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루크의 인생 이야기 - 왕관 없는 월가의 왕 월가의 영웅들 5
버나드 바루크 지음, 우진하 옮김 / 페이지2(page2)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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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나 투자, 재테크의 범주로 묶어두기에는 너무나 아까운 책. 인간과 사회에 대한 저자의 통찰이 돋보이는 내용을 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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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루크의 인생 이야기 - 왕관 없는 월가의 왕 월가의 영웅들 5
버나드 바루크 지음, 우진하 옮김 / 페이지2(page2)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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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인 버나드 바루크는 이 책에 대해 설명하면서 “과거의 오류를 반복하지 않는 예방책과 위험하지만 새로운 시도를 할 준비 자세를 조화시킬 수 있는 그런 철학을 제시하려고 노력했다”고 밝히고 있다. 원칙과 경험은 과거에 대한 집착을, 새로운 방식에 대한 과도한 열망은 시행착오의 반복을 낳는다는 점에서, 어느 한쪽 극단으로 치우치는 것을 경계한 저자의 삶의 태도를 엿볼 수 있다. 이러한 태도는 사실 매우 상식적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실천하는 것은 물론이고 그 성과까지 다른 사람들에게 보여줄 수 있는 것은 또 다른 차원의 문제다.

저자는 먼저 남아 있는 문서 기록을 근거로 북아메리카 대륙에서의 자신의 기원을 되짚어본다. 기록에 따르면 북미 대륙에 첫 발을 내디딘 조상들은 상당한 사업 수완과 정치적 감각이 있는 사람이었으며, 당시 기준으로는 도덕적으로도 어느 정도 존경받을 만한 행적을 보여주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런 점으로 미루어 보아, 그 집안이 유대인으로서 다윗과 솔로몬의 후손인지 아닌지는 확실히 알 수 없지만, 좋은 유전자를 보유한 뼈대 있는 가문인 것만은 틀림없어 보인다.

이 책은 ‘월가의 영웅들’이라는 시리즈의 한 권으로 국내에 출간되었는데, 다른 위대한 투자자들의 이야기에서도 배울 것이 많지만, 특히 ‘USA 투데이’의 평가에서 볼 수 있듯이 미국이라는 나라의 본질과 역사 속에서 일어난 변화의 흐름을 함께 포괄적으로 살펴볼 수 있다는 점에서 더욱 읽어볼 만하다.

예를 들어 저자의 어린 시절의 역사적, 사회적 배경이 되는 남북 전쟁의 일면을 볼 수 있는데, 이때 노예제를 시행하고 있던 남부 사람들의 정서라든지, 링컨으로 상징되는 북부 사람들의 생각과 승리 이후의 행태, 갈등, 그리고 그 이후로 저자가 말하는 오늘의 시간을 지나 현재 우리들이 목격하고 있는 오늘날의 미국 사회에 이르기까지 여전히 해소되지 못한 갈등과 반목의 근원적 이유를 생각해 볼 수 있는 여지를 마련해 준다.

저자는 당시 기준으로 미국에서 가장 중요한 사람들로 교사를 꼽는다. 교사들의 역할이 미국의 국가 정체성과 양심을 세웠다고 평가한다. 교사들이 사회적으로 제대로 된 대우를 받는 것의 중요성을 강조하는데, 이런 바루크의 생각은 오늘날 우리 사회에서 교사들이 처해 있는 상황이나 변질된 교사의 직업적 본질에 대해 깊은 생각을 하게 한다.

저자가 특별한 이유는 월가에서의 성공적인 업적뿐만 아니라 사업적으로나 정치적으로, 그리고 국가 정책에 있어서도 상당한 영향력을 발휘했다는 점에 있으며, 또 두 차례의 세계대전이라는 비극 속에서도 근본적인 해결을 위해 큰 노력을 해왔고 실제로 많은 역할을 했다는 점에 있다.

말하자면 그는 여러 방면에서 다양한 경험과 지식을 쌓아왔다고 할 수 있으며, 그의 삶에서 얻어낼 수 이는 총체적인 지혜가 그의 삶에 대한 회고록이라 할 수 있는 이 책에 담겨 있는 것이다. 그는 자신의 대학 시절을 돌아보면서 “경제학과 정치학, 윤리학, 혹은 논리학을 전체의 일부로 바라보지 않으면 제대로 가르칠 수 없다”는 사실을 강조한다. 그리고 교육의 가치에 대해 “지식은 물론, 과거의 위대한 지혜를 배워 얻게 되는 우리 삶의 평범한 철학에 있다”고 말한 바 있다.

그래서 그는 실용적인 지식과 정보뿐만 아니라 고대 철학이나 언어 교육도 필수적으로 가르쳐야 될 기본 과정으로 파악했다. 그것은 곧 생각하는 능력, 인간이 갖추어야 할 최소한의 덕목이나 역량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의 이런 지론은 그의 삶의 궤적, 그러니까 그의 이력이 그 중요성을 고스란히 증명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 책은 사실상 투자와 경제의 영역을 뛰어넘어 인간과 사회, 국가에 대한 총체적인 저자의 생각의 집합이라 할 수 있다.

* 네이버 「리뷰어스 클럽」 카페 이벤트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무상으로 제공받아 읽고 쓴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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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끼리도 장례식장에 간다 - 동물들의 10가지 의례로 배우는 관계와 공존
케이틀린 오코넬 지음, 이선주 옮김 / 현대지성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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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사회적 동물의 정의에 인간만이 유일한 사례가 아님을 잘 보여준다. 인간이 사회적 존재의 속성을 지니는 근거로 종교나 영성, 절차, 조직, 문화, 시스템 등을 드는데, 이것은 비단 인간만의 고유한 특성이 아님을 알 수 있다. 다만 인간의 관점에서 동물들의 그것이 제대로 파악되지 못했을 뿐이고, 지금에 와서야 조금씩 인간 집단과 동물 집단의 사회성에서 볼 수 있는 유사성들이 과학적으로 검증되고 발표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 책은 의례, 즉 의식적으로 반복하고 전통이 되는 모든 행동에 있어 동물들도 비슷한 모습을 보인다는 사실을 알려준다. 그 절차나 과정, 목적도 유사하다. 예를 들어 인사 의례, 즉 우리가 별 의심 없이 하는 일반적인 인사 행위는 사실 유대감을 높이고 새로운 친구를 환영하며, 긴장을 풀고 화해를 하거나, 무리의 리더에게 복종을 표하며 더불어 평화로운 조직 혹은 사회를 만들어가는 기능을 포함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다시 말해 상대를 인정하거나 호의적으로 반기며 환영한다는 뜻을 보이는 의례로서 우리는 인사라는 문화를 정착시킨 것이다. 다른 문화에 대한 이해에 있어 가장 먼저 풀어야 할 과제는 바로 인사의 다양성을 인지하고 되도록 많은 다른 문화권의 인사를 배워두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인사는 소통을 시작하는 가장 안전한 출발점이다. 동물들에게 있는 인사 의례의 다양함은 끌어안거나 입을 맞추거나 가볍게 물거나 하는 형태로 나타나는데, 이것은 인간 사회에서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는 사례들이다. 그저 인사를 나누기만 해도 공동체의 분위기가 나아지고 정서적으로 건강해질 수 있다.

최근 과학계에서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의례 행위는 집단 내의 스트레스와 불안을 줄이고, 현재 상태에 집중하게 하는 것은 물론, 적대적인 관계를 완화시키고 친분을 형성하며 사회의 결속력을 더욱 강화하는 기능을 하는 것으로 밝혀지고 있다. 심지어 인간의 경우 인지 능력에까지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하니, 우리가 구식이라고 폄훼하는 의례적 행동들이 결코 그런 취급을 받을 성질의 것이 아님을 생각하게 한다.

현대 사회의 흐름은 물론이고 최근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한 인간관계와 사회성의 양상이 변화되고 있는 것은 인류 역사 전체를 볼 때 매우 주의 깊게 관찰해야 할 상황임을 생각해 볼 수 있다. 온라인을 통해 관계를 이어가고 뉴노멀의 가치를 거론하고 있기는 하지만 물리적인 접촉과 교류의 필요성과 당위성을 줄이는 것이 인류의 생존 조건 자체를 위태롭게 하는 것은 아닌지 두고 볼 일이다.

이 책이 선사하는 가장 흥미로운 관점의 확장은 이 책에 소개되는 동물들의 인사, 집단, 구애, 선물, 놀이, 애도, 회복, 여행에 해당하는 모습들이 인간 사회에서 일어났던 것과 큰 차이가 없다는 사실이다. 인류는 이제 조금 다른 선택을 하고 있다. 문명이 발달하면서 그 중요성을 간과하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동물들은 그 가치를 본능적으로 소중하게 여기며 결코 잃지 않아야 한다고 굳은 결의를 다지고 있는 것처럼 느껴질 정도다. 하지만 인간들이 보여주는 탈의례적 행보들이 인류 자신뿐만 아니라 다른 종의 위기까지 초래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 책이 시사하는 바는 매우 크다고 할 수 있다.

* 네이버 「디지털감성 e북카페」 카페 이벤트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무상으로 제공받아 읽고 쓴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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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목소리, 빛나는 책장 - 도쿄 독립 서점 Title 이야기
쓰지야마 요시오 지음, 정수윤 옮김 / 돌베개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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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서점, 마을서점이 우리 주변에 있어야 할 이유와 의미, 가치를 잘 보여주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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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목소리, 빛나는 책장 - 도쿄 독립 서점 Title 이야기
쓰지야마 요시오 지음, 정수윤 옮김 / 돌베개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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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서점을 운영한다는 것은 기존의 시스템과 그 시스템을 떠받드는 지배적인 시대의 사고방식을 거스르는 것과도 같다는 생각이 든다. 분야를 막론하고 자영업을 한다는 것 자체가 힘든 길이지만, 개인이 서점을 운영한다는 것은 그런 부담을 더하는 것이기에 더 어려운 일처럼 느껴진다.

일본처럼 출판 대국인 나라에서도 서점의 형편은 그리 녹록지 않아 보인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만의 신념을 지켜며 살아가기 위해 과감히 독립서점을 연 사람들이 많이 있다. 그런 흐름은 우리나라에도 전해져 많은 독립서점들이 고군분투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저자는 “서점은 인간의 몸과 비슷하다”고 말한다. 겉으로는 뚜렷한 변화를 빠르게 느낄 수 없지만 인간의 신체가 주기적으로 새로운 세포로 교체되면서 갱신되고 있듯이, 서점도 늘 같은 책만 서가에 있는 것이 아니라 판매되거나 신간으로 교체되면서 그 모습을 바꾸고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서점은 저자에게 생명력이 있는 공간으로 묘사된다.

“새로운 상점이 생긴다는 것은 0에서 1이 되는 일”이라는 말을 통해, 단지 독립서점 경영의 문제가 아니라 일반적인 자영업의 의미, 중소상공인으로 살아간다는 것이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 생각해볼 수 있는 명제를 제시하고 있다는 점도 기억에 남는다. 특히 저자는 “규모는 작아도 내가 책임지고 꾸려나가는 공간이 아니면 의미가 없다”고 하면서 누구의 눈치도 보지 않고 주체적으로 운영하는 서점 생활의 기쁨을 ‘작은 자유’라는 표현으로 요약한다. 이는 곧 서점 경영이 단순한 장사가 아니라 하나의 존재 형식으로까지 확장되는 의미를 가진다는 것을 엿볼 수 있다.

저자는 또한 “거리에 상점을 낸다는 건 싫든 좋든 나와 ‘약간 다른’ 인생을 사는 사람을 만나는 일”이라고 말하면서, 서점 운영이 개인적인 것이 아니라 질적으로 더 깊이 있고 활력 있는 사람들과의 소통을 이끌어낼 수 있음을 알려준다. 그래서 저자가 생각하는 서점은 마을 한구석을 밝히는 등대 같은 느낌의 공간으로 정의되기도 한다. 상점은 결코 자기 혼자만의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저자에게 있어 서점을 운영한다는 것은 “감정과 인간다움을 자발적으로 시스템에 내주고 있는 사회”, 다시 말해 자기 마음대로 살 수 없는 사회에서 최소한의 인간성과 존엄성을 회복하고 지켜나가기 위한 경건한 노동과도 같은 것임을 알 수 있다. 생활과 정체성이 별개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일 혹은 노동이 보다 삶 혹은 생활에 밀착한 방식을 추구하는 것이다.

이렇게 보면 저자에게 있어 독립서점 ‘타이틀’의 존재는 개인의 정체성을 바로 세우면서도 더불어 살아가는 인간다운 세상을 회복하는 부단한 몸부림과도 같다. 서점은 사람이 모이는 곳, 사람이 모일 수 있는 곳이며, 그런 활동을 통해 점점 잃어가고 있는 바람직한 사회의 모습을 회복할 수 있으리라는 소망을 엿볼 수 있다. 독립서점이 단순히 하나의 트렌드에 그쳐서는 안 되는 이유를 이 책을 통해 생각하게 된다.

* 네이버 「리뷰어스 클럽」 카페 이벤트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무상으로 제공받아 읽고 쓴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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