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어령의 가위바위보 문명론
이어령 지음 / 마로니에북스 / 2015년 8월
평점 :
절판


이어령을 읽으면, 해박함과 종합력에 감탄한다.

언어에 해박하고, 다종다양한 지식을 섭렵한 대학자의 면모가 뛰어난데,

그것들을 종횡무진 그물 엮듯 엮어내고,

그 그물망들을 총괄하는 '벼리' 역할을 하는 주제를 솎아내는 데 큰 힘을 볼 수 있다.

 

일본어로 먼저 출간된 책.

 

어떤 기러기도 선두에 섰다고 우월감을 갖거나

맨 뒤에 있다고 열등감을 갖지 않는다.(50)

 

중국의 문명을 한반도와 일본열도가 받아들인 것은 당연한 역사였고,

일본의 신문명이 대륙과 반도를 침략한 것도 근대의 귀결이었다면,

이제 새로운 문명은 삼자가 협업하는 것으로 장래를 삼자는 의도의 책인 듯.

 

시대의 축은 완만하게 하지만 확실하게

도구에서 신체로, 소유에서 접속으로, 실체에세 관계로 옮아간다.

탁월한 문명 비판이다.(275, 다카시나 슈지의 해설)

 

중국 대륙은 보에 가깝다.

손바닥은 넓음과 동시에 관용과 덕을 만들어낸다.

일본은 주먹이다.

여유보다는 긴장, 확대보다는 축소 지향이다.

한국의 가위는

밸런서의 역할로서 통합의 역할이다.(231)

 

불교의 원, 융, 회, 통과도 상통한다고 푼다.

 

순환관계가 원이고,

열린 손바닥과 닫힌 주먹의 가운데

반은 열리고 반은 닫힌 가위가 있다. 융이다.

혼자서 할 수 없어, 동시에 내는 회,

승부를 받아들이는 통.(85)

 

상징의 최고봉은 주역이 아닌가 싶다.

플라톤의 2원론에서 출발한 2개의 문명론보다는 당연히 3원론이 다양하고,

주역의 4원, 8원론이 더 다양하지만, 자칫 복잡하다.

 

일본 대한화사전에서

눈목변 740, 발족변, 670, 귀이변 217개에 비해,

손수변 1307개, 입구변 1458개의 한자가 발견된다.(86)

 

인간의 행동에서 손과 입이 그만큼 큰 역할을 한다는 근거다.

 

일본 문화는 국화와 칼의 이중성보다

'배'와 '우'의 이중구조에 그 특성이 더욱 강하게 나타나있다.

가위바위보는 '우'에 대한 '배'의 문화를 정확히 보여주는 것.(125)

 

배우에서 '배'는 희극, 코믹, 비속한 것을, '우'는 우아, 비극을 담당한다 한다.

일본을 이해하기 위한 책이라는 '국화와 칼'의 양면성은

일본이라는 나라를 나타내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칼의 민족이라기에는 패전 후 너무 피해자 코스프레로 일관하는 모습이 그렇다.

그들은 잘나갈 때는 '배'에 가깝고, 지면 바로 '우'가 되는 쪽의 해석도 일리가 있다.

 

가위바위보의 자르다, 감싸다, 치다의 역학관계는

승부 순환이다.

분별하여 자르는 지, 부드럽게 감싸는 덕, 적극적 공격의 체.(148)

 

문명은 변화한다.

순환하고 발전하고 사라지기도 한다.

그것을 해설하기는 쉬워도 예측하기는 어렵다.

 

누군가는 중국의 '굴기'(우뚝 선다)를 예측하기도 하지만,

앞으로의 외교는 대결보다는 조화와 화해를 통한 상생이 중요할 듯 싶다.

섬나라 일본이 반도와 연결을 간절히 바라는 것 역시 필연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박정희처럼 꼼수를 쓰는 독도 밀약의 독재자도,

쥐나 닭처럼 국익보다는 사익을 도모한 치사한 것들도 역사의 뒤켠으로 밀어버려야 한다.

김정은이 대화에 나선 것은 단순한 일도 우연한 일도 아니다.

필연적으로 세계의 중심으로 동아시아가 등장하게 되는 21세기를 예감하게 한다.

 

뒤편의 일본어 서적은 왜 붙여 두었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괜히 책이 무겁고 값만 비싸졌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7)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프랑스 혁명사 3부작
카를 마르크스 지음, 임지현.이종훈 옮김 / 소나무 / 2017년 1월
평점 :
품절


대학교 3학년 때인가, 이 책을 사서 힘겹게 읽은 적이 있다.

마르크스가 프랑스 혁명사라는 역사적 팩트를 차용하여,

혁명이란 어떤 길을 걸어가는 것인지를 밝힌 책이라고 하는데,

당시 역사에 밝지 않은 나로서는 전체를 이해하기는 힘들었다.

 

헤겔은 어느 부분에선가

세계사에서 막대한 중요성을 지닌 모든 사건과 인물은

두 번 나타난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그는 한 번은 비극으로, 다음번은 희극으로 나타난다고 덧붙이는 것을 잊었다.

인간은 자신의 역사를 만들어가지만,

그들이 바라는 꼭 그대로 만드는 것은 아니다.

인간은 스스로 선택한 환경 속에서가 아니라,

이미 존재하는, 주어진,

물려받은 환경 속에서 역사를 만들어 가는 것이다.

모든 죽은 세대의 전통은

악몽과도 같이 살아있는 사람들의 머리를 짓누른다.

현 세대가 자기 자신과 만물을 개조하고

이제까지 존재한 적이 없는 무엇인가를 창출해내는 데 몰두하는 것처럼 보이는 시기에도,

바로 그와 같은 혁명적 위기에 시기에도

그들은 자기의 일을 도와달라고 노심초사하면서

과거의 망령들을 주술로 불러내어 이 망령들로부터

이름과 전투구호와 의상을 빌려

유서깊은 분장과 차용한 언어로

세계사의 새로운 장면을 연출한다.(190)

 

이런 구절을 읽으면서는 감탄할 따름이다.

촛불이라는 국민의 힘을 감당하는 기구가 없다.

국회가 저지르는 패악들을 보면서 분노한 국민들은 선거에서 자유당에게 참패를 안겨 주었다.

문제는 찍을 당이 민주당 뿐이라는 데 있다.

대통령의 청와대가 할 수 있는 일은 아주 적다.

행정부의 수반일 뿐이지, 행정부라는 도구는 이미 관성이 붙어 있다.

모든 이전 세대의 전통은

악몽과도 같이 살아있는 우리 머리를 짓누른다.

 

새로운 언어를 배우기 시작한 초보자는

항상 외국어를 일단 모국어로 번역하지만,

새언어를 사용할 때 모국어를 떠올림이 없이 그 언어 속에서 나름대로의 길을 찾고

자신의 모국어를 망각할 정도가 될 때에만

그는 새로운 언어의 정신에 동화되고,

그래서 그 언어로 자신을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게 된다.(191)

 

민주당을 이용할 수밖에 없다.

우리가 촛불 국민의회를 만들어 저 개새끼들의 국회를 해산하지 못한 이상,

민주당과 청와대를 압박하는 수밖에 없다.

2년이나 남은 총선에서도 당연히 자유당은 폭망할 것이다.

그렇지만... 민주당은 자유당과 정치적 입지가 크게 다르지 않다.

그들은 삼성과 손잡고 최저시급 변칙 처리에 도장 찍는 개새끼들이다.

그런 자들이 우위를 점하고 있는 병신같은 집단이다.

 

그들의 무릎 위로 열매가 떨어지긴 했으나

그 열매는 생명의 나무가 아니라

지혜의 나무에서 떨어진 것이었다.(207)

 

생명의 나무는 영생을 얻는 나무지만, 지혜의 나무는 선악과였다.

다시 인간을 파멸로 몰아 넣은 열매.

촛불의 힘을 믿을 수밖에 없다.

대중의 힘, 대중의 지능이,

새로운 언어의 정신을 얻을 때까지, 촛불을 드는 마음으로 살 수밖에 없다.

 

사람들은 스스로에게서 세습군주정에 대한 믿음을 떨쳐내고

민주공화정을 맹신하게 되었을 때

이미 아주 힘차게 과감한 일보를 앞으로 내딛어왔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국가는 실제로 한 계급에 의한 다른 계급에 대한 탄압 기관에 불과하며

이는 군주정 못지않게 민주 공화정에서도 마찬가지이다.

프롤레타리아트는

새롭고 자유로운 사회 여건 속에서 성장한 세대가

모든 국가적 폐물과 결별할 수 있게 될 때까지

국가의 최악의 여러 측면을 코뮌처럼 가급적 신속히 베어내지 않으면 안 된다.(348)

 

박근혜 세습정치를 몰아냈다고, 진보된 것은 아니다.

바뀐 것은 아직 없다.

대통령의 개헌안도 무산되었고, 그것을 통과시킬 힘도 촛불에겐 없었다.

 

코뮌의 조치들은

인민에 대한

인민 정부의 성향을 예시했다.

고용주가 잡다한 구실로 자기 고용인으로부터 임금을 삭감하는 관행의 금지 등을..

그러한 관행은 고용주가 한몸에 입법가, 재판관, 집행인의 역할을 결합시키고

돈을 좀도둑질하는  한 과정인 것.(418)

 

지금 이 땅의 민주 공화제의 모습이 그대로 드러난다.

국민의 종복이라는 국회의원들이 최저임금 보장안을 삭감하는 짓을 저지르고 있다.

삼성으로 대표되는 고용주가

국회를 움직이고, 재판관의 판결문을 움직이고, 행정부와 결탁하는

좀도둑질하는 과정을 언론에서조차 알리지 않는 무서운 공화정...

결국 이것은 공화정이 아니라, 삼성의 군주정이다.

 

역사책을 읽는 일은 무섭다.

수백년 전의 일들에서도 지금과 유사한 상황들이 벌어졌고,

인민들은 늘 실패해왔다는 것을,

권력과 자본은 늘 웃는 낯으로 칼을 숨기고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되기 때문이고,

완전히 새로운 언어로 말하는 날을 맞는 것은

우리가 죽기 전에 불가능하지 않을까 하는 의구심을 갖게 하기 때문이다.

 

인간은 유한하다.

신념은 미약하다.

짧은 인생을 신념과 싸워나가기엔 역사 공부는 힘겹다.

그렇지만 공부가 필요한 것은,

유한하다고, 미약하다고 꺾이지는 않았던 인간들을 역사가 보여주기도 하기 때문에,

그 복잡한 사태들을 마르크스나 레닌처럼 꿰뚫어 맥락을 보여주는 혜안을 만날 수도 있기 때문에,

그 공부를 접을 수는 없다.

 

자유당의 폭망에는 쓴웃음을 날리지만

민주당의 독식에는 좋은 기분이 아닌 복잡한 여러가지 이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8)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인간증발 - 사라진 일본인들을 찾아서
레나 모제 지음, 스테판 르멜 사진, 이주영 옮김 / 책세상 / 2017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그런데 작가가 일본인이 아니라는 점은 신뢰도를 좀 떨어뜨린다.

탐사는 그나라 사람이 온갖 연줄과 언어 소통을 통해서도 하기 힘든 분야인데,

프랑스인이 쓴 이 책은 주간지의 이야기를 크게 벗어나기 힘든 것처럼 보인다.

 

그런데 이런 일은 일본에서만 일어난 것도 아니고,

'홈리스'라는 말이 생길 정도로

1990년대 신자유주의의 세계화 시대 이후

흔들리는 사람들이 늘어난 것은 공통일 터인데...

 

한국은 더하면 더했지 덜하지는 않을 것인데...

 

자살과 증발 모두

사회적인 절망의 표현으로 그 원인은 같다.

실적, 자기반성, 자기희생을 강요받으면서도

끝없는 경제 위기로 인해 빈곤해지다보니

일본 사람들이 불행하다.

힘을 휘둘러 사람들의 절박함을 이용하는

모리배나 악덕 사채업자, 일부 고용주를 비난하고

그냥 운명이려니 수동적으로 행동하는 사람들도 비판한다.

 

"사람들이 증발을 택하는 것은

무엇보다도 문제가 있을 때 아무에게도 도움을 받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199)

 

미미여사의 '화차'가 등장한 시대도 이런 이야기와 궤를 같이 한다.

 

일본 열도는 압력솥 같다.

마치 약한 불 위에 올려진 압력솥 같은 사회에서

스트레스를 받다 압력을 견딜 수 ㅇ벗을 정도가 되면

수증기처럼 증발해버린다.

증발문제는 터부시되고 있지만

연간 자살자 수 33,000은

일본 사회의 어두운 부분을 단적으로 보여준다.(128)

 

한국이 연간 만이천 여명 자살한다는데,

한국에서도 '자연인' 같은 프로그램만 봐도,

인간 증발의 징후는 짙다.

 

엄격한 교육,

어디서나 늘 최고가 되어야 하는 사회적 압박,

결혼에 대한 부모님의 압박과 직장 스트레스.

모난 돌이 정 맞는다는 일본의 속담...(118)

 

아 저런 속담이 일본에서 온 것이구나...

미워하면서도 많은 부분 유사한 한국과 일본...

 

폭력적이고 소통이 어려운 가족 관계인 것도 유사하고,

버블 경제와 혼란기를 지나는 것도 유사하다.

한국 사회가 더 잔인할 정도로 급격히 몰락하고 있는 모습도 찾을 수 있을 듯 한데...

유흥업소에서 일하는 여성들이나

혼자 생활을 영위하고 있는 이런저런 일터의 일꾼들도 많을 듯 싶다.

 

군중 속의 고독이라고...

땅을 잃어버린 인간은 소외 당하는 것이 현실이다.


댓글(1)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이하라 2018-06-05 00: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미국의 연간 실종 아동수, 한국의 연간 실종 여성수들도 음모론적 시야를 넓혀 주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일본의 인간증발도 이성적 관점 보다 색안경을 끼게 만듭니다. 그 많은 사람들은 다 어디로 가는걸까요?
 
난 네 편이야 - 세상을 바꾸는 이들과 함께해온 심상정 이야기
심상정 지음 / 인플루엔셜(주) / 2017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나도 정치에 관심을 두지 않으려야 않을 수 없는 시대를 살아왔다.

입학하니 85년이었고 1987과 90년대에 20대를 보냈다.

20대들이 목숨을 버림으로써 투쟁의 일선에 서던 시대.

조선일보와 김기춘이 '죽음의 굿판'으로 명명했던 험난하던 시대.

더러운 9년을 집권했던 대통령들이 구속되어버린 더러운 나라를 살고 있다.

 

지난 선거에서 많은 사람들이

한 표라도 문 대통령에게 모아주어야 한다고 했을 때,

나는 문 대통령이 당연히 당선될 것이니 심상정을 찍었다.

내가 죽기 전에 '빨갱이'라는 말을 하는 자가 '하겐크로이츠'에 경례하는 자처럼

부끄럽게 치부되는 시대가 오면 좋겠다마는...

 

심상정은 이 험난한 대한민국사를 온몸으로 살아온 사람이다.

서울대 역사교육과를 들어가

중산층의 기득권을 버리고 노동자로 헌신해왔다.

내가 대학 새내기 시절, 대우어패럴의 파업을 보면서 그 의미를 알지 못했는데,

그 중심에 심상정이 있었다.

 

서노련의 핵심이었던 김문수는 지금 '개장'안에서 낑낑거리는 잡종견이 되어버렸다.

이후에 심상정은 단위회사의 노조를 넘어 산업별 노조를 꾸리느라 혼신의 힘을 기울였다.

지난 탄핵 촛불 집회가 이루어지던 시절에도,

민주당은 눈치만 보고 있을 때, 심상정과 노회찬 들은 국가가 가야할 길을 말해 주었다.

힘은 약했으나...

 

이제, 양승태란 외모는 멋진 개새끼가 저질렀던 범죄들이 드러나고 있다.

청와대와 법원이 짬짜미가 되면 세상은 지옥이 되는 거다.

 

노동자들의 대법원 판결로 인해 해고된 KTX 노동자 출신인 아기 엄마가 자살하게 되고,

전교조는 법외 노조가 되어버린다.

한명숙을 감옥에 넣어버렸고...

멀쩡한 정당 하나를 해산시켜버렸다. 세상에나....

 

2013년 2월 노회찬은 징역 4개월 형을 확정해서 국회의원직을 박탈당했다.(172)

 

이런 것이 양승태란 개새끼가 저지른 범죄다.

능지처참할 일이다.

 

오늘의 고통을 내일의 희망으로 바꾸려면

잘못된 어제를 완전히 밀어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우리는 다하지 못한 숙제에 발목 잡히게 된다.

그러기 위해 우리는 끊임없이 변해야 한다.

한 때 옳고 새로웠던 것도 변하지 않으면 낡은 과거일 뿐.

진보 정치는 곧 변화의 정치다.

끊임없이 변신함으로써 그 시대의 가장 아래에 있는 다수의 편에,

새로운 세대의 편에 서야 한다.(304)

 

심상정이라는 사람을 믿는 것이 아니다.

그가 살아온 삶이 증명하는 그의 생각이 옳기 때문에 그가 대통령이 되는 꿈을 꿔본다.

 

나는 죽으면 묘비명에 아무 것도 쓰고싶지 않다.

매일매일 열심히 새롭게 살다가,

지구라는 별이 남기는 수많은 먼지 중의 하나가 되어

커다란 대기 속에 머물고 싶다.

살아있는 동안 한 시대가 해야할 숙제를 잘 풀고 가는 사람이 되고 싶다.(304)

 

숙제는 힘들다.

대다수는 외면하려 든다.

나도 정년퇴직까지 10년 남짓 남았다.

 

한국 교육 현실의 암담함이라는 숙제 앞에서

매일 좌절하지만,

그래도 아이들은 늘 빛난다.

아무리 피곤해 해도

아무리 무의미한 공부에 지쳐 가도,

아이들은 무기력하게 학습된 무지를 반복하는 노인들보다 낫다.

 

삶이라는 숙제를

새롭게 떠안게 해준 고마운 책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선을 넘어 생각한다 - 남과 북을 갈라놓는 12가지 편견에 관하여
박한식.강국진 지음 / 부키 / 2018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트럼프가 '회담은 없다'는 발표를 했다 한다.

어찌 보면 기대가 너무 컸고, 당연한 협상의 수순이다.

결렬은 아니고 답보(impasse) 상태인 협상의 한 과정으로 바라보고 싶다.

 

트럼프를 미친 넘이라고 욕하고 싶지만,

풍계리 폭파가 있었던 날이 어제였음을 생각하면,

복잡한 정치적 이득을 서로 계산하고 있음은 분명하다.

남한의 무능한 정권이 자신의 잇속만 따진 9년의 책임 역시 크다.

 

북한에 대해서 알고 있는 것들은 대부분 국정원이나 반북단체에서 만든 것들이 많다.

특히 지난 9년 동안 북한에 대한 이미지는 70년대의 똘이장군으로 회귀했더랬다.

신은미 씨처럼 북한의 모습을 알리려는 개인적인 노력조차 밀어냈다.

그래서 신은미 씨의 책이나 박한식 씨의 이런 책이 귀한 것이다.

 

귀하다는 데는 두 가지 의미가 있다.

드물다는 뜻과 고상하고 높은 뜻을 담는다.

이 책은 드물면서 높은, 귀한 책이다.

 

아직도 안보팔이, 북한에 대한 비난으로 연명하는 집단이 있지만,

그들이 설 자리는 별로 없어 보인다.

세뇌된 노인들이나 별 생각없이 찍을 뿐.

아베의 정치적 입장이나 별 다를바 없다.

 

트럼프는 즉흥적이고 어디로 튈지 모르는 사람.

장사꾼.

안보 상품화와 군산복합체에 둘러싸인 사람.

백인 우월주의자이며 거짓말을 밥먹듯하는 정신이 수상한 변덕스런 사람.

북한을 악마화함으로써 경제이득을 얻으려는

영웅심이 있는 사람.(221)

 

남북 관계에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진 학자로서

부시, 오바마 정부에 이어 트럼프 정부까지 객관적으로 판단하는 이야기를 들을 만 하다.

 

20년 전의 북핵 문제에서도 미국의 태도를 보면

지금과 유사하다.

 

미국 정부는

경수로 건설은 지지부진하고

관계 정상화 약속은 지키지 않은 채 시간만 끌다가

결국 합의 자체를 일방적으로 깨버린 것.(203)

 

미국의 협상 정책은 늘 군산복합체를 앞세운 것들이다.

북한의 생존 전략과 일견 상충되어 보이지만,

그 장삿속은 여전하다.

 

결국 우리 민족의 주체적인 자세가 아주 중요하다.

그런 점에서 문재인 보유국이라는 강점을 향후 몇년간 최선을 다해 활용해야 한다.

문재인 보유국은 국민의 참여로 인한 민주주의의 표본이다.

통일이나 남북 문제 역시 국민의 참여와 지지 없이는 물거품이다.

이제 물러설 수 없는

보수를 참칭한 왜놈 앞잡이들과의 싸움은 시작되었으니...

계속 승리하기 위해 싸워야 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