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랭 바디우의 메타정치론이 나왔네
이젠 책소개도 시로 적으려는가
하다 보니 그렇네 시가 되는지
메타시가 되는지 몰라도 하여간에
바디우의 책은 언제 읽으려는가
매번 계획만 세우고 언제 읽으려는가
그래도 메타정치론은 다르지 않을까
이미 구해둔 영어판도 있으니
(찾아봐야 되네만)
게다가 정치철학에 반대하여나
랑시에르와 비정치 등은 곧바로
읽어볼 만하지 않겠는가
알튀세르론도 있고 진리와 정의론도 있고
마음만 먹으면야
내일 배송이면 내일 읽을 수도
그러면서 지젝 번역도 하려는가
이보게, 지젝과 바디우는 친구 사이잖은가
동지 사이잖은가
지젝도 이해하지 않겠는가
아니 지젝이 문제가 아니지
자네가 문제야 언제 읽고 또
언제 번역하려는가
이보게, 한두 번 겪는 일도
하루이틀 겪는 일도 아니잖은가
자네가 나를 모르나
아니까 문제라네
이제 월요일을 어찌 맞으려는지
걱정 말게나 요즘 배송이
날짜대로 되지 않으니 책은
내일 오지 않을 수도 있네
월요일에나 올 수도 있다는 말일세
그런가, 자네의 구세주는 알라딘이로군
배송지연이야말로 은인이로세
그렇담 마음을 좀 놓아도 되겠네
자네도 좀 쉬게나
그러지 그런데
지난번 랑시에르 책은 어찌 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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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시는 가능한가 물었네
가능조건을 물었네
이미 존재하는지 마는지와는 별개로
여성시는 무엇으로 존재하는가
여성이 먼저 존재해야지
여성 사람이 그냥 사람 말고 존재해야지
같은 사람 아닌 사람이 말이야
그리고 언어가 있어야지
그냥 언어 아니고 여성언어가
여성들만 쓰는 언어는 아니더라도
여성적 언어가 따로 있어야지
같은 언어가 아닌 언어로 말이야
여성이 있고 그 언어가 있다면
이제 시를 써야지
그런데 굳이 시인지 왜
시인지 시 말고는 없는지
시밖에는 죽음인지
따져봐야지
그로써 여성시가 출현한다네
이게 여성시라는 게 아니야
여성시의 조건이 그렇다는 거야
그걸 강의한 거지
굳이 따져야 하느냐고?
그게 일이라네
강사는 무엇으로 살겠는가
따로 무엇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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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키의 헛간을 태우다가
원작이라지 이창동의 버닝
너무 오랫동안 소식이 없어서
근황을 검색했다가 며칠 전 알았다네
칸느를 태우고 있다는 걸
불어 제목도 버닝인가
국내 개봉은 언제인지 모르지만
아무튼 기대작일 수밖에 없는 버닝
시사회 기사를 읽었고 기대에
못 미친다는 평도 읽었지만
칸느의 분위기는 다른 것 같은 버닝
박하사탕 이후 이창동은 내게
홍상수와 함께 최고의 감독
소지의 작가가 영화로 전향하지 않았다면
그냥 소지의 작가
녹천에 아무리 똥이 많아도
나는 영화 편을 들겠어
감독 이창동은 대체불가라서
그게 수수께끼지 풀어야 할
어쩌면 같이 태워야 할
버닝이 실패작이어도 나는
감동하겠네 이창동의 헛간을
언제 또 보겠는가
그리고 박수를 치겠어
근황이 궁금했다고
시 이후가 궁금했다고
많이 궁금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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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형식 2018-05-18 17: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박하사탕도 충격이었지. 문광부 장관이 되어서도 기사딸린 관용차 대신 싼타페 몰고, 양복대신 청바지 입고, 그럴싸한 취임식 대신 직원들 자리에 가서 인사하는 사람. 난 이 사람이 참 좋더라고.

로쟈 2018-05-19 00:12   좋아요 0 | URL
그랬지.~
 

목성의 위성 유로파에도
물이 있고 바다가 있고 물기둥이 있다네
유로파의 수도꼭지는 누가 튼 것인가
지구보다 작으면서 바닷물은 두세 배라니
유로파도 고민이 많겠구나
하지만 너무 멀어서 잠궈줄 수가 없구나
일단 쏟아내고 다시 받아보렴
우리집은 그렇게 한다네
천장에서 물이 샜을 때도 그랬어
물을 받아서 내다버려야 해
유로파의 바닷물도 짠가
소금기가 있다니 짤 것도 같군
바닷물이 그렇게 많으면 바닥은 있는 거야
발이 바닥에 닿는 거야
아니면 모든 게 수중 세상인지
낙원도 수중낙원이고 전쟁도 수중전쟁인지
우주탐사선 유로파 클리퍼가 간다니까
알려주길 바래 아니면 카톡으로 미리 알려줘
너무 멀어서 안 될지도 몰라
디에이치엘은 가는지 알아볼게
그래 멋진 물기둥 사진도 보내주면 좋겠다
나도 우리집 물 샌 사진 보내주도록 할게
그럼 유로파, 잘 지내렴

추신. 목성한테도 안부 전해주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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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제트50 2018-05-17 18: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세차게 비내리는 날이면
가게 통유리 너머 보이는 풍경.
짙은 녹색 잎들이 흔들리고
차들이 튕겨내는 물보라.
이럴때면 아프리카가 떠올라요.
소설에 등장하는 아프리카.
수필에서 묘사되는 아프리카.
오늘은 슈바이처가 생각났어요.
어릴 때 읽은 <물과 원시림사이에서>. 제목이 근사해서
지금도 기억해요. 동화책에선 열대에서의 의료봉사를 얘기하지만
의료기술 맘껏 펼치고 오르간을 연주하는 삶은 결코 불행하지 않다고
그때 중학생은 생각했답니다~
천장에서 떨어지는 빗물에서
유로파 물기둥을 떠올리시니
참 아득하고 막막합니다, 목성에
제 안부도 같이 전해주시길요*^^*

로쟈 2018-05-17 22:10   좋아요 0 | URL
네 연락이 가면요.~
 

월트 휘트먼의 풀잎을 읽었네
휘트먼은 미국의 국민시인이지
미국은 그 자체로 위대한 시라고 노래했네
그렇지만 풀잎도 위대하다고 했으니
휘트먼에게는 모든 것이 위대한 셈
위대하고도 남는 셈
(남지는 않으려나)
그건 그의 자아가 우주적 자아이기 때문
하느님보다 못하지 않은 자아를 그는 가졌네
가질 수 없는 것을 가졌네
그에겐 바깥이 없지 너무도 큰 자아는 바깥이 없지
그는 전체이고 전체가 그라네
그는 휘트먼이고 휘트먼이 전부지
우리는 모두가 휘트먼이고 각자가 전체라네
휘트먼은 그렇게 노래하네
모든 노래는 나 자신의 노래
풀잎은 나 자신의 노래로 시작하네
풀잎이기도 하고 풀잎을 자라게 할
오물이기도 하고 풀잎의 숨결이기도 하고
풀잎의 생살이기도 해
풀잎이기도 하고 벙거지모자이기도 하고
신발 밑창이기도 한 휘트먼
휘트먼이 누구냐고 묻지 말게나
자네가 바로 휘트먼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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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wo0sun 2018-05-17 15: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강의듣고 휘트먼이 누군지는 알겠는데
제가 누군지를 모르겠네요.
1.0버전인지 2.0버전이 될수 있긴 한건지
(꼭 2.0버젓이 되어야만 하는건지)
아직 개인조차 못된건지~

로쟈 2018-05-17 17:56   좋아요 0 | URL
네 선택지가 여럿.^^