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전쟁 1 - 풍계리 수소폭탄
김진명 지음 / 쌤앤파커스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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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 풍계리 수소 폭탄은 해체되었다.

사실 진위에 물음표를 찍는 자도 있지만..

 

이 책의 제목이 '한미'관계나 '남북' 전쟁이 아니라, '미중' 전쟁인 점은 의미심장하다.

트럼프와 김정은의 갈등이 핵심이 아니라는 것이다.

트럼프의 협상과 교착 상황, 그리고 다시 희망을 던지는 메시지나,

김정은과 문대통령의 2차에 걸친 회담 등은,

소설보다 훨씬 긴박하게 돌아간다.

 

공격 초기

한국 대통령이 막지만 않는다면

겁낼 일이 없습니다.(134)

 

한반도에서 전쟁이 일어난다면,

미군의 우세임은 누구나 안다.

그렇지만, 자주적인 대통령이 판단력을 가지고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무기가 된다.

 

 

허생전에서 이완대장에게 허생이 충고하는 것처럼,

나라의 어려운 업무에 대한 해결책을 내놓는 것도 나름 재미있다.

 

고졸 후 바로 취업전선에 뛰어드는 청년들을 집중적으로 도와주면...

위로금이라기보다는 청년과 저소득층을 돕는...

고졸 후 1년 후 취직하면 좀 적게,

2년 후 취직하면 좀더 적게,

대학을 졸업하면 안 도와주는...(255)

 

이전의 두 대통들이

촛불들고 극력 반대했던 사학법의 요지가 이것이다.

어차피 한국의 대학 80% 이상이 사학이고,

그들은 돈벌이로 전락했다면,

거기 안가면 된다.

묘책이랄 것도 없지만, 결단이 필요하다.

 

대기업만 잘 사는 풍토 역시 일갈.

 

돈의 관점에서만 평가하는 무디스와 달리,

가치의 관점에서 보고 포인트를 주면

경영자들은 좋은 기업으로 거듭나려는 노력을 필사적으로 하게 됩니다.(259)

 

이 작은 나라에서

삼성이 권력을 좌지우지 해서야 안 된다.

삼성도 살고 나라도 살아야 한다.

그러려면 삼성의 권력을 박살내야 한다.

삼성은 공화국보다 아래 있어야 하는 것이다.

 

정부도 좋고 평가기관도 좋지만,

거기 더해 국민 참여도 좋습니다.

우리 국민의 집단 지성 수준이 매우 높은 데다

그렇게 하면 기업도 국민 눈높이에 맞춰 경영을 하게 되고,

기업과 국민 사이도 급속히 좋아지게...(260)

 

백악관과 베이징, 모스크바의 움직임을 살펴 보노라면,

매일의 뉴스를 보는 것 같다.

김진명의 눈이 매섭고 미더운 점이다.

그의 '싸드'에서 우려했던 점을 박근혜 정부는 그대로 저질러버렸으니...

 

명견만리라고...

이런 작가들의 밝은 견해를 이해하는 국가가 되면 좋으련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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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엔카의 위빳사나 10일 코스 - 내면의 평화에 이르는 여행
S.N. 고엔카 지음, 윌리엄 하트 엮음, 담마코리아 옮김 / 김영사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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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스스로 노력해야 합니다.

깨달은 자는 그 길을 보여줄 뿐입니다.

명상하는 사람은 죽음의 사슬에서 스스로 벗어날 것입니다.(163)

 

흔히 세상은

마음에 분탕질을 한다.

 

완전히 미꾸라지 투성이 세상이라,

내 마음을 스스로 바로잡지 않으면

늘 마음은 찌푸리고 흐려 있게 마련이다.

 

세월호 이후,

마음은 언제나 울었던 것 같다.

촛불 이후,

조금은 치유됐지만,

분노는 여전히 사그라들지 않았다.

 

결국 병이 될까 두렵다.

 

만일 더러운 마음으로 말하거나 행동한다면

괴로움이 그를 따를 것이다.

수레바퀴가 소의 발자국을 따르는 것처럼.

만일 깨끗한 마음으로 말하거나 행동한다면

행복이 그를 따를 것이다.

그림자가 결코 떠나지 않는 것처럼.(62)

 

수행을 통해 해탈에 이르는 법이

고엔카의 위빠사나다.

 

세속에 물들어 살면서

해탈을 꿈꾸는 것이야 불감당이라 해도,

더러운 마음을 먹는 일이

잇따라 발자취를 남긴다 하니,

깨끗하고 맑게 마음 자리를 두는 일이,

그러기 위해 마음을 환기시키는 일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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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기의 말들 - 안 쓰는 사람이 쓰는 사람이 되는 기적을 위하여 문장 시리즈
은유 지음 / 유유 / 201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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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유...라는 사람이 쓰기에 대해 천착해오는 동안

명문들을 모아 읽고 또 읽었으리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나는 말하기를 많이 해야 하는 직업을 가진 사람으로서,

그리고 열일고여덟 된 한창 자기 자신의 열기에 흔들리는 청자들과 시간을 보내는 직업인으로서,

쓰기라는 일에는 별로 흥미가 없었다.

리뷰라고 해도 그저 읽은 책을 잊지 않기 위해 몇 자 적는 것이거나,

세상에 분노할 때, 욕을 퍼붓는 공간으로 서재가 필요했을 따름이다.

 

이런 책을 읽으면서,

내가 쓰기를 하지 않게된 일은 다행이라 싶었다.

 

인식에 이르는 길 위에서

그렇게 많은 부끄러움을 극복할 수 없다면

인식의 매력은 적을 것이다.(니체, 77)

 

쓰는 일 역시 그럴 것이다.

인식의 매력은, 스스로를 알게 되는 일이다.

제대로 아는 일은, 부끄러워하는 자격지심을 웃으며 풀어내는 일이다.

세상은 원래 그러하단 것을 아는 일이다.

 

시는 그것 자체로서 의미를 가지는 것이 아니라,

삶에 대한 사랑을 받아 내는 그릇으로서

의미를 가진다.(이성복, 41)

 

그래서 이성복의 시구절은 손석희의 브리핑에 자주 인용된다.

삶의 아픔에 대한 사랑을 받아내는 그릇이어서...

 

작가의 임무는

평범한 사람들을 살아있게 만들고,

우리가 평범하면서도 특별한 존재라는 사실을

일깨워주는 것이다.(골드버그, 89)

 

센과 치히로가 함축한 말이 그렇다.

누구나 평범하지만 사실은 특별하다.

과학적인 언사로 설명할 수 없지만 신비로운 존재다.

그걸 아는 것이 중요하다.

그걸 깨달으면 곧, 부처다.

 

시간은 수학적 단위가 아니라

감수성의 의미론적 분할(바르트, 85)

 

글쓰기를 가르치는 일 역시 쉽지 않으리라.

말하지 않는 아이처럼, 쓰지 않는 어른도 많으니 말이다.

시간은 10년 단위로 나뉘지 않는다.

저주받을 대통령들의 시대와,

좀 나은 시대로 나뉜다.

그런 게 감수성의 의미론적 분할이라면...

 

결핍은 결점이 아니다.

가능성이다.

그렇게 생각하면 세계는 불완전한 그대로,

불완전하기 때문에

풍요롭다고 여기게 된다.(고레에다 히로카즈, 147)

 

이창동의 '버닝'에 환호하는 것은 어찌 보면 고은의 노벨상을 기대하는 것과 같다.

고레에다 감독의 '걸어도 걸어도'를 얼마 전 읽었는데,

삶의 결핍을 불완전한 그대로,

늘어놓은 풍요가 그의 영화임을 알겠다.

나도 그 걸음걸이기 더 좋다.

 

합리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우선 '감동'해야만 한다.

무관심과 냉소는 지성의 표시가 아니라

이해력 결핍의 명백한 징후다.(한나 아렌트, 211)

 

요즘 문대통령을 보면 사람에 대해 감동하게 된다.

병신같은 국회 헛발질을 보면 욕이 나오다가도, 대통령과 청와대의 행보는 믿음직하다.

거기 대해 무관심과 냉소로 일관하는 코멘트를 내뱉는 종자들이 있다.

이해력이 심각하게 결핍된 것들이다.

 

작가가 하는 일은

사람들을 자유롭게 하고

사람들을 흔들어 놓는 일입니다.(손택, 215)

 

자유라... 그래.

9.11 광풍 이후에도 그는 자유를 이야기했다.

천안함으로 종북몰이하고,

양승태로 전교조와 멀쩡한 정당 하나를 불법시, 해산하던 나라의 법치기구 앞에서, 자유는 없었다.

언론과 지식인, 작가들은 침묵했다.

 

글쓰기는 냇물에 징검돌을 놓는 것과 같다.

돌이 너무 촘촘히 놓이면 건너는 재미가 없고,

너무 멀게 놓이면 건널 수가 없다.(이성복, 209)

 

이 책의 재미도 그렇다.

촘촘하게 읽으면 재미가 없고,

너무 멀다고 느끼기 전에 밑줄치고 싶은 구절을 만나 반갑다.

쓰기의 좋은 말들을 많이 만나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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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소소설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이선희 옮김 / 바움 / 200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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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계 가족을 읽고 깜짤 놀랐다.

세상은 상품이 나오고 사람들이 거기 반응해가는 과정이라 생각했는데,

아니었을 수도 있다.

 

컴퓨터 세상이 그렇다.

인간이 필요로 하는 컴퓨터, 모니터, 입력도구의 개발, 스마트폰이 개발된 것이 아니다.

인간은 그 사물들의 노예가 된다.

내가 거의 '임계 인간'이어서 하는 고민이다.

내가 사면 스마트폰은 거의 일상화 되는 것이고,

내가 워드를 배우면 대부분의 교사가 워드로 시험 출제를 하는 식이다.

 

작가가 되는 일의 지난함과

작가를 다루는 세계의 가벼움에 대한 소설도 많다.

 

발기에 대한 이야기도 재미있다.

 

히가시노게이고가 단편을 더 써도 재미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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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몬 Lemon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1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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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행한 두 세계가 있다.

그들은 쌍둥이처럼 보이지만 쌍둥이가 아니다.

 

십년도 전에

황우석이라는 신드롬에 열병을 앓았다.

난 허여멀건한 얼굴에 빨간 넥타이를 맨 그를 신용할 수 없었다.

내 친구 과학도들은 그와 정반대의

헝클어진 머리칼에 어눌한 언변을 가진 사람들이었기 때문에

나는 귀납적으로 그를 불신했는데,

그 겨울, 진달래꽃으로 시작된 신뢰는 참 허망했다.

 

오래된 소설이지만

미래는 오래된 이야기를 반복하며 산다.

 

어쩌면,

지구에서 가장 시급히 멸종해야 할 종은

인종이 아닌가 싶다.

 

괜히 두 소녀에게 내가 미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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