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에 읽은 책들과 좀 섞였는데.. 다 감수성을 자극하는 좋은 책들이다.
이중 마피의 다락방은 내 책인데.. 요녀석~~~ 자기꺼라고 가져가서 한 며칠 독차지 했다.
이 책들 죄다 가을과 잘 어울린다..

* 샬롯의 거미줄 p256

너무 유명해서 언급할 필요조차 없는 책이다.
돼지 윌버와 거이 샬롯의 우정을 다룬 이야기다.
재미도 있지만 삶에 대해 은근히 생각하게 한다.
내가 아주 어릴 적 TV에서 만화영화를 본 적이 있었다.
약간 어리숙한 아기 돼지가 등장해서 계속 죽을 뻔한 위기가 왔는데
거미의 도움을 통해 안정적 삶을 찾게 된다.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은 맨 마지막..
거미 알에서 새끼 거미들이 태어나서 날아가게 되고
그 중 세마리는 돼지와 함께 살게 되는데
그 분위기와 여운이 어린 마음에도 오래 남았나 보다.
그 만화영화가 [샬롯의 거미줄]이었다는 것은..
상당히 오랜 시간이 지나서 알게 되었다.
이 책은.. 그 때 여운이 남아서 책장에 꽂아두었었다.
그러다 어느날, 아이가 유치원 다녀와서 보고 있다.
재미있다고 벌써 여러차례 읽었단다.
언젠가 영화도 한 번 보여줘야 겠다.


* 책먹는 여우 p50
모처럼 아이와 함께 읽은 책이다.
[와작와작 꿀꺽 책 먹는 아이] 그림책을 보여 준 적이 있는데,
그때 이 책도 생각나서 함께 읽었다.
이 두권의 책은.. 아무책이나 마구 읽어서는 안된다는 교훈을 알려준다.
너무도 책이 먹고 싶었던 여우가 책이 없어서 잡지, 만화책 등을 먹게 되는데
털의 윤기나 건강이 영 말이 아니다.
아이에게도 그런 면은 이야기를 좀 해줬다.
음식이라고 다 몸에 좋은 것이 아닌 것처럼 책도 그렇다고..
마음의 양식이라고 해서 인스턴트 음식같은 만화책만 보게 되면
분명 영양의 불균형이 온다고 말이다.
그리고 꾸준히 책을 읽는 모습에 대해서는 칭찬도 해 줬다.
몸 뿐만이 아니라 마음도 튼튼할꺼라고 말이다.


* 마피의 다락방 p249
22세의 여대생의 일기 같은 책이다.
'마피'는 인기웹툰작가라고 하는데 사실 나는 이번 책으로 처음 접했다.
명절에 친정나들이를 갔더니 이 책이 책꽂이에 꽂혀 있었고
심플한 표지가 마음에 들어서 가지고 왔다.
조금 있으면 사회생활을 할 나이가 되는 마피의
평범하면서도 귀여운 이야기 들이 아기자기하게 엮어져 있다.
그런데, 아니 7살 우리 꼬맹이가 이 책을 보더니 좋다고 한동안 끼고 산다.
어떤 부분은 아이들이 이해하기 어려울 수 있는데
(가끔 외로워 하고, 가끔 우수에 젖어 있는 그런 모습들)
그다지 큰 상관없이 즐겁게 본다.
아그야~~ 니가 인생을 알고 읽는 거냐? ^^

- 그런데.. 등장인물들이... 너무 귀엽다..


* 얼굴 빨개지는 아이 p122

정말 귀여운 책이다. 장 자크 상뻬 책들은 너무 너무 마음에 든다.
깔끔하고 아기자기하기 그지 없는 그림..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내용 등..
감수성이 풍부한 그의 책들은 나이에 상관없이 접하기 좋은 것 같다.
물론, 어떤 책은 너무 어린 아이에게는 어울리지 않지만 말이다.
시도 때도 없이 자꾸만 빨개지는 마르슬랭과 시도 때도 없이 재치기하는 르네의 우정을 보고 있으면 정말 흐뭇해 진다.
오랜 세월 떨어져 있아도 이 둘은 전혀 장벽이 없다.
서로 아무말 하지 않고 앉아 있어도 전혀 아무 불편함이 없다.
살면서 이런 친구가 한명만 있으면 얼마나 좋을 까 생각이 든다.
사실, 그보다 내가 먼저 이 둘 처럼 마음을 열어줘야 겠다는 생각을 먼저 했지만..

- 어린왕자, 아낌없이 주는 나무, 얼굴 빨개지는 아이..
이책들은.. 그림과 글이 정말 잘 어울어 진다.
다른 그림은 상상할 수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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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외서] : Book 7 (Hardcover, 미국판) p756

분명히 Herry Potter 7편을 사달라고 했었다.
볼까 궁금해서 도서관에서 7편 상견례도 시켜줬다.
이렇게 두꺼운데 볼꺼야? 하니, "응~" 그래서 샀다. ^^;;
하드커버가 글씨가 커서 그걸로 샀는데 마침 12000원에 팔길래 오옷, 이게 왠일 하고 주문했다.
며칠간 방에서 데굴데굴 구르길래.. "사달라고 해서 사줬는데.. 안읽어? " 하니..
"내가 사달라고 했나?" 하고 딴소리.. ㅎㅎ
그러더니 "하루 300 페이지씩 읽어야지.." 그럼서 2~3일 전 부터 읽고 있다.
2/3 정도 읽은 셈인데 "하루만 더 읽으면 다 읽겠네~" 라고 말해 준다.
정독을 하고 있진 않고.. (당연한 이야기 겠지만..) 션 스타일 대로 재미있는 부분은 오래~~중간 중간은 대충..
그렇게 읽고 있는데 옆에서 보고 있자면 추임새가 재미있다..
"아항.. 크하.. 어쩐지.."
"해리포터 엄마 아빠가 1살 차이구나, 엄마가 조금 먼저 죽었나?.."
"이거 7편은 Harry Files라고 제목 바꿔야 겠다. 완존 복제인간이야.. 해리포터가 7명이나 돼.."
(-> 이유를 물으니 "Zack Files 처럼 내용이 희한하다고 한다. )
"덤블도어는 별걸 다 해리포터한데 물려줬네.."
뭐 이런 말들 말이다..

난 읽을 엄두는 안나고 맨 뒷 부분만 좀 봤는데.. 아니, 해리와 지니.. 론과 헤르미온느가 결혼을!!
션이 중간 중간 이야기를 해 주긴 했지만 끝이 너무 궁금하다.
이번주면 결말을 들을 수 있겠지? ^^ 


 

 

 

* 참고로 해피포터 영문판은.. 구입하려면 꼭 하드커버로 하라고 하고 싶다.
페이퍼 북은 너무 약해서 좀 보면 튿어질 것 같고.. 글자가 너무 작다.
반면 하드커버.. 튼튼하고 글자 크기 적당하고.. 소장용으로 딱이다.


* 저 복장은.. ^^;; 보자기가 망토이고.. 우산이 칼이다. 
 




* [학습만화] 판타지 수학대전
수학 학습만화다. 션이 너무 좋아하긴 하는데.. 내가 볼 때는 "수학" 이라고 보기 어렵다.
태극천자문처럼 중간 중간 수학용어는 사용하지만 "학습"보다는 "재미"위주의 만화다.
도서관에서 이 책을 발견하고 혼자 계속 보더니 결국 17편(09년 10월기준) 까지 다 봤다.
뭐 보는 걸 막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권장하지는 않았는데
이 엄마의 마음을 아는지, 재미나게 보면서도 계속
"엄마, 피타고라스가 수학자인데.. 어쩌구..", "엄마, 방정식이 이런거지. 어쩌구..."
"엄마, 루트 4를 구하려면 똑같은 수 2번 곱해야 하니까 2지..이쩌구"
"엄마, 8의 3승이면 8*8*8 이지.. 어쩌구" 이런다.
내가 "우와, 어떻게 알았어?" 이러면 대답은 한결같다~~ "만화책 보고 알았지.."
즉, 만화에서 내가 이렇게 많이 배우니까 내가 만화 보는 것도 기쁜 마음으로 쳐다 봐 달라는 압력..
누가 뭐라 그랬나..
아뭏튼 태극천자문 봤을 때와 효과는 비슷하다.
별 효과 없어 보이는 학습만화인데 구석구석에 있는 조그만 학습적인 요소를 그래도 흡수하고 있다는 점..
함께 일하는 동료 중.. 초등 아이에게 방정식을 설명하려는데 답답했다고 하길래..
속으로..음..이런 학습만화가 확실히 용어나 개념에 대해 재미나게 전달을 해 주긴 하는 구나 하는 생각은 했다.
울 아들은 일단 쉽게 왠만한 수학 용어(방정식, 부등식, 무리수, 유리수, 제곱승, 루트, 등등) 를 알아가고 있으니 말이다.

오늘은 퇴근 했더니만.. 나에게 마방진 문제를 내겠다면서 혼자 문제를 만든다.
그러면서 "문제를 만들려니까 좀 복잡하네.." 하는 혼잣말도 들린다.
다 만들고 나에게 보여주는데.. 오잉? 싶다..
"너, 마방진이라는 거 어떻게 알았냐?" 하니 대답이.."만화책에서 봤지.."
그리고 문제를 보니 제법 그럴 듯 하다.

3문제를 만들었는데 첫번째 문제 빼고는 내가 끙끙거리니 힌트를 준다.
"엄마, 첫번째는 덧셈이고 두번째는 곱셈이고 세번째는 나눗셈 마방진이야." 
힌트 안줬으면 엄마 못 풀었다.. ^^;;




* [그림책] 내가 좋아하는 장소에게 - (전 리뷰 참조)

그림책을 보더니 션이 자기도 설계도를 만들어 보겠다며 스케치를 한다.
빌딩 가운데로 동그란 터널 같은 통로가 있는데 이 주면에 폭포가 흐른단다..
오 상상만 해도 멋있다.
옥상은 유리로 덮혀 있고 그 속에 해초가 자라는데 깨지면 안되니까 방탄유리로 해야 한단다.
천장에 있는 유리창 청소용 저팔계 팔에 달려있는 "Smart dust"기계로 자동으로 유리창이 깨끗히 청소가 된단다.
계단도 유리와 특수철로 만들고 사이에 물이 흘러서 구경할 수 있고
모양도 다양하다 (이건 해리포터 영향같다)
난간도 투명한데 그 속에 예쁜 돌과 물로 장식을 했다.
가장 좋은 곳은 60층.. 1456호이고 가장높은 곳은 120층 19583호..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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션은 실컷 놀다가 자기 전이 되면 책을 한 권 정도 읽는 것 같다.
챕터북들이 워낙 권수가 많으니 한 질을 다 읽고 다음 질 읽고.. 그런 공식은 필요가 없는 듯 하여..
새로운 책은 꾸준히 접하게 해 주는데 벌려 놓은 책들이 너무 많다.. ^^;;
그래도 뭐 책을 읽을 때 종종 "엄마, 난 긴 책이 더 재미있어~~" 라고 몇 번이나 이야기 해 줘서
내 입은 이런 상태...   ^_____________^   but.. 말은 저리 하면서 행동은? ㅎㅎ
필 꽂히지 않는 이상 하루 1권.. 이 이상 기대는 어렵다...


* 계속 읽고 있는 책
음.. Magic Tree House는 이전에도 전 권 다 읽지는 않았는데 가끔 찾아서 읽는다.
특히 최근 들어 재미를 더 느끼고 있는 것 같다. 읽고 싶을 때 골라 읽는 게 예뻐서 그냥 지켜 보는 중
Zack Files는 이 달이나 다음 달 초반이면 다 볼 듯..
읽을 때 마다 "푸아~~" 하는 추임새가 들린다. 재미있을 때 나는 최불암씨 웃음 소리..^^

(78M) 2009.09  Magic Tree House --- 챕터 Grade1, p68 - 30권
(78M) 2009.09  Zack Files  --- 챕터 Grade1, p60 - 30권

* 이번달 읽기 시작한 책
(79M) 2009.10  Usborne Young Reading (3단계) --- 리더스 레벨4, p64 - 23권
(79M) 2009.10  Horrible Harry --- 챕터 Grade1 - 21권
(79M) 2009.10  Geronimo Stilton --- 챕터 Grade2 - 32권


(79M) 2009.10  Usborne Young Reading (3단계) --- 리더스 레벨4, p64 - 14권
Usborne Young Reading 1,2단계는 창작 또는 명작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3단계는 위인전이다.
그런데 어린 아이 기준으로 위인전 보다 역사책에서 만날 수 있는 인물들이 많다.
문장이나 단어를 보면 2단계에 비하면 갑자기 수준이 올라간 듯 보인다.


 

 

 

 

 

 





01 Alexander the Great
02 Anne Frank
03 Captain Cook
04 Christopher Columbus
05 Cleopatra
06 Florence Nightingale
07 Julius Caesar
08 Leonardo da Vinci
09 Marie Antoinette
10 Martin Luther King
11 Napoleon
12 Nelson
13 Winston Churchill
14 William Shakespeare


(79M) 2009.10  Horrible Harry --- 챕터 Grade1, p56 - 21권
선생님이 지은 책이라고 하던데, 보여 줄 마음이 전~~혀 없는 책이었다.
이유는 없고... 그냥 제목에 Horrible 이라는 글자가 있어서.. ^^;;
그런데 우연히 CD를 틀어줬는데 바로 이 Horrible Harry였다.
반응이 어떤가 해서 그냥 틀어만 놨는데 놀다 말고 갑자기
논장의 [내 친구 해리는 아무도 못말려] 책을 꺼낸다.
"엄마, 저 CD 이 책에 나오는 해리가 나와~~" 라고 말하며..
[내 친구 해리~] 이건 오래 전 한 번 읽은 책이어서 "아니!!" 하며 내 눈이 번뜩!!
그러고 보니 Horrible Harry 시리즈 중 한 권의 번역본이 우리 집에 있었던 거다.
그래서 "이 책 영어 챕터북 있는데.. "그랬더니 사달란다.. 어야디여~~

Horrible Harry는 학교의 생활을 그린 이야기인데, (1~3학년)
3명의 주요 인물 중 한국계 여자아이도 등장한다. ^^ (한복도 나와서 깜짝 놀랐다.)
개구장이 Harry 와 친구들, 선생님과의 에피소드들이 웃음을 자아낸다. 



 

 

 

 

(79M) 2009.10  Geronimo Stilton --- 챕터 Grade2, p110 - 32권
오옷, 누런색의 흑백 챕터북들을 보다가 리더스 북 처럼 하얀 종이에 예쁜 칼라의 챕터북을 보니
눈이 휘둥그래진다. 게다가 글자들도 군데 군데 예쁘게 꾸며져 있다.
저자와 제목의 이름은 똑같다. 또한 그 이름은 주인공 쥐의 이름이다.
뉴욕을 쥐의 도시로 바꿨는데 상당히 기발하다.
책 맨 뒤의 지도를 보다가 션과 같이 웃어버렸는데
도시 이름은 New Mouse city, 자유의 여신상도 뭐 생쥐 얼굴이고..
호수 이름이.. "Lake Lake", "Lake Lake Lake", "Lake Lake Lake Lake" ..등
들여다 볼 수록 기발하고 웃긴다.
직업이 기자인 제로니모의 세상 이야기.. 울 션도 참말 좋아라한다. ^^


 

 

 

 

 

 

 

* 이번엔 Ramona 도 읽고 싶단다.. 사주면 또 먼지 뽀얗게 쌓일 것 같은데..
그래도 책을 사달라니.. 고맙기도 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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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직업은 IT Consultant다.
그 중에서도 Data architect 또는 Data migration, 테스트/Cut-over전략 영역이 내 전문분야이다.
그러다 보니 주로 수백명 이상이 몇 년씩 진행하는 대규모 프로젝트를 참여하였다.
그런 IT Cunsulting만을  하다보니 Coding은 해 본적도 없다.
한편으로는 대중교통 수단 하나 제대로 못타본 체 부모가 일일이 Pick up해서 좋은 대학을 나온
세상물정 모르는 학생이 고시 합격해서 판사 망치를 드는 것과 비슷한 생각도 들 때가 있다.
IT Architect들은 이론과 원칙으로 사람들에게 개발자와 설계자들에게 가이드를 주고 지침을 주기 때문이다. 
실제 경험은 개발자와 설계자가 훨씬 많겠지만, IT Architect들이 Data, Appliation, Infra, Techical 고려사항들에 대해 사전에 미리 구조를 잡아주지 않으면 실제 작업하는 개발자, 설계자 분들이 표준화 되지 않은 작업들을 진행할 수 있기 때문에
대형 프로젝트에서는 우리의 역할이 크다고 자부한다.

작년 까지 수행했던 프로젝트는 국내 최대의 통신회사였고 그 Site에서만 5~6년 정도 있었던 것 같다. 그 기간동안 3개의 프로젝트를 수행했는데 임신, 출산, 아이의 영유아기가 그렇게 정신없이 흘러갔다. 작년 말 부터는 국내 최대의 금융회사의 프로젝트를 수행 중인데 내년 2월에 open하니 2년 정도를 하게 되는 셈이다.

이렇게 긴 프로젝트에서 만나는 사람들은 말그대로 수백명이다.
나같은 역할을 수행하는 사람은 사람들을 만날 일이 더 많다.
업무적으로 인연을 맺은 사람들이지만 사석에서는 소박한 수다가 이어지고, 삶의 냄새도 강하게 느껴진다.
여자들은 거의 만나보기 힘들지만 그래도 아이 키우는 부모입장은 같은지라
아빠들과도 아이들 이야기를 참 많이 한다.
의외로 많은 아빠들이 육아와 교육에 관심이 많은 걸 보면 귀엽게까지 느껴진다.
그런데 그런 관심이 우리나라 고전적 가치관을 기준으로 상당히 정상적인 범주이기 때문에 나는 오히려 이런 평범한 엄마, 아빠들과의 이야기가 더 가치있고 편안하다.  
배울 점도 더 많고 말이다.

그러다가 어느날 한 분이.. 작은 광고판 하나를 보더니 나보고 참석해 보라고 한다.
엘리베이터 앞에 서 있었던 그 작은 광고판은 그동안 계속 지나쳐 버렸던 무관심한 존재였는데
다시 보니 [그림책, 음악을 만나다] 저자의 강연을 소개하고 있었다.
평소에 책에 대해 관심이 많은 나를 알고 있었기 때문에 그분이 나에게 알려줬는데..
시간을 보니 아침 8시~9시다..
강연 전날 회식 때문에 12시 가까이 집에 간데다 프로젝트 하는 곳이 거리가 멀어서 8시까지 나오려면 새벽에 일어나서 부지런을 떨어야 해서 갈등이 살짝꿍 되었는데..
몸이 기억을 했는데 그 날 눈도 일찍 떠졌고 시간에 그리 늦지 않게 도착을 했다.

미리 책을 읽고 갔으면 좋으련만, 무작정 찾아 들어 갔는데...
아, 강의 내내 참으로 유익하고 즐거웠었다.
그동안 읽었던 다른 책들 처럼 아이들 그림책에 대한 이야기겠지, 라고 생각했는데..
저자의 음악, 미술, 여행, 등 다양한 상식을 바탕으로 그림책에 대한 저자의 감성을 음악과 연결해서 저술한 책이었고, 강의 시간 동안 그림책을 모티브로 해서 쏟아져 나오는 저자의 또 다른 세계가 참으로 흡인력이 있었다.
강의 후 책을 찾아 읽어 봤는데 다시금 드는 생각은 이 책은 아이를 위한 책이 아니다.
그림책으로 인해 내 감성을 다스리고 정리하고 느껴보는 시간을 가져 볼 줄 아는 "사람"을 위한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런면에서 이 책에서 이야기 하고있는 "그림책"도 어린이보다 어른을 위해 선정한 책인 것 같다.
성인인 "나"를 위한 그림책.. 너무 근사하지 않은가...
두껍고 글자만 가득한 책도 좋지만, 얇으면서 그림이 많은 것을 함축하고 있는 그림책도 나이를 불문하고 마음에 안식을 주기 때문이다.

IT관점에서 보자면, 잘 정리된 Infra 위에 data가 잘 정리되어야 하고, 그 위에 사용자의 요구사항과 편리성, 그리고 Look & Feel 이 잘 고려된 Application이 탑재 되어야 한다.
향후 재사용을 위해서는 확장성까지 고려되어야 하고, 누가 봐도 일관성있는 표준화 작업이 수반되어야 한다.
오늘 그 생각도 해 본다.
그동안은 그림이 예쁘다거나 (Application UI관점) 내용이 좋다던가 (Data관점) 아이가 좋아하는 소재라던가 (사용자 편의성) 등의 한 가지 측면으로만 그림책을 봐오지 않았나.. 하는 생각..
실제로는 그보다 훨씬 더 많은 고민과 상상력과 역사적 의의와 저자의 경험을 가지고 그림책 한 편을 만들어 왔구나라고 다시금 느낀 순간이다.

책에서 소개하는 그림책은 생각보다 많이 이미 접한 책이다.
하지만, 함께 등장하는 음악과 더불어 다시 아이와 함께 읽어 보고 싶은 충동이 느껴져서 도서관에서 죄다 대출을 했다. 그냥 스쳐지나갈 뻔한 그림책들을 저자의 느낌으로, 저자의 눈으로 한 번 다시 읽어 보려고 했으나 해박한 저자의 지성에는 차마 못 쫓아 갔고. 그저 우리 모자가 즐겁게 보는 것으로 만족했다.

참, 이른 아침의 강연장의 문을 열고 조금 놀랐다.
나같이 어린 아이를 키우는 사람이 많이 참석했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양복을 입고 머리가 히끗히끗한 중년의 신사들이 월등히 많았다.
중간 중간 질문도 해 가는 그들의 모습을 보니 괜시리 신선하고 따뜻한 느낌마져 들었다.
상당수 회사의 중역인 듯한 그들과 함께 엘리베이터를 탔는데
"아침에 이렇게 참석해서 머리도 식히고 마음도 비우고 하니까 참 좋네, 앞으로도 계속 와야겠어"라며 서로 웃으며 이야기들을 나눈다.
내 입가도 웃음이 슬며시 번진다..


** 책에서 함께 소개하는 음악만을 따로 CD로 판매하거나 홈페이지를 접속하면 들을 수 있게 해 줬으면 좋았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있다. 매 그림책마다 음악을 찾아서 함께 들어 보다가 너무 번거로와서 몇 권만 하고 말았다.

<책 속에 담긴 그림책 들>

1. <<노란 기차>> 프레드 베르나르 글, 프랑수아 로카 그림, 보림
나는 기차여행을 꽤 한 편이다. 집에 가기 위해 주로 대학부터 사회 초년병까지 그랬는데, 꽤나 겁이 많은 편이라 혼자했던 기차여행은.. 즐거운 추억이 있다기 보다, 조금은 무섭기도 했고 조금은 지루하기도 했던 것 같다. 아마 지금 다시 기차여행을 홀로 해 보라고 하면, 온전히 나만의 시간을 즐길수 있을 것 같은 마음도 든다.. 이 책에서 [노란기차]가 주는 의미는 사람마다 틀릴 것 같다. 새로운 도시가 만들어 지기 전, 미지의 세계를 개척해 나가는 작은 기차인 노란 기차. 꿈이 있고 낭만이 있는 노란기차의 여행의 결과는 인간들이 북적거리는 산업화된 도시이고 그 결과로 급행열차인 파란기차가 만들어 진다. 그로 인해 노란 기차는 박물관으로 갈 수도 있지만, 할아버지의 바램처럼 노란기차는 손자의 새로운 모험심으로 영원히 살아있게 된다.
아이와 함께 이 책을 읽으며, 설인을 만나고, 나무사이를 다니고, 무서운 산을 지나가는 노란기차가 짐크노프에 나오는 엠마같기도 하다. 작지만, 모험을 두려워 하지 않는 모습에서 말이다. 아이와 노란기차와 파란기차 중 어떤 기차를 타볼까, 만약 타면 어디를 가볼까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었다. 오늘 밤 아이 꿈에 노란기차가 나왔으면 좋겠다.  

2. <<나의 사직동>> 김서정/한성옥 글, 한성옥 그림, 보림 


누구나 어린 시절하면 떠오르는 광경이 있을 것이다. 함께 일하는 동료 중에서는 우리 부모 세대에서나 접해 봤을짐한 이야기를 자신의 어린시절이라고 이야기 하기도 한다. 내가 어릴 때는 어땠더라.. 쌓여 있던 연탄 더미도 희미하게 기억나고.. 낡은 헌 책방, 좁은 골목은 꽤 생생하다. 이 책은 오히려 아이보다 우리 세대가 보면 더 공감이 갈 것 같다. 우리 아이가 자라면.. 지금의 동네를 어떻게 기억할까.. "우리 때는 말이지.." 하며 추억에 잠길만한 거리들이 많이 있으면 좋겠다.

- 2007리뷰- 
이 책을 아이에게 보여줄까 말까하고 고민했어요..일단, 그림과 사진이 합성된 독특한 화풍이 낯설었고..글도 많고, 주제도.. 재개발관련 고향에 대한 향수라..
그런데..완전 기우였네요..너무 재미있게 잘 봅니다...
내용도 어렵고 수준도 높은데, 가급적 풀어 설명해 주며 읽었는데..왠만큼 이해 한듯 합니다.
중간중간 등장하는 인물과 단어에 대해서도 질문을 하길래 알려 주었더니 끄덕거리구요..
세들어 사는 사람의 심정, 장애인들의 하루, 고향에 대한 향수. 등...
상당히 어려운 내용인데 의외로 잘 이해했습니다.
전 특히.. 사진과 그림이 혼합된 화풍이 볼수록 마음에 듭니다..
미술관에서나 볼 수 있는 화풍을.. 책에서 볼 수 있다니.. 그것도 아이책에서 말이지요.
재개발 하기 전 사람들의 표정과 그 후의 표정.. 그것도 인상에 깊습니다.
재개발 전엔.. 어쩌면 하나같이 행복한 미소를 머금고 있는지..
읽으면서 내내 같이 웃었습니다..
책의 의미를 아는지..그 좋아하던 공사장 장면에서도 아이가 침착하게 보고만 있네요..
상당히 훌륭한 책인거 같아요..
몇 번을 읽어 달라고 하길래.. 나중엔 우리 동네로 바꾸어 읽어 줬더니.. 아주 재미있어 합니다..
 

3. <<건축가 김수근 이야기>> 이민아 글, 오정택 그림, 샘터사 
 우리 나라 건축가로 유명한 김수근의 건축이야기를 그림으로 만날 수 있다. 건축 자체 보다 전통을 중시하고 주변 자연과 조화를 먼저 생각했던 그의 건축사상이 잘 담겨 있다. 그렇지 않아도 아이 아빠가 며칠전 아이에게 이런 말을 했다.. 혹시 건축가가 뭔지 아냐고.. 그림 그리기도 좋아하고, 구조물 만드는 것도 좋아하고 과학에도 흥미가 많으니까 이다음에 건축가 되어 볼래.. 이런 말을 지나가는 말로 하는 것을 들었다. 아이는 볼뤼빌리스 같은 집을 내가 지을 수 있는거야하로 반문하고 아이 아빠는 그렇다고 대답해 줬다.
그저 스쳐지나 가는 대화 중 하나겠지만.. 나도 아.. 그럴 수 있겠네..하는 생각도 들었다.
이 책의 뒷 페이지에는 실제 지은 건물들 약도로 소개가 되어 있다. 이번 주 일요일 아이와 함께 실제로 가보자 약속했다.

 
4. <<생각을 모으는 사람>> 모니카 페트 글,그림, 풀빛
행복한 청소부, 바다로 간 화가의 저자 모니카 페트이다. 내가 좋아하는 모니카 페트의 작품을 [그림책 음악] 에서도 언급이 되어 괜히 반갑다. 최근들어 부쩍... 나도 행복한 청소부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내가 하고 있는 일을 묵묵히 하면서 가치를 발견하고 행복을 키워나가는 향기로운 사람이 되고 싶다. 
  
- 2009 리뷰 -
이 책에 나오는 "나"는 잠깐 어떤 여자의 모습이 보이지만, 그냥 책 읽는 나로 봐도 좋을 것 같다.
부르퉁 아저씨는 생각을 모으는 사람이다.
생각을 모은다니, 어떻게? 도대체 생각은 어떻게 생겼을 까?
그 해답을 찾을 필요도 없는 것이 안토니 보라틴스키가 더 이상 질문을 하지 못할 정도로,
생각을 형상화 해서 우리에게 보여준다.
여러가지 다양한 생각 (슬프고, 기쁘고, 화나고, 더럽고.. 등 )들을 그려서 보여주는데,
그 한 페이지로 아이와 한 참을 들여다 보고 함께 느껴봤다.
어떤 게 슬픈 생각일까, 이 생각은 어떤 생각같애? 라고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더럽거나 슬픈 생각조차도 참 아름다운 느낌으로 다가온다..
부르통 아저씨는 이 모든 생각들에게 차별을 두지 않는다.
모두 모아, 잘 심어서 예쁜 꽃을 피우고 다시 날려보내 주는데,
우리들 각각이 순간순간 하는 그 생각들은 우리 개인 만큼이나 존중받아 마땅한 존재인 것만 같다.

생각을 모으는 사람은.. 이름이 부르퉁 아저씨처럼 특이하다고 한다.
책을 다 읽고, 우리 동네에는 생각을 모으는 사람의 이름이 뭘까 하고 아이와 이야기를 나눴다.
이런 우리의 생각도 생각을 모으는 사람이 데려가서 예쁘게 꽃피워 주겠지?

5. <<길거리 가수 새미>> 찰스 키핑 글/그림, 사계절 
찰스키핑은 존 버닝햄, 브라이언 와일드스미스와 더불어 영국의 동화작가 3사람 중 하나로 손 꼽힌다. 오래 전.. 다른 두사람에 비해 상대적으로 우리나라에서는 알려지지 않아서 "창너머"를 포함해서 몇권을 찾아 본 적이 있었다. 상당히 실험정신이 강한 찰스키핑 작품들에 대해 당황스럽기까지 했었다. 찰스키핑 작품이 그다지 입에 오르내리지 않은 이유는 어쩌면 우리나라에서는 학교를 입학하면 그림책을 멀리 하는 경향도 있어서 수준높은 그림책이 사실상 외면되지 않았을 까 싶기도 하고, 워낙 기존의 그림책과 틀린 분위기라 대상에세 아예 제외시킨 것은 아닐까 하고도 생각해 본다. 
이 [길거리 가수 새미]도 예외는 아니다. 사회의 어두운 면도 살짝 소개 하면서 상당히 강열한 그림으로 우리의 눈을 어지럽게 한다. 아마 초등학생이라면 연애인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하는 아이들이 꽤 많을 텐데,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진지하게 생각하게 해 줄 만한 책이다.  

6. <<비 오는 날>> 유리 슐레비츠 글/그림, 시공주니어  
[새벽], [월요일 아침에], [SNOW]로 이미 접해본 작가 이다. 오랜 세월... 그림책을 조금씩 접하다 보면 저절도 작가들이 눈에 들어 오는데 그렇게 새로운 작품으로 동일 작가를 만나게 되면 가끔 오래된 친구를 만난 것 처럼 반갑다. 유리 슐레비츠의 작품은 참 깨끗한 느낌이 많이 든다. 
 
비오는 날도 마찬가지이다. 시원하면서도 깨끗한 느낌의 비오는 날들이 이어 진다. 마지막.. 물웅덩이가 가장 인생에 남는데, 하늘이 비친 물웅덩이를 보고 있자니 그 곳에 빠지면 하늘을 두둥실 날 것 같다.
 

7. <<율리와 괴물>> 유타 바우어 글, 크리스턴 보이에 그림, 문학동네어린이
 똥떡이라는 책이 있다. 우리나라 이전 화장실에 (변소나 뒷간이라는 말이 더 어울리겠다.) 빠지고 나면 똥독이 올라 죽는 경우가 있는데 똥떡을 만들어서 이웃에 돌리고 변소 귀신에게 줘서 아이가 별 탈없게 해달라고 빌었다는 우리 풍습을 이야기 한 책이다.
그 책에 비하면 율리와 괴물에 나오는 괴물은 귀엽기 까지 하다. 물개를 닮은 괴물인데다 크기도 작고 수세식 화장실에 산다.. 집과 떨어진 곳에 화장실이 있지도 않고, 수세식이기 까지 하니, 그다지 무서워 보이지가 않는다. 율리는 친구의 도움으로 용감하게 화장실 괴물을 물리치게 되는데 아이와는 오히려 우리나라 이전 화장실 이야기를 더 오래 나누었다. 

8. <<꽃이 핀다>> 백지혜 글/그림, 보림
진채화 기법으로 그린 그림책이다. 봄, 여름, 가을, 겨울의 대표 꽃들을 페이지 가득 탐스럽게 그렸는데 꽃 하나당 2개월의 소요시간이 걸렸다니 정성이 대단하다. 그 사실을 알고 보니, 책의 그림들이 더 사랑스럽고 애착이 간다. 


 

 
9. <<파란시간을 아세요?>> 얀 에르보 글/그림, 베틀북

 [편지], [달님은 밤에 무얼할까요?]로 만난적이 있는 얀 에르보의 작품이다. 낮이 끝나고 밤이 시작되기 바로 전 시간을 책에서는 파란 시간이라고 한다. 시와 같은 표현으로 파란시간을 아냐는 질문을 하는데 아이들도 알기 쉽게 적혀 있다. 아름다운 그림으로 파란시간을 내내 설명해 주는데, [ 그림책 음악] 이 아니었으면 그림 한 장, 한 장을 음미해 보지 않았을 지도 모르겠다. 새벽을 사랑하는 파란시간.. 결코 새벽을 만날 수 없는 시간대에 존재하는 파란시간은 생각보다 자유롭다. 아이와 함께.. 어떤 시간대를 가장 좋아하는 지 이야기를 나누 보는 것도 재미있기 않을까...
 

 


10. <<에밀리>> 글, 바바라 쿠니 그림, 비룡소
바바라 쿠니는 [엠마], [달구지를 끌며], [챈티클리어와 여우]에서 이미 만났었다. 그 중 엠마는 그 그림책의 색감에 반했던 기억이 난다. 그런데 이번 에밀리는.. 글에 더 반했다. 시와 음악에 대해 이렇게 아름답게 쓸 수 있을 까.. 시와 음악에 대한 설명 그 자체도 시와 다를 바 없지만, 그 후 이어지는 비유들은 더 향기롭기 까지 하다..
책의 마지막에는 비가 오고 난 후 눈이 녹아 만들어진 거울에 대한 이야기가 있다. [비오는 날]의 마지막 장면이 연상된다. 물 웅덩이 속에 가득한 하늘과 구름.. 바로 자연이 선물해 준 거울이 아니던가..
이 책의 제목인 에밀리는 실존 인물이다. 죽기 전 25년간 집에서만 기거했다고 한다. 실연 때문이라고 들었으나 자세히는 잘 모르겠다. 
 
11. <<꼬마 인형>> 가브리엘 뱅상 글/그림, 열린책들
가브리엘 뱅상의 작품은 [거대한 알]과 [곰인형의 행복]으로 먼저 접해봤다.
거내한 알은 상당히 난해 했고 곰인형의 행복은 철학적이라 이 작가의 스타일을 어렴풋이나마 알고 지나 왔는데 이번 꼬마인형은 그에 비해 상당히 접근하기가 쉽다. 페이지는 많으나 글은 거의 없으며 간결한 뎃생으로 인해 오히려 더 책에서 눈을 뗄 수가 없다.
책에서는 수줍으면서도 눈매가 선한 아이가 등장한다. 아마 이 아이의 천진한 눈동자가 인형을 움직이게 하지 않았나 싶다. 가슴 따뜻하고 신선한 그림으로 아이와 참으로 즐겁게 본 그림책이다.

12. <<인어공주>> 안데르센 글, 리즈베트 츠베르거 그림, 한림

내가 어릴 때 참 재미있게 봤던 인어공주, 신데렐라, 백설공주 등은 지금에 와서는 상당히 하향평가 되고 있는 듯하다. 너무도 미련스러워 보이는 인어공주, 남자의 도움으로 신분상승을 하는 신데렐라, 왕자님의 구원으로 운명의 굴레에서 벗어나는 백설공주 등으로 말이다. 나도 그렇게 생각하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최근 이런 생각을 해 봤다. 예술가들의 작품을 보면, 역사적 획을 긋는 작품들이 등장하는데 그 조차 지금 보면 상당히 고전적으로 보인다. 즉, 당시의 예술가의 삶과 시대적 배경을 고려하지 않고 단순히 작품만 두고 본다면 제대로 된 가치를 알 수 있을까 하는 생각. 지금 우리가 비판하는 작품들도 그 이전 작품에 비하면 상당히 획기적인 내용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 말이다. 그래서 요즘은.. 그저 고전관념을 담고 있는 책이라고 기피하거나 이를 비판하게 하는 것 보다는 당시의 사회, 문화적 배경을 토대로 이런 작품이 나올 수 밖에 없었던 이유를 고찰해 보고 그 의미가 뭔지를 되짚어 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물론 그렇게 하기에는 상당히 많은 공부가 필요하지만 말이다. 그런 의미에서 안데르센이 이룰 수 없는 사랑(남자를 사랑했음)에 대해 가슴아파 하다 본인의 심정이 투영된 인어공주를 썼다는 의견은..그저 남자의 행복만을 바랬던 순종적 여자의 이미지 보다는 한 인간의 고뇌가 숨어 있을 수도 있겠구나 하는 생각도 든다. 솔직히 모든 책에 대해 숨겨진 코드를 밝혀 내고 싶지는 않다. 그저 표면에 흐르는 느낌, 감동만 가지고 가고 싶다. 하지만 너무도 친숙했던 인어공주의 탄생배경을 듣고 나니 이런 저런 생각이 든다.

어제밤.. 이책을 아이와 함께 보며 완전 엽기로 이야기가 흘렀다. 
엄마를 웃기려고 해 준 이야기 ^^
- 인어공주들이 바다속에서 꽃을 키우는 장면에서 : 바다 깊은 곳은 물의 압력도 쎄고 햇빛도 없고 이산화탄소도 없어서 꽃이 클 수가 없지
- 막내 인어공주가 대리석 조각상을 정원에 둔 장면에서 : 대리석에 염산을 뿌리면 이산화 탄소가 나오니까 (꽃을 키우기가) 좀 낫네..
- 인어공주가 목소리와 다리를 바꾸는 장면에서 (게다가 걸을 때 발이 무지 아프기까지 하다) : 그냥 왕자보고 싶을 때 만나러 가지, 왜 바꿔..
- 물에 뛰어 들어서 거품이 되는 장면에서 : 자신의 목숨이 제일 소중한데..


13. <<망태 할아버지가 온다>>박연철 글/그림, 시공주니어
작년에 이 책은 이미 접했었다. 당시 귀여운 그림이지만 자세히 보면 섬찟한 그림들이 있다. 나도 어릴 때 망태 할아버지를 본 적은 없다. 다행히 우리 부모님은 말안듣다고 망태 할아버지가 잡아 간다는 협박도 하지 않으셨다. 저자는 사회의 규범과 규제에서 아이들을 자유롭게 해방을 시키고자 이 그림책을 그렸도 당시 The wall의 영향도 꽤 받았다고 한다. 영화로도 제작된 The wall은 [그림책 음악] 의 저자와의 만남에서 일부를 접했는데 너무 충격적인 내용이었다. 중간 중간 영화와 비슷한 분위기가 그림책에서 발견된다고 하나 저자의 해석으로 인해 독창성은 여전히 보장되는 느낌이다.



- 2008 -
볼로냐 일러스트레이트에 선정된 책이라더니 정말 그림은 훌륭하네요.
내용은 참 인상적이에요. 제가 봐도 살짝 무섭기도 합니다.
말안듣는 아이를 잡아가는 망태 할아버지..
우리가 어릴 적부터 들어왔던 할아버지지요.
사실 요즘 아이들은 거의 못듣겠지만요..
책을 통해 저도 잊혔졌던.. 옛날 이야기가 생각났네요..
그런데 작가는 망태 할아버지와 엄마에 대해 약간 틀린 해석을 하고 있습니다.
망태 할아버지가 만들어 낸 착한 어린이는 그저 붕어빵으로만 보이네요.
그리고 엄마는 그저 아이를 "말썽 피우면 망태할아버지가 잡아간다"라고
협박을 하는 기성세대로만 보이네요..
그리고 마지막은 반전이 있습니다.
망태 할아버지에 대한 새로운 해석과 신선한 그림이 돋보이는 책입니다.





14. <<빨간 고양이 마투>> 에릭 바튀 글?그림, 문학동네어린이
이 책은 그냥 읽었다면 고양이와 새의 우정을 다룬 어린 아이용 그림책이라고 단정지었을 수 있다. [그림책 음악]의 저자의 말을 잘 귀담아 들어 보니 책의 제목과 고양이의 색깔, 표정.. 곳곳의 상징적 의미가 더 많은 깊이를 담고 있음을 알게 된다.  특히 인류의 역사와 함께 공존해 온 빨간색..한때는 권력과 부의 상징이었던 색이 산업의 발달과 맞물려서는 퇴폐와 반항의 상징이 되기도 한다. 저자는 빨강의 부정적 이미지를 벗어 나게 해 주고 싶어서 마투의 색을 빨강으로 했다고 한다. 나는 이 책에서는 그저 사람의 몸속에 흐르는 따뜻한 색 빨강으로 보고 싶다.


15. <<내가 가장 슬플 때>> 마이클 로젠 글, 퀸틴 블레이크 그림, 비룡소
[곰 사냥을 떠나자] 의 저자 마이클 로젠의 책이다. 이 책의 그림을 그린 퀸틴 블레이크 그림은 로알드 달의 책에서 친숙하게 발견된다. 찰리와 초콜릿 공장, 마틸다, 멋진 여우씨의 친숙한 그 그림들이 퀸틴 블레이크의 솜씨이다.  
하지만, 아이들의 영원한 베스트 셀러 곰사냥의 저자와 찰리와 코콜릿 공장의 퀸틴 블레이크의 만남으로 이루어 진 책이지만 너무도 공허하고 너무도 슬프다. 아마 저자 자신의 이야기라 더 더욱 그럴지 모른다. 책을 보며 아이가 엔디가 왜 죽었을 까.. 라고 이야기 한다..
나도 모르겠다. 하지만 그 빈자리는 너무도 크다.
다 읽고.. 언제가 제일 슬펐고, 언제가 제일 기뻤냐는 엄마의 질문에 우리 아들은..
슬픈 건 없고.. 엄마 아빠가 같이 놀아 줄 때가 제일 기쁘다고 말해 준다.
역시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할 때가 제일 기쁘고 행복하다. 
- 2007-
아주 우울 한 책입니다...
아마 주인공의 아들과 어머니는..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존재였나 봅니다..
그리고 그 둘다.. 이제는 없나 봅니다.
회색톤의 그림체..
퀭하게 쳐진 눈..
슬프다 못해 공허함까지 안겨다 줍니다..
아이들은 슬픔에 대해 견디기 힘들어 하나 봅니다..
우리 성현이도 그런 경향이 큽니다..
누군가가 죽어서 슬플때..
남아 있는 사람은.. 기뻤던 소중한 추억만 간직했으면 합니다.
안타까워 하고 그리워 하고.. 슬퍼하는 감정은 버리구요...


16. <<오즈의 마법사>> 프랭크 봄 글, 로버트 사부다 팝업북 제작, 넥서스주니어

오래 전 로버트 사부다 책을 처음 봤을 때가 아직도 기억이 난다. 이게 책이 맞아 ? 할 정도로 놀라운 환상의 세계가 펼쳐져서 깜짝 놀랬었다. 그 후.. 로버스 사부다의 역사가 곧 팝업북의 역사겠구나 생각을 했나 보다. 실제 어린이용 책은 18세기 이전에는 있지도 않았단다. 학술용으로 제작된 팝업북이 어린이 책에 들어 오게 된 것은 정말 최근의 일이다. 우리나라도 [장수] 같은 팝업북은 꽤 수준있게 만들어 졌으나 스토리 보다 인물소개 위주라 많은 사람에게 알려져 있지는 않다. 내가 보려고 산 로버트 사부다 책.. 한 권이 나오기 까지 1~2년이라는 세월이 필요한데다.. 점점 팝업북 시장이 줄어들고 있다고 해서 안타깝다.



 

 

 

 

 

 -2006-
정말 멋집니다.. 가격이 쎄다고 생각했는데요.
책을 보고 나서는 그런 생각 안 들어요..
이런 팝업책은 세상에 둘도 없을 거 같아요..

책을 읽는 것이 아니라 영화나 만화를 보는 거 같습니다.
화려한 색체.. 상상을 초월한 팝업..
게다가 팝업의 장치가 얼마나 구석구석 잘 되어 있는지요..

메인은 페이지를 넘길때마다 등장하구요,
줄거리가 있는 양쪽 작은 페이지 내에서도 깜찍한 팝업이 계속 등장합니다.

가장 우려가 되었던.. 이게 과연 튼튼할까..
받아보니 너무 튼튼하네요..
작심하고 부수려고 덤비지 않는 이상 정말 튼튼하게 잘 만들었어요.

이 책을 사 온날.. 어른이고 아이고 할 것 없이 난리 났습니다.
지금은 우리 꼬맹이가 끼고 살아요..

3돌 안된 녀석이.. "난 오즈의 마법사를 사랑해~~"이럽니다.

제일 좋아 하는 페이지는 오즈가 사는 성과 회오리 바람..^^
회오리 바람에 날려가는 동물이나 집들이 정말 아디어가 넘치구요..
오즈의 성은.. 화려하기도 하지만 색안경을 쓰면 감추어진 글씨도 보여요...

소장용, 선물용으로도 그만인 책이에요.. 
 


 

 

 

 

 

 

 

 

 

 

 

 

 

 

 

 

 

 

 

 

 

 

 

 

 

17. <<와작와작 꿀꺽 책 먹는 아이>> 올리버 제퍼스 글/그림, 김영사주니어


[책먹는 여우]와 비슷한 주제의 이야기다. 책을 먹음으로 인해 지식을 쌓는 것이 즐거운 이 아이는 그 방대한 정보들이 뒤엉킴으로 인해 결국 아무 생각도 못하게 된다. 나중에는 책은 먹는 것이 아니라 읽는 것이라는 것을 알고 느리지만 차분히 책을 읽으면서 제대로 소화를 하게 된다. 독서가 마음의 양식임에는 틀림없으나 읽어서 해가 되는 책도 분명있을 것이다. 또한 이를 섭취하는데도 적정한 양이 있을 것이다. 조금 생각해 볼 문제 같다. 아이와는.. 그런 책으로는 [만화책], [의미없는 잡지책] 등을 꼽아봤다. 이 책의 뒷 표지에는 한 입 베어먹은 이빨 자국이 있어서 더 재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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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달은 션이 Dav Pilkey의 몇몇 책들에게 필이 좀 꽂혀서 그 책들 위주로 읽었다.
재미있게 읽고 있어서 새로운 책을 읽어보라고 권하지는 않았다.  
읽어보라고 말한 적도 없고 그저 책장에 꽂아만 뒀는데 한권을 꺼내 보더니 재미있다며 읽기 시작하면, 방바닥 가득 시리즈들이 다 나와 있다. 물론 우리의 션파. 아이가 책을 읽건 말건.. "잘 시간이다, 양치할 시간이다.. 이리와서 TV같이 보자~~ 우리 인라인 타러가자~" 하고 지속적 방해 공작.. 다른 집 아빠들과 틀려도 너무 틀린 이 모습이.. 이젠 귀엽다..


* 계속 읽고 있는 책
Junie B. Jones는 다 읽었다. 그 중 좋아하는 책만 골라서 더 읽는다. Jack Files는 이제 절반 겨우 2/3 정도 읽었나 보다. 전체가 30권이니.. 이 책을 갈수록 더 재미있어 한다. 읽고 싶을 때 읽으라고 하니 더디지만, 다른 책들이 자꾸 치고 들어와서.. 아주 아주 천천히 진도는 나간다.


* 이번달 우리 아들이 사랑한 책
 

(78M) 2009.09  Captain Underpants  --- 챕터 Grade1 - 7권
(78M) 2009.09  Might Robot --- 챕터 Grade1 - 8권
(78M) 2009.09  Garfield Fat cat --- 리더스 레벨3, p290 - 10권  
(78M) 2009.09  Harry Potter --- 챕터 Grade 4 - 7편
(78M) 2009.09 로알드 달의 Matilda --- 챕터 Grade 3, p240 - 1권

(78M) 2009.09 그림책 여러권

    두둥...이번달 새로운 책 소개..   

(78M) 2009.09  Captain Underpants  --- 챕터 Grade1 - 7권
빰빠라밤 빤스맨 시리즈 사랑에 힘입어 영어책을 들였다. 책 두께가 조금씩 틀리지만, 170~180에 육박하는 책들이 많은데.. 워낙 코믹하고 재미가 있으니 한 번 읽으면 몇 권씩 읽고.. 다음날에도, 또 그다음날에도 Underpants를 읽는 모습이 눈에 많이 띈다.

참, 주인공 George와 Harold .. 울 아들이 발견했는데 이 책의 그림을 그린 사람과 이름이 같다~

- 자세한 내용 : http://blog.naver.com/jykang73/90067951534

 

 

(78M) 2009.09  Mighty Robot --- 챕터 Grade - 8권 
상당히 만만한 챕터북이다. 9월은 Dav Pilky책으로 견딘 듯한 느낌이 들 정도로 Captain Underpantes 와 함께 우리 아들 사랑을 듬뿍 받았다. 

 

 

 

 


(78M) 2009.09 Garfield Fat cat  --- 리더스 레벨3, p290 - 13권  
3권이 1권에 묶여 있어서 꽤 두꺼운 두께이다. Vol.3 까지는 칼라판에 정사각형 사이즈인데.. 그 다음 부터는 흑백에 높이가 반 정도로 줄어 든다. 10권을 선물 받았는데.. 책을 받자마자 Vol.1, 2만 봤다. 만화책이다 보니 일단 손이 쉽게 가고, 내용이 웃기니.. 키득키득 거리면서 본다. 나도 기억나는 가필드는..심술꾸러기지만 너무 귀여운 캐릭다. 몇 페이지를 보니 어떤 페이지는 나도 폭소가 나온다. 
이 책들은 유치원 다녀와서 심심할 때 보게 할머니 집에 둬야겠다.

 

 (78M) 2009.09  Harry Potter --- 챕터 Grade 4 - 7편
Harry potter는 1편만 본 상태이고, 2,3편은 몇몇 챕터만 봤다. 일단 영화와 한글판으로 6편까지 본 상태라 7편을 영문판으로 보고 싶다고 해서 도서관에서 "이게 7편인데.."하고 인사만 시켜줬다. 좀 찬찬히 보니 양장본은 그래도 글씨가 커서 좋긴 하다. 페이퍼 북은 글도 작고 제본도 좀 약한 편이라 금세 뜯어질 것 같다..


(78M) 2009.09 로알드 달의 Matilda --- 챕터 Grade 3, p240 - 1권
영화를 보여줘 봤다. 왠만해서는 새로운 영화를 잘 안보는 습성탓에 내가 보고 싶다고 틀었는데.. 바로 옆에 바짝 붙어서 함께 보더니만, 영화에 빠져든다. 정말 재미있다...
책을 좋아하는 마틸다와 엽기 가족, 엽기 교장.. 천사같은 Honey선생님의 이야기가 흥미진진하게 펼쳐진다.
영화를 다 읽고 나서 책을 쓰윽.. 줘 봤더니.. 재미있게 잘 본다.. ^^ 다 읽고 나더니 영화랑 책이랑 조금 틀리단다..
로알드 달 책은 뭐든 다 재미있나 보다.. 이렇게 해서 Fantastic Mr. Fox에 이어 두번째 영문판 책을 읽게 된 셈이다.
 

 

 

 <단행본 소개>  
그동안 두꺼운 챕터북이나 소설을 주로 봐서.. 가벼운 그림책들을 골라봤다.
예쁜 그림, 그리고 짧은 이야기들이지만 감성을 풍부하게 해 주기 않았을까? ^^

*  The Dumb bunnies Collection - 4권 (Dav Pilky)
Dav Pilky 책을 아이가 좋아해서 보여줬다. 너무 귀여운 엽기 토끼들이다. 뭔가 모자란 듯한 이 토끼가족은 꼭 80년대 개그프로를 보는 것같다. 많지 않은 글과 귀여운 토끼들의 엉뚱한 행동들이 웃음을 절로 자아낸다.
울 아들, 아빠 토끼의 팬티 차림을 보더니 Captain Underpants 가 또 생각나는지 깔깔거리고 웃는다.
내용은 아주 쉬워서 그런지 두어번 보고 더 이상 찾지는 않고 다시 Captain Underpants를 본다.

 

 

  

[토미 드 파올라 (Tomie dePaola) ] --> http://blog.naver.com/jykang73/90065926769

* Strega Nona 
토미 드 파울라의 대표작이라고 하는데, 도서관에는 겨우 이 책 한 권만 있다. 사랑스럽고 귀여운 그림에 따뜻한 이야기가 흐르고 있는 데 말이다.. 이 작품으로 칼텟콧 영예상을 받았다고 한다. NONA할머니는 마을 사람을 돕기 좋아하는 마법사이다. 이 책은 NONA의 어린 시절과 성장기 이야기 이며 마지막 페이지는 안토니라는 젊은이를 만나는 것으로 끝난다. 나이가 들어 도와 줄 사람이 필요해서 안토니를 고용하게 되는데 그 이후 이야기는 다른 책에서 만나볼 수 있다.
  




* The Comic Adventures of Old Mother Hubbard and Her Dog (Paperback + 테이프)  

마더구스 The Comic Adventures of Old Mother Hubbard and Her Dog  를 그림책으로 그렸다. 별로 이어지지 않을 것 같은 내용이지만, 울 아들은 라임을 느껴서 그런지 즐겁게 본다.





* Nana Upstairs & Nana Downstairs (Reissue, Paperback) 

윗층 할머니, 아래층 할머니다. 책의 감동을 다시 느낄 수 있게 원작을 다시 안겨다 줬다.


* The Legend of the Poinsettia (Reprint, Paperback) 
Lucida의 가족애에 얽인 멕시코의 포인세티아(관상용 식물)의 전설 이야기다.
[에란디의 생일선물], [인디언붓꽃의 비밀]과 그림체가 비슷하여 울 아들 이미 읽은 책인 줄 착각을 한다. 토미 드 파울라의 그림이 멕시코나 인디언 이야기로 넘어가면 이렇게 강렬한 눈매의 그림들이 나와서 그런가 보다. [에란디의 생일선물]처럼 상당히 따듯한 이야기다.



[ 모리스 샌닥 (Mourice Sendak) ]

모리스 샌닥은.. 우리 아들이 아주아주 어릴때 너무도 좋아했나 보다. 지금 봐도, 그리고 나중에 봐도 참 인상적인 이 그림책들을 일부러 다시 찾아 봤다. 이번엔 영문판으로.. 다시 보니 무지 반가운가 보다.. ^^

* 깊은 밤 부엌에서 (IN THE NIGHT KITCHEN)  

밤새 부엌에서는 무슨 일이 일어날까. 아이들에게는 모두가 잠든 세상은 또 하나의 세상이 펼쳐진다고 생각할지 모르겠다.

다시봐도 참 감탄스럽다. 글이 작긴 하지만, 한글보다 영문이 훨씬 낫다. 미키와 밀키, 밀키웨이 등이 번역의 과정에서 운율이나 라임의 느낌이 덜하기 때문이다. 책 뿐 아니라 비디오도 있었는데, 하도 오래전이라 다시 찾아 보고 싶어 진다.  

 

 
* 괴물들이 사는 나라 (Where the Wild Things Are)
칼테콧 상을 박은 작품이다. 내가 태어나기 훨씬 전에 나온 책..^^ 그 당시 아이들이 보는 그림책에서 엄마를 잡아먹어버릴꺼야라는 말이나 괴물들이 등장하는 내용들이 상당히 센세이션을 불러일으켰다고 기억한다. 아이가 어릴 때 봤던 괴물들이 사는 나라..
지금 다시 봐도 참 신선하다... 



* 꼬마곰
모리스 샌닥이 그림을 그렸는데 그의 다른 작품과는 그 스타일이 틀리다. 잔잔한 꼬마곰 시리즈를 좋아하는 아이들이 꽤 많은데 우리 아들은 어릴 적에도 그렇게 열광하지는 않았다.  












[사라 스튜어트 (Sarah Stewart)]

* 리디아의 정원 (The Gardener)
2년 전 한글판으로 참 재미나게 읽었던 책이다. 이번엔 영문판으로 줬다. 다시 봐도 근사한 책이다. 

 - 2007 리뷰 -
어디서 본 그림체라고 생각했습니다.
찾아보니.. 도서관의 작가 사라 스튜어트 였네요..
여성 특유의 섬세함 이 묻어 나는 작품입니다.

어느 책에서 맥도날드 아저씨의 정원과 비교를 하긴 했습니다만..
제가 감히 비교분석은 못하겠고..
그 책 덕분에 리디아의 정원을 알게 되어 무척 행운이라고 여겨집니다.

처음부터 좋은 책이라고 알고 읽어서 인지..
한장한장 참으로 공을 들여 읽었습니다.

라디아의 고향, 작은 기차역
외삼촌을 찾아 내린 어마어마한 기차역, 외삼촌의 빵집.. 등
배경과 분위기를 한껏 느끼며 읽었어요..
물론 우리 아이도 같이 빠져들었지요..

무뚝뚝한 표정의 외삼촌을 웃게 하기 위해..
리디아는 조금씩 준비를 합니다..
비밀의 장소에서.. 남몰래 조금씩..
하지만 읽는 동안 힌트는 계속 주어지지요..
나중에 외삼촌이 놀라는 장면과 커다란 케이크를 주는 장면은 참으로 감동적입니다.

마지막에 돌아가는 리디아를 꼭 안아주는 외삼촌의 모습을 보며...
괜히 쓸쓸해 지기도 합니다.

리디아는 빨간머리 앤 같기도 해요..
밝고 명랑하고 누구에게나 기쁨을 주는 아이..
아마 그 심성이 꽃으로 묘사 되어 있나 봅니다.


 * The Library
3년 만에 다시 찾은 The Library.. 실존인물을 그림책으로 만들었다고 하는데 여전히 다시봐도 감동적이다.
그림책이지만, 아이가 조금씩 클 때 다시 보니 내가 더 많은 교훈을 얻는 것 같다. 최근.. 독서 마저도 교육의 일환으로 생각하게 되어 버린 듯한 분위기인데.. 순수하게 책을 좋아하는 엘리자베스, 많은 책을 다른 사람들과 나눌 줄 아는 엘리자베스를 보니 마음이 깨끗해 진다.

- 2006 - 
우리 모자가 참 좋아하는 책입니다.
너무도 책을 좋아하는 엘리자베스 브라운의 책 사랑이.. 일생을 통해 잔잔히 펼쳐집니다.
제가 어릴때 본 만화영화 중 퀴리부인이 생각이 나는데..
책을 하도 좋아해서 쌓아놓고 보다보다 책이 무너졌던 그 장면이 떠오릅니다.
너무나 책을 좋아해서 항상 책을 손에서 놓지 않고 사는 엘리자베스 브라운..
나중에 그 책들을 도서관에 기증하고..
역시나 마음이 여유롭고 풍요롭게 삽니다..
제 아이는..읽는 내내 "나도 그래" 라고 합니다.
자기도 책을 좋아한다는 말이지요..
일생을 놓고 무언가에 그리 빠질 수 있다는 건 참으로 행복한 일인거 같습니다.
그리고 그런 일생을 같이 사는 좋은 친구가 있다는 것은 더한 행복이구요..
말년에 친구와 함께 차를 마시고 책을 읽고 산책하는 평화로운 모습이야 말로
제가 바라는 저의 훗날 모습이네요..



[도린 크로닌]
이 책들은 아이가 어릴 때 보여줬으면 좋았을 텐데, 구할 수가 없어서 못 보여 줬다.
국내 번역본으로 [아기 지렁이 꼬물이의 일기/꼬마 거미 툴라의 일기/말괄량이 파리 윙윙이의 일기]로 나와 있는데 코믹하면서 상당히 귀엽게 그려져 있어서 아이들이 좋아한다.
이번에 도서관에서 영문판을 겨우 구해서 보여줬다. 처음엔 흥미 없이 보는 듯 하더니, 이내 재미있게 본다. 특히 각 권에 등장하는 파리, 거미, 벌레들이 다 친구인지라... 이책 저책 다 나오는 것이 더 재미있나 보다.

* Diary of a worm
* Diary of a spider 
* Diary of fly   
 

 

 

 

 

 

 

[Korky Paul and Valerie Thomas]
* 마녀 위니 시리즈
2~3년 전 코키 폴 작품을 참 재미나게 읽었던 기억이 난다.
이번에 영문판으로 몇 권 빌려서 아이에게 줬다. 아이가 혼자 읽은 탓인지, 이전 리뷰를 읽어 보니 왠지 그 때가 그립다.. 같은 7세를 둔 엄마랑도 비슷한 이야기를 해 준 적이 있다. 엄마가 읽어 주는 것보다 스스로 읽을 때 상상을 더 많이 할 수 있다며 혼자 읽기를 더 즐긴다는 거다.
그나마 이런 얇은 그림책은 괜찮은데, 그림없고 글만 있는 두꺼운 책들은 스스로 읽는 걸 더 즐긴다.. 이렇게 아이들이 커 가는 구나..

- Winnie the witch
- Winnie flies again
- Winnie in Winter
 

 

 

 

 

 

 


* 샌지와 빵집주인
- 2006 -
솔로몬의 지혜를 보는 듯한 책입니다.
냄새값을 내 놓으라니..
처음 시작부터 심상치 않았던 빵집주인의 인상이 결국 냄새값 내 놓으라고 한 사내를 고소 하지요..
변호사, 검사, 판사에 대해 얼마전 아이와 이야기 한 적이 있답니다.
마침.. 이야기로 판사라는 직업에 대해 절로 언급하게 되기는 했지만..
이 책은 "현명한" 판사가 등장합니다.
선량한 샌지, 사악한 빵집주인.. 약간 멍청해 보이는 재판관..
그림이 디즈니랜드 에니메이션을 보듯 아주 선명하고 표정에서 등장인물의 성격이 그대로 드러납니다.
물론 재판관만 좀 틀렸지만요.. ^^
그래도 과장된 표정, 섬세한 표현 등.. 아이들 눈길을 바로 사로 잡을거 같습니다.

이 책을 그린 코키 폴은 마녀 위니로 유명합니다.
아직 마녀 위니를 읽어 보지 않았지만 이 책에서 느껴진 해학과 익살이 그대로 있을 것 같네요.
조만간 찾아서 아이에게 읽어 줘야 겠어요...


* 바다에 간 마녀 위니
- 2006 -
전 다른 사람과 순서가 뒤바뀐 채 이 책을 읽었네요.
보통은 코키 폴의 마녀 위니 시리즈를 먼저 보고 다른 작품을 본다는데..제 아이와 전 샌지와 빵집주인을 먼저 보고 위니를 접했습니다.
신기한건... 마녀 위니를 다 보고 나서 뒷면 비룡소의 다른 책 소개 면을 아이가 아주 열심히 봅니다.
뭐 하냐고 했더니 샌지와 빵집주인을 찾는 답니다.. "거기서 왜 찾어.. 없어"라고 말했다가..한가운데서 "여기 있잖아"하고 아이가 찾아 내는거 보고 놀랬네요..
같은 작가 작품인 것과 같은 비룡소 그림동화라는 걸 어떻게 알았는지 모르겠지만 역시 아이들은 따로 가르쳐 주지 않아도 어른 보다 더 많은 걸 알고 있나 봅니다.
약간은 익살스러운 그림체가 위니 책에도 보이네요...
위니는 검은 옷을 입고 어린아이를 골려 대는 마녀가 아닙니다.
왠지 직업이 "마녀"인 듯한 보통 사람같은 느낌이 들어요.
놀기 좋아하고 좋아하는 물건 잊어버리면 속상해 하는..
재미있게 읽어서 위니의 다른 시리즈도 좀 찾아봐야 겠어요..
 



* 마녀 위니의 겨울
- 2007 -
마녀위니 시리즈 중 두번째 접해 봅니다..
여름 보다 겨울이 더 마음에 드네요.^^
겨울을 싫어 하는 위니의 마음은.. 어릴적 저랑도 비슷합니다..
그래도 위니는 눈이라도 왔지요..
제가 어릴때는 눈은 오지도 않고 춥기만 했던.. 그런 겨울이 많았는데..
얼마나 가을을 바랬던지요.. ^^ (가을을 제일 좋아 했거든요..)
위니네 집 마당만 여름이 되어 사람들이 몰려 오고 나서
다시 원래 겨울로 되돌리게 되는데..
그제서야 겨울이.. 춥고 매마른것이 아니라.. 포근하고 아늑하다는 걸 알게 되지요..
맞아요..
똑 같은 걸 봐도.. 좋은 점만 보는 것...
장점으로 생각하는 것..
참 중요 하지요..
다 읽고나서 제 아이는 봄이 좋답니다..
전 가을이 좋다고 했구요...
하지만 다른 계절의 좋은 점도 이야기 해 봐야 겠어요..
겨울이 춥긴 하지만.. 춥기 때문에 포근한 걸 알수 있고..
여름이 덥긴 하지만.. 덥기 때문에 시원한 걸 알수 있으니 말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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