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음이 어디로 기우는지 이제 알겠다.
이제 나는 '서재'라는 말을 버리고 '창고' '축사'라는 말을 쓰기로 한다.
내가 쓰는 글도 그럴 것이다.
중국 남송 때 사람 신기질(辛棄疾)은 이렇게 귀신같이 쓰고 있다.

어릴 적에는 수심(愁心)이 무엇인지 모르고, 높은 데 오르는 것만,
높은 데 오르는 것만 좋아했지.
시를 쓸 때는 공연히 없는 수심도 있는 것처럼 썼지.

少年不識愁滋味 愛上層樓 愛上層樓 爲賊新詩强說愁

이제 수심의 뜻을 알겠다.
돌아가고 싶다, 돌아가고 싶다고 하고 싶지만, 않으리.
그저 가을 날씨가 참 좋군요, 이렇게만 말하리라.

而今識盡愁滋味 欲說還休却道 天凉好個秋 

 
                  -  이윤기 산문집 <위대한 침묵>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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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2-17 18:4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2-17 22:5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2-17 18:4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2-17 22:52   URL
비밀 댓글입니다.

치니 2011-02-17 21: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앙, 그간 너무 격조하셨어요!
하지만 돌아오셨으니, 그것이 창고이든 축사이든, 흔적 남겨주실 테니, 그저 기쁩니다.

로드무비 2011-02-17 22:49   좋아요 0 | URL
'서재'라는 말을 좀 아니꼽게 생각하는 경향이 제게 있거든요.
치니님이 이렇게 반가워 해주시니 어깨춤이 나는데요?!^^

twoshot 2011-02-18 00: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반갑습니다! 자주 들러주세요~~

로드무비 2011-02-18 09:24   좋아요 0 | URL
반갑습니다.
그래야지요.^^

Mephistopheles 2011-02-18 09: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서오세요.빨강팬손쉔님. (막 오타내면 자주 나타나실까봐..)

로드무비 2011-02-18 09:40   좋아요 0 | URL
쫌만 기다리시라요.ㅎㅎ
오자를 오타로 우기시는 메피스토님.=3=3=3

2011-02-18 10:4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2-18 15:00   URL
비밀 댓글입니다.
 
[활동 종료] 7기 여러분 고생 많으셨습니다.

신간평가단 활동시 가장 기억에 남았던 책과 그 이유


















이런 잡지가 그동안 열일곱 권이나 발행되었다는 사실에 놀랐습니다.
내용의 다양성과 밀도에 놀랐습니다.
여유가 좀 있으면 정기구독 하고 싶은 계간지입니다.


신간평가단 도서 중 내맘대로 좋은 책 베스트 5

1.<계간 아시아> 제17권
2.혜경궁 홍씨 <한중록>
3.필립 마이어 장편소설 <아메리칸 러스트>
4.최진영 장편소설 <당신 옆을 스쳐간 그 소녀의 이름은>
5.헤더 구덴커프 <침묵의 무게>

신간평가단 도서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책 속에서 한 구절

내 위에 떠 있는 것 위에 떠 있기 위해
무(無)를 보고 전체를 쓰기[書] 위해
액체 형태로 있는
대리석을 해독(解讀)하기 위해
물[水]을 쓰기

'액체적 글쓰기' 키파 판니(<아시아> 17권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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릴케 현상 2010-10-09 04: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시아, 마침 지난 주에 오랜만에 만난 지인을 서점에 데려가서 강권해서 사도록했는데(사주진 않고^^) 뜻밖에 모르는 사람들이 많나 보네요

로드무비 2010-10-11 12:44   좋아요 0 | URL
역시,(...) 산책님이시네요.=3=3=3
(괄호 안 뭐라고 썼다가 지웠습니다. 뭐게요?)

좋은 책들이 있는지도 모르고 사는 게 안타깝지만
우짜겠습니까. 눈도 점점 침침해지고...

릴케 현상 2010-10-12 03: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몰라용=3=3=3
소개하신 '액체적 글쓰기'를 보니 옛 시들 중에, 흐르는 강물위에 손가락으로 글을 쓰는 모티브가 여럿 있었다는, 어렴풋한 기억이 나네요. 시인들의 원형적 이미지일까요^^

로드무비 2010-10-13 14:22   좋아요 0 | URL
- 신진 문학평론가
넣을 걸 그랬나요?^^

...어렴풋한 기억이라도 난다니 총기가 느껴져 부럽습니다.
 

내가
나 때문에
부끄럽고

내가
나 때문에
속상한 날은

눈 덮인
들판으로 달려가
시린 손가락으로
하얀 눈 위에
글씨를 쓴다

'하느님, 제가 또 그랬어요'


- <가만히 들여다보면> 중 '내가 쓴 글자', 문명래 동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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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0-02 12:52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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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0-03 10:50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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大阪風俗 2010-10-05 19: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ZD-OSAKAは大阪風俗を紹介

2010-10-06 09:40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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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0-06 13:15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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릴케 현상 2010-10-08 05: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우 스케일이 엄청나네요^^

로드무비 2010-10-08 18:48   좋아요 0 | URL
하하, 스케일...^^

2010-10-08 16:34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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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0-08 18:46   URL
비밀 댓글입니다.
 


영조와  정조 대왕은 백성들이 어떻게 사는지 궁금해서 저잣거리에 직접 나와
몰래, 자주, 형편을 살폈다고 한다.
며칠 전 드라마 <이산>을 보니 영조의 운종가(종로) 순찰 장면이 나온다.
이름하여 '공시인순막'.
상가를 직접 돌며 상인들의 고초를 살피는 것.

대통령이 시장통을 돌며 떡볶이나 어묵을 사잡수시는 게 바로 '공시인순막'이다.
오늘 어느 포털 뉴스를 보니 배추값이 너무 비싸니 양배추 김치를 해먹자는
대통령의 제안이 있었다고 한다.
양배추 김치가 더 비싸게 먹힌다며 펄펄 뛰는 사람들도 있다는데......

노무현 대통령의 자서전에서 읽은 한 대목이 생각난다.
시장을 직접 돌고 사진을 찍고 하는 것이 민심을 얻기 위한 '쇼'로 느껴져 
당신께서는 차마 그렇게 하실 수 없었다는 것이다.
읽을 때는 그냥 먹먹해졌는데......
정직과 성실을 떠나서 혹시 '자기애'가 너무 강한 대통령이 아니었나,
하는 생각도 슬며시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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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phistopheles 2010-09-30 20: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자꾸 저 양배추김치 발언이 마리 앙뚜아네트의 빵이 없으면 과자를 먹으면 되잖아.란 이야기와 자꾸만 겹쳐집니다.(물론 그 때 혁명가들이 왕후를 깍아내리기 위해 만들어낸 말이라는 이야기도 있지만요.)

로드무비 2010-09-30 22:11   좋아요 0 | URL
마리 앙뚜아네트의 과자 생각은 미처 하지 못했습니다요.
그것보다 저는 양배추김치의 맛이 어떤지 한 번 맛보고 싶습니다.
들큰해서 맛없을 것 같기도 하고 오묘한 맛일 것 같기도 하고.=3=3=3

2010-09-30 23:0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9-30 22:17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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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9-30 22:17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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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9-30 22:21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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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0-01 03:16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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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0-03 10:53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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神戸風俗 2010-10-05 19: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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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곳에 일을 좀 해주고 몇 푼 받을 돈이 있어 메일을 보냈는데
담당자는 아무런 연락이 없다.(몇 달째)
약속을 두세 번 어기더니, 그예 용기(본격적으로 약속을 어길 용기)가 생긴 것 같다.
사실, 내가 그래봐서 잘 안다...

'메일로만 채근하는 게 찌질하고 좀 우스운가?'
그래서 오늘은 담담하게 전화를 걸었다.
전화로  이름을 밝히니 화들짝 놀라는 눈치다.
그러면서도 또 그럴 수 없이 정중한 어조로 결제를  미룬다.
그 정중한 어조가 되려 마음에 걸린다.
이번에도 약속을 어기면 버스를 세 번 갈아타고 가서 사무실을 급습해
머리채를 확, 잡으리라!
(이번 주 영화  <아저씨>와 <악마를...>을 몰아서 보았다. 예상 외로 좋았다!)

며칠 전 <육조단경>을 읽는 중 혜능 대사는
'24세에 경 읽는 소리를 듣고 도를 깨치셨다'(40쪽)고 하여
그 구절이 무엇인지 궁금해 미칠 지경이었는데, 몇 페이지 뒤 각주에 얌전히 소개돼 있었다.

應無所住 而生其心
- 마땅히 머문 바 없이 마음을 낼지니라.(42쪽)

나는 몇 년 전 수첩 앞머리에 <금강경>의 저 구절을 한자로 빼뚤빼뚤 옮겨놓고
이렇게  적어 넣었다.

-몰두하되 집착하지 않는다.
-사랑하라, 희망 없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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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9-09 18:02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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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9-09 18:23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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릴케 현상 2010-09-10 22: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쩐지 출판사에 가서 번역료 내놓으라고 싸우던 김수영이 생각나네요^^

로드무비 2010-09-10 23:05   좋아요 0 | URL
양주동 박사님이 생각나지 않은 게 다행입니다요.
(그랬다고 해도 영광이지만...)

渋谷風俗 2010-10-05 19: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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