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그림이다 - 동서양 미술의 완전한 만남
손철주.이주은 지음 / 이봄 / 201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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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철주와 이주은이 그림을 두고 이야기를 주고 받는다. 

세대 차이가 나고,
전공이 동서양화로 다르고,
감성이 다른 두 사람의 글을 오가며 읽는 일은 마치 연인의 편지를 엿보는 듯한 설렘을 주는 듯 하다.
글의 어디에도 쓴 사람의 이름이 없어서,
어디가 다를까를 찾았다. 색깔이 달랐다.
손철주는 초록으로, 이주은은 보라로... 

자고 나면 날마다 빈 화폭과 마주서는 자들은 고통 속에서 복되다.
빈 화폭은 귀순하지 않은 자유의 황무지이다.
그 화폭은 인간의 세상 속에 펼쳐져 있지만,
이 세상에 속하지 않는다.
빈 화폭은 아직 경험되지 않은 낯선 공간이고 태어나지 않은 의미의 잠재태이다. 

그 잠재태의 공간이 인간을 손짓해 부른다.
빈 화폭은 그 안에,
살아있는 인간의 흔적을 담아서 이 세상과는 다른 곳으로 가려고 한다.
빈 화폭은 의미나 빛이 발생하기 이전의 우주 공간을 유동한다.
화가가 붓을 들어서 그 화폭에 맨처음 붓질을 할 때,
화폭은 인식 가능한 인간의 영역으로 돌연 바뀌는 것인데,
그 자유의 공간에서 인간은 부재하던 것들을 불러들이고 일으켜 세울 수 있다.(김훈의 서문에서) 

김훈의 서문도 멋지다.
그림이 화가와 맺는 관계를 '복됨'과 '고통'의 역설법으로 표현하면서,
빈 화폭이 그림이 되는 '텍스트성'을 부재에서 존재로, 우주 공간에서 인간의 영역으로 확장시키는 표현이 멋있다. 

손철주의 말맛은 이미 정평이 난 바이고, 이주은의 삶의 이야기들은 아기자기하다.
아직 글맛이 제대로 그림을 품고있지 않지만, 손철주의 리드에 이주은은 성실하게 화답하고 있다. 

'그리다'는 움직씨이고 '그립다'는 그림씨입니다.
'묘사하다'와 '갈망하다'라는 뜻을 가진 단어이지요.
묘사하면 그림이 되고 갈망하면 그리움이 됩니다.
종이에 그리면 그림이고, 마음에 그리면 그리움이다. 

그리움은 어디서 옵니까. 아무래도 부재와 결핍이 그리움을 낳겠지요.
없어서 애타고 모자라서 안타까운 심정이 그리움입니다.
그리워서 그림을 그린다면 그림은 부재와 결핍을 채우려는 몸부림일 테지요. 

보는 이도 그립디는 마찬가지입니다. 서로 그립습니다.
그래서 공감합니다. 공감은 그린 이와 보는 이의 욕구가 겹칠 때 일어나는 작용이겠지요.(손철주 프롤로그)

 허구헌날 '색즉시공'의 세상에 붓질을 하는 화가를 이해하기 위해서 손철주는 이야기를 시작한다. 

우리가 음미하고 싶은 것은
배가 부르지 않아도 '지금 이 순간'을 풍부하게 해주는, 그래서 다 먹고 난 뒤에도 혀로 입맛을 다시게 되는 그런 맛.
그림도 그렇게 볼 수 있으면 좋겠어요.
신선하고 순결한 과일로 술을 만들어 건조한 우리의 일상에 촉촉함을 선사했던 바쿠스의 포도주처럼...(이주은 프롤로그) 

이주은은 건조한 삶에 바쿠스의 포도주를 받아들이는 마음으로 글을 쓰겠다고 한다. 

글을 읽으면서 두 저자와 나와 셋이서 포도주를 흠뻑 마신다면 어떨지를 생각해 보았다.
나의 '소울 푸드'는 '소주'이지만, 이주은이 포도주 이야길해서 주종은 불문하고 따르기로 했다.
나는 포도주를 음미하지 않고 훌쩍훌쩍 마시고 앉았는데,
손철주 선생이 능청스러우면서도 청승맞은 그림 이야기를 시작하면서 대작을 한다.
옆자리의 이주은 선생은 마른 몸매 그대로 술도 깨작거리면서 잔만 들었다 놨다 시늉만 하다가 손선생 이야기에 간혹 끼어들곤 한다.
알지도 못하는 푼수에 이런저런 주워들은 이야기를 떠들어 대는 나를 보면서 손 선생은 장단을 맞춰 준다.
둘이서 마시는 술에 그림 이야기는 점점 깊어가지만, 이 선생은 말똥말똥 우리를 보다가 홀짝대다가 시계를 보다가 한다.  

그런가 하면 이야기의 시작은 엄숙했다.
와이어스의 '결혼'을 이야기하면서 '앙드레 고르'의 '세상은 텅 비었고, 나는 더 살지 않으려네.'가 등장했으니 말이다.(D에게 보낸 편지) 
거기 덧대 손 선생이 술잔을 기울이며 한 소리가 이인상의 와운이다. 병약한 이인상은 네 자식이 모두 참척을 당하고 아내도 먼저 죽는다. 그 이야기를 하면서 술잔은 하염없이 기울어진다. 

나이 불문, 자리 불문하고 남녀가 어울렸을 때는 러브 스토리가 또 술안주라.
목마른 그리움을 이야기하는 손 선생이 '서생과 처녀'의 애절함을 시조에 얹어 노래한다.
사람이 사람 그려 사람 하나 죽게 되니/ 사람이 사람이면 설마 사람 죽게 하랴/ 사람아 사람 살려라, 사람 우선 살고 보자. 

이 선생은 일본의 분분한 낙화 그림과 더불어 그리스 신화의 데모폰 이야기를 뒤섞었지.
오랜 전쟁을 마치고 집으로 가던 데모폰은 필리스와 사랑에 빠지지만 집으로 갔고, 기다리다 지친 필리스가 고통과 절망감에 스스로 목숨을 끊은 자리에 피어난 아름드리 아몬드 나무, 그 나무를 끌어안고 '미안해, 미안해'하며 입을 맞추자 울음을 터뜨리듯, 봇물 터지듯 아몬드 나무에서 꽃잎에 돋아나는 반고호의 '아몬드 나무' 이야기까지, 

와이어스의 '비상'을 들면서 이 선생은 성공했을 때의 성취감에 대해 이야기하자,
이 선생처럼 공부 잘한 사람은 모른다며 손선생은 조선의 풍류로 넘어간다.
풍류 하면 주류 불문, 안주 불문, 원근 불문... 술이 빠질쏘냐.
오늘도 좋은 날이 이곳도 좋은 곳이/ 좋은 날 좋은 곳에 좋은 사람 만나 이셔/ 좋은 술 좋은 안주에 좋이 놂이 좋아라.
이렇게 시조로 주흥을 돋우는 거다. 

술에 불콰하니 취하면 늘 나오는 손 선생의 버릇은 능호관 이인상 얘기다.
절벽에 바싹 붙어 앉아 세상을 내려다보는 교목 아래 늙은이.
벼슬을 매양하랴 옛 산에 돌아오니/ 구릉에 솔바람 더러운 내입 다 씻었다/ 솔바람아, 세상 기별 오거든 불어 도로 보내라
손 선생과 마시는 한 잔은 칼칼하다. 

포도주 홀짝이던 이 선생도 삘 받았다. 시조는 없고 퀸의 보헤미안 랩소디 한 구절~
Is this the real, is this just fantasy? 이거 장주여, 나비여? 킬킬대며 멋지다고 건배 한 잔! 
Mama~ just killed a man... mama, life had just begun, but now I've gone and thrown it all away. 사고치고 나니 삶이 뭔지 고민 되네... ㅍㅎㅎ 역시 어른이 되긴 어렵죠?
내가 누구인지 깨닫는 일은 역시 한 잔 마시고야 들이닥칠지도... ㅋ 만취 담날 깨어나는 게 장주의 꿈 같을라나 ㅎㅎ
풀린 눈에 보여주는 조지 베레스포드의 '버지니아 울프'는 왠지 삶을 슬프게 느껴지게 한다.
이건, 술의 힘인지, 예술의 힘인지...  

나랑 띠동갑 손 선생과 나보다 세 살 아래 이 선생과 나이 이야기로 접어드니,
늙었다 물러가자 마음과 의논하니/ 이 임 바리고 어드러로 가잔 말고/ 마음아 너란 있거라 몸만 먼저 가리라
하면서 손 선생 또 늙은 티를 낸다. ㅋ 
윤두서의 바위에 기대 달을 보는 노인 그림 이야기는 곧장 이백의 '월하 독작'을 떠올린다. 

이 선생은 프라고나르의 '사랑의 샘물'에 얽힌 이야길 한다.
이 샘물을 맛보면 갈증이 해소되는 게 아니라 아무리 마셔도 채워지지 않는다.
해갈되지 않는 목마름만큼 고통스런 게 있을까. 나이 먹을수록 갈증은 더해지는 모양이다. 

행복을 이야기하다가 김득신의 성하 직리를 보여준다.
시골집 낡은 질동이보고 비웃지 마소/ 거기에 술 거르며 아들손자 다 길렀네
은주전자에 술 따를 때 부럽겠지만/ 취한 뒤 대 뿌리에 자빠지기는 마찬가지. ㅋㅋ
음주 예찬을 떠드는 우리를 흘겨보면서 이 선생은 '빵 굽는 사람'의 고소한 행복을 이야기한다.
'예'에서 느껴지는 순종적 질서와 '기타 연주자'에서 보이는 자유로운 외로움 사이 어디엔가에 행복은 줄타고 있을는지...
아슴한 이 선생 금세 울 거 같다. ^^ 

손 샘은 술 좀 되더니 드디어 음양산수도 얘기를 꺼낸다. 삐뚤어져 보자는 거삼? ㅋ
좋은 술 마시고 은근히 취한 뒤/ 예쁜 꽃 보러 가노라, 반쯤 피었을 때
아이, 손샘, 옆에 이 선생 앉았구만...
대쾌도와 유곽쟁웅 얘기하면서 술 좀 깹시다.
술깨는 데는 남들 쌈 구경이 제일이라. ㅎㅎ 

일탈에 대해서 이 선생, 소심하긴 ㅋㅋ 무작정 물가에 철퍽 주저앉는 작은 일탈에도
옷이 젖으면 어쩌지, 속옷이 젖으면 어쩌지 걱정부터 앞서는 사람에게는
차라리 속수무책이란 네 글자가 해답이 될 수도 있다고요?
아이고, 이선생... 완전 범생이같은 이야기고만 ㅎㅎ (손 샘, 2차는 아무래도 우리 둘이 가야겠어 ㅋㅋ) 

취미, 취향 이야기에도 손 샘, 계속 음란하긴...
어느 해 선녀가 한쪽 젖가슴을 잃었는데/ 어쩌다 오늘 문방구점에 떨어졌네
나이 어린 서생들이 서로 다투어 어루만지니/ 부끄러움 참지 못해 눈물만 주룩주룩(무릎 연적)
무릎이 아니었구만... 헤헤... 어이, 보쇼, 이 선생 얼굴 빨개졌구만 ㅎㅎ, 뭐? 포도주 땜이라고 ㅎㅎㅎ 

이런, 이 선생.. 취미가 만화 그리기였다굽쇼? 우아하긴...
근데, 아, 손 선생... 점입가경이올시다.
금준에 주적성과 옥녀 해군성이/ 차양성지중에 어느 소리 더욱 좋으리/ 아마도 월침삼경에 해군성인가 하노라
아, 금잔 술따르는 소리와 미녀의 고름푸는 소리가 뭐가 좋냐구요... 달빛 비치는 한밤중 치마 고름 푸는 소리라니...
야해, 야해... 상상력이... ㅎㅎ 봐요, 이선생 뾰루퉁 해졌다구요. 책임져!!  

근데, 손 선생, 이제 아무도 못 말리겠구랴. 에라, 나도 모르겠다.
임제와 한우 나왔으면 갈데까지 간 거요. 이제 곧 종점이외다.
북천이 맑다커늘 우장 없이 길을 나니/ 산에는 눈이 오고 들에는 찬 비 온다/ 오늘은 찬 비 맞았으니 얼어잘까 하노라(임)
어이 얼어자리 무슨 일 얼어 자리/ 원앙침 비취금을 어디 두고 얼어 자리/ 오늘은 찬 비 맞았으니 녹아 잘까 하노라(한) 

ㅋㅋ 질펀한 사랑 이야기 했더니 이 선생도 끌고 나온 게,
봐요, 소녀 취향이라니까는... 큐피드와 돈 후앙 정도라니깐...  

술 취하여 엄마 이야기가 나왔는데,
손 선생, 엄마 이야긴 냅두고, 할애비 손 잡은 허난설헌의 그림 얘길세.
이제 손자 귀여울 나이신가 ㅎㅎ
엥, 근데 웬 땡중 그림? 이를 잡는 데 왜 엄지와 검지가 아니라 검지와 중지?
아, 미물에 대한 사랑이라굽쇼? 헐, 술 다 깨는 한 소식을 듣는구랴. 

이 선생, 역시 엄마는 엄마군요. 부엌에 있는 여인이란 안나 안처의 그림은 환한 등불 같아요.
그리고 귀스타브 카유보트의 '오르막길'은 영락없는 이 선생 만화 취향이라니까요. ㅎㅎ 놀려서 미안. 

자, 이제 오늘은 이걸로 마치고, 손 샘, 우리끼리 2차로 간단하게 맥주 한 잔! 

에이, 손 샘, 2차왔는데 개구리와 달팽이 그림 한 장이라니요.
흐리멍텅한 정신과 풀어질대로 풀어진 육신을 만든 이유는 바로 이거죠.
딱 하나, 세상을 복잡하게 볼 필요 없다는 거.
삼세제불 일구탄이라뇨.
전생 금생 내생의 부처들을 한입에 삼킨 개구리라니...
아무리 뜻이 중요하다지만,
인생에서 허접한 것들은 줄이고 줄여서 '감필'해야 한다지만,
부처를 다 삼켜버린 당신, 이제 집에 갈 시간이우. 

손샘, 저기 택시 옵니다. 빠이빠이, 끅~ . 

 

'한국간행물윤리위원회 파워북로거 지원 사업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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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철나무꾼 2011-11-15 16: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이 책, 김훈과 손철주만 골라 편식하듯 읽었어요.
이주은은 뭐랄까...
자기가 가진 음식의 본맛도 제대로 전달하지 못하고, 상대의 음식도 깨작깨작하는 느낌이었어요.
영혼을 나눈다는 닭고기 수프가 되더라도 이주은과는 같이 하고 싶지 않더라구요~ㅠ.ㅠ

서울은 쫌 추워요.
이 리뷰 읽으니, 이따 저녁에 뜨듯한 국물에 소주 한잔 해야겠어요~^^

마녀고양이 2011-11-15 23:44   좋아요 0 | URL
또 술마시게? 음, Y양 술꾼되려구 그러시나? 홍홍.

글샘 2011-11-16 09:32   좋아요 0 | URL
남쪽 지방은 덜 춥답니다. ^^
저는 아직도 어제 마신 술이 덜 깨서 해롱거리고 있어요. ㅠㅜ
아, 뜨끈한 국물 생각납니다.
이주은은 뭐랄까... 쫌 그렇죠. ㅎㅎ

마녀고양이 2011-11-15 23: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글샘님, 이런 페이퍼는 곤란하단 말이예요!
제가 요즘 술을 멀리하는데다, 술을 그다지 많이 마시지 못 하기 때문에
이렇게 술 한잔이 너무나 그러워지는 페이퍼, 이런거 정말 슬프단 말이예요!

거기다, 서울에서 일산까지, 또는 누구를 만나더라도 요즘 택시비가 얼만줄 아세요! 흑흑.

글샘 2011-11-16 09:34   좋아요 0 | URL
저도 왜 이런 음주 페이퍼를 썼는지 모릅니다만,
손 선생님 글이 그렇더라구요. 술 마시고 수다떠는 것처럼요. ㅎㅎ
술 마시면 택시비 따윈 걱정하지 않는 대인이 되죠.
 
그림에, 마음을 놓다 - 다정하게 안아주는 심리치유에세이
이주은 지음 / 앨리스 / 200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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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이 책은 이주은의 심리 치유 에세이 2권의 한 권이다.
다른 한 권은 '당신도 그림처럼'이라는 제목이다. 

화폭에 그리면 그림이 되지만, 마음에 그리면 그리움이 된다는 말이 있다.
(김제동이나 강호동이 이런 말 잘 하는데... 가끔 그의 이런 말이 그립다.) 

그림과 그리움은 모두 '그리다'라는 동사에서 나온 명사형으로 볼 수도 있겠는데,
이주은의 심리 치유 에세이라는 제목으로 이 책에 실린 그림들은 외롭다.
심리 치유란, 아픈 사람에게 '나도 아프다'는 말을 해줄 수 있는 자만이 들려주고 들어줄 수 있는 것이란 증명이기도 한 듯이...  

이주은의 글은 좀 바삭거리는 촉감이 든다.
심리 치유라는 제목에 어울리는 글을 썼다면, 조금 더 촉촉한 글이었어도 좋았을 거란 생각도 드는데,
자신의 경험이 녹아들기보다는 그림과 억지로 연관을 지은 듯한 느낌도 드는 경우도 있다. 

그렇지만 그림을 전공한 사람들이, 또는 그림을 많이 보아온 사람들이,
남들보다 먼저 본 그림들을 이런저런 이야기와 섞어 내놓는 책을 읽는 일은 행복하다.
이 책에 나오는 그림들에 '마음을 놓'아버리는, 한자로 쓴다면 '방심'하고 그림에 온 마음을 줘버리는 경험을 하기엔,
그림이 좀 작다. 

그림은 일단 좀 크고 봐야하는 것 아닐까?
아니면, 설명을 덧붙이는 부분은 확대한 부분도를 곁들여 주는 친절함 정도는 기대함직 한데... 

  

메리 카사트의 '목욕'은 말 그대로 백마디 말보다 위로가 될 수 있는 그림이기도 하다.
통통한 아이의 발을 씻겨주는 어머니의 마음이 잘 느껴지기 때문에
좀 결핍을 경험한 인생이라도,
이런 그림을 통해 치유에 가까이 갈 수도 있을 것 같다.

 

앙리 루소의 '잠든 집시'도 내가 좋아하는 그림이다.
집시의 삶을 다양한 색채의 줄무늬로 형상화했다.
꼭 잡은 지팡이와 악기가 집시의 삶을 위로해준다. 

거기다 세상의 왕 사자가 푸른 우주를 배경으로 집시의 삶에 주는 위안은
생명력이 넘치는 삶을 충전하는 잠을 선사하고 있는 듯 하다. 

마음의 감기라고 일컬어지는 마음의 우울에 대하여,
어떤 치유의 방식도 정답일 수 없다. 

감기에는 편히 쉴 수 있는 공간과 여유, 마음의 안정이 필요하며,
외로움과 서글픔의 순간들을 이겨낼 수 있는 유쾌한 친구가 필요한 것인데,
하굣길,
어머니가 가져다준 우산이 없어 비를 맞을 때,
위안이 되는 것은 우산을 씌워주는 친구보다는 같이 비를 맞아주는 친구라는 이야기도 있다. 

나는 언제나 네 편이야! 이런 응원.
고단한 심리적 무게를 내려놓고 푹 쉬기엔 그림들이 다소 딱딱하다는 느낌을 받아 아쉬운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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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크pek0501 2011-11-16 17: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화폭에 그리면 그림이 되지만, 마음에 그리면 그리움이 된다는 말이 있다."
"위안이 되는 것은 우산을 씌워주는 친구보다는 같이 비를 맞아주는 친구라는 이야기도 있다."

이렇게 두 개 건졌어요. 맘에 드는 글귀에요. ^^이걸 노트에 써 놓을까요, 아니면 두뇌에 박아 놓을까요? '아, 나 머리 나빠서 써 놔야지'ㅋㅋ 잘 읽고 갑니다. 매일 책과 함께 행복하시길...

글샘 2011-11-17 10:57   좋아요 0 | URL
맘에 드는 글귀는 맘에 들여 두세요. ^^
저도 뭔가 기록하지 않으면 다 잊어버리고 만답니다.
책과 함께 행복하기엔 사는 게 바쁘지만, 틈틈이 읽는 재미도 쏠쏠하죠.
 
출발! 청소년 한국미술사
박갑영 지음 / 아트북스 / 201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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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사 교과서는 지나치게 잡다하고 유구하다. 그래서 재미보다는 공부가 힘겹다. 

선사시대부터 시작해서 고대시대에 지나치게 몰두한다.
그러자니 그 속에 담긴 다양한 생활상은 놓쳐버리기 십상인데... 

이 책에서는 선사시대부터 삼국, 신라, 고려, 조선 시대의 예술 작품들을 만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준다.
미술 교과서로 쓰기에도 손색이 없다.
중요한 작품들을 되도록 많이 실으려 노력했고,
시대적 배경도 꼼꼼하게 적으려고 한 편이다. 

그런데, 이 책을 처음부터 끝까지 통독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마치 꼼꼼한 역사책을 읽듯이 읽어 내야 하는데, 청소년들에게 과제로 던져주기에 적합한 책으로 보인다.
어떤 시대의 역사와 예술을 정리해 내기에 좋다는 이야기다. 

얼마 전 겸재 정선의 그림 이야기를 읽은 적이 있는데,
그 기억이 남아서 이 책에 담긴 겸재의 이야기가 귀에 쏙쏙 들어왔다.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은,
한국사의 시대 흐름이 바뀌는 구비마다 세계 미술사의 대표적 작품들을 함께 수록했다는 것이다.
한국의 역사는 세계 역사에서 고립되거나 중국 역사에 부속적인 느낌이 없지 않지만, 분명히 시대 정신이라는 것은 통하고 있었다는 생각이 드는 것이다. 
한국 미술사에서 만나는 레핀의 '볼가강의 배를 끄는 인부들' 같은 그림은 반갑다.

그림 돋보기라는 꼭지를 통해서 작품을 상세하게 감상할 수 있는 기회를 준 것은 훌륭하다.
그렇지만, 본문의 그림들은 책의 페이지 수를 염두에 둔 것이겠지만 지나치게 작은 경향이 있다.
또 설명에 비해 상세도가 좀더 들어갔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이런 아쉬움은 미술 책을 볼 때마다 드는 아쉬움이다.  

 

<박생광, 십장생>

그리고 천경자 박생광 등의 그림이나 현대 작가들의 작품이 좀더 소개되었더라면 하는 바람도 남았다.
이 책의 독자들은 이미 한국사 교과서를 통해서 '천전리 벽화'나 '산수 문전'은 들어본 일이 있었을 테고,
정선, 김홍도, 신윤복의 그림도 숱하게 봤을 터이지만,
현대 미술의 흐름을 만나는 일은 쉽지 않은 일일 터이니 말이다. 

한국사 교과서가 늘 조선후기까지가 대부분을 차지하고, 일제 강점기의 피해상 이후로는 용두사미 격이 되어버리듯,
이 책도 현대 화가들의 활동에 대한 소개가 간략하여 아쉬움을 남기지만,
학생들에게 역사 공부를 하는 한 방식으로 이렇게 미술 분야를 훑도록 하는 일도 흥미로운 일일 거란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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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그림 속 자연 - 정선의 진경산수화로 배우는 옛 그림 학교 3
최석조 지음 / 아트북스 / 201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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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화로 유명한 화가라면, 단원, 혜원, 겸재 정도일 것이다.
그들을 소재로 옛그림 학교 시리즈를 발행했는데, 참 멋진 시도라고 생각한다.
1. 김홍도의 풍속화로 배우는 옛 사람들의 삶
2. 신윤복의 풍속화로 배우는 옛 사람들의 풍류 
3. 정선의 산수화로 다시 보는 아름다운 우리 강산 
이렇게 세 권이다. 

정선의 산수화, 하면 인왕제색도, 금강전도 정도가 생각나는데,
정선의 그림은 <진경>산수로 유명하다. 

그렇다면 '진경'은 '실경(사실적인 경치)'와 어떻게 다른지...
설명하지 않은 채,
정선의 그림 이야기가 펼쳐진다. 

처음엔 그의 금강산 그림 이야기...
내가 좋아하는 방식으로 재미있는 세부를 확대하여 보여주면서 이야기를 하고 있다.
아이들에게 재미있게 이야기를 들려주는 듯하여 그림 읽어주는 선생님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서울 근교의 인왕산이나 한강을 그린 풍경화 역시 절색이다.
근골이 잘 살아있는 필법에 대한 설명도 시원시원하고,
점점이 담겨있는 세세한 관심도 자세하고,
여백에 가득 담긴 선인들의 삶에 대한 철학에 대한 해설도 넉넉하다. 

진경 산수란, 실경을 그리지만, 사실성만이 아니라 화가의 감정까지도 잘 살려 그린 그림이다.
그러니 내려보는 시점과 올려보는 시점이 뒤섞여 있어도 전혀 어색하지 않은 그림을 그려내는 것이다. 

박연 폭포 이야기, 관동8경 이야기 등으로 이끌려 다니는 동안,
어쩌면 화랑을 두어 시간은 돌다 온 것처럼 다리만 뻐근하지 않을 뿐, 마음이 벅차오름을 느끼게 하는 책이다. 

 

'한국간행물윤리위원회 파워북로거 지원 사업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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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 좌안의 피아노 공방
사드 카하트 지음, 정영목 옮김 / 뿌리와이파리 / 200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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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에 살게된 한 미국인이 아이들을 유치원에 데려다주고 오는 길에
'데포르주 피아노 : 공구, 부품'이란 가게 이름을 만나게 되고, 거기서 인연들을 만나게 된다. 

이 책은 '피아노'에 대한 이야기와,
'피아노'에 관한 '일'을 하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와,
그 피아노 공방에서 만난 '사람들의 삶'에 대한 이야기가 담긴 책이다. 

전문적인 음악 이야기도 아니지만, 상당한 수준의 음악 이야기가 포함되어 있고,
전문적인 악기 이야기도 아니지만, 깊은 수준까지 피아노에 대한 안목이 담겨 있고,
사람들의 관계가 주된 이야기도 아니지만, 뤼크, 요스, 마틸드, 파지올리 들을 통해서 삶의 멋과 맛에 대한 이야기를 듣게 해주는 것이 이 책의 미덕이다. 

악기를 수리하는 이야기를 통해서 악기를 사랑하는 마음을 다루고,
악기의 부품 이야기를 건너서 악기를 둘러싸고 벌어지는 사람들의 애정을 다루고,
사람들의 실수와 장인 정신을 넘어서 피아노란 악기가 가진 사랑스럽기 그지없는 모습을 다루는 이야기 책. 

이 책을 읽으면서 내내 다시 피아노 앞에 앉아 꼬이는 손가락 훈련을 반복하는 모습을 그려 보기도 했다.
피아노 음을 들으면서 내면의 복잡다단한 실타래들이 배배꼬이는 것을 스르르 풀던 시간들이 생각났기 때문이고,
날마다 피아노 앞에서 땀흘리던 시간들은 오롯이 내게 준 선물같았던 시간이었음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올 가을쯤엔 아파트 상가에 딸린 피아노 학원에라도 한번 들러볼 마음을 다시 불러준 책이다. 

   
  단어만으로 이루어진 책이란 게 없듯이,
음표만으로 이루어진 음악도 없지.
우리는 사물이 모호하다는 사실을 받아들여야 하네.(288)
 
   

피아노 전문가들에게 주어지는 마스터클래스를 통해서 인생에 대한 교훈의 근본을 듣는 일도 즐겁고,  

   
  "나중에 내 몸도 이렇게 해 주면 좋겠습니다. 다른 사람들을 위한 공간을 남겨주어야 하니까요."(212)   
   

뤼크는 수리할 수 없는 피아노를 태우면서 이렇게 말한다.
가볍게 말하는 속에서 결코 가볍지 않은 생각을 읽을 수 있다. 

이 책의 주인공이나 마찬가지인 뤼크의 인간성은 말할 나위없지만,
술주정뱅이 조율사 요스 역시 사랑할 수밖에 없는 매력덩어리다. 

   
  그는 매력적으로 웃더니 층계를 내려갔다.
나는 그가 발을 질질 끌며 마당을 걸어가는 모습을 창문에서 바라보았다.
그는 라일락 가지 하나를 잡아당기더니 끝에 수북하게 달린 꽃더미에 코를 박았다.(191) 
 
   

조율이란 물리적으로 완벽에 가까운 일을 하면서도 요스의 영혼은 세상에서 자유분방하게 놓여 난다.
그러기 위해 술을 마시기도 하지만, 굳이 얽매이지 않는다.
그러나 기계로도 정확히 제시하기 어려운 조율의 미학을, 특히 고음에서는 인간의 귀가 캐치하지 못하는 부분까지 찾아내서 좀더 높은 음으로 맞춰야 한다는 것까지 고려하는 몸의 구조를 가진 사람이어서 오히려 더욱 자유를 갈구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결국 이 모든 것이 의미하는 바는 조율이 항상 근사치라는 것이다.
조율은 두 가지 개념,
기계적으로 정확한 것과 음악적으로 매력적인 것.
경험적인 것과 직관적인 것을 조화시키려는 시도다.
조율사가 이루려는 것은 무엇보다도 균형이다.
이론적인 음의 거슬리는 소리와 귀가 듣는 데 익숙한 기분 좋은 소리 사이의 평균이다.(193) 

어쩌면 가장 중요한 것인지도 모르지만,
늘 인간적인 영역이라는 것이 있다.
... 헤아릴 수 없이 많은 다른 변수들이 방정식에 들어와 좋은 조율사가 훌륭한 조율이란 평형상태를 이루는 방식을 결정한다.
이런 다양한 방식에 대한 뤼크의 설명,
"피아노를 조율하는 것은 요리와 비슷하지요. 저마다 자신의 요리법이 있거든요." (194)

 
   

좋은 책에선 늘 재미있게 배울 수 있다.
훌륭한 사람과의 대화는 유쾌한 법이라던 대문호의 이야기처럼,
훌륭한 독서는 결코 불쾌한 경험을 제공하지 않으면서도 힘을 불어 넣는 매력이 넘친다. 

이 책을 읽는 동안,
강력한 저음, 맑은 고음, 울림을 유지하는 엄청난 힘을 자랑한다는 '스타인 웨이'를 올라타고,
골드베르크 협주곡을 연주하는 행복한 장면을 몇 번이고 꿈꿀 기회를 얻었다.  

   
 

목공 전통은 중세부터 독일에 확고하게 자리잡았으며,
이 일을 하는 길드와 가족은 후손이 적당한 종류의 나무를 쓸 수 있다록 정기적으로 나무를 다시 심었다는 것이 뤼크의 설명이었다.
예를 들어 어떤 사람이 1520년에 조성한 숲에서 250년 뒤에 나무를 베어 쓰는 것도 드문 일이 아니었다.
이렇게 숲 하나를 베어낸 뒤에는 10~40년 동안 치유되도록 놓아두었다.
이렇게 해서 18세기 말에 지금 뤼크가 '이 작은 경이'라고 부르는 악기가 생겨나게 된 것이다.
뤼크는 어수선한 곳에서 툭 튀어나온, 피아노의 둥그스름한 가장자리를 가볍게 어루만지며
그 피아노가 '작은 경이'라고 말했다.
그 몸짓에는 깊은 존중심이 있었다.
애정이 느껴질 정도였다.
이 목공예의 걸작이 탄생하도록 길을 닦아준 일련의 노력이 대단하다고 생각하는 목소리였다... 

수백 년에 걸쳐 귀중한 목재를 생산해낼 나무를 심고 기르고 베는 인간의 작업 전체가
이제 지상에서 사라져버렸기 때문에 세상이 우리가 미처 생각지도 못한 방식으로 더 가난해졌다고 생각하는 듯 했다.(266)

 
   

어떤 분야에서 정통한다는 것은 이렇게 모든 일들을 연관지어 볼 줄 아는 혜안을 가지는 일이다.

다시 셰뵈크의 마스터클래스로 돌아가서, 

   
  셰뵈크는 옆에 있는 젊은 피아니스트에게 완전히 정신을 집중했다.
그는 각 학생에게 일반적인 동시에 매우 개인적인 질문을 했다.
그는 이 음악가들의 삶에거 음악과 관련된 어떤 특정한 것을 끄집어내면서 그들 사이에 점차 신뢰의 유대가 형성되었다.
이렇게 비관습적인 방식으로 서두를 시작하는 더 섬세한 이유가 곧 드러났다.
그는 평생을 콘서트 아티스트로 보낸 사람이었기 때문에 이 순간 연주자가 얼마나 예민해지는지, 분명히 알고 있었다.
이 때 필요한 건 차분히 현실세계로 돌아오는 것이었다.
그의 방법은 천진할 정도로 소박했다.
눈앞의 음악 외의 것에 관해 천천히 질문을 하면서 학생의 기분을 조용히 가라앉히는 것이었다.
그는 거의 느낄 수 없을 정도로 천천히 음악으로 이야기를 돌렸으며,
대개의 경우 연주자의 해석에 어떤 형태로든 칭찬을 해 주었다.
그는 농담으로 표현하기도 했다."파리 공대는 가장 똑똑한 학생들만 입학한다.
그런데 프랑스 사람들은,
공대 학생들은 모든 것을 알지만, 다른 것은 전혀 모른다고 한다."
그러니까 사람이란 너무 많이 알 수도 있다는 거네.(285)
 
   

이런 구절을 읽으면서는 전문적인 교수법이란 어떻게 접근해야 하는 것인지에 대하여도 생각하게 된다.
물론 내 직업상 그런 관점의 독서를 버릴 수 없는 것이기도 하다. 

세느 강이 흐르는 파리의 좌안, 한 피아노 공방을 둘러싼 낮은 목소리의 이야기를 읽는 일은,
덥다고 소리지르는 날씨조차도 잊고 즐거움에 빠져, 말 그대로 독서 삼매를 즐기는 일이었다. 

지나치게 자극적인 음식 말고,
그렇다고 또 웰빙을 빙자해서 난리 부르스를 떠는 요란한 음식도 말고,
맘에 맞는 사람들끼리 뚝딱 찬밥에 몇 가지 나물이라도 넣어서 쓱쓱 비벼먹으며 경쾌한 웃음살이 번지는 그맛을 보고 싶은 이라면,
이 책의 일독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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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실 2011-07-23 14: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좋다. 이런 느낌 참 좋아요. 세느 강이 흐르는 파리의 좌안, 피아노 공방을 둘러싼 낮은 목소리이야기.....
생소한 분야라서 새로운 느낌으로 다가올듯.
요즘 도서관에 신간이 들어와서 어쩔줄 몰라 하고 있습니다. 이 책 저 책...쌓아놓고 있어요. ㅎ
요 책은 아껴두었다가 비행기 안에서 읽어야 겠어요~~~~

글샘 2011-07-24 23:40   좋아요 0 | URL
글쎄요. 비행기에서 읽기 좋을까요? ㅎㅎ
이 책은 느릿느릿 조용한 거 찾는 사람들이 읽기에 좋을 듯 싶네요.
세실님 취향에 맞을지는... ^^
전 요런 취향이랍니다. 읽어 보시면 아세요. ㅎㅎ

painter 2011-09-09 15: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세느 강이 흐르는 파리....인들은 눈 키스 조차 인색하며, 차갑습니다.
우리 정서와는 상반된 사고로 자연을 바라 보는 개안 된 눈을 갖고 있는것 같습니다.
걸쭉한 쌀 뜬물 같은 뿌연 물을 바라 보며 공방에서 낮은 목소리와 하모니가 어우러지길
바라는 소망은 질박한 우리의 그릇에 담아내는 배고픔의 향수와는 다르지요.

소리를 내는 피아노의 모습을 찾아가는 파리지엥들의 수다가 출렁이지도 않으며 유유히
흐르는 세느 강물위로 너도 나도 폴짝 무임승차 할 것만 같아 글샘님의 글이 맛이 있습니다.





글샘 2011-09-09 15:54   좋아요 0 | URL
반갑습니다. ^^
프랑스 영화를 보나 이런 책을 읽으나... 프랑스 사람들의 사고는 우리와 많이 달라 보입니다.
살아온 역사가 세포 속에 녹아있어 그렇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