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려움과 떨림
아멜리 노통브 지음, 전미연 옮김 / 열린책들 / 2002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아멜리 노통의 책을 딱 한권 읽었다. 이 여자 참으로 빠른 시간내에 우리나라에서 유명해졌다. <적의 화장법>이 히트쳐서 그런가? 프랑스에는 노토니엥이라는 노통의 추종세력들이 있다고도 한다. 내가 읽은 것은 <두려움과 떨림> 그녀의 데뷔작으로 분량은 200페이지 정도밖에 안된다. 자전소설이라고 한다. 여주인공 이름이 아멜리 인것을 보면 거의 여과없이(다른 고유명사를 제외하고) 사실 그대로를 쓴것 같은데, 만일 그렇다고 한다면 이 여자 참으로 독특(좋게 말해)하다.

이 소설로 아카데미 프랑세즈 상을 받았다 한다. 여주인공은 벨기에 출신이나 어린시절 일본에서 살았던 경험이 있어 일본을 몹시 동경?한다. 일본에서 대기업에 취직하여 겪는 일들을 적어놓았다. 사실이라면, 역시 픽션보다 믿기어려운 논픽션이 세계에는 수도 없이 존재한다는 것을 재확인해주는 한 예가 된다고나 할까. 여튼 특이한 성격을 가진 작가 때문에 글 전체가 다 묘한 매력을 지닌다. 쉽게 쉽게 읽힌다. 프랑스 소설 싫어하는 사람도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작가 인듯.

<이토록 아름다운 세살> <적의 화장법> 등 여러 작품이 출간되어있으니 관심있는 사람은 구해 읽어봐도 큰 실망은 하지 않을 듯.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소설 -상
제임스 미치너 지음, 윤희기 옮김 / 열린책들 / 1993년 3월
평점 :
절판


600페이지가 약간 넘는 분량의 '소설에 관한 소설' 소설을 쓰는 것에 대한 소설이 아닌
그야말로 소설의 모든 것에 대한 소설이다. 600페이지면 상당히 많은 분량인데(하드커버 양장본이 아니고 보통사이즈의 책에 보통보다 조금 작은 글씨인 것을 감안하면 더욱) 총 4부로 이루어져 있어 길다는 생각이 하나도 안든다.

1부-작가 / 2부-편집인 / 3부-비평가 / 4부-독자로 나뉜다. 어떻게 작가가 책을 쓰고 그 책을 어떻게 출판사에서 출판하고 비평가는 어떤 마음으로 그 책을 비평하며 독자는 어떻게 받아들이는가. 책읽기를 즐기는 사람이라면 한번 정도 궁금해했을 주제를 상당히 상세하게ㅡ 그러나 아주 감칠맛 있게 쓰고 있다. 책 속에 등장하는 소설도 실제 존재해서 읽을 수 있으면 좋겠지만 그것은 무리고..

앤 패디먼의 독서 에세이 <서재 결혼시키기>처럼 읽다보면 영문학에 대해 살짝 들여다 보게 된다. <서재->가 우리나라의 보통 교육과정을 거친 사람이라면 아마 한번도 듣도보도 못했을 작가들이 많이 등장하는 편이라면, 이 책에서는 쉽게 접할 수 있었던 작가들이 주로 나온다는 점이 다르다면 다르다. 특히 비평가 부분에서 영국작가 중 칭송할 4인과 과잉칭송되고 있는 4인을 뽑는 부분, 미국 작가 중에서 고르는 부분도 꽤 읽을 만하다.

미치너의 주관이 많이 개입된 것인지, 실재하는 사람이 한 말을 인용한 것인지(아마도 직접 인용한 부분은 실재했을 것같고, 등장인물이 발표하는 부분은 작가의 생각인 듯 하지만) 모르겠지만 그저 무조건 고전이라는 이유만으로 재미도 없고 감동도 없는 작품을 높이 평가하는 관례를 깨려는 시도만으로도 가치가 있지 않을까 싶다.

참고삼아 공개한다면,

영국 칭송할 4인 : 제인 오스틴, 조지 엘리어트, 헨리 제임스, 조셉 콘라드
영국 과잉칭송되고 있는 4인 : 윌리엄 새커리, 찰즈 디킨스, 토마스 하디, 존 골스워디

미국(동순) : 허먼 멜빌, 스티븐 크레인, 에디스 워튼, 윌리엄 포크너
미국 : 싱클레어 루이스, 펄 벅, 어니스트 헤밍웨이, 존 스타인벡

가끔 고유명사의 표기에 있어서 거슬리는 부분도 있지만, 전체적으로 꼼꼼하게 주가 달려있고, 비문도 거의 없는 편. 읽을 만한 소설을 찾고 있다면 한번 시도해 보길.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세계의 끝과 하드보일드 원더랜드 1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김수희 옮김 / 열림원 / 1997년 9월
평점 :
품절


<상실의 시대>에서 와타나베가 미도리에게 전화를 거는 장면이나 <국경의 남쪽, 태양의 서쪽>에서 하지메가 부엌테이블에 앉아 두 손으로 얼굴을 감싸고 바다위에 내리는 비를 생각하는 장면이 하루키 작품 중 최고의 엔딩장면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러다 최근 이 작품 <세계의 끝과 하드보일드 원더랜드>를 다시 읽고는 이 책의 엔딩이 최고라고 느꼈다. 차안에서 밥 딜런의 노래를 들으며 잠이 드는.

이 책을 처음 읽었을 땐 이만큼 좋은 책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았는데(그래서인지 이 책은 1권만 가지고 있었다.그러다 얼마 전에 아무래도 안되겠어서 2권을 샀다.), 다시 읽어보니 모든 작품들 중에서 가장 마음에 들었다. 이만큼 처음 읽을 때와 두번째 읽을 때의 느낌이 다른 책은 없었는데.

구성은 최신작 <해변의 카프카>처럼 한장 한장이 교차편집되어있다. 교차편집되어있는 책을 읽을 때면 항상 3분의 1지점 쯤에서 참지 못하고 짝수장을 먼저 모조리 그다음 홀수장 식으로 읽어버리고 만다. 하나의 이야기에 푹 빠져들때쯤 해서 찾아오는 갑작스런 전환에 좀처럼 익숙해지지 않아서, 작가의 의도를 무시하고서라도 띄엄띄엄 읽게 된다. 나중에 한꺼번에 차례대로 다시 읽고나면 각장의 미묘한 연관성을 느낄수 있어서, 역시 제대로 읽어야 한다고는 생각하지만.

내용에 대해서는 할 말이 없다. 나보다 잘 이해하고 잘 표현하는 사람들이 많은 말을 했으니. 다만 세상사람들 모두에게 읽게하고 싶을 만큼 좋은 책이라는 말밖에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훌륭한 요리 앞에서는 사랑이 절로 생긴다
요한 볼프강 폰 괴테 지음, 이온화 옮김 / 황금가지 / 2001년 5월
평점 :
절판


여자와 남자가 맺어질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랑.. 이겠지만, 시간이 흘러 서로가 익숙해지고 성적 매력이 줄었을 때, 남자를 붙잡아 놓을 수 있는 것은 훌륭한 요리 솜씨일지도 모르겠다. 음식 잘하는 부인을 얻는 것은 남자에게 있어 크나큰 복이라고도 하던데... 꼭 그런 말 때문은 아니지만, 어쨌든 하루에 한번은 반려와 함께 할 상을 차려야 하는 입장으로서는 이 책의 제목에 현혹되지 않을 수 없다. 훌륭한 요리 앞에서는 사랑이 절로 생긴다니.

그러나 이 책에 나오는 총 9가지의 요리법 중 요리 초보가 할 수 있는 것은 하나도 없다. '훌륭한 요리' 라는 말에서 이미 알아챘어야 하는 것인데.. 그리고 설사 음식점을 차려도 될 만큼 요리를 잘 한다 하더라도, 그 완성품이 한국인의 입맛에 딱 맞으리라는 보장도 없다. 그러니 이 책에 수록된 레시피를 보고 사랑이 절로 생기게 하는 요리를 만들려는 생각이라면, 후회할 것이다.

그 요리들을 실제로 만드는 것에는 애시당초 관심없었고 좀 더 인간적인 괴테를 만나고 싶고 멋진 사진들을 보고 싶었을 뿐이라면, 나쁘지 않다. 책 판형이 커서 그림 보기도 좋고 글도 재미있다. 흠.. 다른 심각한 글들을 쓰면서 사실은 이런 생각을 하고 있었단 말이지 싶어 빙긋 웃을지도.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하노이에 별이 뜨다 - 소설가 방현석과 함께 떠나는 베트남 여행
방현석 지음 / 해냄 / 2002년 10월
평점 :
품절


아오자이를 입은 아가씨들이 너무 예뻐보여서 베트남에 가서 하나 사오리라 생각했다. 베트남은 내게 그저 예쁜 전통의상을 입고 자전거를 타고 다니는 아가씨들이 있는 더운 나라 그뿐이었다. 베트남에 가보고 싶어 베트남 패키지 여행을 알아보기도 했었지만 아직 못가봤다. 잘된 일이지 싶다. 이 책을 읽기 전에 베트남에 갔더라면 나는 베트남에서 한국인으로서 마땅히 느껴야 할 것들을 모조리 놓치고 오지 않았을까.

베트남 전이라고 하면 미국의 더러운 전쟁이라고만 생각해 왔다. 미국이 세계의 경찰 민주주의의 수호자랍시고 하는 짓거리가 다 그렇지 뭐 라고. 베트남 전쟁 때의 비참한 기록을 봐도 남의 일이라 여겨졌다. 우리나라가 파병한 사실을 모르는 바 아니었고, 베트콩들에게 가장 두려움의 대상이었던 것이 한국군이라는 말도 들은 적 있었지만, 우리나라로서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고 생각하려 했다. 그러나 미국의 요구에 의한 참전이었다 해도 한국인이 그 곳에서 저지른 일에 대해 아무런 책임도 없지는 않을 것인데.. 작가는 여행 내내 이야기한다. 우리가 저지른 일에 대해.

미국과 일본이 우리나라에서 한 일을 비난하고 사과를 요구하려면 우리나라도 베트남에게 똑같이 해야 할 것이다.(김대중 전 대통령이 사과에 준하는 발언을 하였다 한다.) 베트남에 초등학교를 지어주는 사업 이야기가 나오는데 그것으로 그쳐서는 안되겠지만 좋은 시작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베트남에 언젠가 간다면 작가가 갔던 길들을 따라가보고 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