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 - 안개의 성
미야베 미유키 지음, 김현주 옮김 / 황매(푸른바람) / 200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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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야베미유키는 굉장한 이야기꾼이다.

그의 추리물들을 좋아하는데,

이 책은 전혀 생뚱맞은 장르다.

 

그의 에도물들은 취향이 아니어서 미루고 있는데,

우연히 이 책을 만났는데,

알고 보니 게임 스토리가 마음에 들어 창작한 소설이라 한다.

 

머리에 뿔이 나고, 환상의 성으로 가고 하는 배경들은

백년의 고독을 쓴 마르케스 같기도 하다.

 

게임은 어떤지 모르겠으나,

환상과 모험을 좋아하는 판타지 소설로서도 꽤 괜찮다.

사건들도 서사의 큰 맥이지만,

어머니의 마음, 환상적인 세계에 대한 묘사도 멋지다.

 

에코- 가 환경을 뜻하는 말이니, 인간의 미래 세계에 대한 판타지로 읽을 수도 있는 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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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네 편이야 - 세상을 바꾸는 이들과 함께해온 심상정 이야기
심상정 지음 / 인플루엔셜(주)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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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정치에 관심을 두지 않으려야 않을 수 없는 시대를 살아왔다.

입학하니 85년이었고 1987과 90년대에 20대를 보냈다.

20대들이 목숨을 버림으로써 투쟁의 일선에 서던 시대.

조선일보와 김기춘이 '죽음의 굿판'으로 명명했던 험난하던 시대.

더러운 9년을 집권했던 대통령들이 구속되어버린 더러운 나라를 살고 있다.

 

지난 선거에서 많은 사람들이

한 표라도 문 대통령에게 모아주어야 한다고 했을 때,

나는 문 대통령이 당연히 당선될 것이니 심상정을 찍었다.

내가 죽기 전에 '빨갱이'라는 말을 하는 자가 '하겐크로이츠'에 경례하는 자처럼

부끄럽게 치부되는 시대가 오면 좋겠다마는...

 

심상정은 이 험난한 대한민국사를 온몸으로 살아온 사람이다.

서울대 역사교육과를 들어가

중산층의 기득권을 버리고 노동자로 헌신해왔다.

내가 대학 새내기 시절, 대우어패럴의 파업을 보면서 그 의미를 알지 못했는데,

그 중심에 심상정이 있었다.

 

서노련의 핵심이었던 김문수는 지금 '개장'안에서 낑낑거리는 잡종견이 되어버렸다.

이후에 심상정은 단위회사의 노조를 넘어 산업별 노조를 꾸리느라 혼신의 힘을 기울였다.

지난 탄핵 촛불 집회가 이루어지던 시절에도,

민주당은 눈치만 보고 있을 때, 심상정과 노회찬 들은 국가가 가야할 길을 말해 주었다.

힘은 약했으나...

 

이제, 양승태란 외모는 멋진 개새끼가 저질렀던 범죄들이 드러나고 있다.

청와대와 법원이 짬짜미가 되면 세상은 지옥이 되는 거다.

 

노동자들의 대법원 판결로 인해 해고된 KTX 노동자 출신인 아기 엄마가 자살하게 되고,

전교조는 법외 노조가 되어버린다.

한명숙을 감옥에 넣어버렸고...

멀쩡한 정당 하나를 해산시켜버렸다. 세상에나....

 

2013년 2월 노회찬은 징역 4개월 형을 확정해서 국회의원직을 박탈당했다.(172)

 

이런 것이 양승태란 개새끼가 저지른 범죄다.

능지처참할 일이다.

 

오늘의 고통을 내일의 희망으로 바꾸려면

잘못된 어제를 완전히 밀어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우리는 다하지 못한 숙제에 발목 잡히게 된다.

그러기 위해 우리는 끊임없이 변해야 한다.

한 때 옳고 새로웠던 것도 변하지 않으면 낡은 과거일 뿐.

진보 정치는 곧 변화의 정치다.

끊임없이 변신함으로써 그 시대의 가장 아래에 있는 다수의 편에,

새로운 세대의 편에 서야 한다.(304)

 

심상정이라는 사람을 믿는 것이 아니다.

그가 살아온 삶이 증명하는 그의 생각이 옳기 때문에 그가 대통령이 되는 꿈을 꿔본다.

 

나는 죽으면 묘비명에 아무 것도 쓰고싶지 않다.

매일매일 열심히 새롭게 살다가,

지구라는 별이 남기는 수많은 먼지 중의 하나가 되어

커다란 대기 속에 머물고 싶다.

살아있는 동안 한 시대가 해야할 숙제를 잘 풀고 가는 사람이 되고 싶다.(304)

 

숙제는 힘들다.

대다수는 외면하려 든다.

나도 정년퇴직까지 10년 남짓 남았다.

 

한국 교육 현실의 암담함이라는 숙제 앞에서

매일 좌절하지만,

그래도 아이들은 늘 빛난다.

아무리 피곤해 해도

아무리 무의미한 공부에 지쳐 가도,

아이들은 무기력하게 학습된 무지를 반복하는 노인들보다 낫다.

 

삶이라는 숙제를

새롭게 떠안게 해준 고마운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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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흘 그리고 한 인생
피에르 르메트르 지음, 임호경 옮김 / 열린책들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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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역이라는 말이 있다.

중학교 때, 3단 논법을 연역법이다 이러고 배웠는데...

연역은 생각이 꼬리를 무는 것을 말한다.

인간의 상상력이 만들 수 있는 세계다.

 

12살 꼬마가 동네 꼬마를 죽인다면...

여기서 파생되는 이야기가 재미있게 적혀있다.

프랑스스럽다.

 

이렇게나 달콤하고

이렇게나 섹시한 젊은 여자가

이렇게나 이론의 여지 없이 멍청하다는 사실을 확인하는 것은

거의 고통스럽기까지 했다.

그녀는 완전히 만들어지고

완전히 준비된 상태로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머리를 거칠 필요조차 없는

일반적인 얘기들과 개념들의 도움을 받아  

생각을 표현하고 있었다.

그녀의 대화는 아무런 이유도 아무런 논리적 연결도 없이

이 주제에서 저 주제로   툭툭 건너뛰었고

그 주제들은 모두가 그녀가 알고 있는 전부라  할 수 있는 것,

즉 보발 주민들에 관한 것이었다.(220)

 

세상에 이런 사람들이 더 많지 않을까?

저렇게 나라를 말아 먹어도

박근혜를 사모해 죽겠다는 사람들...

자유당을 찍겠다는 사람들...

 

유신 시대에 입력된 것들

예비군 훈련가서 들은 것들을

최고의 지식이라 여기는 자들...

 

세상은 이렇게 좁은 세상에서,

남들이 다 알고 있지만... 눈감아주고 덮어주고 넘어가는 일들도 많다.

잘못했다고 그것들이 다 처벌받을 수는 없겠지.

 

그렇지만, 인간의 법률로는 벌받지 않았다고 볼 수 있으나,

앙투안은 충분히 벌받은 인생이다.

그런 이야기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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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게 잠시 신이었던 문학과지성 시인선 508
유희경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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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시 읽는 사람이 누가 있을까?

그런데도 시인은 참 많다.

그런데도 읽을만한 시 만나기는 힘들다.

 

표지의 컷이 '재수'의 그림이라 인상적이다.

페이스북에선가, 재수의 그림을 보면 익숙해질 정도로 만났다.

특히 그의 고양이가 좋다.

고양이는 인간보가 선이 아름답다. 아무래도 몸짓이 풍부하기 때문일게다.

 

  하루 그리고 하루, 내 곁에는 울 수 있는 사람들이 너

무 흔했다. 나는 지워지고 싶었다. 지워짐을 남기고 싶었

다. 그는 내 세계에 없었다. 밤이 찾아올 때마다 낮을 기

다렸으나

 

  태양이 모든 것을 차지하는 때가 오면, 나는 무기력했

다. 막다른 골목에 닿으면 새를 상상하게 되는 것처럼 무

심코 계절을 넘기는 神 그리고 神, 펜 끝이 닳아갔다. 매

일같이

 

  나는 지문을 지우기 위해 애썼고 그러나 다음 날이면

다시 돋아나는 생의 증거. 그는 말이 없었으므로, 다시는

그의 글을 읽지 않았다. 그는 죽었다. 매일

 

  점점 늘어가는 무덤들. 메말라가는 적요. 밤마다 일기

를 쓰며 사라져가는, 쓰고 싶은 것도 쓸 수 있는 것도 없

는 시절에 대한 이야기다.(작가, 전문)

 

작가라는 사람의 심사가 잘 드러난다.

그의 시집을 읽으면 너무 심심한 맛이 난다.

슴슴한 맛을 담백한 맛이라 한다면

심심한 맛은 무미건조에 가깝다 할까.

 

세상 소식이 너무 맵고 짠 것 투성이여서,

내 입맛이 어지간한 자극으론 감각이 무뎌져 그런지도 모른다.

 

  어떤 인칭이 나타날 때 그 순간을 어둠이라고 말할 수

있다면 그 어둠을 모래에 비유할 수 있다면 어떤 인칭은

눈빛부터 얼굴 손 무릎의 순서로 작은 것이 무너져 내리

는 소리를 내며 드러나 내 앞에 서는 것인데 나는 순서

따위 신경쓰지 않고 사실은 제멋대로 손 발 무릎과 같이

헐벗은 것들을 먼저 보고 생각하게 되는 것이다. 인칭이

성별과 이름을 갖게될 때에 나는 또 어둠이 어떻게 얼마

나 밀려났는지를 계산해보며 그들이 내는 소리를 그 인

칭의 무게로 생각한다. 당신이 드러나고 있다 나는 당신

을 듣는다 얼마나 가까이 다가왔는지(우리에게 잠시 신이었던, 전문)

 

시집 제목이 된 표제시다.

막연하다.

당신을 만났는데, 안개 속의 그림자처럼 흐리다.

나는 그런 게 맘에 안 든다.

 

  깊은 바닷속으로 가라앉고 있는 중이다 영원히, 영원

이라는 것이 있다는 바로 그곳이다 가라앉고 있다 나도

당신도 아니고 우리의 중간쯤에서 어딘가로 (우리에게 잠시 신이었던, 부분)

 

그에게 '잠시' 느껴진 감상들은 밍밍한 맛이다.

세상엔 홍준표처럼, 이재명처럼 화끈한 맛이 많고,

남북 정상의 포옹처럼 미더운 장면도 많다.

'중간쯤 어딘가로' 가는 언어들을 사서 읽고 싶지는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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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전쟁 1 - 풍계리 수소폭탄
김진명 지음 / 쌤앤파커스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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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 풍계리 수소 폭탄은 해체되었다.

사실 진위에 물음표를 찍는 자도 있지만..

 

이 책의 제목이 '한미'관계나 '남북' 전쟁이 아니라, '미중' 전쟁인 점은 의미심장하다.

트럼프와 김정은의 갈등이 핵심이 아니라는 것이다.

트럼프의 협상과 교착 상황, 그리고 다시 희망을 던지는 메시지나,

김정은과 문대통령의 2차에 걸친 회담 등은,

소설보다 훨씬 긴박하게 돌아간다.

 

공격 초기

한국 대통령이 막지만 않는다면

겁낼 일이 없습니다.(134)

 

한반도에서 전쟁이 일어난다면,

미군의 우세임은 누구나 안다.

그렇지만, 자주적인 대통령이 판단력을 가지고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무기가 된다.

 

 

허생전에서 이완대장에게 허생이 충고하는 것처럼,

나라의 어려운 업무에 대한 해결책을 내놓는 것도 나름 재미있다.

 

고졸 후 바로 취업전선에 뛰어드는 청년들을 집중적으로 도와주면...

위로금이라기보다는 청년과 저소득층을 돕는...

고졸 후 1년 후 취직하면 좀 적게,

2년 후 취직하면 좀더 적게,

대학을 졸업하면 안 도와주는...(255)

 

이전의 두 대통들이

촛불들고 극력 반대했던 사학법의 요지가 이것이다.

어차피 한국의 대학 80% 이상이 사학이고,

그들은 돈벌이로 전락했다면,

거기 안가면 된다.

묘책이랄 것도 없지만, 결단이 필요하다.

 

대기업만 잘 사는 풍토 역시 일갈.

 

돈의 관점에서만 평가하는 무디스와 달리,

가치의 관점에서 보고 포인트를 주면

경영자들은 좋은 기업으로 거듭나려는 노력을 필사적으로 하게 됩니다.(259)

 

이 작은 나라에서

삼성이 권력을 좌지우지 해서야 안 된다.

삼성도 살고 나라도 살아야 한다.

그러려면 삼성의 권력을 박살내야 한다.

삼성은 공화국보다 아래 있어야 하는 것이다.

 

정부도 좋고 평가기관도 좋지만,

거기 더해 국민 참여도 좋습니다.

우리 국민의 집단 지성 수준이 매우 높은 데다

그렇게 하면 기업도 국민 눈높이에 맞춰 경영을 하게 되고,

기업과 국민 사이도 급속히 좋아지게...(260)

 

백악관과 베이징, 모스크바의 움직임을 살펴 보노라면,

매일의 뉴스를 보는 것 같다.

김진명의 눈이 매섭고 미더운 점이다.

그의 '싸드'에서 우려했던 점을 박근혜 정부는 그대로 저질러버렸으니...

 

명견만리라고...

이런 작가들의 밝은 견해를 이해하는 국가가 되면 좋으련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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