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대 밑 그림 여행 - 마음이 자라는 미술그림책
권재원 글.그림 / 창비 / 200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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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방관을 좋아하는 그림이란 꼬마가 어딘가에서 나타난 소방차와 침대 밑으로 들어갔는데,
그때부터 그림에 얽힌 판타지가 펼쳐졌다. 

샤갈의 사람들이 떠다니기도 하고,
고흐의 강한 터치가 휘감기기도 하며,
로댕의 생각하는 사람과 대화를 나누기도 한다.
윤두서 자화상의 털 속에서 길을 잃기도 하고,
뭉크의 절규 앞에서 혼란을 겪기도 하며,
미로같이 알 수 없는 미로의 그림도 만나고
마티스의 춤에도 동참한다. 

명화를 새로운 터치의 그림으로 재창조한 만화 형식인데,
그림이라는 꼬마 소방관의 발자취를 따라가다보면 자연스레 그림 속으로 걸어가게 도와준다. 

그림이 깔끔하며, 특징적인 부분들을 집중하여 그린 것도 멋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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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꾸는섬 2010-02-11 22: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너무 궁금하네요. 담아가요.^^
 
한눈에 반한 서양미술관 - 르네상스에서 20세기 미술까지 한눈에 반한 미술관
장세현 지음 / 거인 / 200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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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의 역사를 가장 간단하게 정리하면 이런 책이 될 것이다. 

그리고 가장 대표적인 명화들을 싣는다면 이런 책이 될 것이다. 

설명들도 간결하면서 재미있게 붙어있는데, 지나치게 서지적인 지식만 나열한 것이 아니라
그림을 이해하기 쉽게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다. 

그래서 미술에 대한 지식이 없는 초등학생 수준이라도 충분히 읽어낼 수 있는 좋은 책이다. 

조금, 아쉽다면... 오주석 선생처럼 세부를 확대하여 설명해주는 자상함이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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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한도 - 천 년의 믿음, 그림으로 태어나다 키워드 한국문화 1
박철상 지음 / 문학동네 / 201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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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하면 보는 것으로 여기기 쉽지만,
문인화는 다만 보고 감상하는 것에 머물 수 없다.
문인화에는 그려진 것보다, 거기 담긴 뜻을 새기는 작업이 더 중요한 것이기 때문인데,
추사의 세한도도 얼핏 보아서는 붓솜씨가 세밀하지 못한 사람의 그림처럼 보일 뿐이지만,
김정희의 삶과 그 그림이 탄생한 배경에 얽힌 이야기들을 읽고 보면 그 그림이 다시 보인다. 

유홍준이 인용했던 말처럼 '사랑해서 알게 된 것은, 전과 같지 않은 법'인가.
오주석이 단원을 숭배하여 김홍도를 펴냈듯, 유홍준도 추사를 흠모하여 완당평전 3권을 펼쳤다. 

키워드 한국 문화 시리즈의 1권인 '세한도'는 전체적으로 응집력이 약해 보인다.
세한도 세부를 읽어나가기에는 작가의 필력이 독자를 감싸고 이끄는 힘이 다루는 자료의 양에 억눌린 형세다. 
좀 욕심을 낸다면, 큐레이터 입장에서 세한도 세부에 대한 설명을 '오주석 선생님'마냥 읊어 주는 일이 선행되었다면 얼마나 좋았으랴, 싶었다.
그래서 그림은 이렇고, 글씨는 이렇고, 도서(인장)는 이렇다는 것을 대략적으로 설명한 연후에,
다시 장을 나누어서 추사가 귀양간 상황이 이렇고, 거기서 이상적과 교류한 내용은 이러하며, 나무에 얽힌 이야기와 글귀, 도서에 대한 이야기로 풀려 나갔으면 좀더 타이트하게 글맛을 살릴 수 있었을 것이다. 

이 책을 다 읽고 좀 난삽한 맛을 차마 떨구지 못하여, 유홍준의 완당평전을 열어 보니 열 장 남짓한 공간에 이 책에서 다룬 내용의 요약편이 쫄깃하게 들어 있는 것이 아닌가.
아, 이 책을 읽기 전에, 완당평전 1권의 393쪽. 세한도 제작 과정 이하를 섭렵한 다음에 읽는다면 훨씬 체계가 잡힌 독서를 했을 것을... 거꾸로 읽은 아쉬움을 감출 수 없었다. 

143쪽의 오송도와 관련된 나무 그림 부분과, 장무상망(오래도록 서로 잊지 말자)에 대한 설명 등은 이 책에서 자세히 다루어 도움이 되는 부분이기도 하다. 

논어의 자한 편에 나오는 세한연후지 송백지후조 歲寒然後知 松柏之後凋 날씨가 추워지고서야 송백이 시들지 않음을 안다는 유명한 구절에서 '세한도'의 풍조가 나왔다고 한다.
작금의 철새들의 정치판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이런 선비 정신의 성성한 서릿발같은 결기가 아쉽기 그지없다. 

설명을 듣고서야 다시 보게 되는 글귀의 마지막 구절이 비부 悲夫! 슬프구나! 이다.
이 그림의 모든 감정이 이 두 글자에 가득 담긴 듯이 보였다. 비부!  

그림과 글씨에서 문자향, 서권기를 강조했던 추사의 정신 세계가 과연 세한도에는 적실하게 그려있다. 문자를 쓴 자리에선 향이 느껴지고, 책을 읽은 선비의 결기가 느껴져야 한다는 그 말은, 날씨가 추워지고서야 송백의 시들지 않음을 깨닫는다는 글귀와 삶이 하나로 어울리는 풍경인 듯  보인다. 

우선이 김추사 선생이 그린 세한도에 보인 것은,
우선을 격려하고 겸하여 추사 자신이 스스로를 가다듬어 장차 세상을 떠나 숨어 살아도 비관하지 않는 심회를 보인 것으로 추사옹의 높은 절개를 우러러본다.(양호 장악진) 

우선이 청나라 학자 16인의 찬을 받은 글 중 한 구절이다. 

세한도가 어찌하여 살아남게 되었는지를 읽고 나면, 다시금 마음이 허허로워진다. 인생 일장춘몽인 것이다. 세한도가 거기 남아 있음도 잠시잠깐의 일일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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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바람 2010-02-04 09: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비부! 마치 파도야 어쩌란 말이냐의 느낌이네요.

글샘 2010-02-04 23:48   좋아요 0 | URL
저는 비부,를 읽으면서
비루하고 부박한 인생에 대해 생각했습니다. 발음이 왠지 그래요. ^^
 
쿠바에 가면 쿠바가 된다 - 진동선의 포토에세이
진동선 지음 / 비온후 / 200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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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동선의 사진에는 쿠바가 있다.
여느 작가들의 사진 속에 쿠바 사람들, 쿠바 건물들, 쿠바에서 찍은 온갖 사적지들에 대한 사진이 가득하다면, 진동선의 사진 속에 있는 쿠바는 길이고, 하늘이고, 바다였다. 

길과 하늘과 바다 모퉁이에 인간들이 지나가고 앉아있고 사랑을 나누고 그랬다. 

그 쿠바의 옆에서 지진이 일어나 난리도 아니다.
아이티 사람들은 쿠바 사람들과 똑같이 생겼다.
쿠바는 가난하지만 미국의 손아귀에서 벗어났지만, 아이티는 미국의 손아귀에서 놀아난 독재정부가 장악하고 있었던 모양이다. 한 마디로 엉망이다. 

쿠바에 가고, 쿠바를 사랑했던 헤밍웨이 기념관을 방문한다. 

사진은 거짓을 말하지 않는다.
쿠바는 가난했고,
사진 속 사람들은 행복한 표정을 짓기도 했지만,
영화 속처럼 환상적인 음악도 춤도 있을리 없었다. 

진동선의 에세이는 그저 거기서 느낀 생각들이다.
철저하게 한국인으로서 느낀 생각들.
그 생각들에서 쿠바인들의 냄새를 맡을 수는 없는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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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란드 디자인 산책>을 리뷰해주세요.
핀란드 디자인 산책 디자인 산책 시리즈 1
안애경 지음 / 나무수 / 200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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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이야 내가 상세히 아는 분야는 아니지만,
핀란드의 디자인을 읽으면서... 공공분야의 디자인에 세심한 관심을 기울이는, 사람을 위한 환경을 볼 수 있어서 좋았다. 

한국에서 이런 디자인 정신이 꽃피기를 기다리는 것이야 백년하청일지 몰라도,
핀란드에서라도 이런 정신을 볼 수 있다는 것은 기쁜 일이다.
인간이란 종이 조금이라도 사랑스럽게 보이려면... 이런 디자인들이 널리 퍼져야 할 것이다. 

시립극장 앞마당에서 산책을 즐기면서 바라본 얼음덩이 같은 조명은, 차가운 북유럽의 나라의 이미지를 있는 그대로 투영해준다. 아름답다. 

무엇보다 어린이를 위한 놀이기구 디자인에 감탄했다.
어느 아파트, 학교엘 가나 똑같은 색상과 똑같은 놀이기구가 붙박이로 둘러선 한국의 학교 건축가들 머릿속엔... 군대 연병장밖에 든 게 없어 보이는데,
다양한 색상, 다양한 형태, 다양한 굴곡 안에는 '안전'이 돋보인다.
다치지 않을까 걱정스레 위험한 부분을 찾는 내 눈이 어리석다. 그들이 부럽다. 

183쪽에 놓인 겸손한 십자가...
십자가를 굳이 찾지 않으면 십자가가 보이지 않는다.
가증스럽게 벌겋게 시내 야경을 물들이는 조선의 십자가에 비하면 너무도 평화롭다. 

일요일 교회 옆에는 주정차 단속도 안하겠다는 안하무인 국가가 하나 있는데...
참 비교하기 부끄럽다.
단일 건물 안에 교회가 많기로 기네스북에 올랐다는 조선 천지 어디에 저런 겸손한 하느님 한 분 계실지...  

남을 통해서 나를 돌아보는 일은 씁쓸하고 힘겹다.
나와 비슷한 남이 아니라 훨씬 앞서다는 남과 나를 비교하는 일은... 더욱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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