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장을 짓는 사람은 사원을 짓는 것이다.(캘빈 쿨리지)








비행기 공장이 거대한 눈이라면
노동은 가장 깊은 동공.(지아장커 <24시티> 중)




내 몸의 반은 근심~








공장을(남의 삶터를)  허무는 사람은 사원을 허무는 것이다.








지아장커 <동>






내가 그리는 그림을 통해 모든 사람은 소중하다는,
하찮은 사람은 한 명도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되기만 바랄 뿐......(<동>의 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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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2-10 15:36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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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2-10 15:52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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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woshot 2009-02-10 18: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24시티에 대한 로드무비님의 글이 올라 올줄 알았습니다^^.
얼렁 봐야하는데 계속 미루게 되네요.
지난번 씨네21에 실린 허문영의 24시티평은 보셨나요? 안보셨으면 강추합니다~~

로드무비 2009-02-10 20:48   좋아요 0 | URL
예, 읽어봤습니다.
24시티 참 묘한 영화더구만요.
놓치지 말고 꼭 보세요.^^

무해한모리군 2009-02-10 21: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어떤 영화일까요. 호기심이 이네요.

로드무비 2009-02-13 06:44   좋아요 0 | URL
어떤 영화인지 말로 설명하긴 어렵네요.
그의 초기작 <소무>도 요 며칠 다시 틀어주던데
챙겨보세요, 시간 되면.
'소무' 씨의 몰골, 그 표정 죽입니다.^^

2009-02-11 19:26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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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2-13 06:41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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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2-13 04:44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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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2-13 06:36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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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2-13 04:47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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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2-13 06:32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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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까지 나가 영화 한 편 보고 돌아오는 길에 1단지 앞의 할아버지 노점을 유심히 봤더니
오며가며 지나가는 버스 속에서 한달 전부터 점찍어 놓은 '스텐' 주전자가 그대로 있다.
집에 가서 늦은 점심을 먹고 추리닝으로 갈아입은 후 산책 겸 그 노점을 찾았다.

깨끗하게 손질된 헌옷가지며 가방이며 전기다리미며 전자계산기며
한마디로 없는 것이 없는 할아버지의 노점은 '만물상'이라는 간판(손글씨로 쓴)을 내걸고 있다.

스텐주전자는 몇 년은 족히 쓴 것 같은 투박한 모양인데
자세히 살펴보니 웬만한 초강력세제로도 지울 수 없는 세월의 더께가
덕지덕지 앉았다.
얼마냐 물으니 5천 원이라는 대답.
4천 원에 안 되느냐고 물으니 단칼에 거절이다.
당장 로맨스그레이 영화를 찍어도 될 정도로 준수한 외모의 할아버지는
자신의 얼굴에 자신이 있는지 짬만 나면 거울을 들여다 보신다.
그 단호하고 자신만만한 모습에 매료되어 군말없이 5천 원 지폐를 내밀었다.

막걸리 심부름을 하는 소녀처럼 나는 자랑스레 주전자를 흔들며 집으로 돌아왔다.
왠지 모르지만, 딱 둥굴레차를 끓여 먹기 좋게 생긴 주전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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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woshot 2009-02-06 18: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마침 주전자가 필요하던 참인데^^...쓸만한 거 있으면 하나 추천해 주세요~~
그리고 늦었지만 새해 복많이 받으세요.
그만 로드무비님께 새해인사 타이밍을 놓쳤서 이제야 인사드리네요.*^^*
건강하시고 올해도 좋은 글 많이 부탁드릴께요~~

로드무비 2009-02-07 02:50   좋아요 0 | URL
고맙습니다.
twoshot 님도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쓸만한 주전자 눈에 불을 켜고 보겠습니다.

Mephistopheles 2009-02-06 18: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고 많은 차 중에서 하필 둥굴레차인 이유가 뭘까요? 주전자 생김새가 무지 궁금해지네요^^

로드무비 2009-02-10 23:06   좋아요 0 | URL
왠지, 그냥요.ㅎㅎ
모양이 넓적하고 둥글둥글해서 그렇겠지요.
아, 저도 꼭 보여드리고 싶네요.^^

2009-02-06 20:49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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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2-07 02:44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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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2-06 19:55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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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2-07 02:41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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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nine 2009-02-06 20: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떻게 생겼는지 궁금해지네요.
저희 집 주전자도 스텐 주전자인데 자그마치 2L 짜리랍니다.

로드무비 2009-02-07 02:39   좋아요 0 | URL
1리터가 사실 얼마 안되잖아요.
1.2리터 용량 정도로 보입니다.
hninn 님네 주전자도 어떻게 생겼는지 궁금합니다.^^

BRINY 2009-02-06 20: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떻게 생겼는지 저도 궁금해요.

로드무비 2009-02-10 23:06   좋아요 0 | URL
핸드폰으로 찍어 전송할까요?=3=3=3
(둥글넓적 투박하게 생겼습니다.)

balmas 2009-02-06 22: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주전자를 보고 싶어요. 주하도 ;;;

로드무비 2009-02-07 02:36   좋아요 0 | URL
저도 발마스님께 꼭 보여드리고 싶은데...^^;

무해한모리군 2009-02-07 11: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스텐 곰솥에다 끓여먹습니다.. 냄비는 만능 ^^ 가끔 설겆이거리가 싾이면 후라이팬에 라면도 끓여먹고 ㅎㅎㅎ

로드무비 2009-02-07 15:32   좋아요 0 | URL
휘모리 님, 그러고 보니 이 주전자가
곰솥을 닮았네요.
곰솥 미니어처예요.ㅎㅎ
주둥이가 커서 물이 콸콸 나오는 것이 정말 통쾌합니다.
후라이팬에 라면을 끓여 먹는다?
저는 코팅 벗겨질까봐 아까워서 못 그래봤는데요.^^

건우와 연우 2009-02-07 17: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둥굴레와 함께 세월도 끓고 있겠지요, 아마도...
안녕하시지요?^^

로드무비 2009-02-08 00:23   좋아요 0 | URL
건우와 연우 님 반갑습니다.^^
이름 모를 약초를 늘 끓이고 있습니다.
그날 텔레비전 아침 프로에 소개된 걸로요.ㅎㅎ

2009-03-11 21:23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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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초롬너구리 2009-02-09 20: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로드무비님, 안녕하세요~~ 숭늉차도 구수해요~~ ^^ 근데, 티백이라... 티백이 아닌 끓어서 마셔보고 싶어요 (티백은 그리 좋지않다면서요?)

전 오미자차를 한번 여름에 먹고는 홀딱 반해서 몇주전에 사뒀어요. 근데 그건 쇠로 된데 넣으면 안된데요 (어렵군요 ㅜ.ㅜ).

로드무비 2009-02-10 11:32   좋아요 0 | URL
오미자차를 좋아하시는 새초롬너구리 님,
오미자는 유리주전자가 제격일 것 같아요.
색이 정말 예쁘게 우러나거든요.
티백이 별로라는 이야기는 저도 들었는데,
아무튼 전 동네 알뜰장터에서 산 생짜의 결명자며 보리차며
구기자며 오미자를 끓여 마십니다.^^



2009-02-09 22:32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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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2-10 11:35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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ㅋㅋ 2009-10-27 21: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안녕하세요.ㅋㅋ
저희 집 주전자는 엄청나게 커요.로드무비님의 주전자 한번 보고 싶습니다.
로드무비님은 차를 굉장히 좋아하시가봐요?
저는 주스를 좋아하는데....(
 

지난주 빼빼로데이 다음날 저녁, 우리 집에선 작은 행사가 열렸다.
'푸른버섯 공화국' 빼빼로데이 이벤트.
주최자는 우리 집(즉 푸른버섯 나라) 대통령, 딸아이였다.

대선 후, 우리나라 대통령으로 당선된 이의 면상을 보자
자신도 대통령이 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는지
딸아이는 멋대로 선거일을 정했다.

그리하여 바로 옆동에 사는 외삼촌 가족까지 모두 참여,
압도적인 지지 속에 대통령으로 뽑히고 취임했으니......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라는 노래를 그렇게 불러쌓더니
'푸른버섯 나라'에서 거창하게 '푸른버섯 공화국'이 되었다.)


얼마 후 다가온 만우절에 우리 가족은 대통령령으로
거국적인 첫 행사를 치렀다.
가장 그럴듯한 거짓말을 하는 사람에게 상을 주었는데
아쉽게도 나는 탈락, 남편이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이번 빼빼로데이 행사도 대통령 마음대로였다.
몸치인 동주는 누나가 작사작곡율동까지 담당한 괴상한 노래를
며칠 동안의 강훈으로 모두 소화해야 했다.

행사 전 날, 아빠와 외삼촌 외숙모가 바쁜 일이 있어
참가할 수 없다고 통보하자
딸아이는 친한 친구 세 명을 제멋대로 초대했다.
가장 절친한 친구답게 민지는 두 살 아래의 남동생까지 데려와
참가자는 모두 여섯 명으로 늘어났다.

나는 우엉조림을 잘게 다져 넣은 유부초밥을 한 접시 만들고
분식집에서 사온 김밥 네 줄과 어묵찌개로 기본 식탁을 차린 후
메인 요리로 프라이드 한 마리와 양념치킨 반 마리를 주문했다.

그리고 내 차례가 되었을 때 순간적인 기지로
빨간색 모직 담요를 롱스커트라며 뚱뚱한 허리에 두른 후
아이들 앞에서 상기된 얼굴로 동시 두 편을 낭송했다.

주하와 4-3반 소속 세 친구는 얼마 전 학예발표회 때 했던 깃발춤을
멋지게 재연했다.
딸아이의 깃발춤은 특히 얼마나 절도있고 씩씩한지
<어떤 나라>(북한의 소녀 둘이 주인공인 다큐멘터리 영화)의
군무 속 한 장면을 보는 것 같았다.

그나저나, 남의 집은 아이가 부모님 앞에서 춤과 노래 등
재롱을 열심히 부린다는데,
우리 집은 어쩌다 이렇게 됐는지?!
결혼식날에도 안 입은 뻘건 드레스를 입고......




이런 기록은 꼭 필요하다.
나중을 위해서......
('양질의 모정'의 증거자료라고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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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11-19 16:24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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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11-19 16:52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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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니 2008-11-19 16: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헤헤, 사진도 올려주시짐.

로드무비 2008-11-19 16:47   좋아요 0 | URL
카메라와 컴퓨러가 바뀌어서
사진 올리는 게 불가능합니다요.ㅎㅎ


瑚璉 2008-11-19 16: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양질의 모정'.
페이퍼 전체에 부모님의 애환이 뚝뚝 흐르는 듯 합니다 (-.-)b

로드무비 2008-11-19 16: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瑚璉 님, 눈물이 앞을 가립니다.=3=3

라주미힌 2008-11-19 18: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ㅋㅋ. 다음엔 관객으로 참여하고 싶네용 ㅋㅋㅋㅋ

로드무비 2008-11-19 21:27   좋아요 0 | URL
다음 행사는 아무래도 크리스마스 무렵이지 싶은디.=3=3=3
라주미힌 님, 오신 김에 저랑 못다한 이야기 좀 나누십시다요.
두어 번 들락거렸는데 대답도 못 얻고.( '')

마법천자문 2008-11-19 19: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개새끼들' 카테고리에 무슨 글들이 있었는지 궁금하네요. 집에서 키우는 개들에 관한 내용인가요?

로드무비 2008-11-19 21:30   좋아요 0 | URL
아뇨, 승냥이과에 가까운 깡패 개들에 관한 카테고린데요.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입이 더러워지는 것 같아
없앨까 생각중입니다.

바람돌이 2008-11-19 23: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양질의 모정을 위한 기록!! 정말 중요하죠 그럼요. ㅎㅎ
주하는 여전히 멋지게 크고 있군요. ^^

로드무비 2008-11-20 09:14   좋아요 0 | URL
나중에 몇 배로 돌려받으려면 기록이 중요합죠.
그런데요, 가끔 주하가 순진한 건지 모자란 건지
아리송할 때가 있습니다.
바람돌이 님은 어떠세요?^^

조선인 2008-11-20 08: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이지 주하는 훌륭한 딸이에요. 어쩜 그리 깜찍 발랄 유쾌한 행사를 기획할까요? 게다가 혼자서 작사작곡율동이라뇨. 존경합니다.

로드무비 2008-11-20 09:33   좋아요 0 | URL
불협화음이 심오한 곡에
거의 행위예술에 가까운 율동이었습니다.
존경은 오로지 조선인님의 몫입니다요.=3=3=3

마노아 2008-11-20 08: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양질의 모정에 브라보~ 근사한 행사였군요. 이건 비디오 자료로도 남겼어야 했는데 아쉬워요!

로드무비 2008-11-20 09:09   좋아요 0 | URL
저도 아쉽습니다. 헤헤.^^

2008-11-29 10:12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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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11-30 11:26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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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12-19 10:13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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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12-19 18:44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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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셀 공드리, 레오 꺄락스, 봉준호 감독의 옴니버스 영화
<도쿄>를 조조로 보고 오는 길에 버스 안에서 씨네21을 읽었다.
제2회 가족영화제(10.22~28) 상영 프로그램 중
<빈병들Empties>이라는 체코 영화와 <이글 대 샤크Eagle vs Shark>라는
뉴질랜드 영화가 눈에 띈다.

"아무리 진지한 척해도, 인간이란 미숙하고 희극적 동물일 뿐"이라는
<이글 대 샤크>의 타이카 코언 감독의 전언에
갑자기 어젯밤 일이 생각났다.

늦은 저녁을 먹으며 텔레비전 프로야구 경기에서 눈을 떼지 못하던 남동생.

"주하야, 삼촌이 고등학교 때 야구선수로 맹활약했거든."
"진짜?"
"응, 그런데 마구를 던지다 어깨를 다치는 바람에
야구선수의 꿈을 접어야 했지."

지난번에는 입을 쩍 벌리고 임플란트 이를 보여주며
사람이 아니고 자신은 인조인간이라고 뻥을 치더니...
듣고 있던 남편이 한마디한다.

"'마구'가 아니고 공을 마구마구 던지다 그랬겠지."

책장수 님의 재치에 나도 가만 있을 수 없다.

"님 좀 짱인 듯!!"

그렇게도 한 번 사용해 보고 싶었던 인터넷 댓글이 내 입으로 튀어 나오고,
모처럼 그가 엄청나게 웃었다. 덩달아 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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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랑비 2008-10-24 15: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로드무비님, 요즘도 영화 많이 보시나 봐요. 전 언젠가부터 극장 가는 게 귀찮아졌지 뭐여요. 참, 오랜만이에요. 무탈...하시죠?

로드무비 2008-10-24 22:48   좋아요 0 | URL
아아, 반갑습니다.^^

twoshot 2008-10-24 17: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나도 그말 한번 써먹어 보고 싶었는데 쓸 타이밍을 못찾고 있습니다-_-;;

로드무비 2008-10-24 22:42   좋아요 0 | URL
twoshot 님, 혹시 다음 타자는 '뭥미?' 아닙니까?=3=3=3

Mephistopheles 2008-10-24 18: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봤을 땐 로드무비님 부부는 울트라 캡숑 킹왕짱 입니다.

로드무비 2008-10-24 22:36   좋아요 0 | URL
메피스토 님, 오늘 죽어도(아니, 취소!) 여한이 없습네다.^^

바람돌이 2008-10-24 23: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남동생분이 울트라 짱입니다. ^^

로드무비 2008-10-25 11:16   좋아요 0 | URL
바람돌이 님, 님의 댓글 보여줘야겠습니다.^^

2008-10-25 11:44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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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10-25 12:30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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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10-28 00:38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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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10-30 14:49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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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굶을 때 양식을 주니 비굴해진다.
자립해야 된다고 돈 빌려다 주니 자취 없이 사라진다.
개인으로 실패하였다고 조직을 만드니 그 조직체는 단체로 타락한다.
병 고쳐 힘 얻으니 마누라 때리는 데 그 힘을 쓴다.
인격을 존중하여 재정을 맡겼더니 돈도 사람도 잃었다.
민주적으로 선출하여 맡기니 더 단수 높게 횡령했다.'

 --김진홍 <새벽을 깨우리로다> (202쪽), 1982년, 홍성사 刊


1982년에 홍성사에서 나온 '빈민의 벗' 김진홍 목사의 <새벽을 깨우리로다>는
당시 아직 어린(?) 나에게 꽤 큰 충격을 주었다.
창녀 주정뱅이 등 활빈교회에 모여든 빈민의 삶의 실상은 상상을 불허하는 것이었고
그들과 웃고울며 뒹구는 김진홍 목사는 돈키호테 같기도 하고
어찌 보면 의적 같았다. 목사라기보다......

몇 년 전, 남양주에 살 때는 구리에 소재한 그의 교회를 물어물어 찾아가기도 했다.
그런데 그의 설교가 어찌나 수상하던지......
예배를 마치고 나오며 남편과 나는 누가 먼저랄 것 없이 외쳤다.
"저 사람 똥퍼목사 김진홍 맞아?"

그의 생각이 어떻게 변했든 현재 그의 행보(뉴라이트의 수장으로서)가 어떻든
이 책이 나에게 준 것들은 그대로 내 속에 간직될  것이다.

앞에 인용한 구절은 오래 전 내가 밑줄을 그어놓은 대목이다.
너무 신랄한 표현이다 싶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빈민을 사랑한다'는
통렬한 고백으로 알았는데,
지금 미루어 짐작해 보니 그의 변신의 단초가 되기도 한다.

책 뒤에 '쓰고 나서'라고 하여 몇 줄 덧붙인 글이 있는데
지금 보니 횡설수설이다.

강한 사람이 되기를 원하는 자는
사랑의 사람이 되어야 한다.
사랑은 강하기 때문이다.

그는 예수님이 말씀하신 '사랑'보다는 '강한 사람'에 인생의 방점을 찍었던가 보다.
삐딱한 시선으로 보니, 엄청난 감동을 주었던 구절이 어쩌면 이렇게도 다르게 읽히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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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니 2008-09-27 11: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아는 바로는, 예수님은 무조건적인 사랑을 주셨죠.

로드무비 2008-09-27 13:17   좋아요 0 | URL
저도 그렇게 알고 있습니다, 치니 님.

2008-09-29 03:20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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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9-30 11:24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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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9-30 07:09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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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9-30 11:22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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