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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록

 

1. 꼭두각시 인형과 교수대

가볍게 읽기에는 좋다. 단지 주요 인물이라고 생각했던 이는 중간에 떠나 버리고 엉뚱한 인물이 범인으로 밝혀지는 과정이 기대했던 만큼 흥미진진하지는 않다. 더구나 클라이막스마저 단조롭게 끝난 점은 아쉽기 그지 없었다.

 

 

 

 

2. 셜록 미스터리

셜록 홈즈를 소재로 한 블랙 코미디. 추리물을 기대한다면 읽지 말아야 한다. 과장된 인물들이 벌이는 행동은 폭소를 자아내지만 미스터리를 주제로 했다는 이유로 의무적으로 캐릭터를 죽이는 것이 아닌가 싶었다.

 

 

 

 

3. 종착역 살인사건

기대했던 것 이상으로 재미있게 읽었다. 열차를 사용한 트릭에는 그다지 흥미가 없었음에도 그러했다. 다만 결말로 치달을 수록 묵직해지는 이야기는 장점도 단점도 될 듯 하다. 가슴이 무겁기까지 할 정도였으니까. 가볍거나 속이 후련해지는 미스터리를 추구하는 사람에게는 한 번 더 생각해보고 추천해야 할 것 같다.

 

 

 


 

 

 

탐나는 책

 

1. 포크는 왜 네 갈퀴를 달게 되었나

집안의 온갖 물건들, 흔하게 보는 그 물건들도 처음부터 그리 나오진 못 했을 것이다. 누군가의 수년에 걸친 노력으로 자리잡은 형태일 것을 잠시만 생각해보면 알 게 됨에도 그 모양이 당연해서 인식조차 못하고 지나치는 부분들이 있다. <포크는 왜 네 갈퀴를 달게 되었나>는 그런 부분들을 요목조목 짚어준다고 한다. 디자인 공학의 선구자가 읽어주는 익숙함의 새로운 단면이라고나 할까. 안다고 딱히 삶에 도움이 될 것 같지는 않지만 인포그래픽을 읽을 때 그런 것처럼 때로는 이런 사소한 것들의 유래를 읽는 게 즐겁다.

 

 

2. 나를 잊지 말아요

잊는 쪽과 잊혀지는 쪽 중에 어느 쪽이 서글플까. 며칠 전에도 걸리기 싫은 병 이야기를 하다가 치매에 대한 이야기가 스쳐 지나갔다. 어느 병이라고 걸리고 싶겠냐만은 가족은 물론이고 심지어 자신조차 잊는 병은 때로 죽음보다 더 두렵다.

그런데 내가 아닌 다른 사람, 그것도 어머니가 병에 걸리고 나를 잊는다...생각만해도 심장이 먹먹해진다. 총기 넘치던 어머니가 점차 자신을 잊어버리는 걸 지켜보는 아들의 글이라서 불안감과 서글픔으로 읽게 될 것 같다.

 

 

3. 패션 연대기

나폴레옹 시대부터 현대까지 패션 변천사를 읽어준다. 새로운 유행이 나올 때마다 이전 것을 고리타분하다고 비웃는 사람들. 그런 식으로 발전을 거듭하겠는 거겠지만 예전 복식도 구경하기엔 즐겁기만 하다. 화려한 사진들 속에서 읽어내는 패션의 역사라 제법 흥미롭다.

 

 

4. 우리 집 정리 플래너

물건은 항상 두던 곳에 두는 편이다. 그렇게 해도 간간이 사라진 물건이 생기니 아무 데다 두면 집은 거의 온갖 것들의 블랙홀로 전락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물건을 항상 같은 곳에 두는 걸로 찾는 건 쉽게 한다고 해도 살다 보면 물건은 늘어만 간다. 방 하나에 있는 물건 전체를 기억 못 하는데 집 전체로 치면...

덕분에 이사 가느라 정리했을 때 초등학교 때 쓰던 색종이 묶음이 있는 것까지 발견했다. 그것도 잘 안 쓰는 색깔만 모인 걸로. 1년 안에 쓰지 않는 물건은 다시 쓸 일이 없는 셈이라지만 정리만 하려고 들면 왜 그리 좋아 보이는지. 더구나 잘 안 쓰던 물건이니 반짝반짝 할 때도 있다.

결국 언젠가 물건에 깔리지 않으려면 주기적으로 정리하는 방법 밖에 없다. 일단 무조건 이 방법대로 하라는게 아니라 자신의 패턴에 맞춰서 정리하는 습관을 들이라는 말이 마음에 들었다. 물건은 적을 수록 좋다는 말도. 단지 '가진 게 적을 수록 새로운 물건을 들일 곳이 많다'는 부분에선 순간 흠칫했다. 채우기 위해서 비우라는 건가?

어찌 되었건 오래된 물건을 정리할 계기는 된 것 같다.

 

 

 

그 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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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록

 

1. 손쉽게 저렴한 18개국 세계요리

요리 사진 화질이 안 좋다. 맛있게 보이기는 커녕 뚜렷하게 보이지도 않는다. 게다가 요리법을 너무 간략하게 요약하는 바람에 가계부 위에 덤으로 표기되어 있는 자잘한 요리법만도 못하게 되어 버렸다. 요리법을 한글과 영어로 병행 표기 해 놓은 것은 시각에 따라 좋게도 보일 수 있지만 결과적으로 같은 내용을 2번 반복해 놓은 거라 자리만 차지하는 느낌이었다. 굳이 그럴 필요가 있었나 싶다.

 

 

2. 병원 고개의 목매달아 죽은 이의 집

제목으로 기대했을 법한 내용은 담겨 있지 않다. 트릭도 종전의 시리즈에 비해 단순하고 이야기에 중점을 둔 듯하다. 그저 긴다이치 코스케의 활약을 보는 것으로 만족해야하는 책이다.

 

 

 

3. 파이 바닥의 달콤함

추리와 모험을 적절하게 섞어 놓은 소설. 우연이 많기는 하지만 거슬릴 정도는 아니다. 가족 구성원의 개성이 넘쳐서 사건 외의 장면도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다. 단지 주인공이 마지막에 사투를 벌이는 부분이 너무 길어서 지루했다.

 

 

 

 


 

 

탐나는 책

 

1. 닥터스

EBS에서 의사가 환자를 기적적으로 완치시킨 이야기가 방송 됐다. 직접은 못 봤는데 본 사람이 귀가 따갑게 수다를 떨어댄 터라 기억에 남았다. 그런 참에 의학적 기적에 대한 책이지 않은가. 익숙하면 호감을 느끼기 쉬운 건지 순간 궁금해졌다. 의사와 환자 사이의 신뢰가 의학적 기적을 일궈낸다고 하니 그 기적의 순간을 읽어보면 괜찮을 것 같다. 죽음의 순간보다 생의 순간을 대리체험하는 것일테니 말이다.

 

 

2. 최고의 인재들

미국이 베트남 전과 어떻게 관련을 맺었는지를 비롯하여 케네디 드림팀이 베트남 전의 정치적 관점을 이해하지 못하고 양적인 면으로 전쟁을 수행할 수 있다고 믿은 오류에 대해서 말한다.

이겼으니까 성공한 전쟁이고 졌으니까 실패한 전쟁인가. 당시의 시대상을 생생하게 읽어볼 수 있기는 하겠는데 전쟁을 자국 관료들의 오류로 읽어낸다니 독특한 책이다.

 

 

3. 서점 vs 서점

책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어쩐지 군침을 흘리게 되는 곳 서점. 서점의 변천 과정은 물론이고 단순 판매품이 아닌 사회, 경제, 문화에 변화를 일으키는 책을 취급하는 서점이 사회 발전의 어떤 요소가 되었는지 읽어준다고 한다.

언젠가 존경하는 사람의 이름으로 작가를 대었더니 비웃음을 산 적이 있다. 그것도 도서 산업에 종사하는 사람한테서.

그때의 불쾌감이 문득 떠오르는 동시에 그 사람이 이 책을 읽었었다면 자신이 어떤 변화를 만들고 있는 사람인지 알았을테니 누군가에게는 세계가 되는 작품을 창조하는 작가를 함부로 비웃지는 못했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4. 나는 셰어하우스에 산다

타인과 한 집을 나눠 쓴다는 게 어렵지 않을까 싶었는데 내용을 들여다 보니 친구의 하숙집이 떠올랐다. 동기들 사이에서 공강 사이에 모이는 곳으로 변질되었던 친구의 하숙집은 건물 전체로 이뤄져 있었다. 빌라형의 건물이었는데 꼭대기 층에 하숙집 주인 부부가 살고 각층마다 있는 2채 씩의 집에 3~4명의 하숙생이 사는 형태였다.

큰 방에는 2명, 작은 방에는 1명이 쓰는 구조로 거실이나 부엌이라고 할 만한 공간은 따로 없어서 같은 집을 쓰는 하숙생 간의 공용 공간은 어둑한 복도와 욕실 겸 화장실 정도였다. 쉽게 말해서 거실과 부엌없는 아파트에 여러 개의 방이 있고 각기 그 방을 쓰는 구조인 셈이었다.

반면 이 책에서 나오는 셰어하우스의 공용 공간은 그보다 더 그럴 듯하다. 호젓한 거실과 부엌을 나눠 쓰니까. 낯선 사람과 불안해서 같이 살 수 있을까 싶은 문제는 높은 경쟁률로 인해 면접까지 거쳐야 한다고 하니 약간은 해결 될 거 같다. 면접 과정에서 신원 확인 정도는 될 테지.

서로간의 적정 거리와 규칙을 지키면 되는 공용 공간에서 타인과 함께 살고 방으로 돌아와 오롯한 자유를 누리는 것도 그리 나쁘지 않으리라. 적어도 친구의 하숙집은 충분히 편안한 공간이었다. 보증금 없이 들어갈 수 있다는 점도 괜찮고 1인 가구가 증가하는 추세아니던가. 땅콩집 때도 그랬지만 흥미로운 주거방식임은 분명하다.

 

 

5. 러브크래프트 전집세트

정작 러브크래프트의 글은 단편 <아웃사이더> 밖에 보지 못했지만 스티븐 킹의 극찬, 공포 문학의 아버지라 불리는 이의 단편 모음집이라니 자연스레 구미가 당긴다. 공포와 호기심은 맞닿아 있달까. 으윽, 어쩐지 <뱀파이어 걸작선>이 읽고 싶어졌다.

 

 

 

 

그 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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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록

 

1. 라이트 노벨 구성과 작법 노하우

읽기 전에는 일반적인 글쓰기 책과 비슷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허나 유사한 듯 하면서도 다르다. 라이트 노벨의 정형화된 특성을 잘 설명하고 있어 고개가 끄덕여지는 부분이 많다. 아무래도 주제가 주제이니 만큼 라이트 노벨에 흥미가 있거나 쓰려는 사람에게라면 유용할 것 같다.

 

 

2. 너무 친한 친구들

재미있다. 연막을 너무 많이 깔아서 범인인가 싶으면 아니고 범인인가 싶으면 또 아닌 상황이 반복된다. 의심받는 사람의 숫자가 점점 늘어남에도 그것이 지겹거나 짜증나지 않는다는 게 이 소설의 최대 강점일 것이다. 다만 다음 권에는 반전에 덜 신경썼으면 좋겠다.

 

 

 

3. 해결사가 필요해?

쉐이프 시프터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액션 로맨틱 코메디.

다른 사람의 모습으로 변할 수 있는 어댑터 시엘 할리건은 의뢰인 미나 대신 청혼을 받아내는 일을 맡는다. 문제는 미나의 약혼자 트레이가 납치를 당하고 사건이 이어진다는 점이었다. 절친 빌리와 오빠 같은 CIA 요원 마크와 모험을 강행하는 시엘. 그녀의 행보는 생명의 위협으로 이어지고 만다.

편하게 읽을 수 있긴 했는데 주인공이 사건을 풀기 위해 활약한다기보다 사고뭉치 사춘기 소녀가 난장을 친다는 느낌이 강해서 묘하기도 했다. 자신이 오랫동안 짝사랑했던 마크와 너무 친해서 서로 물어 뜯는 것 같아도 도리어 연인처럼 보이는 빌리 사이에서 오가는 이야기가 뻔한 와중에도 즐거웠다. 가장 특이했던 건 초반에 마크와 빌리 둘 다 얄밉게 느껴져서 울화가 치민 시엘이 둘 다 골탕 먹이는 부분이 굉장히 신났다는 점이었다. 남자 주인공 둘이 곤욕을 치르는 부분에서 만면에 미소가 떠오르면 로맨틱이란 부분에서는 좀 마이너스지 않을까. 그나저나 저 표지는 대체 뭘까. 설마 두 마리의 개가 마크와 빌리를 상징하는 거?

아직 한국어 판으로 안 나온 2권에서는 빌리의 여동생 몰리가 오랑우탄으로 변한다는데 이건 또 무슨...참 기묘한 로맨틱 코메디다. 과연 2권이 번역 출간 될까? <원 포 더 머니>랑 <사라진 24개의 관> 이후로 나오질 않는 스테파니 플럼 시리즈 꼴이 나는게 아닐지 걱정된다. 시리즈는 끝까지 보고 싶은데.

 


 

 

탐나는 책

 

1. 손님

알베르 카뮈의 단편 중 <손님>을 만화로 재구성한 작품이다. 프랑스 교육부 청소년 추천 도서로 선정되기도 했다.

제일 먼저 든 생각은 <이방인>의 작가 카뮈의 단편이 만화화 되었다는 거였고 그 다음에는 <쥐>를 봤을 때 같은 충격이 있을까 했던 것이다. 일단 컬러로 입혀진 그림이 널찍한 황야를 그리는 게 묘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맛이 있어서 궁금해진다.

 

 

 

2. 에비와 원더랜드 : 사과를 먹지 않은 백설공주

동화를 재구성한 이야기의 경우 익숙한 서사 구조를 새롭게 뒤틀면서 펼쳐지는 이야기의 신선함에 묘미가 있다. 덕분에 때로 악당으로 나오는 인물이 주인공이 되거나 주인공이 실은 악의 편이라는 복선이 생기기도 한다.

이 책의 경우 동화 속에 뛰어든 남매가 백설공주의 결정적인 순간을 방해하고 말아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백설공주가 사과를 사는 걸 방해하면 공주가 독사과를 먹지 않게 되긴 하지만 왕자와의 해피엔딩은 물 건너 가는 것이다. 비틀린 이야기를 바로잡기 위해 벌어지는 소동이라니 어쩐지 영화 <백 투 더 퓨처>에서 실수로 과거에 갔을 때가 떠오르기도 한다. 뒤틀려 버린 이야기를 바로잡는 게 쉬운 일이 아님은 이미 영화 <레트로 액티브>에서 검증된 바. 남매에게 놀라운 모험이 펼쳐질 건 분명하다.

 

 

3. 배움을 돈으로 바꾸는 기술

공부를 '수익이 약속된 최고의 투자'로 바꾸는 기술을 소개한다.

언제부터인가 평생 교육이라는 말이 당연한 말처럼 여겨지고 지속적으로 무언가를 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강박에 시달린다. 그럴 때 마음을 편하게 놓아주라는 조언도 좋지만 보다 더 효과적으로 공부하는 법, 성과로 즉결 될 수 있는 공부법을 누가 좀 일러줬으면 하는 마음이 생긴다. 그런 마음을 짚어주는 책이라 일단 궁금하긴 한데 제목은 살짝 오해의 소지가 있지 않을까. 간단히 말해 투자서가 아닌 공부혁명서다. 공부가 인생에 대한 투자라고 한다면야 할 말 없지만...

 

 

4. 위험한 패밀리

영화 <위험한 패밀리> 원작 소설. 마피아 생활에 염증을 느껴 FBI에 협조한 마피아 보스 프레드. 그의 증언으로 조직은 와해되지만 프레드 가족을 죽이려는 위협은 여전하다. 증인보호 프로그램을 통해 이주한 프레드 가족은 일반적인 증인과 달리 파란을 일으키기 시작한다.

안 그래도 영화 쪽을 보고 싶던 터에 원작 소설이 눈에 띄었다. 영화와는 또 다른 재미가 있을 듯 하다.

 

 

5. 문학동네 한국문학 전집

어렸을 때 집에 전집이 없던 것도 아닌데 세트 도서를 보면 항상 친척집에 자리 잡은 책을 부럽게 바라보던 기억으로 이어진다. 그 집 아이 나이에 맞지도 않는 각국의 동화 전집이나 흔하게는 손도 대지 않은 채 벽장식으로 전락한 세계 문학 전집 말이다. 그 집 애는 손도 안 대는 동화 전집은 읽어준다는 핑계로 읽어볼랬더니 <백설공주>만 줄창 읽어달라고 해서 그림의 떡이었고, 먼지 쌓인 양장본 세계 문학 전집은 무작정 <동물농장>을 빼서 읽고 있자 읽는 사람도 없으니 가져가라는 달가운 소리가 더해졌지만 정작 빈말이었는지 흐지부지 없던 일로 되고 말았다.

그런 참에 한국 문학 전집이라. 대학교 때 도서관에 들락날락 거리자 친구가 책을 골라 달라고 했다. 그때 책에 대한 취향이 얼마나 편중되어 있었는지 실감했다. 의식적으로 넓히려 들지 않으면 도로 오므라드는 취향이라서 때로 책을 많이 읽는 사람치고 유명 작품은 별로 읽지 않았다는 게 겸연쩍을 때가 있다. 요걸 읽고 나면 조금 나을까. 아니면 어렸을 때 손에 넣지 못한 전집에 대한 보상 심리만 충족될까. 그건 잘 모르겠다.

 

 

6. 북극을 꿈꾸다

모순적이라고 생각하면서도 꼭 가고 싶은 동시에 죽어도 가기 싫은 곳이 있다. 바로 이집트와 북극이다. 이집트는 애거서 크리스티의 추리소설을 예로 들지 않아도 스핑크스와 피라미드, 사하라 사막 때문이지만 포와로가 투덜거리던 모래와 찌는 듯한 더위를 견딜 자신이 없다. 반면 북극은 혹시 있을지 모를 산타 마을과 북극곰, 얼음으로 뒤덮인 대지를 보고 싶다. 가고 싶지 않은 이유야 사막과 마찬가지로 과연 체력과 신경이 견뎌줄까 하는 두려움 탓이다. 비용이 어마어마할 것이라는 점은 차치하고서라도 말이다.

그래서 동물원, 수족관을 들여다보는 심정으로 다큐멘터리를 보게 된다. 직접 경험하는데 비할 바가 아니라도 직접 체험하면서 느낄 고통도 없으니까. 이 책 <북극을 꿈꾸다>는 그런 마음의 연장선상에서 읽게 될 것 같다.

북극에서 저자가 5년간 일하면서 겪은 경험이나 관찰 결과를 고스란히 담아 놓았다고 한다. 현존하는 최고의 자연작가가 써내려간 북극의 거의 모든 것이라. 숨을 쉴 때마다 폐를 도려내는 것 같은 차가운 공기를 마시지 않고서도 북극을 읽을 수 있다는 점이 가장 기대된다. 읽고 나면 무심결에 북극을 경이의 대상이 아닌 정복해야 할 두려움의 대상으로 바라보던 시선도 약간은 바로 잡아지리라.

 

 

7. 그림 자매 1~9권 세트

동화를 워낙 좋아하는 터라 동화를 바탕으로 뒤틀기를 시도한 작품도 호감이 간다. 익숙함 위에 새로운 것을 얹은 맛이랄까. 원래의 동화는 잔혹했다고 하지만 아이들 용으로 온건하게 만들어 놓은 쪽에 더 익숙해서 너무 잔인하면 뭔가 껄끄럽다. 액션 영화를 좋아해도 폭력성 때문에 고등학생 관람가까지의 수준이 마음 편한 것과 같은 이치. 영화 <300>을 봤을 때도 목 잘리는 건 좀 부담스러웠다.

수상한 집에서 별난 할머니와 함께 살게 된 그림 자매는 이웃들이 실은 고전 동화 속의 주인공이란 말을 듣게 된다. 미친 소리라고 넘겨 버렸던 말들이 사라진 부모님의 행방과 겹쳐지며 사실이라는 게 드러나는데...

 

 

그 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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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록

 

1. 제인 오스틴의 여성적 글쓰기

제인 오스틴의 저작물을 다시 생각해보게 만든 책. 오스틴의 글 뿐만 아니라 페미니즘 문학에 대해 이야기 하는 부분이 많다. 그로 인해 제인 오스틴의 모든 작품을 좀 더 신선한 관점으로 보게 된 달까. 단지 무난한 전반을 지나 후반으로 가야 보다 흥미로워졌던 점이 아쉽다.

 

 

 

2. 깃털

한 권에 너무 많은 내용을 담으려다가 지루해지고 말았다. 덕분에 단순한 호기심만으로는 마지막 장까지 흥미를 유지하기 어렵다. 마치 활기차게 시작했다가 점점 뒤쳐지게 되는 산행 같은 책.

 

 

 

3. 상대의 속마음이 보이는 심리학

가볍게 즐길 수 있는 심리 테스트 같은 책. 실제로 심리 테스트가 끼어 있기도 하다. 분명히 실생활에서 쓸만한 부분도 있지만 절대적으로 믿으면 안 될 듯 하다. 간단하게 기술해서 너무 가볍게 느껴진 반면 그로 인해 꽤 재미있는 편이었다.

 

 

 


 

 

 탐나는 책

 

1. 한국 식물 생태 보감

어렸을 때 길을 가다가 꽃, 나무, 수풀 속에 있는 묘한 형태의 잎사귀를 보며 엄마에게 '뭐냐고' 물었다. 돌아온 대답은 '엄마가 시골 출신이라고 해서 다 알지는 않아'였다. 당연하다면 당연한 답이었는데도 호기심을 풀지 못했으니 맥이 빠졌던 기억이 있다.

커서도 이름 모를 들풀을 보면 김춘수의 시까지는 아니라도 묘하게 섭섭해진다. 이름을 알지 못하니 잡초, 알면 전혀 다른 의미가 될 터인데. 그런 마음을 풀어줄 책 한 권을 발견했다. 단순 식물 분류서가 아닌 형태와 생태 분류는 기본이고 그 사회에서 식물이 어떻게 자라나고 있는지까지 설명해준다. 생활에 활용한 예, 이름이 붙여진 유래, 어찌 사람과 부대끼며 살고 있는지까지 덧붙여서 도감이 아닌 보감이란다. 즉, 식물의 삶 연구서라고 표현해야 적합한 책이다.

 

 

2. 마테오 리치 중국 선교사 1, 2

마테오 리치라고 하면 세계사 수업으로 인해 이름만큼은 친숙하다. 교양 수업에선 제국주의가 범람하던 시대에 자문화 중심의 오만함에 젖지 않은 제대로 된 지식인이라는 평을 들었던 적도 있다. 그가 살았던 시대, 중국의 사회에 뛰어들어 그 문화를 향유하는 방식을 보여준 책이라니 자연스레 궁금해졌다.

게다가 거만진 동시대 선교사들과 달리 과학적 재능을 드러내 여러 기구를 만들고 중국의 문화를 존중하며 그 사상을 받아들이는 태도까지 취했다니 더욱 마음에 들었다. 문화 상대주의의 표본인 셈이다. 타 문화권에 들어갔을 때 폭력적인 자문화 중심주의가 얼마나 사람을 불쾌하게 하는가. 누구나가 그럴 때 그러지 않은 사람의 눈으로 본 시대상과 이야기라서 읽어보고 싶다.

 

 

3. 이것만 의식하면 건강해진다

사람은 매일 움직이지만 어째 그 일로 인해 살이 빠지진 않는다. 왜일까. 일상적으로 움직이는 가사 노동 같은 경우 그 일이 얼마나 칼로리를 소모하는 일인지 사람이 의식하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동작도 중요하겠지만 그 일이 어느 정도의 것인지 '인식'하는 것만으로도 살이 빠진다는 것이다.

결국 마음이, 생각이 중요하다는 건데 그게 막상 쉽지가 않다. 걱정하지 말라고 해서 걱정 안 할 수 있으면, 긴장하지 말라고 해서 긴장 안 할 수 있으면 우황청심환이 팔리겠는가. 그런데 의식하기만 하면 건강해진다고 하니 안 그래도 얇은 귀가 절로 솔깃해졌다.

정작 이 책은 제목과 달리 오직 마음만을 중요하다고 하지는 않는다. 자율 신경 건강법을 소개해주는 것은 맞지만 그에 더해 일상 속에서 건강에 도움이 될 126가지 작은 습관을 알려준다. 간단한 것들을 '의식'하면 건강해진다는 게 그런 의미다. 하지만 그게 제일 중요하지 않을까. 이 책을 읽고 한 번 거를 아침에 바나나라도 챙겨 먹고, 부글부글할 일을 심호흡으로 가라앉힐 수 있다면 정말로 건강해질 것 같다.

 

 

4. 레고 창작가를 위한 (비공식) 레고 안내서

책 베스트 셀러가 성경이라면 장난감 베스트 셀러는 레고지 않을까. 바비 인형도 있기는 한데 아무래도 성별이 치우치니까 누구나 한 번쯤은 만져봤을 레고가 1위일 것 같다. 어렸을 때야 무슨 생각으로 그 블럭들을 조립했는지 기억도 안 나지만 사촌동생이 졸라서 대형 전투기를 만들다가 좌절했던 기억이 있던 터라 이 책에 눈길이 갔다.

플레이트와 타일이 어찌 다른지 벽을 왜 한 줄로 쌓으면 안 되는지 기본기부터 가르쳐 준다. 결국 찡찡대는 사촌동생의 레고는 다른 사람의 손에 넘어가 완성이 됐는데 다 만들어진 전투기를 보며 환성을 낼 때의 우울함이란... 요걸 읽고 세계문화유산까지는 몰라도 작은 장원 정도는 도전해 볼 수 있지 않을까.

 

 

5. 알파벳 캘리그래피

어떤 사람을 판단할 때 때로 서체는 묘한 판단 지표가 된다. 털털한 성격인 줄 알았는데 오밀조밀 깔끔한 글씨라든가, 꼬장꼬장한 성격의 사람이 초등학생이나 쓸법한 큼직한 글씨의 악필일 때 느끼는 부조화는 말로 표현하기가 힘들다. 사실 글씨가 그 사람의 성격이나 인품과 무슨 상관이겠냐만은 훌륭한 서체를 가지고 있다면 다시 보게 되는 것이다.

길을 걷다가 마주치게 되는 수많은 간판들의 글씨도 마찬가지. 영화나 드라마의 타이틀의 글씨도 독특한 것이 있으면 잠깐 동안 시선을 빼앗긴다. 그런 캘리그래피의 세계를 슬쩍 들여다보고 따라할 기회를 준다면야 마다할 이유가 없다. <알파벳 캘리그래피>에서는 역사적 서체 이야기부터 다른 작가들의 작품까지 소개해준다고 하니 한 번쯤은 들춰보고 싶다. 운이 좋다면, 혹은 숨은 재능이 있다면 누군가의 시선을 사로잡을 글씨를 쓰게 될 첫걸음일지도 모른다.

 

 

6. 지갑 방 책상

누군가 말했다. 살을 빼는 것은 간단하다고. '먹는 것보다 더 움직이면 된다'고 한다. 그게 말처럼 쉬우면 다이어트 보조제, 헬스클럽이 넘쳐날 리가 없다 싶지만 어디까지나 이론적으로는 그렇다.

돈도 마찬가지다. 소설 <쇼퍼홀릭>에서 보면 항상 돈에 쪼들리는, 정확히는 카드 빚에 허덕이는 주인공이 등장한다. 제목대로 소비를 도저히 줄일 수 없는 그녀는 자기의 연봉을 대폭 상승시키는 기적을 일으킨다. 어디까지나 소설이라서 혹은 자기 계발서에서 일어날 법한 일이다. 일어나지 않는다는 건 아니지만 살을 빼려면 먹는 것보다 더 움직이면 된다는 말 처럼 그게 어디 쉬운가. 실상 저축을 늘리는 방법은 돈을 더 벌거나 소비 패턴을 바꿔 절약을 하느냐다. 앞의 것은 무한한 재능과 상당한 운이 작용해야 한다. 노력도 필요하지만 위험도 감수해야 하는 것이다.

반면 이 책 <지갑 방 책상>에서 말하는 법은 후자다. 습관을 바꾸면 돈이 생긴다...저자가 비용 절감 컨설턴트로 무지막지 돈을 모은 사람이라 상당히 설득력이 있긴 하다. 하기야 담배를 끊는 많은 이유 중에 하나가 돈 아끼려고 이지 않던가. 어느 웹툰에서 항상 용돈이 부족한 애인에게 '뭐든 제일 싼 걸로 사!'라고 했던 조언이 떠오르는 건 왜일까. 그래도 통장 안의 숫자들은 조금씩 커질 것 같다.

 

 

7. 뉴욕 홀리데이

미드 속에서 흔히 보게 되는 뉴욕을 실제로 여행한다면 어떤 기분일까. 여행 서적은 대부분 그 곳을 여행하려는 사람들이 사겠지만 때로 영화 <월터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속 월터처럼 미처 실행하지 못한 꿈을 담아 읽는 사람들도 많을 것 같다. 남의 이야기가 아니구나. 휴...

 

 

 

그 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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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록

 

1. 작은 아씨들

어렸을 때 읽었던 책을 다시 읽는 건 항상 기분이 묘하다. 당시엔 이해가 되지 않았던 인물간 관계도가 이해가 가기도 하고 전혀 다른 인물이 더 마음에 드는 등 감상이 변화하기 때문이다. 예전에는 막내 딸 에이미의 행동이 그리 이기적으로 보이지 않았었는데 조가 몇년에 걸려 집필한 유일무이한 책을 태웠을 때 느낀 분노란...부모님이 안 계신 사이 베스가 죽음의 위기를 겪고 에이미도 대고모님께 받은 반지를 미친 듯이 자랑하지 않을 만큼은 성장하지만 그래도 앙금이 남았달까.

오히려 굶주려서 생선 장수에게 생선을 구걸한 여인에게 커다란 생선을 턱하고 안겨줬다는 옆집 할아버지의 일화가 새롭게 기억에 남았다. 오래 전에 읽었던 책을 다시 읽으며 새로운 기억, 새로운 감상이 덧붙여졌다. 언젠가 다시 읽으면 또 감상이 바뀔지도 모른다. 그래도 둘째 딸 조가 제일 마음에 든다는 것만은 변하지 않겠지.

 

 

2. The Graphic Book 더 그래픽 북

(인포그래픽으로 즐기는 세상의 여러 가지 사실 2,663)

학교를 다니면서 수많은 미술과제를 했지만 가장 기억에 남은 건 모자이크다. 큰 색종이를 샤프 끝으로 눌러 깨만한 조각으로 찢어 붙였던 촘촘한 모자이크. 대충 북북 찢어서 만든 애도 있었는데 대체 무슨 영화를 보자고 그런 걸 만들었었는지 아직도 그 끝없는 과정이 생생하게 떠오른다. 기억까지 지긋지긋하게 따라 붙는 정도랄까.

그런데 정작 <그래픽 북>을 보면서 떠올린 게 바로 그 모자이크였다. 멀리서는 그저 색이 들어간 그림이지만 가까이 들여다 보면 수많은 점으로 이루어져 있듯이 이 책 역시 자잘한 지식들로 모여 있다. 그것도 생활에 그다지 쓸모 없고 굳이 알야할 할 이유도 없는 지식들이다. 우주 비행사가 칫솔을 우주에서 잃어버려서 다른 사람 것을 같이 썼다는 사실, 클링온 어, 실패하고 만 도청 고양이 같은 정보가 뭐 그리 중요하겠는가. 알고도 '훗'하고 날려버려도 될 정도다.

하지만 오히려 그 점이 더 좋았다. 뭔가를 암기해야 한다는 압박이나 감동을 느껴야 한다는 강박은 필요없다. 테이블이나 책상 한 구석에 던져놨다가 슬쩍 펴서 한 두 장씩 부담없이 읽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화려한 인포그래픽과 디자인은? 아무래도 좋은 사소한 지식에 더해진 즐거운 덤인 셈이다.

 

 

3. 메리 러셀, 셜록의 제자

개인적으로 코난 도일이 쓴 원작을 제외하고선 다른 소설 속에서 홈즈가 등장하는 게 그다지 달갑지 않다. 취미로야 괜찮지만 누군가 공들여 완성한 세계에 슬쩍 기댄 걸 출판화까지 하다니... 그걸 볼 시간에 어느 작가든 오랜 고심 끝에 완성했을 오롯한 신세계를 맛보고 싶기 때문이다. 그나마 뤼팽 시리즈에서 허접하게 등장했던 건 아예 홈즈가 아니라고 생각했으니까 예외. 그런 마음을 가속화했던 건 언젠가 읽었던 홈즈 오마주라고 할지, 대체 뭐였는지 알 수 없는 책이 별로 였기 때문이다. 상도 받았다고 쓰여 있었으나 기억에서 제목마저 삭제될 정도로 최악이었다.

그래서 이 책을 읽고 있는 지인을 봤을 때 무심코 부정적인 말부터 내뱉었다. 헌데 정말 놀랍게도 읽어보니 재미있었다. 뭐, 홈즈를 재해석 했다든가 그런 말을 붙일 생각도 없고 여태 읽은 책 중에 최고라고 할 생각도 없다. 몰입도도 보통. 그럼에도 묘하게 거슬리지 않으면서도 흥미를 자극하니 놀라울 따름이다. 한나 스웬슨 시리즈 같은 코지 미스터리에 홈즈 풍의 분위기를 적절하게 배합했는데 그게 딱 맛이 들었다는 느낌이었다.

참고로 먼저 읽은 지인은 추리소설을 기대했던 터라 중반부까지 지루하다고 했다. 반면 메리 러셀의 모험이 곁들여진 성장 소설이란 관점에서 읽으면 초반부터 제법 괜찮다. 사실 제일 좋아하는 탐정은 홈즈가 아니라 미스 마플이라 광적인 셜로키언도 아니고 장르 소설은 결국 재밌으면 되는 거 아닌가. 그나저나 이거 12권까지 나왔다는데 현대문학에서 끝까지 번역하긴 할 건지 모르겠다. 아니면 원서로 읽어야 하나. 아이고.

 

 


 

 

탐나는 책

 

1. 엿보기 톰의 집에 어서 오세요

 젊은 남녀들을 한 집에 몰아넣고 최후의 1인을 뽑는 리얼리티 프로그램에서 살인이 벌어진다. 정상적인 반응은 프로그램을 중단하고 살인사건을 해결하는 것이건만 관음증에 물든 사람들은 누가 범인일지 그저 궁금해한다. 당연히 돈독에 오른 제작진은 치솟은 시청률에 열광하고 방송을 계속하는데...

수많은 카메라와 도청기가 부착된 촬영장에서 벌어진 살인사건. 서로가 경쟁자인 상황이지만 실상 이들은 진짜 갇힌 건 아니다. 상금을 목적으로 참여했으니 누군가와 같이 있는게 싫어서 못 견디겠으면 그만두고 나가면 되는 게 아닌가. 허나 살인자의 심리는 그저 짜증난다는 이유만으로 다른 이를 해칠 수 있을지도 모른다. 욕망이 들끓는 촬영장 안, 진실은 콜리지 경감의 손아귀에서 풀려 나온다.

표지부터가 독특한 책이다. 살인이 일어나는 리얼리티 쇼 제작사는 무려 '피핑 톰' 프로덕션이다. 백작 부인이 사람들의 감세를 위해 알몸으로 말을 달리는 일을 감행했다. 개인적 수치심을 감수한 고귀한 행동이라 모두가 창문에 커튼을 치고 절대 보지 않기로 했는데 재단사 톰만이 그걸 훔쳐 봤다는 데에서 나온 '피핑 톰'이다. 관음증을 부추기는 프로덕션인 셈이다. 정상적인 사고가 마비된 사람들 틈에서 벌어지는 촌극과 유일한 방관자로 사건을 추리해가는 경감의 이야기라니 자연스레 궁금해진다.

 

 

2. 원시인 식사법

인류의 유전자에 맞는 식사법으로만 바꿔도 살이 빠지고 피로감이 사라진다고 한다. 동물성 단백질이 모두 나쁜게 아니라 콜레스테롤 수치를 올리는 고지방 육류를 피하면 된다고 말하는 책이다. 거기에 완전 식품이라고 이름 높은 우유가 안전하지 않다는 지적을 덧붙이는데 통념을 바꾸는 내용이라 고개가 갸웃하기도 하지만 일단 호기심을 불러 일으키는 것만은 확실하다.

 

 

3. 용이 산다1

전작 <내 어린 고양이와 늙은 개>가 감동 계열이라 차기작이 어떤 것일지 궁금했었는데 용을 주인공으로 한 일상 판타지물이라 놀랐던 기억이 있다. 용이 나온다고 하면 보통 무찔러야 할 대상으로 전락하지 않던가. 하지만 <용이 산다> 속의 용은 그저 지역 주민일 뿐이다.

판타지 소설가에 게임 폐인인 김용은 말 그대로 용이다. 인간 모습으로 변신하기도 하는데 옆집에 이사온 최우혁에게 단박에 들통이 나서 친분을 쌓게 된다. 둘이 복작복작 싸우며 이웃으로 살아가는 모습이 많아서 편안하게 볼 수 있는 일상툰 같은 느낌도 있다. 단, 어디까지나 주요 인물이 용인 터라 여의주로 비를 부르기도 하는 등 독특한 내용이 전개 될 때도 많다.

 

 

4. 1일 2분 스트레칭

하루에 2분 운동해서 '평생 젊고 날씬하며 통증없는 몸'을 가질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제목에 혹하고 내용에 멍해진 책이다. 매일 스트레칭 할 수 있는 <1일 2분 12주 프로그램>과 어깨 결림, 다리 부기, 요통, 구부정한 등을 해결할 수 있는 <단기집중 1일 15분 프로그램>으로 구성되어 있다. 매일 운동해야지 하면서도 미루게 되는데 2분 정도라면 해 볼 수 있을 것 같다. 그러다 마음이 내키면 15분에도 도전해보고.

 

 

5. 당신 없이 무척이나 소란한 하루

무언가를 잃고 고통받은 사람들의 상처를 어루만져 주는 94가지 이야기. 치유처방전이라고도 하는데 그런만큼 첫 번째 장에서 증상을 확인하고 나머지 네 개 장에서 '인정-고통-치유-성장'을 다룬다고 한다. 가장 마음에 들었던 소제목은 '자신을 용서하세요'다.

살면서 사랑하는 무언가를 잃고 상처받은 일이 없으면 좋겠지만 그게 뜻대로 되던가. 마음의 상처야말로 그냥 덮어두면 곪아 문드러지기 마련이다. 뭉크처럼 그림으로 표출할 수 없다면 상처받았던 일을 글로 써서 하나의 빛바랜 사진처럼 들여다보는 것도 괜찮다. 요점은 발산이니까. 그마저도 안 된다면 누군가의 위로를 한 권의 책으로 느껴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듯 하다.

 

 

6. 날 것의 인생 매혹의 요리사

수많은 요리책들 속에서 요리는 쏟아지지만 정작 그걸 만든 사람은 시선이 잘 닿지 않는 한 켠에 빗겨 서 있는 경우가 잦다. 그런데 '콘플레이크를 먹을 거면 차라리 포장지를 먹는 게 건강에 좋다'고 하는 요리사란다. 그건 '사람이 먹으라고 만든 음식이 아니라 톱밥이야'가 차라리 예의 차린 말처럼 느껴진다. 요리를 곁들여 여러 요리사의 이야기를 읽는 책이라니 궁금해졌다. 음? 굳이 표지에 칼을 들고 있을 것 까지야. 매혹이 아니라 위협의 요리사 같네. 그래도 보고 싶다.

 

 

7. 거인의 역사

건물 3층 높이의 키를 가진 거인을 3명의 여자가 이야기 한다. 그의 어머니, 아내, 딸이다. 거대하다는 걸로 유명해졌으니 소수자 중에 소수자인 남자에게 생활 지원을 해준다며 CIA에서 접근해 온다. 이미 꼬여버렸던 그의 인생은 그 제안으로 인해 시대의 무게에 짓눌려 간다.

'미국의 비극'이라는 문구가 붙었고 유명한 가운데 고독에 시달렸다고 하니 보나마나 안 좋게 흘러 갈 것이다. 그럼에도 그에게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났으며 어떤 이야기가 풀려나갈지 궁금하다. 단, 읽은 후에 씁쓸함은 자동적으로 따라 붙을 것 같다.

 

 

그 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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