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mji 2003-09-30
인사 리뷰는 읽었었는데, 리스트는 오늘 처음 보게 되었습니다. 표준어에 관련된 리스트를 꼼꼼히 읽고 갑니다. 그리고 연암에 관련된 부분을 발견하고 왜 인지 모를 반가움마저. ^ ^ 요즘 한참 중간고사로 분주한 나날들이겠지요. 아이들에게 문학을 말하기가 두려운 세상이기도 합니다. 아이들에게 수능을 위한 문학이 아니라, 마음을 살찌게 하고, 내 글로 적힌 문학을 읽으면서 심미적 체험을 가질 수 있게 하는 일이나, 하다못해 미문을 읽고 마음의 울림을 느낄 수 있게끔 하는 일이 어쩌면 불가능한 일은 아닌가, 가끔은 서글퍼지기도 하는 것 같습니다. 저는 수능 0세대였고, 문학과 국어만을 좋아하던 여고생이었습니다. 그러나 수업시간에는 늘 입을 내민 투덜이스머프였던 듯 싶습니다. 왜 모두 찢으려고만 하는지, 그래서 어쩌라는 말인지, 이건 외워야 하는 것이 아니지 않을까, 늘 불만으로 선생님을 의심의 눈초리로 흘기던 기억들. 그러나 십여년이 지난 저 역시 그분들과 그리 다르지 않은 모습으로 아이들을 만나고 있다는 생각이 들면, 그 서글픔은 차라리 병적인 자학까지도 치닫을 때도 있습니다. 문학이 예술의 하나라면 미술관, 음악회를 가도록 수행평가를 내주시는 선생님들처럼 문학도 감상에 관련된 부분들을 아이들에게 연마? 혹은 기회를 주어야 한다고 생각됩니다. 그러나, 현실은 또한 현실일 뿐인. 그저, 반가움의 인사를 드릴려고 했는데, 마이리스트를 보고 도움이 되었다는 인사를 하려고 했는데, 길어졌네요. ^ ^ 자주 찾아 올 듯 해요. 많이 얻어가겠습니다. 깊어가는 가을, 건강하게 잘 지내시길. 그리고 글샘님과 생활하는 아이들에게도 행운과 아름다운 마음을 가질 수 있는 그런 일상이 되길 더불어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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