책이나 여행 관련 프로그램을 보며 대리만족을 한다. 나는 여행을 간다면 이왕이면 일본의 온천으로 가고 싶어. 하지만 멀리 일본까지 갈 필요없이 가까운 수안보 온천으로 가는 것이 더 좋겠지. 올 겨울은 수안보 온천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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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과 문학의 경계를 걷다 - 김종회 문화담론
김종회 지음 / 비채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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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만일 사흘 후에 죽는다면! (p.164) 그렇다면 남은 사흘 동안 무엇을 하고 싶은가. 하고 싶은 것 3가지를 순서대로 말해보라. 그것이 질문의 요지였다. 글쓴이의 대답은 ① 부모님과 마지막 여행을 간다 ② 꼭 들어가 보고 싶었던 고급 식당에서 비싼 음식을 먹는다 ③ 그리고 그간의 삶을 정리하는 마지막 일기를 쓴다 였다. 여러 학생들의 대답을 들은 제니 교수는 'do it now! 바로 지금 하라!'라는 말을 남긴다. 우리는 남아있는 시간이 무한대인 것처럼 믿고 살아간다. 오늘 아니어도 내일 혹은 다음에 할수 있을거란 믿음으로 말이다. 오늘이 내가 세상에서 사는 마지막 날이라면 나는 어떤 하루를 살아갈까?

당신이 만일 사흘 후에 죽는다면! 나에게 이런 질문이 온다면 나는 어떤 대답을 하게 될까? 일단 여기서 신분을 말할수 없는 누군가에게 전화를 걸어 용서를 구하며 화해를 시도하겠지. 그리고 딸과 조금 더 많은 시간을 보내려 노력할 것이다. 마지막 선택은? 가족들을 모아놓고 맛있는 음식을 함께 먹는 것이 좋을 것 같기는 해. '네메시스'는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복수의 여신이자 요 네스뵈 작가의 소설《네메시스》의 제목이기도 하다. 아니 그전에 미국의 작가 필립 로스의《네메시스》도 있다. 2012년 돌연 절필을 선언한 그의 마지막 작품이라는 것,《네메시스의 사자》라는 제목을 단 나카야마 시치리의 작품도 빼놓지 말아야겠다.

"어제는 히스토리고 내일은 미스터리이며 오늘은 프레젠트이다." (p.115) ​대통령 영부인 엘리너 루스벨트 여사가 편지글에 쓴 내용이자 더글러스 태프트 전 코카콜라 회장이 대학 졸업식 연설에서 인용한 구절이다. 흘러간 과거는 역사(히스토리)가 되며 미래는 미스터리 즉 비밀·신비·수수께끼·괴기스럽고 불가사의한 것 등이라 말할 수 있다. 그렇다면 오늘을 선물이라고 표현한 이유는? 어제라는 과거가 있어 오늘이 존재하고 오늘이 있어 내일이라는 미래는 만들어져 가는 것이겠지. 다산 정약용 선생이 제자 황상에게 남긴 세가지 가르침은 '삼근계(三勤戒)', 해석하자면 '부지런하라'였단다. '부지런함'을 키워드로 삶을 이어간 사람(유명인)들도 많다.

습관처럼 별점을 올리기는 했지만 이것이 맞는 것일까 하는 생각이 들게 하는 책이《삶과 문학의 경계를 서다》다. 제목에서부터 무지로 인두려움을 느끼게 된 탓이다. 하지만 '배워서 남주나'라는 무대포 정신으로 읽어가기로 했다. 한권의 책에서 하나의 배움을 얻을 수 있다면 이 책읽기는 성공한 것이다.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계속 읽어가는 또 다른 이유는 이 책에서 많은 정보를 얻을 기회가 주어진다는 점에서다. 서울의 작은 위성 도시에 불과한 군포, 군포를 알릴만한 특산물이나 전통문화가 없는 그곳이 '책과 독서의 명품도시'라는 이름으로 알려지기까지 어떠한 노력을 기울였는지 알게 되었다. 전국에서 유일하게 행정조직 내에 '책 읽는 정책과'라는 부서를 두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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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사카 사람의 속마음 비채×마스다 미리 컬렉션 2
마스다 미리 지음, 홍은주 옮김 / 비채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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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다 미리의 신작《오사카 사람의 속마음》을 만났다. 네이버에 오사카를 치니 '오사카성'과 '유니버셜스튜디오'가 뜬다. 그만큼 유명하다는 말이겠지. 대표음식으론 타코야키와 오코노미야키가 있다. 마스다 미리 책 속에도 오코노미야키는 자주 등장한다. 일본식 부침개라며 이름은 자주 들어봤어도 아직 접하지 못한 음식이 '오코노미야키'다. 그냥 여행을 떠나라면 가기 싫은데 먹을 것을 목적으로 떠나는 여행이라면 가보고 싶다. 주변에서 만날 수 있겠지만 본고장에서 만나는 음식은 뭔가 달라도 다르겠지. 아~ 한신 타이거즈도 빼놓으면 서운타할 오사카 명물 가운데 하나다.

"오사카 사람은요, 오코노미야키랑 밥, 같이 먹죠?" (p.56) 난 가끔 반찬이 없으면 집에 있는 재료들을 이용해서 부침개를 만들어 찬으로 내놓기도 하는데 그것을 생각하면 ​먹는 것도 괜찮지 않을까 싶어. 오사카 사람은 '다코야기 기기가 한 집에 한 대씩 있냐'는 질문에 정말 그럴까 하는 의문은 내게도 있었다. 알고보니 오사카에 대한 궁금증이면서 나름 칭찬인 것이었지. '다코야키'란 밀가루 반죽에 문어 등을 넣어 동그란 틀에서 탁구공 크기로 구워내는 요리를 말한다. 다코야키(문어빵)는 음식차량에서 파는 것을 가끔 사먹기도 해. 우리에게 부침개가 보통의 음식인 것처럼 오사카 사람에게 오코노미야키가 그렇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저자 마스다 미리에게 오코노미야키가 엄마의 맛으로 기억된다면 딸에게 있어 엄마의 맛은 어떤 음식일까 궁금해진다. ​나도 딸에게 이것이 엄마의 맛이라며 자신있게 말할 수 있는 음식이 있었으면 좋겠다. 마스다 미리의 글에는 우리 주변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일상의 이야기들이 많이 들어있어 공감이 간다. 특히《여탕에서 생긴 일》에서 그런 점을 많이 발견했다. '여탕에서 생긴 일'을 읽으며 딸과 목욕탕에 가서 많은 추억을 쌓고 싶다는 욕구를 느껴야 했다. 반면 딸은 목욕탕에 가는 것이 창피해서 싫다며 반항(?)한다. 그러고보니 어린 시절을 시골에서 보냈기에 나도 엄마와 목욕탕에 관한 추억이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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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와 그녀의 고양이
나가카와 나루키 지음, 문승준 옮김, 신카이 마코토 / 비채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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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비(♂,미유)/ 미미(♀,레이나)/ 쿠키(♀,아오이)/ 구로(♂,시노), 개(반려견)와 고양이(반려묘) 중 난 개를 더 좋아한다. 어렸을 적 읽은 동화의 영향이 크다고 말할수도 있겠지만 고양이의 '집사'라고 불리기 싫은 점도 작용한다. 왠지 고양이가 상전이 된 느낌이랄까. 특히 어렸을때 아기 고양이를 만지다 심하게 물린 경험이 있어 고양이를 두려워하는 편이다. 사람들이 반려동물을 곁에 두는 이유는 외로움 탓이 크다. 어렸을때는 이뻐하다 커서 집에서 관리하기 힘들다는 이유로 버려지는 동물들도 많다고 들었다. 한번 가족이 되었으면 끝까지 책임져야 하는데 그들도(?) 어떤 이유로든 버림받고 싶지는 않을텐데 말이야.

《그녀와 그녀의 고양이》에는 다양한 사연들로 이루어진 만남을 엿볼 수 있다. 주인에게 버림받은 아기 고양이를 주워온 사람이 미유, 삼각관계에 얽혀 절친과 남자친구를 모두 잃는 비운을 겪은 여자다. 암컷인 흰고양이 미미는 길고양이나 집고양이 중 뭐라 설명하기 곤란하다. 주인에게 버림받은 경험이 있다는 점에서 초비와 닮았지만 친구 겸 집사인 레이나의 거처(집)로 들어가지 않았다는 점에서 그렇다. 레이나의 집 근처 나무에 둥지를 틀었다. 초비를 좋아하지만 길고양이(갈고랑이꼬리)와 관계를 맺고 새끼를 낳는다. 초비와는 여전히 연인관계, 쿠키는 미미의 새끼로 몸이 약해 분양되지 못하다 아오이의 엄마 손에 그녀 집에 들어가게 된다.

고양이들의 이야기지만 동시에 그들의 집사인 그녀들의 이야기기도 하다. ​가장 특색있게 다가오는 것은 시로(할머니)의 반려견인 존이다. 개와 고양이는 앙숙이라는 것을 잊게 만들어 주는 특이한 놈이다. 고양이들 사이에서 '만물박사이자 좋은 상담사'로 불리는 존, 존은 누가 찾아와도 고민 상담자가 되어준다. 또한 고양이들의 영역을 구분해줌으로서 중재자 역활도 한다. 움직이지 않아도 밥을 먹을 수 있고, 누구와도 싸울 일 없이 평화롭게 언제까지나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는 영역. 그곳이 천국이다. (p.154) 존의 말에 의하면 그런 곳이 존재하던 시절이 있었단다. '​그런 곳이 있다면 나도 그곳에 가서 살고 싶어'라는 생각은 뒷말을 듣고 깨져 버렸다.

하긴 생각이 다른 사람이 둘 이상 모이면 분란은 일어나는 것은 당연한 일이겠지. ​사람은 혼자서는 살아갈 수 없다. 그래서 반려동물이 필요한 것이겠지. 반려동물을 입양함으로서 위로를 받거나 치료효과를 얻은 사람도 있다. 서로에게 좋은 윈-윈 효과를 얻은 것이다. 개의 수명은 평균 15년, 고양이의 수명은 15년, 닭의 수명은 7년에서 13년 정도란다. 우리집 반려동물(닭)인 하양이는 8년 정도 살고 자연사했다. 넓은 마당을 자유롭게 뛰어다녔으며 자손들이 번창해가는 것을 지켜보다 편안하게 갔다. 하양이의 첫 새끼인 삐약이는 1년 뒤 엄마 뒤를 따라갔다. 반려동물을 기르며 사람은 위로를 얻기도 한다. 관리하고 보호해야 하는 책임이 따르지만 반려동물이 잇다는 것은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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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원 - 꿈꿀수록 쓰라린
시즈쿠이 슈스케 지음, 이연승 옮김 / 블루홀식스(블루홀6)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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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은 건축설계사무소를 운영하는 아빠 가즈토 씨가 자신이 지은 집을 보여주며 시작된다. 자택에 거주하며 프리랜서 교정일을 맡아하는 엄마 기미요, 그들 부부에게 고등학교 1학년의 아들 다다시와 중3 딸 미야비가 있다. 공부에 관심없는 반면 축구를 좋아하는 아들 다다시와 몸은 약하지만 공부에 뛰어난 재능을 보여주는 딸 미야비를 보며 부모로서 어떤 감정을 느끼게 될까? 그들 부모는 딸이 아들보다 더 공부를 잘 하는 것을 아쉬워 할까? 아빠 가즈토 씨는 설계사무소를 찾아오는 방문객들에게 자신의 집을 예시로 보여주는데 모델하우스도 아니도 번번히 자신들의 속내(실체)를 보여줘야 하는 다른 가족의 입장은 어떨까?

오랜만에 땅을 촉촉히 적셔주는 반가운 손님 비로 인해 사람들의 얼굴도 밝아졌다. 특히 농사를 지으시는 분들의 얼굴에는 활짝 웃음꽃이 피어나는 것을 볼수있다. 아들 다다시가 약간 엇나가기는 했지만 평범했던 그들의 일상은 외출했던 아들 다다시가 실종되고 아들의 친구가 살해당한 채 발견되며 피해자의 친구인 그가 용의자로 몰리면서 불행의 늪으로 빠져들어가기 시작했다. 소문은 그렇게 무서운 것이다. 주변인들에게 있어 그가 범인이냐 아니냐는 중요치 않다. 주변 시선도 두렵고 매스컴도 무섭다. 사람들은 말한다. '어떤 경우라도 부모는 자식을 믿어줘야 한다'고, 한편 나의 가족이 가해자 혹은 피해자가 되었을때 대처 방법은?

아들 다다시의 결백을 믿는 아빠와 달리 엄마는 아들이 범인일지라도 살아있기만을 간절히 염원한다. 방학 중에 누군가에게 얻어 맞은 듯 심한 멍이 든 얼굴로 들어온 아들, 또 아들은 뭐에 필요했는지 칼을 구입하기도 했다. 혹시 다다시가 친구를 살해하고 도망친 것일까? 대체적으로 아이들은 어려운 일이 벌어져 혼란에 휩싸이게 되면 부모에게 의논을 하려 한다. 그러다 부모가 자신의 믿음대로 일처리를 못하면 그때부터 서서히 비밀을 만들어 가지. 특히 조용히 해결할 수 있는 일을 크게 부풀릴때 그들은 부모에게 실망하게 된다고 말한다. 다다시가 범인으로 살아있는 것이 나을까? 아니면 피해자로서 가해자에게 살해당했다고 가정하는 편이 나을까?

부모로서의 입장을 말하라면 '어떤 경우든 살아만 있어다오'라고 빌고 싶다. 사건을 겪으며 가족들 또한 제각기 다른 입장에 처해지게 된다. ​실종된 다다시가 무사히 돌아오길 바라는 마음은 같지만 그외에는? 염원(念願)이란 마음에 간절히 생각하고 기원하는 것을 뜻한다. 다다시는 살해자일까 피해자일까? 17세 소년에겐 비밀이 많아도 너무나 많다. 자식에 대한 어느정도 정보가 주어졌다면 그것을 바탕으로 믿음을 채워가련만, 이것은 단순히 다다시만의 문제가 아니다. 또래의 청소년들이 겪어가는 문제기도 하다. 이제 유일한 믿음은 실종된 다다시가 모습을 드러내고 진실을 밝히는 것이다. 가능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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