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요 '노을' 30주년 기념 <바람이 머물다 간 들판에> 서평단 모집
바람이 머물다 간 들판에 봄봄 아름다운 그림책 38
이동진 글.그림 / 봄봄출판사 / 201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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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다 자라버려 군인 아저씨가 된 아들 녀석과

한 십 년 전만 해도 같이 노래방엘 자주 갔다.

 

초등학생이 열심히도 부르던 노래가 '노을'과 '아기 염소'였는데,

지금 생각하면 참 순수하던 시절이었단 생각이 든다.

그 녀석이 나이 들면 저절로 어른들 노래를 부를까 궁금했는데,

친구들과 어울려 다니면서 팝송도 배우고, 신세대들이 노래도 잘 부르곤 했다.

 

요즘 아이들도 동요를 부르는지 궁금하다.

워낙 초등생들도 섹시 댄스 같은 것이나

싸이의 저질 댄스 같은 것을 서슴지않고 춰대는 걸 보면서 그런 게 궁금하다.

 

벌써 '노을'이란 동요가 나온 것이 30년이란다.

그 시대에는 아이들이 나와서

고개를 까딱거리며 두 손을 마주잡고 동요를 부르는 대회도 있고,

주말마다 동요 자랑도 하고 그랬는데, 시대가 많이 달라졌다.

 

어느 시대나 아이들의 삶은 나름대로 양식을 가지리라.

꼭 가난하던 시절,

언니가 동생을 들쳐 업고 아버지를 맞으러 먼 길을 걸어가던,

그러면서 노을 지는 광경을 보고 갈대밭의 서걱거림을 느끼던 시절이

요즘처럼 부유한 시절보다 못한 것만은 아니었을 게다.

 

오히려 부족함 속에서 따뜻한 온기를 더 느끼려 필사적이었던지도 모르겠다.

기억이란 것은

그렇게 필사적으로 어둠 속에서 빛을 찾는 것인지도...

 

그림도 이야기도, 간단하지만

가만가만 발자국을 따라 걷다 보면,

옛 생각이 도란도란 나는 그런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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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번째 질문 - 2015 오픈키드 좋은어린이책 목록 추천도서 바람그림책 19
오사다 히로시 글, 이세 히데코 그림, 김소연 옮김 / 천개의바람 / 201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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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과 대답,

지금 나에게 필요한 것은 어느 쪽인가요?

예전에

꼬마가 등장하는 동영상을 본 적이 있다.

꼬마의 대사는 모조리 '와이?'였을 뿐인데,

아빠의 답은... 결국 꼬마가 이겼다.

 

세상은 말을 가볍게 여기지요.

당신은 말을 믿나요?

 

말, 말, 말...

 

요즘 텔레비전 켜면...

말은 많은데,

그게 말인지 망아진지...

말도 안 된다.

 

어불성설... '지껄이는 말'이 '설득'이 안된다...

어른들을 많이 부끄럽게 하는 책이다.

 

이세 히데코의 그림 참 좋다.

나무도 좋고, 고인 물도 좋다.

 

너무 많은 질문은... 가슴아프다.

이 책은 아이들보다, 어른들이 읽어야 할 게다.

 

당분간... 말을 삼가고,

가슴도 달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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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수의 탄생 일공일삼 91
유은실 지음, 서현 그림 / 비룡소 / 201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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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동화와 다른 동화가 탄생했다.

유은실 작가의 '일수의 탄생'. 

 

보통 동화에는 '특이하게 예쁘거나, 창의적이거나, 명랑한' 주인공이 등장한다.

빨간머리 앤처럼 머리라도 빨갛고, 가정 환경도 불우하거나 그런 특징이 두드러져야 한다.

 

그런데...

이 동화의 주인공 일수는...

있는 듯 없는 듯, 이렇게 완벽하게 보통인 아이는 처음인걸...

 

이렇게 '미친 존재감 없음'의 대명사가 된다.

자신을 강하게 주장하지도 못하고,

늘 '~ 같아요.'를 되뇌는 일수...

 

아빠들은 늘 자녀 교육에 대범하다.

그건, 대범이라기보다는 현대 한국 사회를 모르는 소치이며 무관심이기 쉽다.

  

"일수에게 너무 기대하지 마.

대단해지지 않았을 때, 엄마에게 죄지은 느낌으로 계속 살게 될지도 몰라."

"인생 별거 아니다."

 

엄마와 일수에게 이렇게 말하는 아빠는 빨리 퇴장한다.

 

대한민국은 국가가 국민에게서 빼앗아가는 것 말고는 별로 해줄 생각이 없는 나라임을 다들 안다.

그래서, 공교육은 실종되고,

과거시험처럼... 각자 알아서 무한경쟁의 궤도를 돌고 도는 것이다.

그 제도적 한계에 문제제기하기보다는, 자기 자식을 과외시켜 상승시키는 게 쉽기 때문에

부모들은... 특히 어머니들은 석봉이가 스스로 깨치기보다는,

과외나 학원 시스템에서 승리자의 패권을 거머쥐기를 원한다.

 

그러나...

그 결과는 창대할 수 없다.

모든 인간은 그 시작은 창대하다.

그러나... 결과는 미미할 수밖에 없다.

 

태어나자마자는 아무 것도 못하지만, 금세 웃고 기고 서고 걷고 말하게 된다.

여기까지를 본 부모는 자기 자식의 창대한 시작에서 그 결과까지 창대할 것으로 착각하게 된다.

 

어린 아이들에게는 좀 지루하거나 따분한 동화일지 모르겠다.

오히려 이 동화는 부모들에게 읽혀야 할는지도 모르는데,

뭐,

부모들도 세상이 그런 줄 알면서도,

자식을 들들 볶지 않고, 책을 권하고, 정서적 자양분을 충분히 주라는 말투는

한국의 학부모를 모르고 하는 소리다.

 

정작 가엾은 것은 아이들 뿐만 아니라, 학부모도 가엾다.

이런 책으로 좀 더 철학적 사고를 하고, 부부끼리라도

아이는 행복해야 한다... 이런 토론을 하는 계기가 되면 좋겠다.

 

한국의 아빠는 '무관심'해야 애가 성공한단다.

한국의 엄마는 '정보'가 많아야 애가 성공한단다.

땡~!

그러면 수능 잘 보고, 서울대 갈지는 몰라도, 아이가 성숙하는 데 충분조건이 되지 못한다.

아이는 저절로 성장하고 성숙한다.

부모는 '실눈뜨고 볼 것'(강은교, 사랑법)

늘 관심을 가지고 있지만, 제 인생을 제가 개척하는 것을 지긋이 지켜볼 줄 아는 혜안이 필요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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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12-04 11:0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3-12-04 11:1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3-12-04 11:14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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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12-04 11:23   URL
비밀 댓글입니다.
 
생명의 릴레이 - 전쟁 한가운데서 평화를 꿈꾸는 한 팔레스타인 가족 이야기
가마타 미노루 지음, 오근영 옮김 / 양철북 / 201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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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들은 금을 긋고 싸운다.

그 금이 총질을 해서 사람을 죽여도 죄를 묻지 못하게 한다.

그러나,

생명은 같고, 아이들은 싸우는 이유를 모른다.

 

유대인은 비극의 기억을 많이 가진 백성이다.

이스라엘에 사는 유대인은

홀로코스트에서 살아남은 사람들과 그 자녀들이다.

이런 일을 당하면 얼마나 괴로울지,

마음 속 깊이 각인되어 있을 터.

그것을 알고 있으면서도

똑같은 일을 팔레스타인 마을에 하고 있는 것이다.(67)

 

일본인 작가는 팔레스타인 소년의 장기를

이스라엘 소년, 소녀들에게 기증했다는 뉴스를 접하고,

그 부모들과 소생한 아이들을 만나고 싶다는 원을 세운다.

그리고 그 의미를 찾아나간 일이 이 이야기다.

 

아들의 장기를 적국의 아이들에게 제공하는 것은,

평화로운 내일을 얻기 위한 또 다른 전쟁.(90)

 

자식의 죽음 앞에서 아비는 얼마나 힘들었을 것인가.

아무 것도 모르는 어린 아이를 총으로 저격한 이스라엘 병사의 마음은

분노였을까? 장난이었을까?

그러나 그 분노에 분노로 맞대응하지 않고 평화를 위해 또 다른 전쟁을 시작한다.

그 전쟁은 먼 길을 가야 할 것이지만,

총이나 폭탄보다 영향력이 클 것이다.

 

심장은 쓸데없는 생각을 하지 않는다.

심장은 증오를 담고 있지 않다.

'아름다운 심장이구나.'

아름다운 소년처럼 소녀도 날마다 아름다워진다.(102)

 

평화의 꽃씨가

멀리 멀리 퍼져서,

아랍의 사막, 그 뜨거운 열사에도 닿아서 퍼졌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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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13-11-21 00: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렇군요~~~~~~~
적국의 아이에게 아들의 장기를 기증하는 부모가 치뤘을 내면의 전쟁이 얼마나 치열했을지 가늠해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평화로운 내일을 얻기 위해 결단한 그 마음도 헤아려보고요.
사람은 또 이래서 아름답겠지요!!
글샘님 대문 사진에 마음이 푸근해집니다~ 누가 그렸는지 선생님과 많이 닮았습니다. ^^

글샘 2013-11-21 16:06   좋아요 0 | URL
아름답기보다 아프더군요.
자식을 잃은 부모 마음이라니...

찐빵 2013-11-21 11: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람은 언제 아름다운가
-정현종
자기를 벗어날 때처럼
사람이 아름다운 때는 없다

ㅡㅡㅡ이 시가 생각나게 하는 글입니다.
자기가 너무 많아 시끄로운 세상에서
아름다움을 생각하는 사람이 있어
고맙습니다.

글샘 2013-11-21 16:07   좋아요 0 | URL
늘 대립만 보다가
이런 이해심을 만나니 따뜻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저 많이 컸죠
이정록 지음, 김대규 그림 / 창비 / 201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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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록 시인은 대단한 언어 관찰자다.

발음이 비슷하거나,

동음이의어 같은 것들을 스치면 자석처럼 철커덕 당겨다가는,

물체주머니 머릿속에 넣어두는 모양이다.

 

무표정 같은 어휘도 무-표정으로 나누어,

무~의 표정으로 생각할 수 있는 가위도 하나 머릿속에 넣고 다닌다.

 

뿐만아니라,

자꾸만 꾸부러지는 할머니 허리와 낮아지는 키를 안쓰러워하면서 바라보는

다사로운 마음의 온기도 그 물체주머니엔 들어있다.

 

이 책은 어쩌면 어린이들에게 적합한 시집은 아닐지도 모른다.

여긴 '아이들의 생활'북보다는 어른의 관찰 시점이 더 많기 때문이다.

예전 아이들의 생활을 어른의 상상력으로 복원시킨 느낌이 짙다.

 

불행인지 다행인지,

부유해진 요즘 아이들은,

아파트에 살면서,

모래 놀이를 잊고 살고,

아이들끼리 카카오톡으로 페이스북으로 담벼락에 낙서하고 산다.

 

어른보다 바쁜 아이들은

노란 승합차를 타고,

의욕없는 음악학원 미술학원

시간때우는 태권도학원 보습학원을 뺑뺑이친다.

알아듣지도 못하는 영어학원 한자학습지 구몬수학을 돌아버릴 지경으로 돌아다닌다.

 

동심도 바지랑대 끝에서

뽀로로한테로 옮겨왔다.

고추잠자리 잡아주면, 조심 가지고 놀다가, 꽁지 잘라내고 거기 지푸라기 끼워날리던 마음 잃은지 오래다.

동심은

대형 할인매장의 장난감 코너의 값비싼 장난감 세트나 레고 세트를

사달라고 해도 인정해주는,

생일날, 어린이날, 크리스마스, 그리고 세뱃돈받는 설날에 있다.

 

추석은 세뱃돈도 안 주는데,

도대체 왜 있지?

 

이것이 동심의 위치다.

 

심한 경우는,

엄마는 맛있는 걸 줘서 좋고,

냉장고는 시원한 걸 줘서 좋고,

강아지는 귀여워 좋은데,

 

아빠는 왜 있지?

 

이런다는데...

 

이정록 시집을 어른이 읽으며 킬킬거리는 것도 재미있다.

 

구제역에서 기차놀이하듯 서서 죽는 짐승들을 바라보는 눈도 정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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