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몬스터 [dts] - 마블+와이드미디어 할인행사
패티 젠킨스 감독, 리 터제슨 외 출연 / 마블엔터테인먼트 / 2004년 7월
평점 :
품절



극장에 가서 보고 싶었으나 끝내 보지 못했던 영화 <몬스터>를 보았다. 패티 젠킨스 감독. 여주인공 린을 열연한 샤를리즈 테론에게 2004아카데미 여우주연상과 베를린영화제 여우주연상을 동시에 안겨준 영화다.

'몬스터'라는 단어가 들어간 책이며 영화들이 꽤 있다 우라사와 나오키의 흥미진진한 만화 <몬스터>, 영화 <몬스터볼> <쓰리 몬스터> <몬스터 주식회사>. 우선 머리에 떠오르는 것만 해도 이 정도이다. 사람들이 알게 모르게  '몬스터'라는 단어에 매료되어 있다는 반증이 아닐까?

주인공 린 자신의 어린 시절을 회상하는 내레이션과 함께 필름이 돌면서 영화는 시작된다. 어린 시절의 사진은 그것이 누구이든 사람들에게 큰 공명을 불러일으킨다. 세상을 모르던 시절의 그 미소는 어떤 때는 가슴을 쥐어뜯게 만든다. '아아, 내가 이렇게 멀리 와버렸구나. 너무 많이 망가졌구나! 이제는 저 시절로 다시 돌아갈 수 없구나!'

린은 어린 시절 배우를 꿈꾸는 예쁜 소녀였다. 그런데 아빠가 자살하고 어린 동생들과 살 길이 묘연해 열세 살부터 몸을 판다. 여덟 살 때 아버지의 친구에게 강간을 당했는데 아버지에게  그 사실을 고했으나 믿어주지 않고 도리어 야단만 맞았다. 얼마나 억울하고 분했을까. 그 뒤로도 아버지 친구의 유린은 계속되었다. 그토록 어린 나이에 창녀가 된 건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던 것이다. 어떻게 해서 먹여살렸는데 동생들은 자라서 그런 그녀를 쫓아낸다. 남부끄럽다고...

어느 날 자신이 너무 많이 망가져버렸음을 깨달은 린, 더이상 살 수 없다는 결론을 내리고 죽기 전에 목이나 축이려고 바에 들어왔다가 운명의 친구 셀비를 만난다. 동성연애자인 셀비. 그때부터 셀비의 존재는 린에게 살아가는 이유가 된다. 그녀는 누구를 그토록 좋아해본 일이 처음이었던 것이다. 셀비 역의 크리스티나 리치는 묘한 차가움과 중성적인 매력이 돋보이는 얼굴. <아담스 패밀리>를 시작으로 <Now and Then> <슬리피 할로우> 등의 영화에 나왔다.

"일주일만 함께 있자. 나 같은 사람 다신 못 만날거야."(린)

"나 책임질 수 있지?"(셀비)

사랑하는 사람이 생겼으므로 창녀 짓을 때려치우고 새로운 인생을 살아보겠다는 린의 각오. 그러나 셀비의 친척 아줌마가 그랬듯이 사람들은 린을 딱 한 번만 보고도 그녀가 창녀임을 대번에 알아본다. 험상궂게 살아온 삶의 이력이 화인(火印)처럼 얼굴에 새겨진 것이다. 셀비는 돈을 벌어올 것을 참으로 당당하게 요구하고...궁지에 몰린 린은 어쩔 수 없이 다시 거리로 나가게 된다. 사무실에서 펜대를 굴리고 외모는 곱상하고 세련되기까지 한지는 몰라도 린을 몬스터처럼 흉물스럽게 쳐다보는 영화 속의 그 신사숙녀들이 내 눈에는 몬스터처럼 보였다. 어색해 죽겠는 걸 참고 취직하려고 애쓰는 린의 씰룩씰룩한 그 표정은 내 눈에 너무나 사랑스러웠다. 린의 독백. '나한테 상처를 준 건 오히려 선량한 사람들이었다....내가 뭘 믿을 때 얼마나 큰 인내심을 발휘하는지 사람들은 모른다.'

다시 돈을 벌러 나선 린이 으슥한 숲에서 험악한(차마 눈뜨고 볼 수 없었던 그 장면) 꼴을 당하고 구사일생으로 살아나 그놈을 쏴죽였을 때 나는 벌떡 일어나 "잘했다! 그런 놈은 죽어도 싸다."하고 소리를 쳤다.(실제로!)그런 일들을 겪고도 고상하게 인생의 의미나 읊조리며 사는 인간이 있다면 그야말로 몬스터가 아닐까!

살인을 계속하게 되고 그럴 때마다 기진맥진 초주검이 되어 돌아오는 린.

"몸파는 일을 왜 그만둔 거야? 맨날 파티하자더니! ...별장은 어떻게 된 거야?"(셀비)

"넌 나와 달리 곱게 살아온 사람이야. 그런데 세상일 나몰라라하고 사는 건 좋은데 제발 내 말도 좀 들어줘!"(린)

린이 어떻게 벌어온 돈인지도 모르고(사실 짐작은 하고 있다)  흥청망청하는 셀비는 린이 보는 앞에서 태연하게 다른 여자에게 정신이 팔려 있다. 아아, 저런 것이 인생이라면 정말 그만 살고 싶다. 놀이공원의 대회전관람차는 린의 독백처럼 꽤나 상징적이다. '생각한 것과 다른 것에 삶의 묘미가 있지. 어릴 때 반짝반짝 불을 밝히고 있는 놀이동산의 대회전관람차처럼 말이야. 얼마나 그것을 타보고 싶었는지. 그런데 어느 날 막상 내 차례가 되어 탔을 때 토할 것 같고 너무 무서워서 내려버렸지.'

사람들은 어릴 때 현실 속의 나와는 다른 사람을 꿈꾼다. 나의 가능성을, 그리고 자신이 원석(原石)임을 한눈에 알아보고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보석으로 가공시켜줄 누군가의 출현을 기대한다. 어린 시절의 린처럼. 그러나 린은 미국 최초의 여성 연쇄살인범이라는 불명예스러운 꼬리표를 달고 12년 동안 복역하다가 2002년 사형됐다. 이 영화는 실화이다.  법정에서 린에게 손가락을 가리킴으로서 우정을 배신한 셀리는 그 뒤 단 한번도 린을 찾지 않았다고.

사랑에 있어서의 승리자는 오히려 그 사랑을 위해 목숨을 걸었던 린이었다. 그 사실이 내게 조그만 위로가 되어주었다. 샤를리즈 테론은 보기만 해도 신산스러운 그 표정으로 린을 200프로 소화해 냈다. 셀비 역의 크리스티나 리치도 적역이었다. 영화 <몬스터>는 어제 오후 나를 넉아웃시켜버렸다. 린의 인상적인 대사처럼......

"사람들은 매일매일 나가떨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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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9-16 12:56   URL
비밀 댓글입니다.

urblue 2004-09-16 12: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극장에서 보려고 했는데, 개봉한 곳도 별로 없었고 너무 빨리 끝나버렸지요. 아우, 보고싶어라. 이번 주말용으로 찜했습니다.

깍두기 2004-09-16 13: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무지 보고 싶네요. 전 집에서 비디오를 보면 중간에 잠들어버리는 경향이.....^^ 누군가가 늙었다는 증거라고 그러데요.

내가없는 이 안 2004-09-16 13: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너무 슬프고 가혹해서 전 못 보겠어요. 이 느낌이 맞나요, 아닌 로드무비님이 리뷰를 너무 잘 쓰신 건가요? 농담 아님. 너무 마음이 아플 것 같아서 진짜로 못 보겠음. ㅠ.ㅠ

미누리 2004-09-16 14: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몬스터 주식회사 이야기 쓰고 여기와서 몬스터를 또 보게 되어 놀랐습니다. -__-;;
의도한 바는 아니었지만 혼자 머쓱해서 답글 달고 간다고 덧붙이러 왔습니다.

로드무비 2004-09-16 14: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속삭여주신 님은 이 영화 보지 마세요.
좀만 기다렸다가 보세요. 아셨죠?^^
블루님, 이 영화처럼 이상하게 땡기는 영화들이 있잖아요.
님도 저랑 성향이 비슷하신 건지...
깍두기님, 저는 빌려다놓고 못 보고 갖다준 영화가 한 박스는 될 겁니다.
그래도 꼭 보세요. 졸 틈이 없을걸요?^^
이 안님, 그렇게 여리셔서 어떻게...
저는 정신이 번쩍 나는 것 같은 이런 영화를 좋아해요.^^
미누리님, 저도 님 방에 놀러갈게요.
처음 뵙는 것 같습니다. 반가워요.^^

숨은아이 2004-09-16 15: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몬스터"라는 말, 저는 별로 안 좋아하는데... 그래서 이 영화 볼 생각도 안 했는데... 이 영화 봐야만 할 것 같네요. 울면서 이 여자의 명복을 빌어줘야만 할 것 같아요. 웅~ 일케 가슴이 미어지게 글을 쓰시다닛.

하얀마녀 2004-09-16 15: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별로 볼 마음 없었는데 리뷰를 읽고 나니 보고 싶어지네요.
보고 싶은 마음이 들게 어찌 그리 잘 쓰셨나요. ^^

로드무비 2004-09-16 17: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숨은아이님, 울고 싶은날 이 영화 보세요.
정신이 번쩍 날 거예요. 전영경 씨 시는 내일 올릴게요.
하얀마녀님, 헤헤 제가 좀 잘 썼죠?
마음 가는 대로 썼더니...^^

마냐 2004-09-17 01: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에이고...보고 싶은 영화, 아직도 못보고 있었네요.
알라딘은 요즘 책 뽐뿌에 음반 뽐뿌에 영화 뽐뿌까지 정신이 없네요. ^^

로드무비 2004-09-17 10: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냐님 영화 리뷰도 보고 싶네요.^^

2004-09-17 20: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맞아요 너무 빨리 끝나버렸어요. 몇군데 개봉도 않고...전 이상하게 극장에서 보려고 맘 먹고 있던 것을 못 보면 비디오로 보기가 싫어서...클///
 
오소리 아저씨의 소중한 선물
수잔 발레이 글 그림 / 지경사 / 1998년 7월
평점 :
절판



 

일본 치가사키현의 하마노고 초등학교는 복도와 교실을 구분하는 벽이 없다. 외양만 독특한 것이 아니다. 열린 학교다. 일본 전역에서 교사들이 이 학교를 찾아와 수업을 참관하고 뿌듯한 마음으로 돌아간다.

이 학교의 초대교장 토시아키 오세이 교장(57세). 1960년대에 교사 생활을 시작하여 정년퇴직을 몇 년 앞두고 있다. 교사 생활뿐만이 아니다. 위암 말기로 3개월에서 기껏해야 6개월 살 수 있다는 판정을 받았다. 그는 이 사실을 숨기기는커녕 죽어가는 인간을 아이들에게 보여주고 인생의 가치를 가르치는 데 활용하기로 한다. 세상에, 자신의 죽음을 교육 소재로 써먹는 교사라니!

그는 매일 아침 교문 앞에서 약 700여 명의 아이들을 웃으며 맞이한다. 그뿐인가, 틈만 나면 아이들 사진을 찍어 복도에 주르르 전시하는데...

그의 교육철학은 이것이다. 어디까지나 아이들의 편에서... 스스로 생각하게 하는 교육이다. 교사들은 수업의 주제가 정해지면 먼저 아이들을 데리고 현장에 나간다. 가령 '치가사키의 훌륭한 해양환경'이 주제라면 선생님과 아이들은 바다에 가서 고깃배도 타보고 수산물 가공공장도 견학하는 것이다. 이 수업을 맡은 교사는 공개수업에서 그 고장의 바다를 자랑하는 문안을 아이들에게 생각해 보라고 한다. 한눈에 봐도 개구장이인 한 소년이 이렇게 말하며 낄낄댄다.

"더러운 바다지만 최선을 다해 볼게요."(이 말이 나는 너무 마음에 들었다.)

교사는 당황하며 사람들이 가보고 싶은 바다가 될 수 있도록 문안을 써야 하지 않겠냐고 하는데 교사들의 평가회에서 혹독한 비판을 받는다. 오세이 교장도 점잖게 한마디 거든다.

"듣고 냄새 맡고 만진 모든 것들을 아이들이 솔직하게 얘기할 수 있어야 하지 않습니까!"

한마디로 교사의 틀에 맞춘 교육은 지양해야 한다는 말이다.

또 한 명의 교사가 있다. 교사 생활 4년차인 모리타. 그가 지향하는 건 흥미로운 수업이다. 어디서 그렇게 멋들어진 티셔츠만 사서 입는지.(나는 그의 교육철학보다 그 티셔츠들을 산 가게가 궁금해서 미칠 것 같았다.)

그의 공개수업 은 '도덕'으로 가족의 재조명이었다. 그는 고심끝에 몇십 년 전 화산폭발사고로 가족을 잃고 입양 등의 방법으로 새로운 가족을 구성했던 역사적인 사례를 예로 들기로 한다. 하지만 마음이 너무 약한 그는 아버지가 없는 한 아이에게 "너라면 새 아버지가 생긴다면 어떨 것 같니?"라고 차마 묻지 못한다. 상처가 될까봐. 보다못한 오세이 교장이 구원투수로 나서는데 아이는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싫지만 어쩔 수 없을 것 같아요."라고 간신히 한마디 한다.

어떤 아이의 대답은 나를 눈물짓게 했다. "죽도록 싫지만 전 어리니까 어른들의 말을 들어야 해요." 공개수업 후 교사 평가회에서 모리타 선생은 혹독한 비판을 받는다. 한마디로 자신감이 없다는 것이다. 문제를 회피하기만 하고 문제를 직면하면 화가 났다는 선배 교사의 체험 고백이 그에게 조금 위로가 되어주었을까? 아이들이 모두 돌아간 텅빈 교실에서 이 사람 좋은 교사는 흐느낀다.

"전 여러 면에서 능력이 부족한 것 같아요. 아이들이 불쌍하게만 여겨져요."(이 대목을 쓰는데 콧날이 시큰하다.)

어느 날 오세이 교장이 공개수업을 직접 하기로 했다. 그의 수업 과제는 '인생'.

"너희들이 알다시피 난 암에 걸렸다. 그러니까 가을에 난 아마 죽고 없을 거야."

아이들은 눈이 말똥말똥하다. 그러니까 아이들이지만...그는 그림동화 한 권을 준비해 와서 아이들에게 읽어준다. 수잔 발리의 <오소리의 작별선물>.

어느 날 늙은 오소리가 죽었다. 친구들이 모여 그를 회상한다. 여우는 넥타이 매는 법을 오소리에게서 배웠다고 고백한다.토끼는 빵 굽는 법을...오소리는 친구들의 마음속에서 영원히 살아 있는 것이다.

한 사람이 죽으면 그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고 그를 아는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완성된다는 것이다.  "무엇이 이들을 연결시켜 주는 걸까?" 교장의 물음에 아이들이 여기저기서 대답한다. "추억이요." "끝이 없는 삶이에요." "영원!"이라는 대답까지 모두 나왔다. 아이들은 오세이 교장의 수업에서 사람들은 언젠가 누구나 죽으며 그러나 그것이 끝이 아님을 배웠다.

교장은 평가회에서 교사들에게 말한다. 자신의 몸이 날로 쇠약해지는 걸 아이들에게 그대로 보여주고 싶다고. 자신의 고통과 두려움을 , 그리고 자신의 이 모든 노력은 두려움의 이면일지도 모른다고...잠자리에 들 때마다 내일 아침 눈을 뜨지 않았으면 한다는 그의 고백은 정말 얼마나 통렬하며 인간적인가.

그 며칠 후 2학기 수업이 모두 끝나고 오세이 교장은 방학을 맞은 아이들에게 1월에 만나자는 인사를 한다. 교무실의 교사들에게도. 하지만 그것이 그의 마지막 인사였다. 그의 병은 급격히 악화되어 이틀 뒤에 사망한다.

다큐멘터리답게 어디까지나 다큐멘터리적으로 감상을 써보았다. 줄거리의 나열로만 읽히지 않았으면 좋겠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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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9-01 10:45   URL
비밀 댓글입니다.

hanicare 2004-09-01 10: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는 그의 교육철학보다 그 티셔츠들을 산 가게가 궁금해서 미칠 것 같았다ㅡ너무 귀여우세요.
전 여러 면에서 능력이 부족한 것 같아요. 아이들이 불쌍하게만 여겨져요.-저는 능력도 인간성도 모두 부족해요. -_-;

로드무비 2004-09-01 10: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속삭여주신 님, 이 서재도 참 재밌네요. 친했던 사람과 멀어지기도 하고
몰랐던 사람과 친구가 되고...서재 소사이어티예요.ㅋㅋ
죽음을 저는 아직 입에 올릴 수 없습니다. 잘 죽고 싶어요.
님의 코멘트가 많은 힘이 됩니다.^^

밥헬퍼 2004-09-01 10: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음에 남는 글입니다. '한 사람이 죽으면 그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고 그를 아는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완성된다는 것이다' 죽음을 기억할 때마다 그 두려움을 넘어서는 저의 확신과 고백이기도 합니다. 여기서 이것을 읽다니....지난 봄에 다녀온 키노쿠니학교도 문득 생각이 나네요. 교육문제는 여건은 달라도 근본적으로는 같은가봐요..끊임없이 대안을 찾아야 하는... 그리고 볼 시간이 없어 안타까운 EBS 다큐도...잘 읽었는데 집에서 한번 더 읽어보려고 가져갑니다.

nrim 2004-09-01 10: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 작품 보았어요..
마지막 부분에.. 오세이 교장이 학교를 떠날때 그 뒷모습이 어찌나 슬퍼보이던지....
뒤이어 상영되었던.... 팔려가는 소녀들과.. 울란바토르의 가출 소년들은.. 정말 가슴이 아프더군요... 보고나서 잠을 이룰수가 없었어요.

로드무비 2004-09-01 11: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밥헬퍼님, 어젯밤에 당장 쓰고 싶었는데 하룻밤 묵혔다가 썼어요.
좀 냉정하게 쓰려고요. 님이 다녀오신 키노쿠니학교도 궁금하네요.
한번 더 읽어보시겠다니 감사할 뿐입니다.
느림님, 안 그래도 느림님도 이거 보고 계실까? 하고 잠깐 생각했어요.
열렬한 다큐 팬이신 것 같아서...헤헤.

urblue 2004-09-01 11: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추천만 꾹 누릅니다.

로드무비 2004-09-01 11: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니케어님, 저는 그런 제가 못마땅한데 귀엽게 봐주시다니!
저는 모든 것이 부족해서 하나하나 열거할 수도 없을 지경이랍니다.^^

로드무비 2004-09-01 11: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블루님, 추천도 좋지만 코멘트 좀 남기시지.^^;;;

밥헬퍼 2004-09-01 11: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이 도착했네요. 제목만으로도 대 만족입니다. 제가 즐겨먹는 점심이 바로 3,500원하는 도시락인걸 어찌 아셨는지...잘 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숨은아이 2004-09-01 15: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다큐는 어떤 목적의식 없으면 잘 보게 되지 않던데, 로드무비님 글 보니 이런 걸 못 보는 게 안타깝네요. 추천 누르고 가져가서 보려구요. 그런데... 쭈삣쭈삣... 이 다큐영화랑 "오소리 아저씨의 소중한 선물"이랑 저 귀여운 계란 한 판이랑 어떤 관계가 있나요?

로드무비 2004-09-01 16: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숨은 아이님, 별 뜻은 없습니다.
제 딴에는 획일화된 교육을 상징하는 의미로 계란 한 판 사진을
집어넣었고요. 좀 어이가 없죠?
<오소리 아저씨의 작별선물>을 번역하여 나온 것이
<오소리 아저씨의 소중한 선물>입니다.^^
추천 고맙습니다.

깍두기 2004-09-01 16: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거.....다시 볼 수 있나요? 전 꼭 봐야만 하겠는데.

로드무비 2004-09-01 16: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누가 뭐래요? 흥.
주하 예쁘다고 칭찬 남기지 않아서 삐친 로드무비.
헤헤헤 깍두기님, EBS 들어가서 한 번 보세요.
저는 자료 찾는데 영 젬병이라!

반딧불,, 2004-09-03 02: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헉..이것 어디서 찾으셨어요??
절판된 귀중한 것인데요...책 넘 좋지요??

2004-09-06 23:54   URL
비밀 댓글입니다.
 
스쿨 오브 락 - 할인행사
리차드 링클레이터 감독, 잭 블랙 외 출연 / 파라마운트 / 2007년 3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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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한 장의 사고 싶은 DVD가 늘었다.

<스패니쉬 아파트먼트>와 <러브 액츄얼리>에 이어 <스쿨 오 브락>은 비디오를 보고 나서,

그리고 팀 버튼의 <빅피쉬>는 아직 보지 않았지만 무조건 갖고 싶은 작품에 속한다.

오늘 낮 드디어 <스쿨 오브 락>을 보았다.

<사랑도 리콜이 되나요>의 매력적인 뚱보배우 잭 블랙 주연, 감독은 리차드 링클레이터다.

3년째 빈대붙어 살고 있는 친구네 집. 그 동거녀에게서 집세라도 보태라는 눈총을 받고 있는

무명 락밴드의 기타리스트 듀이 핀.  설상가상 자신이 조직한 것이나 마찬가지인 밴드에서도

오버하는 꼴을 봐줄 수가 없다며 방출당한다.

어느 날,  임시교사인 친구에게 걸려온 전화를 대신 받고 교사를 구한다는 말에 무턱대고

그 학교에 찾아가는데... 호레이스 그린 초등학교는 엄격한 교풍에다가 학비가 비싼 대신

학부모들의 입김이 무지 센 그런 학교였다.

그런데 이 엉터리 가짜교사가 열 살짜리 아이들을 쑤석여 학교 몰래 락밴드를 조직하고 대회에

나가는 그 과정이 흥미롭다 못해 엉덩이를 들썩이게 하는 것이다.

클래식 연주만 하던 꼬마들이  '세상의 잘난 것들에게 저항하는'  락 정신을 일깨우고,

밴드의 연주자든 조명 담당이든 허울좋은 매니저든 한 가지씩의 주어진 역할에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 또 충분히 감동적이다.

함께 락 밴드의 일원이었다가 자신에게는 재능이 없다는 사실을 알고 일찌감치 꿈을 접었던

주인공의  꺼벙한 친구와, 뒤에서 손가락질을 받는 호레이스 그린 초등학교의 여자 교장선생도

참 인상적이었다.

"나도 옛날에는 꽤 재미있는 인간이었다구요.  이렇지는 않았다구욧! "

좋아하는 음악과 맥주 한잔에 마음을 열고 임시교사 듀이 핀에게 푸념을 늘어놓는 그녀를 보고

있자니 가슴 한편이 뻐근해 왔다.

요즘은 나이가 들어서 그런지 주인공보다 조연에게, 또 지나가는 사람 1,2,3이 더 눈에 들어올 때가

있다.  나는 아직 버릇없는 청춘을 충분히 더 구가하고 싶은데 말이다.

<스쿨 오브 락>은 잭 블랙이라는 배우의 재능과 매력을 아낌없이 보여주었다.

그리고 꼬마 드러머 프레디나  백싱어 토미카, 항상 주눅들어 있던 아이 잭, 영악한 매니저 섬머 등을

통해 그것이 어떤 자리이고 역할이든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 아름답다는 것을 다시 한 번 깨닫게 한다.

'락은 이유도, 리듬도 없다'는 말이 몇 번인가 나오는데 우리의 삶도 그렇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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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perfrog 2004-08-01 18: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휴.. 이거 대여점 갈 때마다 없어서 아직도 못 보고 있어요.. 빈 케이스만 갖다둔 거 아냐?, 하고 엄한 소리를 해보기도 하고.. 흠, 님 리뷰를 보니 더 보고 싶어요..^^

로드무비 2004-08-02 00: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금붕어님, 기대하고 보면 실망하는 경우가 더러 있는데 이 영화는 안 그렇답니다.
우리 금붕어님도 <사랑도 리콜이 되나요> 재밌게 보셨는지 궁금하네요.^^

superfrog 2004-08-02 15: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님님!! 오늘 들어오는 길에 드뎌! 스쿨 빌렸어요!! 사랑도..는 제목 땜에 별로 안 땡겼는데 좋은가요? 사랑도.. 도 접숩니다!! 휴가 때 빌려볼게요..ㅎㅎ

플레져 2004-08-02 16: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호~ 이 영화 접수!

내가없는 이 안 2004-08-02 17: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빅피쉬 봤는데 볼 만합니다. 우선 팀버튼 감독의 작품이니 영상미 하난 말해 뭐하겠어요... 아버지에 대한 추억이나 감상이 절절한 사람에겐 더 감동적일 영화지요. 님의 글 읽고 나니 저도 이 영화 입력해놓아야겠군요... ^^

로드무비 2004-08-02 18: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랑도 리콜이 되나요> 무지 재밌어요.
여자들한테 차인 주인공이 일일이 그 여자들 만나서 물어봅니다.
나를 왜 찼냐고...
레코드 가게가 배경이고 잭 블랙은 불량점원이죠.
플레져님, 이안님도 오셨네요.^^

마냐 2004-08-07 01: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잭 블랙이 그 영화에도 나온답니까? 저 '스쿨 오브 락'보고 뻑 갔잖아요.
더이상 유쾌할 수 없는,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는, 그런 영화라고..저는 강추했더랬죠...^^

로드무비 2004-08-07 08: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냐님, 반갑습니다.
어쩌면 <사랑도 리콜이...>에서 더 인간적인 모습을 보여줘요.
보시고 너무 재밌으면 한 줄짜리 감상이라도 남겨주세요.^^

겨울 2004-08-12 22: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잭 블랙의 최고작은 '내겐 너무 가벼운 그녀'가 아닐까요? 패럴리 형제의 작품인데 걸작이랍니다.^^

로드무비 2004-08-12 23: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아, 그가 바로 잭 블랙이었군요.
그런데 왜 이렇게 이미지가 다를까요?
시간 날 때 한 번 더 빌려봐야겠어요.^^
 
여자는 남자의 미래다 - 할인행사
홍상수 감독, 성현아 외 출연 / CJ 엔터테인먼트 / 2004년 7월
평점 :
품절


  그제 낮 남편에게서 전화가 왔다.

  후배를 만나기로 했는데 집에 데리고 가면 저녁을 먹을 수 있느냐고.

  나도 몰래 빽 소리를 질렀다.

  더워죽겠고 바빠죽겠는데(사실은 알라딘 서재 돌아다니느라고...) 밖에서 먹고 오라고.

  "알았어, 알았다고. 그런데 왜 신경질이야?"

  남편은 시무룩하게 전화를 끊었다.

 <여자는 남자의 미래다>의 제일 앞 장면이 바로 나같은  마누라 때문에 집 앞까지 온  선배를

  현관에도 들이지 못하는 남자의 이야기다.

  청소를 못해 집이 엉망이니 미국 아니라 달나라에서 온 선배라도 집에 데리고 오지 말라고

  했을 것이다.  대통령 아니라 대통령 할아버지라도...

  물론 이 영화에 그런 구체적인 대사까진 나오지 않는다.

  홍상수가 그의 영화에서 초지일관하여 보여주는 냉소는 섬뜩할 정도이다.

  저렇게 뚱한 표정으로 시큰둥한 말이나 내뱉으려면 도대체 왜 관계를 이어나가는 건지

  왜 만나는지 모르겠는 그의 영화 속 등장인물들.

  이번 영화도 예외는 아니었다. 아니, 더욱 점입가경이었다.

  도라무깡을 엎어놓은 허름한 술집과 바퀴벌레가 출몰할 것 같은 여관 역시 홍상수 감독이

  무척 선호하는 장소임이 다시 한번 확인됐다. (나 역시 빤질빤질한 술집보다는 허름한 집이 좋다.)

  그는 도대체 그런 장소에서 이루어지는 대화나 우스꽝스럽기 짝이 없는 사건을 통해  뭘 말하고

  싶은 걸까?  삶의 남루함,  아니면 비루함?

  우리는 굳이 그의 영화를 통하지 않더라도 남루한 삶을 넌더리나게 경험하고 있는데 말이다.

  그의 영화 속 사람들은 심하게 표현해서 이미 태어난 몸이니 죽을 수는 없고 어찌어찌 역할을 정해놓고

  간신히 사는 흉내나 내는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그들은 그토록 소심하고 당돌하며 어떨 땐 무모하기까지 한 것이다.

  술 마시다 느닷없이 "담배불로 날 좀 지져줘!"하고 절규하며 팔뚝을 들이미는 인간을 보라.

   더욱 웃긴 건  홍상수 감독이 그토록 경멸해 마지않는 것으로 보이는 사람들의 허위의식을,

  감독은 주인공들의 입을 통해 발설하게 해놓고 즐기는 것처럼 보인다는 것.

   다짜고짜 찾아와 잠깐만 시간을 내달라고 윽박지르다 여자가 선약이 있다고 하니,

  "너 군대에서 온 사람에게 이럴 수 있니?" 하며 납치하다시피 하는 녀석이 없나.

  또 성현아를 만나러 함께 부천에까지 가자고 했는데 유지태가 거절하자,

  "너 미국에서 방금 온 선배에게 그럴 수 있니?" 하는 김태우의 대사.

  아니, 군대나 미국에서 왔다 하면 꺼뻑 넘어갈 걸로 아는 남자들의 단순함, 혹은 후안무치.

   평소에 자신도 모르고 쓰기도 하는 말들이 홍상수 영화의 옷을 입으면 얼마나 유치찬란하고

  혐오스러운 건지 관객들은 화면을 보며 깨닫게 된다.

  홍상수 감독의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도 많지만 싫어하는 사람들이 꽤 많은데 아마 이런 요인도

   작용하지 않았을까?

  나는 어떤 편이냐 하면  그 썰렁한 유머를  즐기는 사람에 속한다.

  부천으로 가는 택시 안에서 교수가 되고 싶다는 자신의 포부를 밝히는 유지태의 그 뻔뻔한 표정이라니! 

  아아,  자기 영화에 출연하는 남자배우를 돼지로 만들어야 속이 풀리는  심술궂은 홍 감독.

  불능의 남자와의 베드신에서 "당신은 잘 할 수 있어요. 저는 믿어요!"라고 남자 밑에 깔려 외치던 진도

 희의 영화보다 이 영화에는 더 웃기는 장면이 많았다.

  넌 좋은 교수가 될 수 있을 거야."  김태우의 덕담.

  "고마워, 형." 그리고 의미 없는 악수.

  "오늘 나랑 잠으로써 이제 너는 깨끗해지는 거야."(김태우)

  "저 신음소리 내도 좋아요?"(성현아) ...홍상수는 확실히 마초다.

  "신음 소리가 너무 예뻐요."(유지태)

 

   이 영화는 미루다가 극장에서 보지 못하고 결국 오늘 낮 우리 집 마루에서 비디오로 보았다.

  그것이 얼마나 다행으로 여겨졌는지 모른다.

  그나마 눈 내리는 스산한 거리 풍경이 이 폭염 속에 조금 위로가 되어주었다고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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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레져 2004-07-26 20: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며칠전에 집에서 봤답니다. 두 번.
홍상수 영화가 홍상수 스타일로 완성된 느낌이었어요.
김태우, 유지태 두 지식인의 스타일이 바로 홍상수 라는 남자의 내면과 외연을 동시에 갖고 있지 않을까하는 생각도 들었죠. 여자에게서 남자들이 발견하는 미래란 것이 겨우 성욕인가 싶지만, 대학교때 그런 애들을 참 많이 봤어요. 그땐 결코 이해 못했죠. 아주 극단적인 욕을 해댔었지만, 영화를 보면서 그 애들의 과거(?)의 행적을 이해하였지요. 니네들 그렇게 늘 목랐니? 라는 말을 해주고 싶을 만큼... 어떻게든 들어갈 곳만 찾는 남자들이란 참... 가엾더군요. 물론 보은을 베풀듯 그 곳을 내어주는 여자도 가엾구요. 그 여자, 성현아의 문제점은 그거 같아요. 유지태가 화실에 찾아왔을 때 성현아가 말하기를, "가을에 국화가 피면 마치 나를 위해 피어난 것만 같아요~호호호..." 공주병이죠. 여자들의 공주병 혹은 나르시스즘을 이용하는 남자와 자신이 정말 매력적이어서 남자들이 원한다고 생각하는 여자의 착각... 아...신이시여!!
저는 별 다섯 개 주고 싶어요. 두 번 보니까 더 재밌더라구요.
로드무비님의 영화평 재미나게 잘~ 읽었습니다. 저절로 추천 꾹~
사설이 길었습니다요... ^^;;

로드무비 2004-07-27 17: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플레져님, 위의 글은 코멘트로 달기 너무 아깝습니다.
저처럼 엽서로 활용(?)하여 보지 그러셨어요.
홍상수 영화는 사실 너무너무 좋아합니다.
<생활의 발견> 포스터는 2년 넘게 우리집 거실 창에 붙어 있다죠?
김상경이 어느 집 들창 아래 담배 물고 요상한 표정 짓고 있는 것 말입니다.^^
이번 영화도 홍상수스러웠지만 뭔지 조금은 양에 안 찼습니다.
겨울에 한 번 더 빌려볼까요?
추천 눌러주셔서 너무 감사합니다.^^

비로그인 2004-10-13 22: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영화를 보면서 계속 중얼거렸던 말, 너무 싫다! 진짜 웃기다! ^^;

DJ뽀스 2005-05-19 14: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원색적인 대사들이 왜그리 웃기던지요. 극장전도 기대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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