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그대로입니다. 전자책 접해보셨냐하면 하면 예상외로 접해봤다는 분들 많으실 듯합니다.


굳이 전자책 리더기는 없어도 스마트 폰이나, 아이패드나 갤럭시 탭처럼 태블릿으로 접하시는 분들이 많기 때문입니다.


백라이트를 통한 독서는 가독성과는 별개로 눈의 피로감을 불러오기에 장시간 독서는 꽤 힘듭니다. 그래도 자가 스캔(혹은 업체 스캔)을 통해 PDF 파일로 만들어 보시는 분들이 꽤 많더군요. 



알라딘이나 예스24, 반디에서 연합하여 나온 크레마는 초기에 어쩌면 지금도 욕 엄청 먹었지요.


뭐, 두말하면 잔소리겠지만 극악의 퍼포먼스를 보여 이북의 장점인 간편한 책읽기와는 정말 달랐지요.


또 크레마 광고에서는 안드로이드 OS 채택함으로써 안정성을 보장하였다는데 과장광고였지요.


어쨌든, 오늘도 아니, 어제가 되었군요. 어제 업데이트가 한 차례 있었습니다. 오늘날짜로 최신 업데이트 버전은 2.1.32 입니다. 참고하세요.


지금도 많이 부족하지만 그래도 초기에 비하면 엄청난 부드러움과 안정성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CSS관련 쪽에도 상당한 진보를 이루어 외국 전자책리더인 킨들을 제외하고 국내 여타 리더기들보다 깊은 CSS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아무튼 크레마가 좀 더 안정성을 보여준다라는 글을 쓰려는 것은 아니고 몇가지 공짜 이북을 소개하기 위함 입니다.


대다수 유저분들이 다운받아 봤겠지만 혹시 모르는 유저가 있을 수 있어 소개해봅니다.


* [알라딘에서 다운 가능] 


1. 미리보는 인문교양 2013 자료집 


2. 안대회ㆍ이종묵ㆍ정민의 매일 읽는 우리 옛글 01


* [yes24에서 다운 가능]


1. 대한민국 대표 시인 특집


2. 네티즌 추천 대한민국 대표 작가


3. 그래도 나는 문학이 좋다 : 제9회 네티즌 추천 한국의 대표작가 자료집


4. 올해의 책을 통해 돌아본 지난 10년 (소설들 체험판이 수록되어 있음)



일단 이 정도 입니다. 기획특집은 알라딘보다 예스24가 더 적극적으로 보입니다.


혹, 받지 않으신 분은 받아보세요. 예스24계정은 책장 설정에서 로그인하면 됩니다. 책 다운은 컴퓨터로 하고, 크레마로 와서 로그인 후 동기화 아이콘을 터치하면 됩니다.


cf> 전자책 찾기가 꽤 번거롭다 하시는 분들은 제 전자책 리스트를 참고하세요. 주로, 인문, 과학, 역사 분야를 리스트에 올리고 가끔 읽을 만한 소설도 올리려 합니다.


링크 : http://blog.aladin.co.kr/quark/6166637


** 오랜만에 투표 한 번 해보고 싶네요.


전자책과 관련한 투표입니다. 


지나시다 들리신 분들도 한 번 누르고 가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질문 : 전자책에 어느 정도 관심을 가지고 계십니까?


* 투표 종료일은 3월 18일(월요일) 까지입니다.


투표기간 : 2013-03-13~2013-03-19 (현재 투표인원 : 5명)

1.전혀 관심없다. 종이책만 사랑하련다.
20% (1명)

2.조금은 관심 있지만, 1년 안에 전자책 단말기를 살 생각은 없다.
0% (0명)

3.지켜보고 있는 중이다. 단말기는 없지만 최소 올해 가기 전에 1대 사려한다.
20% (1명)

4.관심이 있다. 현재 전자책 단말기 1대를 보유하고 있다.
60% (3명)

5.관심이 많다. 현재 전자책 단말기 2대를 보유하고 있다.
0% (0명)

6.관심 넘친다. 현재 전자책 단말기 3대 이상을 보유하고 있다.
20%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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쿼크 2013-03-13 00: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혹, 전자책 사용하시다가 궁금한점 있으면 제가 아는 한도 내에서 알려드릴테니 주저마시고 질문해주세요..

마립간 2013-03-13 13: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원하는 책들이 전자책으로 잘 출판되지 않고, 기대했던 책(예 토지)들이 전자책으로 나와도 종이책도 50% 할인을 하는데 과연 전자책은 정가의 어느 정도가 적정 가격인지 판단이 안 되어 구매가 주저되더군요. 친구 이야기로는 불법 복제를 극복하기 힘들기 때문에 내가 원하는 (대중성이 약한 과학) 책같은 것은 오히려 전자책으로 더 나오기 힘들다고 하더군요.

쿼크 2013-03-13 15:09   좋아요 0 | URL
맞아요. 전자책이 너무 없어서 전자책으로 더 많은 책들이 만들어지길 바라지만, 막상 또 들어오면 종이책값과 비교하게 되더라구요. 전자책도 소장 개념이긴 하지만, 종이책의 소장 개념과는 다르고 또 책장에 꽂혀있다는 느낌도 없기에 약간은 주저하게 되더라구요. 가격이 파격적으로 싸다라는 느낌이 들지 않는 한, 고민은 역시나 됩니다.

그래서 교보의 '샘'이 이부분에 대한 나름의 해결책으로 정액제를 들고 나온것 같습니다. 한달 15000원에 5권을 6개월간 대여한다는 정책입니다. 물론 교보도 아직 컨텐츠 부족으로 꽤 분투중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컨텐츠만 풍부하다면 사람들의 관심을 더 받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일단, 지금은 전자책이 많지 않아 말 그대로 대체제로 활용하는 것이 좋을듯 합니다. 그러니까 스스로 개인 자료라든지, 이북을 만들어 단말기에 넣어가지고 보는 것이지요. 약간 노가다성과 시간이 들긴 하지만, 잘 활용하기만 하면 꽤 괜찮은 부가자료들을 만들 수 있습니다.

1. 인터넷 자료(기사라든지, 칼럼...)등을 이북으로 만든다.
2. 영어 스크립트(TED나 NPR 자료등...)를 이북으로 만든다.
3. 종이책 읽으면서 밑줄 그엇던 부분을 이북으로 만든다.
4. 그냥 자신만의 시를 써 이북으로 만든다.
5. 영어 단어를 이북으로 만든다.

또, 크레마의 경우 안드로이드 OS를 채택했기 때문에 여러 앱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1. 교보도서관, 북큐브도서관, 메키아 도서관, 에피루스 도서관 등을 등록해서 책을 빌려 볼 수 있습니다.
2. pdf리더기 앱, zip 뷰어 앱 등을 통해 기타 자료를 볼 수 있습니다.
3. 구글 드라이브와 드롭박스를 통한 내가 만든 책장을 통해 개인만의 작은 클라우드를 만들 수 있습니다.

...일단 여기까지 생각이 나네요. 물론 그놈의 시간이 없어서 100% 활용하기는 어렵겠지만, 나름 머리만 잘 굴리면 꽤 괜찮은 보조제로서 이북 단말기는 괜찮다고 생각이 드는군요.

일단 도서관 사용 추천합니다.. 혹시 단말기가 급하지 않으시다면 올해 하반기 이전 혹은 그쯤.. 크레마2가 나올 수 있으니 좀 더 기다려보시는 것도 나쁘지 않다는 생각입니다. (나올 시기는 정확하지는 않습니다.)

쿼크 2013-03-13 15: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3대 이상을 가지신 분 등장하셨군요. 투표 감사드립니다. 투표해주신 다른 분들도 감사드려요~~
 

원래 이 포스팅 제목은 '도서정가제 단상'.. 뭐 이런 거였다.

 

그런데 이젠 '알라딘 지지'로 제목을 바꾸었다.

 

한기호 소장의 글 <70여 출판사, 이미 줄줄이 알라딘과 거래 정지 결정>을 본 후에 말이다.

 

한기호 소장이 출판분야를 위해 고군분투하는 것은 알고 있었고, 그가 쓴 모든 글을 본 것은 아니지만, 대체로 공감을 해왔었다.

 

하지만, 그가 출판사들에게 알라딘의 응징을 권하는 것을 보고, 말문이 막혔다.

 

출판사들끼리 담합하여 응징을 하려 한다 해도 한기호 소장은 막아야 할 장본인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왜냐하면 알라딘 뒤에는 여전히 책을 보고, 즐기고, 사랑하는 고객이 있다. 동네 서점, 지역 서점을 즐겨 가는 고객이 있듯이, 알라딘에서만 주로 구매하는 고객이 있고, 또 알라딘 자체만의 커뮤니티가 있다.

 

그런데, 알라딘을 응징하자고? 그래 응징하는 출판사 숫자가 10개에서 70여개로 늘어가니 기분이 좋은가? 좋겠지.

 

내가 알라딘을 두둔하는 이유는 다른 이유가 아니다.

 

알라딘은 최소한의 공론으로 만들어 놓았다. yes24'YES 블로그' 메인 화면 속 검색창에 '도서정가제'를 치니 역시 관련 글들이 쭈루룩 나온다. 그런데 날짜가 2007, 2008년 심지어 20042005년이 제일 먼저 뜬다. 이게 무슨 말이냐 하면, yes24 검색 체계가 아주 x신이든지, 아니면 그쪽 커뮤니티는 이런 이야기 자체가 나오지 않는다는 것이다. 또 다른 이유로는 다른 커뮤니티 사람들이 알라딘에 들어와 반대 혹은 찬성에 의견 개진을 했기 때문에 그럴수도 있다. 온라인 서점을 이용하는 고객들은 원래 여러 서점 ID를 가지고 있으니까

 

알라딘 응징의 첫 번째 이유는 크게 소비자를 호도했다는 것이다. 고객들이 바본가? 당연히 다수는 도서정가제 반대하는 것이 당연한 것 아닌가? 그렇다면 2007년 도서정가제 개정할 때, 사람들이 찬성해서 개정한 것인가? 당시 내 관점에서 보면, 도서정가제 이야기가 오가더니 어느 순간 개정되었다는 어렴풋한 느낌만을 가지고 있다. 또 알라딘만의 입장을 이야기했다는 점도 들 수 있겠다. 그들은 출판 생태계라는 거국적인 이야기를 하는것과는 달리 알라딘은 자신의 이야기만 했다는 것. 이게 괘씸하게 작용했었을 것이다.

 

두번째 이유는 직접 적으로 밝히지는 않았지만, 아마도 알라딘 중고샵 때문이라는 생각도 든다. 중고샵 자체가 없지는 않았지만, 이렇게 대대적으로 그리고 소비자가 피부에 느낄 정도로 편리하게 조성되기는 아마 처음이었으리라. 그래서 알라딘이 눈에 가시겠지. 내가 생각하기에 중고샵에 대한 이 감정을 그대로 알라딘에 퍼부은 꼴밖에 되지 않는다.

 

이런 단편적인 시각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요구하는 법은 얼마나 단순할까. 이게 내 의견이다.

 

알라딘이 초기 그런식으로 입장을 밝힌 것은 출판계는 분명 아쉬워할 일이지, 비분강개할 필요가 있는 일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어떤 이들은 역지사지로 생각해서 작은 출판사나 중소서점 입장에서 생각하라 하지만, 역시나 역지사지로 생각해보면 알라딘은 그들의 의견 표명을 자신의 입장속에서 적절히 표현했다고 생각한다.

 

나는 오히려 출판계가 이번 도서정가제 관련하여 책을 사랑하는 고객들에게 머리숙여가며 자신들의 의견을 밝혔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지금까지 출판업과 관련하여 발생한 수많은 불법들은 누가 저질렀는가? 바로 출판계 그들 자신이 아닌가. 온라인 서점이 홍보비 대라하면 홍보비 대주고, 자신들의 책 베스트 셀러로 올리기 위해 사재기 하고, 질 낮은 책 찍어내고, 작가와 번역가의 지적노동의 가치를 떨어뜨려 그들의 노동을 쥐어짜고 등등.. 모두 모든이 아닌 일부 출판계가 가담을 하긴 했지만,  여러 곳에서 터진 일부의 비리를 일부라고 할 수 있나, 결국 그들 자신이 한 짓거리이지. 결국 그들이 자정노력을 위해 소비자들에게 단합된 행동을 보인적이 있었나? 최소한 나는 모르겠다. 기억에 없다.

 

그들은 알라딘을 제재하기 앞서 오픈마켓에 대한 제재를 가했어야 한다. 내가 봤을때 오픈마켓은 굉장히 위험스러운 이벤트를 많이 했었다. 일단 1만에 10, 1만에 3.. 뭐 이런 것들 말이지. 도서와 관련하여 오픈마켓은 저그의 스풀이다. 어쨌든 나는 오픈마켓에 대한 제재가 없었다는 것. 그리고 그러한 불량 생태계가 나오도록 방치했다는 점에서 출판계는 이미 망할 징조를 보였다고 생각한다. 알라딘에 대한 보인 단합을 오픈마켓에서 진즉 보였어야 한다.

 

최소한 출판계는 자신들의 예측실패와 출판 생태계의 무심한 방치 그로인한 출판 네트워크 고갈에 대해 고객들에게 사죄하고 이번 한번만 기회를 달라며 애걸했어야 옳다. 그런데 이것은 뭐, 완전히 뒤바꼈다.

 

도서정가제에 대한 이야기들이 조용한 것은 의외로 관련 정보가 없기 때문이다. 도서정가제에서 오로지 가격만을 가지고 얘기한다. 당연히 맞는 말이긴 한데, 가격이야기가 나오고 뒤에 이어서 나와야 할 이야기들이 없다. 가격 다음에 나오는 것이 근거 없는 낙관주의에 대한 이야기 뿐이다. 누구말대로 도서정가제 홍보를 무슨 만병통치약 선전하듯이 한다. 그 뒤에 파생될 결과들에 대한 예측은 없고 그냥 단순한 기대뿐이다.

 

도서정가제가 되면 출판사들의 재고 처리는 기존과 비교하여 어떤 식으로 되어질 거라든지, 아니면 재고와 관련 출판사들의 위험부담은 얼마나 증가하고 어떤식으로 상쇄시키려는 하는지에 대한 이야기도 없고, 중고책과 엮어진 부분은 어떻게 기대가 되고, 어떤 것은 특별히 신경써야 하는지에 대한 이야기도 없고, 전차책에는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에 대한 이야기도 없고, 좀 더 싼 문고판이 나온다거나 이 문고판의 역할을 전자책이 떠맡을 거라는 것이라는 얘기도 없고, 도서정가제가 안착되면 중소서점은 어떤 식으로 판로를 개척해야 하는지에 대한 이야기도 없고, 중소서점이 가지고 있는 취약성, 그러니까 베스트셀러에 집중할 수 밖에 없는 구조라든지 뭐 암튼 이런 얘기도 없고, 문제집과 참고서에 대한 가격책정에 대한 이야기도 없고 암튼 이런 이야기 하나도 없다. 이런 정보를 조사하기는 했는지, 아니면 조사했지만 공개는 못하는지 이런 얘기도 없다. 설마 이런 얘기가 사람들에게 알릴 필요가 없다는 것은 아니겠지? 사람들이 요즘 관심있어라 하는 시사적인 이슈에 비하면 이것은 세세한 정보는 없고, 그냥 근거 없는 낙관주의 하나로 퉁쳐버린다.

 

제일 웃긴 것은 '도서정가제'에 대한 정확한 배경에 대한 설명이 전무하다는 것이다.


유럽쪽, 특히 프랑스와 스웨덴이 대표적으로 도서정가제를 시행 한다고 그러는데, 나는 이게 궁금한 것이다. 우리가 하려는 것처럼 10%의 할인은 유예를 둔 것인지, 아니면 어느정도까지 할인을 허용하는지, 이것도 아니면 할인이 정말로 없는 것인지, 또 정말 2~3년 구간의 값을 그대로 제 가격대로 팔고 있는 것인지. 뭐 이런 정보들이 나오지도 않고 그냥 유럽쪽(비영어권)은 도서정가제를 시행하는 선진국가들이 있다는 것으로 퉁쳐버리고.


한기호 소장의 글을 보면, 온라인 서점의 경우 무식한 책팔이처럼 묘사하는 부분도 있다. 그러니까 책문화를 선도하고 개선하기는 커녕 책만 팔려고 한다는 뉘앙스를 풍긴다. 정말 그런가? 만약 온라인 서점이 없어진다면, 이처럼 다양한 책이야기를 어디서 들을 수 있다는 말이지? 물론 한기호 소장의 말에 따르면, 서점 주인, 도서관 사서가 이 기능을 맡을 것이라는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앞서 말했지만, 이런 것은 온라인 서점을 욕하는 것이 아니라 독자를 무시하는 것이다. 나는 어떤 전문적인 사서보다 독자들의 이야기가 더 좋다. 나 자신도 물론 리뷰나 책 얘기를 많이 하고 있지는 않지만, 그래도 내가 읽은 책들, 나는 과학 서적에 관심이 많으므로 내가 알고 있는 것이라든지, 정보의 소스를 통해 이야기하려고 노력은 한다. 많이 몰라서 그렇지. 생각은 꽤 하고 있다.


특히 소설이나 영화 이런 것들과 과학을 접목시키고도 싶고, 과학 이론 하나가지고 그것이 우리에게 어떤 의미가 있는지도 배워서 짧게나마 글도 쓰고 싶기도 하다. 그런데 동네 서점이나 지역 서점이 마련한 문화 공간을 통해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고? 나는 지역 문화 공간이 필요 없다는 것을 말하고 싶은 것이 아니라, 이런 다양한 얘기들이 온라인 서점의 공간, 그리고 인터넷 공간을 통해 흘러나오며, 이것은 책과는 별도로 또 우리에게 소중한 정보이고 자산인 것이다.


그런데 서점들이 온라인 서점을 압박한다. 공론화 시켰다는 죄로. 물론 그들의 입장에서는 잘못된 정보로 고객들을 호도했다는 것이 크겠지만, 당신들은 얼마나 정보를 풀어놨느냐고...


나는 정말 앞서 10개 출판사 리스트를 알고 싶기도 하고, 한기호 소장은 70여개의 출판사로 확대되었다는데, 그 출판사들의 리스트도 알고 싶다. 


강유원 박사가 일부 대형 출판사들을 비판하고, 또 번역가나 일부 저자를 거론하며 그런 몹쓸 출판사들과 계약 맺는 것을 통탄하던데(물론 이분의 통탄은 욕....), 당시 나는 너무 오버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 물론 강유원 박사의 이런 것을 100% 옳다고 보지는 않지만, 이번 기회로 조금은 이해하게 되었다.


아무튼, 출판사들에게 무서운 것은 책을 안사주는 것도 무섭겠지만, 리뷰나 페이퍼에서 언급하는 것처럼, 관련 출판사 책들을 될 수 있으면 얘기 안하는 것 또한 무서울 것이다(강유원 박사의 경우 좋지 않게 생각하는 출판사에서 괜찮은 책이 나온 경우 어떻게 하냐는 물음에, 몰래 산다고 답했다. 그리고 아무에게도 말안한다고 그랬지.ㅋㅋ). 책은 몰래 보고 재밌어도 리뷰나 페이퍼 쓰지 말자..!!


내가 이 글을 쓴 이유는 도서정가제라기 보다는 알라딘을 응징하자는 것 때문에 그렇다. 나는 '도서정가제' 찬성한다. 그 이유는 '도서정가제'가 되고 난 후, 어떻게 출판관련 사항들이 바뀌는지 알고 싶기 때문이다. 가령 우리 동네 동네 서점이 생길까? 사람들은 책은 많이 사게 될까? 그 반대일까? 아니면 지금 수준일까? 전자책 값은 어떻게 될까? 저질 책들은 사라질까? 뭐 등등 궁금하다. 정말 아름다운 세상이 되는지 궁금. 그래서 찬성한다.


물론 본심은 도서정가제에 너무 매몰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가령 신간은 10% 할인 허용, 구간은 1년 6개월에서 2년으로 늘리고 최대 30%할인까지...아니...인심썼다..25% 할인... 쿠폰은 없애든지 말든지 신경 안쓰고.. 뭐 이런 정도면 나로서는 괜찮다고 생각하는데 왜 이리 완전도서정가제에서 '완전'에 너무나 매몰되는지..


참... 한가지 더... 그런데 서점가면 재밌나요? 서점에서 30분 이상 못있겠던데..길어야 1시간이고.. 그냥 책표지만 보든가..대충 책 페이지 넘기고 마는데... 도서관은 일단 책 등에 적힌 제목 읽어가는 것도 좋다. 뭔 책 읽을까. 고를까 하다보면 1시간도 후딱 지나가고. 도서관좀 어떻게 살려줘요... 책 값 올라서 그나마 삐질 삐질 들어오는 신간, 이젠 한 두 방울씩 들어오겠네... 


ps. 


너무나 잡설이 길었다... 수정은 나중에... 일단 올려놓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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쿼크 2013-01-25 21: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출판계가 알라딘에 책 공급 중지 한다는 의미는 --> '알라딘 이용하는 이 알라디너 x신들아'... 하고 말하는 것과 같다..

하이드 2013-01-26 06: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한기호 소장의 버럭질을 보면, 진짜 황당합니다. 그 분의 글을 찾아 읽지는 않아도 많이 읽어왔는데, 이번에 알라딘에 별 험악한 말 다 쏟아내는거 보고 진짜 질렸습니다.

저역시 반대 출판사 10개도 알고 싶고, 70개 출판사라고 하는데 그 출판사 이름도 다 알고 싶습니다. 나름 찾아봤는데, 창비,마음산책,돌배게,산지니. 정도밖에 안 나오네요. 전 이 출판사들 불매할겁니다.

쿼크 2013-01-25 22:08   좋아요 0 | URL
저도 한기호 소장 애를 쓰는 것은 알고 있지만, 이번 대응 과정은 전혀 이해할 수 없습니다. 저같은 도서정가제 '찬성'론자도 고개를 절로 저으니까요. 한기호 소장의 글을 읽으면..이 모든 것의 원죄는 '인터넷'이죠. 뭐 저는 그렇게 느껴지더군요.

저로서는 불매하고 싶지만, 혹 몰래 사게 될까봐..불매라고 딱 말하기는 뭐하지만 충동구매로 이 출판사들 책 사지는 않으려구요. 대신 리뷰나 페이퍼는 정말 쓰고 싶지 않은데... 제가 1년에 몇 편 쓰지 않는 관계로 저의 경우엔 굉장히 영향력이 없을듯.. 어쨌든..이번 출판계의 대응과정은 자신들 잘못을 다른 곳으로 시선 유도하는 것이라는 생각도 많이 듭니다. 출판계 살려달라고, 한 번만 기회 달라고, 이런 절절한 성명은 없는지...

yes24가서 그쪽 사람들은 뭐라고 생각하나 읽어보고 싶어 클릭하고 읽었는데 내용이 이상해서 보니 2007년글....뜨악 했죠.. 저는 알라디너분들이 찬성이든 반대든 상관 없이 이번 출판계 집단 행동에 대해서 정말 무겁게 생각했으면 좋겠어요.. 글 남겨주서셔 감사합니다.

기억의집 2013-01-25 22: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작은 책방은 90년 이후부터 서서히 사라지던 추세였던 것 같아요. 유브갓메일이란 영화가 99년도 영화였는데, 맥라이언이 운영하던 어린이책방이 대형서점때문에 망한 것으로 설정된 것을 보면. 온라인 서점때문만은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 사실 저도 도서정가제 찬성이든 반대든 의미가 없는 사람이에요. 저같은 경우는 구간 잘 안 사거든요. 구매 내역보면 90%이상이 신간이에요. 그러니 도서정가제가 저한테 무슨 의미가 있겠어요.

미국 아마존의 경우 신간이라도 일년정도 지나면 30,40% 할인이 가능한 것 같아요. 반면에 유럽아마존 찾아보면 도서정가제라 할인율은 없고 구간도 제값 받는 것 같습니다. 제가 그쪽 언어를 몰라 구간책 찾기가 힘들더라구요. 일본아마존도 도서정가제 지키고 있고요. 그런데 도서정가제 앞세운 나라라도 출판업계가 호황인 곳 어디에도 없는 것 같아요. 다들 죽겠다는 소리만 해댈 뿐. 결국 도서정가제가 출판산업을 동네서점을 부흥시킨다는 미래예측은 어디에도 없습니다. 책이 사양산업이니깐요. 책말고도 세상이 재미난 거 투성인데 진득히 앉아 누가 책을 읽겠어요. 게다가 거의 모든 유럽 아마존이 킨들에 열 올립니다. 전자책이 대세인 거죠. 전자책은 출판의 유통구조를 뒤집을 수 있는 매체거든요. 일단 운송비가 안 드니깐요. 유통구조를 압축할 수 있는 킨들에, 전자책에 열 올린다고 봐요. 도서정가제, 혓물 켜는 게 아닌 가 싶습니다.

저는 서점 좋아하는데요~ 한달에 한번은 가는 것 같아요^^

쿼크 2013-01-25 23:32   좋아요 0 | URL
저도 유브갓메일 너무 좋아하는 영화입니다. 너무 좋아해서 비디오로 사서 몇 번이나 봤는지 몰라요. 특히 맥라이언이 가을 아침 뉴욕 거리를 거닐며 출근하는 모습. 그때 나오는 크렌베리스의 'Dreams'를 정말 좋아했지요. 저도 작은 책방 좋아해요. 특히 어렸을 때는 잡지 나올 때가 되면 뻔질나게 들락거렸지요. 정말 잡지 살때는 대형 서점보다 작은 서점이 더 좋았어요.

저는 신간보다도 구간을 정말 좋아한답니다. 특히 도서관에서 원하는 구간이 있을 때, 심지어 그런 책이 있는 줄도 몰랐는데 제가 알고 싶어하는 내용이 들어있는 구간을 발견했을 때는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로 좋지요. 너무 좋아서 이 책 신청자는 누굴까. 감사하는 마음도 가집니다(정말임. 그런 책이 한 두권 있더라구요..). 그래서 저도 제 지역 도서관에 책 신청할 때는 제가 원하는 것 뿐만 아니라 잘 알려져 있지는 않지만, 좋은 책들 혹은 소수의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 만한 책들을 꼭 신청합니다(특히 과학분야..이게 의외로 중요하더라구요..과학분야는 제가 신경써서 신청합니다..).

도서정가제의 경우 약간만 (물론 구간..) 할인폭이 있었으면 하는 바람도 있지만, 뭐 출판계에서 저같은 사람만 있으면 장사는 안되겠지요. 저는 그냥 개인적 호기심이 생기더군요. 도서정가제가 어떻게 사회를 변화시킬지. 사회까지는 멀더라도 최소한 출판계(서점과 도서관, 그리고 독자 포함)는 어떻게 바뀔지 기대보다는 궁금하더라구요. 그래서 찬성한거죠. 특별한 이유는 없습니다.

그리고 외국 사례 알려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정말 할인율이 없는 곳도 있군요. 저도 아마존에 자주 들어가는데(이 경우엔 신간 구경..), 항상 표지가 새롭게 바뀌든지, 출판사가 바뀌든지 하여 구간 자체라는 개념을 들이밀기가 좀 어려운 경우가 많더라구요. 같은 책들인데 개정을 자주 하는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표지도 다양하구요. 어쨌든 외국은 어떤지 알려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저도 한 달에 한 번은 서점 가는데 왠지 갈때마다 그냥 쑥 한번 훑어보고만 오는 것 같아요. 앞으로는 좀 찬찬히 보고 와야겠어요...

긴 댓글 감사드립니다. ^^

Kitty 2013-01-26 00: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좋은 글, 댓글 보다가 한 가지 말씀드리고 갑니다.
미국은 신간, 구간을 막론하고 할인 제한이 전혀 없습니다.
오프라인에서도 신간 (하드커버 포함) 베스트셀러는 거의 30% 정도 할인해서 팝니다.
서점 유료 멤버십 가지고 있으면 40% 정도까지 할인 더 해주기도 하고요.
서점에 들어가서 제일 좋은 매대에 산더미처럼 쌓아놓고 30% 이상씩 할인해서 파는 책은 대부분 신간 베스트셀러입니다.
베스트셀러 할인이 아닌, 일반 책의 경우에도 서점 할인쿠폰 10-15%를 어렵지 않게 구할 수 있고요.
아마존 신간 가격은 보통 이 오프라인 할인 가격보다 약간 더 쌉니다. 40% 전후 수준.

쿼크 2013-01-26 00:23   좋아요 0 | URL
미국 아마존 제한 없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상당히 싸게 파는 군요. 그만큼 지역 제한이 철저한 이유도 알겠습니다.

좀 다른 이야기지만, 전자책 리더기가 많이 보급되면, 국내 시장은 아직 작기는 하지만 아마존과 같은 외국서점과도 경쟁이 생길 듯 싶어요. 킨들로 외국서적 보시는 분들도 점점 늘어나는 추세이니까요. 참고로 제가 자주 가는 전자책 카페에서는 아마존이 국내에 들어와 다 쓸어버렸으면 좋겠다는 사람도 제법 있더군요. 지지부진한 이북시장에 짜증난다 이거죠.

유럽 시장이 궁금해지는군요. 그곳은 어떻게 가격 방어를 하고 활로를 넓히고 있는지 어떤지가요.

어쨌든.. 댓글 감사드립니다.

목숨은단수란걸명심해! 2013-01-26 11: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 기억으론 한기호 소장의 소장 바로 직전의 전직이 창작과비평사 영업상무로 알고 있습니다.
당연히 출판사의 입장에 서서 발언하는게 그의 역할 아니겠습니까.
일반독자들이라면 책값이 인상되는 것에 반대하듯이, 한기호소장은 출판사 이익에 목매는게 자연스런 현상이겠죠.
그러니까 출판계 대변인격인 그의 말에 더 이상 일희일비할 필요가 없다고 봅니다.

쿼크 2013-01-26 16:44   좋아요 0 | URL
그렇죠. 일희일비할 필요는 없겠죠. 그래도 한기호 소장의 독자에 대한 인식이 이렇더라고 한번쯤 말할 필요도 있을 것 같아 글 한번 적어봤습니다...방문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물론... 제가 추천한 책들은 아닙니다. 


먼저 얼마전에 아태이론물리센터에서 선정한 2012 과학서적들이 있죠. 


(소스는 이곳....)


2012 과학서적들의 리스트를 정리 겸해서 올려봅니다.


               
            




다음으로 과학잡지 뉴사이언티스트 New Scientist에서 선정한 2012 올해의 과학서적 입니다.

(출처는 요기 --> http://www.newscientist.com/blogs/culturelab/2012/12/the-top-10-science-books-of-2012.html )


1. Sebastian Seung의 「Connectome입니다.


2. Caleb Scharf의 「Gravity's Engines」 입니다.  


3. Oliver Sacks의 「Hallucinations」 입니다.


4. Stephen Cave의 「Immortality」 입니다.


5. Aarathi Prasad의 「Like a Virgin」 입니다.


6. Charles Femyhough의 「Pieces of Light」 입니다.


7. George Church 와 Ed Regis의 「Regenesis」 입니다.


8. Dan Ariely의 「The (Honest) Truth About Dishonesty」 입니다.


9. John Coates의 「The Hour Between Dog and Wolf」 입니다.


10. Sean Carroll의 「The Particle at the End of the Universe」 입니다.


이상이네요~~


외국책의 경우 Connectome」과 「Gravity's Engines」, 「Pieces of Light」 그리고 「The Particle at the End of the Universe」를 읽고 싶네요..~~


커넥톰에 대해서는 2008년쯤 (찾아보니 2008년 1월) 아주 잠깐 이야기를 했었는데.. 관련 교양서적이 서서히 나오기 시작하는군요.


예전에 소설 '그렉 이건'의 「쿼런틴」을 읽는 도중, 기사(WIRED) 하나와 엮어서 잠깐 언급을 했었지요.  


예전 제가 쓴 글을 잠시 가져와보면...


이 학문은 뇌과학(neuro-science)과 네트워크(network)의 만남의 결정체이다. 뇌안의 모든 시냅스를 매핑시켜 회로도와 같은 '다이어그램 'diagram'을 통해 그 기능을 하나 하나 알아본다는 것이다. 이 다이어그램을 'connectome'으로 칭하고 있다. 위에 언급한 소설 『쿼런틴』의 '모드'기능은 뇌안의 시냅스의 자체적 재배선(rewiring)을 통한 강화 기술임을 볼때, 아직까지는 요원하지만 인간의 신경학적 질병의 요소를 파악하는데 좀 더 시간이 단축되어질 것 같다. 기사에서는 자폐나 정신분열증과 같은 쪽에 기여를 할 것으로 내다본다고 나와있다.

...

이 학문의 추구점은 뇌의 여러 신경 배선들의 결합에 의한 뇌기능 연구이다. 곧 이는 소설속에서 시냅스의 재배선에 따른 '모드'사용에 대한 언급으로 봤을때 'connectomics'가 그 토대이지는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 그러니까 '모드'라는 기술을 개발하여 사용하기 위해서는 먼저 뇌의 신경학적 회로에 대한 기능을 알아야 하며, 이를 임의로(물론 의미를 지닌 재배선이다) 경로를 바꿔줌으로써 인체는 그에 맞는 육체적, 정신적 강화 혹은 보완을 보인다는 의미이다. 


...이렇게 쓰여 있군요..^^ (참고로 커넥톰을 다루는 학문이 커넥토믹스(connectomics).. 그러니까 우리말로는 '연결체학'쯤 됩니다...)


여기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뉴런의 리와이어링(재배열)'이 될듯 싶어요. 잠깐 언급을 했지만 꺼져있는 뉴런에 불을 밝힘으로써 자폐나 정신분열을 미시적 수준에서 다룬다는 것은 그만큼 리스크가 크더라도 인류 과학사에 남을 획기적인 발자취라 생각됩니다. 당시에 이 기사를 읽고나서 한 친구에게 통신주에 관심 끄고 뇌과학쪽 주식을 사서 묻어두라고 얘기했었는데... 물론 20년쯤 묻어둬야한다고도 말을 했었죠.. 


참...「쿼런틴」은 그 후에 조금 읽다가 '앙상블'이 어쩌고 저쩌고 나오면서 내팽겨버렸습니다. 책이 음...어느정도 인내심을 요하는 책이라서요... 기회되면 다시 한번 도서관에서 빌려다가 읽어봐야겠네요.. 찾아보니 품절이더라구요... 


그나저나 올리버 색스는 꾸준히 책을 내놓는군요.. 놀랍...


***** 추가 (2014. 04. 21) *****

알라딘의 '미리보는 인문교양' 코너에서는 작년(2013) 상반기에 나온다고 했었는데.....커넥톰이 번역되어 나왔네요. 

조금 늦게 나왔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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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연히 책들을 검색하다 작년 이맘때쯤 읽었던 [사회과학자의 글쓰기]라는 책이 품절 상태임을 알게 되었다. 이미 구해서 읽은 책이기에 나중에 필요하면 다시금 떠들어 보겠지만, 이제라도 흔적을 남겨놓고 싶다는 갑작스러운 생각에 다른 책 몇 권을 더 엮어서 몇 자 적어본다.


이 책 [사회과학자의 글쓰기]의 부제는 '책이나 논물을 쓸 때 어떻게 시작하고 어떻게 끝낼 것인가?'이다. 제목이나 부제에서 무게감이 느껴진다. 이런 무게감은 저자가 정해놓은 독자층에 내가 과연 끼일까라는 의문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사회학과는 전혀 관계가 없고, 과학자는 더군다나 아니지 않은가. 그럼에도 일반인인 나와 같은 사람에게 이 책이 유효한 이유는
글쓰기 전과 글 쓴 후에 대한 이야기를 적절히 펼쳐 놓기 때문이다.



1. 글쓰기 전...

관심을 두고 둘러보면 글쓰기 관련 책들이 지천으로 널려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가만, 글쓰기라고? 도대체 무슨 글쓰기지? 사실 다수의 책 제목들에서 보이는 '글쓰기'라는 것은 상당히 두리뭉실하다.(제목이 정말 '글쓰기'인 책들도 의외로 눈에 띈다. 왜 제목을 딱 세 자로 그렇게 지었는지는 정말 알 수가 없다.) 물론 두리뭉실하긴 하지만 다 맞는 말들이다. 대표적인 예가 일단 궁둥이를 붙이고 아무 글이나 막 던져보라는 거다. 사실 이 경우 글보다는 단어의 나열이라 볼 수 있지만, 어쨌든 복권을 사야 당첨이 되든 되지 않든 하지 않겠는가. 이런 것을 흔히 '브레인스토밍'이라고 하는데 브레인스토밍에서 중시하는 것은 질보다는 양이다. 뭔가 하나 건져보자는 의도이다.

사실 글을 쓰고 싶다는 사람은 일단 읽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이다. 갑자기 문득 글을 쓰고 싶다는 사람이 아니라, 여러 가지 읽을거리들을 흡수하고 내보내는 과정을 즐기는 사람이다. 즉 글쓰기는 뭔가를 즐겨 읽는 사람들의 깊은 곳에서 스멀스멀 피어나는 궁극적 욕망이다.

[사회과학자의 글쓰기]는 욕망이 아닌 의무의 해소에 대한 책이기도 하다. 이 책의 대상은 글쓰기를 가끔 즐기는 사람이 아니라, 글을 써야 하는 사람이다. 그것도 논리관계가 일목요연하니 구축된 그런 글쓰기를 말이다. 물론 이런 사람들은 글쓰기도 중요하지만 어떤 글감이냐 또한 중요하다. 따라서 글을 쓰는 행위 이전의 글감을 모으는 행위 또한 중요하다. 사실 이것은 논문을 써대는 과학자뿐만 아니라 대중적 장르의 글쓰기를 하는 소설가들도 마찬가지이다. 그리고 그들은 많은 시간을 들여가며 자료를 조사하고 그들의 글을 완성한다. 중요한 것은 어떤 사람들에게는 '쓴다'는 막연한 행위보다는 무엇을 사고하고 그것을 어떤 식으로 버무릴 것인가가 더 중요하다.
우선 당신이 써 온 것에 관한 메모를 하고, 각각의 생각을 카드에 적는 것부터 시작하라. 원고에 적혀 있는 생각도 없애버리지 말라. 그런 생각들은, 그 순간에는 어떻게 사용해야 할지 없을지라도, 여러 가지로 유용하다. 잠재의식은 당신이 모르는 것을 알고 있다. 이제 그 카드 뭉치를 파일별로 분류해라. 함께 묶을 수 있을 것처럼 보이는 카드들은 같은 파일에 집어 넣어라. "함께 묶을 수 있을 것처럼 보인다구?" 그렇다. 당분간은 그 카드들의 공통점이 무엇인지를 너무 세심하게 찾으려고 하지 말아라. 당신의 직감에 따르라. 파일들을 모두 모아 놓은 다음 각 파일의 모든 카드 내용을 요약하는 카드를 만들어 각 파일 맨 앞에 놓아라. 맨 앞에 놓인 요약카드의 내용은 각 파일의 모든 카드에 적혀 있는 구체적인 내용을 일반화시킨 것이다. 이제 당신은 처음으로 자신이 해놓은 작업에 대해 비평을 시작할 수 있다. 만약 당신이 파일의 모든 카드 내용을 포괄하는 진술을 생각해 낼 수 없다면, 내용이 잘 맞지 않는 카드들을 골라내고, 골라낸 카드들을 가지고 새로운 파일과 새로운 파일에 대한 요약카드를 만들어라. 그리고 나서 일반화된 카드들을 탁자나 마루바닥에 늘어놓거나, 벽에 핀으로 꽂아두어라...(중략)... 카드들을 어떤 순서, 아니면 아무 순서대로나 늘어 놓아라. 아마 당신은 한 생각이 다른 생각을 이끌어 내는 일련의 순서를 만들 수 있을 것이다. 당신은 한  세로줄에서 어떤 카드를 다른 카드 밑에 놓을 수 있을 것이다. 이것은 좀더 일반적인 진술과 구체적인 사례 또는 하위 논의와의 관계를 물리적을 나타내는 작업이라고 할 수 있다...(중략)... 이러한 방식으로 아이디어들의 조직화를 실험하는 것은 흐름도에 의한 사고에서 어느 정도 정형화된다.

                          _하워드 S. 베커, [사회과학자의 글쓰기], 일신사, 103 ~ 105쪽

이 방식을 좀 더 확장하면 공부하는 데에도 도움이 된다. 물론 일종의 공부법은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이런 카드를 이용하는 사람들은 의외로 많다. 대표적인 예로 외울 거 많은 법대 쪽이나 의대와 연계된 사람들이 많이 하는 공부법으로 알고 있다. 즉 '플레시카드'를 통한 암기쯤 되겠다.

어쨌든 이런 카드 모음 가지고 글을 쓴 대표적 작품이 그 유명한 '로버트 M. 피어시그'의 [선과 모터사이클 관리술]이라는 작품이다. 이 책도 작년 이맘때쯤 읽었는데 리뷰를 너무나도 쓰고 싶었지만 도저히 쓸 수가 없었다. 왜냐하면 나는 철학 쪽은 정말 아무것도 모르기 때문이다. 또 이 책이 어렵기도 하고 매력적이기도 한 이유가 각도만 달리하면 다양한 장르가 담겨 있다는 것도 한몫한다.


 [선과 모터사이클 관리술]을 크게 보면 하나는 철학이고 다른 하나는 과학기술이다. 단순히 철학과 과학기술이라는 이분법의 틀로 나눈 것은 내 지식의 부족함 때문이고, 이 책은 저자 경험의 응축이다. 이 책이 어렵기도 하고 훌륭하기도 한 이유는 자신이 생각하고 경험했던 것들을 질Quality로 녹여버리는데 사실 질과 선, 철학과 과학기술은 명확하지 않다. 중요한 것은 계층적이고 패턴적이다. 깨지지 않는 패턴, 원자성이라 해도 좋다. 그 본질의 개념을 질로 표현했고, 이 질로 향하는 계단은 바로 내적 탐구에 기반을 둔 '선'을 말한다. 아니 말하는 듯하다. 그러니까 계층의 체계로 사상과 기술을 논의하고, 물체를 구성하는 패턴을 하나씩 제거함으로써 최종의 '나사'를 만난다는 것. 그리고 나사의 쓰임에 대해 이리저리 머리 굴려본다는 것. 이것이 책에서 에둘러 설명하는 질Quality의 하나이다. 아무튼 이 책은 굉장히 흥미로운 책이다. 가격이 어마어마한 모터사이클을 멈추게 한 것이 작은 하나의 나사였다면, 그래서 이 모터사이클을 움직이게 하기 위한 사고의 영역은 더는 모터사이클이라는 매크로 영역에 있지 않고 나사에 집중되는 마이크로 영역으로 넘어가게 된다. 결국 나사를 풀어 제대로 고치는 것이 바로 질Quality이 되는 것이다. 어쨌든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는 나사에 대한 본질적 의미와 그 의미를 잘 모르고 거시 영역에 빠져 허우적거리는 삶의 허식을 말하고자 하려는 것이 아니라 저자인 '로버트 M. 피어시그'는 이런 추상적이면서 객체화시킨 글(엄밀히 말해 저자는 이 책에서 주체와 객체가 융합된 상태를 질의 하나로 보고 있긴 하다)을 인덱스카드로 묶어 내용을 적어나갔다는 것을 이야기하고 싶어서이다.

어떤 의미에서 보면, 현재로서는 글을 쓰는 일 이외의 모든 난관이 극복된 셈입니다. 책의 전체적 윤곽은 가로 10센티미터 세로 15센티미터 크기의 인덱스 카드 약 3천 매를 사용하여 지난 12월에 완성해놓은 상태입니다. 문단 단위 하나하나에 이르기까지 세세하고 철저하게 작업을 해놓은 상태지요. 구체적으로는 다섯 개의 개별적 윤곽을 잡아 놓은 상태인데, "사건," "인물," "관리 측면에서의 폭넓은 논의," "선 측면에서의 폭넓은 논의," "고원 지대"가 그것입니다. 이 다섯 요소들을 상당히 신중하게 서로 엮어나가고자 하는데, 이는 각 요소 상호간의 의미 강화 및 책 전체의 통일성 확보를 위한 것입니다.

                _로버트 M. 피어시그, [선과 모터사이클 관리술], 문학과지성사, 758쪽

이 내용은 저자가 출판사 편집장과 책으로 내기 위해 서로 편지로 이야기한 부분이다. 거의 이런 식으로 4년 동안 편지를 교환했다고 한다. 감은 잘 오지 않지만 12만 단어로 이루어진 초고를 완성했다.

2. 글은 어떻게 쓸까?

앞에서도 일종의 '브레인스토밍'을 통한 무작위적 글쓰기에 대해 잠시 언급했지만, 일단 글을 쓰고자 할 때 가장 당혹스러운 것은 서문(혹은 글의 첫 부분)에서 막히는 부분이다. 브레인스토밍을 했든 어쨌든 여러 가지 글감은 마련되었지만 눈에 띄는 시작을 하고 싶은 것은 대부분의 사람이 바라는 것이다. 그런데 처음만 잘 뽑아 나와준다면 고맙겠지만 그렇지 않고 쭉 글을 써내려가는 도중에도 글 자체에 드러난 시각이 좀처럼 마음에 와 닿지 않는 경우가 많다. 이런 식으로 이야기하려는 것이 아닌 데라는 생각이 머릿속을 꽉 채우게 될 것이다. 계속 무시하고 쓰다 보면 자신이 쓰고자 했던 원 궤도에서 상당히 벗어나게 됨을 알 것이다. [사회과학자의 글쓰기]에서 저자는 그렇다면 서론을 나중에 쓰라고 권한다.

서론은 특별히 까다로운 방식으로 의도하지 않은 함축의 문제를 발생시킨다. 에버렛 휴즈Everett Hughes는 내가 대학원에 다닐 때 서론을 마지막에 쓰라고 말한 적이 있다. "서론은 글을 소개하기로 되어 있다. 아직 쓰지 않은 것을 어떻게 소개할 수 있단 말인가? 너는 소개할 것이 무엇인지 모른다. 소개할 것을 먼저 쓴 다음에야 소개할 수 있다." 만일 그렇게 한다면, 나는 여러 개의 다양한 서론을 쓸 수 있다는 사실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중략)...  또한 사람들은 최초의 형식화가 함축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학문적 저술에서 흔히 보이는 무의미한 문장과 단락으로 글을 시작한다. ...(중략)...  하지만 많은 사회과학자들은 애매모호한 글로 시작하는 것이 사실상 잘하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탐정소설에서 실마리를 하나씩 풀어 나가는 것처럼 사회과학자들은 증거가 되는 항목을 한 번에 하나씩 보여줌으로써 주장과 증거를 한꺼번에 요약해 주는 드라마틱한 결론 단락을 의기양양하게 제시할 때까지 독자의 관심이 지속되기를 바란다. 사회과학자들이 그렇게 하는 것은 모든 증거를 제시하기도 전에 결론을 내리는 것을 금하는 과학적 신중함 때문일지도 모른다. ...(중략)...  나는 종종 코난 도일Conan Doyles과 같은 방식을 제안한다. 이 방식은 사회과학자들의 의기양양한 마지막 단락을 먼저 간단히 적는 것이다. 즉 독자에게 논의가 어떤 방향으로 진행되고 모든 자료들이 최종적으로 설명할 것은 무엇인가를 먼저 말해 주는 것이다. ...(중략)...

                   _하워드 S. 베커, [사회과학자의 글쓰기], 일신사, 89 ~ 90쪽


본론부터 글을 써 내려가고 결론은 자신이 원하는 대로 마무리 짓고 그렇게 쓰면서 들었던 생각의 단편들, 정리된 파편들을 모아 글의 첫 부분을 장식한다는 말이다. 모든 글이 이런 식으로 할 수도 할 필요도도 없겠지만, 나름 장문의 글이나, 논리관계가 들어가는 글들 예를 들어 정치, 역사, 과학 쪽의 글쓰기는 아마 도움이 많이 될 듯싶다. 그런 글쓰기 하는 사람은 참조해도 좋을 부분이라 생각한다.

글감이 정해졌다고 술술 써지는 것은 아니다. 흔히 자신의 글은 독창적이고 싶은 심리적 재제 요인이 있게 마련이다. 이런 심리적 요인은 우리와 같은 범인에게는 흔히 문체나 단어 구사력에서 독창성을 보이지는 않고 한마디로 자신만의 에피소드에서 독특함을 뽐내려 한다. 경험이 많으면 좋겠지만, 혹 경험이 없거나 도저히 경험할 수 없는 것들을 글로 쓸 때는 오로지 상상의 나래를 펴고 글을 써야 하는데 사물이나 현상을 새로운 시각으로 보는 능력이 필요하다. 물론 훈련이 필요할 수도 있다.

그런 학생들 가운데 도수 높은 안경을 쓴 여학생이 하나 있었는데 그녀는 미국에 관해 5백 단어 길이의 에세이를 쓰고자 했다. 그는 여학생이 쓸 법한 이 같은 글들이 발산하는 무기력한 느낌에 익숙해 있던 터여서, 아무런 시비도 걸지 않은 채 주제를 보즈먼으로 좁히는 것이 어떻겠냐는 제안을 그녀에게 했다. 과제물 제출 기한이 되었지만 그녀는 에세이를 쓸 수 없었고, 그것 때문에 상당히 좌절한 상태였다. ...(중략)... 그는 난처해하는 것 이외에 달리 방도를 찾지 못했다. 이제 그 자신이 그녀에게 무슨 말을 해야 할지 아무런 생각을 해낼 수 없는 처지에 이르게 되었다. 침묵이 흐른 다음 기묘한 해결책이 그의 입에서 흘러 나왔다. "주제를 좀더 좁혀 보즈먼의 중심가에 대해 글을 써보는 것이 어떻겠냐?" 이는 번개 같은 통찰력의 발동에서 나온 제안이었다. 그녀는 공손하게 고개를 끄덕이고는 나갔다. 하지만 다음번 수업이 시작되기 바로 전에 그녀는 정말로 비탄에 잠겨 그를 찾았다. 이번에는 눈물을 눈에 가득 담은 채, 오랫동안 그 자리에 머물러 있었던 것임이 명백해 보이는 비탄을 눈에 가득 담은 채, 그를 찾았다. 그녀는 여전히 이야기할 것이라고는 아무것도 생각해낼 수가 없었던 것이다. ...(중략)... 화가 나서 그는 그녀에게 이렇게 말했다. "주제를 좁혀 보즈먼의 중심가에 있는 한 건물의 앞면에 대해 글을 써보도록 하게. 예컨대, 오페라 하우스의 앞면에 대해 글을 써보는 것이 어떻겠냐? 건물 위쪽의 좌측에 있는 벽돌에 대한 이야기로 글을 시작해보도록 하게." ...(중략)... 그녀는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다음 수업 시간에 출석해서는 몬태나주 소재 보즈먼 시의 중심가에 있는 오페라 하우스의 앞면에 관한 5백 단어 분량 에세이를 그에게 제출했다. "길 건너편 햄버거 가게에 앉아서는 첫번째 벽돌에 대해 쓸 때쯤 글이 저절로 나오기 시작하여 글쓰기를 멈출 수가 없었어요. 사람들은 내가 미쳤다고 생각했을 거에요. 사람들이 계속 나를 놀려댔지요. 아무튼, 여기 이게 제가 쓴 거에요. 어떻게 된 건지 이해할 수가 없네요." ...(중략)...  그녀가 보즈먼에 대해 쓰고자 했을 때 아무것도 생각해낼 수가 없었던 것은 그녀가 들었던 것 가운데 되풀이할 가치가 있다고 생각되는 것을 아무것도 기억해낼 수 없었기 때문이다. 묘하게도 그녀는 자기 스스로 참신한 눈길을 주고 볼 수 있다는 사실을, 그녀가 글을 통해 보인 것처럼 전에 사람들이 말한 것에 우선적으로 관심을 보이지 않은 채 자기 눈으로 볼 수 있다는 사실을 의식하지 못했던 것이다. 주제를 벽돌 하나로 좁히는 순간 심리적 제재 요인이 사라지게 되었던 것이다. 왜냐하면 무언가 독창적이고도 직접적인 눈길 주기의 작업을 해야 한다는 점이 너무도 명백해졌기 때문이었다.

       _로버트 M. 피어시그, [선과 모터사이클 관리술], 문학과지성사, 341~343쪽

인용문 속 안경 낀 여학생이 글을 못 쓰고 헤매고 있을 때, 저자는 사물에 눈길을 주지 않고 있다고 화를 냈다. 모든 사실 하나에는 무한수의 가정이 있는데, 눈길을 주면 줄수록 그만큼 더 많은 것이 눈에 띈다는 의미이다. 그 후 벽돌로 시각을 좀 더 좁히라고 조언을 했고, 그제야 그녀는 글을 쓴 것이다. 저자는 다른 강의실에서도 엄지손가락이나 동전과 같은 주제로 글을 써서 제출하게 했고, 이런 작은 실험을 통해 학생들이 글을 쓸 수 있는 글의 양의 한계가 있을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즉, 사소하지만 학생들 자신들은 이런 글은 남의 것을 도저히 모방할 수 없는 그들만의 것으로 인식하게 되었다.

이 일화는 예전에 읽었던 책을 떠오르게 한다. '브라이언 피터슨'의 [창조적으로 이미지를 보는 법]이라는 책이다.

창조적으로 보는 법을 배우는 일은 또한 당신의 카메라와 렌즈가 볼 수 있는 것과 볼 수 없는 것에 따라서 '크게' 좌우된다. 배의 선장은 세계를 항해할 때 배를 올바른 방향으로 순항하도록 만들려면 자신이 가지고 있는 지도에 아주 익숙해질 필요가 있다. 이와 마찬가지로 당신이 사용하는 렌즈는 당신을 새롭고 매혹적인 땅으로 인도해줄 수 있는 지도와 같다. 사물을 볼 때 카메라와 렌즈를 통해서 바라보는 지속적인 훈련으로 당신은 각 렌즈가 가지고 있는 독특한 시각을 시각적으로 기억하게 될 것이다. 이렇게 렌즈를 통해서 사물을 보는 일에는 더 멀리 보는 것과 더 가까이 보는 것 모두가 해당한다. 이런 훈련을 많이 하면 할수록, 당신은 점점 더 세계를 이전과는 다른 방식으로 보게 될 것이다. ...(중략)... 얼마 지나지 않아서 한 장면 한 장면 사진을 찍어나가면서 장면에 따라서 어떤 렌즈를 사용할 것인가를 전혀 망설이지 않고 알게 될 것이다....(중략)... 숲을 두꺼비의 시각으로 보는 것에 도전하기도 하고, 혹은 도심지 거리를 보도블록의 관점에서 보기도 하고, 당신네 집 뒷마당을 붉은가슴새 둥지의 시각으로 보려고 시도하기 시작할 것이다. 커다란 전나무 아래 누워서 방금 나무 위로 올라간 다람쥐의 시각으로 보라. ...(중략)... 이와 같은 구성은 봄이면 시의회가 차량통행이 잦은 길밑에 오리들이 이동할 수 있도록 작은 생태통로를 건설하는 것이 왜 중요한 일인가를 아주 극적으로 분명하게 말해줄 것이다.

     _브라이언 피터슨, [창조적으로 이미지를 보는 법], 청어람 미디어, 11쪽


 글쓰기를 할 때는 대상을 특별한 각도로 보려는 노력 하지 않는 데에 비해 사진을 찍을 때는 다르다. 본능적으로 좀 더 자신만의 프레임을 만들려고 애를 쓴다. 말 그대로 누워서 찍기도 하고 높은 곳에 올라 좀 더 시야를 확보하려고도 애를 쓴다. 이 차이는 아마 도구가 있고 없음 때문일 듯싶다. 카메라라는 도구는 제한적이기에 부족함을 이기고자 하기 위함일 듯싶다. 물론 글쓰기 때에도 똑같이 누워서 대상을 보라는 것은 아니지만, 의식적으로 대상의 이면을 보는 것은 필요한 일이다. 위의 인용문의 의미를 생각해보면, 마치 기계적인 방식을 습득하라고 하는 것과 같다. 어떤 장면에서는 어떤 렌즈가 필요하듯이 직감적으로 렌즈를 바꾸는 절묘함이 몸에 붙어 있어야 한다고 역설한다. 즉, 창조성 이면에는 습득이 필요하다. 그런데 이 습득은 모방과는 다르다. 앞서 엄지손가락이나 동전의 주제로 학생들은 자신만의 글임을 확신했다고 나와 있다. 하고 싶은 말은, 이런 기계적 훈련에 따른 습득은 글쓰기에서 자신의 문체로 나온다는 것이다. 이리저리 대상을 틀어보면서 바뀌는 것은 대상이 아니라 대상을 둘러싼 환경과 대상 간의 연결고리가 된다. 이런 연결고리들이 그대로 문장에 드러나면 그것이 문체가 아닐까 한다.



흔히 문체관련 이야기에서 단골로 등장하는 작가는 '김훈'이다. 김훈의 책 [바다의 기별]에서는 김훈의 장편소설 [칼의 노래]에 처음으로 등장하는 문장에 대해 이렇게 설명한다.

내가 쓴 장편소설 [칼의 노래] 첫 문장은 "버려진 섬마다 꽃이 피었다"입니다. 이순신이 백의종군해서 남해안으로 내려왔더니 그 두달 전에 원균의 함대가 칠천량에서 대패해서 조선 수군은 전멸하고 남해에서 조선 수군의 깨진 배와 송장이 떠돌아다니고 그 쓰레기로 덮인 바다에 봄이 오는 풍경을 묘사하기 시작한 것입니다. ...(중략)... 나는 처음에 이것을 "꽃은 피었다"라고 썼습니다. 그리고 며칠 있다가 담배를 한 갑 피면서 고민고민 끝에 "꽃이 피었다"라고 고쳐놨어요. 그러면 "꽃은 피었다"와 "꽃이 피었다"는 어떻게 다른가. 이것은 하늘과 땅의 차이가 있습니다. "꽃이 피었다"는 꽃이 핀 물리적 사실을 객관적으로 진술한 언어입니다. "꽃은 피었다"는 꽃이 피었다는 객관적 사실에 그것을 들여다보는 자의 주관적 정서를 섞어 놓은 것이죠. "꽃이 피었다"는 사실의 세계를 진술한 언어이고 "꽃은 피었다"는 의견과 정서의 세계를 진술한 언어입니다. 이것을 구별하지 못하면 나의 문장과 소설은 몽매해집니다. 문장 하나하나마다 의미의 세계와 사실의 세계를 구별해서 끌고 나가는 그런 전략이 있어야만 내가 원하고자 하는 문장에 도달할 수 있습니다.

                      _김훈, [바다의 기별] 중 '회상', 생각의 나무, 140 ~ 141쪽

 저자는 사실 꽃을 정말로 바라보지는 않았다. 하지만 그는 머릿속에서 무한수의 가정을 시도했다. 여기에서 그의 대상은 꽃이 아니라 '은'과 '이'라는 조사이다. 그는 이 둘의 조사를 놓고 각 음절이 가지는 심상의 깊이를 재었다. 그의 문체는 사진 찍을 때 쉽게 카메라 렌즈를 바꾸는 것과는 다르지만, 어쨌든 렌즈를 갈아 끼우려는 본능적인 언어 감각은 이미 그의 안에 쟁여져 있을 것이다. 감성을 담아내려는 그의 시각은 머릿속에서 이 렌즈 저 렌즈를 끼워 보고 있는 것이다.







3. 글을 쓴 후...

[사회과학자의 글쓰기]에서 글감 찾기와 더불어 가장 중요하게 말하는 것은 '퇴고'이다. 이 책의 시작은 글쓰기에 관한 세미나 수업에서부터였다. 저자는 학생들에게 수업시간은 글쓰기 대신에 편집과 퇴고를 강조할 것이라고 언급한 부분도 있다. 사실 책에서도 퇴고와 관련된 부분이 부지기수다.
대학원 시절의 몇 년 동안, 나는 초기 원고들에 대한 우호적인 비평에 기반하여 퇴고를 일상화하는 매우 효율적인 글쓰기 습관을 형성했다. 그 결과 퇴고를 약점을 필연적으로 드러내게 하는 당황스런 작업이 아니라, 재미있는 낱말 맞추기 게임으로 여기게 되었다. 글쓰기에 대해 생각하고, 나만의 문체를 실험하는 것, 그리고 다른 사람의 글을 서투르게나마 고치는 것도 역시 재미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_하워드 S. 베커, [사회과학자의 글쓰기], 일신사, 150쪽

퇴고는 말 그 자체로서도 흥미를 떨어뜨리게 들리다. 어렵게 들리기도 하고. 퇴고 자체도 글쓰기에 포함되지만 전문적으로 글 쓰는 사람 아니고서야 퇴고는 단순한 선택사항일 뿐이다. 눈에 확 들어오는 오탈자나 검토할 뿐이지. 띄어쓰기조차도 찾아보자니 귀찮기는 마찬가지다. 저자는 퇴고는 단순한 타이핑이지 글쓰기와는 다른 단순한 육체노동이라며 오히려 글쓰기가 더 미칠 일이라고 말한다. 저자는 1986년에 이 책을 썼는데, 퇴고 부분의 글은 컴퓨터를 이제 막 다루기 시작한 당시 시대적 환경을 담고 있어서 지금과는 거리가 있다. 그렇지만 퇴고를 습관화 해야 한다는 저자의 충고는 새겨들어야 할 듯.

퇴고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반복의 제거이다. 불필요한 것들을 제거하고 합칠 수 있는 것은 압축해서 표현하는 것이 퇴고의 뼈대이다. 쉽지는 않다. 퇴고는 글쓰기가 이루어져야 될 수 있는 부분이므로 글쓰기에 없는 에너지까지 집중해야 할 판에 이미 고갈 되어버린 에너지를 쥐어짜며 퇴고에 또다시 눈을 돌리기란 쉽지 않다. 또한 퇴고는 일종의 '미니멀리즘'을 지향한다. 예전에 유명 영화 포스트를 미니멀리즘으로 각색하여 올린 것들을 보았다. 깎아내는 것은 내용이 아니다. 내용은 그대로 있다. 다만 용기 자체를 깎는 것이다. 본질은 변하지 않되, 구성을 보면 참신하다. 하지만 잘못하면 단조로울 수 있다. 아는 사람 눈에는 대단하게끔 보이지만 관심 없는 사람이 보면 단조롭다. 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프로의 몫이고, 일반인들은 중복되거나 맞춤법, 띄어쓰기와 같은 것들을 다듬으면 된다. 중요한 것은 내용이 바뀌면 안 된다. 내용이 바뀌면 다시 새로운 글쓰기가 되는 것이다. 물론 훌륭한 퇴고는 새로운 작품을 하나 만들어낼 수 있겠다 싶지만, 어디까지나 우리같은 일반인에겐 마감의 영역일 뿐이다.


4. 궁극의 지적생활...


 이 글의 제목은 '글쓰기, 궁극의 지적생활'이다. 사실 모든 지적생활의 종착역은 글쓰기 내지 책 쓰기이다. 어떤 전문적인 일을 하여도 지적생활이라는 간판을 달기는 어렵다. 가령 변호사나 의사의 직업은 지적이긴 하지만 지적이라고 말할 수는 없다. 일종의 기술(혹은 기예) 개념이기 때문인듯하다.

글쓰기와 지적생활을 묶은 이유 또 한가지는 얼마전에 읽었던 책 때문이다. '와타나베 쇼이치'의 [지적생활의 발견]이라는 책인데, 나에겐 별 감흥이 오지 않는 것이 내가 기대했던 내용과는 차이가 있거나 저자가 말하는 '지적생활'이 나와는 어울리지 않아서일 것이다. 어쨌든 이 책이 말하고자 하는 바는 이 글 앞부분의 내용과 상당히 일치한다. 글감을 모으는 생활이 바로 저자가 말하는 지적생활인 것이다. 일단 글감을 모으기에 앞서 책을 사라고 한다. 책을 가지고 있어야만 바로바로 현재 쓰는 글의 참고 자료를 쉽게 얻을 수 있고, 이것이 작품의 질과도 관계있다는 의미이다. 하지만 이 책이 쓰인 때가 1976년이고(비록 2011년에 우리나라에 번역되어 나왔지만...) 책 속에 등장하는 환경은 영국의 제국시대 때에나 들어맞을 법하다. 식민지 건설과 강탈 무역으로 세계가 핍박하거나 받거나로 온통 바쁠 때이다. 제3계급이 전문적 지식과 부로 무장하여, 지위를 보장받고, 점차 엘리트층으로 부각되니, 넘쳐나는 돈으로 하루하루의 삶을 호기심 충족으로 때울 때이다. 지들끼리 모여 각자 임무를 주거니 받거니 하며 세계 곳곳의 여러 동,식물을 포함하여 미스테리한 것들과 사건을 수집할 때이다. 그러니까 이 책에서 말하는 '지적생활'은 마치 수입은 부모 재산과 채권을 통해 얻어 생활하며, 통신이 생략된 시기, 스마트하지 않은 세상 때의 이야기를 하는듯 하다. 사실 내용은 그렇게 부정적이지 않은데, 어쨌든 저자의 성향이 일본의 극우세력이라는 것을 알고 나면 책에 쓰여져 있는 분위기가 그렇게 풍긴다. 이 책에서도 저자는 지적생산을 위한 효과적인 수단으로 '기록카드 상자 활용법'등을 얘기하고 있는데, 앞서 말한 인덱스 카드와 크게 다르지 않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저자인 '와타나베
쇼이치'는 일제때의 위안부 자체를 부인한다는 인물이라는데 이 책이 나오기까지 역사적 맥락을 무시하고 저자의 화려한 이력만을 앞세우지 않았나 싶다.


오히려 직접적으로 대놓고 지적생활을 언급하진 않지만, 한겨레 '구본준' 기자가 쓴 [한국의 글쟁이들]을 보면 글쟁이들이 어떻게 글감을 모으고 책을 쓰는 등 지적생활(?)을 영유하는지 잘 나와 있다. 여기에 나오는 글쟁이들, 정민, 이주헌, 이덕일, 김용옥, 이인식, 정재승, 주경철 등등 개인의 공부와 자료 수집, 글쓰기는 어떤 치열한 고생과 고민 끝에 나오는지 읽어둘 만 하다.









 요즘 구매해서 읽고 있는 책은 '윌리엄 암스트롱'의 [단단한 공부]이다. 처음에 이 책과 관련하여 관심 있는 키워드가 눈에 띄었으니 강유원과 인문학 공부법이 그것이었다. 그런데 역사야 그렇다 치지만 수학과 과학, 외국어 공부는 또 뭐지? 이건 뭐 의심이 가긴 했지만 일단 구매를 하였고 조금 훑어본 정도이다. 마침 '글 쓰는 법'이란 장도 있고 해서 이 글 맨 마지막에 이렇게 넣어본다. 내용에서는 글쓰기보다는 작문이라고 나오는데 좀 더 학구적인 표현이랄까? 의무적인 냄새가 배어있다. 글쓰기와 작문의 차이는 시간의 쓰임이랄까? 배분이랄까? 일단 글쓰기는 배정된 시간이 무제한이다. 한마디로 안 써도 된다. 하지만 작문은 마감이 있다. 그 마감도 하루, 이틀도 될 수 있지만 1시간 내지 2시간 짧게는 30분도 될 수 있다. 따라서 이런 글은 논리적 사고 전개와 더불어 일종의 글쓰기 규약으로 처리해야 한다. 그런데 읽어보면 딱히 작문이라기보다는 논문이나 과제와 같은 학교에서 필요한 글쓰기다. 보편적인 글쓰기 내용이 들어 있지만 그렇게 와 닿는 내용은 없다. 그래도 글 쓸 때의 필수적인 요건은 맞긴 하다. 학생들에게는 어쩌면 필히 사봐야 할지 모를 그런 책이지만, 오히려 어디 만화방 같은데 가서 예전에 KBS에서 했던 드라마 '공부의 신'의 원작인 [꼴찌, 동경대 가다!]가 재미와 동기부여 면에서 더 도움이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다. 강유원 박사는 일종의 스파르타식 교육을 지향하는 것 같은데, 이 책은 그런 것과 관련되어서는 나오지 않는다. 그러니까 부모나, 학생, 혹은 인문학을 공부하는 사람들에게 주는 동기부여가 약한 것이 흠이다.


( * 단순 학습관련이라면 예전 페이퍼 참조...) -->클릭 : [공부의 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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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1-20 21:4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01-20 22:15   URL
비밀 댓글입니다.

프레이야 2012-01-21 11: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 몇 권 담아갑니다. 아주 유익한 페이퍼 감사합니다. ^^

쿼크 2012-01-21 14:50   좋아요 0 | URL
들려주셔서 감사합니다...~~

2012-01-25 20:2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01-25 22:45   URL
비밀 댓글입니다.
 

새해들어 결심한 것 중 하나가 꾸준한 블로깅이었는데... 역시나 작심삼일의 원칙을 어김없이 실행중이다.

요즘 통 읽히질 않는다. 블로그의 글이든, 책이든.

그래도 동네 도서관에서 빌려와 꾸준히 손에 들고 있는 책이 '로버트 M. 피어시그'의 <선과 모터사이클 관리술>이다. 책을 읽어나갈수록 정신이 산과 들을 찾아 허공을 맴돈다. 산만해진다. 읽다보면 멋진 아이디어가 차츰 분해되어 자음과 모음들로 떡칠 되기도 한다. 그래도 지루함을 이기면 순간 흥미로운 것이 나올 것 같은 기대감에 책을 붙들고 있다. 한 글자 한 글자 더듬다가 짜증나서 단락을 통으로 스윽 훑어내리기도 하지만 읽은 자리를 또 더듬는 무한 루프의 덫에 빠진 것은 아닌지 짜증스럽기도 하다.

책 끈을 잡고 들추어보니 567쪽이 펴진다. 꽤 많이 읽었다.

읽고 나서 뭐라도 적긴 할텐데, 그래도 미리 몇 글자 올려본다.

나에게 이 책이 흥미로운 것은 여러 장들이 모인 통으로 된 책 한 권이 아니라, 속에 소소히 모인 몇몇 에피소드들, 혹은 단상들 때문이다. 책은 책 표지에서부터 가치(value)에 대한 탐구라고 인쇄되어 있다. 책이 목표로 하는 것은 탐구를 통한 가치의 재발견쯤 되겠지만, 책을 관통하는 얘기는 탐구에 대한 것들이다. 물론 이 책에서 말하는 탐구는 머릿속을 휘저어가며 뭔가 걸죽한 단일물로 용해시키는 것을 말하는데, '피어시그'처럼 옮겨보자면, '선(zen)'은 용매가 되고, 용질은 잡것들 그러니까 기술이나 과학과 같은 정량적인 양념들과 철학이나 역사와 같은 정성적인 양념들이 되겠다. 그러니까 선이라는 행위를 통해 잡것들을 녹이고 섞는다. 책 뒤쪽에 보면 부록으로 '피어시그'가 했던 인터뷰 내용이 수록되어 있는데 '피어시그'는 책을 쓰기도 전에 이야기를 구상해 놓았으며, 또한 책 제목도 미리 정해놓았다는 이야기로 봐서 모든 것을 '선'에 맞추어 진행하려는 의도가 있음을 추측할 수 있다.

과학과 철학, 그러니까 저자가 말하는 고전주의와 낭만주의를 어떤 식으로든 연결 짓는 일은 꽤 난해하다. 난해한 이런 결합을 저자는 자신이 몸소 겪었던 직접적, 간접적인 경험으로 녹였다고 보면 된다. 피어시그가 한국에 주한미군으로 와서 경험한 것 중 특이한 것이 바로 불교이었다. 특히 우리나라는 불교 종파 중 선종이 주류인 조계종이 중심을 잡고 있다. 선종은 말 그대로 내가 곧 부처가 될 수 있음을 말하는데, 이것은 단순히 교리에 집착하는 것이 아니라 말 그대로 땅 파면서, 일하면서 정화된 마음을 통해 깨달음을 얻는 것이다. 물론 후에 인도로 유학을 가 그곳에서 불교와 선에 대해 공부를 더 하긴 한다. 하지만 결국은 불교에서 말하는 '선'을 통한 가르침 혹은 저자의 개인적 깨달음이 곧 이 책이다.

그래서 결론을 말하자면, 선종에서 말하는 어떠한 형식도 없는 본질에 대한 탐구는 결국 이 책을 쓰고자 하는 구상을 낳았으며(이 책은 자...책을 써볼까..하며 노트에-혹은 워드프레서스에 첫 글자를 적어가면서 뭔가 이뤄낸 것이 아니라, 수많은 작은 카드에 적은 글자들의 상관 관계를 연계시켜 놓은 그런 작품이다), 아들과 여행가면서 야외강연을 통한 여러 물음과 깊은 생각은 역시나 선(방안에서 책을 파는 것이 아닌.. 말 그대로 산과 들로 돌아다니면서...)을 모방한 이 책의 형식을 낳았고, 가장 중요한 어...어... 생각이 나지 않는다... 아...맞다...결국 선이 말하는 것은 일하면서 수행하라는 것인데. 그러니까 곧 어떻게 하면 더 나은 뭔가로 깨닫게 하는지에 수렴될 수 밖에 없다. 물론 저자는 영문학과 교수 재직 당시 옆 방의 한 교수에게 '질(quality)'에 대해 써 보라는 제안을 받았다. 곧 그 제안이 이 책이 탄생하는 씨눈이기는 했지만, 결국 선에서의 수행은 곧 더 나은 무언가를 찾는 행위를 가리키는 것이고, 이것은 곧 일상에 접목할 수 있으므로, 이 책은 결국...

수행하라! 더 나은 것을 위해서! 그리고 생각하면서.... 쯤 되겠다...물론 완전히 이 책을 읽어보진 않았다... 물론 자기계발서를 그리 읽는 편은 아니지만 나는 이 책을 자기계발서로 읽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물론 후반부로 가니... 질이 말하는 탁월함은 곧 수사법과 연계되고, 이러한 수사법은 고대 철학자들의 세상을 해석하는 관점과 연계되어 곧, 덕과 이어진다. 따라서 후대에 '윤리학'쯤으로 쪼그라진 '덕'으로 수렴되가는 듯 하는데...아직 끝까지 읽어보질 않아 더 이상의 언급은 무리...

나중에 읽은 후에 리뷰를 써가면서 좀 더 생각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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