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스미 시게히코의 영화장화?
하스미 상의 모든 책이라고 생각하기에
어떤 장화이건 가리지 않을 작정
그래도 장화란 무엇인가
싱겁게도 긴 이야기란다
스승과 두 제자의 긴 이야기
정확히는 긴 대화
영화감독 구로사와 기요시와
아오야마 신지가 두 제자로군
그게 영화장화면 영화단화도 있겠군
영화에 대한 짧은 대화 그리고
영화장화, 영화에 대한 긴 대화
이왕이면 단화는 단화를 신고
장화는 장화를 신고
그게 영화적이지 않나
장르는 코미디?
하여간 하스미 상이 하는 얘기는
무슨 얘기든 들어줄 작정이기에
단화건 장화건 가리지 않는다
오늘처럼 비가 오는 날은
장화를 신고 들어도 좋겠다
장화를 고양이만 신으란 법은 없으니
그런데 없는 장화를 어떻게 신나
하스미 상한테 물어봐야 하나
영화장화부터 먼저 구입해야겠다
뭘 사오라구? 장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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뜻밖의 좋은 일처럼
날이 궂다 비바람 부는 날
미세먼지 좋음
세상이 더 진하게 보인다
물 좀 먹어야 확실해지는 것인가
이런 날 울프의 등대로를 읽다니
마침 이런 날인가 싶다가도
보이지 않는 등대의 불빛에
램지 부인의 충만감을 느끼긴 어렵지
그래 등대는
목마와 숙녀에도 나오는 등대지
버지니아 울프와 숙녀의 옷자락을
이야기했던가 목마를 타고 떠난?
박인환도 등대로를 읽었는지 알 수 없지
그래도 알기는 했겠지
등대가 나오니 말이야
하지만 처량함이 아니라 충만함인데
울프의 상실감을 채워주는 소설
소설을 지나 시에 육박하는 소설
시간의 경과를 예술로 극복하는
삶을 예술로 복원하는
그런 소설이지 등대로는
거기가 울프의 정점이라네
이제 등대에서 내려와
보이지 않는 등대에서 내려와
작은책방으로 간다
물 먹은 나무들이 잔뜩 푸르다
충만함은 여기도 한창이로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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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wo0sun 2018-05-16 20:5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승리하는 자, 울프~
강의 듣기전에는 박인환의 울프이기만 했던 울프.ㅎㅎ

로쟈 2018-05-16 22:47   좋아요 1 | URL
공로도 없진 않지요.~
 

멀리 봐야 눈에 좋다고
멀리 봐도 뿌옇다
천안 안성 수원이 뿌옇고
김포가 뿌옇고 뿌옇지 않던 동네가 뿌옇고
뿌옇던 동네는 이때다 싶어 뿌옇다
멀리 볼수록 뿌옇다
안압은 정상인데 뿌옇다
창이라면 닦아보기라도 할 텐데
방법은 바로 앞만 보는 것
딴데 보지 않는 것
아니 아예 보지 않는 것
높이 나는 새가 멀리 본다고 했던가
문득
높이 나는 새가 안쓰럽다
안 보고 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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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5-15 22:2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05-15 23:4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05-16 08:2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05-16 22:47   URL
비밀 댓글입니다.

two0sun 2018-05-16 10: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에머슨의 말?
우리는 멀리 볼수 있는 한 결코 지지치 않는다는 말.
지지치 않으려면 산으로 들어가야 되나봅니다.

로쟈 2018-05-16 22:48   좋아요 1 | URL
안과의사들 말이에요.~

여름바다 2018-05-16 17:5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직도 안좋으신가봐요?

로쟈 2018-05-16 22:48   좋아요 1 | URL
안약바꾸고 낫는중입니다.~
 

가즈오 이시구로의 파묻힌 거인을
또 읽었네 판타지는 처음이야
할 줄 알았는데 한 방에 넉다운시켰지
만만한 가즈오부시가 아니라네
농담 아니고 진담으로 이시구로는 거인이지
주제를 다루는 탄탄한 솜씨를 봐
절벽 위에도 알함브라 궁전을 짓겠어
아서왕 시대의 집은 토끼 굴이 전부지만
토끼 굴로도 궁전이라면 믿겠어
브리튼족의 노부부가 아들을 찾아나선 이야기
오래 전에 잃어버린 아들이지만 문득
생각난 아들이지 어디에 있는지도
모르면서 찾아나선 노부부의 모험
같지만 부부 간의 사랑은 무엇으로 증명되는지
이시구로는 탐색하지 공통의 기억일까
아니면 망각일까 노부부 액슬과
비어트리스는 무엇으로 사는가
망각은 안개 때문이고 안개는 입김 때문이지
케리그가 뿜어내는 입김 케리그는 용의 이름이지
전사들이 안개를 걷어내기 위해 용을
물리치러 나서지 안개가 걷히면
노부부도 망각에서 빠져나온다네
그들은 아들을 찾게 될까 아들보다
먼저 맞닥뜨려야 하는 부부의 진실은 무엇일까
그건 말해줄 수 없지
부부 간의 사랑은 무엇으로 지탱되는가
그것도 말해줄 수 없어
아니 처음에 주인공이 누구였던 거야?
노부부가 어디를 간다고?
누구 소설인데? 가즈아? 어딜 간다고?
도대체 읽기는 한 거야? 읽은 거냐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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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wo0sun 2018-05-15 16:5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소설 어디까지 써봤니?
난 이런것도 쓰지!를 아주 보란듯이.
이번에 강의를 다시 들으면 옥에 티라도 보일려는지~

로쟈 2018-05-15 21:13   좋아요 1 | URL
스스로에 도전과제를 제시하는듯.~
 

젊은 시인에게 보내는 편지
김수영은 기침을 하자고 했을까
젎은 시인이여 기침을 하자
눈 위에 대고 기침을 하자
했으니
나도 따라 기침하던 생각이 난다
밤새도록 새벽이 지나도록
기침을 하면서
김수영을 따라할 수 있어
좋았다
스무 살이 되기 전
폐결핵과 친구하던 때

기침과 함께 친구는 떠나고
지금은 흔적만 남았다
가슴에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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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wo0sun 2018-05-15 09: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올해 김수영 강의 계획은 없으신가요?

로쟈 2018-05-15 15:47   좋아요 0 | URL
하반기 늦게 아니면 내년에 현대시 강의 고려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