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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국기 소년 창비아동문고 232
유은실 지음, 정성화 그림 / 창비 / 200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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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린드그렌 선생님>을 재밌게 읽고 이름을 기억해 두었던 작가, 유은실.
덕분에 아이의 책꽂이에 없는 아스트리드 린드그렌의  작품들을 하나씩 사서
내가 먼저 읽어보는 재미가 쏠쏠했다.
가장 최근에 읽은 작품이 <마디타>.
어린 자매가 맞는 크리스마스와 강림절에 대한 묘사가 톱밥난로 불빛처럼 따뜻한 작품이었다.

아이의 담임선생님이 학급문고를 만든다며 책 한두 권씩 기증해 달라고 요청하셨다.
좀더 알찬 문고를 위해 책 제목은 추후 지정해 주시겠다고.
그렇게 해서 주문한 <만국기 소년>이 오늘 오후 우리 집에 왔다.

- 내 이름은 백석이다. 우리 아빠가 지어줬다.
아빠는 시장에서 닭집을 한다. 별명은 닭대가리다.

백석 시인이 누군지도 모르고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에 나오는 나타샤가
미국 여잔 줄 아는 시장통 닭장사 아버지가 그렇게 사랑스러울 수 없는 단편
<내 이름은 백석>으로 시작되는 창작동화집.
조그만 컨테이너에서 여섯 식구가 사는 전학 온 소년 진수는
첫 인사가 끝난 뒤 담임 선생님이 노래든 뭐든 잘하는 것을 해보라고 하자
다짜고짜 나라 이름과 수도 이름을 외우기 시작한다.(표제작 <만국기 소년>)
한 편 한 편의 짧은 동화가 사람을 이렇게 웃기고 울리다니!

<보리방구 조수택>을 읽는데 나도 모르게 눈물이 흘러내렸다.
(소파에 누워 읽고 있는데 우리집 강아지 츄투가 달려오더니
긴 혀로 내 눈물을 닦아주었다.)

공부도 못하고 더럽고 냄새 나서 짝이 되는 것을 모두 기피하는 소년 수택이.
겨울에도 혼자 보온도시락이 없어 찌그러진 양은 도시락에 허연 깍두기만 사오는
수택이의 밥숟가락 위에 어느 날, '고춧가루랑 젓갈이 넉넉히 들어가서
빨갛고 먹음직스런 깍두기'(132쪽)
를 짝궁 소녀가 살며시 올려준다.
수택이는 그런 깍두기를 생전 처음 먹어본다.

6학년 때 우리반에서 제일 공부 못하고 용의가 단정치 못했던 을문이가 생각났다.
보리밥을 먹고 방구를 자주 뀌어 '보리 방구'라는 별명이 붙은 수택이처럼
을문이는 아이들에게서 '을지문덕 장군'이라고 놀림을 받았다.
중학교에 진학을 못한 것인지 우리 동네 시장통에 복숭아 리어카를 끌고 다녔는데
나도 뭐 예쁘고 공부 잘하는 소녀와는 거리가 멀어도 한참 멀었는데
을문이만 보면 괜히 도도하게 굴었다.

아이의 새 담임 선생님은 아침마다 10분씩 동화나 동시를 읽어주신다고 한다.
어제는 이 창작집에 실린 <손님>을 읽어주셨다고.

- 손님이 오신다고 했다.
집을 옮기고 석 달 만에 처음 오는 손님이다.(110쪽)

로 시작되는 이 매혹적인 작품은 구구한 설명 따윈 전혀 없지만
아파트를 팔고 작은 연립으로 이사온 '갑자기 가난해진 가족'이 석 달 만에
처음 손님을 맞는 정경을 차분히 보여주고 있다.

- 혹시 손님이 책상을 열어볼까?
(...)
의자를 뒤로 밀고 처음 보는 사람처럼 좀 떨어져서 내 책상을 보았다.
어딘가 좀 허전했다. 나무필통에 형광펜이랑 키가 작은 연필만 꽂혀 있어서
그런 것 같았다. 서랍에 넣어둔 새 연필이 생각났다.
고모가 프랑스 여행을 다녀오면서 선물로 준 것이었다.
(...)
에펠탑 연필 다섯 자루를 꺼내어 깎았다. 새 연필을 필통에 꽂으니까 똑같은 키로
나란히 서 있는 게 좀 어색했다. 나는 연필 두 자루를 부러뜨려서 다시 깎았다.
한 자루는 한 번 더 부러뜨려서 또다시 깎았다.
나머지 한 자루는 수학 문제집 틈에 꽂아서 책상 위에 올려놓았다.(115~116쪽)

학원에 다녀온 딸아이와 함께 석 달 만에 처음 화장을 하는 소년의 엄마와
그녀가 튀기는 고구마 튀김과 에펠탑 연필, 그리고 자신의 책상을
손님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소년의 설렘에 대해 조근조근 이야기를 나누었다.

딸아이와 함께 오랜만에 나누는 수준 높은 대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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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3-10 19:3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3-10 19:3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3-10 22:3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3-11 11:36   URL
비밀 댓글입니다.

ckddns7777 2011-09-26 21: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참 너같다 ㅋ
 
식민지 노동자의 벗 이재유 우리시대의 인물이야기 9
안재성 지음, 장선환 그림 / 사계절 / 200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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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 (소년) 재유는 대중소설에는 흥미가 없었습니다.
조선과 세계의 역사, 그리고 사회주의에 대해 알고 싶었습니다.
다행히 도서관에는 이 분야에 대해 일본인 학자들이 쓴 책이 많이 있었습니다.
재유는 책표지에 사회나 역사라는 단어만 있으면 무조건 꺼내 읽어보았습니다.
처음에는 무슨 말인지 잘 이해가 되지 않았으나, 자꾸 읽다보니 점점 아는 게 많아져
나중에는 필요한 책을 골라 읽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54~55쪽) 

책읽기에 대한 지침으로만 보더라도 어떤 논술책보다 알기 쉽고 설득력이 있는 대목이다.
머리맡에 쌓인 십수 권의 책 중 딸아이를 위해 며칠 전 이동도서관에서 빌려온 이 책을
골라들었는데, 거의 자석에 끌린 듯하였다.

그러고 보니 오늘은 삼일절.
몇 년 전, <경성 트로이카>를 읽으며 가슴이 마구 뛰던 생각이 나고
당시 책장을 덮으며 이재유는 물론 이현상과 김삼룡 등 사회주의 운동가들에 대해
더 많이 알고 싶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나는 소년 이재유와 달리 그동안 대중소설과 시집들에 마음을 빼앗겨
그들의 존재를 까맣게 잊고 있었다.
이 책은 '사계절' 출판사의 아동문고 중 한 권으로 아동들이 읽기엔 다소 딱딱한 편이다.

1905년 을사늑약이 이루어진 해에 개마고원 부근 화전민의 아들로 태어나
항일운동과 노동운동에 평생을 바치고 1944년 옥사한 영원한 사회주의자 청년 이재유.
그의 사상에 감명받아 이재유의 형무소 탈출과 도주를 적극적으로 도운 두 일본인
서대문형무소의 모리타 순사와 경성제대 미야케 교수도 결코 잊을 수 없는 인물이다.
이재유는 1936년 이관술과 함께 농촌에 숨어들어 농사를 지으며 지하신문을 제작했는데
'같은 노동에는 같은 임금을 지급하라'든지, '1년 단위로 재계약하는 임시 노동자들을
정규직으로 고용하라'는 구호를 외쳤다.
지금으로부터 75년 전이다. 놀랍지 않은가!

- 이재유라는 이름이 다시 살아난 것은 죽은 지 62년이나 지난 2006년이었습니다.
일제 강점기 사회주의자들의 항일 운동 공로를 인정하기로 한 대한민국 정부는
그 해 8월 15일 광복절 기념식장에서 이재유에게 건국훈장 독립장을 수여하고,
그와 함께 종연방직에서 활동했다가 지금까지 살아남은 동덕여고보 출신 이효정을
독립운동 유공자로 인정했습니다.
(...) 남한에 한 명의 가족도 친척도 살아 있지 않은 이재유에게 수여된 훈장과 증서는
민주노동당에서 대신 수여받아 보관하고 있습니다.(213쪽)

이재유는 우리나라의 독립과 노동운동에 평생을 바쳤지만
그 존재가 뒤늦게 조명되어 노무현 대통령 시절 다시 살아난  이름이다.
그 이름을 오래도록 지켜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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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이에자이트 2010-03-09 16: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재성은 박헌영 경성 콩그룹 남로당 노선을 한국사회주의 운동의 정통으로 보고 있더군요.그래서 그 계열 인물들 전기를 내고 있구요.

로드무비 2010-03-09 23:05   좋아요 0 | URL
과문해서인지 저도 그렇게 이해하고 있습니다만...
<경성 에로이카>를 읽으니 저자의 의견에 그대로 고개가 끄덕여지더군요.

노이에자이트 2010-03-09 23:29   좋아요 0 | URL
김성동도 그런 쪽이죠.북로당과 북한을 정통으로 인정하는 사람들은 대놓고 이야기를 못하니 식별하기가 좀 힘들구요.
 
태일이 1 - 어린 시절
최호철 그림, 박태옥 글, 고래가그랬어 편집부 / 돌베개 / 200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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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말 아이와 함께 그토록 기다리던 미야자키 하야오의 애니메이션
<마녀 배달부 키키>를 보러 갔다.
마을버스와 전철을 갈아타고 왕복 다섯 시간이 걸리는 먼 길이라
읽을 책을 두어 권 챙기는 건  필수였다.
그리하여 골라든 책은 '와우산'과 '을지로순환선'의 화가 최호철이 그린 만화 <태일이>.
'와우산'이라는 작품은 언젠가 한 알라디너의 페이퍼에서 처음 봤는데
그 규모와 세밀함과 구불텅한 매력적인 선에 넋을 잃었다.
'을지로순환선'을 탄 다양한 사람들의 모습과 표정은 또 어떻고......

이 책은 우선, '열사'니 뭐니 거창하게 수식하지 않은,
성을 뺀, 아이 이름 그대로의 제목이 마음에 들었다.

신기하게도 만화 <태일이>에는 그 '와우산'과 '을지로순환선'에서 만난 사람들과
그들이 다닥다닥 붙어 사는 초라하고 정겨운 인간의 마을이 그대로 나온다.
우리가 갈아탄 전철은 바로 그 을지로순환선이었다.
이 만화는 뭐랄까, <악동이>의 작가 이희재보다는 좀더 선이 굵고
인물이건 배경이건 간에 음영이 훨씬 짙다고 할까.
주인공 태일과 어머니 이소선 여사의 특징을 잘 살린 얼굴이 정감 있게 느껴진다.

마츠모토 타이요의 만화를 볼 때 매력적인 캐릭터나 독창적인 스토리도 스토리지만
살아숨쉬는 듯한 골목의 그 가로등, 전신주, 담벼락의 낙서,
쓰레기통 하나까지 세밀한 묘사에 감탄을 금치 못했는데
만화 <태일이>는 그 못지않게 주인공이 살았던 1960년대라는 시대배경과 생활상을
아주 꼼꼼하고 리얼하게 그려 보여주고 있다.
아직 어린 태일, 태삼, 순옥 3남매가 땔감을 구하려고 돌아다니다
거리에서 만난 넝마주이 아저씨의 얼굴과 몸짓은 동양화의 한 장면을 보는 것 같았는데.
전태일의 수기나 평전을 읽으며 상상했던 것보다 더 극심한 가난과 삶의 풍파가
사실적인 그림으로 펼쳐졌다.(1권: 어린 시절, 2권: 거리의 천사)

다음은 어제 아침 초등학교 3학년인 딸아이와 나눈 대화다.

"<태일이> 만화 어땠어?"

"재미는 있는데 무서웠어."

"태일이 아버지 때문에?"

"세상에 그런 아빠는 없지이? 자식이 공부하고 싶어하는데 때리고 일만 시키고.
자기는 술만 마시고."

다행히 그의 생몰연대는 내 머리 속에 확실하게 각인되어 있었다.

"주하야, 이 만화는 실화야. 전태일이라는 청년이 실제 있었어.
청계천 봉제공장 노동자였는데 1970년, 그러니까 37년 전 11월 13일,
동료 노동자들의 권익을 위해 싸우다 숨졌어.
'내 죽음을 헛되이 하지 말라'는 말을 남기고......"

이 대목에서 딸아이가 고개를 돌려 나를 빤히 바라보았다.

"엄마는 해마다 아빠 생일도 정확하게 기억 못하면서 어떻게 그렇게 기억을 잘해?"

"히히, 그러게 말이다, 주하야. 그런데 이 만화를 그린 작가만큼이나
오래 전 엄마에게도 엄청난 충격을 준 사람이거든.
전태일 평전을 읽고 세상을 제대로 볼 수 있게 되었다고 작가의 말에서 밝히고 있잖아.
엄마도 그랬어."
(충격만 느꼈을 뿐, 내 삶을 구체적으로 변화시키진 못했다.
그런 것까지 아이에게 이야기하진 않았다. 구차하게 느껴져서......)

"그랬구나. 아무튼 3권이 빨리 나왔으면 좋겠어. 4, 5, 6, 7, 8권
계속계속 나왔으면 좋겠어. 태일이 오빠가 어떻게 사는지 궁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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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11-26 17:5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7-11-26 19:28   URL
비밀 댓글입니다.

울보 2007-11-27 11: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주하가 많이 자랐겠군요
갑자가 님의 글을 읽다가 저는 주하는 잘있나 사촌도 많이 컷겠구나 라는 생각이 들어서,,이렇게 인사말 남기고 갑니다,

로드무비 2007-11-28 13:13   좋아요 0 | URL
울보 님, 반갑습니다.
주하도 동주도 많이 컸습니다.
사진을 한 번 올려야 할 텐데......
모자 쓴 류, 깜찍하고 의젓하네요.^^
(잘 지내시지요?)

릴케 현상 2007-12-04 16: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주하에게 말하는 대목은 영화의 한 장면 같아요^^ 저는 신입생때 교양필수 시간에 태일이 얘기를 듣고 충격받고선 선배들한테 수업시간에 들은 태일이 얘기를 들려 줬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유명인사더군요-_-

로드무비 2007-12-04 18:03   좋아요 0 | URL
산책님, 잘도 나불거리는 입이죠?ㅎㅎ
저런 대사를 직접 읊는 건 엄청 수상하고 어색한데
모정이랄까( ''), 전태일에 대한 나름대로의 애정은
그걸 가볍게 뛰어넘게 하더군요.=3=3
그나저나 '유명인사'라는 말 너무 웃겨요.^^

2007-12-06 08:2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7-12-07 18:06   URL
비밀 댓글입니다.

그로밋 2008-01-21 18: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얼마나 더 키워야 아들녀석과 이런 대화를 할 수 있을까요? ㅋㅋ

로드무비 2008-01-22 13:21   좋아요 0 | URL
그로밋 님, 아마도 5~6~7년 정도?=3=3=3
조바심하면 더 늦습니다요. 아시죠?
 
안녕, 캐러멜! 중학년을 위한 한뼘도서관 3
곤살로 모우레 지음, 배상희 옮김 / 주니어김영사 / 200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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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 전 모로코의 침략을 받고 조국을 떠나, 뜨겁고 삭막한 알제리의 사막에서
난민 생활을 하는 사하라위족.
이 책을 읽기 전까지 그런 민족이 있는지도 몰랐습니다.

코리는 여덟 살, 듣지도 말하지도 못하는 아이인데, 그 난민촌의 한가운데 살고 있습니다.
태어나서 본 거라곤 끝없이 펼쳐진 자갈들과 모래, 진흙집, 낙타......
시집 간 큰누나가 가끔 가지고 와 읽어주는 책들이 큰 즐거움이랍니다.

언제부턴가 몰라볼 정도로 뚱뚱해졌다가 어느 날 요술처럼 날씬해진,
코리가 제일 좋아하는 삼촌 집의 낙타.
털이 보드라운 캐러멜 색의 아기 낙타는 그렇게 코리 곁에 왔고 둘은 친구가 됩니다.

장애아와 어린 동물의 우정이라니 아름다운 이야기이긴 하지만 어딘지 좀 식상해서
흥미를 끌지 못하는 소재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읽어나가는 중에 남은 페이지가 얼마인지 눈대중으로 자꾸 확인해 볼 정도로
마음을 잡아끄네요.
사탕 한 개를 새로 깔  때마다 남은 사탕이 몇 개인지 세어보는 아이처럼......

낙타가 입을 오물거리는 걸 자기에게 뭔가 말을 한다고 생각하고 공책에 받아적는 소년.
그런데 그 시들이 참 슬프고 아름답습니다.

--해와 다리 사랑해서 하느레서 만나지요.(42쪽)

어느 날 학교에서 하늘이 깜깜해지는 '일식'을 경험하고
코리가 처음으로 쓴 시입니다.
코리는 캐러멜이 불러주는 대로 받아적었고요.
그렇게 낙타가 소년에게 불러준 시들이 단정한 활자 속에 삐뚤빼뚤한 아이의 글씨로
적혀 있어, 진짜 아이가 쓴 시를 아이의 낭송으로 듣는 것 같습니다.

'쫓겨난 난민의 아이들 중에서도 가장 어리고 주눅 들고 가엾은 아이였던 코리'가
갖은 어려움을 헤치고 어른이 되어 시인으로 우뚝 서는 것처럼, 
멀쩡한 제 땅을 두고 26년 넘게 사막에서 고된 난민생활을 하는 사하라위족이
자기 땅에서 자유롭고 당당하게 살게 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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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딧불,, 2006-09-04 17: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자유롭고 당당하게 살게 되기를 저도 빌어봅니다.

로드무비 2006-09-04 17: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반딧불님, 어여쁘셔라.^^

건우와 연우 2006-09-04 17: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같이 빌께요...

로드무비 2006-09-04 17: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건우와 연우님, 우리 같이......^^

국경을넘어 2006-09-04 19: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꾸욱 누르고 갑니다...

로드무비 2006-09-04 23: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폐인촌님, 꾸벅, 고맙습니다.^^

sudan 2006-09-04 23: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리뷰 읽으면서 아름답지만 좀 식상한 얘기인 것 같다고 생각할 즈음에 어떻게 알고 딱 꼬집어서 그렇지 않다고 말씀해주시네요? 요쯤 읽었으면 그런 생각이 들겠지,하고 예상하신 것 처럼요. ^^

로드무비 2006-09-05 00: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sudan 님, 조금 시들한 기분으로 집어들었는데
이 책 아주 재밌게 읽었습니다.
'아름답지만 식상한 이야기들'에 대해 님과 밤새워
얘기 나누고 싶군요.
아니, 다문 30분이라도.^^
(언젠가 마음 내키는 날 페이퍼로 쓸게요.
이런 약속은 제가 좀체 잘 안 잊는 것 아시지요?)

poptrash 2006-09-05 17: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이 책 좋아해요. 울뻔했어요. 사실 조금 울었는지도 ;

2006-09-06 12:22   URL
비밀 댓글입니다.

로드무비 2006-09-06 13: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poptrash 님, 우와, 이 책 나온 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읽다가 깜짝 놀랐답니다.
너무 좋아서.

저도 조금 울었는지도 몰라요.( '')

산사춘 2006-09-07 23: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림도 리뷰만큼 쌉쌀뜨뜻해요.

urblue 2006-09-11 13: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주의 리뷰에 이름 올리셨네요. 축하. ^^

반딧불,, 2006-09-11 13: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축하드려요^^

mong 2006-09-11 15: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폴짝~ 축하드립니다~ ㅎㅎ

마노아 2006-09-11 16: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이 주의 마이리뷰가 되었어요. 따뜻한 이야기일 것 같아요. 저도 궁금해집니다. ^^

해리포터7 2006-09-12 00: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축하드려요!!로드무비님..저도 담아갑니다^^

2006-09-12 03:33   URL
비밀 댓글입니다.

프레이야 2006-09-12 13: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당선 축하드려요. 이 책 좋은 책으로 추천된 도서더군요. 추천되었다고 다 좋은 것은 아니지만, 정말 좋은 책 같아요^^

paviana 2006-09-12 16: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리뷰 당선 축하드려요.^^

울보 2006-09-12 18: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축하드립니다,

로드무비 2006-09-12 19: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맙습니다,
산사춘님, 블루님, mong님, 마노아님, 해리포터7님,
배혜경님, 파비아나님, 울보님,
축하해 주셔서......
알라딘은 가끔 생각지도 않은 선물을 주는군요.^0^

저도 나중에 님, 수첩에 적어놨습니다.
아시죠?^,.~
이 책 정말 예뻐요.^^

아영엄마 2006-09-13 14: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역시!! 리뷰당선 축하드립니다~ ^^ (음.. 좀 늦게 발견. ^^*)

로드무비 2006-09-13 14: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영엄마 님의 바통을 이어 받았습니다.^^

하늘바람 2006-09-15 08: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늦었지만 축하드려요 리뷰당선^^

로드무비 2006-09-15 10: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늘바람님 고맙습니다.^^
 
팥죽 할멈과 호랑이 네버랜드 우리 옛이야기 1
박윤규 지음, 백희나 그림 / 시공주니어 / 200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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팥죽 할멈 신간 소식이 알라딘 메인에 떴을 때
조그만 표지 그림에 홀딱 마음을 빼앗겼다.
개다리 소반을 손에 든 할머니,
김영희의 닥종이 인형과는 또 다른 분위기.
어쩐지 낯이 익다 했더니 지난 겨울 우리 모녀를
열광케 한 <구름빵>의 백희나 작가의 그림.

(부록으로 나온 캘린더가 탐이 나 같은 책을 두 권 샀다.)

--옛날 옛날 깊고 깊은 산골에
팥죽 할멈이 살았어.
맛난 팥죽을 팔팔팔 잘도 끓여서 팥죽 할멈이야.

'맛난 팥죽을 팔팔팔 잘도 끓여서'.
그림책의 맛과 흥을 잘 살린 글이로구나 했는데,
역시나, 오래 전 세계일보에 시로 등단한 박윤규 시인이 썼다.

어느 봄날 팥밭에서 김을 매고 있는데 갑자기 나타나
자신을 잡아먹으려는 호랑이에게 할멈은 말한다.

"눈 내린 겨울날 먹을 것 없을 때 맛난 팥죽
실컷 먹고 나서 나를 잡아먹으면 안 되겠니?"

봄날이므로 할머니는 당연히 홑저고리 바람이다.

--팥죽 할멈은 커다란 가마솥에 팥죽을 팔팔팔 끓이면서
꺼이꺼이 울었어.(본문)

한겨울이 되어 솜저고리를 입고 목도리로
머리를 싸맨 할멈,
호랑이가 지금이라도 어흥 나타날 것 같은데,
아무튼 저 표정, 기가 막히다.


할멈의 울음 소리에 맨 처음 나타난 알밤.
사연을 듣고 나서 팥죽 한 그릇을
달라고 해 다 먹고 아궁이 속에 숨었다.
두 번째로 나타난 자라.
자라에게 줄 팥죽을 그릇 가득 퍼담는 할멈의
저 흐뭇한 표정 좀 보소.
환하게 타오르는 아궁이 불, 부엌을 가득 채운
하얀 김......

--어라, 이번엔 멍석이 데굴데굴 척척 굴러왔어.
"할멈, 할멈, 팥죽 할멈, 뭣 땜에 우는 거유?"(본문)

벌써 몇 명의 손님이 나타나 팥죽을 먹고 할멈의 부엌
여기저기에 몸을 숨겼는지 모른다.
처마밑 고드름에 쌓인 눈까지,
부엌 안이고 바깥이고 간에
바야흐로 겨울의 절정이다.

외모상으로는 무섭지 않고 왠지 호감이 가는 호랑이.
그래도 할멈의 합리적인 제안을 받아들일 줄도 알고
나름대로 약속도 칼같이 지키는 호랑이인데......

자, 이제 할멈의 집 부엌에서는 무슨 일이 벌어질까요?

팥죽이 설설 끓고 있는 가마솥을 안 보여드리면
섭섭하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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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ng 2006-06-29 12: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팥죽 할매 팥죽 한그릇만 주면 안잡아 먹~지
(뻔뻔한 몽 호랑이)
정말 정이 가는 그림이에요~

로드무비 2006-06-29 12: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mong 츠녀, 옛쑤, 한 그릇, 곱배기!ㅎㅎ
그림이 마음에 쏙 들어요.^^

Mephistopheles 2006-06-29 13: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에잇.점심 방금 먹었는데 팥죽 먹고 싶어지잖아요..!!

로드무비 2006-06-29 13: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요즘 귀찮아서 포토리뷰 안 올렸는데 얼마나 재밌는지......
메피스토님, 밭죽이 뭔데요?=3=3=3
(요즘 신경을 좀 못 썼더니 영......)
팥죽은 시장통 좌판에서 사먹는 게 최고로 맛난 것 같아요.
아현시장 참 좋은데......

해리포터7 2006-06-29 13: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 가마솥에 진짜루 팥죽이 보여요!.로드무비님.저두 이호랑이 모습보곤 참 웃겨서...

로드무비 2006-06-29 13: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해리포터7 님, 정말 정겨운 모습이죠?
호랑이가 당하는 모습은 마음이 아파서 안 찍었습니다.ㅎㅎ

건우와 연우 2006-06-29 13: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팥죽할멈과 호랑이의 그림은 어느출판사든지 그림이 참 좋더군요^^
너무 좋아요, 저 할머니...

조선인 2006-06-29 13: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현시장 팥죽!!! 아, 저도 그리워져요.

반딧불,, 2006-06-29 13: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헤헤헤. 넘 좋죠?

nada 2006-06-29 14: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런 세계.. 볼 때마다 흠칫흠칫..

sudan 2006-06-29 14: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제 할멈의 집 부엌에서 무슨 일이 벌어질지 저는 알지요. ^^
(민음사에서 나온 세계민담전집 한국편에 실린걸 읽었었거든요.)

waits 2006-06-29 15: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구름빵', 누가 한 권 줬는데 들춰보지도 않고 책장에 직행. 함 봐야겠군요.
이렇게 정겨운 책이, 다른 출판사에서 나왔다면 얼마나 좋았을까요. 괜히 심술..;;

로드무비 2006-06-29 15: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어릴때 님, 어느 출판사인지는 신경도 안 썼는데.
그러게 말입니다.
구름빵 무지 예쁜 책인데......^^

수단님, 워낙 이 제목으로 나온 그림책이 많아서.
오히려 관심을 끌지 못할 수도 있겠어요.
그 무슨 일은 언제 어떤 책으로 읽어도 재밌는데
이 호랑이가 당하는 건 좀 거시기하더군요.^^

꽃양배추님, 호호~ 저도 마이 도러가 아니었으면
관심을 안 가졌을 텐데.....
지금은 저를 위해 그림책을 가끔 살 정도이니!^^

반딧불님, 딱 생각했던 대로의 책이네요.^^

조선인님, 빈대떡과 김치전도 맛나게 굽던 할머니가 생각나요.^^

건우와 연우님, 처음엔 입체감이 좀 심하게 있다 생각했는데
볼수록 정이 가는 얼굴이에요.^^


ceylontea 2006-06-29 16: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 너무 예뻐요... 지현이도 보여줘야 겠어요.. 흐...

로드무비 2006-06-29 17: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실론티님, 지현이도 무지 좋아하지 않을까요?^^

플레져 2006-06-29 21: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헉. 저...정말 팥줄 넘넘 좋아해요.
알라딘 메인에서 보고는 요거 사, 말어 이러구 있었는데...
일단 제가 본 다음에 조카에게 넘겨야겠어요. 귀여운 건 같이 봐야하니까 ^^

야클 2006-06-30 10: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난 그냥 팥죽 말고 단팥죽이 먹고 싶어라. ^^ 그런데 요즘 꼬맹이들도 저런 풍경이 상상이 될려나 몰라요.

로드무비 2006-07-02 17: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야클님, 꼬맹이들도 그림책의 세계는 아니까요.
아이들 눈에는 저 부엌이 어떻게 비칠지 궁금합니다.^^
(단팥죽 좋아하시나봐요? 대부분의 남자들은 별로 안 좋아하던데...)

올리브님, 책꽂이에 꽂아놓고 가끔 꺼내봐도 좋을 듯.
그러다 이쁜 아이 만나 선물하게 되면 더 좋고요.^^

플레져님, 님의 조카는 정말 복 받았지 뭐예요.
님같은 이모 혹은 고모를 만나서.^^

그로밋 2006-07-07 15: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거 조카들 보여주려고 샀는데, 제가 더 재미있게 봤다니까요^^ 어쩜 이리도 실감나게 만들어 놨는지 할머니의 표정 보느라 몇번을 더 넘겨봤네요. 글구 님, 건강하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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