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과 함께 독서 명언을 외우고 있다.

2학년 꼬맹이들에게도 이 활동은 독서 동기 강화에 도움이 되어 주고 있다.

안중근 의사의 "하루라도 책을 읽지 않으면 입안에 가시가 돋는다."를 시작으로 이어 외웠던

"5분만 시간을 더 주십시오. 아직 책을 다 읽지 못했습니다."는 명언은 패러디 대사까지 낳기도 했다.

과제를 제시 후 10분의 시간을 줄 테니 해결하라고 이야기 하면서 타이머를 돌리면 아이들은 집중해서 열심히 하다가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음에도 과제 해결이 다 되지 않을 경우 이렇게 이야기 한다.

"5분만 시간을 더 주십시오. 아직 색칠을 다 하지 못했습니다."하고 말이다.

최근에 외운 독서 명언은

"무엇보다 먼저 좋은 책부터 읽어라. 그렇지 않으면 결국 평생 그 책을 읽을 기회를 놓치게 될 것이다. -소로" 였다.

이 말이 무슨 뜻인지 알겠느냐고 물으면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주고 받았다.

좋은 책을 가릴 능력이 부족한 아이들에게 우리 어른들은 책 선택에 있어 좋은 길잡이가 되어 주어야 한다.

그런 점에서 도서관 업무를 맡고 있는 나는 책임감을 느끼고 도서 선정에 심혈을 기울인다.

세상의 모든 책을 다 읽지 못하는 관계로 도서를 선정할 때는 믿을만한 기관이나 잡지의 추천 도서를 우선 신뢰하게 된다.

책에 대해 이야기 하는 책들을 꾸준히 읽고 리스트를 만들어 보는 것도 평소에 노력하고 있는 부분이다.

그래도 읽지 않고는 그 책을 옳게 평가할 수 없는 법!

그래서 시간이 허락하는 범위 내에서, 아니 토, 일요일 일부러 시간을 내어 작정하고

이곳에 들어와서 먼저 읽은 이들의 서평을 몇 편 읽어본다.

몇 편 읽다보면 그 책에 대한 감이 대충 오기 때문이다.

물론 사야 할 책들이 무척 많기 때문에 이 부분에도 한계가 있다.

그래서 믿을만한 작가의 책이 더 나왔는지 살펴보거나

믿을만한 출판사의 누리집에 들어가 어떤 책들이 최근에 나왔는지도 살펴본다. 

학부모님들의 연이은 요청에도 만화로 된 <<ㄱㄹㅅ ㄹ ㅁ ㅅ ㅎ>>를 선뜻 사지 않은 이유는

조의래 선생님 강연에서 해당 도서를 도서관에서 폐기한 이유룰 듣고 나서다. 

모함, 불륜, 협잡이 가득한 그 이야기를 아이들에게 읽힌다는 것은 어른으로서 너무나도 무책임한 행동이라고 하셨다.

(제목을 밝히지는 못하지만 이 책은 아이들에게 엄청난 인기고, 나 또한 아이에게 읽히기 위해 사 모았던 책이다.)

물론 해당 도서의 원문은 우리가 꼭 읽어야 할 훌륭한 책이다.

문제는 초등 학생들의 연령이 소화하기에 만화로 엮은 책이 그렇게 좋은 내용이 아니라는 것.

물론 이런 견해는 사람마다 다를 수 있다.

가령 아이들이 어렸을 때 남편이 <<헨젤과 그레텔>> 같은 책 몇 권을 내다 버려야겠다고 추려 낸 적이 있다.

소위 말하는 잔혹 동화로 분류되는 것들이었다.

번역가 김서정은 아이들은 어른들이 걱정하는 부분을 머리 속에 새겨 공포심을 느끼지 않는다고 했다. (강연회에서 들은 말)

그 말 듣고 생각해 보니 내가 기억하고 있는 동화들도 스토리가 남아 있지 잔혹한 장면을 새겨보지는 않았던 거 같다.

그래서 나는 그 책들을 지켜 냈다.

대학원의 강의에서 고전문학 교수님은 우리 전래 동화의 잔혹한 부분에 대해 언급하시면서

아이가 책을 읽는 동안 함께 손잡고 있어줄 어른이 있다면 아이의 정서에 어떤 해도 없을 것이니 걱정 말라 하셨다.

나도 이 부분에 격하게 공감한다. 

가령 <<해와 달이 된 오누이>>의 다양한 버전 중에는 이걸 아이들에게 읽혀도 될까? 하는 책들도 있다.

구전 동화이니 지역마다 전해 내려오는 양상이 조금 다를 수 있다는 것을 아이들에게 알려주고 싶어서

가능하면 다양한 출판사의 다양한 작품을 읽을 수 있도록 준비해 둔다.

<<여우 누이>>랑 <<해와 달이 된 오누이>> 같은 책들 모아서 여름철 납량특집 이벤트도 도서관에서 한 번 하려고 했는데 그것도 못하고 지나가 버렸다. (코로나 미워~)

이리 구구절절 이야기를 하는 이유는 최근에 읽은 한 책이 자꾸 마음을 불편하게 하기 때문이다. 

1. 이 책은 이름난 출판사 도서다.

2. 이 책은 어린이 분야 베스트셀러다.

3. 이 책을 읽은 어른들의 생각을 알기 위해 서평을 살펴 봐도 대부분은 이 책이 재미있다고 했다.

    책읽기에 즐거움이 함께 할 때 평생 독자로 성장할 수 있는 힘을 얻을 수 있다는 점에서 이것은 무척 반가운 일이다.

4. 나도 읽어보니 재미있었다.

그런데, 재미를 넘어서 아이들의 성장이라는 부분을 생각해 볼 때 어떤 도움을 줄 수 있나를 생각해 보면... 글쎄요~ 

인기가 있다는 생각에 시리즈 도서가 나올 때마다 계속계속 도서관에서 구입을 했는데

3권을 읽다가 마음이 불편해져서 이런 저런 고민을 해 보게 된다.

 

책 좋아하는 친구들이라면 무서운 책, 괴기스러운 책, 이상한 책들을 읽고 그 책에 대한 비판을 할 힘도 키워 나가겠지!

그리고 미처 내가 발견하지 못한 해당 책의 장점도 있지 않을까 하며

불편한 마음을 접어 보기로 한다.

 

음... 하고 싶은 말은, 어른들은 아이들이 읽는 책에 관심을 가지고 잘 살펴 보아야겠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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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가 시작되었고,

늘 그런 것 처럼 지켜지지 않을지도 모를 몇 가지 계획을 세우게 된다.

휘적휘적 날려 쓴 일상의 메모들, 그 메모를 찾지 못하거나 메모했다는 사실을 잊거나 하던 일을 최소화 해 볼까 싶어서

조그만 다이어리도 하나 사고 메모장도 하나 샀다.

얼마나 쓰고 말지 자신은 없지만. 그래도 새롭게 또 시작한다는 것은 좋다.

요즘 드라마에 빠져서 폐인이 된 듯한 느낌이 드는데

드라마를 끊고 책을 다시 읽는다면 인생이 조금 더 훌륭해지지 않을까 생각해 보면서

수첩 끝자락에 매일의 독서 기록도 함께 써 보기로 했다.

2021년은 정말 읽기에 힘을 쏟기로 했다.

일상의 짐이 조금 가벼워져서 뭔가 이룰 수도 있을 거 같은 기분이 가득 차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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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맡은 2학년은 8개 반이다.

20대 2명, 30대 2명, 40대 1명, 50대 2명, 60대 1명.

연령대가 다양하다. 서로에게 주고 받을 것이 많아, 마음이 즐겁다.

후배는 영상 편집 기술로 학습 지도를 돕고,

선배님은 아동 지도 노하우를 나눈다.

오늘의 주인공은 그 중 막내인 신규 선생님.

이 선생님은 무엇이든지 "네, 좋아요!" 하고 말한다.

등교 첫날, 아동 동선이 겹치지 않게 새 교실 안내를 어떻게 하면 좋을까 고민을 나누면

"그럼, 영상을 찍어 볼까요?" 하고는 "네, 좋아요. 제가 찍을게요." 한다.

학기초 환경 정화 식물이 배달되어 온 날, 퇴근 시간에 딱 도착한 화분들을 내일 교실로 들이자고 했건만,

짬 조금 내어서 교실에 다 넣어주고 퇴근하자는 한 선배의 제안에 누구보다 먼저 "네, 좋아요."한다.

물론 그렇게 먼저 말을 꺼내주는 중간 선생님도 정말 최고다.

그렇게 짜여진 삼총사 선생님은 밀차를 끌고 8번 교실을 오르락 내리락 해서 다음 날 아침 모두에게 감동을 선물했다.

(물론, 나머지 선생님들은 또 다른 방법으로 서로를 위해 배려하고 돕는다.)

 

지금은 우리 동네 탐험을 해야하는 학습 주제를 어떻게 구성해서 온라인에 안내를 할까 고민을 나누고 있는데 

직접 사진을 찍으러 퇴근 후 동네 탐방을 하겠단다. 그렇게 마을 사진을 학습지에 담았다.

등교 수업에서는  마을 지도 그리기에서 협동 완성 그림 대신 개인별 그림 그리기를 선택했다.

마을 백지도를 그리고, 주요 건물들을 예시자료로 보여주고...

건물의 앞문으로 들어갔다 뒷문으로 나오면 길을 잃는 나는 어떻게 수업을 해야 할지 막막했다.

동네에 살고 있는 아이들 보다 동네를 더 모르는데 어떻게 가르치지 고민하고 있는데,

오늘 아침 출근길을 영상으로 찍었다며 학교오는 길을 아이들에게 소개해 주었다.

아침 7시에 집을 나서서 아이들 보여 줄 영상을 제작해서 수업자료를 만드신

<네, 좋아요! 선생님>은 참 아름다운 사람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 분과 함께 일하게 되어 참으로 감사하다.

아이들에게 이 영상 만드시느라 선생님이 아침 일찍부터 고생을 많이 하셨다고 지나가는 길에 선생님 만나면 감사하다고 살짝 말해주면 참 좋겠다고 이야기 해 주었더니, 잊지 않고 이야기해 주는 아이들이 있어 예뻤다.

오늘은 아이들 학교 오는 날. 그래도 아이들이 조금씩 자라고 있구나, 배우고 있구나. 하는 생각에 감사한 마음 들어 울컥!

연산도 이제 잡혀가고, 구구단 신나게 외우고 있고, 글 쓸 때 이제는 제법 긴 글 쓰기도 가능한. 2학년 다운 모습으로 자라고 있는 거 같다.

 

힘든 시기, 모두들 뾰족한 마음. 함께 다독여 보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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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부만두 2020-09-18 06: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 좋아요 선생님’께서 아이들을 직접 만나서 가르치실 날을 얼마나 기다리셨을까 생각하면 마음이 울컥해요.

희망찬샘 2020-11-01 13:13   좋아요 0 | URL
네, 좋아요! 선생님 반 아이들은 참 좋을 거 같아요. 얼굴도 예쁜 선생님이 친절하시기까지 하니 말이에요. 그리고 정말 열심히 하셔서 딸같은 후배지만 날마다 배운답니다.
 

눈이 많이 나빠졌다.

범인은 스맛폰인 것도 같다.

다초점렌즈를 거금을 들여서 했다.

적응이 힘들거라 해서 걱정했지만, 하나도 힘들지 않아 다행이라 여겼다.

처음에 잘 보였다.

근데, 요즘은 불편함이 조금씩 늘어나는 느낌.

아이들에게 책을 읽어주거나 교과서를 공부할 때 글자가 잘 안 보여서 안경 썼다 벗었다 할 수 없는 노릇이라 다초점 했는데,

글을 쓰다보니 자꾸 오타가 보여 속상하다.

카톡도 문자도 조그만 자판을 제대로 터치를 못해서 그렇기도 하겠지만,

한 번씩 다시 읽으면서도 오타를 미처 찾아내서 고치지 못하는 빈도가 는 것은 확실이 눈이 나빠졌기 때문인 듯하다.

아~ 세월 앞에 장사 없구나.

친하게 지내던 선배님이 앞으로 정퇴까지 1년 반이 남았다고 하셨다.

그러고, 보니 내게 남은 근무 시간도 그리 많지 않은 거 같다.

새롭게 시작하는 풋풋한 새내기 선생님 보면서, 지나온 시간들 돌아보게 된다.

항상 꽃길만 있길 바라는 것은 욕심이겠지만 더욱 팍팍해져만 가는 지내야 할 시간들에 마음이 힘겨울 때가 있다.

그래서 조금 더 공부하고 조금 더 열심히 하면서 이겨내보리라 마음 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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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쁜(?) 스맛폰 때문에 책도 덜 읽고 생각도 덜 하고.

그래서 그림책 읽기라도 다시 시작하리라 맘 먹고,

책을 조금씩 빌려보고 있다.

좋은 책 골라서 빌리지 않고,

이것저것 아무거나 빌려 보는 중.

빌린 책의 절반은 참 좋아서 이런 저런 기록을 남기고 싶어진다.

눈 더 나빠지기 전에 부지런 떨고 읽어두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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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학년 도덕 시간! 공정을 가르쳤다.

아~ 이 얼마나 어려운 덕목인가?

우리 사회는 공정한가?

나는 공정한가?

이 이야기를 위해 누군가 <<잘못 뽑은 반장>> 영상을 활용했다 하여 나도 아이들에게 보여주었다.

일단, 영상을 보여주니 몰입도는 짱!

책이 참 유명한데 읽지 않아서 도서관에서 두 권을 빌려 보았다.

재미? 일단은 통과다.

아이들도 제법 이 책을 많이 알고 있고 읽었다고 한다.

교과서에 일부가 나온다고 했던가?

이 책을 읽으면서 공정에 대해 다음의 두 가지 질문을 던져보게 되었다.

이로운은 아이들에게 뿐만 아니라 선생님에게도 잘못 뽑은 반장으로 여겨졌다.

선생님은 이로운을 도울 반장 두우미로 황제하를 정해주었는데, 이것은 공정한 행동인가?

반장이 숙제 검사를 해야 하는데 이로운이 숙제를 해 오지 않아 반장 도우미인 제하가 숙제 검사를 하게 되었다. 제하는 반장이 숙제를 하지 않아 더 나쁘다며 다른 아이들에게는 1점을 주는 벌점을 3점을 주는데 이것은 공정한가?

 

 

공정이라 함은 공평하고 정의로운 것을 말하고 기회의 균등을 말한다고 아이들에게 가르쳤다.

그리고 아직 우리 사회가 많이 공정하지 못할지라도 더 많은 이들이 공정한 사회를 위해 애쓰고 노력하고 있다고(교과서적인 말인가?) 이야기 해 주었다.

 

첫 번째 이야기가 재미있어서 이 책도 읽어보기로 했다.

결론은 잘 읽히기는 하나 다소 억지스러운 부분도 있고, 전편만 못하다는 아쉬움이 있었다는 것.

로운이야 개구쟁이에다 남을 해꼬지 하는 행동들도 하던 아이라

잘못 뽑은 반장이라 생각하는 것이 조금은 타당해 보였지만,

조용하고 소심하다고 해서 공수린이 반장으로 뽑힌 것이 잘못된 것인지는 납득하기 어렵다.

공수린을 시기질투하는 마가희가 바깥에서 과학실 문을 잠궈 공수린을 가두어 수업시간에 늦게 만들어 곤경에 처하게 한다는 설정 부분을 읽으면서 과학샘인 나는

'뒷문을 안에서 열고 나가면 되는데...'하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ㅎㅎ~

아이들에게는 반장으로서의 나름의 롤모델을 제시하고 있기는 하다.

반장이 되었다고 해서 뻐기지 않는 공수린의 섬김의 리더십을 칭찬한다.

이야기는 해피엔딩이라 책을 덮으면서도 마음이 편안하다.

6학년 아이들에게 얼른 읽고 도서관에 반납하겠으니 꼭 읽어보라고 했지만,

한 명이라도 읽을지는 의문이다. '공정' 덕분에 두 권의 책을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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