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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 (반양장)
알랭 드 보통 지음, 정영목 옮김 / 청미래 / 2002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사랑의 과정과 사랑에 빠진 자아를 관찰하는 이 소설은 장에 따라 정조(情調)에도 편차가 있다. 어떤 장들은 들떠 있고, 어떤 장들은 시니컬하다. 어떤 장들은 매우 분석적이고 어떤 장들은 매우 우울하다. 사랑을 다룬 소설이기 때문이다.
상당한 인문지식을 바탕으로 고전을 인용하되 스물다섯의 젊은 나이에 쓴 글임에도 빛나는 통찰이 결합되어 학문이 되기 어려운 '사랑'이란 소재를 두고 소설쓰기를 통해 철학적, 심리학적으로 사유하고 있다.
우리들은 흔히 서양인들이 사랑을 나눌 때 성적으로 자유롭다고 생각을 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우리보다 자유로워 보이는 성적인 태도에만 지나치게 주목하다 정작 그들이 지니고 있는 관계와 자아에 대해 진지하게 성찰하는 태도는 도외시 하고 있는 듯하다.
사랑이 성만이 아니라 성찰적인 작업이어야 함을 보여주는 소설이다. 누구에게나 자기만의 왜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가 필요하다고 하겠다. 읽어볼만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