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는 알기 쉬운 예로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의 예를 들면서 무한게임식 사고와 유한게임식 사고가 어떤 차이를 낼 수 있는지 설명한다. 단기적인 성과와 시장 점유율 등의 수치적인 이익에만 치중한 경영자로 인해 빌 게이츠가 구축했던 마이크로소프트의 기업 정신과 근간이 흔들리고, 무한게임식 사고방식으로 무장한 애플에게 시장에서 역전당하는 과정은 보다 먼 미래를 내다보는 안목 혹은 생태계 자체를 근본적으로 바꾸는 관점으로 기업을 운영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려주는 좋은 예가 되었다.
이 책은 또한 녹색평론사에서 출간되었던 『경제성장이 안 되면 우리는 풍요롭지 못할 것인가』라는 책도 생각나게 했다. 이 책이 말하는 유한게임식 사고는 곧 성장 중심의 가치관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가장 최고의 가치기준을 ‘성장’에만 둘 때 우리는 행복할 수 없다. 경쟁, 승자, 패자라는 구조는 결국 어떤 식으로든 사회에 상처를 남길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개인이든 기업이든 사회든 어떤 하나의 주체는 영원히 성장하지 못한다. 흥망성쇠가 있다는 말이다. 끊임없이 성장할 수 있는 기업은 없다. 특히 요즘처럼 예기지 않았던 사태로 인해 반사이익을 누리며 급성장한 기업들은 앞으로 역풍을 맞을 확률이 높다. 물론 ‘성장’에 기준을 둔다면 말이다.
무한게임 사고방식의 참여자는 플레이를 지속하는 것 자체를 목표로 한다. 게임 전체에 유익한 효과를 부르는 선택을 해나간다. 이들은 경쟁하지 않는다. 이기고 진다는 개념을 중요하게 여기지 않는 것이다. 이들은 세계 구성원 전체에 영향을 줄, 도움을 줄 무언가를 궁리한다. 따라서 이런 사고방식을 가진 기업은 사람들에게 팔 수 있는 상품이 아닌 사람들이 사고 싶은 상품을 만드는 데 관심을 둔다. 만드는 사람, 판매하는 사람, 사는 사람, 사용하는 사람 모두가 이득을 취하는 구조를 선호한다. 단기적 성과에 목매지 않는다. 다음 분기가 아니라 다음 세대를 바라보는 사고방식을 중요하게 여긴다. 이것은 궁극적으로 사회와 국가에 선한 영향을 끼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