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봉 첫날 영화 <밀양>을 보고 주일에 집 근처의 교회를 찾았다.
남편은 조기축구 팀에 빼앗기고  딸아이는 바둑대회에, 그래서 혼자였다.
시장 볼 때 지나가면서 찜해둔 교회가 있었는데 걸어도 걸어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거다. 그 날따라 햇빛은 왜 그렇게 따가웠던지.

전에 살던 동네에서 온 가족이 마지막으로 갔던 교회가
구리에 소재한 모 교회와 유명한 감자탕교회.
구리의 그 교회 목회자는 세간에 '똥퍼' 목사님으로 알려졌는데
오래 전 '체험, 삶의 현장'이라는 프로그램에서 달동네의 가파른 골목을 오르내리며
양 어깨에 '바께스' 가득  인분을 퍼나르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그 전에 '활빈당'이라는 이름의 천막교회 활약상을 책으로 읽고 관심을 가졌었고.

그런데 똥퍼 목사님의 설교 내용이 수상했다.
재벌 경영인들의 조찬모임에 가서 기도하고 온 걸 은근히 자랑하지 않나
고관대작들과의 사적인 어울림을 설교 중간중간에 끼워넣는 것이다.
그는 '걸핏하면 데모하고 파업하는 노동자들'에 대해 그렇게 비판적일 수 없었다.

그동안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사람이 저렇게 달라질 수가 있나!
빈민의 친구를 자처하던 사람이 대놓고 재벌과 기업주 편이 되다니!
우리 부부는 투덜투덜하며 집으로 돌아왔다.
( 현재 그는 '뉴라이트' 운동 단체의 핵심인물로 알려져 있다.)

감자탕교회는 제일 인상적이었던 게 예배 전 싱글벙글 기쁜 얼굴로 주차를 안내하는
남자 성도들의 얼굴이었다.
그렇게 신나고 행복해 보일 수 없었다.
감자탕식당이 1층에 있어 그렇게 불리는 교회는 좁고 허름했고
우리 가족은 5분쯤 늦게 도착하면 건물 맨 꼭대기층의
태권도장으로 직행하기 일쑤였다.
주일마다 그 태권도장은 임시 예배실로 사용되었다.
신발을 벗고 들어가 텔레비전 앞에서 쭈그려 앉아 보는 예배도 좋았다.
딸아이는 그곳의 아이들과 함께 과자를 먹으며
내 수첩에 개발괴발 글씨를 쓰고 그림을 그렸다.
그런데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교인수를 감당 못해
부지를 확보하고 가까운 곳에 교회를 새로 짓기로 한 것이다.

예배를 분위기로 보는가 하겠지만 나 같은 인간은 좀 그런 면이 있다.
이야기를 하려면 너무 길어질 것 같아서 생략하고.

아무튼 교인들이 그렇게 자발적으로 봉사하고 선교에 앞장서는 교회는 처음 보았는데
목사님의 설교 또한  잔잔한 듯하면서 파워풀했다.
설교 멋지고 교인들 은혜 충만하고, 그런데  무엇이 문제인지......
우리 부부는 옮긴 새 성전에  적응하지 못하고 어영부영 지내다
지금 사는 동네로 이사 오게 되었다.

영화 <밀양>에서 전도연의 연기는 거의 접신의 경지에 이르렀지만,
나는 그보다 송강호가 짝사랑하는 여자 전도연을 따라 교회에 다니기 시작하고
역전 광장에서 교인들과 가스펠송을 부르며 동작까지 그대로 따라하는 모습을 보며
우습고 흐뭇해 시선을 떼지 못했다.
주일 아침 완장을 차고 팔을 휘저으며 교회 앞에서 주차를 인도하는
그 능청스런 모습은 또 어떻고.

"자매님, 자매님같이 불행한 사람은......", 사람의 면전에 대고 이렇게 전도하던
그 약사 같은 무신경한 이들이 교회에는 너무 많다.
가족 이기주의에 필적하는 교회 이기주의.
자신의 신앙에  도취된 건 좋은데 타인에게 서슴없이 막말을 던지는 사람들.

스스로를 나이롱 신자라고 표현하는 사람들 중에서 도리어 미더운 면을
발견할 때도 있다.
역전 광장에서 율동과 함께 찬송을 부르며 전도하다
반건달인 친구들이 찾아오자 팀에서 빠져나와
포장마차 뒤에 숨어 담배를 피며 황홀해 하던 송강호의 그 표정.

<밀양>을 보고 난 주, 어언 몇 달 만에 혼자 교회를 찾은 건
영화 속의 그 얼굴을 다시 만나고 싶어서였을까.

사실은 그날, 키우던 토리가 오늘내일 하는 등 마음속이 복잡해
긴 교회 의자에 앉아 실컷 울고 싶었는데
눈물이 한 방울도 나오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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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da 2007-06-21 17: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로드무비 님과 교회는 정말이지, 정말이지, 안 어울려요...ㄷㄷㄷ
서민적인 한국 남자 연기로는 송강호만큼 제격인 배우가 없는 거 같아요~

로드무비 2007-06-21 17: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꽃양배추 님, 그거 엄청 심한 욕인데.=3=3=3
(오랜만에 나타나서 한다는 소리하곤,ㅋㅋ)
전 나름대로 신실합니다.( '')
반가워유. 폴짝=3

로드무비 2007-06-21 17:24   좋아요 0 | URL
송강호 다시 봤습니다.
두 '여우'가 만나 정말 기막힌 연기 펼쳤더군요.
(내 글에 내가 쭈르륵 댓글 달기.=3=3)

nada 2007-06-21 17: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어찌 보면 욕일 수도, 어찌 보면 칭찬일지도 몰라요~ 아무렴 저만큼 안 어울리시기야 할려구요..

로드무비 2007-06-21 18:16   좋아요 0 | URL
전 욕도 칭찬으로 각색해서 듣고 칭찬도 칭찬으로 듣는 사람이니
상관없어요.( '')
헤어졌다 만나니 반갑긴 하지만, 더 애틋한 것 같진 않군요.
(꽃양배추 님에게 너무 많은 걸 바라는 듯.=3=3=3)

플레져 2007-06-21 17: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송강호 연기가 전도연 여우주연상에 묻히는 것 같아 안타까워요.
알만한 분들은 다 아시겠죠 모...^^
교회에 잠깐 다닌 적 있는데 저랑은 안맞더라구요.

로드무비 2007-06-21 18:13   좋아요 0 | URL
전 어떤 교회와 정말 너무 잘 맞았던 기억이 있어서 그렇게는 말 못하겠어요.
내가 필요한 건 햇볕이나 비를 피할 지붕이고 헌금을 넣을 헌금통이고
뭐 그런 정도로 교회를 마음속에서 축소시킨 적도 있어요.
어쩌다 정말 이상한 설교를 듣고 앉아 있을 때.......

그나저나 플레져 님, 강호 씨(ㅋㅋ) 정말 근사하죠?^^

비로그인 2007-06-21 19: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똥퍼 목사님은 존경하는 목사님이셨지만...
저도 요즘의 행보에 관해서는 그냥 지켜보기만 할뿐이지요...

로드무비 2007-06-22 15:38   좋아요 0 | URL
설교 내용은 거시기한데 그 구수한 말투는 여전하더군요.
체셔고양이 님, 그의 분주한 발걸음이 다시 제자리를 찾기를 빌어볼랍니다.

2007-06-21 19:3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7-06-23 06:40   URL
비밀 댓글입니다.

치니 2007-06-22 09: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교회 뿐 아니라 어느 장소에든지, 믿음이 가는 사람도 있고 물을 흐리는 사람이 있겠지만...다른 것도 아니고 신의 이름을 빌려 물을 흐리는 사람을 대면하는게 너무 싫어서 교회는 절대 가고 싶지가 않은게, 아직은 제 솔직한 심정이야요.

로드무비 2007-06-22 15:32   좋아요 0 | URL
치니 님, 자신이 선택한 종교든 어떤 신념 체계든 혼자서 조용히 감사하고 즐겼으면 좋겠어요. 이 좋은 걸 왜 모르냐고 자꾸 들이대는 것도 성가시고. 더구나 다른 사람의 그것과 다를 때 당신 게 틀렸다고 우기는 건 더 싫고요. 주변에 부정적인 생각을 갖게 하는 분들이 더러 있었나 봅니다.
 

어제 저녁 바둑학원 앞에서 기다렸다가 아이를 이비인후과로 데리고 가는데
엘리베이터 앞에서 내리던 소녀가 이효리라도 만난 듯 화들짝 놀라며
친구의 옆구리를 찌른다.
"저 언니 오늘 학교에서 상 받았다. 최우수상!"

아까 내게 상장 쪼가리를 보여주긴 했는데 그게 다른 학년 아이들도 알 정도로
대단한 상이었나?
물어보니 방송실에서 교장선생님이 상장을 주셨고 
그 장면을 아이들은 교실에서 지켜봤다고 한다.

금쪽 같은 상장을 내가 상장 쪼가리라고 부른 데는 이유가 있다.
지난주, 고운말 사용하기와 관련한 자신의 생각을 200자 원고지 다섯 장으로 써오라는
숙제가 있었는데, 딸아이가 쓴 걸 보니 가관이었다.
원고지 쓰는 법도 엉망이고, 틀린 글자도 많고, 내용도 너무나 형식적이었다.
어린이집 다닐 때 제법 독창적인 글을 써낸다고 생각했는데,
2학년, 3학년으로 올라와  숙제로 간신히 쓰는 일기와 독후감을 보니 영 아니었다.

예전에도, "주하는 어제 받아쓰기 다 맞았죠?"라고  남자친구 엄마가 물으면,
"엥? 어제 받아쓰기 했나요?" 되묻지 않나, 나중에 확인해 보면 두세 개 틀린 건 보통이었다.
학교 행사의 하나로  담임 선생님이 그렇게 기대하셨던 가족신문도 결국 못 만들어서 못 냈다.
2년 연속.
그런 주제에 한 달에 두 번 가는 학급청소와 급식당번으로 엄마의 희생과 은공(?)을 들먹였다. 

'아이고, 딴 건 몰라도 이 숙제만은!' 하는 생각이 비로소 들었다.
그리고 이 기회에 글을 쓰는 자세와 마음가짐도. 불끈!

우선 눈물이 쏙 빠지도록 야단을 쳤다.
일기며 독후감이며 읽어보면 아무 생각이 없고 도무지 성의가 없다고.
사준 책들은 내몰라라 하고 메이플스토리만 계속 읽어대니 갖다버릴 거라고.

그 날 나는 딸아이가 초등학교에 입학한 이후 거의 처음으로 진지하게 숙제 지도를 했다.
아이도 그 동안 심하다 싶었는지 끽 소리 없이 나의 열강을 경청했다.
그리고 끙끙대며 새 원고지 앞에 앉았는데.
어제 상장은 그 결과물인 것이다.
이자, 혹은 사은품이 너무 많이 붙은......

"엄마라면 이 문장을 이렇게 이렇게 풀어서 자세히 쓰겠다.
하고 싶은 말을 곰곰 생각해봐! 줄줄이 사탕이지!"

등등 잔소리를 해댔지만 사실 고운말 사용에 대하여 평소 진지하게 고민하는 어린이가
몇 명이나 되겠는가.
나조차도 아무 생각 없는데.

아무튼 그 숙제는 둘의 합작품이나 마찬가지라 상 받았다고 내놓고 기뻐할 일은 아니다만,
토리도 떠나고 요즘  많이 의기소침했던 우리 모녀는 그냥 뻔뻔하게 즐거워하기로 했다.

조그만 케이크를 사서 '파뤼(말이 파뤼지......)'를 하기로 하고
책장수님께 전화를 걸었다.
동네 입구 횟집에서 주하가 좋아하는 산낙지 사가지고 빨리 오라고.

마침 단골 빵집에서는 포인트로 절반 가격에 몇몇 종류의 빵을 살 수 있는 행사를 하고 있었는데
한 번쯤  먹어보고 싶었던 티라미수 케이크가 딱 하나 남아 있지 않은가.
그리하여 축하 케이크는 포인트로 샀다.
산낙지와 티라미수 케이크는 꽤 잘 어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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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수맘 2007-06-05 12: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축하드려요. 갑자기 지난주 홍이네 학교 숙제였던 "우리학교 자랑"관련 글짓기가 생각나네요. '초등1학년 보고 글짓기를 하라니 원' 이렇게 투덜거리면서 "우리 학교는 하안우유가 나와서 좋아요로 시작해, ㅇㅇㅇ 해서 좋아요"를 반복, 8줄 완성하고 가었지요. 결과는 아무 소식이 없는 걸로 봐서 땡! 한 것 같아요.
그래도 축하드려요. ^ ^. "상 쪼가리(?)"를 핑계로 근사한 파티도 하셨잖아요. ^ ^.

로드무비 2007-06-05 12: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홍수맘 님, 상 쪼가리뿐 아닙니다.
걸핏하면, 온갖 핑계를 다 갖다붙이죠.ㅎㅎ
축하 받을 일은 아니고요.
차리고 보니 두 메뉴가 참 잘 어울리더군요.=3=3=3
그래서 썼답니다.^^

비로그인 2007-06-05 12: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하핫, 제목이 세 번이나 바뀌길래. 어떤 내용인가 했더니.
정말 축하할 일이군요. 앞으로도 작은 상이라도 받아오면, 아낌없이 칭찬해주고
다음에 더 높이 튕겨 오를 수 있는 스프링같은 자신감을 주십시오...
아무리 상장을 많이 받아와도 칭찬 한번 제대로 못 받아본 아이는.. 자신의 재능이
재능인지도 모르고 엉뚱한 곳에서 배회하고 다니게 됩니다. 바로 저처럼.

로드무비 2007-06-05 12: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L- SHIN 님, 하하, 결과는 신통찮지만,
제가 제목에 좀 심혈을 기울이는 편이라.=3=3=3
못 받은 칭찬 제가 앞으로 다 해드릴랍니다.
사랑스러운 L-SHIN 님.^^

조선인 2007-06-05 13: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티라미스와 산낙지라니, 정말 기가 막힌 조합입니다. *^^*

날개 2007-06-05 13: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포인트 200점이 모자라서 저는 티라미스를 못살것 같아요...^^
그나저나 주하에게 축하한다고 전해주세요~ 원래 첨에는 다 엄마랑 합작품으로 시작하지만 좀 더 지나면 아마 저 혼자서도 최우수상 받을 겁니다.^^
울 성재는 물사랑 캠페인용 글을 써가겠다고 하고서 초안을 잡아왔는데 무슨 환타지 소설을 써놨더라구요.. 얼마나 웃기던지...ㅎㅎ

치니 2007-06-05 13: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루 열강한다고 아무나 최우수상 타겠습니까.
주하가 원래 기본이 되는게죠. 아시다시피 글이란 건 그래도 어느 정도의 재능을 타고나야하잖아요. 축하드립니다 ~ !

비로그인 2007-06-05 13: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감사합니다. ^^

에로이카 2007-06-05 13: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떻게 그 많은 얘기들이 이 짧은 글 속에 녹아들어있는지... 늘 느끼는거지만 참 대단하시네요. 한석봉에게 신사임당이 있었다면, 주하 양에게는 로드무비님이 계시군요.. 산낙지와 티라미스 조합은 시도해볼 엄두는 나지 않습니다.. ^^

로드무비 2007-06-05 13: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L-SHIN 님, 아직 시작도 안했는디요?^^

치니 님, 아무나 최우수상 탑니다.=3
요즘 아이의 일기나 독후감을 읽다보면
말씀하신 그 기본이 없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다행히 요즘 조금씩 나아지는 듯합니다.)

날개 님, 헤헤~ 합작품을 너무 늦게 시작했죠?
성재의 물사랑 캠페인 글 궁금하네요.
판타지 소설처럼 썼다니 더더욱.^^

FTA 반대 조선인 님, 정말 환상적인 조합이었답니다.
촛불도 켜고 사진 한 장 찍었는데 못 올려서 섭섭.^^


BRINY 2007-06-05 13: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원래 초등학생 숙제는 다 엄마 숙제라고 하지 않나요.
그래도 주하가 이제 상타는 기쁨을 알고 앞으로 스스로 노력하면 좋잖아요.

2007-06-05 15:13   URL
비밀 댓글입니다.

마노아 2007-06-05 16: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진을 올렸어야죠^^ 산낙지와 티라미수 케이크라니, 묘하게 조합이 되는군요! 아이의 성장을 기대할게요^^

진달래 2007-06-05 16: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축하할 일이네요. ^^
상 쪼가리, 그래도 아닌 것 같아요. ^^*

마냐 2007-06-05 16: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흠...로드무비님, 초빙해서 어린이 논술학원이나 하나 차려봐야 하나....

로드무비 2007-06-05 21: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냐 님, 만화방이나 하나 차려주신다면 점원으로 뛸 생각 있습니다.^^

진달래 님, 쪼가리라고 표현은 했지만 감지덕지,
스카치테이프로 아이 방 벽에 잘 붙여두었습니다.^^

마노아 님, 컴이 지랄이라.ㅎㅎ
하도 자주 다운이 되어 리뷰 한 편 쓰는 것도 거시기합니다.
다음에도 상장 받아오면 달려와 페이퍼 올릴게요.^^

달도 예쁘고 족발도 맛있고 님, 한 편의 시네요.
3학년이라곤 하나 다른 아이들보다 정신연령이 좀 어려서
귀여운 부분이 제법 남아 있습니다.
이런 페이퍼를 남기는 것도 추억 보관 차원이라고 할까요.
나중에 아이와 함께 읽으며 낄낄거리고 싶어서요.
따님 얼굴이 너무 궁금한 것 있죠?
이상하게......^^

브리니 님, 전 그 사실을 몰랐어요.
아이 혼자 숙제 하게 해놓고 매일 딴짓만 했으니......
상의 기쁨을 만끽했으니 앞으론 저도 좀 달라질까요?ㅎㅎ

에로이카 님, 댓글을 빠트렸어요. 님의 댓글이 꽁꽁 숨어 있어서.ㅎㅎ
신사임당이라뇨, 그런 어마무쌍한 말씀을.
전 뺑덕어미 과인데요.^^

perky 2007-06-06 14: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축하드려요. ^^
로드무비님 닮아서 주하도 글 잘 쓸 것 같아요. 그 피가 어디가나요? ^^
근데, 어린 주하가 산낙지를 좋아하다니!! 신통방통 합니다. (전 아직도 잘 못먹거든요. -_-;;)

2007-06-06 15:37   URL
비밀 댓글입니다.

건우와 연우 2007-06-07 14: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딴청부리며 숙제를 개겼을(?) 주하가 귀여워요.^^
연우도 요즘 앞니가 빠진 얼굴로 얼마나 개기는지요.
눈앞에서 보고 있으면 속이 뒤집어지구요, 돌아서서 생각하면 웃음이 실금실금 비어져 나와요.^^

2007-06-07 16:36   URL
비밀 댓글입니다.

아키타이프 2007-06-08 10: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 빵집 파리바게트.
주하한테 축하한다고 전해주세요.
산낙지 좋아하는 주하는 잘 상상이 안가네요.

로드무비 2007-06-11 18: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키타이프 님, 빵 좋아하시는군요.ㅋㅋ
주하는 돼갈녀에 낙지 같은 소녀랍니다.^^

한국소설 님, 기대하겠습니다.^^

건우와 연우 님, 개기는 데 도가 텄습니다.
연우도 그렇다니 너무 웃겨요.^^

상자 챙기면서 님, 그 엽서 버리지 마시고, 아시죠?^,.~

차우차우 님, 저를 닮았으면 대강 써도 잘 쓸 텐데.=3=3=3=3
산낙지가 그렇게 맛있다네요. 저도 신기해요.^^

 

일주일 전 화개장터에서 사온 매실이 누르죽죽하길래
더이상 미룰 수 없어 큰 유리병을 사러 아이들을 데리고 집 근처의 대형마트에 갔다.
딸아이는 이번 나흘간의 연휴를 아주 즐겁게 보냈다.
예전 살던 동네의 남자친구가 우리 집에서 사흘 밤을 자고  간 것이다.
3학년이나 된 녀석들이 함께 목욕을 하지 않나, 잘 때도 한 침대에서 꼭 붙어 잤다.
모쪼록 내년에도 변하지 말아야 할 텐데......
옥수수 수염차를 1000원이 안 되는 가격으로 팔길래 계산대에 이르기 직전 카트에 집어넣었다.
옥수수 수염차라니 무슨 맛일까?

어제 아침 딸아이는 난생 처음 바둑대회에 참가하느라 아침부터 바둑학원으로 가고,
남자친구 부모는 딱 그 시간에 맞추어 녀석을 데리러 왔다.
성민이 녀석 처갓집에 갔다는 소문이 그 동네에 자자하대나?
전날 밤 치킨을 시켜먹었으니 씨암탉을 잡아준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아이의 도시락을 싸는  그 정신없는 와중에도 너스레를 떨었다.

그 전날  마트에서 나는 해바라기씨 봉지를 들었다 놓았다 했다.
예감이라고 해야 하나?
집에 있는 것만으로도 보름치는 되는데 우리 토리가 이 새 해바라기씨를 먹을 수 있을까?

한 달 전 갑자기 한쪽 눈이 돌출되어 우리 모녀를 기절 시킨 토리.
학교에서 돌아와 그 모습을 발견하고 딸아이는 30분 동안 울었다.
피아노 학원도 빼먹고 울면서 동물병원에 달려갔더니 안약을 처방해 주었다.
딸아이는 자기 지갑 속의 돈(칠만 원)을 다 써도 된다며 들고 갔는데
병원비는 13,000원이었다.
하루아침에 한쪽 눈을 실명, 애꾸눈이 된 토리는 순식간에 몸이 반쪽이 되었지만 잘 먹고 잘 놀았다.
그런데 지난 주 금요일 아침, 나머지 한쪽 눈마저 그런 증상을 보이는 게 아닌가.
딸아이와 성민이는 토리의 눈에 안약을 넣어주는 등 지극정성으로 보살폈다.

오늘 아침  마루의 블라인드를 걷다가 보니 토리가 노란 플라스틱 물통 속에 몸을 반쯤 걸치고
죽어 있었다.
딸아이는 토리를 다시 데려다 달라며 울부짖었고,
나는 속으로 울음을 삼켰다.
책장수 님은 퇴근하고 돌아와 함께 토리를 묻어주자고 아이를 달래었다.

조금 전 토리를 화단에 묻었다.
딸아이의 제일 친한 여자친구가 그 의식을 함께 집행하러 집으로 왔다.
토리의 집을 물로 씻고 나면 그 집을 닦던 예쁜 손수건에 토리를 쌌다.
나는 나무젓가락을 잘라 스카치테이프로 꽁꽁 묶어 작은 나무 십자가를 만들어 들고 나갔다.

토리를 묻고 돌아와 우리는 함께 수박을 먹었다.
수박으로 갈증이 해결이 안 되어 냉장고 속의 옥수수 수염차 마개를 땄다.
세상에나, 얼마나 시원하고 맛있는지!
요구르트 병에 옥수수 수염차를 가득 담았다.
쇠약해진 몸으로 간신히 내려와 물을 마시다 새벽에 숨이 끊긴 토리.

영어공부를 하러 가기 전 아이들은 잠시 걸음을 멈추고 토리를 묻은 화단 위에
옥수수 수염차를 뿌려주었다.

토리야,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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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INY 2007-05-28 15: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너무 약하고 수명이 짧은 애들이라..너무 안타깝고 슬퍼요....
토리야, 우리 햄돌이랑 새앙쥐들 만나면 잘 놀아라.

하지만, 또 다른 토리들에게도 사랑을 계속 나눠주시겠죠?

비로그인 2007-05-28 15: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토리가 왜 갑자기 죽어서 주하를 슬프게 했을까요...
어린 마음엔 집에서 키우는 식구들 죽어서 나가면 상처가 제법인데.
주하가 씩씩하게 이겨내길 바랍니다.
로드무비님도 상심 마시고요.

사마천 2007-05-28 15: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죽음을 알게 되면서 인간은 성숙해가죠. 그래도 아이들에게는 너무 이른 것 아닌가요. 그래서 저도 애완동물 키우는 것 반대였는데 갑자기 영화 하나가 생각납니다. <우리 개 이야기>라는 일본 영화입니다....

paviana 2007-05-28 15: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카테고리 이름이 너무 맘에 와 닿아요...
주하가 너무 슬퍼하지 않고, 토리가 좋은곳으로 갔으면 좋겠네요..

마노아 2007-05-28 16: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가 토리와의 이별로 슬픔을 하나 더 배웠겠어요. 같이 마음이 아픕니다. 어여 씩씩해지기를 바랄게요. 토리야 안녕.

로드무비 2007-05-28 16: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노아 님, 아이는 이미 씩씩합니다.
'토리야 안녕' 해주시니 새삼 눈물이 왈칵.

파비아나 님, 이럴 때 쓰라고 있는 게 이 카테고리인가 봅니다.
토리는 분명 좋은 곳으로 갔을 거예요.

FTA반대 사마천 님, 사실 저조차 감당이 안 되던걸요.
'등이 휠 것 같은 삶의 무게'라는 유행가 가사가 가슴에 콕 와박히더라고요.
딸아이는 아기 햄스터들을 새로 데려와 키우겠다고 합니다.

체셔고양2 님, 물통 속에 코를 빠트리고 죽든, 술독에 빠져 죽든
고독(혹은 죽음)은 개별적인 거예요.
좀더 의연해야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브리니 님, 한 달 전, 님 방에 달려가 하소연하고 싶었어요.
우리 토리 사는 동안 행복했겠죠?



네꼬 2007-05-28 17: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가 훌쩍 자랐겠네요. 그 과정을 성심껏 지켜주신 엄마의 도움으로요.

비로그인 2007-05-28 17: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쇠약해진 몸으로 간신히 내려와 물을 마시다 새벽에 숨이 끊긴 토리.'

아욱...이 부분에서 눈물이 핑- 돌고 말았습니다.
아끼던 개를 보는 눈 앞에서 멀리 떠나보내야 했던 마음도 아팠는데.
혼자서 물 한 모금 마시려 애를 쓰다가 간 그 작은 생물이 눈 앞에 보이는 것 같아.
이런이런. 목이 메여요. 저는 동물에 관해서라면 무조건적으로 약해져서...

홍수맘 2007-05-28 17: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런게 두려워 햄토리와 토끼를 키우자는 홍/수의 고집을 매일 꺾고 있답니다. 그러면서 한편으론 이런일이 아이들에게 큰 경험이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들구...
에구구, 갑자기 생각이 많아지네요.
토리는 분명 좋은 곳으로 갔을 거예요.

Mephistopheles 2007-05-28 18: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저것 때문에 10년전부터 애완동물 안키워요...

2007-05-28 18:56   URL
비밀 댓글입니다.

BRINY 2007-05-28 18: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그래도 키워요. 애완동물가게에 있느니, 나쁜 사람 만나느니, 나랑 살자~라고 하면서요.

2007-05-29 00:42   URL
비밀 댓글입니다.

ceylontea 2007-05-29 03: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에궁... --;

밥헬퍼 2007-05-29 07: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잘 지내는 것도 중요하고, 잘 떠나보내는 것도 필요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아이가 많이 슬픈 모양입니다.

로드무비 2007-05-29 09: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밥헬퍼 님, 토리가 갑자기 그렇게 되면서 계속 마음이 묵직했어요.
차라리 죽음은 받아들이기가 쉽더군요.
사는 건 정말 보통일이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
아이는 괜찮아졌습니다.

실론티 님, 흑흑.

방울이 꼬박 일주일 님, 저도 어제 하루종일 울었어요.
정든 것과의 이별이 이런 거군요.
아이를 위로해준 말이 바로 그거였답니다.
토리만큼 행복한 햄스터는 없었을 거라는.
나중에 나중에 하늘에서 만나자.
방울이랑 같이 우리 모두......

브리니 님, 전 이제 그만 키우고 싶은데 딸아이는
새끼 햄스터 두 마리 데려올 거라고 꿈에 부풀어 있습니다.
또다시 그런 일을 겪는다고 하더라도
토리들 사랑하는 일 멈추면 안되겠지요?

마이걸의 주인공 님, 정이 많은 아이는 아닌데
햄스터를 돌보는 모습을 보니 저보다 낫더군요.
전 그 튀어나와 굳은 눈을 보는 게 안쓰러워서
안을 때도 멈칫멈칫했거든요.
그런데 그렇게 무서워하던 아이가 그 모습까지 귀엽다고
쓰다듬어 주고......
아이들의 영혼이 맑은 것 맞아요.
옥수수수염차는 그러고 보니 그런 효능에 대해 들어본 것도 같아요.
사는 게 소태처럼 씁니다.

메피스토 님, 그 심정 이해하겠습니다.

홍수맘 님, 그러게 말입니다.
어차피 살다보면 겪을 일 다 겪게 돼 있는데
너무 어릴 때 경험하는 게 어떨지 염려도 되지만
사랑하여 함께 안고 뒹구는 그 순간은 또 좋더라고요.
홍/수가 간절히 원하면 그 소원 들어주세요.^^

L-SHIN 님, 엉엉.
사랑하는 대상이 아픈 것, 쇠약해지는 모습 정말 못 보겠더군요.
식구나 자식이 많이 아픈 사람은 그 심정이 어떨까,
하는 생각까지 들더이다.
아무튼 어제는 마음이 약하고 순해져서 이 세상 모든 것을 사랑하리라
생각했답니다. 하루만의 결심.^^

네꼬 님, 정말 그랬으면 좋았겠는데.
침착하지 못하고 아이보다 더 호들갑을 떨어서요.
사는 일이 자신이 없습니다.


2007-05-29 10:51   URL
비밀 댓글입니다.

프레이야 2007-05-30 08: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로드무비님, 나무젓가락으로 십자가를 만들어 주신 님의 손길이 사랑스러워요.
아이는 생각보다 의연하지요. 옥수수 수염차, 저도 좋아하는데요, 구수하지요.
아, 그걸 화단에 뿌려주셨군요. 의식을 치르는 과정이 하나하나 눈에 보이는 듯
해요. 옥수수 수염차...

2007-05-31 12:26   URL
비밀 댓글입니다.

로드무비 2007-05-31 13: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배혜경 님, 아이가 틀어줘서 토리 동영상을 몇 번 봤는데요.
세상에 있을 수 없는 방정맞고 간드러진 목소리가
중간에 끼어들더군요.
제 목소리였습니다.
토리는 제게도 그런 목소리가 있다는 걸 가르쳐주고 갔습니다.
저런 의식 또한 생각도 못할 일인데, 태연한 얼굴로 하게 되던데요?^^

아키타이프 2007-06-08 10: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주하가 강하네요. 다시 키우겠다고 하는것 보면......
주하보고 배워야겠어요.

로드무비 2007-06-11 18: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키타이프 님, 지지난주 말, 아기 햄스터 두 마리 데리고 왔는데
사흘 만에 하늘나라로 갔네요.
너무 어린 걸 데리고 온 걸까요?
다음주엔 조금 더 큰 놈으로 다시 데리고 올 예정입니다.
햄스터를 꼭 건강하게 키우고 말겠다고 하니, 제법이죠?^^
 

두 달 전인가? 난생 처음 '코스코'라는 데 갔다.
눈앞에 펼쳐진 광경이 자못 충격적이었다.

디스플레이라고 할 것도 없이 어마어마하게 쌓인 온갖 종류의 상품들을 보니
어안이 벙벙해서 감히 무얼 선택하고 집어들어 나의 수레에 넣을 생각도 나지 않았다.
그 날 산 것이라야 코코넛으로 만들었다는 친환경 주방세제 한 통과 식품 몇 종.
이 기회에 실컷 먹어보자고 하여 노르웨이산 연어를 덩어리(약 5만 원)로 샀다.
그리고 그토록 갖고 싶었던 삼천얼마짜리 코스코의 빨간색 비닐대형 쇼핑가방.

내가 들었다 놨다 한 것은 어이없게도 세 개가 한 세트인 8천 원짜리 걸레.
도톰한 면과 체크 무늬가 예뻐서였다.

--걸레가 이렇게 예쁘면 왠지 청소도 부담없이 자주 하게 될 것 같지 않아?

내 안의 악마가 속삭였다.

-- 걸레를 돈 주고 사는 건 미안하지만 그 효과를 생각해 보라고.
한 1년은 바닥이 반들반들한 집에서 살 수 있을 텐데......
걸레가 너무 좋아서 책꽂이도 가끔 닦고 싶을지 몰라.

남편은 두 번이나 걸레 세트를 수레에 집어넣었다가 다시 매대에 갖다놓으러 가는
나의 모습을 어리둥절한 얼굴로 지켜보았다.

"안 쓰는 수건도 집에 많은데 걸레를 비싼 돈 주고 사면 벌 받을 것 같아서.
그런데 왜 이렇게 자꾸 눈이 가지? 누가 나에게 저걸 선물해 준다면 얼마나 좋을까?"

변명이랍시고 지껄였지만 그 말은 진심이었다.
좀 센스 있는 남편이었다면 몰래 챙겨놨다가 따로 계산하여 아내를 기쁘게 했을 텐데......

모처럼 들어온 알라딘, 어느  님의 리뷰를 읽다가 컴퓨러 우측 상단 모 포털 지붕의
'****5월 반짝세일 최고 70%'라는 광고문구가 눈에 들어와 나도 모르게 잽싸게 클릭했다.
읽던 리뷰는 중단하고.

청소를 생각하니 걸레가 먼저 눈에 들어오고,
운동이랍시고 동네라도 몇 바퀴 돌려고 생각하니 선캡과 여름 '추리닝'을 사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참, 연어는 구워서도 먹고 샐러드로도 먹고 샌드위치에도 끼워서 먹고 한 2주 잘 먹었는데
기대했던 것과 달리 질리지 않았다.
아쉽기도 하지만 다행이라는 생각도 든다.

코스코를 나오며 든 생각.
이렇게 살다가는 지구가 곧 멸망할 것 같다는......

'사는'(?) 게 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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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ng 2007-05-22 11: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예쁜 걸레에 흔들리시는 로드무비님은
'여전히' 귀여우셔요 ^^

울보 2007-05-22 11: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후후 그 마음 저도 알것같아요,
저도 아직 코스코는 한번도 가본적이 없는데,,,궁금하네 ?

2007-05-22 11:47   URL
비밀 댓글입니다.

로드무비 2007-05-22 15: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반가워서 땡깡부터 님, 넙치 님 리뷰였습니다.ㅋㅋ
잠깐 지둘리시라요.^^

울보 님, 저 그곳 스넥코너에서 사람들 먹는 피자 보고
기절하는 줄 알았어요.
엄청나게 큰 사이즈, 싼 가격.
피자 별로 안 좋아하는데 한쪽 먹어보고 싶을 정도로 맛나게 생겼더군요.
언제 한 번 우황청심환 드시고 가보시길.^^

mong 님, 정말 귀엽죠?=3=3=3
전 제가 징글징글합니다.
이 나이에 걸레 같은 것이나 생각하면서.........

홍수맘 2007-05-22 12: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야말로 절대 공감입니다. 전 문구류에 약해요. 애들과 문방구엘 가면 제가 더 흥분해 만져보고 고르고 적어도 인형달린 연필 하나라도 꼭 사고 나온다는... ^ ^;;;;;

비로그인 2007-05-22 12: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읽으면서, '아, 제목의 '사는'은 Life가 아니고 Buy의 뜻이었구나' 라고 생각하다가..
마지막 문구에서는 또 헷갈려버렸습니다. (웃음)
저도, 요즘 왜 그렇게 캐쥬얼화 츄리닝을 사고 싶은지...운동도 안하면서. (긁적)

Mephistopheles 2007-05-22 12: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다른 의미로 코스트코(카스코)에 가면...1층에 진열되어있는 각종 가구들...그러니까 전원주택마냥 넓은 뜰이 있는 집에 비치하면 근사할 그네, 등, 혹은 바베큐 그릴을 보면 멍하니 바라보는걸요...나도 뜰있는 집만 있다면...!!! 하면서요...
(거기 도서와 음반 DVD도 제법 많아요...^^)

로드무비 2007-05-22 16: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L-SHIN 님, 'Live'와 'Buy' 두 가지 다죠, 뭐.ㅎㅎ
옷은 잘 안 사는데 사이즈 때문에요.ㅠ ,. ㅜ

홍수맘 님, 전 안 약한 품목이 없습니다.ㅎㅎ
문구류라면 또 환장하죠.
우짜겠습니까. 생긴 대로 살아야죠.^^
(인형 달린 연필들 나중에 페이퍼로 좀 보여주세요.)

메피스토 님, 주하 영어사전과 책 몇 권도 샀답니다.
할인폭이 꽤 크던데요?
마트에 안 가는 것이 돈을 버는 것이라는 결론을 내린 적도 있는데.
집에서는 뭐 얌전히 책만 읽고 있나요? 님이나 나나...=3=3=3

2007-05-22 12:3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7-05-22 12:33   URL
비밀 댓글입니다.

네꼬 2007-05-22 13: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에 어떤 신부님이 강론 시간에 하신 말씀. 고백성사 하러 들어오는 신자들의 죄고백 중 제일 어려운 것이 할머니들의 고백이랍니다. "(한숨) 그저 사는 게 죄죠." 저, 그런 얘긴 줄 알고 클릭했다는... -_-a

2007-05-22 14:00   URL
비밀 댓글입니다.

로드무비 2007-05-22 14: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린왕자 컬렉션 님, 그건 아는데 둘리는 또 멉니까?
안 그래도 스노우볼이냐 오르골이냐 양철 도시락 통이냐
고민하느라 머리가 뽀개집니다.^^*

네꼬 님, 할머니들은 거의 道의 경지에 이르신 분들이고.
제 말 뜻은 좀 다르다는 것 아셨죠?^^

인형 달린 연필 한 자루 님, 목 빠지게 기다리겠습니다.^^


2007-05-22 15:09   URL
비밀 댓글입니다.

로드무비 2007-05-22 16: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귀여운 고민 님, 그 세트가 신통치 않았나 봅니다.
아님 자신에 대해 너무 엄격하신 건 아닌지요.
전 아까 재밌게 읽던 리뷰를 중단하고 무심코 세일광고를 클릭하는
자신의 행동에 놀랐어요.
그래서 이런 페이퍼가 나왔지만.
문제는, 반성의 포즈만 취하고 진짜 반성(실천)은 잘 하지 않는다는 거죠.^^;

비로그인 2007-05-22 16: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로드무비님,
아잇 참, 좀 이쁘장한 걸레때문에 내안의 악마가 속삭인다니 ㅋㅋ
아- 주부에게 이쁘장한 걸레는 고작 이쁘장한 걸레가 아닌걸까요?
전 아직 개념정립이 잘 안되어요 ㅎㅎ

진달래 2007-05-22 17: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하하... 친구 하나가 늘 예쁜 티셔츠를 보면 꼭 하는 말이, "집에서 입으면 예쁘겠다." 그럼 전, "넌 집에서 입는 옷도 사냐?" 그렇게 외출복으로 입던 옷이 흉해지면 집에서 입곤 했는데, 이젠 저도 텔레비전에 나오는 여배우들처럼 예쁜 추리닝 집에서 입고 싶어지더라구요. 참고 참고 참다 '사는 거'니, 죄 정도는 아니겠죠? ^^;; 근데 참 궁금하네요, 그 걸레가 을매나 예쁜지... ^^;;

2007-05-22 18:34   URL
비밀 댓글입니다.

건우와 연우 2007-05-22 19: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 저도 거기서 걸레를 들었다 놨다 했었지요.^^
우린 결국 술(와인)만 사들고 왔습니다.^^

날개 2007-05-23 00: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예쁜 걸레라면 저도 고민했을것 같은데요?^^

검둥개 2007-05-23 05: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창고형 할인점에 가보면 정말 구매 행위가 역겹게 느껴져요. ㅠㅠ
코스코만 생각하면 한숨이 나와요...
그건 그렇고 제 안의 악마는 이렇게 말하곤 해요.
--청소기, 청소용품, 세제가 이렇게 강력하면 왠지 청소도 쉽게 할 수 있지 않을 것 같지 않아?
근데 청소는 역시 힘과 시간의 문제이지 도구의 문제가 아닌 것 같아요.

프레이야 2007-05-23 18: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청소도구 실컷 사다놓고 한 번 쓰고 나면 그후론 안 쓰는게 문제에요.
그나마 그 도구도 제가 사는 일은 거의 없고 옆지기가 사지요.
연어 잘 드셨다니 그래도 잘 사셨어요.

로드무비 2007-05-25 14: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배혜경 님, 연어는 언제 먹어도 맛있어요.
스팀걸레도 사셨는지 궁금해요.^^

검둥개 님, 그날 속이 메슥메슥하더군요.
전 새 기계에 대한 호기심은 거의 없는 인간입니다.
걸레 따위나 들었다 놨다 하면서.......헤헤......

날개 님, 예뻐서라기보다 사이즈가 맞춤한 것이
손에 들면 청소가 저절로 될 것 같았어요.^^

건우와 연우 님, 안주도 좀 사오지 그러셨어요.
동지를 만나서 기뻐요.^^

진달래 님, 처음부터 집에서 입을 옷을 사는 사람도 있군요.
신기해요.
추리닝을 요즘은 외출복으로도 입더군요.
예쁜 놈으로 사서 입으시길.^^

체셔고양이 님, 하하, 청소 못(안)하는 자신에게
얼마나 포한이 졌으면 그러겠습니까.
그런 차원입니다.^^

2007-05-25 17:39   URL
비밀 댓글입니다.

아키타이프 2007-05-25 18: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청소에 관련된 물품은 딱 질색이라서.
아마 엄청 예쁜 청소도구를 보게 되더라도 속으로 그럴겁니다.
'용쓰고 있네, 그런다고 살줄 아냐'
 

아시아인권문화연대에서 보내준 <꿈 그리고 악몽>을 읽었다.
이주노동자들 중에서도 네팔 노동자들의 삶과 죽음을
직접 발로 뛰어 기록한 소책자.

현재 한국에는 40여만 명의 이주노동자들이 있는데
그 중 절반이 비자 없이 체류하는 미등록노동자(이른바 불법체류자)들이란다.
2007년, 악명높은 산업연수제도가 고용허가제로 바뀌어
이주노동자들의 노동권을 보호한다고는 하나 미등록노동자들은 그나마
최소한의 법적인 보장도 받기가 어렵다.

국내에서 일하는 네팔 노동자 수가 500여 명이라는데
오래 전 <여섯 개의 시선>이라는 옴니버스 인권영화에서 박찬욱 감독은
지갑이 없어 식당에서 라면 한 그릇 값을 내지 못한 죄로 고발당하고
결국 정신병원에 끌려가 6년 넘게 갇혀 지낸 네팔 여성 노동자 찬드라 구룽의
실화를 다뤘다.
그 단편의 제목이 '믿거나 말거나, 찬드라의 경우'.
정말 기가 막힌 스토리고, 잘 뽑은 영화 제목이었다.
그 사람이 백인이었다면 식당 주인은 그를 경찰에 고발했을까?

<꿈 그리고 악몽>에 실린 열두 명의 네팔 노동자들은 20대, 30대의 젊은 나이에
많은 수가  혼자 자취방에서 심장마비로 사망했다.
사인을 모르는 돌연사도  있다.
아이들 겨울 외투를 사서 보내겠다는 전화를 받은 지 며칠 안 된 네팔의 부인에게
"당신의 남편이 자살했다"는 일방적인 통보만 하고
그 목격자를 끝까지 만나지 못하게 하는 수상한 회사가 없나.

새벽에 집에 걸려온 전화를 받았더니 아무 말이 없어 장난전화인 줄 알고 끊었는데
알고보니  한국에서 일하던 시동생이  자취방에서 혼자 숨지기 직전의 시간이었던 것.
그는 생의 마지막 순간에 가족에게 무슨 말을 남기고 싶었을까.
마누라도 도망가고 없는 집에 전화를 걸어......

그런데 신기한 건 한국이라는 나라에서 남편이 그렇게 고생하다가 억울한 죽음을 맞았으면
쳐다보고 싶지도 않을 텐데, 알선업체의 선처(?)로 남편의 뒤를 이어 한국에 오는 것을
강력하게 희망한다는 것이다.
그만큼이나 살기가 어렵다는 말이겠지.

'선처'라고 하니 또 하나 생각나는 일이 있다.
지난달 서울 신도림동 아파트 신축공사 화재현장에서, 발각될 경우 강제출국의
위험을 무릅쓰고 인부들의 탈출을 도운 몽골인 노동자 네 명이
당국의 선처(기가 막혀서!)로 불법체류자의 멍에를 벗었다.
'선행'이라는, 불법체류자의 멍에를 단번에 벗을 수 있는 획기적인 방안이 생긴 셈이다.
뉴스에서 그 소식을 접하고 이놈의 나라 어디까지 뻔뻔해지는지 두고 보자, 하는
생각이 들었다.

열 명의 목숨을 앗아간 여수 출입국관리소 외국인노동자 보호소 화재현장에서 
간신히 살아남은 부상자들에게 어떤 보상을 하는지 문득 궁금해서 알아봤더니, 
달랑 천만 원씩 지급된다는 소식이다. 

<꿈 그리고 악몽>을 읽고 오래 전 우리 사회를 잠시 떠들썩하게 한 박찬욱 감독의 영화 
 <믿거나 말거나, 찬드라의 경우>를 떠올렸다.
그때와 달라진 건 허울좋은 제도의 명칭뿐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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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인 2007-05-11 13: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케이블이었나 EBS였나, 하여간 찬드라를 봤더랬어요. 정말 끔찍하더군요. ㅠ.ㅠ

에로이카 2007-05-11 14: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여섯개의 시선" 마지막 편이었던 박찬욱 감독의 다큐멘터리가 너무 기가 막혀 지금도 기억합니다. 신도림동 공사현장 얘기는 처음 듣네요. 오랜만에 로드무비님 글 읽으니, 너무 좋네요. 잠수로 몸값 높이기 작전이신가요?? ^^

Mephistopheles 2007-05-11 14: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꼴에 비자받기 굉장히 까다로운 나라라고 하더군요...^^

로드무비 2007-05-11 14: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꼴에'라는 말이 절로 나와요. 그죠? 메피스토 님.^^

에로이카 님, 더 올라갈 몸값이 있어야 말이지요.
어제 올린 리뷰와 페이퍼는 안 좋았어요?=3=3=3
찬드라는 책까지 나왔답니다.^^

FTA반대 조선인 님, 전 그 식당 주인을 고발하고 싶었어요. 부르르~


진달래 2007-05-11 16: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기가 막히고... 또 부끄럽습니다........................ 이런 현실이...

로드무비 2007-05-11 16: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진달래 님, 기가 막히고 코가 막히고. 훌쩍.

2007-05-11 16:39   URL
비밀 댓글입니다.

하루(春) 2007-05-11 23: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Never
Ending
Peace
And
Love에서 언제까지나 행복하길... 찬드라 꾸마리 구릉

저도 아주 재미있게 봤습니다. '믿거나 말거나...'가 들어 있는 <여섯 개의 시선>이 모두 재미있었죠.

2007-05-12 02:25   URL
비밀 댓글입니다.

로드무비 2007-05-12 12: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런 글은 ~님처럼 성실하게 잘 쓰고 싶은데
일종의 사회적인 발언엔 어색해서 말입니다.
보여줄만한 글은 아닌 것 같은데...아무튼.
(다짜고짜) 충성!!^^

하루 님, 제 개인적인 생각으론 박광수 감독 게 제일 빠졌죠.
'얼굴값'이었나?
정재은 감독 것도 기대에 못 미쳤고.
찬드라가 최고로 강렬했어요.
임순례 감독도 거기선 위밍업만 한 것 같더군요.
('시선'이 1, 2편 나왔죠? 에피소드들이 막 헷갈립니다.;;)
잘 지내시지요? 반가워서, 실실.^^

우리부터가 인간답게 님, 그러게 말입니다.
저도 이런 페이퍼 쓸 자격이나 있는지 모르겠어요.
미국의 어느 사막 도시 가운데 닭공장이 있는데
불법체류하는 우리나라 사람들이 거기서 일을 하고 있었어요.
언제 한 시사 프로에서 봤는데.
지옥이 따로 없더군요.
엄청난 노동강도와 모멸감.
그걸 우리나라의 이주노동자들에게 고스란히 돌려주고 있으니.;;

아키타이프 2007-05-12 14: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핍박을 하기 보다 당하기를 더 했을 우리나라.
그렇기에 더 부끄럽습니다.
저역시 백인과 비백인으로 나누는 차별된 시선으로 그들은 평가하고 있었음을 부인하지 못하겠군요.

로드무비 2007-05-13 02: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키타이프 님, 헐리우드 영화, 그 화면 속의 개성 넘치는
선남선녀 주인공들을 곧 미국인이라고 생각하고 나도 모르는 새
선망 내지 호감을 품었다 한들 어쩌겠습니까.
백인과 동남아 이주 노동자에 대한 뿌리 깊은 편견.
자각을 했으니 앞으로는 달라지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