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끼전 재미있다! 우리 고전 1
이혜숙 지음, 김성민 그림 / 창비 / 2003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창비의 '재미있다 우리 고전 시리즈'를 수집하고 있다. 지금 여섯 권을 모았다.  

우리가 흔히 이런 정도의 이야기는 아이들이 다 읽었을 것이며 다 알고 있을 거라고 생각하는데 학교에서 아이들을 지도하면서 이야기 해 보라고 하면 처음부터 끝까지 이야기 하기를 힘들어 한다. 중요 대목들은 다 알고 있지만, 제대로 된 책으로 만난 적이 없기 때문이다. 그러한 점에서 창비의 우리고전 시리즈는 한없이 반갑다.  

구비전승 문학이라는게 워낙 갈래가 많고 입으로 전해 내려오다 보니 중간 흐름은 각양각색이다. 현재 나와 있는 어린이 전래 그림책만 해도 출판사마다 이야기가 조금씩 다른데, 아이들은 그 부분에 대해서 무척 이상하게 생각하는 듯하다. 가령 <<여우 누이>>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 주면서 호리병을 던졌다고 하면 '내가 읽은 책은 구슬이었는데...' 하는 식으로 왜 이야기가 다르냐고 따진다. 전해 내려오다가 호리병도 되고 구슬도 된다고 이야기를 해 주는데... 토끼전 또한 많은 이본이 있고, 저자가 어린이와 청소년이 읽기 쉽도록 하기 위해 그러한 이본들을 최대한 참고하여 새롭게 고쳐쓰기도 했음을 밝혀 두고 있다.  

이 책에서는 토끼가 용궁에 두 번 잡혀 간다. 두 번을 다 무사히 탈출하는 지혜가 놀라운 반면 두 번이나 토끼에게 당하는 용궁 사람들이 한없이 어리석어 보인다. 첫 번째 별주부에게 잡혀가서 간을 두고 왔다고 거짓말 해서 다시 육지로 달아나는 것까지는 모르는 아이들이 없을 것 같다. 이 책에서는 영리한 토끼를 두 번 잡아가기가 쉽지 않았을 텐데, 어떤 방식으로 두 번이나 데려 갈 수 있었는지를 만나보는 재미가 있다. 토끼의 꾀를 넘어서는 여우의 교활함이랄까 치밀함이랄까...  

책의 두께는 부담스럽지 않아 읽기가 쉽고, 알고 있는 듯하나 정확하게 잘 알고 있지 못하고 있는 이야기를 정확하게 만날 수 있어 좋고, 이러한 이야기들의 결말은 쓴 사람에 따라 달라져서 여러 형태를 취하기도 한다는 것에 대한 이해를 할 수 있게 잘 써둔 해설이 있어 더욱 좋은 책이다.  

두 번이나 용궁에서 탈출 했으니 토끼는 영웅이 될 법도 하다. 그 영웅담을 다 늘어놓기 너무 힘이 들어 한 권의 책으로 써서 후대에 남기려고 하는 토생원의 지혜가 놀라워라. 이렇게 하여 이야기책으로 남은 것은 '토끼전', '별주부전', '토처사전', '토공전' 따위고 노래로 지어진 것은 '수궁가', '토별가' 등이라고 마무리 되어 있다.  

아이들이 가볍게 읽어보기를 권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꾀보 막동이 한겨레 옛이야기 9
송언 지음, 남은미 그림 / 한겨레아이들 / 2000년 6월
평점 :
절판


서정오 선생님의 이야기 책에서도 만난 이야기 몇 편이 이 책에 보인다.

이 책은 크게 두 부분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꾀보 막둥이>와 <괴짜 방학중>의 이야기다.

이야기는 입말체로 구수하게 적혀 있어 이야기를 읽고는 있지만, 마치 이야기를 듣고 있는 생각이 들게 한다.

<꾀보 막동이>는 낮은 신분 때문에 억울 할 것 많은 이들의 맘을 시원하게 풀어 줄 그런 이야기다. 옛 사람들은 이런 이야기를 통해서나마 대리만족을 얻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낮은 신분이었지만, 꾀로 신분을 한 단계 상승 시켰고, 그리고 주인의 예쁜 딸까지 아내로 맞아 들인 막동이는 여전히 장인에게 미운털이 박혀 있었지만, 목숨이 왔다갔다 하는 사이에도 지혜로 위기를 잘 극복하여 장인을 두손두발 다 들게 만들어 버린다.

<괴짜 방학중>의 여러 가지 이야기 중에서도 '아무도 못 당하는 괴짜'이야기가 참 웃겼다. 담배 장수에게 담배를 한 대 팔아라 하는 것이 아니라 달라고 하니 줄리가 있나. 그게 꽤심하다고 담배장수를 골탕 먹인 일은 참 어이없으면서도 웃기다. 머리는 좋은데 크게 발전적인 일에 기여하지 않고 잔머리를 잘 굴리는 잔머리의 대가라고나 할까! 배 아프다고 돗자리 장수에게 울타리를 쳐 달라 해서 똥을 누고 더럽다고 똥을 치우라니 똥을 쳐서 당황스럽게 하기도 하고 돈 꾸어 쓴 거 갚기 싫다고 죽어 저승에 다녀 온 체 하는... 어찌보면 도덕성이 좀 결여 된 듯한 면이 있어 막둥이에 비해 조금 얄미운 인물이기도 하다.

아이들에게 늘상 이야기 하는 것 중 하나가 친구들과 장난을 칠 수 있지만, 나도 즐겁고 친구도 즐거워야 한다는 것이다. 만약 친구가 그 장난을 싫어하면 그것은 그 순간 장난이 아니라 괴롭힘으로 탈바꿈하는 거라고. 그런 점에서 보면 방학중의 모든 행동은 남들을 괴롭게 하면서 자기 혼자 낄낄 거릴 수 있는 그런 종류의 것들이다. 이 책이 참 재미있었는데, 읽으면서도 맘이 조금 불편하다는 느낌이 든 것이 바로 이런 점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송언 선생님이 지으셨다는 이 책은 내가 맘으로 생각은 하지만, 도덕적으로 찔려서 못하는 것들을 다른 사람을 통해 대리만족하는 맘으로 읽으면 좋겠다. 남을 골탕먹이는 이야기가 재미있게 나오니까. 단 하나, 따라하기는 금물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나귀 방귀 (보급판) - 옛이야기 보따리 5 옛이야기 보따리 (보급판) 5
서정오 / 보리 / 1999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옛 이야기 보따리5편 은근슬쩍 놀려주는 이야기

<왕굴장굴대>-남의 집 종살이를 하는 왕굴장굴대. 종이었으니 당연히 배운 것은 없겠고. 허나, 세상 사는 이치가 공부 잘 한다고 해서 잘 사는 것 아니라고 어른들이 누누히 말씀 하시듯이 배운 것은 없으나 지혜롭기에 목숨도 건질 수 있었고, 그리고 남을 곯려 줄 수도 있었다.

<나귀 방귀>-나귀를 타며 거들먹거리면 가는 사람에게 짐 하나만 실어달라 부탁하다 거절당하자, 일진을 들먹거리며 오늘 나귀가 방귀를 세 번 뀌면 크게 다칠거라는 악담을 퍼붓고 가는 짐진 사람. 진짜로 나귀가 두 번이나 방귀를 뀌자 마지막 한 방귀가 여간 걱정이 되는게 아니어서 돌멩이로 나귀 똥구멍을 꽉 막아 두고는 그래도 찜찜해서 들여다 보다가 세 번째 방귀를 뀌는 나귀 땜에 그 돌멩이가 참았던 방귀의 힘까지 보태어 슝~ 정말로 나귀 방귀 세 번에 크게 다쳤더란다.

<바위로 이 잡기>-힘이 장사인 사람이 자기 저고리에 기어 다니는 이를 잡으려고 돌멩이-바윗덩이-훨씬 큰 바윗덩이로 내려치지만, 작은 이가 죽을 리가 없다. 지나가던 농사꾼이 걸음을 멈추고 손으로 이를 잡아 주자, 온 나라를 돌아다니며 힘자랑을 했던 이 장사는 그만 농사꾼이 너무 무서워(바위로도 못 잡은 이를 손톱 하나로 슬쩍 눌러 죽였으니) 저런 사람도 농사 짓고 사는데, 나는 힘자랑만 하고 이게 뭔가 반성을 하면서 마을로 내려가 부지런히 농사짓고 힘자랑을 하지 않았다는 이야기다.

<재주 많은 여섯 쌍둥이>-'천리보기만리보기', '여니딸깍', '진둥만둥', '맞아도간질', '뜨거워도찰세','깊으니얕으니'가 흉년을 맞아 사람들이 굶어서 어려움에 처하자 관청 곳간의 곡식을 빼서 백성들에게 나누어 주고 사람들을 잡아 들이자 자기가 범인이라고 하면서 사또가 내리는 벌을 잘 견디어 내었더라는 이야기. 각 쌍둥이들이 맡은 역할이 참 재미나다.

<꽁당 보리밥과 쌀밥>-설설 퍼 담은 꽁당 보리밥만 주는 인색한 주인이 큰 맘 먹고 머슴에게 쌀밥 한 그릇 푸짐하게 먹여주겠다고 큰소리지만, 머슴은 말 할 때마다 먹어야 먹는거지요. 한다. 머슴의 이런 반응은 한 상 잘 차려서 눈 앞에 갖다 바쳐도 계속되고 화가 난 주인은 밥상을 냅다 걷어차 버린다. 머슴은 한 번 더 그러니까 먹어봐야 먹는거라고 말하고 미안해진 주인은 다음부터는 두말 않고 쌀밥을 주었더란다.

<시아버지 팥죽땀>-며느리가 팥죽을 한 솥 쑤어놓고 물을 길으러 간 사이를 못 참은 시아버지가 며느리 몰래 팥죽을 떠서 뒤꼍에 가서 먹으려고 하는데, 시아버지가 안 계신 걸 알고 자기도 몰래 먼저 먹으려고 뒤꼍으로 간 며느리에게 들키는 바람에 팥죽을 그만 머리에 뒤집어 썼더란다. 며느리는 자기가 먹으려고 뜬 팥죽 그릇을 내밀며 "아버님, 팥죽 드세요." 그러고 아버지는 "얘야, 나는 팥죽만 봐도 이렇게 팥죽땀이 흐르는구나." 그러고.

<대문 밖에 소금 뿌려라>-자네가 먼저 죽거든 꼭 나를 부르게나, 내 곧 따라갈테니. 라는 두 영감님! 하도 입에 발린 소리를 하길래 머슴 하나가 놀려 주려고 가짜로 두 집을 오가며 영감님이 죽었다고 거짓으로 알리니 서로 문상을 간다고 집을 나섰다가 중간에서 만나서는 귀신이라 생각하고 집에 와서 숨으면서 소금 뿌려라 했대요. 

<호랑이 꼬리와 호미>-농사꾼이 아들 하나 잘 키워 보려고 글공부를 시켰는데 모든 문제 해결을 다 책에서 하려고 한다. 호미를 사오라시는데 그게 뭔지 몰라 책을 찾아보니 호랑이 호, 꼬리 미, 즉 호랑이 꼬리라는 해석이 나온다. 비싼 돈을 주고 호랑이 꼬리를 사 온 걸 보고 아버지는 어떤 맘이 들었을까? 집에 불이 나도 불 끄는 방법을 책에서 찾으려는 아들. 아버지가 흙담이 무너져 깔려서 흙을 좀 치워 달라고 해도 오늘 일진에 흙을 묻히지 말라 했으니 내일 치워 주겠다는 아들. 이 이야기 한참 읽고 있으니 애기 키우면서 조금만 이상해도 책을 찾아 보면서 책에서는 이렇게 하라고 했는데, 저렇게 하라고 했는데 하다가 어머니께 야단들은 몇 년 전 기억이 새롭다.

옛 이야기 속에 들어있는 웃음의 은근한 맛. 참으로 달콤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떼굴떼굴 떡 먹기 - 옛이야기 보따리 7 (보급판) 옛이야기 보따리 (보급판) 7
이억배 그림, 서정오 글 / 보리 / 1999년 2월
평점 :
절판


아기자기 재미있는 동물 이야기라는 부제가 붙어 있는 이 책도 참으로 재미가 있다.

꾀많은 토끼에게 속아 돌떡을 먹고, 참새가 입 안에 들어올 줄 알고 눈을 감고 있다가 불벼락을 만나고, 물고기가 많이 매달려 올 줄 알고 추운 날 강가에서 꼬리를 담그고 있다가 물과 함께 꼬리가 얼어붙은 <꼬리가 얼어붙은 호랑이>이야기를 시작으로 재미잇는 동물들의 모습, 습성에 얽힌 이런저런 이야기들이 줄줄이 따라 온다.

3학년 교과서에 멸치의 꿈 풀이에 관한 이야기가 나오는데, 이 곳에서는 <메기의 꿈풀이>라는 이야기를 통해 가자미의 한 쪽 눈이 쏠린 이유, 낙지의 눈이 꽁무니에 달린 이유, 메기 대가리가 납작해지고 입이 쭉 찢어진 이유, 망둥이의 배가 납작해진 이유, 병어의 입이 톡 튀어 나온 이유를 만날 수 있다.

메뚜기의 이마가 벗겨진 이유, 황새의 부리가 뾰죽하게 튀어나온 이유, 개미의 허리가 잘록한 이유를 알려면 <이마가 벗겨진 메뚜기>를 읽으면 되겠다.

토끼 꼬리가 깡동하게 짧아지고 호랑이 꼬리가 길어진 이유를 알려면 <배짱 좋은 수달>을 만나면 된다. 얼마나 배짱이 좋은지 나도 그 수달을 좀 닮고 싶다. ^^

참새가 걸핏하면 앉은 자리에서 팔짝팔짝 뛰고 파리가 걸핏하면 앞발을 들어 싹싹 비비는이유는 <팔짝팔짝 참새 싹싹 파리>에 잘 나와 있다.

잔나비 궁둥이에 털이 없고 게의 앞발에 가시털이 숭숭 박혀 있는 이유를 알고 싶으면 떡 때문에 다투는 이야기 <잔나비 궁둥이>를 읽으면 되고, 지렁이가 몸에 띠를 둘렀지만 눈이 없어 꿈틀꿈틀 느릿느릿 기어갈 수 밖에 없는 이유는 <비단띠에 눈먼 지렁이>에서 만나면 된다.

고양이가 날카로운 발톱으로 쥐를 혼내주는 이유, 쥐가 뾰족한 이를 바드득바드득 가는 이유가 궁금하다면 <고양이 앞에 쥐>를 읽으면 되겠고, 두꺼비 배가 볼록 튀어나오고, 눈알이 쑥 빠지고 잔등이 우둘투둘한 이유는 <떼굴떼굴 떡먹기>의 떡먹기 내기에서 만나면 된다.

황새꽁지가 깡동한 이유는 <꽁지 빠진 황새>에서, 메추라기 꽁지가 짧고 여우 콧잔등이 하얀 이유는 <배부르고 우습고 서러운 꼴>에서 만나면 된다.

<찍찍 쥐서방과 쥐양반>은 말이 사나우면 없던 콩도 생긴다는데 "상길아, 고기 한 근 다오."와 "여보게 박서방, 고기 한 근 주게."라는 이야기와 함께 아이들에게 소개 해 주면 좋을 듯하다.

옛이야기에 형은 조금 나쁘게 동생은 착하게 나오는 이유? 그리고 힘센 동물은 어리석게 힘 약한 동물은 영리한 꾀보로 나오는 이유? 를 아이들에게 한 번 물어 보아야 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신통방통 도깨비 - 옛이야기 보따리 9 (보급판) 옛이야기 보따리 (보급판) 9
서정오 / 보리 / 1999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우리 반 친구들에게 이 책을 읽어주면 얼마나 좋아할까? 아이들을 홀딱 반하게 할 만큼 재미있는 도깨비 이야기가 가득하다.

옛 이야기 보따리 시리즈는

1. 비슷한 내용끼리 잘 묶여져 있다는 것

2. 국어 교과서를 배운 후 입말을 살린 관련 이야기 한 편씩을 읽어주면 좋을 정도로 초등국어과 교과서에 등장하는 옛 이야기가 거의 다 들어 있다는 것

3. 내가 그저 읽어주기만 해도 구수한 입말로 들려주는 이야기꾼 선생님이 될 수 있겠다는 것.

4. 감동, 재미, 웃음, 눈물... 아이들의 정서 순화에 참으로 많은 도움이 되겠다는 것.

5. 우리 옛이야기는 참으로 멋진 판타지라는 것.

을 새롭게 알려 주었다.

2학년 1학기 읽기 교과서 끝에 나왔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도깨비와 개암>이라는 이야기를 가지고 초대장을 만들고, 무대 장치를 꾸미고, 역할을 정해 연극을 하고 ... 도입 단계에서 <길어져라 뚝딱 넓어져라 뚝딱>을 읽어주면 되겠다.

그리고 투명인간인가, 도깨비 감투인가를 쓰고 하고 싶은 일을 그림으로 그려 보고 발표하는 내용이 나올 때 아이들이 자신을 괴롭혔던 친구들 몰래 괴롭히거나, 좋은 물건 살짝 가져오고 싶다고 해서 내 맘에 뭔가 찜찜함을 남게 했었는데 그 때 이 이야기 <날아다니는 빨간 헝겊>을 읽어주면 정말 딱이겠다.

도깨비들과 신나는 이야기 나라에 풍덩 하실 분은 어서 이 책을 장바구니에 담으세요. ^^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