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보셨던 사진들일지도 모르지만, 그래도 수암 선생님과 너무 잘 어울리는 것 같아서 올려봅니다. 마음에 드셨으면 좋겠어요. ^ㅂ^
흐르는 것이 물뿐이랴 우리가 저와 같아서
강변에 나가 삽을 씻으며 거기 슬픔도 퍼다 버린다
일이 끝나 저물어 스스로 깊어가는 강을 보며
쭈그려 앉아 담배나 피우고 나는 돌아갈 뿐이다
삽자루에 맡긴 한 생애가 이렇게 저물고, 저물어서
샛강바닥 썩은 물에 달이 뜨는 구나
우리가 저와 같아서 흐르는 물에 삽을 씻고
먹을 것 없는 사람들의 마을로 다시 어두워 돌아가야 한다
저문 강에 삽을 씻고 -정희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