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금 도착한 따끈한 선물이네요 ㅎㅎ
책읽는고양이 다이어리 귀여워요 ;)
한 해 동안 구석진 방을 찾아주신 님들 많이 고맙습니다.
일일이 찾아가서 인사 못 건넨 님들에게도 마음 전하고 싶어요. 모두 모두 내년에도 두루 보람되고 평안하시면 좋겠어요.
저는 꾸준히 읽고 쓰며 인간으로서 조금은 나아지길 소원해 봅니다.


댓글(52) 먼댓글(0) 좋아요(79)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처음 처음 | 이전 이전 | 1 | 2 | 다음 다음 | 마지막 마지막
자목련 2023-01-02 09:2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프레이야 님,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따님과 함께 지내는 즐거운 날들 이어가시고 좋은 글도 많이 써주시고요.

프레이야 2023-01-02 13:08   좋아요 1 | URL
자목련 님 올해도 건강하시고 좋은 페이퍼 많이 부탁합니다. 고맙습니다:)
처음 처음 | 이전 이전 | 1 | 2 | 다음 다음 | 마지막 마지막
 

8장 서두에서, 메리 셸리가 그토록 무시무시한 생각을 어디서 받아들였는지 생각해 보다가 수수께끼 같은 여성 문인인 히스클리프의 창조자에게서 닮은꼴을 찾았다는 문장은 의아하다. (번역 오류일 수 있으니 원서 가지고 있는 분이 밝혀 주시길 바라며^^) 1847년 <폭풍의 언덕>보다 1818년 초판 <프랑켄슈타인>이 먼저 발간되었으니 동시대를 살았다 해도 연도상으로는 맞지 않다. 그렇다면 일종의 예상 표절을 의미하는 것으로 봐야할까. 수사적이고 은유적 기술이 많은 <다락방의 미친 여자>의 내용을 감안하고, 여성주의 관점으로 따라 들어간다.


일단 셸리의 작품은 형이상학적 공포에 대한 수수께끼 같은 환상 소설이라면 브론테의 작품은 형이상학적 정열에 대한 수수께끼 같은 로맨스로 규정한다. 유사점을 든다면 “복잡한 존재론적인 심오함, 정교한 비유의 구조, 모호하지만 강렬한 도덕적 야망을 숨기고” 있다는 점 그리고 문자화된 증거 즉 편지와 일기를 이용한 ‘증거적 서사 기법’을 사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둘 다 처음엔 익명이나 필명으로 출간했고 어머니가 없는 문학적 고아라는 상황에서 ‘기원’의 문제에 사로잡히게 한다는 점도 비슷하다.


실낙원으로 대변되는 밀턴의 신화에 대한 두 작가의 태도는 다르다. 문학적 의도를 강화하려고 작품에 밀턴적 구조를 도입한 셸리와 달리 브론테의 적품에는 밀턴이 언급되지 않는다. 그러나 “부재 자체가 현전”이라고 생각할 수 있을 정도로 밀턴이 상상했던 사람들과 장소에 “고통스러우리만치” 천착한다. <폭풍의 언덕>을 천국과 지옥의 이야기, 타락의 이야기로 보는 견해다. 캐서린 스스로 자신을 쫓겨난 추방자이자 망명자로 묘사하며 “왜 나의 피는 몇 마디 말에 격정의 지옥 속으로 달려가는 걸까” 라고 탄식한다. 하지만 추락의 방향이 밀턴과 다르다. 죽음으로 사랑의 합일을 실현한 양성적 사나운 욕망은 이런 역추락의 과정과 결과로 과연 현실에서 이루어졌을까. ‘추락’이라는 말에서 눈치챘듯 현실이 용납하지 않기에 겉으론 추락이나 안으론 진정한 자신되기의 의지와 열망으로 비상한다.


- 브론테는 이 추락은 지옥으로 떨어지는 추락이 아니라고 말한다. 그것은 지옥으로부터 천국으로 추락하는 것이며 (종교적 의미에서) 은총으로부터 추락한 것이 아니라 (문화적 의미에서) 은총으로 추락한 것이다. 더욱이 추락하는 여자 주인공에게 순수에서 경험으로 고통스러운 이행을 알려 주는 것은 신의 상실이라기보다 사탄의 상실이다. (다락방의 미친 여자 468)


반대방향으로의 추락을 신의 상실이 아니라 사탄의 상실로 본 것은 프랑켄슈타인이 만든 혐오스러운 생명이 우정과 이해를 바랐던 점, 이름을 부여받지 못했고 고독하여 사나워졌다는 점을 떠올려보면 공감된다. 죽음은 선택지가 없는 땅에서 유일한 해결책이었다. 선택과 결정의 자유가 없는 자에게는 도덕성도 물을 수 없다. 그렇게 천국과 지옥으로 불리는 세상의 모든 경계를 허물며 에밀리는 그 사이를 “반항적으로” 넘나들었다. 겨울을 지나 봄에 피는 히스꽃 핀 언덕과 동의어인 히스클리프(셸리의 괴물과는 달리 이름이 있긴 하다)가 없다면 자신은 없는 것이라 생각한 캐서린. 울부짖는 그 사나운 유령이 떠돌았을 언덕을 제대로 느껴보려면 바람 부는 겨울에 가야할 듯. 봄은 겨울이 지나야 온다.



- 또 다른 면에서 <폭풍의 언덕>은 <리어왕>의 구현된 형이상학적 폭풍과 존재론적인 자연/문화의 갈등을 산문으로 다시 썼다고 할 수 있다. (474)


프랑켄슈타인이 세상에 나오고 저자가 누군지 궁금증을 불러일으켰으나 셸리의 존재가 나중 알려지자 병적인 여자의 상상이라고 비난받았다. 에밀리 브론테의 작품도 처음엔 주목받지 못했다. 유일한 소설을 내고 이듬해 세상을 뜬 브론테의 소설적 신화 쓰기는 가부장의 집에 갇혀 사실적인 상상력과 “실용적이고 일상적이며 익살스러운 얼굴”이 동시에 작동한다. 그는 일기에 드러나듯 감자를 깎고 다림질을 하고 글을 쓰는 여성이었다. 브론테에게 환상이 현실과 별개가 아니듯 천국과 지옥도 분리된 거대 공간이 아니라 합일될 수 있는 두 세계로 여겨진다. 그리고 정열적으로 바랐다. 캐서린은 스스로 자신을 히스클리프라고 말했고 “그것됨(it-ness)”과 하나되길 원했다. 괴물로 인식된 여성성과 야생성을 대변하는 히스클리프는 자연이 아닌 문화와 교육의 땅에서 살 수밖에 없는 캐서린의 땅속 뿌리이다. 히스클리프에 대한 사랑은 가부장의 권위 안에서 조용히 살아내는 자신 아래 깊고 넓게 자리한 “영원한 바위”이다. 캐서린의 가장 본래적인 존재가 히스클리프이므로.


- 그는 나보다 더 나야. 내가 이 세상에서 겪은 지독한 고통들은 모두 히스클리프의 고통들이었어. 모든 것이 죽어 없어져도 그가 남아 있다면 나는 계속 존재하는 거야. 하지만 다른 모든 것 은 남아 있되, 그가 없어진다면 우주는 아주 낯선 곳이 되고 말 겠지. 린튼에 대한 나의 사랑은 숲 속의 잎사귀와 같아. 겨울이 되면 나무들의 모습이 달라지듯이 시간이 흐르면 달라지리라는 걸 난 잘 알고 있어. 그러나 히스클리프에 대한 내 사랑은 그 아 래 있는 영원한 바위와 같아. 넬리. 내가 바로 히스클리프야! 그 는 언제나. 언제까지나 내 마음속에 있어. 바로 나 자신으로 내 마음속에 있는 거야.

- 에밀리 브론테 <폭풍의 언덕> 중



1847년은 제인 에어, 폭풍의 언덕, 아그네스 그레이가 발간된 해이다. 두 작품과는 달리 폭풍의 언덕에는 샬롯마저도 세간의 혹평에 더해 지독한 말을 얹었고, 그대로 묻혀버렸다. 1846년에는 세 자매가 <커러, 엘리스, 액턴 벨의 시집>을 자비로 출판했다. 이 때 에밀리 나이 28세. 에밀리는 가부장의 집에서 잃어버린 근본적 잠재력을 자신의 시에서 강렬한 불길로 태우고 병들어 세상을 등지기 전에 자기 생의 흔적을 모조리 없애 버렸다.


어떤 천국의 약속도, 이 사나운 욕망들
모두를 혹은 반만이라도 충족시킬 수 없으리,
어떤 지옥의 협박도, 끌 수 없는 불길로
이 억누를 수 없는 의지를 진압하지 못하리! (551)

(Enough of thought, Philosopher/ Emily Bronte)



— 블레이크는 ‘욕망을 억누르는 자는 그의 욕망이 억제당할 만큼 약하기 때문에 억누르는 것‘이라고 경멸한다. 반면 좀 더 세속적이고 상식적인 리비스적 공격(‘성숙‘은 자신의 케이크를 먹지않을 수 있을 정도로 강해진다는 것을 의미한다는 검열관다운 생각)은 마크 킨키드 윅스가 ‘그레인지 집안의 관점‘이라고 부른 것을 대변한다. 그러나 캐서린의 타락과 관련해서 (그리고 특히 자기 기만적으로 내린 에드거와의 결혼 결정과 관련해서)도덕성을 말하는 것은 무의미하다. 도덕성이란 유효한 선택의 기회가 존재하는 경우에만 의미가 있기 때문이다. 우리가 보았듯이 캐서린에게 유의미한 선택의 기회란 없다. (503)



에밀리는 매일 애견을 데리고 히스 황야를 배회하는 비쩍 마른 처녀의 모습으로 이웃에게 보였다. 가족 중 가장 키가 크고 창백하고 과묵하고 정력적이며 단호하고 열광적이며 피아노 칠 때를 제외하곤 감정을 잘 드러내지 않았던 에밀리. 동생을 생각하며 샬롯 브론테는 <셜리>를 썼다. <폭풍의 언덕>이 나왔으나 외면당하여 창조물의 문학적 죽음과 함께 창조주가 죽음을 맞이하고 난 후다.


— 그녀는 「설리」에서 페미니즘적인 신비주의를 통해서뿐만 아니라, 「폭풍의 언덕」의 서문 일부에서 그녀가 보여준 전략적인 아이러니를 통해서도 에밀리 브론테의 의도를 드러낸다. <셜리>에서 최초의 여자, 진정한 이브는 자연이다. 그녀는 고상하지만, 셜리-에밀리 같은 몇 명의 특권을 지닌 탄원자를 제외한 모든 사람들은 그녀를 상실했다. 셜리-에밀리는 캐럴라인에게 (교회에 가자는 초대에 대한 응답으로) 다음과 같이 말한다.
‘나는 나의 어머니 이브와 (요즘에는 자연이라 불리지만) 여기 있겠어. 나는 어머니를 사랑해. 죽지 않는 위대한 존재!! 어머니가 낙원에 떨어진다면 천국도 어머니의 이마에서 사라졌을 거야. 지상에서 영광스러운 모든 것이 그곳에서도 여전히 빛나지. (550)



- 8장 반대로 보기: 에밀리 브론테의 지옥의 바이블


사진은 영국 하워스 브론테박물관 내


댓글(28) 먼댓글(0) 좋아요(6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scott 2022-12-07 11:5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원서에서 한 번 확인해 보겠습니다 !

저도 프레이야님 생각에 동의를!

이 책이 출간 된지 반세기가 넘어서
좀 시대에 맞게 논의 되어야 할 부분이 많습니다 ^^

프레이야 2022-12-07 14:17   좋아요 2 | URL
넵. 스캇님 찾아봐 주세요~^^

단발머리 2022-12-07 13:51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프레이야님! 이 페이퍼 너무 좋네요. 저는 <폭풍의 언덕> 읽었지만 사실 좀 어렵기도 하고 다미여에서 이해 안 되는 부분이 많았거든요.
나중에 <폭풍의 언덕> 다시 읽어야지 싶었는데 프레이야님 리뷰 읽고 나니 에밀리가 훨씬 더 가깝게 느껴지네요.
밑에서 두 번째 사진이요... 혹 프레이야님이신가요? @@

프레이야 2022-12-07 23:00   좋아요 5 | URL
저 아니어요 ~^^ 저는 핸폰으로 사진 찍는 중이었고요. 브론테박물관을 찾는 외국인들이 많더군요. 사람 안 들어가게 사진 찍기 힘들었어요. ㅎ 어린아이들도 제법 보였어요 귀엽게. 에밀리들은 그 뜨거움을 간직하고 억압 안에서 어떻게 살았을까 싶어요. 폭풍의 언덕, 중학생 땐 그저 정열적인 캐서린과 히스클리프의 미친 사랑과 히스언덕에 대한 로망만 간직했는데 이후 다른 관점으로 읽혔고 이번 다미여로 여성주의적 관점으로 읽히니 새로운 것이 보여 의미 있는 시간이어요. 늘 공부하는 단발머리 님을 본받자!!

yamoo 2022-12-08 11:23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헉! 원서다!! 원서를 자르고 읽으시는 프레이야님...이라고 생각하다가 계속 페이퍼를 읽으니...프레이야님이 사진을 갖고 오신거네요..ㅎㅎ
전 아직 브론테의 작품을 처음부터 끝까지 읽은 책이 한권도 없어요~
언젠가는 완독해야지...하고 있는데...다른 책들 읽느라 기회가 없어요....읽어야할 책탑를 해치워나가다가 다른 관심책이 들어오고...ㅎㅎ 언제 읽을지 몰겠어요..ㅎㅎ

프레이야 2022-12-08 11:49   좋아요 4 | URL
ㅋㅋ 화가 야무님. 눈을 비비고 보시어요. 브론테박물관 유리장 안에 전시된 브론테 자매의 흔적들입니다. 신문을 오려 스크랩했더군요. 그 위 유리에 비친 사람은 저 아니에요 ㅎㅎ 그들의 생활과 글쓰기가 엿보이는 볼거리가 많았어요. 브론테들을 새로이 접근해 봅니다. 세상에 읽을거리가 어찌 많은지요 어떻게 다 읽나요 마음 가는대로요~

Jeremy 2022-12-11 08:0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제가 한국어 번역본은 가진 게 없어서
8장의 처음이 정확하게 어떻게 번역되어 시작하는지는 모르겠지만
Frankenstein 과 Wuthering Heights 는 거의 연관성이나 관계가 없는 작품으로
두 작가의 ˝hideous an idea˝ 의 비교일 뿐이지
Mary Shelley 의 Frankenstein 이
Wuthering Heights 의 영향을 받았다는 말은 전혀 아닙니다.

저는 이런 책들은
(시간이 흐르면서 수정. 개정판이 나오지 않으면 약간 구닥다리가 되는 경향이 있는)
그냥 Kindle 로 공부하듯이 한 번 읽고 끝낸 뒤 되돌아가는 일이 거의 없어서
오래 전에 본 책이라 기억이 가물가물했는데
프레이야님 덕분에 이 벽돌책의 8장만 다시 읽어보았습니다.

처음 부분만 읽어보시라고 발췌해보았고 제가 읽기 쉽게 끊어 썼습니다.
도움이 되었길 바랍니다.



8. Looking Oppositely: Emily Bronte‘s Bible of Hell
<반대로 보기: 에밀리 브론테의 지옥의 바이블>



Frankenstein and Wuthering Heights (1847) are not usually seen as related works,
except insofar as both are famous nineteenth-century literary puzzles,
with Shelley‘s plaintive speculation about where she got so ˝hideous an idea˝
finding its counterpart in the position of Heathcliff‘s creator
as a sort of mystery woman of literature.

Still, if both Bronte and Shelley wrote
enigmatic, curiously unprecedented novels,
their works are puzzling in different ways:
Shelley‘s is an enigmatic fantasy of metaphysical horror,
Bronte‘s an enigmatic romance of metaphysical passion.

Shelley produced an allusive, Romantic, and ˝masculine˝ text
in which the fates of subordinate female characters
seem entirely dependent upon the actions of ostensibly male heroes or anti-heroes.
Bronte produced a more realistic narrative
in which ˝the perdurable voice of the country,˝
as Mark Schorer describes Nelly Dean, introduces us to a world where men battle
for the favors of apparently high-spirited and independent women.


프레이야 2022-12-11 23:39   좋아요 2 | URL
원문 보기 좋게 옮겨주셔서 감사합니다.^^
의아했던 부분은 추측대로 번역오류네요. 주어 오류. 문제가 되었던 번역문을 옮겨드릴게요.

“자기가 어디에서 그토록 ‘무시무시한 생각‘을 받아들였는지를 곰곰이 생각해본 메리 셸리는 수수께끼 같은 여성 문인인 히스클리프의 창조자에게서 자신의 닮은꼴을 찾았다.˝ (다락방의 미친 여자 458쪽)


유부만두 2022-12-11 08:58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도 다락방 원서와 책을 다시 찾아 봤어요.
번역문이 영어 원문의 긴 문장을 둘로 나누고 뒷부분의 주어를 메리 셸리로 했기에 오류가 생긴 것으로 보입니다.

메리 셸리가 어디에서 끔찍한 생각을 얻었을까에 대한 고민, 그에 미스테리한 여성 문인의 대응점으로 (우리가, 독자들이) 히스클리프의 창조자를 찾았(기에 두 작품이 연결 될 수 있)다.

라고 이해하면 어떨까 싶어요.

Jeremy 2022-12-11 13:50   좋아요 2 | URL
영어로 Rephrase 하는 게 저한텐 더 수월하지만
저녁으로 갈비탕 실컷 먹고왔으니까 간만에 힘내서
굳이 제 발해석을 직역과 의역을 섞어 한국어로 달아보자면,

˝일반적으로 <프랑켄슈타인>과 <폭풍의 언덕>은 서로 연관된 작품으로 보지 않는다.
두 작품 모두 유명한 19 세기 문학의 수수께끼라는 점,
ㅡ이런 끔찍한 생각이 어디서 비롯되었을까, 셸리에 대한 음울한 추측은
문학계의 신비로운 여성 작가로 분류되는
히드클리프의 창조자에 대한 견해에도 동일하게 적용된다는 점,
ㅡ만 빼곤 말이다

뭐, 이 정도가 아닐까요?

프레이야 2022-12-12 06:14   좋아요 2 | URL
유부만두님과 Jeremy님, 고맙습니다.
속이 다 시원하네요. 갈비탕 실컷 드셨어요?^^
프랑켄슈타인의 괴물이나 괴물에 버금가는 히스클리프가 ˝종속적 여성 운명˝을 은유하는 캐릭터로도 프랑켄슈타인과 캐서린 언쇼의 또다른 자아로도 읽히니, 두 작품은 서로 연관이 없다해도, 독자와 비평가들은 연결고리를 찾고 비교할 수 있겠습니다. 연도상으로는 셸리가 먼저이니 영향을 받았다면 에밀리 브론테가 받았겠지요. 번역문에 혹여 주어가 브론테였다면 그냥 그렇구나 대수롭지 않게 넘어갔을 법합니다.

2022-12-11 08:5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12-11 23:3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12-12 08:41   URL
비밀 댓글입니다.

서니데이 2022-12-12 22:19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폭풍의언덕, 지금 시대에 읽기에는 꽤 괜찮지만, 세상에 처음 나왔을 때는 지금 같지는 않았을 것 같았어요.
그 시대에 평가가 좋았다면 어쩌면 작가가 조금 더 책을 써낼 수 있었을 것 같긴 합니다.
박물관에 보관된 원서가 보관상태가 좋은 것 같아요.
잘 읽었습니다. 따뜻한 하루 보내세요.^^

프레이야 2022-12-12 22:26   좋아요 4 | URL
얼마전 랄프 파인즈가 히스클리프로 나온 흑백영화를 다시 보며 예전과 다른 게 보였어요. 희망적인 이야기를 하고 싶었네요 에밀리도 결국. 저 당시 에밀리도 자신의 이름으로 내지 못해 안타깝죠. 제인에어의 작가라니 말이죠. 날이 추워져요 서니데이 님, 감기 조심하시고요 ^^

희선 2022-12-13 03:3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책이 나온 때를 알아야 뭔가 이상한 걸 알기도 하겠습니다 그런 거 모르는 사람은 그런가 보다 하고 읽었을 것 같네요 원문을 아시는 분이 있어서 번역이 조금 잘못됐다는 것도 알았군요 다른 나라 말을 한국말로 옮기는 건 쉽지 않네요 그걸 읽고 잘못을 알아채는 사람이 있어서 다행입니다


희선

프레이야 2022-12-13 18:25   좋아요 4 | URL
네. 원문의 의미가 확실하네요.
독자자 엮어가는 의미도 중요하다고 여깁니다. 문학적으로 서로 연관성이 있고 없고는 실제 작가의 경험도 그렇지만 어떤 면에선 서로 연관성을 찾는 상상력이 독자의 몫이기도 하니까요. 히스클리프의 창조자와 프랑켄슈타인 그리고 프랑켄슈타인의 창조자 모두 무시무시한 상상력의 기원을 어떤 면에선 공유하고 있어 인상적입니다.

서니데이 2022-12-15 18:10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프레이야님, 알라딘 서재의 달인과 북플마니아 축하합니다.
행복한 연말 보내시고, 새해에도 좋은 일들 가득하시기를 바라겠습니다.
따뜻하고 좋은 하루 보내세요.^^

프레이야 2022-12-15 18:39   좋아요 4 | URL
오모나 북플마니아요??
고맙습니다 서니데이 님.
내년에도 북플에서 자주 만나요.

희선 2022-12-16 06:2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프레이야 님 서재 달인 축하합니다 한해가 가는군요 새해 시작하고 얼마 안 된 것 같은데, 이맘때쯤 늘 생각하는 거기도 하네요 프레이야 님 새해에는 걷는 게 더 편해지고 건강하게 지내시기 바랍니다


희선

프레이야 2022-12-16 08:30   좋아요 2 | URL
희선 님 올 한 해도 특별하게 지나가네요.
고마웠고 고마워요. 내년엔 좋은 일 즐거운 일 많으시길 바랍니다

독서괭 2022-12-23 12:1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오 아직 안 읽은 부분인데 댓글에서 번역오류를 정정해주셨네요. 유념하고 읽어보겠습니다^^
<빌레뜨>도 그렇고 <폭풍의 언덕>도 지금 읽어도 재미있고 세련된 소설 같아요. 저도 빨리 다미여 진도를 나가야겠습니다. 프레이야님 즐거운 연말 보내세요^^

프레이야 2022-12-23 12:51   좋아요 3 | URL
괭님 댓글 고맙습니다^^ 다미여 읽기는 여러모로 의미있고 즐거운 경험이네요. 다른 분들의 의견과 감상도 서로 연결되고요. 반세기 전의 책이지만 여기 언급된 작품들 다시 읽게 하네요. 일주일 정도 남은 올해 즐겁게 보내세요. :)

서곡 2022-12-23 15:3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프레이야님, 낼모레가 어느덧 성탄절입니다! 추운 겨울 따뜻하게 잘 보내시기 바랍니다, 메리 크리스마스~~

프레이야 2022-12-23 16:54   좋아요 3 | URL
잠시 버릴 것들 들고 나갔다가 날아가는 줄 알았다고 하기엔 몸이 둔하지만 바람이 완전 쌩쌩~합니다 ㅎㅎ 벌써 성탄절 시즌이군요. 서곡님 한 해 동안 감사했어요. 메리 크리스마스 :)🎄

순오기 2022-12-26 08: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클스마스 잘 보내셨나요?
나는 이번주까지 사업정산 끝나면 제일 먼저 부산 갈려고 초등 단짝한테 맛집 알아두라 했어요.
부산 가면 전화할게요~ ^^
올해는 죽을만치 일해서 번아웃 될까봐... 내년엔 협동조합 폐업하고 쉴려고요!!

프레이야 2022-12-26 10:55   좋아요 0 | URL
그래요 언니 전화 주세요 ^^
 

— 작가에게는 고향이 따로 없다는 말이 있다. 어떤 시인이 호기를 부렸다. 산하 전체가, 온 세상이 그의 몫이라고. 프랑스의 시인 폴 엘뤼아르는 스페인 내전이 일어나 평화로운 마을 게르니카가 프랑코를 지원하기 위한 독일군의 공습으로 파괴되자 격노한 지식인이다. 그는 게르니카의 승리」라는 제목의 시를 써서 인민전선 공화군을 지원한다. 제2차 세계대전 후에는 멕시코 등 여러 나라를 전전하면서 민중의 투쟁을 지원하며 자신에게는 고향도 고국도 없다고 공언했다. 민족보다 계급이 우선이었다. 그러나 음화로만 다가오는 그의 시구는 그가 자란 고향과 만난 사람들이 더해져야만 온전한 채색이 가능하다.
“노동자에게는 조국이 없다.˝
『공산당 선언,의 한 구절이다. 그러나 국제공산주의도 결국에는 국가와 민족 단위로 분화되었다. 어느 누구에게나 고향과 조국은 정신적 삶의 버팀목이다.
고향이란 떠나서 그리워하고 이따금씩 되찾곤 하는 장소에 그치지 않는다. 숫제 평생토록 가슴에 지니고 다니는 것이다. 문득 돌아다보니 세계의 명작소설들은 모두 향토문학이었다. 어린 눈에 비친 고향의 산천과 풍물, 세속과 인간의 모습이 후일 문학작품으로 재현되어 세계인의 보편적 정서에 호소하여 가슴에 파고드는 것이다. 그러나 또 한편으로는 고향을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사람이라야 성숙한 지성의 자격이 있다.

“고향을 감미롭게 생각하는 사람은 아직 허약한 미숙아다. 모든 곳을 고향으로 느끼는 사람은 이미 상당한 힘을 갖춘 사람이다. 그러나 전 세계를 타향이라고 느끼는 사람이야말로 완벽한 인간이다.“

12세기 유럽의 신비주의 철학자, 생빅토르의 위그(Hugo von Saine Viktor, 1097년경-1141)의 말이다.

대한민국 소설가 이병주의 고향은 경상남도 하동이다. 그를 작가로 키워낸 정서적 자양분은 모두 지리산과 섬진강, 남해바다 하동 포구가 배양한 것이다. 하동은 산과 강과 바다를 함께 어울러 안은 넉넉한 땅이다. 지리산은 명산 중의 명산이요, 섬진강은 대천의 반열에 세워도 무리가 없다. 한려수도를 안은 남해바다는 실로 아름다운 물이다.

- <이병주 평전> 첫 부분 45-46쪽


—————-

”역사는 산맥을 기록하고 나의 문학은 골짜기를 기록한다.“ - 나림 이병주(1921-1992)



저자 안경환은 조영래 평전도 썼던 분. 내가 갖고 있는 책은 < 법, 영화를 캐스팅하다>이다.

법학자 안경환 선생이 쓴 새로운 평전을 선물로 받게 되었다. 이병주 작가 타계 30주년이 되는 올해, 지난 금요일 저녁 외출 준비를 하고 나섰는데 생각보다 춥지 않았다. 부상 후 처음으로 전철을 타봤다. 그런대로 괜찮았다. 많이 나아졌구나.
”나림 이병주 문학콘서트”에 동행한 글벗이 지하철역 안에서 커피처럼 따끈따끈 갓 나온 두번째 수필집을 내게 처음으로 내밀어주어서 더욱 기뻤다. 이 두꺼운 평전도 나중 행사 마지막에 같이 받게 되어 기뻤다. 이런 행운이!

김종회 문학평론가, 하태영 형법학자, 남송우 국문학과 교수의 핵심 있는 강렬한 강의에 이어 이병주 작가의 아드님 이권기 교수가 나왔다. 외모가 너무 닮아 다들 환호성을 질렀다. 절친한 분들 말로는 목소리까지 똑같다고 한다. 목소리 유전되는 것, 사실. 목소리가 지문이라고 누군가 말했는데 누구였더라.

1965년 아버지가 <소설 알렉산드리아>를 발간할 당시 아홉살 아들은 이곳, 지리적으로 부산의 가운데 지점인 서면 이 동네에 복개천이 생기기 전에 살았다고 한다. 데뷔작이라고 하지만 국제신문 주필 겸 편집국장으로서도 오래 글을 써온 작가 스스로 소설을 작심하고 쓰겠다는 선언으로 본다. 이후 이병주 작가는 발자크를 롤모델로 괴력이라 할 만한 필력을 발휘해 소설, 에세이 막론하고 많은 작품을 써냈다.

인권언론인으로도 재조명이 필요한 이병주 작가의 유니크한 문체와 박학다식함을 재론할 필요 없이 그날 특별히 마음에 들어온 강의는 두 번째의 “20분”을 꽉 채운 하태영 형법학자의 강의였다. 현재 동아대 로스쿨 교수이면서 <밤이 깔렸다>로 올해 이병주문학연구상을 수상했다. 제목의 문장은 인간의 자유정신과 인간의 본질을 탐구한 “소설 알렉산드리아”의 첫문장이다. 어둠, 혼돈, 자주 등장하는 이런 단어와 함께 ‘밤’이 깔린 세상을 영문도 모른 채 걸어가는 사람들을 빗댄다. 지금 우리의 상황과 다르지 않다. 작가는 예언자라는 생각이 새삼 든다.

“산문은 머리칼에 홈을 파듯 써야만 비로소 문장이 되는 것인데”라는 이병주 작가의 말로 시작해 “인간은 더러운 강물과도 같다. 이 더러움에 섞이지 않으려면 바다가 되어야 한다”라는 <쥘부채>의 마지막 문장으로 강연을 시작했다.
작품속에서 사형제도 폐지를 꾸준히 주장해 왔고 소설로 행위형벌의 정당성과 한국 형법의 근대정신을 보여준 이병주 작가는 “역사란 무엇입니까?”라는 질문에 “역사는 믿을 수 없는 것“이라고 일갈했다. 오래전 이병주 작가를 직접 찾아가 인터뷰하며 던진 질문에 이병주 작가는 하태영 교수의 눈을 한참 동안 빤히 쳐다보더니 간단히 답했다고 한다. 이병주는 역사는 성긴 그물망에 걸리지 않고 빠져나가버린 인간의 삶을 쓰지 않기에 소설이 즉 신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했고 그 일을 해냈다.
“인간이 되는 것, 그것이 예술이다”라고 말한 작가에 대한 존경을 담아 가상대화로 짧고도 긴 강의를 마무리했다. 가상대화에서 이병주 작가는 분단소설이 아닌 통일소설, 노인여성의 사랑 즉 “돌아보지 마라”가 아닌 “돌아보라“ 이런 걸 쓰겠다고 말한다. 같이 머리를 팽팽 돌려야하는 재치있는 강의였다. ”뒤돌아봐!“ 라는 말에서 영화 “타오르는 여인의 초상“이 떠올랐다. ^^


첨부한 사진 중 두번째는 <이병주 평전>에 실린 작가와 젊은 아들이다. 황성옛터와 드보르작의 신세계교향곡을 좋아했던 아버지가 이국에서 선물로 보낸 클래식 음반들을 아직도 가지고 있다고 하여 청중으로서 뭉클했다. 남기고 가는 것과 남기고 가는 이, 남아서 오래 노래가 되고 언어가 되는 것들에 대해 잠시 생각하다 숙연해졌다.


음악유목집단 젊은 연주자 무대, 반도네온과 바이얼린의 협연도 듣고 책선물도 받고 행사장을 나오며 하동 이병주문학관으로 가는 길의 북천역, 코스모스 하늘거리던 가을풍경을 떠올렸다. 글벗이 추천한대로 내년 가을즈음엔 부전역에서 무궁화호를 타고 북천역에 내려 느린걸음으로 다시 가볼 수 있기를… 우리는 뜨끈한 국수를 먹고 돌아왔다. 작은 바람이 이루어진 것도 신기한데 그날밤 우리축구팀이 16강 진출의 기적을 이뤄내다니!

http://www.kookje.co.kr/mobile/view.asp?gbn=v&code=0500&key=20221205.22017000958


댓글(8) 먼댓글(0) 좋아요(6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stella.K 2022-12-05 20: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이병주의 평전이 나왔군요. 몰랐네요.
아직 이병주의 책은 읽어보지 못했지만 이분 평전은 정말 나올만하죠.
기다리는 사람들 많았을 거라고 봅니다.
빨리 이분 책에 가 닿아야할텐데...ㅠ
콘서트도 다녀오시고 모처럼 좋은 시간이셨겠습니다.
서울은 이런 것도 안 해주고. 흥!

프레이야 2022-12-06 00:18   좋아요 0 | URL
이병주문학관이 주변 경치랑 건물이랑 참 좋아요. 언제 하동 섬진강 쪽 오실 때 들러보세요.ㅎㅎ 믿을 만한 안경환 저자가 쓴 평전은 올해 오월에 나왔더군요. 반도네온 소리 좋았어요 ^^

yamoo 2022-12-08 16: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병주가 아주 유명한가 봅니다. 이병주 이병주 해서 산문집 읽어보긴했는데, 그렇게 떠들석하게 좋은지 몰겠더군요.
이병주 문확관이면 아주 중요한 사람이라는 의미인데...제가 잘 모르는건지...
평전이 나왔으니 한번 읽어봐야 겠어요. 페이퍼 감사합니다!

프레이야 2022-12-08 17:22   좋아요 0 | URL
주목을 덜 받은 면이 있지만 팬층이 또 있더군요. 재조명 필요한 작가라는 말이 나오고요. 저는 오래전 하동의 문학관 가보고 반하여 알게 되었는데 따끈한 평전으로 그분의 삶과 작품을 새로 읽어볼 생각입니다. 내년이 되겠네요 ^^

그레이스 2022-12-20 08: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남편이 이병주를 좋아해서^^ 저도 몇권 읽어봤어요
<행복어 사전> 등등, 당시 연재 소설로는 인기 있었을듯요
좋았어요

프레이야 2022-12-21 09:53   좋아요 1 | URL
그레이스 님 안녕하세요^^
새해에도 한결같이 독서 열심히 하시고 건강하세요. 한 핵 동안 고마웠습니다. :)

나무처럼 2022-12-21 08: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병주 평전이 나온줄 몰랐는데 소식..감사합니다.
이병주는 그 역량에 비해 상당히 저 평가된 작가라고 생각합니다. 그의 전작품에 해당하는 작품을 따라 읽었었는데..이 부분이 아직도 의아해요. 앞으로 많은 연구와 그 가치에 대한 재발견이 있기를 바래봅니다

프레이야 2023-03-19 16:32   좋아요 0 | URL
나무처럼 님 반갑습니다:)
필화사건으로 수감된 적도 있고 하여 그렇지 않을까 제 생각입니다. 숨은 팬층이 많지요.
평전 저자 안경환의 글도 읽기에 좋습니다.
새해에도 행복하시길 바랍니다.
 

고충진 기타리스트를 오랜만에 보았다. 오프닝과 막간에 연주했다. 큰아이가 수능을 본 후 클래식 기타를 배우고 싶다고 해 이 분 연습실로 데려갔던 게 어언! 세월이 흘렀구나 모두에게.
유익하고 즐거운 시간이었다. 임원진들 다들 훈훈하고 편안한 분위기로 챙기고 진행도 매끄러웠다. 나는 다른 몇 분이랑 우수시민기자상을 받았다. 시니어, 반려동물, MZ세대, 외국인 부문으로 나누어 활동하는데 나는 반려동물 부문 단독 수상. 꼬마요정 님 다묘 반려인 취재에 흔쾌히 응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

고전산책을 맡아 오래도록 쓰고 계신 서부국 님과 책칼럼니스트 박현주 님의 대담에서 몇 가지 팁.

1. 어렵지만 아니 어렵다고 생각하지만 분명 보람 있는 고전읽기. 어렵지 않게 읽고 쓰려면 겉에서 안으로 들어가라. 본문부터 불쑥 읽지 말라는 말. 외부에서 내부로, 전체그림을 먼저 파악하고 중심으로 들어가라. 예를 들어 책날개, 해설 정보 등 본문 외적인 사항들을 먼저 읽고 본문을 읽으면 고전이 주는 통찰을 이해하기 수월하다.
2. 읽다가 올라오는 자신만의 생각을 놓치지 말고 잡아라. 그렇게 글덩어리 몇 개를 붙들어 적어두면 맥을 이어 쓸 수 있다. 읽으면서 쓰기 권함.
3. 고전 작가들의 공통점이라면 대작은 생의 힘든 시기에 태어난다는 사실. 건강을 잃었거나 시대적으로 힘들거나 개인적인 억압과 추락의 시기에 대작이 나오더라는 점. 아니더라도 후일 그 시절을 떠올리며 대작을 쓰게 된다.
4. 책을 읽고 글을 쓰는 어린 시절의 중요함.
5. 고전을 읽으며 아쉬웠던 점이라면 외국어를 더 많이 알면 좋았겠다는 것. 아니면 사전이라도 가까이 두라.
6. 이분도 잃시찾과 마르크스 자본론은 다 읽지 못한 책이라고.
고전 탐닉하시는 북플러 많지만 특히 잃시찾 완독하신 블랑카님과 곧 완독하실 페넬로페 님 생각이 났다. 내적 박수!!!
7. 서부국 님 최근 <고전식탁> 발간. 찜!
8. 박현주 북칼럼니스트가 만나본 작가들의 공통점은 다들 걷기를 무지하게 잘하고 사랑하더라고… 한창훈 작가 등. 그리고 자신의 책에 독자는 어떤 메모와 밑줄을 다는지 궁금해한다는 사실. 


두번째 대담은 시인이었던 음식/맛칼럼니스트 최원준 님과 문화라이프부 기자가 맡았다. 최원준 님은 오래도록 '음식문화잡학사전' 기고 중. 최근 <부산 탐식 프로젝트> (산지니) 재발간. 경품 당첨되어 선물로 받았다^^

부산의 음식은 근현대사 특성상 팔도 이주민들 각각의 개성이 살면서 또다른 음식으로 탄생되었다. 가마솥 부, 부산의 역사를 알기 위한 과정에서 만난 향토음식을 분류해 실었다. 음식 안의 역사. 음식이란 시대를 담는 그릇.
부산 향토음식 13가지는 모두 융합을 기초로 부산이라는 정체성이 합해진 것. 그중 돼지국밥과 밀면을 대표적으로 꼽아보면 부산의 돼지국밥은 개방성과 다양성을 공동체적으로 수용해 한 가지 스타일이 아니다. 정형화하지 않은 돼지국밥이지만 모두 부산 스타일 돼지국밥이다. 밀면은 냉면을 대체한 차선의 음식이자 B급, 서자인 셈이다. 하지만 비용을 조금 낮추어 여럿이 나눠 먹음으로써 배려가 담긴 음식이다. 흔히 가심비라고 하듯 진정한 가성비는 만족도에서 오는데, 마음의 만족도를 높이려면 육하원칙에 충실하길 권한다.


독자제안카드를 익명으로 제출했고 간단한 답변을 들었다. 가장 많이 나온 주제가 환경, 젠더, 재테크, 반려동물, 육아, 청년/노인 일자리 등이다. 부산 영도는 65세 이상 인구가 30%를 차지해 노령인구가 전국2위 수준이다. 부산예술인들 활동에 관해서도 제안했는데 이걸 콕 찝어 주셨다. 사단법인 부산스토리텔링협의회가 발족되어 숨은 이야기 발굴에 열심이라고. 스토리텔링은 다소 억지스러워 나는 별로 좋아하지 않는 부문이지만 ^^


입구에 새빨간 포인세티아, 연말 크리스마스 분위기가 느껴지네. 따뜻한 12월 보내시기 바랍니다. 😊




댓글(30) 먼댓글(0) 좋아요(6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책읽는나무 2022-12-01 22:2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오오~ 축하합니다.
반려동물 부문 단독 우수시민기자상!!!!^^
서부국님과 박현주 책 칼럼니스트의 대담부문 꿀팁이네요?
그 중 잃시찾!!! 작가들도 읽다가 포기한다더니 정말인가 봅니다ㅋㅋㅋ

프레이야 2022-12-01 22:30   좋아요 3 | URL
고맙습니다^^ 꿀팁이라 공유해요. 전에 어느 프로그램에서 김영하 작가 토지 다 읽었냐고 게스트가 질문하니까 단호하게 아뇨 ㅎㅎ 어떻게 그걸 다 읽냐고. 하지만 닥쳐서 어디 필요하면 달려들어 읽는다고요^^

mini74 2022-12-01 22:31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프레이야님 상 받으신거 진심으로 축하드려요 *^^* 전 잃시찾 하면 포기했다는 김연수 작가님도 떠올라요 ㅎㅎ

프레이야 2022-12-01 22:35   좋아요 3 | URL
고맙습니다 미니 님 ㅎㅎ
연수 작가도 그랬다구요. 위안이 됩니다 왠지 ㅋ

scott 2022-12-01 23:1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프레이야님 수상 추카합니다 요거 너튜브에 영상 올라왔겠죠 😍
요정님 냥이들 마미여서 생생한 경험과 정보를 주셨을것 같습니다 ^^

프레이야 2022-12-01 23:44   좋아요 1 | URL
패스ㅎㅎ 사랑스러운 육묘 마미 요정님 어찌나 올바르고 부지런한 반려인인지 감동, 놀랐어요. 저는 하나도 겨우랍니다. 한 해 보람으로 여기며 얼떨결에요. :) 고맙습니다 님.

햇살과함께 2022-12-01 23:5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프레이야님 축하드려요!
8번 걷기를 무지하게 잘하고 사랑하는 것만 해당사항 있네요^^

프레이야 2022-12-02 00:10   좋아요 2 | URL
후훗~ 저는 8번부터 잘하도록 해야겠어요.
고맙습니다 햇살님^^

건수하 2022-12-02 06: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프레이야님 시민기자 활동도 하시는군요! 멋집니다. 상 받으신 것 축하드려요 ^^

프레이야 2022-12-02 09:49   좋아요 0 | URL
고맙습니다 수하님 ^^

다락방 2022-12-02 06: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프레이야님, 축하합니다! 프레이야님이야말로 인생을 점점 더 멋지게 살아가고 계신 것 같아요. 👍🏻👍🏻

프레이야 2022-12-02 09:50   좋아요 0 | URL
아웅 고맙습니다 다락방 님 :)

기억의집 2022-12-02 07:5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프님 축하축하 드려요. 이런 이밴트가 많아지길~ 책을 매개로 사람과 사람이 소통하고 꼬마요정남도 축하드립니다!! 저도 잃시찾은 젊은 사절 1권 읽고 2권은 포기했는데.. 저 때만해도 완간이 언 되었어요. 잃시찾 완독 대단한데.. 블랑카님이 완독 하셨군요!!

프레이야 2022-12-02 09:52   좋아요 0 | URL
고마워요 님^^ 잃시찾은 저 분도 지금 13권 완간된 걸 모르시고 10권까지 나온 걸로 안다고 하시더군요. 전 6권까지는 일단 장비 갖춰 두었어요. 내년에 시작해보려고요 ㅎㅎ

거리의화가 2022-12-02 09: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프레이야님 수상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저도 걷기는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나머지는...ㅎㅎㅎ 외국어를 알면 더 좋았겠다는 말은 공감합니다^^ 잃시찾 다 완독하신 분들 대단한 것 같아요. 저는 내년에 시작하려구요. 프레이야님도 12월 건강하게 행복하게 보내시길*^^*

프레이야 2022-12-02 09:55   좋아요 0 | URL
저도 내년에 시도하려고요. 뭐든 완독하신 분들 대단하신 거 같아요. 외국어 여러 개 하시는 분들 이곳에도 계시죠 대단^^
걷기부터 잘해서 체력 기르는 게 관건이네요
화가님은 이미 그게 되시니 흠흠 그렇게 깊이 파시는 독서도 가능하시다는 생각이 들어요
행복한 12월 보내세요~^^ 고맙습니다

페크pek0501 2022-12-02 10: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클래식 기타, 멋질 것 같습니다. 그런 장르가 있다니...

프레이야 2022-12-02 10:27   좋아요 0 | URL
네. 완전 멋진 장르죠.
클래식 기타 연주 참 좋아요. ^^

새파랑 2022-12-02 15: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전을 읽는 팁을 잘 참고해야겠습니다 ~! 그런데 해설을 먼저보면 약간 스포(?) 당하는 기분이어서 마지막에 주로 보는데 어려운 책을 읽기 전에는 해설을 먼저 봐야겠습니다~!!

프레이야 2022-12-02 16:19   좋아요 1 | URL
네. 새파랑 님 ㅎㅎ 저도 본문으로 직진하는 스타일인데 어려운 고전은 이런 방법을 참고해야겠어요. 이제 정말 고전 읽기 좋은 때가 아닌가 싶어서 새삼 다짐을 또 해보았답니다. 앗참 독서량 제일 많은 충이 사오십 대 여성이라고 조사되었다고 합니다. 독보적 새파랑 님입니다.

바람돌이 2022-12-02 17: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프레이야님 축하드려요. 우수시민기자상이라니 이런거 받는 사람이 제가 아는 사람이라니 갑자기 막 뿌듯해집니다. ^^
독자와의 만남 행사 스케치도 신기해서 읽었네요. ^^

프레이야 2022-12-02 22:47   좋아요 0 | URL
스케치 사실적으로 했나요 ^^
클래식 기타 연주도 참 좋았는데 못 전해요.
고맙습니다 돌이님 ㅎㅎ

서니데이 2022-12-03 17: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프레이야님, 축하드립니다.
빨간 포인세티아 화분을 보니, 크리스마스가 가까워지는 느낌이 많이 들어요.
날씨가 많이 추운데, 감기 조심하시고 좋은 주말 보내세요.^^

프레이야 2022-12-03 20:24   좋아요 1 | URL
고맙습니다 서니데이 님^^
포인세티아 예쁘죠. 추운데 도하 열기가 전해지는 느낌 ㅎㅎ

꼬마요정 2022-12-07 21: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프레이야님!! 축하드려요^^ 좋은 기사 써 주셔서 고맙습니다!!
고전 읽는 팁 너무 유용하네요. 여러 번 읽기 어려운데 오히려 밖에서 안으로!! 얻어가는 것이 그만큼 더 많을 듯 합니다. 부산탐식프로젝트도 신기하네요. 예술인 지원이나 행사도 더 많아지면 좋겠어요^^

프레이야 2022-12-07 23:58   좋아요 1 | URL
행복한 다묘반려인 꼬마요정님
넘 고맙습니다. ~^^ 저번에 책장 보고 놀랐는데요 이미 잘하고 계실듯해요 ^^
부산탐식프로젝트 괜찮네요. 자주 군침이 도는 부작용이 있지만요. 부산은 먹거리 자원도 풍부한 것 같아요. 12월도 사랑스런 냥이들이랑 따스하게 보내세욤.

유부만두 2022-12-11 08: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프레이야님, 축하합니다! 정말 멋지세요. ^^

프레이야 2022-12-11 23:32   좋아요 0 | URL
아효 별것도 아닌데요 ;)
고맙습니다. 유부만두님^^

희선 2022-12-13 03: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프레이야 님 상 받으신 거 축하합니다 저도 걷기 즐겁게 하고 싶네요 다른 건 거의 안 하고 걷기만 가끔 합니다 그것도 걸을 일이 있어야 하지만... 어디든 늘 걸어다녀서 차는 거의 안 타요 멀리 갈 일이 없기를 바라기도 합니다


희선

프레이야 2022-12-13 18:27   좋아요 0 | URL
걷기를 일상화하고 있는 희선 님
여러가지로 좋은 활동이 걷기라고 생각합니다. 저도 좀 부지런히 몸을 움직여야겠어요. 어딜 가면 많이 움직이는 편인데 요샌 그러질 않네요. 고맙습니다^^
 

역사 안에서 진정한 자리가 주어지지 않은, 이름도 지어지지 않은 흉칙하나 힘센 생명체. 자신에게 저주의 생명을 준 존재, 죽어가는 창조주(아버지/아담/이브) 옆에서 눈물 흘리는 나약한 존재. 메리 스스로 자신의 작품에 흉하다는 표현을 쓴 건 세간의 평을 의식해 미리 장치한 발언이었을 것이다.

남성 작가들의 전유물이었던 문학 세계에서 글을 쓰고 발언하는 여성은 조롱의 대상이었던 시절 메리 셸리는 18세에 <프랑켄슈타인> 초판을 무명으로 낸다. 서문은 연인이자 훗날 남편이 되는 퍼시 셸리가 쓰도록 했다. 낭만주의적 상상력과 바이런적 악마성에 여성의 출산에 얽힌 상처와 죽음의 공포를 경험한 메리의 독창성이 압도적으로 발휘된 이 작품을 1831년 다시 내면서 직접 서문을 쓰고 자신의 이름을 내걸었다. 어머니 사후 “어머니 천사”를 그리워하는 고아 빅터 프랑켄슈타인은 신지식을 갈망하는 열정에 휩싸여 온갖 혐오스러운 것들을 “다락방”에 모아 스스로 창조주의 자리에 들어가나 자신의 창조물에 사랑을 주지 않았고 책임지지 않았으며 이름을 지어주지도 않았다. 스스로 명명할 수도 없는 괴물같은 자아의 상징이었다.

실제로도 어머니를 일찍 잃은데다 저항적이었던 어머니 이름을 그대로 받고 문학적 고아의 환경에서 기죽지 않은, 창작자로서 메리는 자신의 아바타 격으로 프랑켄슈타인과 그의 피조물에 이중의 여성성을 부여하고 괴물화한다. 언어를 배우고 우정을 알아갔으며 친구를 갖고자 했던 무해한 그 괴물은 기이한 외적 형상으로 인한 배척과 편견에 내몰려 복수심으로 무장한다. 얼음벽이라는 세상의 극한에서 그 불꽃을 태워 올리며 자신의 창조자이자 아담이자 이브와 함께 자멸한다. 현대의 프로메테우스, 프랑켄슈타인이 만든 괴물과 밀턴의 이브는 지식의 열매가 있는 곳에 천착하여 끝내 열매를 맛보고 죄를 불러들였다. 이들은 진정 공포를 부르는 쌍둥이였을까. 그럴 것이다, 그들의 이야기에 귀기울이지 않고 이름을 불러주지 않는다면, 그들의 가능성을 억압한다면. 대서양 건너 뉴잉글랜드의 에밀리 디킨슨은 물론, 우리 시대에 이르러서는 모든 상대적 약자에게 해당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역사를 말살하는 것이 여성성을 띤 모든 괴물의 마지막 복수인듯, 메리 셸리의 <최후의 인간> 문장이 이 장의 마지막에 인용된다.


저명한 망자들에게
바침
그림자들이여 깨어나 그대의 몰락을 읽어라!
최후의 인간의 역사를 보아라.

_ 다락방의 미친 여자 456쪽, <The Last Man> 339


캐네스 브래너의 <프랑켄슈타인> 1995년 영화 강추. 원작의 주요한 맥락과 이미지, 괴물의 서사까지 강렬하게 살려내었다.


- 7장 공포의 쌍둥이

실낙원을 흉내 낸 이 소설에서 빅토르와 괴물은 둘 다 다른 부차적인 인물들과 함께 모든 신성서적인 역할(이브의 역할을 제외한 모든 역할)을 반복한다. 그러나 밀턴에 관한 이 ‘여자의책‘에서 이브에 해당하는 인물이 제외되었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이런 생략과 이 이야기가 암시하는 거의 노골적인 성적 요소들, 그리고 앞에서 우리가 논했던 밀턴의 악령에 대한 분석은 메리 셸리에게 이브의 역할이란 모든 역할이었음을 말해준다. - P429

우리는 자신의 미학적 활동에 불안을 느끼는 여성 예술가의 예로서 메리셸리를 손꼽을 수 있다. 메리 셸리는 자신의 ‘끔찍한 자손‘을 예의 바르게 소개하면서 자신이 불결한 창조물을 만들어내는 고립된 다락방에서 문학적인 낙태나 유산에 견줄 수 있는 ‘기형적인‘ 책을 출산했다고 명백하게 말한다. ‘어린 소녀였던 내가 어떻게 그토록 무시무시한 생각에 이르렀으며, 그것을 확장시킬수 있었을까?‘ 이 질문은 셸리가 기록한 (솔직하진 않더라도)핵심적인 질문이다. 우리는 셸리가 확장이라는 단어를 유희적으로 사용하고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 P434

동시에 괴물의 서사는 ‘영혼‘이나 역사 없이 태어난다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가에 대한 철학적 명상이며, ‘움직이고 말하는 추악한 덩어리‘, 물체, 타자, 제2의 성을 가진 존재가 된다는 것이 어떤 기분인가에 대한 탐색이다. 프랑켄슈타인을 미친 과학자의 원형으로만 강조하는 비평가들과 영화 제작자들은 이 사실을 간과하는 경향이 있지만, 괴물의 쓰라린 자기 현시가 메리 셸리의 가장 인상적이고 독창적인 성취인 것처럼, 이름 없는 괴물의 독백이 드러내는 과감한 시점의 이동은 아마도 <프랑켄슈타인>의 가장 뛰어나고 기술적인 묘기일 것이다. - P437

여성의 나르시시즘을 비유적으로 표현하는 괴물성은 많은 여성이 자기 육체의 특징이라고 배워온 글자 그대로의 괴물성과 비교해보면 포착하기 힘든 ‘기형성‘이다. ‘괴물의 모습을 한 여자/여자의 모습을 한 괴물‘이라는 에이드리언 리치의 20세기식 묘사는 단지 여자들이 자신을 괴물로 정의하는 긴 역사의 도정 중 가장 최근에 속할 따름이다. - P445

메리 셸리가 괴물의 육체적 ‘기형‘으로 이브의 도덕적 ‘기형’을 상징하듯, 괴물의 육체적 추함은 사회적 위법성, 잡종성, 무명성을 나타낸다. 메리 셸리의 괴물은 셰익스피어의 에드먼드처럼 (그는 불결한 여성성과 관련이 있다. 이는 육체적/모성적 자연의 여신에 대한 그의 헌신과 더불어, 더러운 여자인 고너릴과 리건의 연애에서도 드러난다) 음란하고 비겁하게 ‘어둡고 사악한 곳’에 ‘갇혀’ 있다. 사실 괴물의 비열한 위법성 때문에 그는 ‘이름 붙이기 어려운’ 흉측한 장소를 육화하는 듯하다. 나아가 괴물이 가부장적 사회의 여자처럼 이름이 없다는 (결혼하지 않은 채 위법적인 임신을 했던 메리 울스턴크래프트 고드윈도『프랑켄슈타인』을 썼던 시기에 자신에게 이름이 없다고 느꼈을것이다) 사실은 의미심장하다. - P446


댓글(6) 먼댓글(0) 좋아요(9)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거리의화가 2022-11-29 17: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프레이야님 저보다 한발 앞서 계시네요. 7장을 앞두고 있습니다. 올려주신 감상평이 근사해 몇 번이고 읽었어요^^

프레이야 2022-11-29 17:54   좋아요 1 | URL
화가님 어휴 7장 이후 일주일 정도 지났는데 이래저래 뭘 못 읽고 있어요. ㅠ 너무 많은 생각이 오가는 장이었어요. ^^

scott 2022-11-29 22: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프레이야님
메리 셸리 작품 낭독 리스트에 사알짝 ^^

프레이야 2022-11-29 22:26   좋아요 0 | URL
고전이라 녹음도서가 이미 나와 있을 확률이 높은데 한번 물어봐야겠어요 ^^

2022-12-15 12:0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12-15 14:44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