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다섯 살 하영이의 스웨덴 학교 이야기 - 창의.다양.여유를 배운다 양철북 청소년 교양 8
이하영 지음 / 양철북 / 200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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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교육.
국가가 필요한 국민을 만들기 위해 투자하는 교육을 공교육이라 한다.
국민에게 필요한 것은 기초 질서와 법 준수, 그 외 기초 지식을 포함한 것일 게다.
그러면... 과연 한국의 학교는 공교육 기관인지...
아무래도 나는 공부를 해서 더 나은 대학을 가라는 소리나 하는 학교는 사교육 기관에 불과하단 생각이 많이 든다. 

열다섯 하영이는 아빠 직장을 따라 스웨덴 학교에 간다.
거기서 하영이는 차별보다는 우대받는 조금은 느슨해서 짜증나기도 하는 스웨덴의 학교를 체험한다. 

부지런히 공부하고, 관찰하는 하영이의 눈에 보이는 친구들은 모두 좀 날라리다.
한국처럼 같은 교복입고, 화장은 아예 꿈도 못 꾸고, 머리도 볶음 안 되고, 폼내는 이쁜 머리띠도 안 되는 모범적 학교와는 전혀 다른 그런 곳이다. 

그곳의 선생님들은 그야말로 안내자이며 조력자이다.
학생은 스스로 길을 찾아나가야 하며, 교사는 디렉터라기보담은 가이드에 가깝다. 

오로지 경쟁만이 그리고 승리만이 교육의 성공과 직결되는 한국 교육의 뒤틀린 현실...
현 정권의 과도한 탄압 이전에도, 한국의 교육은 경쟁, 하나의 목표를 가지고 진행되고 있었다.
오로지 1점이라도 더 얻는 일만이 살아남는 길이었다.
거기, 협동이란 말은 끼어들 틈이 없었다. 

창의력 테스트를 1등한다는 나라.
어쩌면 그네들은 자기들이 1등임을 모르거나, 알더라도 중시하지 않을는지 모른다.
과연 한국의 창의력은 주소가 어디쯤될는지, 틀에 박아낸 듯 일률적인 아이들을 기대하는 학교를 <교육>이란 이름으로 부를 수 있는지 나는 몹시 회의적이다.
하영이가 쓴 스웨덴 학교 이야기를 읽으면서,
나는 매일 머리 자르라고 잔소리하고, 아이들 불러 꾸중하는 내 모습을 스스로 투사해 본다.
부끄럽지만,
한국 교육의 현주소는 여기다.
이상적인 꿈을 꾸는 교사도 훌륭하지만, 
아이들 옆에서 같이 땀을 흘리는 교사도 아름답다. 

경쟁하고 네 옆에 앉아있는 그 애보다 더! 잘 해야 하는
교실 이데아는... 아직도 열렬히 현재진행형이며, 아니, 갈수록 태산이다. 

선지자가... 이쪽으로 석 달을 가라고 했는데,
막상, 가 보니... 아무 것도, 없잖어~(서울 사투리)
푸석한 모래밖엔, 없잖어~~ ㅠㅜ
장기하 노랠 들으면 아이들에게 부끄럽다.  

세상사람 모든 이가 오로지 '대박'이 뚝 떨어지길 바라는,
그러나 현실은 싸구려 커피나 마시고, 장판이 난지 내가 장판인지 모를 빈익빈의 세상이 되고, 
20대는 더이상 소비력이 없다는 슬픈 현실을 받아들이고, 
텔레비전 속의 된장 드라마나 쳐다보는 '서민'들에게...
제대로된 공교육을 실천하는 나라 이야기는... 몹시 씁쓸하기만 하다.
아, 교육 현실에 좌절하고 엎어진 것이 20년짼데... 앞길은... 갈수록 어둡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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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워드 진, 교육을 말하다
하워드 진.도날도 마세도 지음, 김종승 옮김 / 궁리 / 200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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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에서 하워드 진이 제시한 가장 역설적인 이 말이 교육의 본질을 잘 보여준다.(85)
한국의 교육도 미국의 교육 못지않게 계속 실패하고 있다.
교육의 구조는 점점 기형화되어가고, 아이비리그와 빈민의 교육은 한국의 대학 입시에서도 그대로 반복되고 있다.

그러나, 그것은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다.
교육의 실패.
곧 공교육은 점차 황폐화되어가고 있으며 아이들은 무식해져 가고 있다.
그것이 국가가 '국민을 위한 시스템'으로서 제공하는 교육이라는 프로그램이 궁극적으로 목표하는 바라는 놀라운 사실은 국가와 국민을 곰곰 생각한다면 그다지 놀라운 일도 아니다.

미국과 한국이란 나라에는, 즉 그 두 나라의 역사에는 끔찍한 비극스런 공통점이 있다.
이 두 나라가 역사상 아주 최근까지 <노예제>에 기반한 국가였다는 것이다.
물론 미국이란 나라가 민주제를, 조선은 왕정을 표방하고 있었지만, 그 국가의 존립 기반은 노예였다.
미국에서 니그로나 블랙이 혐오스런 말이듯, 한국에서도 쌍놈의 새끼나 쌍년은 가장 혐오스런 욕설의 하나다. 그 노예제와 함께 두 나라에 만연했던 <가부장제의 망령>도 무시할 수 없다.

1960년대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에 열중하며 강의실 밖의 투쟁에 참여하기를 거부했다고 자랑스럽게 얘기하던 극단적 보수주의자(130)들은 결코 <정치적이지 않다>고 거짓말을 한다.
하워드 진처럼 사회주의, 인종주의를 이야기하는 자는 언제나 <너무 정치적이야>라며 비판의 대상이 된다.
이 땅의 실패한 교육, 그리고 지금도 실패하고 있는 교육의 이면에는 이와 꼭같은 논리 - 아니 반논리의 <힘의 논리>만이 판치고 있다.
국사 교육을 강화해야 한다는 자들은 늘 있어왔지만, 국사 교육 안에서 조선 왕조의 본질을 밝히거나 근현대사의 비리를 파헤치려는 시도는 늘 <너무 정치적>이라고 타개의 대상으로 규정되었다.

교육의 불평등이 가져오는 문제점 중 하나는,
저항과 항의에 필요한 자원을 가진 사람들은 체제 내에서 성공한 자녀를 둔 사람들(88)인데, 체제는 불만을 표출하는 사람들을 격리시키고, 보이지 않는 곳에 가둠으로써, 저항하려는 자원들에게 관심을 표하지 못하게 한다. 는 것이라고 그는 말한다.

가장 비교육적이고 반교육적인 사람들이 교육 관료가 되고, 대학을 점거하고 있으며 교수를 재임용하는 장본인 역할을 맡고 있다.
초중등 학교에서도 가장 비교육적인 행태를 일삼던 인사들이 관료가 되어 교사와 교육활동을 감시한다. 이런 제도적 장치는 교육의 실패를 통한 국가의 유지와 지배 이데올로기의 승리를 가져오는 공고한 시스템으로 훌륭하게 작용하고 있다는 것을 그의 통찰력은 꿰뚫고 있다. 무서운 혜안이다.

미국의 역사 선생이 눈감은 '인디언 학살의 역사, 멕시코 전쟁, 베트남의 미라이 학살, 현대의 이라크 전쟁과 대테러 전쟁(여기에도 한국 전쟁은 없다. ㅠㅜ)'을 가르쳐야 한다는 말 속에는 근현대사 교과서 파동을 앓고 있는 한국의 현대와도 더럽게 연관되어 있다.

역사 교사, 역사 교과서는 어떤 것을 가르칠지 <선별>하는 순간, 이미 정치적이란 그의 말은 의미심장하다. 이적지 역사 교과서를 달달 외워서 왕조, 업적 중심의 역사만을, 그리고 한국 문화의 우수성만을 날조해온 교과서를 가진 한국이란 나라에서 어떤 <정치적인 입장>이 계속 승리해 왔던지를 말이다.

역사 연구는 곧 무엇이 중요한지를 선택하고 결정하는 일! 무서운 말이다.(112)

미국에서 <번영, 기적, 발전>은 과연 <누구를 위한 번영인가?>(120) 생각해 보아야 한다는 말도 무지한 나를 깨우친다. 쇼비니즘 국가가 내세우는 <번영, 기적, 발전>은 박정희가 그토록 좋아하던 말이었다. 세계 몇 위, 올림픽 몇 위... 운운하면서 조국을 위하여 <희생>하라는 말은 <번영>의 대상과 <희생>의 대상이 분명히 확연히 다른데도불구하고, <당신들의 번영>을 위하여 <우리들의 희생>을 요구해온 것이 역사였는데도 불구하고, <우리들의 천국을 위한 번영과 희생>이라고 얼버무리는 것이 역사였다는 것이다.

역사 공부란 것은 이러한 <관점의 획득>을 위한 것이어야 한다.
조지 오웰의 말,
과거를 통제하는 자가 미래도 통제한다.
그리고 현재를 통제하는 자가 과거를 통제한다.

아, 무서운 말이다. 정권을 잡는 넘은 늘 <언론과 교육>을 건드린다.
그 이유는... 과거의 역사도 건드리고, 그래야 미래까지 정권의 지속을 보장할 수 있는 이데올로기적 접근 때문일 것이다. 교과서를 건드리고, 노조를 와해시키려 계속 날뛰고, 그 와중에 사소한 일로 교사를 자르는 작태들은 참으로 <정치적>이다.

역사는 늘 평화를 위한 전쟁, 자유를 위한 전쟁을 부르짖으며 상대를 죽인 기록에 불과하다.
사실은 <우리를 위한 너희의 실패>의 반복에 불과한데 말이다.

역사를 보는 이들에게, 교육을 생각하는 이들에게 이 책을 권하고 싶다.
이 책은 하워드 진의 저작이 아니다.
하워드 진의 글들 중 교육과 관련된 것들과 인터뷰들을 모은 것이다.
그렇지만, 아흔을 바라보면서도 자신의 관점에서 굳센 의지를 보이는 하워드 진의 글을 읽는 일은 서늘한 폭포가 등허리를 가르는 신선한 깨우침을 곳곳에서 발견하는 아픔과 즐거움을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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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란드 교육의 성공 - 경쟁에서 벗어나 세계 최고의 학력으로
후쿠타 세이지 지음, 나성은.공영태 옮김 / 북스힐 / 200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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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란드 교육을 보면서, 내가 잘못 가르치는 교사라서가 아니라, 이런 나라에서 교사를 하고 있다는 게 참 부끄럽다. 그리고 이 나라엔 핀란드 교육에 대한 책이 한 권도 나온 적이 없다는 것도 부끄럽다.

197쪽에 핀란드에 살고있는 외국인들의 종류가 40개국 정도 나와있다. 핀란드에선 외국어를 쓰는 아이들도 가르칠 준비가 되어있다.
핀란드 교육의 힘은, PISA의 1등이란 결과가 아니다. 이렇게 준비된 나라가 1등이 아니면 말도 안 된다. 다른 나라들은 당연히 부모의 부의 결과가 아동의 성적과 직결된다. 학교에선 준비하고 있지 않으니 부모가 알아서 준비해 주는 것이니 말이다.

그 1등 국가가 한국이란 나라다.
일본의 한 교수가 일본 교육의 문제점을 지적하려고 쓴 책인데, 핀란드와 일본 사이에 어정쩡한 폼으로 한국이 늘 자리해 있다. 일본도 문제지만, 한국도 또다른 문제를 가지고 있다.

교육의 목적은 인간을 키운다는 큰 목표에 있는 만큼 이 점에 있어서는 일치를 이루고 있다.(102)
교육을 정책 공격의 수단으로 삼거나 돈 벌기 위한 수단으로 삼지 않겠다는 것이 철저히 지켜지는 사회.

이것이 한국과의 가장 큰 차이다.
핀란드의 교육은 <공교육>이고, 한국의 교육은 <사교육>이다.
돈벌기 위한 수단으로 삼는 것이 사교육이니까. 그리고 인간을 키운다는 목표는 어디에도 없으니까. 그리고 교육은 이데올로기 투쟁의 최전선이고, 그래서 전교조는 늘 마녀사냥의 1순위였으니까. 그러니 전교조 지휘부는 늘 시퍼렇게 날이 선 투쟁의 기조를 놓을 수 없고, 부패하지 않은 조직치고 그렇게 인기없는 조직도 없을 테니깐... 정부와 언론이 늘 줘패는데 조합원으로 새로 가입하겠다는 사람들이 늘어날 리가 없지.

학생은 스스로 배우고 익히는 자유와, 배우지 않을 자유도 있다.(243)
실패한 가능성과 실패를 딛고 일어설 가능성도 있다.
교사는 이런 과정을 쭉 지켜보면서 학생이 필요로할 때 적절한 지원을 한다.

한국의 학생은 아무런 자유가 없다.
한국에는 대안학교도 없다. 대안학교는 절대로 대안이 아니다.

지금 핀란드란 나라에는 시학관이 단 한 사람도 없습니다.(245)
그래. 한국에는 교육부와 교육청을 먼저 없애야 할는지도 모르겠다.

우열반 폐지의 이유도 분명하다.(85)
저학력 반이 주로 사회적 경제적으로 불리한 위치에 있는 남자 학생들로 구성되었기 때문.이란다.
한국처럼 남녀공학 중학교에서 내신으로 고등학교를 가는 것은 기본권 침해로 헌법소원 낼 만한 사안이다. 하긴, 헌재는 똥통이니... 소원 내면 공정택에게 물어볼 지 모를 일이다.

요즘 문제시되는 '교원 평가'에 대해서도 핀란드의 정책은 명확하다.
석사 학위를 가진 교사들은 국가 차원에서 통일적인 교사 양성 제도를 채택하고 있다.(한국의 사범대가 얼마나 허섭쓰레기인지는... 부끄럽게도 다녀본 사람들만 안다.ㅠㅜ)
현직에서 제도적 개인별 교사 평가는 없다. 교사의 근무 조건이나 연수 희망에 초점이 있다.

핀란드의 시험 점수는 통과 의례 중 부분적인 평가에 지나지 않으므로 미래의 모든 것을 결정하는 것은 아니다. 그들은 좀더 장기적으로 인생을 설계하고 생활한다. ... 지금 현재의 인생 자체를 살아가고 있다.(93)
한국의 아이들은 초딩부터... 미래를 위하여 지금의 인생을 희생한다. 오지 않을 미래를 위하여.

사회적 구성주의는 협동의 지식이고 만들어가는 지식이다.
인간은 모두 다르므로, 획일적 커리큘럼으로 가르쳐서는 안 된다.(126)

142쪽의 표는 정말 쪽팔린다.
주 평균 숙제나 자신의 공부를 하는 시간은 핀란드 7시간, 일본 8.4시간, 미국 10.8시간, 한국 19.5시간이다.
선생님이 내준 숙제는 미국 5.68, 일본 3.82, 핀란드 3.69, 한국 3.49로 한국이 제일 적고,
학교 보충 교육은 한국 4.85, 미국 1.37, 일본 1.14, 핀란드 0.18
가정교사 한국 1.25, 미국 0.26, 일본 0.12, 핀란드 0.07
학원 한국 3.80, 일본 0.55, 미국 0.41, 핀란드 0.34
기타 한국 4.18, 일본 1.99, 미국 1.51, 핀란드 0.87
어찌된 게 좋은 것은 핀란드가 모두 1등이고, 나쁜 건 한국이 모두 1등이냐.

뒤처진 아이에 대한 입장도 단호하다.
경쟁을 강조하면 성적이 부진한 아이는 패자 그룹에 들어가게 되고 골은 더 깊어질 것이다.(155)
교육을 탓으로 사회가 분열되어도 좋은가?(아, ^^ㅣ바, 진짜 정부에 묻고 싶다.)

수준별 수업을 공식화하고, 국제중, 특목고를 양산하는 교육정책은 도대체 무어삼?

특수학급 학생 비율이 핀란드는 해마다 증가한다.
PISA2003에서 특수학급 학생이 핀란드 7.2%, 스웨덴 4.1%, 미국 3.6%인데... 일본과 한국은 0%...
유구무언이다. 한국엔 특수학급 학생이 하나도 없다...ㅠㅜ

핀란드의 룩 수오미 운동은 독서 장려 캠페인인데, 그 의도가 의미심장하다.
1. 독서력이 부족하다고 판단되는 하위 20% 학생들의 읽기 능력을 개선할 것.(맨날 수월성 교육 씨월렁대는 교육부를 줘패고 싶다.)
2. 남학생을 끌어들일 방법을 모색할 것.(한국의 남학생은 맨날 피해자다.)
3. 생각하고 평가하는 기능을 개선할 것...
5. 학교 고서관을 발전시킬 것...(한국 도서관은 시설만 리모델링... ㅍㅎㅎㅎ)

남의 떡이 커보일 수도 있다.
그렇지만, 학교가 필요할 때는(70년대 산업 인력으로) 학구열 어쩌고 국민을 호도해 놓고,
대학교를 썩어빠지게 많이 지어 놓고(김장로님의 업적)
사회 시스템도 없는데 학교에서 수업 내용을 텅 비우고(김장로님의 교육개혁, 이해찬 공조)
학원을 졸라 양산해서 수십만 동포를 학원 강사로 먹여 살리셨다.
이제 사교육 문제(김장로님의 주요 업적인데...)를 해결하려고 이장로님께서 특목고와 국제중을 설립하신다 하니, 공교육의 조종 소리가 멀리서 아니고 바로 머리 위에서 골이 띵하도록 울려댄다.

학교를 죽일 수는 없지 않은가.
공교육을 살릴 방도는 학교 안에서 찾아야 한다.
중용에 나온다. 시경에 말하기를 '도끼자루를 베어라, 도끼자루를 베어라. 그 길은 멀리 있지 않다.'고 했다.

교사들도 정신 차려야 한다. 맨날 하던 대로 수업해선 안 된다.
새로운 모델로, 새로운 수업을 해 봐야 한다.
강의가 필요한 것은 대강의실에서 합반으로 하고,
작문이나 수학 익힘 같은 것은 소수 인원을 교사가 지도하면 된다.
교사 더 필요하지도 않다. 시설 더 필요하지도 않다.
교사들이 정신차리게 하려면...
문제는 교장이 정신 똑바로 박힌 놈이어야 하는데...
교장들이 점수에 빠진 넘들이다.

공모제 교장들의 학교 이야기가 전교조 신문에 났다.
교장이 운동장에서 철봉을 심고 있단다. 한심하다. 철봉은 목공실 아저씨가 심어도 된다.
교장은 교육과정을 붙들고, 교사들과 밤새워 싸워야 한다.
조만간 공모제 교장 고민 좀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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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에 교육은 없다 - 왜 교육이 우리를 미치게 하는가?
이득재 지음 / 철수와영희 / 200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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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며 날마다 아이들과 투쟁하는 직업을 선택한 내게 이런 책은 당혹스럽다.

대한민국이란 나라의 역사 자체가 모순투성이였고,
그 나라의 학교란 것이 제도권에서 필요한 '인적자원'을 필요로 하던 것이었기에,
학교도 모순투성이였다.

그런데, 2008년 3월 1일, 3.1절날 나온 이 책이 외치는 '교육 부재'는 옳고 옳고 다 옳다.
그렇지만, 태생이 옳지않았던 '학교'에다가 이런 말을 퍼붓는 것은 더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

저자의 말대로라면, 대한민국 학교는 다 없애야 한다.
그리고 아이들을 모두 학원으로 보내잔 이야긴지...
너무도 현실성이 떨어지는 래디컬한 비판으로 점철된 이 책은, 인간의 감성이 하나도 느껴지지 않는 통에 읽고 나서도 부아도 나지 않는다.

교육에는 메스를 댈 수 없다.
맹장조차 인체에 필요없는 부분이 아니라고들 하는데, 교육의 어디에 메스를 대겠다는 말인지...

교육은 학교의 문제도, 대학의 문제도, 교육부의 문제도 아니다.
한국 교육의 문제는, 국가 권력의 문제이고, 부를 가진 자들의 문제다.
한국 교육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청렴결백한 나'들이 모여서 되는 것은 아무 것도 없다.
학부모가 바뀌어야 한다든지, 학생들이 깨어나야 한다는 것은 모두 탁상공론이다.
정치에 철저하게 종속된 한국의 학교를 개혁하기 위해서는 정권을 바꾸어야 한다.
그것도 철저한 노동자의 정권으로.

무상 교육을 실시하고, 대학을 평준화하면 된다.
대학1년 다녀보고 수학능력 없는 놈은 잘라버리면 된다.
선진국은 다 그렇다. 초중고생은 교과 선생님이 자유롭게 가르친다.
나도 아이들에게 정말 좋은 작문 선생님, 독서 선생님이고 싶다.
그러나... 나는 언제나 언어영역 찍기 지도사...노릇을 벗어날 수 없다.
언어영역이 있는한, 나는 좋은 작문 선생님을 포기할수밖에 없다.
혼자서 언어영역을 접고 좋은 작문 선생님이 된다는 것은... 스스로를 괄호 밖으로 내치는 일이다.

한국의 학교에서 일어나는 일을 정상적인 잣대로 재서는 안 된다.
머리를 길러 주라고??? 그러면, 동네의 공부하기 싫어하는 아이들이 선지망을 한다.
그런 아이들이 모인 학교는 성적이 떨어지고, 더욱 학교는 개판이 된다.
지금 내가 근무하는 학교가 그렇다.
올해 머리카락 단속을 심하게 한다.
내년에 학부모들의 1지망이 부쩍 늘 예정이다.
이게 현실이다. 국가인권위원회는 학교에다가 뭐라고 하면 한 된다.
한소리 하려면, 교육부에다하든지, 학원 없애라고 해야 한다.

밤 12시 넘어까지 학원에서 잡혀있는 것보다,
머리카락 자르는 것이 더 인권을 침해하는 노릇이란 말인가?
회초리로 종아리 한대라도 때려서 가르치는 것이 그렇게 인권 침해란 말인가?

국가가 수능을 출제하는 이상, 대학의 서열화가 명백한 이상,
학교 교육의 정상화는 물건너간 노릇이다.

한국 교육의 현장에서 '공적' 개념이 사라진 적은 한 번도 없었다.
한국 교육의 과열(무지한 시대엔 교육열이라고 했다. 미친~)은 모두 개인의 영달을 위한 <사교육>일 뿐이었다. 고시를 패스하고, 의사 선상님이 되라는 <개인 교육> 말이다.
그러니 학교 교문에 서울대 00명 합격 플래카드가 붙어도 말이 되는 거다.
공교육은 없었는데... 뭐가 무너진다는 건지, 난 도통 모르겠다.

아하, 한국 교육에서 '공적 개념'이 있던 적이 있었다.
교련 사열하던 시절, 철저히 국가에 복속된 '공공의 노예'가 되어 교복 후크 하나 풀지 못하고 다니던 시절엔 '반공방첩, 간첩신고'등의 모토를 보며 등하교할 때, 우리는 <개인>을 부정당한 <공인>이었다. 우리는 민족 중흥의 역사적 사명을 띠고 이땅에 태어날 정도로 <공인>이었다니깐.

그렇지만, 세계 민주 시민으로서의 역할을 강조하여야 하는,
시쳇말로, '다중 지성'을 가지고 '제국'에 맞서야 하는 제3세계 시민을 길러내야 하는 공적 기능은 애초에 이 나라의 학교에는 주어진 적이 없었다는 이야기다.

전교조는 노동운동을 하고 있다고 했다. 옳다. 전교조는 교육운동을 하지 못했다.
그러면... 전교조가 어떻게 교육운동을 하란 말인가.
조합원더러, 모두 교과서를 버리고, 수능을 등지고 좋은 선생님, 훌륭한 선생님이 되라는 이야길까?

간혹은 나도 수업 시간에 많은 자료를 편집해서 나눠주는 훌륭한 선생님이 되고 싶은 욕망이 불현듯 일기도 한다.
그, 러, 나, 현실로 돌아와 보면...
독일의 '문학'선생은 2,30년을 문학만 가르치지만...
나는 올해는 국어, 작년엔 독서, 그전엔 문학, 그전엔 화법, 국어 생활...
학교 옮기면 과목도 또 바뀌고...
자료를 만드는 일은 어불성설이다. 수업 18시간에 특활 2시간, 보충수업 7시간... 특강까지... 야간 자율학습 밤 10시까지... 놀토도 없고, 개교기념일도 없다...

거기다가 나는 날마다 교무업무시스템이란 정보시스템에 접속해서 생활기록부, 출결 등을 입력해야 하고, 애들 상담해야 하고... 대학도 점지해 줘야 하고...

그런데, 나는 국어과에 소속되어 있지 않고 연구부 소속이라서 맨날 <학습기술>을 활용한 학력 신장을 <연구>하고 있다. 미치겠다.

나도 제대로 교육을 하고 싶지만, 그저 비판만 하기엔 너무도 갈 길이 멀다.
학교에서 반장 선거하는데 제한을 두지 말자는 투쟁, 그 작은 거 하나도 20년 끌었다.
아직도 50% 이하는 반장 못하는 학교도 수두룩하다.

영국의 책,
1. 상상하라, 탐구하라, 즐기라
2. 전달하라, 설명하라, 기술하라
3. 설득하라, 논증하라, 충고하라
4. 분석하라, 검토하라, 논평하라
5. 계획하라, 초안을잡아라, 제시하라
6. 종합, 단어장...

이런 단원 구성의 책으로 내 맘대로 수업하다가는... 교원평가 왕따 1순위다.
간혹 그런 독한 선생도 있지만, 그건 교육이 아니다.
아이들과 교감하지 못하는 것은, 어떤 옳은 것도 교육이 아니라고 나는 믿는다.
아이들과 교감하는 것은, 조금 이상해도 교육일 수도 있는 것이다. 죽은 시인의 사회처럼...

잘못된 점을 냉철하게 비판할 때는, 애정을 가득 담아서 해야하는 법이다.
이 책의 저자는 그점이 부족하다.
그래서 별 두개도 많이 준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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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글샘님의 글을 보고 든 단상
    from 드팀전 2008-10-27 13:45 
    개인적으로 블로그를 하면서 가장 자주 뵈었던 분이 글샘님이다. 보신분들은 이미 알겠지만 글샘님은 넉넉한 미소에, 불꽃 같은 마음을 가지신 분이다. '외유내강' 을 말한다면 그와 유사한 이미지를 갖고 계시다. 더욱이 매일이라는 전쟁이라는 교육 현장에서 수많은  모순들과 부딪치시며 조금 더 나은 세상을 위해 본인과 아이들에게 길을 열어주고 계신분이다. 먼길을 마다 않고 서울에서 하는 촛불 집회에도 가시고, 개인적 손해를 감내하며 연가투
 
 
 
입시명문 사립 정글고등학교 1
김규삼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0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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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웹툰으로 상당히 인기를 얻고 있는 정글고등학교.

사립학교인데, 이사장이 돈밖에 모르고,
아이들은 평범하게 공부에 목매고, 이성에 대한 관심도 보이고,
교사들은 그야말로 엽기투성이고...

가만 생각해 보면,
대부분의 학교가 그런 거 아닌가 싶어 끔찍하다.
논리적으로 옳지 않고,
철학적으로 근거없는 일들이 멀쩡하게 일어나는 곳. 고등학교.

예전보다 많이 나아졌다곤 하지만... 아직도 그곳은 모순투성이다.

인터넷으로 보는 것이 더 시원시원하지만,
찔끔거리고 나오는 웹툰의 속성상, 책으로 보는 일도 재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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